이 책을 읽다보니 그동안 보았던 영화들중 일부가 떠올랐다.


먼저 미셸 윌리엄스 주연의 <블루 발렌타인> 인데, 영화속에서 대학생인 '신디(미셸 윌리엄스)'는 남자친구와 콘돔 없이 섹스를 하고 바로 임신이 되어버린다. 그 섹스를 원한건 신디가 아니었는데 아마도 빈 강의실이었던가, 남자친구는 잠깐만  이라고 하면서 거의 일방적으로 아주 짧게 남들의 눈을 피해 콘돔도 없이 신디에게 정액을 쏟아부은 거다. 신디는 이 섹스를 자신이 원하지 않았다. 그런데 임신을 했고 출산을 했다. 이 일에 대해서는 남자친구에게 말하지 않았다. 말했다해도 그런 남자가 좋은 아빠가 될 리는 없었겠지만, 이 아이를 낳고 키우는 건 신디 혼자만의 몫이었다. 여자가 싫다고 하는데도 자기가 남자친구라고 콘돔도 없이 찍 싸버리고 그 자리를 떠나버리는 거, 너무 별로다. 욕망하고 배설하고 간단하게 자리를 피한 남자가 있고, 원하지 않았는데 임신을 하고 아이를 품고 낳고 기르는 건 여자의 몫이다. 여자 혼자 아이를 키우는 삶은 결코 쉽지 않다.


그 영화보다 더 자주 떠올린 영화는 <러브, 로지> 이다. 영화 속에서 호텔리어가 되겠다는 꿈을 품었던 이제 막 대학생활을 앞둔 '로지(릴리 콜린스)'는 졸업 파티에서 만난 남자와 잠깐 섹스를 한 뒤 임신을 한다. 아직 어리고 꿈이 있었던 로지는 아이를 입양보내기로 하지만, 막상 아이를 낳고서는 그 아이를 키우기로 한다. 그녀가 대학에 가지 못한건 뻔한 일이다. 그녀의 단짝 친구인 알렉스는 함께 대학에 가기로 했던 로지가 대학을 포기하자 아쉬워하는데, 그 날 졸업파티에서 각자 파트너와 즐거운 시간을 가진건 릴리와 알렉스가 마찬가지지만, 왜 어느 한 명은 대학을 포기해야 하고 어느 한 명은 아무런 지장없이 대학에 갈 수 있었는가.


이 영화가 떠오른 이유는 '캐런 윌슨 부터바우'의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젊은 여자들이 임신과 미혼모라는 낙인 그리고 입양에 대한 고민과 갈등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아, 그간 봐왔던 영화들에서 젊은 여자들이 아이 아빠 없이 아이를 낳고 그 때 누군가 기다렸다 그 아이를 데려가 입양하고.. 했던 것들, 그것이 다 그 시대상을 반영한것이었구나. 이게, 그러니까 결혼하지 않은 여자가 임신하고 출산하면 입양으로 이어지는 것이, 어느 시대에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어. 소위 아기 퍼가기 시대로 말하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부터 1973년까지는 낙태는 불법이었고 피임에 대한 교육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아이 아빠 없이 아이를 낳으려면 입양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던 시대를 말한다. 학생의 경우 임신하면 그 학교에 더이상 다닐 수가 없었고 미혼보로 교육을 받는 것도 허락되지 않았다. 한마디로 결혼하지 않은 채로 임신하면 인생이 좆되는 거였다. 교육도 못받고 나라의 지원도 못받았다. 그녀에게는 몸을 함부로 굴린다는 낙인이 찍히고 설사 입양이 아닌 양육을 선택해 나라의 지원이라도 받을라치면, 많은 사람들이 왜 우리의 세금을 미혼모에게 줘야 하느냐고 화를 냈다. 오, 신이시여..


처음 책을 읽을 때만 해도 사실 '그런데 젊은 나이에 결혼하지 않고 임신하면 혼자 키우기 힘든건 사실이고 그렇다면 입양시키는 게 제일 나은 답이 아닌가' 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 책의 책장을 넘길수록 내가 생각한 바로 그 형태가 사회복지사들이 미혼모를 설득하는 이유라는 걸 알았다. 단지 그들에겐 나와는 다른 더 원대한 목표가 있었으니, 입양을 주선하면 돈을 받는다는 것. 특히나 백인 아이들은 수요가 많았고 백인 부모들이 줄 서서 새로운 아이가 태어나 입양할 수 있기를 기다렸다. 그러니 입양에 대해 점점 더 커다란 금액의 돈이 오고갔고. 미혼모에게 아기를 포기하라는 설득은 더이상 미혼모의 앞으로의 삶을 위한게 아니었다. 이 입양을 성공해야 돈을 번다! 아기는 상품이 되었고 아이 엄마는 상품 제공자가 된것이다. 혹여라도 아기 엄마가 아기를 낳고 마음을 바꿀까봐 낳자마자 아이를 보여주지 않기, 아기 엄마의 부모도 설득하기 등등의 방법이 그들에게 시행되었다. 나는 비로소 젊은 여자가 혼자 아이를 낳았을 때의 최선은 입양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됐다. 만약 사회적 분위기도 그렇지만 정부에서 혼자 아이를 낳아도 잘 키우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아기를 낳고 바로 보내지 않아도 되는거였다. 참 사람들, 예나 지금이나 여기나 거기나 여자들 죽이기에 진심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한 번 자보겠다고 덤벼드는 새끼들이 있고 그렇게 임신하고나면 몸 함부로 굴렸다고 손가락질하고 아기 지우려고 하면 낙태는 불법이고 그래서 아이 낳아 키우려고 하면 지원해줄 수 없다고 하고.. 뭘 여자 미워하는데 이렇게 진심이냐. 그녀들에게 찍힌 낙인과 미래에 대한 고민, 그들에게 가해진 압박의 숱한 사례들을 앞에 두고 나는 이 여자들을 이런 상황으로 몰아 넣은 남자들은 어디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임신한 순간 가졌을 두려움과, 이 임신으로 인해 내 꿈을 포기해야 한다는 암담함, 이 아이를 입양보내야겠지 라는 고민과, 막상 낳고 나니 아기랑 헤어지는게 힘들었던 그 모든 순간들과 입양 보낸 후에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품고 살아야 했던 그 오랜 시간들을 겪어가는 이 여자들, 이 여자들 옆에 이 아기의 아빠들은 없었다. 아마 그 아빠들 중 상당수는 자신이 아기의 아빠가 되었다는 사실도 알지 못할 것이다. 블루 발렌타인의 잠깐 스쳐간 장면처럼 '에이 잠깐만' 하고 배설한 뒤 자리를 뜨고, 그리고 그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생각해볼 일도 없이 그 남자는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갖고 돈을 벌고 그리고 결혼을 해 자신이 아는 자신의 자식들을 낳았을 것이다. 어쩌면 그 사이사이 자기도 모르는 아이들이 더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십만명의 미혼모가 몸을 함부로 굴린다는 낙인이 찍혔다면, 십만명의 그 상대 남자들이 있지 않겠나. 물론, 십만명보다 더 적을 수도 있다. 어떤 남자들은 한 번만 그리고 한 명에게만 그러진 않았을테니까. 코피노 문제가 심각하다는 기사를 우리는 종종 접할 수 있는데 그 코피노에 있어서도 그렇다. 필리핀에서 아이를 낳게 만들어놓고 한국으로 도망쳐온 많은 남자들중 또 얼마만큼은 그렇게 필리핀에 낳아둔 아이가 자기가 아는 아이 말고 더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지금도 이 세상에 숨쉬는 남자들 중의 아주 많은 수는, 언젠가 누군가 자신의 아이를 낳았을지도 모를 일을 벌이고서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살아가고 있겠지.



사생아 출산에 절반의 책임은 남자에게 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혼모와 미혼부에 관한 연구 건수의 비율은 30:1 정도이다. ... 미혼모를 대상으로 한 연구만으로는 사생아에 대한 이해는 물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런데 미혼모에 대한 연구와 동등한 수준으로 미혼부를 연구하고, 관찰하고, 질책한다면 딜레마를 초래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남녀의 성적 행위를 판단할 때 우리가 사용하는 전통적인 이중잣대의 변화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몸을 버린 여자'에 상응하는 남성을 묘사하는 표현은 없다. 우리는 미혼부보다 미혼모를 더 비난하고 낙인화한다. ... 무죄 추정의 관행에 있어서도 미혼모는 불리하다. ... 왜냐하면, 배가 불러오며 그 죄를 스스로 입증하게 되니까... 반면, 미혼부에게는 어떤 증거도 남지 않는다. ... 미혼모는 자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성적으로 어떤 잘못을 했는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 .... 미혼모는 임신과 출산이라는 눈에 띄는 문제들을 제기하지만, 미혼부는 그렇지 않다. 산전 돌봄, 산모를 위한 시설, 그리고 양육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필요한 사람은 미혼모이다. ... 미혼부에게는 자신의 행위로 인해 납세자들이 낸 세금을 쓰게 된다는 증거도, 관습에서 벗어난 성적 행위를 했다는 증거도 없다. (Vinvent 1962) -p.107 재인용



