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블로거 문학 대상] 문학에 관한 10문 10답 트랙백 이벤트
1. 당신은 어떤 종류의 책을 가장 좋아하세요? 선호하는 장르가 있다면 적어주세요.
-저는 그저 소설이 좋습니다. 자기계발도 인문도 전공도 아닌 소설이요. 별다른 이유는 없어요. 재미있어서 좋아요.
2. 올여름 피서지에서 읽고 싶은 책은 무엇인가요?
-선물받고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이 있는데 올 여름 휴가때에는 시원한 커피숍에 들러 달달한 커피를 잔뜩 시켜놓고 그것들을 읽을래요.
그리고 얼마전에 뒤라스의 작품 『연인』을 무척 인상깊게 읽었어요. 뒤라스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네요.
3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누구인가요? 혹은 최근에 가장 눈에 띄는 작가는?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정미경이예요. 그녀가 그려내는 현실이 그대로 눈에 밟힙니다. 특히나 『장밋빛 인생』의 경우에는 책 한권을 달달 외워버리고 싶었어요.
요즘 주목하는 작가는 이 작가, '다니엘 글라타우어'예요. 나는 실컷 혼자 주목하고 있는데 아쉽게도 이 작가의 작품은 국내에 번역된 작품이 이것 뿐인가 봐요.
레오와 에미의 이메일, 그들의 유쾌함, 그들의 설레임. 그리고 그들의 기다림.
우리 이제 어떡하죠, 란 말이 이토록 간절할 수 있다니.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어서 읽고 싶어요. 그래서 문학동네에 이메일도 보냈는데 통 답이 없답니다. --^
그리고 이 작가요.
이 단편집이 썩 맘에 들었어요. 저는 이런식의 이야기가 좋아요.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여주는 작품들 보다는 세상이 얼마나 비루한지 냉정하고 별 볼일 없는지 말해주는 그런 이야기요. 너 가끔 힘든 삶을 살지, 나도 그렇고 세상도 그래. 살다보면 해피엔딩만 찾아오는게 아니잖아요, 아니 거의 찾아오질 않죠. 그런데 남들도 다 그렇게 살아요. 나쁜일에도 얽히면서 그렇게 살아요. 가끔은 못났다는 자각도 하면서 그렇게요.
4. 소설 속 등장인물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이유와 함께 적어주세요.
- 악. 악. 이런 질문을 꼭 한번 받고 싶었어요.
당연히, 당연히 '장 끌로드'요! 저는 장끌로드 가 얼마나 좋았던지 앞으로 사랑하는 남자가 생기면 애칭을 장끌로드로 할 것이며, 핸드폰에도 그의 이름은 장끌로드로 저장할거라고 굳게, 굳게 다짐했답니다. 오 나의 장끌로드, 하고 한번 불러보는게 소원이예요. 그가 왜 좋으냐니요! 당연히 섹시한 뱀파이어니깐 좋죠. 세상에 섹시한 뱀파이어보다 매력적인 남자가 또 있나요? 전 그걸 묻고 싶군요.
5. 소설 속 등장인물 중에서 자신과 가장 비슷하다고 느낀 인물 / 소설 속 등장인물 중 이상형이라고 생각되는 인물이 있었다면 적어주세요.
이 작품이 다시 한번 나오는데 이 소설의 '에미'가 저랑 가장 비슷하다고 느껴졌어요. 어쩌면 에미일지도 모르는 '가슴 큰 금발'하고는 아무 상관도 없지만 이메일을 기다리며 초조해하는 그녀의 마음이 곧 제 마음이었고, 막상 레오가 만나자고 할 때 살짝 뒤로 물러나는 주저함까지도 저와 같았지요.
이상형 역시 이 책의 레오예요. 쉽게 감정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 그가 좋았고, 북풍이 불어오면 쉬이 잠을 이루지 못하는 에미를 달래주는 레오가 좋아요.
6.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은?
