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여 다음에 여행을 하게 된다면, 그때는 북유럽의 어느 나라가 어떨까 싶어서 천천히 북유럽 여행기 혹은 생활기를 읽어보고 있다. 지난번엔 핀란드, 그리고 이번엔 스웨덴. 사실 나의 취향은 여전히, 아직도, 아마도 계속, 뉴욕이겠지만, 뉴욕은 앞으로 자주 갈거니까(응? 왜?), 북유럽에도 눈을 돌려보자, 했던 것. 핀란드도 그렇고 스웨덴도 그렇고 분명 어떤 부분에서는 확 끌어당기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또 멀어지게도 되는데, 끌어당기는 부분은 자연경관과 그들 일상의 여유로움 이고 멀어지게 만드는 부분은 맛없는 음식이다. 이 책, 《스웨덴 라이프》에도 북유럽 음식은 맛이 없다고 나와있다. 흐미... 그건 곤란한데.. 하하하하. 

어쨌든 나는 관광지를 가는 것 보다도, 맛집을 찾아 줄 서서 기다리는 것 보다도, 다른 곳에서의 일상이 궁금한 것이므로, 이런 것들에 끌린다. 저자는 '노르셰핑'이라는 소도시에 거주하게 되는데,


걸어서

기숙사에서 학교까지 5분,

시립도서관까지 10분,

노르셰핑에서 제일 큰 쇼핑센터까지 5분,

기차역까지 5분,

거래 은행까지 1분,

시립공원까지 15분, (pp.22-23)


이라는 게 아닌가! 아니, 어떻게 이게 가능해? 나는 회사까지 한시간 조금 넘고, 백화점까지 삼십분 걸리고, 서울역까지 한시간, 김포 공항까지 두시간, 올림픽공원은 버스타고 이십분...인데. 이 일상을 내가 한 번 낯선곳에서 경험해보고 싶어지는 거다. 하하하하하. 많이는 말고, 이틀이나 사흘쯤?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노르셰핑에 가보고 싶네. 


















그렇지만 정작 사흘간의 시간을 준다면, 역시 스톡홀름에 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여기는 내가 꿈꾸던 이상적인 곳. 공원이 있는 도시. 크- 느즈막히 호텔방에서 일어나 게으른 아침을 먹고 밍기적대다가 실실 일어나 공원을 산책하고 싶다. 전날 너무 많이 먹었다면 조깅을 할 수도 있으리라.



스웨덴은 국토의 53퍼센트가 숲으로 이뤄져 있다. 그만큼 어디에서든 맑고 깨끗한 공기를 뿜어내는 백빽한 숲을 만날 수 있다. 스웨덴에서 가장 번화한 도시인 스톡홀름도 2010년 제 1회 유럽환경수도European Green Capital 로 지정될 만큼 풍부한 녹지 공간과 쾌적한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스톡홀름 내에는 1,000개가 넘는 공원과 일곱 개의 자연보호 구역이 존재하며, 주민의 95퍼센트는 녹지에서 300미터 이내에 거주한다.

나는 스웨덴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조깅을 시작했다. 나의 조깅 코스는 유르고르덴섬. 이곳의 운하를 따라 조깅을 할 때마다 나는 도심 한가운데에 이러한 자연환경이 있다는 게 그저 놀라웠다. 울창한 자작나무와(아니, 근데 요즘 자작나무님은 왜 안보이시는지?) 운하를 따라 펼쳐진 갈대밭, 요트 선착장. 인위적으로 조성된 작은 공원이 아니라 그야말로 '자연'이 도시 안에 이다니! '자연'속에서 스톡홀름 시민들은 조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요트를 손질 하거나,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책을 읽거나, 잔디밭에 누워 낮잠을 자며 자연을 만끽했다. (p.174-175)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싶어지기는 하고 또 걷고 싶기도 한데 잔디밭에 누워 낮잠을 자는 건 도무지 내가 못하겠다. 귀에 개미 들어가면 어떡해..싫어...콧구멍에 벌 들어오면 어떡해... 그것도 무서워... 




- 나는 알라딘 서재에서의 거리, 딱 그만큼의 거리가 잘 맞았고 좋았다. 아마 그 거리에 익숙해진 탓도 있을거다. 내가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언제나 '드러내고 싶지 않은만큼 드러내지 않기' 였다. 나는 숨어서 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고, 숨고 싶은 사람들을 충분히 존중하고 싶었다. 이 부분이 내가 더 치중하는 부분이므로 북플의 공개가 더 불편하게 느껴졌던 것이다. 그래서 어제 짧게 글을 썼는데, 누군가가 그 글을 읽고 '친구 맺어져 있는게 싫다'는 걸로 받아들인다는 걸 알고 당황스러웠다. 다시 내 글을 읽어보니 모르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렇게 오해를 할만 하더라. 백프로 오해라고도 물론 볼 수 없고. 그래서 아는 사람만 알아들을 수 있는 글이 아닌,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는 글로 풀어서 수정할까, 하다가 관뒀다. 한 번 써놓은 글은 이미 뱉어놓은 말처럼 돌이킬수 없는 법이니까. 어쨌든 나는 언제나 숨고 싶은 사람들을 신경쓰고 싶었고, 그래서 어제 그래 나는 그냥 서재로만 가자 싶어 친구를 다 취소하고 북플 어플을 삭제했다. 그러다 시간이 좀 지나고나니, 으응? 그렇지만 북플 사용을 원하지 않는 사람은 여전히 그대로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래, 어차피 그들의 선택일 것이다 싶어 다시 설치하다가, 아...나는 이게 뭔가...왜 별것도 아닌거 가지고 신경쓰고 고민하고 있나...나는...조낸 잉여롭구나, 지금. 하고 생각했다. 잉여 터졌네.. 여튼 혼자 잉여 터진 것에 대해 피식피식 웃다가, 어젯밤에, 이런 비밀 댓글을 보았다.