1960년, 미국에서 250,000면의 아기들이 미혼모에게서 태어났다. 이 중 91,700명의 "아버지 없는" 신생아가 십대 미혼모에게서 태어났다. -p.188



역사적으로 임신한 학령기 소녀들은 사회로부터 거의 또는 아무 도움을 받지 못하고, 방치되거나 처벌을 받았다. ... 가족과 학교의 태도는 가혹하거나 무대응이 대부분이었다. ... 임신한 여학생은 학교를 그만두라는 압력을 받았으나... 임신의 원인을 제공한 남학생은 학교를 계속 다녀도 되었다. ... 사람들은 이것을 '사내들은 다 그렇지 뭐'라는 식으로 말해, 마치 남학생의 성적 방탕을 칭찬하는 듯했다. ... 하지만 여학생은 불명예스럽고, 수치스럽고,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으로 여겼다. (Zackler & Brandstadt 1974) -p.105~106 재인용



이 책의 저자 캐런 윌슨 부터바우가 이 사생아를 낳고 입양시킨 미혼모였다. 그녀는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로 고통받았고 또 많은 여자들이 같은 고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수많은 자료를 읽고 이 책을 써냈다. 그녀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이해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 책을 읽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을까, 를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문제에 직면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걸로 그치지 않고  '그런데 왜?' ,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지?' 를 끊임없이 생각해본다. 고통과 상처의 당사자인 것도 힘든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고통을 들여다보고 이해하려고 하며 원인을 찾아보고자 하는 시도는 그 후에 올 다른 고통들을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찾아올 고통까지도 예방할 수 있다. 캐런 윌슨 부터바우는 그런 사람이었다. 다른 결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레이첼 모랜 의 [페이드 포]도 생각났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들여다보고 생각해보고 그리고 글로 써내는 일. 그런 여자들을 응원하지 않을 수가 없다.

보스톤 미혼모 시설 원장은 아기를 포기하라는 압박을 느낀 한 미혼모가 한 말을 인용했다. "K 원장님이 정확히 말한 건 아니에요 내가 베스를 키우겠다고 했을 땐 안 그랬는데, 입양 이야기를 꺼내니 그냥 얼굴이 밝아졌어요." (Issac & Spencer 1965: 54)


따라서 만약 입양 수요가 줄면 미혼모는 ‘정상‘(기혼 부부)가정에 아이를 보내라는 압력 대신 아기를 키우라는 격려를 받았을 것이다. - P131

사회학자인 윌리엄 라이언은 미혼모에게 입양을 강요하는 상황을 심각하게 보았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이 곤경에 처하는 원인을 가난한 사람 탓으로 돌리는 경향에 대한 선구적 연구를 했는데, 그에 따르면 미혼모는 타락하거나 일탈적 존재가 아니라 가난의 피해자이고, 자원의 분비와 접근에 있어 "불평등의 패턴"을 보여주는 가시적 증거다. 이 패턴에는 사회의 지배적 다수가 "가난한 자들을 제자리에 두려는" 의도가 반영되어 있다. 반대로 불법의 산물, 즉 혼외 출산아기는 전반적으로 높은 사회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만약 "사생아를 없애면, 입양에 필요한 원자재를 없애는 것이다". 특히 입양 시스템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라이언은 "입양되지 않은 라이언은 "입양되지 않은 엄청난 잉여 사생아들은... 입양 시스템이 만든 추잡한 산물이며, 형편없고 부적절한 아동복지와 공공부조 시스템의 자원안으로 던져질 기준 미달의 물건과 같았다"(Ryan 2000[1971]: 114-115)고 일갈했다. - P145

우리 자신의 직업 정신과 (대부분) 미혼인 우리의 신분이 우리의 철학을 결정하는 요인이 아닌지 자문한다. ... 매우 중요한 질문을 회피하기 위해 우리가 불임 부부의 심리적 고통과 그들의 욕구를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미혼모가 아이를 키우겠다고 하면, 우리는 그들을 우리와 같은 계층의 사람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우리가 낸 세금으로 그들을 지원할 수 있을까, 모든 아이들은 아버지가 있다는 사실과 또 어떤 아이는 인위적인 입양을 통ㅇ해 아버지를 만들어주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생부가 ... 아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상황에 직면하도록 할 수 있을까? (Bye 1959. 1.1.) - P181

에모리 대학 정신과 의사인 아이린 프라이더스는 어니스트 존슨 박사의 자유에 대한 정의를 인용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유의 본질은 선택권을 의식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위기에 처한 어떤 사람에게 가능한 선택이 하나밖에 없다면 그는 자유롭지 않다. ... 자유는 부분적을 일련의 행돌으로 들어가기 전 멈추고 생각할 수 있음을 말한다. 그것은 처한 환경에서 주어진 것 외에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대안이나 행동 경로를 제안함을 의미한다...". 프라이더스는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어려움에 놓인 사람들과 지역 사회를 돕는 사회복지사는 이전에는 없었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한 대안을 찾고, "최상의 자유와 해방은 선택 자체에 있을 뿐 아니라 가장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상태이며, 억압이 가장 최소화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Phrydas 1964. 10.26.).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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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5-02-20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 심한 욕도 하고 싶었지만 쪼~~~큼 속이 시원하네요^^
책임을 다하지 않은 미혼부는 감옥 가야 합니다!!!
아니면 거기를 거세하든가요. 화학적 거세라도요!

다락방 2025-02-21 09:21   좋아요 1 | URL
책임을 다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모르기도 할 것 같아서 속이 터져요. 섹스는 둘이 했는데 한 쪽은 모른채로 지나갈 수도 있고 한 쪽은 평생을 끌어안고 살아야 하다니.. 진짜로 임신이 랜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너와 내가 오늘 섹스를 한다면 너와 나 둘 중 누구든 임신할 수 있어! 라면, 남자들도 좀 더 신중해질텐데요.. 하아-

단발머리 2025-02-20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러브, 로지>에 제가 좋아하는 알렉스가 나옵니다. 로지가 씩씩해서 좋았지만 마음은 너무 아팠던…
미혼모가 충분히 혼자서도 아이를 키울 수 있죠. 꼬시는 그 순간부터 아기의 출생때까지 그 이후에도 고통이 여성만의 것이어서 너무 슬픈 현실을 잘 보여주는 책인 듯 해요.
전, 20여쪽 남았어요. 페이퍼 제목도 이미 정해놓았음요 ㅋㅋㅋㅋ 얼른 갈게요!

다락방 2025-02-21 09:20   좋아요 1 | URL
러브, 로지 다시 보고싶은데 제가 구독하는 ott 에 없더라고요. 지금 다른 ott 구독을 해야하나 갈등중입니다. 어휴 이놈들 그냥 다같이 좀 하지 왜자꾸 돈쓰게 하는건지 ㅠㅠ
제목도 이미 정해두셨다니, 단발머리 님의 글을 기다리겠습니다. 빠샤!
 

사실 여행지에서 먹었던 것에 대해서는 투비에 쓰곤 했었는데, 이것에 대해서만큼은 알라딘에 쓰는게 예의일 것 같았다. 왜냐하면 언젠가의 내가 이걸 먹어보고 싶다고 썼었기 때문이다. 이름하여, 크로크 마담. 기억하는 분 계실런지..


그 당시 썼던 페이퍼는 여기 https://blog.aladin.co.kr/fallen77/12855414


그러니까 2021년, 나는 내 사랑 잭 리처를 읽었다. 리 차일드의 [퍼스널] 이었다. 잘 먹고 신체 건강하고 윤리 감각 바로 잡힌 우리의 잭 리처는 그 날, 크로크 마담을 주문해 먹었다.




일단 커피가 급했다. 큰 포트 째로 부탁한 뒤, 햄과 치즈를 넣은 토스트 위에 계란프라이를 올린 크로크 마담과 쌉쌀한 초콜릿 스틱이 들어간 사각형의 크루아상, 팽 오 쇼콜라 두 개를 주문햇다. 아침식사로는 약간 부담스러운 분량일 수도 있겠지만 내 위장의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전자책 中





그간 크로크 무슈는 먹었었는데 바로 저 때, 나는 크로크 마담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다. 뭐야, 크로크 '마담' 이 있어? 그렇게 나는 부랴부랴 검색을 해보았다.



사진은 좀 보잘것없게 나온 것 같은데 오호라, 그렇단 말이지? 잭 리처도 먹었던 크로크 마담, 나도 먹어보겠다 벼르고 있었더랬다. 그런데!!


이번에 싱가포르에 가서 무얼 먹어볼까나~ 하면서 여행 책자를 보았는데, 다른건 이미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에서 먹어본 것들이었지만, 그래서 흐음, 역시 카야토스트랑, 락사랑... 하다가 아앗, 크로크 마담이 여행책자에 있는게 아닌가! 뭐라고? 여행책자에 브런치로 소개될만큼 싱가포르에서는 크로크 마담이 대중적인거야? 좋았어! 바로 지금이다, 바로 지금, 내가 크로크 마담을 먹어볼 그 때야! 