-작지만 소중하고 사소한 듯 하지만 미소를 주는 그런 책들을 선물하고 싶어요. 누군가의 특별한 이야기이기 보다는 주변의 작은 이야기들, 거기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천국이 아닐까요. 잔잔하게 주는 미소와 행복을 담아낸 책들이라면 선물하는 의미가 커지는 것 같아요. 게다가 선물 받은 이들이 그것들을 아주 재미있게 읽어 준다면 더 바랄것도 없지요!
7. 특정 유명인사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누구에게 어떤 책을 읽히고 싶은가요?
- 아, 이거 너무 하나의 책이 여러번 나오는데.
크로스오버 테너 '임태경' 에게 이 책을 주고 싶어요. 나는 에미가 되고 당신은 레오가 되어 우리 이메일을 써보지 않을래요? 그리고 우리 만나보지 않을래요? 나는 당신과 그렇게 시작하고 싶어요. 후훗.
저는 '임태경'에게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를 읽히고 싶어요.
당신 생각을 많이 해요. 아침에도, 낮에도, 저녁에도, 밤에도. 그리고 그사이의 시간과 그 바로 앞, 바로 뒤 시간에도.(p.145)
8. 작품성과 무관하게 재미면에서 만점을 주고 싶었던 책은?
-작품성과 무관하게, 라는 전제가 살짝 맘에 안들지만, 일단 순수하게 제게 재미있었던 책은
오와. 정말 두꺼운 책인데도 완전 집중해서 금방 읽어냈어요. 진짜 재미있더군요. 그전에 '미야베 미유키'의 책은 『마술은 속삭인다』가 처음이어서, 왜 다들 미미여사를 외치는지 갸우뚱 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더군요. 진짜 재미있어요.
9. 최근 읽은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다면 적어주세요.
네가 알아? 여자는 있는데 돈은 없는 쪽과 돈은 많은데 여자는 없는 쪽 중 누가 쉽게 결혼하게 되는지?(p.33)
전 6월을 좋아해요. 6월은, 거의 폭력적인 생기를 뿜어내잖아요. 무심히 흘러가던 강물에도 관능이 금가루처럼 녹아 흐르고, 그 물을 탐욕스럽게 빨아마신 식물까지 숨결이 가빠지는 게 6월이예요. 사랑 없는 섹스를 한다면 6월이 적당하지 않을까요? 누군가를 꼭 죽여아 한다면 6월의 저녁에 그 일을 해치워버리세요. 6월은, 어떤 죄악도 용서받을 수 있는 계절이예요."(pp.180-181)
10. 당신에게 '인생의 책'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유와 함께 적어주세요.
-윽. 대체 이런 질문좀 안 할 수 없을까요. 인생의 책, 이라니. 그래도 굳이 꼽으라면,
조금 더 나이 들어서 읽었다면 다르게 읽힐 수 있었겠지만, 열다섯살 , 그때의 저에겐 정말 너무나 충격이었지요. 아, 이런게 소설이구나! 이런게 정말 '엄청난' 소설이구나! 했더랬어요. 이 책을 한번 펼치면 멈출 수가 없어요. 저를 쭉쭉 빨아들여요. 모든 에너지를 이 책에 쏟게 되지요. 게다가 주인공인 캐시와 크리스에 대해 끊임없이 머릿속에 이미지를 만들어요. 발레도, 오르골도, 변호사도, 의사도. 이 책 안에서는 모든게 완전해요. 여자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것이 발레가 아닐까 생각도 했어요. 누군가 내게 근친상간에 대해 묻는다면 너무나 당연하게 부정의 뜻을 밝히겠지만 크리스와 캐시는, 이라고 묻는다면 아, 그들은 어쩔수가 없었잖아, 라고 답할 수 밖에 없을거예요. 그들은 나로 하여금 모든것을 이해하게 만들었어요. 그리고 그냥 그들이 되게 했어요.
그래서 결국 닉네임을 두번 고민할 필요가 없었지요. 다락방, 은 자연스러운 닉네임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