'그래도 저는 다락방님이 친구신청해주셔서 좋았어요'



아...이건...뭐지...조낸 따뜻하다. 갑자기 배경음악이 들리는 것 같았다. 별빛이 내린다 샤랄라라라라라라랄~ ♪ 하면서. 비밀스럽게 보고 싶어하던 사람들이 공개된 것에 당황한다는 것을 늘 신경써왔는데, 누군가는 내가 친구 신청한 것을 좋아할 수도 있는 거였다. 오! .. 어쨌든 저는 본질이 변하지 않은채로, 여기 있겠습니다.


본질은 변하지 않으니까요.




- 얼마전에 영화 《왓 이프》를 맥스무비에서 예매해 보았는데 이벤트에 당첨됐다는 문자메세지를 받았다. 응? 내가 뭘 응모했지? 하고 들어가보니 핸드폰 케이스더라. 그런데 갤럭시랑 아이폰, 또 무슨 다른 한종류의 스맛폰 중에서 랜덤발송이 된다는 거다. 아니, 나는 아이폰인데 맞는 걸 줘야지 랜덤 발송하면 어쩌란거냐 싶었지만, 일단 받겠다고 했다. 주변에 맞는 사람 주던가 아니면 서재를 통해 방출하자는 생각으로. 그런데! 어제 도착한 핸드폰 케이스는, 우걀걀걀걀, 아이폰용 케이스였다. 나이쓰!!




나는 재빨리 더러워져있던 오만원짜리 가죽케이스를 벗겨내고 새로운 케이스를 입혀주었다. 잇힝~ 이런 케이스는 흔한 게 아니니까. 이건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드문 케이스 아닌가! 게다가 이 영화, 나쁘지도 않았고. 이 장면, 이 디자인도 이쁘고. 좋아좋아. 그리고 이 케이스를 입은 나의 아이폰이당.




읏흥~ 미끄럽고 손에 잡히는 느낌이 딱히 좋진 않지만, 여튼 마음에 든다. 히히. 이뽀 ♡



- 어제는 B 와 대화를 하는데,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분야에 대해서 얘기를 듣다 보니 내가 적절한 리액션을 보일 수가 없었다. B는 이를 눈치채고는, 재미없지? 하고 물어왔다. 나는 그에게 내가 정신집중해서 듣고 있었다는 걸 꼭 알려주고 싶어서, 그가 내게 한 말을 요약하여 다시 들려주었다.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이렇다는 거지? 하고. 그러자 그는 내게 요약 짱 잘한다고 칭찬해주었다. 칭찬듣고 헤벌쭉 해서 좋아하다가, 나는 문득 심규선의 노래 <담담하게> 가 생각났다. 


지금 당신과 대화하는 나는 마치 <담담하게>의 심규선 같아요.


라고 얘기한 뒤에 그 가사의, 정확히 이 부분을 그에게 보내주었다.


'그대 맘에 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그대가 말한 온갖 작품을 가슴 속에 새기고/ 듣고 보고 외워도/ 우리의 거린 좀처럼 좁혀지질 않네요'


ㅋㅋㅋㅋㅋ우린 둘이 같이 웃었다. 그 노래 가사의 전문은 이렇다.



담담하게 너의 앞에서 웃어보이려
얼마나 많이 노력하는지
그댄 모를거에요 정말 모를거에요
생각보다 더 나 많이 노력해요
그대 맘에 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그대가 말한 온갖 작품을
가슴 속에 새기고 듣고 보고 외워도
우리의 거린 좀처럼 좁혀지질 않네요
아무것도 모른다고 그대는 내게
너무나 자주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지만
아, 나로 하여금 노래 부르게 만드는 사람이 그대라는 걸
나는 알고 있지요
알아요
그대 맘에 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그대가 말한 온갖 작품을
가슴 속에 새기고 듣고 보고 외워도
우리의 거린 좀처럼 좁혀지질 않네요
얽매이는 기분이 들면 안되니까요
나는 다가서다가도 물러나요
보여주고 싶지만 드러낼 순 없기에
그대의 옷자락 끝만 붙잡고 있는 걸
아무것도 모른다고 그대는 내게
너무나 자주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지만
아, 나로 하여금 노래 부르게 만드는 사람이 그대라는 걸
나는 알고 있지요
사랑 앞에 뭐 그리 두려움이 많나요
나는 몰라요 그대 말처럼 잘 모르겠어요
아, 나로 하여금 이토록 가슴이 뛰고
벅차오르게 만드는 사람 그대라는 것만 알아요