그렇게 나는 둘째날 이른 아침에 달린 후 새우누들을 먹다 남기고(응?)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한 후에 집에서 가져온 누룽지에 물 부어 먹고(응?) 나갈 준비를 한 뒤에 가방 싸들고 나가서, 가만 있자 이 크로크 마담 파는 까페가, 어머 ㅋㅋㅋ 호텔 앞에 있네? 하면서 씐이 나서 까페로 갔다. 그리고 포부도 당당하게 크로크 마담을 주문했다. 커피와 함께. 샤라라랑~







껄껄. 있었는데~~~


없었습니다.



사실 저 방울토마토도 다 먹으려고 했는데 하나 먹으니까 확 비린 거다. 그래서 더 먹지 못하고 이렇게 두 개 남긴채로 접시를 깨끗하게.. ㅋㅋㅋㅋㅋ 드디어 먹어봤다 크로크 마담! 잭 리처가 먹었던 크로크 마담, 나도 먹었다. 만세!! ㅋㅋㅋㅋㅋ


가만있자, 그런데 크로크 마담 너무 비쌌고, 커피 양도 적어서 다 먹었고.. ㅠㅠ 나는 책 좀 읽다 갈건데.. 해서 카푸치노 한 잔을 또 주문했다. ㅋㅋㅋㅋㅋ 책 좀 읽다 갈거라니까?




어제는 직장 동료로부터 초콜렛과 함께 엽서를 받았다. 거기에는 '단순 직장동료에 그치지 않고 조금 더 가까운 인연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적혀 있었다. 나는 그 동료와 함께 어제 양꼬치에 소주를 먹었는데, 경장육슬을 주문하자 이런거 처음 본다고 너무 맛있다며 이렇게 또 모르던 거 하나를 알게 된다고 좋아했다. 그리고는 집에 가는 길, 너무너무 즐겁다고 했다. 집에 가서는 너무너무 재미잇었다고 또 문자를 보내왔다. 나보다 스무살 어린 후배한테 조금 더 가까운 인연이 되고 싶다고 엽서 받는 그런 여자 어떤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여간 멋짐이 터져서 어쩔 줄을 모르겠다.  그렇지만 소주에 칭따오까지.. 초큼 피곤하네...  그나저나 술 마시느라 2월에 읽어야 할 책들의 진도가 안나가고 있어. 발등에 불떨어졌다. 얼른 읽어야지, 부지런히 읽어야지. 


다른 여행 이야기는 투비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샤라라랑~


https://tobe.aladin.co.kr/n/317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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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2-19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맛있어 보인다. 특히 저 진한 커피.. 맛있었어요?
뭐야 다락방 발렌타인데이 고백받은 거야? ㅋㅋㅋㅋㅋ
20대의 다락방은 그 시절 만난 남자들이 모두 가난하여 ㅋㅋㅋㅋ 경장육슬을 알지 못했는데 그동안 내돈내산으로 많은 경험(특히 음식 부분)을 쌓아 그 경험을 현재 수많은 이대녀들에게 전수하며 가까운 인연이 되길 바라는 멋짐 터지는 여성이 되었군요.

다락방 2025-02-20 09:17   좋아요 0 | URL
저는 잠자냥 님처럼 그 커피 자체의 어떤 풍미 같은걸 잘 느끼지는 못하는 사람이지만, 카푸치노는 맛있었고요 저 진한 커피는.. 진한 커피였습니다! 그런데 이 까페가 유명한 까페여서 어쩌면 맛있는 커피였을지도.. 하하하하하.

20대의 다락방이 만난 남자들이 죄다 가난했지만 40대의 다락방이 만난 남자들도 가난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닌데, 제가 벌어서 제가 먹고 살아야 하는 사람인데, 그런데 저보다 돈 많은 남자를 만나본 적 없는 이 슬픈 이야기... 그러므로 남자를 만나지 않는게 남는 장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하튼 제 경험은 제가 합니다. 빠샤!! 젊은 여자들이 기다려, 내가 다 경험하게 해줄게!!!!!

blanca 2025-02-19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푸치노, 크로크 마담, 전쟁과 평화의 조합 캬... 그리고 스무 살 어린 사람에게 조금 더 가까운 인연이 되자는 고백까지..완벽하네요.

다락방 2025-02-20 09:15   좋아요 0 | URL
삶은 순간순간의 완벽함으로 연속되는 것 같습니다. 후후후후훗. 다 너무 좋아요. 맛있는 음식, 책, 좋은 사람. 샤라라랑~

망고 2025-02-19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장육슬이 뭔지 몰라서 검색해 봤어요ㅋㅋㅋ 크로크 마담과 커피와 책과 스무살 연하한테 고백받는 멋진 다락방님😆 저도 맨날 맛있는 거 사주는 멋진 여성이 주변에 있으면 당장 고백할텐데요ㅠㅠ 그러고보니 엄마한테 고백해야지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2-20 09:14   좋아요 2 | URL
아하? 경장육슬은 주문했을 때 실패하지 않는 음식중 하나입니다. 저 때문에 처음 먹어보게된 사람들이 다들 좋아하더라고요. 그냥 생야채 건두부에 싸먹는건데 이게 뭐라고 맛있어? 막 이럽니다. ㅋㅋ 나중에 한 번 도전해보세요!!

그리고 망고 님, 엄마한테 고백하시는 거 절대 찬성입니다!!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02-20 09:54   좋아요 1 | URL
경장육슬 징짜 맛있어요! 망고 님도 분명 좋아할 겁니다!!!
양꼬치 먹을 때 곁들이기 좋은 메뉴~!!

망고 2025-02-20 10:56   좋아요 0 | URL
먹어보겠습니다😋

독서괭 2025-02-21 15:23   좋아요 0 | URL
저도 경장육슬 안 먹어봤어요!! 기억해두렵니다.

관찰자 2025-02-19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페이퍼를 읽다가
링크를 타고 가지도 않았는데,
2021년에 다락방님이 쓰신 잭리처와 크로크 마담 이야기가 기억이 나서
깜놀했습니다.

그나저나 이로써 크로크 마담은 또 한번 유명세를 타는 군요. ㅋㅋ
존재조차 몰랐는데(빵을 안좋아함),
먹고 싶다.>.<

다락방 2025-02-20 09:14   좋아요 0 | URL
저는 확실히 고기 들어간 샌드위치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햄과 치즈요. ㅋㅋ 요즘엔 잠봉뵈르 샌드위치가 너무 맛있어서, 이거 프랑스에서 먹으면 얼마나 더 맛있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나중에 프랑스 가게 된다면 잠봉뵈르샌드위치 먹어봐야겠어요. ㅋㅋ 맨날 먹을 생각만 하고.. ㅠㅠ
친구가 ‘왜 너는 여행가면 인스타에 먹을거 사진만 올려? 풍경도 좀 올려! 난 풍경 보고 싶단 말이야!˝ 하는데, 그러고보니 저는 풍경 사진을 안올리는... 죄다 음식 사진만 올리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2-25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행 때, 싱가폴에 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 책을 가지고 갔습니다만 너무 할일이 많아서(걷고 먹고 걷고) 책을 펴보지도 못했던 것 같아요. 크로크 마담도 못 먹어봤구요. 다시 한 번 싱가폴 여행을 결심합니다^^

고백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페이퍼로 써주시기를... 이런 에피소드 소듕합니다!!

다락방 2025-02-20 09:12   좋아요 1 | URL
껄껄.. 저도 여행갈 때마다 책을 여러권 챙겼는데 제대로 읽고 온 적이 없어서 최근에는 욕심을 줄여 두세권 정도만 가지고 가거든요? 그런데 한 권도 제대로 못읽고 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먹고 걷고 먹고 걷고 자고.. 하느라 읽을 시간이 없어요. 하하하하하. 그렇다면 책을 안가지고 가면 될텐데 기어코 무겁게 들고 가고야 마는 ... 하하하하하.

고백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뭐 더 할 건 없고요 ㅋㅋ 양꼬치에 소주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단발머리 님 얘기도 잠깐 했어요. 내 친구가 여기 데려왔는데 양꼬치 정말 맛있게 잘 먹더라고! 하면서요.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2-21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로크 무슈만 알았지 저도 마담은 첨 들어봐요!! 맛있어 보여요!!
스무살 어린 후배가 더 가까워지고 싶어하는 선배는 대체 어떻게 해야 될 수 있는 건가요? 부럽다 부러워.. 역시 다락방님 매력 터지네요. 나에게도 다락방님 같은 선배를 달라!!

다락방 2025-02-26 10:55   좋아요 1 | URL
으 갑자기 크로크 무슈 먹고싶네요. 그렇지만 싱가폴에서의 크로크 마담은 너무 비쌌어요! 다른 곳에서 좀 더 저렴한 가격에 먹어보고 싶습니다. 의외로 유럽 이나 미국이라면 좀 저렴하게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그러면 저는 또 유럽에 가야할까요? 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5-02-24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로크 무슈는 먹어봤습니다만 ^^

다락방 2025-02-26 10:55   좋아요 1 | URL
흐흐 저도 크로크 무슈에 더해 이제 크로크 마담까지 먹어본 사람이 되었습니다!! ㅋㅋㅋㅋㅋ
 

나는 네이버 블로그에 가끔 일기를 쓰는데, 최근 쓴 일기에 누군가 댓글로 <샬라샬라> 라는 예능을 추천해주었다. 보통 예능에 대해선 관심이 1도 없는 나이지만, 아니 세상에 중년 아재들의 2주간의 어학연수를 보여준다는게 아닌가. 오오?? 재미있을 것 같은데? 나는 싱가폴에 혼자 가는 거였고 밤에 숙소에서 보면 되겠다 싶어서 유료로 구매를 했다. 히융.. 제가 구독하는 ott 로는 볼 수가 없더라고요.. 히융..