- 일전에 가족끼리 밖에서 식사를 할 때 반찬으로 양념게장이 나왔었는데, 그걸 먹던 남동생은 이런 말을 했었다. '게장과 홍시는 집에서 혼자 있을 때 먹어야 된다니까' 라고. 하하하하하. 그걸 뜯어먹는 모습도 게걸스럽고 입가에 다 묻기도 해서 깔깔거리며 동의했는데, 물렁이 복숭아를 먹을 때도 나는 그 말을 다시 꺼냈다. 과즙을 입가로 줄줄 흘리면서, 야 물렁이복숭아도 집에서 혼자 있을 때 먹어야 해, 하면서. ㅋㅋㅋㅋㅋ 그러다 나는 최근에 '집에서 혼자있을 때' 해야 하는 것에 진지하게 운동을 추가했다. 클라라 같은 애들이 철봉을 넘고 타고 뛰고 땀흘리고 하는 건 뭐 거의 화보수준이지만, 나같은 사람이 팔짝팔짝 뛰는 건 정말 봐주기 힘드니까. 그뿐만이 아니다. 심지어 복근 운동 할 때의 나는, 와- 진짜 처절한 신음소리를 낸다. 스쿼트 할때도 마찬가지. 방문을 잠그고 운동을 하는데, 다 하고 땀흘리며 거실로 나가면 남동생이 묻는다.


대체 뭘했기에 괴성을 지르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거실까지 들릴 줄은 몰랐다.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가족이니까 이걸 참고 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운동은 혼자 있을 때 하자! ㅋㅋㅋㅋㅋ




- 어제는 어쩐일인지 자면서 한시간마다 한번씩 깼다. 결국 새벽 네시 사십분에는 깨서 잠이 안오더라. 침대에 누워 딩굴딩굴 대고 평소 일어나던 시간에 침대에서 나와 아침밥을 먹고 출근했다. 양재역 8번 출구로 나와 걸으면서, 마침 어제 생각났던 노래 심규선의 담담하게를 들었다. 거리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고 추웠다. 나는 양쪽 귀에서 나오는 노래를 소리내서 따라 불렀다. 


얽매이는 기분이 들면 안되니까요~ 나는 다가서다가도 물러나요.


갑자기 행복함이 밀려들었다. 나는, 뭐랄까. 음. 참 기특한 사람이다. 일전에 친구와 '다락방은 왜 체력이 좋은가'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었는데, 고기를 많이 먹는만큼 야채도 많이 먹는다,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등등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나오다가, 나는 문득 그런 얘기를 했었다. 아마도 서울에서 십년이상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했기 때문이 아닐까? 친구는 그 말이 맞는 것 같다고 동의해주었다. 지방에서 살고 있는 친구는 서울에 한 번 올때마다 대체 여기서 출퇴근을 어떻게 하냐고 놀라워한다. 그러나 나는 그걸 십년이상 해오고 있고, 최소한 한시간은 족히 걸리는데, 가끔 빡칠때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그 시간을 즐기고 있지 않나. 지하철 안에 앉아서는 책을 읽으며 다른 세계로 갔다오고(그러다 잘못 내리기도 하지만 -_-), 귀에 이어폰을 꽂고는 좋다고 노래 부르며 다니고. 그러다 혼자 이생각 저생각 하다가 피식피식 거리고. 나는.. 출퇴근 길을 즐기고 있으니, 이 길을 피곤하게 다니는 사람들보다야 훨씬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닐까. 그러니 몇 년간 감기 한 번 안걸릴 정도로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 게 아닐까? 


여튼 내친김에 <5월의 당신은> 도 들었는데, 크- 오랜만에 듣는 이 노래는 가사가 주옥 같았다.



5월의 당신은 꽃보다 빨리 피어나서
사람 사이를 스쳐 지나며 계절을 옮겨요
그대가 웃는 웃음소리
걸음걸이와 너의 모든 것이
나를 가만히 두질 않아
처음 그대를 만났을 때부터
이름 붙일 수도 없는 색깔들이
바람에 묻어와
기다리는 것은, 기다려야만 하는 건
마냥 봄 뿐만은 아니겠지요
그대가 웃는 웃음소리
걸음걸이와 너의 모든 것이
나를 가만히 두질 않아
처음 그대를 만났을 때부터 그랬어요
태어난 계절이 다가와
한층 더 아름다워지는 그대
나약한 계획과 간절한 마음 뿐
너의 주위를 공전하는 나를 알아채줘요
그대가 웃는 웃음소리
걸음걸이와 너의 모든 것이
나를 가만히 두질 않아
처음 그대를 만났을 때부터 잊었어요 날, 날
5월의 당신은 꽃보다 빨리 피어나서
사람들 사이를 스쳐 지나며 계절을 옮겨요
5월의 당신은




- 영화 《피파 리의 특별한 로맨스》에서 피파 리가 젊은 시절 사랑한 남자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I like your voice, I like your face.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순간을 깨닫는 건, 그 사람의 웃음소리를 듣고 행복해질 때가 아닐까, 생각했다. 누군가의 웃음 소리를 듣고 마냥 좋다면, 그건 사랑이 아닌가. 


그대가 웃는 웃음소리/ 걸음걸이와 너의 모든 것이/ 나를 가만히 두질 않아


나를 가만히 두지 않는 그거, 그게 사랑이 아닌가.