와 그런데 정말 내 생각보다 더 재미있었다. 지금 현재 2회까지 방송했는데,

영국 캠브리지로 2주간 어학연수를 떠나는 이 멤버들의 평균 나이는 52 세라고 한다. 성동일, 장혁, 김광규, 신승환, 엄기준 이 영어 공부하러 떠나는데, 다들 영어를 잘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특히나 장혁의 경우 개인 과외도 많이 받았었다고 한다. 신승환은 자녀들 영어 교육 시키면서 자기도 지금 공부하고 있다고 했고. 신승환은 그래서 토익도 계속 보고 있는데 자꾸 점수는 떨어진다고 했다. 여하튼 이들이 캠브리지에 있는 어학원에 가기 위해서 반편성 레벨테스트를 봤는데 필기에서는 100점 만점에 성동일이 8점으로 꼴찌였다.


이들은 영어를 못한다. 그나마 잘하는 사람이 장혁인데 장혁도 문장에 the 를 수시로 넣는다. 이건 무슨 습관 같은데, 단어 앞에 일단 무조건 the 를 넣고 보는 것 같았다. 하여간 이 다섯명이 런던 히드로 공항에 내려서 숙소까지 찾아가야 하는데 영어를 잘 못하는 바람에 길을 물어봐도 현지인과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아 너무나 힘들게 네 시간 걸려 숙소에 도착했다. 다음날은 학교에 입고 갈 잠바도 다같이 구입하고 밥도 해먹고 하다가 드디어 월요일이 되어 수업을 들으러 갔는데, 스피킹 테스트에서도 다들 제대로 말하지 못해 스스로에게 답답해하기도 했다. 김광규는 말은 해야겠고 그런데 못하겠고 하다보니 답답한 마음에 자꾸 한국어가 튀어나왔다. 내가 볼 때는 다들 비슷한 실력인것 같았는데 성동일과 김광규는 초급반으로 장혁, 신승환, 엄기준은 중급반으로 배정되었다. 그들은 각자의 클래스에서 이탈리아, 일본, 스페인 등 다른 국적의 학생들과 영어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어학연수를 가고 싶어서 알아보았을 때 나는 한달짜리 프로그램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때 내 생각은 '한 달 가서 무슨 공부가 돼?' 였다. 그거.. 그냥 놀러가는 거 아닌가? 어떻게 한달동안 공부하고 온다는거야? 그게 돼? 하는게 나의 생각이었다. 그런데 최근 읽은 책에서는 이탈리아로 어학연수 일주일 가는 사람도 있었고, 영화 <굿모닝 맨하튼>에서도 일주일인가 이주일 짧게 어학연수를 받는게 나오지 않았던가. 스페인 어학연수도 검색해보면 한달짜리 들이 있다. 한달.. 이게 된다고?


그런데 <살랴살랴>를 보니 되겠다! 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선생님들이 반의 레벨에 맞추어서 수업을 이끌어가는데 무조건적으로 다 영어로 하기는 하지만 천천히 또박또박 발음해주고 무조건 말하게 시키는거다. 물론 영어를 못하니까 그마저도 알아듣기가 쉽지 않아 멤버들은 옆 사람이 교과서에서 문제를 어떻게 푸는지 보기도 하고 선생님의 특별 지도를 받기도 하면서 이 수업들을 해내가지만, 오, 이거 되겠다 싶은거다. 시간이 지날수록 성동일의 다크서클이 진해지고 김광규의 낯빛도 어두워지지만, 오 되겠는데? 2주로 확 영어 늘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주 후에 이들이 어떻게 변할지 너무 궁금해지는거다. 나이가 많다보니 김광규는 집에서 복습을 좀 할래도 노안 때문에 잘 안보여가지고 힘들어하지만... ㅠㅠ 오, 될 것 같은거다. 과연 이 프로그램이 끝날 때 이들은 얼마나 많은 발전을 이뤘을까. 너무 궁금해지는거다.


이 모든 과정에서 나에겐 가장 인상적인 사람이 성동일과 엄기준 이었다.

성동일의 경우 레벨테스트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영국 현지에서 사람들과 가장 많이 대화를 나눈다. 모르면 일단 아는 단어 총 동원해서 사람들에게 묻고 답을 들으면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데, 이렇게 일단 부딪혀보는 성격이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은거다. 그런데 성동일에게서 인상적이라고 느낀건 그런 성격이 아니라 그의 삶이었다.

성동일은 가난한 무명 생활을 거쳤고 그에게 그의 가족은 가장 소중한 존재들이다. 성동일은 비록 영어를 못하고 그래서 이렇게 배우러 왔지만, 성동일의 자녀들은 자유자재로 영어 구사가 가능하다고 한다. 큰애가 16살 둘째가 13살 막내가 몇 살이더라..하여간 둘째의 경우는 영국에서 안가본데가 없다고 한다. 자녀들은 십대에 영어를 마스터하게끔 뒷바라지 해줬지만 정작 자신의 배움은 이제 시작이라는거, 아니 그나마 그것도 프로그램 때문에 이렇게 본격적 영국에서의 배움이 시작되었지, 만약 이 프로그램이 아니었다면, 내가 모르긴 하지만, 아마 성동일의 영어 배움은 진행되지 않았을 것 같은거다. 나는 잘 말하지 못하지만 그러나 내 자식들은 잘 말하게 하는 그 부모 특유의 정서가 그에게서 느껴지는거다. 나는 나의 어린 시절이 생각났고 그리고 아니 에르노 생각도 났다.


성동일은 영국으로 떠나기전 인터뷰에서 '우리 때는 중학교에 들어가서 A B C D 를 배웠다'고 말했다. 

나도 그랬다.

나의 경우에도 중학교에 들어가서야 비로소 알파벳을 배웠고, 내가 알파벳을 배우고 외운건 중학교 때였다. 나는 소문자의 존재도 중학교에 들어가서야 알았다. 그런 내게 Good Morning 이 도대체 왜 '굿 모닝'으로 발음되는건지는 너무나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이미 중학교 입학전에 과외를 좀 하고 들어온 애들은(많지는 않았다) 이걸 읽을 수 있었고, 누군가의 필통에서 저 글자를 보고 '이건 굿모닝 이잖아'하는 걸 듣는 순간, 나는 누구 여긴 어디? 나는 도무지 이 글자를 그리고 이걸 읽는 그 아이를 무엇보다 이걸 읽지 못하는 나를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몇 번 얘기했지만 한글을 좀 빨리 익혔다. 국민학교에 입학했을 때 이미 한글을 알고 온 아이는 거의 없었고, 입학 전부터 글씨를 읽는 내가 신기해 동네 아주머니나 아저씨들이 '너 진짜 읽는거니? 이거 읽어봐' 하고 책이나 신문을 들이민적이 수차례였다. 나는 엄마와 친척집이나 이웃집에 방문하면 엄마가 그집 주인과 얘기할 때 그 집 돌아다니면서 보이는대로 책을 꺼내 보곤 했다. 피아노 선생님 집에 놀러갔을 때도 책을 구경하고 꺼내 읽고 그랬다. 왜냐하면 우리 집에는 책이 없었거든. 하..그런데 지금 책더미에 갇힌 내가 되었네...(잠깐 눈물을 닦자).


국민학교 때의 나는 여러가지 의미로 잘난 아이었고 그래서 중학교에 갔을 때 '걔가 너야?'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랬다. 국민학교때 잘났던 나였다. 그런데!! 굿모닝을 이해하지 못했고 아이 엠 인수를 모르겠는거다. 아 또 눈물이 나려고 하네. 예전에도 언급했지만, 엄마가 헌책방에서 사준, 표지도 없는 영어 참고서를 들여다보면서 I am Insu 가 왜 나는 인수인지를 모르겠어서 그 문장을 한참이나 들여다보다가 울었더랬다. 이게 왜 나는 인수야 ㅠㅠ 나는 모르겠어 ㅠㅠ 나는 정말로 중학교때 '나는 인수다'를 몰라서 울었다. 영어 시간이 지옥 같았다. 선생님은 father 와 thank you 에서의 th 발음이 다르다고 칠판에 쓰면서 설명하시는데, 그 말 자체가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는거다. 발음기호.. 뭐에요? 알파벳을 이제 겨우 다 외운 나에게 스펠링, 발음기호, 단어.. 등은 너무나 어려운 것들이었고 그걸 읽는다는건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나는 부지런히, 선생님이 문장 읽어즐 때 그 단어들 밑에다가 한글로 어떻게 발음하는지 써야했다. 그래야 따라읽을 수 있었다. 선생님이 질문할 때마다 곧잘 대답하곤 하는 애가 너무 부러워서, 어느날은 그 아이에게 가 묻기도 했다. 너는 어떻게 그렇게 영어를 잘해? 라고. 그러자 그 아이는 '나 과외 해.' 라고 말했다. 나는 집에 가 엄마에게 '엄마, 나도 영어 과외시켜주면 안돼?' 물었더랬다. 엄마는 그건 할 수 없다고 했고 그래서 나는 여전히 참고서를 붙들고 한참을 쳐다보다 잠들어야 했다. 아무리 들여다봐도 나는 이 모든 단어와 문장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게다가 영어 선생님은 무섭기까지 했다. 나는 영어가 싫었고 무서웠다. 정말 너무나 끔찍했다. 