- 콩나물에 시금치, 버섯까지 맛있게 반찬으로 해서 아침을 먹고, 지하철 안에서는 책을 읽고, 사무실 까지 걸으면서는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르면서 출근하니 아침부터 기분이 좋았다. 사무실에 도착해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다가 나중에 도착한 동료에게 물었다.


**씨, 커피 마실래요, 금요일인데?


동료는 웃으며 그러겠다고 했고, 나는 커피를 내렸다. 나는 진짜 끝내주는 직장 상사인 것 같다. 목요일에도 월요일에도 마시는 커피인데, 금요일의 커피를 특별하게 만들어줬으니까.



- 나는, 내가 셀프치유가 가능한 사람이란 사실이 몹시 흡족하다.



- 퇴근하고 족발 먹으러 갈거다. 오늘의 족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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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4-12-05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스웨덴 사는 사람들 질투난다..... 진심으로요. 제가 사는 곳은 녹지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어요. 다만 마트와 백화점이 십분 거리에 있다는 게 자랑이 되는 건지요.

흑, 다락방님 체력 좋구나. 또 질투난다. 완전 바닥체력이라 아침부터 허우적대고 있어요. 이 페이퍼는 부러운 것 투성이잖아요.

다락방 2014-12-05 13:26   좋아요 0 | URL
스웨덴 사람들은 복지가 좋은 곳에서 살더라고요. 스웨덴은 여행자에겐 물가가 비싼 나라이지만 생활자들에겐 또 그렇지도 않고요. 흑흑. 스웨덴을 한번가볼까, 저 조깅코스 공원 나도 한 번 다녀올까 싶어져요 블랑카님.

오늘 블랑카님 글 보면서 느낀건데요, 블랑카님이야말로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한 글솜씨를 가지고 계신걸요!
:)

마노아 2014-12-05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손이 다락방님 손인가요? 영화 포스터가 들어있는 핸드폰 케이스 완소네요!

다락방 2014-12-05 13:26   좋아요 0 | URL
케이스 예쁘죠? 후훗. 케이스보다 대기화면이 더 이쁘죠? ㅋㅋㅋㅋ

저 손은 제 손이 아닙니다만. 으흐흐흐흐

단발머리 2014-12-05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항상, 다락방님의 이런 문장에 꽂힙니다.

나는...조낸 잉여롭구나, 지금.

감사합니다. 다락방님 때문에 내가 웃어요:)

다락방 2014-12-07 20:15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이런 문장을 좋아하시는 분이 계시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4-12-05 14: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07 2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ellas 2014-12-05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력갑이신 다락방님 부럽네요. :) 덕분에 음악도 틀고 웃어요.

다락방 2014-12-07 20:18   좋아요 0 | URL
헤헷
나이 들어가면서 건강을 잃지 않도록 지금부터 계속 관리를 해야겠어요, hellas 님.
덕분에 즐거우셨다니 다행입니다.
:)

책읽어주는 여자 2014-12-10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회사에서 얼른 일처리 해두고, 이 공간에서 여기 저기 기웃거리고 있는데 너무 기분 흡족해요.
저또한 저의 셀프치유가 가능한것에 대해 무척이나 뿌듯해한다고 생각하는 1일인데 ㅋㅋ
그냥 치유되게 생각하고 결론지어버리는 그리고 돌아서면 쏘 쿨 ㅋㅋ

나만의 숨어서 놀만한 아지트를 찾은거 같아 가슴설레고,, 앞으로 종종 여기로 출근할듯요.

다락방 2014-12-10 17:38   좋아요 0 | URL
하하.
여기오셔서 즐거우시다면 언제든지 들르세요, 책읽어주는 여자님.
같이 놀아요! :)

1231 2014-12-11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심규선느님 노래너무 좋아요 ㅠㅠㅠ!! 꽃그늘앨범은 따뜻해지는 늦봄에서 초여름에 들으면 완전... 짱

다락방 2014-12-14 20:19   좋아요 0 | URL
꽃그늘 앨범은 언제 들어도 좋더라고요, 1231님.
심규선 노래 아주 잘 듣고 있습니다. 흣 :)
 

라는 제목으로 페이퍼를 쓰려고 놋북을 켰다. 사실 평일에 집에 들어와서는 컴터를 잘 켜질 않는데, 출처가 기억 안나지만, 어딘가에서 이런 글을 봤었다. '아이를 기분이 나쁜 채로 재우지 말아라' 는.

 

몸 컨디션도 엉망이고 감정적으로도 매우 지친 상태라 일찍 자려고 했는데 똭- 저 말이 생각나는 거다. 아이만 그런건 아니겠지, 어른도 마찬가지겠지. 그래, 지친 채로 잠들지 말자, 기분 좋게 잠들자. 어떻게 하면 기분이 좋아질까? 하다가 페이퍼가 쓰고 싶어진거다. 마침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댓글도 스맛폰으로 본 터다. 그 얘기로 시작해서 페이퍼를 쓰다 보면 기분이 좋아질테지, 하고 놋북을 켠 건데, 시간이 벌써 21:53 인거다.

 

아...이대로 페이퍼를 쓰면 열한시 되는 건 순식간이겠구나. 할 말이 아주 많으니까. 핸드폰 케이스, 심규선, 잉여로움 등등 할 말이 많았는데... 그래서,

 

페이퍼를 내일 아침에 쓰기로 미루고 놋북을 끄고 자기로 마음 먹었다.