그런데 친구가 가진 중학생용 영어 사전을 알게 되었다. 그 사전에서는 단어를 찾으면 어떻게 읽어야 되는지 한국어로도 써져있더라. 나는 엄마를 졸라 그 사전을 샀고 그래서 교과서 단어들을 찾아 그 발음들을 써넣었다. 정말 간신히, 간신히 영어 수업시간에 맞지 않으면서(?) 버텨나갔다. 간신히, 간신히. (김광규는 영어 시간에 선생님에게 맞아서 영어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고 했다.) 세상 똑똑한 줄 알았던 내가 세상 똥멍충이로 영어 시간을 견뎌내야 했다. 그리고 그 기분은 정말 비참했다. 모르는채로 멍청한채로 보낸다는게 너무 비참했다. 학교 가기가 너무 싫었고 영어 수업 시간이 너무 싫었다. 나의 화려한 시절은 영어 때문에 한순간에 끝나버리고 말았다. 잘났던 나여, 안녕.....


그러다 영어 선생님이 전근을 가시면서 대학을 갓 졸업한 젊은 여선생님이 오셨고 이 선생님은 전혀 무섭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마음 놓고 영어를 포기했다. 영어 점수는 그전보다 더 떨어졌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는 이제 마음 놓고 영어를 포기해도 된다! 선생님이 질문하고 일어나서 대답을 해야 하는데 그게 내 차례가 되면 나는 그냥 입을 꾹 닫고 있었다. 모르겠거든. 그러면 선생님은 그냥 앉으라고 하셨다. 나는 이렇게 위기를 넘겼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렇게 앉는 내 자신은 너무나 쪽팔렸다. 하... 내 영어 역사를 얘기하려고 했던게 아닌데... 이렇게 또 길게 하소연하게 되어버렸네.


그렇게 영어를 무섭고 싫어하는 나인 채로 중학교 시절을 그리고 평생을 보낼 줄 알았는데, 오, 이 젊은 여선생님이 나를 구원하셨으니, 아아, 나에게 꼭 맞는 맞춤 학습법을 선생님으로부터 배웠네. 선생님은 어느날 팝송 가사를 칠판 가득 적으시고 커다란 라디오를 가져와 그 노래를 틀어주신거다. 해석도 해주셨다. 와, 가사를 보면서 팝송을 들으니까 가사가 들리잖아요? 무슨 말인지 몰라도 칠판을 보면서 따라 부를 수가 있잖아요? 이걸 반복하니까 외워지잖아요? 이것이야말로 신세계다. 게다가 그즈음 집에 비디오 플레이어를 사가지고 ㅋㅋㅋ 맨날 집에서 비디오 두새개씩 빌려다 보는 바람에 ㅋㅋㅋㅋ 영화에 흥미를 갖게 됩니다. 온갖 유명한 영화를 다 봐버려가지고 세상 사람들이 잘 모르는 영화들 까지도 막 빌려와서 보게 되고 ㅋㅋㅋㅋ 아무튼 그러다가 나는 영화에 나온 팝송을 외우게 되고 단어 실력이 월등히 올라가며 듣기평가 점수도 계속 만점을 받게 되고 ㅋㅋㅋㅋㅋ중학교2학년 때는 외삼촌이 붙들고 앉아 두꺼운 영어사전 맨 앞의 발음기호 나와있는걸 가르쳐주어서 달달 외워가지고 이제 한글로 써놓지 않아도 단어도 읽을 수 있게 되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무럭무럭 성장한 나는 고등학교 3학년 때는 영어과목인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너는 발음도 해석도 완벽해! 영어 선생님 해라!!' 는 말을 듣게 되었다. 문법책 한 권 보지 않고 그런 말을 들었다. 인생역전이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수능 점수로 대학 원서 써야했을 때 영문학과 가고 싶다는 나에게 선생님은 "너 영문학과 쓰면 대학 떨어져" 라고 하셨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다시 원래 하려던 얘기로 돌아오자.


몇해전 엄마 아빠를 모시고 남동생과 괌으로 여행을 갔었다. 남동생과 나는 짧은 영어로 길을 묻고 식당에서 메뉴를 주문하고 차를 렌트했다. 영어를 전혀 모르시던 아빠는 이 낯선 나라에서 말이 통하지 않아 크게 당황하고 화도 내셨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자 엄마에게 "우리 애들은 어떻게 저렇게 영어를 잘하게 됐지" 하며 우리를 자랑스러워하셨다. 아빠는 영어를 전혀 못하는데 아빠의 자식들은 영어로 길을 찾고 있었다. 엄마는 영어를 못하는데, 엄마의 딸은 영어로 길을 찾아 엄마를 안내하고 있었다. 그런 일이 좀 마음을 아프게한다. 이걸 다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나는 이게 마음이 좀 아프다. 내가 결국 엄마 아빠보다 영어를 잘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어떤 면에선 분명 부모보다 더 나은 자식이 된 것 같지만, 그러나 어떤 면에서는 그 부모의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 성동일을 보는데 그런 내가 생각나는 거다. 영어라는 외국어를 통해 부모보다 더 나은 계급으로 편승해버린 일이랄까. 


성동일은 자신의 둘째에게 전화를 해서 영어 때문에 이런 어려움이 있었다고 얘기하고서는 런던에 왓는데, 너는 런던 와봤지? 물으니 성동일의 둘째는' 나는 영국(에 있는 도시) 다 가봤지', 하는거다. 그게 어떻게 가능했을까. 어떻게 너는 십대인데 영국의 곳곳을 다 가보고 영어를 마스터할 수 있게 되었니? 그건 너에게 그걸 지원하는 아빠가 있었기 때문이란다. 그걸 잊어서는 안돼.




그를 멸시한 세계에 내가 속하게 되었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그의 가장 큰 자부심이요, 심지어는 그의 삶의 이유 자체였는지도 모른다. (p.127)











나는 못하지만 내 자식은 잘한다. 나는 못하지만 내 자식은 잘해, 라는 그 정서. 부모만이 가질 수 있는거 아닐까. 자신의 자녀가 영어를 잘한다는 자부심, 자랑스러움을 안고, 그러나 영어를 못하는 성동일이 이제 자신의 영어를 배우려고 한다. 2주간 그가 배우게 될 영어가 확실히 늘어도 자녀만큼 잘하게 되는 일은 아마 힘들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고 익히는 것은 즐겁지 아니한가. '내 자식은 영어를 잘해' 를 넘어서 그 자신도 할 수 있게 되는건 얼마나 좋은가. 배움은 할 수 있다면, 물론 힘들겠지만, 나이 들어서도 이어지는게 좋다고 나는 생각한다.




엄기준도 정말 인상적이었다.

사실 엄기준의 연기를 내가 본 일이 거의 없기는 하다. 내가 텔레비젼을 잘 안봐서.. 예전에 무슨 시트콤에서 봤던게 전부인 것 같은데, 그런데 그 짧게 본 것만으로도 엄기준은 좀 지적으로 보였던 터다. 영어를 못해서 어학연수 하러 가야한다는 이 자리에 나온게 좀 의아한 사람이랄까. 그런데 엄기준은 정말 영어를 못했다. 이 영어를 못함이 영어의 지식이나 실력 탓이라기보다는, 성격 탓으로 내게는 보였다. 그리고 그 점이 정말 의외였다.


많은 연예인들이 대중 앞에 서야하니 자연스럽게 그들의 성격도 파워 E 일거라고 짐작하게 되지만, 그러나 아주 많은 연예인들이 극도로 내성적임을 밝히곤 한다. 촬영이 없을 때면 집에만 있어야 한다, 사람들 만나면 기가 빨린다는 얘기를 하는 연예인들을 곧잘 보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와 연예인이라는 거는 정말 철저하게 직업이었던 거구나, 자기 정말 성격은 이렇게 내성적인데도 사람들 앞에서는 잘만 하네, 라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엄기준이 딱 그런 케이스 같았다. 아예 못알아듣는게 아닌 것 같은데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 그가 의외였다. 수업 시간에 다른 친구들에게 말을 걸어야 하는데, 혼자 떨어져서 빙빙 돌기만 하는거다. 다른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말하는 일이 그에겐 퍽 어려운 일로 보였다. 게다가 그걸 영어로 해야 해? 그에게는 그게 정말 어려운 일로 보였다. 뮤지컬도 하는 사람이, 유명한 드라마에도 곧잘 나오는 사람이, 그런데 저렇게 조용하고 내성적이라니. 이게 정말 인상적인거다. 결국 선생님의 도움을 재차 받아가며 어느 틈에 다른 학생들에게 질문할 수 있게 되긴 했지만, 그래서 엄기준이 채운 질문과 답의 양은 다른 학생들보다 적었다. 아마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걸기까지 속도는 좀 느리겠지만, 일단 말을 걸게 되면 엄기준은 영어가 빨리 늘지 않을까? 내 성격은 성동일에 더 가깝기 때문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걍 일단 던져보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성동일이 영어를 잘 못하는 채로 말 거는 거에 대해서는 전혀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는데, 엄기준을 보면서는 실력은 성동일보다 좋은것 같은데 좀처럼 다가가지를 못하네? 확실히 사람들앞에서 연기하고 노래하는 것과는 구분되는 것인가... 하고 관심있게 지켜보게 된다. 성격이란 무엇인가...


아, 이것말고도 할 얘기가 많은데... 싱가폴 다녀온 얘기도 해야하는데.. 페이퍼가 너무 길어지니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기로 하자.


그리고,

책을 샀다.



어제 올렸어야 되는데, 아휴 너무 바빠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토요일에 싱가폴 달리기 얘기는 썼으니까 다들 그거 읽으셔유...


지난 주에 산 책은 딸랑 두 권. ㅋㅋ 목요일에 싱가폴 가느라 책을 덜 살 수 있었다. 아니면 여기에 몇 권 더 추가됐을거야. 껄껄.
















[교회 옆 미술관]은 어떤 이야기를 할지 너무 기대된다. 보지도 않았는데 어쩐지 좋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


[언어의 요가] 역시 좋을 것 같다. 언어에 관심이 많다. 결국 그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씨발년'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너무나 명확하게, '씨발년을 말하는 사람' 이다.  그걸로 그 사람을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가 그 사람을 보여준다. 여러가지 의미로 나는 언어에 관심이 많다. 이를테면 요가에서 'asana' 는 영어에서의 'pose''를 뜻한다. '사바 아사나' 는 송장 자세, '브릭샤 아사나'는 나무 자세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사나 앞의 저 단어의 뜻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사바, 는 송장이란 뜻이겠구나, 브릭샤는 나무란 뜻이겠구나, 하고. 이런 거 너무 재미있지 않나. '트리코나 아사나'는 삼각 자세인데 '파리브리타 트리코나 아사나'는 변형된 삼각 자세이다. 그렇다면 트리코나 는 삼각형, 파리브리타 는 변형이란 뜻이겠구나, 할 수 있다.


재미있지 않나요?


게다가 요가의 언어는 발음의 묘미도 있다.


'아도무카 스바나 아사나' 라고 선생님이 다운독 자세를 주문하면, 그 자세를 따라 하면서 나도 역시 아도무카 스바나 아사나, 하고 속으로 읊게 된다. 언어에 관심이 많고 요가의 언어를 사랑한다.


지금 내가 구입한 이 책은 그러나 반다, 조절, 마음, 의존 등등의 언어에 대해 얘기하는 것 같다. 읽어봐야지.



자, 이렇게 긴 페이퍼를 마칩니다. 우리는 내일 또 만나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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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2-18 1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8점 성동일에서 아니 에르노로 이어지는 의식의 흐름! ㅋㅋ
아 저런 프로그램이 있군요?
성동일이 엄기준보다는 금방 실력이 늘 것 같기는 해요.
성동일은 회화 실력이 엄기준은 독해 실력이 더 먼저 늘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드네요.
제가 엄기준 같은 성격이라 영어로 말하는 거 극도로 싫어하거든요. ㅋㅋㅋ(차라리 영어 책을 읽겠노라)
예전에 친구들하고 터키 갔을 때 거기서 터키에 사는 친구를 만났어요(같이 여행 간 친구의 유학 시절 친구), 그때 같이 여행 간 제 친구들은 다 영어를 잘해서(다들 영문학 전공 ㅋㅋㅋㅋㅋㅋ) 다들 그 터키 친구랑 한국말로 하듯이 대화하는데.. 전 그냥 묵묵부답으로 있다가... 아니 이런 일이!! 그 친구랑 저 딸랑 둘만 남겨진 상황이 생긴 거예요!
와.. 진짜 그 서먹함 ㅋㅋㅋㅋㅋㅋㅋ 터키 친구는 제게 여러 가지로 말을 거는데(제가 또 다 알아듣긴 함) ㅋㅋㅋㅋㅋ 저는 답을 다 단답형으로 하니까 ㅋㅋㅋㅋㅋㅋㅋ 결국 그 친구가 대화 포기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 시간은 곳통이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님은 성동일스러워서(엥?ㅋㅋㅋㅋㅋㅋ) 금방 늘 거 같아요.
참 다락방 님이 말한 저 중학생용 영어사전 ㅋㅋㅋㅋ 저도 그거 썼어요. 그 시절 저의 소중템 ㅋㅋㅋ

다락방 2025-02-18 10:09   좋아요 2 | URL
바빴어요? 나 토요일에도 페이퍼 썼는데... (시무룩)

잠자냥 2025-02-18 10:14   좋아요 1 | URL
토욜엔 작업실 출근 안 하자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2-18 11:46   좋아요 1 | URL
엄기준이 진짜 딱 단답형으로 하더라고요. 뜻 통하는 단어만 해요. 게다가 먼저 말거는건 절대 안하고요. 연기자라는 건 그에게 철저히 직업이고 일이었구나 싶더라고요. 그 점이 참 흥미로웠어요. 일을 할 때는 다른 성격이 나온다는 지점이 말이죠. 제 경우엔 일을 하나 친구를 만나나 여행을 다니나 다 똑같은 성격인데 말입니다. 아시겠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아 저도 영문학 전공하고 싶었지만, 영문학 원서 쓰기엔 점수가 안된다고 ㅋㅋㅋㅋ 사람들 지원 잘 안하는 과에 써야 된다고 해서.. 담임 선생님 말을 듣고 ....... 대학생은 되었지만 결국 대학생활에 흥미를 전혀 붙이지 못하는 그런 학생이 되었습니다. 다 지난 일입니다. 버리고 싶은 내 20대... 흠흠. 그렇지만 뭐 중년 되어서는 잘 늙고 있으니까요. (응?) ㅋㅋㅋ 잠자냥 님 같은 친구도 만나고. 인생 개꿀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2-18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전히 영어가 고민이고… 저는 이게 더 부끄러워야 할 상황인지라 더 부끄럽고요ㅋㅋㅋㅋㅋ 요즘 공고 찾아보면서 이력서 쓰는 시즌인데 ‘영어능통자’를 찾더라구요. 언제 능통해질것인가. 능통해지기는 할 것인가. 그런게 고민…

전… 제가 보기에(락방님과 원서모임 1년반 이상 기경험자) 락방님은 환경이 열리면 금방 영어실력이 늘거 같아요. 일단 고등학교때 영어쌤께 그런 코멘트를 들었을 정도로 기초가 탄탄한거고요. 성격이 성동일 부럽지 않은터라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친해지면서 구체적으로는 바로 친구(애인도 좋음) 사귀면서 영어 실력 폭발!
이 프로 저도 봐야겠어요. 계속 여기저기 다니느라 틈이 없었답니다ㅋㅋㅋㅋ

다락방 2025-02-18 11:50   좋아요 1 | URL
영어는 왜 우리에게 이렇게 오랜 시간 고민인걸까요?
그리고 영어 능통자는 또 왜그렇게 많은가요? 저 프로가 좋았던 건 요즘 티비 틀면 영어 능통자 너무 많이 나오는데 저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영어 못하는 자신을 내보이기까지는 용기가 필요했을 것 같고요. 수업에 집중하면서 점점 기빨리는 그들을 보는 것도 남 얘기가 아니더라고요. 저거, 곧 내 얘기다... 하아. 나이 들어 공부한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저도 김광규처럼 노안이 제 공부를 방해할 것 같아요 ㅠㅠ 나에게 노안은 왜이렇게 빨리 왔는가 ㅠㅠ

제가 해외 어학연수를 가게 된다면 ㅋㅋㅋ 문란한 성생활을 하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문란한 성생활을 하게 되면 단발머리 님께만 말씀드릴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어떻게든 영어 실력 폭발해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폭발하자 영어실력!! 으르렁-

이 프로그램 보시게 되시면 단발머리 님 감상도 들려주세요. 제 동료는 제 추천으로 이거 보더니 너무 재미있다면서 자신은 장혁 때문에 재미있다고 하더라고요. 오... 신기했어요. 저는 장혁에게는 별로 관심이 안갔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은빛 2025-02-18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기한 예능이 많이 나오네요. 저는 연예인들을 저렇게 대놓고 웃음거리로 만드는 예능을 결코 좋아할 수가 없더라구요. 게다가 대체로 나이 많은 남성들이 주로 나오는 것도 싫구요. 세명은 알고 두명은 모르겠네요. 예능이 싫기는 하지만, 저렇게 영국에 있는 어학원에 다니게 해주면서 출연료도 벌 수 있다면, 그건 좋은 기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전히 내 일상이 그대로 화면에 담겨 전세계로 송출된다는 점은 변하지 않지만.