 

 

역시 페이퍼는 여유로운 휴식시간에 짬을 내어 쓰는 게 아니라 근무시간에 짬을 내어 쓰는 것.

근무시간에 쓰는 페이퍼가 진짜.

 

그럼 이만. 모두들 굿 나잇-

 

 

 

내일은 내일의 족발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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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4-12-04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굿나잇 푹 쉬세요. 내일의 페이퍼 기대할께요. 저는 와인 한잔 하는 중이에요. ^^

다락방 2014-12-05 10:23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굿모닝. 그 내일의 페이퍼가 오늘의 페이퍼로 등록되었습니다. 크- 와인이라니. 저도 그러니까 내일쯤에는 와인을 좀 마셔야겠어요. 와인은 정기적으로 흡수해줘야 되는 것 같아요. ㅎㅎ

섬사이 2014-12-04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육통은 좀 괜찮아졌어요? 푹 쉬세요. 내일의 족발을 위해! ^^

다락방 2014-12-05 10:24   좋아요 0 | URL
근육통은 다 풀렸습니다, 섬사이님. 오늘의 족발을 기다리며! ㅎㅎ

느긋느긋 2014-12-04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은 내일의 족발이 있다 라는 말의 따뜻함에 하루 노곤함이 스르르 ㅎㅎㅎㅎ
다락방 님의 땡땡이 페이퍼가 하루의 작은 낙이에요!!
편히 쉬시고 내일도 변태스러운 근육통 지속되길!

다락방 2014-12-05 10:25   좋아요 0 | URL
저의 땡땡이 페이퍼가 기억상실님의 낙이 된다니, 저야말로 기쁩니다!

아니, 근데 어디서 뭐하다가 이렇게 오랜만에 나타나요? 응? 외국 갔다왔어요?

무스탕 2014-12-04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사무실에서 쓰는 페이퍼가 진짜라뇨. 믿음이 막 생깁니다^^
잘 자세요~

다락방 2014-12-05 10:25   좋아요 0 | URL
사무실에서 페이퍼 집중이 제일 잘돼요. 일 집중은 안되는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연 2014-12-05 0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무시간에 쓰는 페이퍼가 진짜 ㅎㅎㅎ

다락방 2014-12-05 10:25   좋아요 0 | URL
근무시간에 쓰는 페이퍼가 오리지날!! ㅎㅎ

단발머리 2014-12-05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의 족박을 위해 달립니다. 헤헤헤... 힘내세요. 근육통에는 파스가 필요없는데.
근육통은 운동으로 이겨내야되는데요. 아하....

다락방 2014-12-05 10:25   좋아요 0 | URL
어제 운동 좀 했더니 근육통이 정말 사라졌지 뭡니까? 지금은 쌩쌩합니다.
졸릴뿐.. -0-

서니데이 2014-12-05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의 내일이 오늘이 되었으니 오늘은 족발을 볼 수 있는 건가요. 다락방님^^

다락방 2014-12-05 10:26   좋아요 0 | URL
오늘은 족발을 먹을 것입니다, 서니데이님. 헤헷.

icaru 2014-12-05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네,,기분 나쁜 채로 잠드는 거, 어른에게도 안 좋은 듯해요.. 그렇게 자면,, 아주 꿈을 요란하게 꾸어서 더 피곤쓰~

다락방 2014-12-05 10:34   좋아요 0 | URL
요란한 꿈을 꾼 건 아니지만 몇 번이나 잠에서 깨긴 했어요. ㅠㅠ

뽈따구 2014-12-08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근무시간에 쓰는 페이퍼가 진짜~~~!! 라는데 백번 공감하고 갑니당 ㅎㅎㅎㅎ

다락방 2014-12-08 12:1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점심 맛있게 드세요, 뽈따구님!
 

근육통에 시달리느라 일을 못하겠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런데 근육통에 시달리지 않을때는 왜 일을 하기 싫었을까? 여튼.

스웨덴 라이프 읽다가 쓰고 싶은 말도 있었는데 

지금 근육통으로 힘드니까 일단 패쓰.


아퍼 ㅠㅠ

그치만 

뭔가 쫌 좋아 ㅠㅠ


변태..일지도.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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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4-12-04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대한 느끼하게..) 우~~~야~~~

http://www.youtube.com/watch?v=9d1u4zvvJEw

다락방 2014-12-04 15:53   좋아요 0 | URL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게 뭐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Mephistopheles 2014-12-04 16:02   좋아요 0 | URL
뭐긴요 변태라기에 장단 좀 맞춘거죠...

다락방 2014-12-04 16:04   좋아요 0 | URL
아 글쎄 저는 저 정도는 아니라고요!!!!!!!!!!!!!!!!!!!!!!!!!!!!!!!!!!!!!(버럭!)

Mephistopheles 2014-12-04 17:25   좋아요 0 | URL
아뇨 충분히 커버 가능하십니다...자 따라하세요..(따따따따따따따스부츠....우~~야~~)

다락방 2014-12-04 17:27   좋아요 0 | URL
이러시기에요, 진짜? (부르르 떤다)

Mephistopheles 2014-12-04 17:44   좋아요 0 | URL
그런데...몇번 반복해서 들어보면 은근히 중독성이........