저는 다락방님과는 달리 처음부터 영어가 재미있다고 생각했어요. 어렵기는 했지만,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 것 자체를 설레는 일이라고 여겼던 것 같아요. 나중에 고등학교에서 제2외국어로 독일어를 배울 때에도 재미있었구요. 팝송 가사를 한글로 적어서 외우는 것 그 시절에 대부분 했던 일이었죠. 제가 영어를 포함한 외국어에 처음 관심을 가진 것도 팝송 덕분이었어요.

다락방 2025-02-18 11:54   좋아요 0 | URL
저도 예능 안보는데 저건 재미있더라고요. 음 그리고 그들이 웃음거리가 되진 않습니다. 영어를 못하는 건 현실적으로 아주 많은 사람들이 같고 저희 엄마도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웃음거리가 됐다고 보면서 생각하진 않았어요. 오히려 저렇게 여러가지 이유로 영어를 못하는데(실력 부족이나 내성적 성격) 그들이 이 연수로 인해 어떻게 바뀔까에 대한 기대가 생기더라고요. 저는 그래서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나이 들어서 노안도 찾아오고 기억력도 예전같지 않는 사람들이 공부하는 걸 보여주는 건 또 그대로의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것이 그들의 공부가 전세계로 송출되는 것에 대한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팝송으로 영어를 공부하는 건 제 경우에 너무 잘 맞는 방법이었고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해보기를 추천하는데, 제가 추천한다고 사람들이 다 그렇게 하는건 또 아니니까... 하여간 팝송으로 영어 공부하는 건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

감은빛 2025-02-18 14:13   좋아요 0 | URL
아, 제가 연예인이 웃음거리가 된다고 표현한 건 이 프로그램이 아니라 보통 생각나는 예능이 그렇다고 쓴 거였어요. 그렇지 않은 예능도 분명 있겠지요. 다른 누군가가 내 관심사를 공부하는 걸 보는 건 확실히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게 유명한 연예인이라면 더더욱. 그래도 전 여전히 예능 방송 프로그램의 돈을 위해서는 뭐든지 한다는 속성 때문에 반감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삐딱한 인간이라 어쩔수 없는 것 같아요. ㅎㅎㅎㅎ

blanca 2025-02-18 13: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프로가 있었군요. 저도 어학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긴 한데...일어 공부를 시작한 지 2년 가까이 됐는데 정말 너무너무 못하는 거예요. 그러다 요즘 성시경이 일본에서 활동한 영상을 보는데 정말 좌절감이 들 정도로 너무 잘해서, 나보다 조금 더 일찍 시작했는데 이렇게 현지인처럼 하는 사람이 있구나, 그럼 나는 안되겠다 싶은 좌절감이...저는 영어 공부를 진짜 한맺힌 사람처럼 했던 사람이라 그렇게 사십대 이후에 처음 일어를 시작해서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사람을 보니 상대적으로 열패감이 들어요. 저는많이 읽는 사람이지만 그런 면에서 언어감이 좋은 건 아니구나 싶은 현타가 왔어요. 제가 관심 있는 분야라 댓글 길게 답니다.

다락방 2025-02-20 09:20   좋아요 0 | URL
어 일어 공부 어떻게 하세요, 블랑카 님? 저는 듀오링고 추천합니다. 듀오링고로 일어 공부를 해보진 않았지만, 영어와 스페인어 하면서 생각한 건 듀오링고가 정말 도움이 된다는 거였어요! 혹시 일어 공부가 어려워 뭔가 다른 방법이 더 필요하시다면 거침없이 듀오링고로 고고!! ㅎㅎㅎ (듀오링고 전도사)
외국어 정말 잘 익히는 사람들이 있긴 하더라고요. 그 여행 유튜버가 .. 여행하는 프로를 잠깐 티비에서 본 적 있는데, 영어도 하고 러시아어도 자유자재로 구사하더라고요? 검색해보니 대학에서 러시아통상학과 였나, 뭐 그런거 졸업했대요. 영어과 나온다고 다 영어 잘하는건 아닌데 와 저렇게 되려고 노력 많이 했겠구나 싶었어요. 그 유튜버는 포르투갈 가기 전에 잠깐 공부해서 스페인어로 대화도 되더라고요. 특히 더 잘 익히는 사람들이 있긴 한것 같아요. 전 아니지만... ㅠㅠ

화이팅!!

관찰자 2025-02-18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요가디피카>를 읽어보세요. 동작에 대한 설명이 길어서 일반인들에게는 지루할 수 있지만 요가 관련 서적 중에는 가장 재미있어요^^ 수학의 정석과도 같은 책! 그렇다고 수학의 정석이 재밌다는 말은 아님요

다락방 2025-02-20 09:21   좋아요 0 | URL
어휴 이건 또 뭔가요. 저 집에 요가 관련 책 사놓은 것도 너무 많네요. 그런데 막 또 사기 ㅋㅋㅋㅋㅋ
수학의 정석도 성문 기본영어 처럼 너무나 깨끗했던 학창 시절의 교재들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싱가폴에는 어제 이른 아침에 도착했다. 전날 밤을 꼬박 비행기에서 보냈다.

공항에서 지하철을 타고 호텔까지 왔다. 혹시 지금 체크인이 가능하냐 물으니 안된다고 했다. 그렇지만 샤워실을 빌려줄 순 있다고 했다. 전날 아침에 출근전에 닦은게 마지막인 터라 꼬박 하루를 못닦았으니 샤워가 간절했다. 그렇게 짐을 끌고 샤워를 하러 들어갔는데, 문을 잠가도 잠기는게 아니라 열리는 시스템이다. 이게 뭐여? 보니, 문을 잠그면 밖에서 봤을 때 손잡이 부위에 빨간색으로 표시되기는 한다. 이걸 과연 보고 열지 않을것인가, 누군가는 반드시 열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도 샤워를 하자, 내 짐작이 틀리기를 바라자, 하고 샤워를 했는데, 샤워를 마치고 커다란 타월로 몸을 감쌌는데, 마침 그 때 누군가 문을 열어버린 겁니다. 껄껄. 다행히도 여자였고 게다가 그 여자가 한국 사람이었어. 나랑 같은 비행기 탔나봐요. 나는 "사람 있어요!" 라고 한국말로 말했고 상대도 "죄송합니다" 한국말로 말했다.

샤워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고 얼굴에 스킨과 로션도 바르고 하여간 아까 그 분을 또 마주쳤다. 정말 죄송하다고 그 분이 말했고, 나는 괜찮다고 했다. 여기 잠기는게 아니라 빨간색 표시만 되더라고요, 하고. 


밤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기도 했지만 운동복 꺼내기도 거시기하고 아직 지리도 모르니, 첫날은 뛰지 않았다. 그렇게 정말 부지런히 걸어다녀서 점심 먹을 때쯤엔 이미 걷는 것 만으로 이만보가 되어있었다. 신이시여.. 나니까 이렇게 돌아다니지 진짜 다른 사람한테 같이 여행하자고 말 못하겠다. 날도 더운데 땀 뻘뻘 흘리면서 반나절동안 이만보 걷는 여자 어떤데?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나는 혼자 다니겠습니다. ㅎㅎ


호텔 예약할 때 지도로 주변에 공원과 강이 있는걸 확인했더랬다. 첫날 돌아다니면서 보니 호텔에서 멀지 않은 곳에 강이 있었다. 오, 여기서 달리면 되겠어! 나는 동생들에게 사진을 찍어 보내주었다. 내일 여기를 달리겠어!! 


그리고 오늘 아침. 여섯시 조금 넘어 일어났는데 바깥이 아직 어둡다. 흐음. 나가기에는 너무 어두운데? 사실 이 시간쯤에 나가 달리고싶긴 했는데 너무 어두워서 꺼려졌다. 흐음. 한시간 더 자고 일어날까? 싱가폴은 평소 아침 일곱시에 해가 뜬다고 했다. 그렇지만 이미 깼는데 잠이 다시 올 리 없었다. 흐음. 나는 창밖을 보았다. 어둡지만 누군가 도시를 뛰고있는게 보였다. 그래, 나가보자.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고. 슬렁슬렁 나가다보면 해가 뜰지도 모르지. 그렇게 나는 옷을 차려입고 워치를 하고 객실을 나섰다. 리셉션에 가 한 시간 후에 돌아올테니 가방 좀 보관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구글맵을 켜두고 어제 봐둔 강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걷다보니 조금씩 밝아졌고, 달릴 수 있는 강에 다다르니 어, 이제 거의 밝아졌는데 아직도 달이 보이네? 했다.




그리고 달리기 시작했다. 원래는 다리에 도착하면 아래로 내려가서 왼쪽으로 달리려고 했는데, 갑자기 내 앞으로 사람이 달리면서 오른쪽으로 가는게 아닌가. 그래서 오른쪽으로 따라 달렸다. 오랜만에 달리는거니 천천히, 천천히 달리자. 5km 목표로 달리자. 제발 그 중간에 포기하지 않게 해주세요. 나는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다.


와 그런데 너무 신났다. 무엇보다 달리는 사람이 무척 많은거다. 무리지어 뛰는 사람들은 아마도 달리기 크루들인것 같고 혼자 뛰는 사람도 많았다. 젊은 여자 나이든 여자 젊은 남자 나이든 남자 동양인 서양인 천천히 뛰는 사람 빨리 뛰는 사람. 정말, 정말 사람들이 많았다. 그 많은 사람들이 뛰고 또 자전거를 타고 다니고 있었다. 


게다가 달리다보니 여긴 어제 내가 와보지 못했던 곳이라 완전히 새로운 풍경이었다. 신난다, 신난다 하면서 달렸다. 신난것에 비해 속도는 느렸지만, 뭐 느리게 달리면서 살자. 느리게 달려도 심박수 높습니다..하아. 아직 내 몸은 달리기에 단련된 몸은 아닌가보다. 어쨌든 그렇게 달렸다, 싱가폴에서. 만세!!


껄껄. 씐난다!!










보통 여행갈 때 손수건을 여러개 챙기는 편인데 이번에는 손수건을 하나밖에 안가져왔다. 그나마도 늘 가방에 넣어다녔기 때문에 그 하나가 있는거지 아니면 아예 없을 뻔. 걸을 때 땀이 나서 닦아야 하는데 하나밖에 없어서 어쩌나. 오늘 아침에 빨아 널었는데 안되겠다 싶어 하나 더 사려고 돌아다녔건만 그 어디에도 손수건을 팔지 않았다. 무지에서는 핸드타올을 주더라. 아니아니 낫 핸드타올, 행커치프 했는데 이것 뿐이라고 했고 유니클로에 갔더니 우린 행커치프 없어, 무지에 가봐, 하길래 무지에 없어 나 거기 갔다왔어, 했다. 휴.. 로드샵들도 들어가봤는데 행커치프 다 없네요.. 여러분.. 손수건 안쓰나요? 나는 손수건 필수품인데... ㅠㅠ 


지금 숙소에 돌아와보니 아침에 빨아 널은 손수건 거의 말라서 그냥 이거 쓰고 새로 안사는 걸로...못산거지만.....


이제 좀 쉬다가 저녁엔 삼겹살 먹으러 나갈 예정이다. (네?)

소주도 한 병 할 생각인데 아니 .. 소주가.. 여기 식당에선 2만원인 것 같아요. 네.. 할 수 없죠. 일단 저녁은 이따 다시 생각해보는 걸로.

피곤하다. 

오늘은 그나마 중간에 까페에서 책 읽느라 앉아있었는데, 그래도 아침에 달렸기 때문에 벌써 또 이만보... 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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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5-02-15 17: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놔, 너무 부럽고 너무 멋있어요. 흑... 다락방님은 제가 살고 싶은 삶을 대신 살고 있습니까?

다락방 2025-02-17 12:34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블랑카 님, 지금은 돌아와서 한국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진짜 빡세게 살고 있네요, 저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망고 2025-02-15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는 관광지에 가면 지도 그려진 손수건 곳곳에서 파는데 거기는 없군요ㅋㅋㅋㅋㅋㅋㅋㅋ혹시 모르니 관광지 기념품 가게를 살펴보셔요😆

다락방 2025-02-17 12:34   좋아요 0 | URL
이렇게 덥고 습한 나라에서 도대체 왜 손수건 구하기가 힘든걸까요? 그러고보니까 땀흘리고 다니는 사람은 나뿐인가 싶기도 하고.. 하여간 있는 손수건으로 빨아서 썼습니다. 어휴..

단발머리 2025-02-15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다락방님 사진 보니깐 저도 위아래 반팔 입고 너무 뛰고 싶어요! 사람들이랑 같이 뛰면 더 신날 것 같고요.
좋은 시간 꽉꽉 채워서 야무지게 뛰고 오세요~~

다락방 2025-02-17 12:35   좋아요 1 | URL
확실히 달리는 사람들 보면 제 달리기도 더 흥을 받기는 하는것 같습니다. 그래봤자 여전히 느리고 실력 향상은 안되는것 같지만... 마지막 날도 20분 호텔 주변을 달렸습니다. 제가 여행 후기도 써야하고, 샬라샬라 후기도 써야하는데. 단발머리 님, 샬라샬라 보세요? 완전 재미있어요!! >.<

햇살과함께 2025-02-15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얼른 따뜻해져서 저렇게 가벼운 옷 입고 뛰고 싶네요! 저도 손수건 필수예요!

다락방 2025-02-17 12:35   좋아요 1 | URL
역시 따뜻할 때 뛰는게 좋습니다. 옷도 가볍고 콧물도 덜 나고 말이지요. 저는 손수건 정말 사랑하는 아이템 입니다!!

hnine 2025-02-15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싱가폴에 달리는 사람들 많지요. 보태니컬 가든에 갔는데 거기서도 열대림 사이를 소매없는 러닝복 입고 달리는 할머니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요. 2년 전인데.
사진 속에 제가 묵었던 숙소도 보이네요, 히~~

다락방 2025-02-17 12:36   좋아요 0 | URL
네, 제 생각보다 달리는 사람들 많더라고요. 그리고 겉에서 보기엔 국적도 너무나 다양했고요. 그런 사람들과 함께 뛰노라니 너무나 신났습니다. 달리기를 잘한 것 같아요. 후훗.

관찰자 2025-02-17 1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 엄마가, 저보고 오래 살고 싶으면 그냥 가만히 있으라고....ㅋㅋ 무병 장수 하는 동물 중에 뛰는 것들은 없다며. 대표적으로 장수하는 거북이를 좀 보라며.... 다락방님, 괜찮으신거죠??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2-17 17:30   좋아요 0 | URL
제가 오늘 페이퍼 쓸 작정 하고 출근했는데 출근하자마자 너무 바빠서 글을 쓸 틈이 없었네요.
저는 괜찮습니다. 오늘 저녁엔 치킨이나 먹자! 하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저는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는 타입이긴한데, 만약 느긋한 사람이었다면 진작에 몸무게가 세자리 수가 되었을 겁니다 ㅠㅠ

독서괭 2025-02-17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싱가폴이시구나!! 하고 씐나서 댓글 보니 이미 귀국하셨구나…. 제가 너무 늦게 봤군요 ㅠㅠ
달리기 넘나 멋집니다~ 싱가폴이 더운데도 러닝을 많이들 한다더라고요.이열치열인가?? 맛난 것도 물론 많이 드셨겠죠??

다락방 2025-02-17 17:31   좋아요 1 | URL
ㅋㅋ 제가 짧게 다녀왔습니다. 여행은 저에게 이제 일상이므로 ㅋㅋ 퇴근하고 슝- 날아갔다가 다시 또 슝- 와서 바로 출근하고. 제 인생은 왜 이런건지, 제가 살고 있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싱가폴에 있는 동안 비가 왔는데요 비 그치고 나니까 와.. 습도가 그런 습도가 없어요. 호텔 나서자마자 땀이 줄줄 났습니다. 하하하하하.
카야토스트 질리게 먹고 왔어요. 보쌈도 먹고 왔답니다? (응?) 여행 이야기는 차차 풀어놓을게요. 아 바쁘다 바빠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02-18 10: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인간은 뭔가 조용하다 싶으면... 어딘가 가 있음.
지난주 목욜인가 금욜인가 조용해서 이 인간 싱가포르 간 거 아냐? 했더니 역시ㅋㅋㅋㅋ
(트위터에서 2만 보 걸었다는 거 보고 역시 이 인간 갔군 했어요) ㅋㅋㅋㅋ
한국이 아직까진 사계절이라 다행이에요.
여름만 있거나 겨울 없어지면 다락방은 몸 부서지게 사계절 내내 뭔가 하고 있을 듯 ㅋㅋㅋ

근데 결국 삼겹살 먹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2-18 11:44   좋아요 0 | URL
제가 지금 한 달에 한 번씩 다녀오고 있어가지고 ㅋㅋㅋ 한 3개월간 좀 안가고 쉬려고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혼자 다니면서 걷는거 먹는거 다 좋은데 숙소 돌아오게된 밤이면 외로워요.. ㅋㅋㅋㅋㅋ

삼겹살 못먹고 수육 먹었는데 요건 따로 페이퍼 쓰도록 하겠습니다. 인생 수육이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혼자서 싱가폴에서 소주 마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소주 2만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 혼자 수육 먹느라 7만원 썼어요. 미친..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한편, 1940년대에는 심리적 결함이 있는 미혼 여성이 사생아"를 임신한다는 관점이 등장한다. 당시는 매우 성애화된 사회였으나 피임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었고 피임 도구를 구하기도 어려웠다. 이러한 시대 미혼 임신은 더 증가했다. 심리학 및 사회복지 전문가들 사이에서 미혼모를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은출산후 바로 그 아기를 입양 보내는 것이라는 관점이 지배적이되었다.
젤(Kunzel 1993)에 따르면, 이때가 사회복지 전문가들의미혼모에 대한 관점이 "유혹당하고 버려진" 불쌍한 여자에서
"정신박약"이거나 "성적으로 방종한" 여자로 전환된 때이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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