다락방 2014-12-04 17:48   좋아요 0 | URL
그게 더 무서워요. 중독될까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moonnight 2014-12-04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_+; 요즘 운동 열심히 하시는 중? 저는 운동과 담 쌓았어요. (시무룩-_-;;;)

다락방 2014-12-04 18:36   좋아요 0 | URL
아파요 문나잇님. 흑흑 ㅠㅠ
부디 제가 끈기있게 잘 해 나갈수 있기를 바라주세요! ㅎㅎ

moonnight 2014-12-04 18:57   좋아요 0 | URL
존경스러운다락방님@_@ 이고비만잘넘기면 쉬워지지않을까요 힘내세요~^^

다락방 2014-12-05 10:26   좋아요 0 | URL
네네, 제가 한번 이겨내보겠습니다!!
 

지난 일요일에는 뜬금없이 잉여로움이 터진 가운데, 내 책장에 꽂힌 책이 몇 권이나 되는지 세어보고 싶어졌다. 대략 오백권쯤 될 것 같은데...하면서. 그래서 세 보려고 한 줄 셌다가 또 갑자기 빡쳐서 너무 잉여로운 짓을 하는군, 하다가 또 갑자기 책장을 다시 정리하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민음사 전집이 꽂힌 칸이 너무 마음에 안들었던 거다. 그, 민음사 새로 나온 전집 이름이 뭐더라..현대고전이었나. 여튼 그게 점점 개수가 많아지고 있던 터라 새로이 한 칸을 내주자, 세 칸은 그냥 민음사 고전전집으로만 채우자 해놓고 다 빼서 차곡차곡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안 읽는 책은 중고샵에 팔아버리자, 라고 마음먹었는데, 똭-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아주 오래전에 이 책을 읽었는데 내용은 하나도 기억이 안나지만 '더럽게 재미없었던' 기억이 있던 터라, 팔어팔어, 이거 가지고 있어서 뭐해, 하고 한 쪽에 빼놨다. 또 뺄 거 없나, 하고 차곡차곡 책을 정리하는데, 더는 없었다. 민음사 고전을 그래서 세 줄에 깔맞춤하여 정리해 두었다.



굳굳, 좋았어. 

그리고 저 《대머리 여가수》를 가져와 중고샵에 등록하고 새로이 중고 박스를 만들려는데, 아 글쎄 저 책에 포스트 잇이 두 개 붙어 있는거다. 응? 재미없게 읽은 기억만 나는데 왜 포스트잇이 붙어있지? 그래서 그 부분을 들여다본 뒤에 팔자 싶어 들여다봤는데 어? 좀 재미있을 것 같아? 나는 포스트잇을 떼고 이 책을 그래서,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오, 처음부터 재미있다!




영국식 안락의자가 있는 영국 중류 가정의 실내. 영국의 저녁. 영국식 안락의자에 앉은 영국인 스미스가 영국식 실내화를 신고 영국식 난로 옆에서 영국식 파이프 담배를 피우며 영국 신문을 읽고 있다. 그는 영국식 안경을 쓰고 있고, 영국식의 작은 회색 코밑수염을 하고 있다. 그 옆에는 다른 영국식 안락의자에 앉은 영국인 스미스 부인이 영국식 양말을 꿰매고 있다. 꽤 긴 영국식 침묵. 영국식 추시계가 영국식 종을 열일곱 번 울린다. (p.9)



'재미있다' 라는 표현보다는 '독특하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릴텐데, 이 지문에서 묻어나는 어떤 비꼼(?) 같은 것들이 흥미로워, 책장을 넘긴다. 그러다 이렇게, 웃기지만 웃긴건지 아닌건지 웃어도 될지 안될지 잘 모르겠는 대화를 맞닥뜨리게 된다.



스미스 부인   요구르트는 위장에 좋고, 맹장, 신장, 신앙에도 좋대요. 맥킨지 킹 선생님이 그러셨어요. 옆                   집 존 선생네 애들 치료하면서요. 훌륭한 의사죠. 믿어도 되는. 그 양반 자기한테 직접 실험                   해 본 약 아니면 절대 처방 안 하세요. 파커 씨 수술할 때도 멀쩡한 자기 간을 먼저 수술시                     켜 봤대요.

스미스          그런데 왜 파커만 죽고, 의사는 살았죠?

스미스 부인   의사 선생 수술은 성공했고, 파커 씨 수술은 실패했거든요.

스미스          그럼 좋은 의사 아니죠. 두 번 다 성공하든지, 아님 둘 다 죽어야 돼요.

스미스 부인   왜요?

스미스          같이 회복되지 못하면 환자랑 같이 죽어야죠. 양심적인 의사라면. 선장은 파도 속에서 배하                    고 같이 죽잖아요. 혼자 안 살아남고. (p.12-13)



아- 이런 글이 있었는지 진짜 하나도 기억이 안난다. 완전 새로운 문장이야. '의사 선생 수술은 성공했고, 파커 씨 수술은 실패했'다고 말하는 부분은 유머스럽지만 '선장은 파도 속에서 배하고 같이 죽'는다는 말은 아프다. 


외젠 이오네스코의 이 희곡 《대머리 여가수》는 '부조리극'의 대표작으로 많이 알려져있는데, 부조리극이 무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치더라도, 다음과 같은 문장에서는 아, 이런거구나 싶어질 것 같다.



스미스          (계속 신문을 읽으며)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왜 꼭 신문엔 죽은 사람 나이만 나오는지, 새                    로 태어난 사람 나이는 안 나오고. 말이 안 되죠. (p.13)



소방대장        (다시 잔기침을 하고 감동하여 떨리는 목소리로) 체험 우화. 「개와 소 이야기」. 옛날에 어                     떤 소가 어떤 개한테 물었답니다. "자넨 왜 늘 코를 쑥 빼고 있나?" 그러자 개가 대답했습                     니다. "미안하네. 난 내가 코끼린 줄 알았어."

마틴 부인       교훈이 뭐죠?

소방대장        스스로 찾으셔야죠. (p.44)



메리               그럼 짤막한 시나 한 수 읊을게요.

스미스 부인     너, 정말 고집 세구나.

메리               하나 읊을게요. 괜찮죠? 제목은 「불」이에요. 대장님을 환영하는 뜻에서요.

「불」


수풀 속 모든게 타오르니

돌에도 불

성에도 불

숲에도 불

남자도 불

여자도 불

새들도 불

생선도 불

물에도 불

하늘도 불

재에도 불

연기도 불

불에도 불

온통 다 불

온통 다 불에도 불



메리는 스미스 부부한테 떠밀려 나가면서 시를 낭송한다. (p.52-53)



스미스               옥수수밭 옥수수엔 오이가 아니라 옥수수가 열려요.

스미스 부인        기린은 귀가 있는데, 귀는 기린이 없지.

마틴 부인           내 팔 건들지 마.

마틴                  팔 좀 흔들지 마.

스미스               팔 좀 놔둬. 파리 좀 날리지 마.

마틴 부인           파리 날잖아.

스미스 부인        파리똥 떨어져.

마틴                  파리채 잡아. 파리채 잡아.

스미스               파리 특공대. 파리 특공대.

마틴 부인           우주 특공대.  (p.58-59)




이게 말이여 소여... 그러니까 이런 식의 희곡인 거다. 크- 이런 게 바로 부조리극인 것인가! 

갑자기 '강신재'의 단편 <젊은 느티나무>가 생각난다. '오빠, 그는 내게 무리와 부조리의 상징이었다' 하는, 바로 그 문장! 내게 부조리는 강신재 단편에서 제일 처음 접한 단어였는데. 가질 수 없는, 사랑해서는 안 되는 오빠, 그가 바로 여주인공에게 부조리의 상징이었는데.

여하튼, 나는 책장을 정리하다가 오래전에 읽었던 책 한 권을 다시 읽게 된것이다. 그러고보니 어제 읽은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도 다시 읽은 책이네... 지금은, '다시'의 계절인가! 





지난주에 중고샵에 책을 팔고 오늘 예치금이 입금되어 또 책을 샀다. 책을 사기 위해 책을 팔았다. 책을 팔아 책을 샀다. 사놓고 목록을 물끄러미 바라보노라니, 으응? 다 재미없어 보이는 책들이네?? 




소설책이...딸랑 한 권 있는거야? 이거..내 주문 맞아?? 왜 요즘은 주문하면 소설책이 별로 없지?? 왜지?? 뭐지??? 

여튼, 후딱 또 중고 한 박스 만들어서 또 책을 사야겠다. 살 책이 아직도 많다. 엄청나게 많이 남아있다. 오늘 트윗을 보니 '데이비드 실즈'의 책도 새로 나왔던데. 조조 모예스는 또 어떻고! 벨 훅스의 책을 읽다 보관함에 넣어둔 스캇 펙의 책까지. 흑흑. 아직 박연준의 책도, 한창훈의 책도 못샀는데! ㅠㅠ













그리고 오늘 아침에는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다가, 이런 사진을 보게 됐는데,



와- 보는 순간 확- '후버까페' 생각이 나는 거다.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를 읽을 때, 책 속에서 레오와 에미가 서로의 얼굴도 모르는 채로 만나기로 한 장소. 사람이 많고 2층까지 있는, 바로 그 후버까페를, 나는 꼭 이렇게 생각했었던 거다. 에미와 레오는 독일에 있었고, 이 책은 스웨덴을 찍은 것이다. 그러니 에미와 레오가 여기서 만날 리는 없을 터. 스웨덴에서는 스웨덴의 에미와 레오가 이 곳에서 만날 수도 있겠구나, 혼자 생각하고 혼자 웃었다. 문득 에미가 되어, 저 사람들 중 도대체 누가 나의 레오일까, 하고 둘러보기도 했다. 둘러봤는데, '아, 저 사람이 레오였으면...'하는 바람을 주는 사람은 없네? 


뭐, 인생은 그런 거니까.






아침에 출근하는 길에 친구가 모닝 족발을 먹고 출근 중이라는 메세지를 보내왔다. 헐. 개부럽 ㅠㅠ 모닝 족발이라니! ㅠㅠ 완전 부럽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나도 모닝 족발 완전 잘 먹는데! 모닝 족발을 생각하니 입에 침이 고인다. 모닝 족발, 하고 생각하니 모닝 소주도....히잉 ㅠㅠ 그렇지만 현실은 묵묵히 미끄러운 길을 헤치며 출근...Orz

여하튼 그래서 이번주내로 나는 족발과 보쌈을 먹으러 갈 것이다. 나는 현재 다이어트 중이니, 아무리 족발이 맛있어도 막국수는 먹지 않을 거다. 킁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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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2014-12-03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닝 맥주가 최고죠!

다락방 2014-12-03 14:45   좋아요 0 | URL
모닝 맥주는 진리죠!

아무개 2014-12-03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진심 부러웠나봐요? ^^::::::::::

다락방 2014-12-03 14:50   좋아요 0 | URL
당연하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hellas 2014-12-03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족발 이번주 내내 먹고싶었는데. 날씨와는 아무 상관없겠죠?:)

다락방 2014-12-03 15:43   좋아요 0 | URL
족발은 날씨와 상관없이 아무 때나 먹고 싶은것 같아요. ㅎㅎ

그렇게혜윰 2014-12-03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왜 재미없었다는 기억만 남은 걸까요? 사람의 기억은 참 단편적이구나...이런 생각이 들기도ㅋ

저도 요즘 책 팔아서 책 사요^^

다락방 2014-12-03 15:44   좋아요 0 | URL
제가 저 부조리 자체를 아예 이해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해서 재미없다는 기억만 남았던 것 같아요. 역시 책과 만나는 때가 따로 있는 것 같아요.
전 이제부터 읽으면 무조건 다 중고샵으로 고고씽 ㅋㅋㅋㅋㅋ

그렇게혜윰 2014-12-03 19:23   좋아요 0 | URL
알라딘이 기업만 아니면 북플에 팔고싶어요도 추가하면 편할텐데요ㅋ 바꿔읽어요나^^

꼬마요정 2014-12-03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는 점심 때 족발 먹었어요 ㅎㅎ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 이랑 필립 발랭의 <포옹>은 일치감찌 중고샵에 팔아버렸네요 ㅎㅎ

다락방 2014-12-03 16:11   좋아요 0 | URL
전 둘다 별로라고 옛날에 읽을 때 생각했는데, 어제 읽은 단순한 열정은 최고였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역시 늙어서 만나야 되는 책이 따로 있는 건지, 책과 내가 만나는 때가 따로 있는건지. ㅋㅋㅋㅋㅋ
포옹은..재미도 없었지만, 그냥 그 남자가 모든 게 너무 의도적이었던 것 같아 싫어요. -0-

섬사이 2014-12-03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 책으로 <대머리 여가수>를 읽어보려고 하던 중이었는데
읽지 말고 그냥 팔아버려야겠어요!!! ㅎㅎ

다락방 2014-12-03 16:2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거 본의아니게 이런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조기후 2014-12-03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다락방님 읽었어요 보고 읽고싶어요 눌렀는데 취소요 ;

다락방 2014-12-03 16:56   좋아요 0 | URL
아니 이분들이! 나는 재미있다고 써놨는데 왜 다들 취소를 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14-12-04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찜해놓고 찬찬히 장바구니로 ㅎㅎㅎ 저도 요즘 에세이를 잔뜩사서 내가 왜 이랬지 하는 생각을 ㅋㄷㅋㄷㅋㄷ 실즈의 책은 참 제목이 좋네요. 문학이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라...

다락방 2014-12-03 17:42   좋아요 0 | URL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를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기대가 커요. 이런 사람이 쓴 문학에 관한 이야기라니, 기꺼이 읽어볼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읽어볼만하겠다...는 띄어쓰기가 어떻게 되나요? 어려워 ㅠㅠ

무해한모리군 2014-12-04 08:43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한글 띄어쓰기 큰사전에 따르면 읽어 볼 만하다 라고 합니다 ㅎ 아 어렵다.

다락방 2014-12-04 10:46   좋아요 0 | URL
이긍 .. 어려워요 띄어쓰기는 ㅠㅠ

나나니노 2014-12-04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락방님 안녕하세요
저는 해외에 거주하는 학생입니다만 북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마침 지나가다 다락방님의 서재에서 스웨덴 라이프의 올려두신 사진을 보고 확 반해 꼭 한번 가고 싶은데.
이 책을 제가 접할수 있는 기회가 없습니다.ㅜㅜ
전자책도 없어서 제가 할수 있는 노력이 없네요 다락방님.
염치불문하고 이책의 저까페이름과 장소라도 알수 있을까 해서 이렇게 문의드립니다.^^

그럼 좋은하루 보내세요

다락방 2014-12-05 10:37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나나니노님.
일단 저 사진에 대해서는 책에 어떠한 설명도 나와있질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까페라 짐작하는 것일뿐 실제 까페이긴 한건지도 모르겠고요. 그래서 제가 실질적인 도움을 드릴 수는 없고요,

1. 저자의 SNS 를 찾아보시고 물어보시는 게 가장 빠를 듯 합니다.
2. SNS 를 찾을 수 없다면, 이 책의 출판사에 문의해 저자의 이메일 주소를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정도의 방법이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방법이네요.

유부만두 2014-12-04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대역 근처에 막국수 잘하는 집 알아놨어요. 족발 대신 보쌈 팔아요.

다락방 2014-12-05 10:37   좋아요 0 | URL
저는 지금 다이어트 중이므로 막국수를 글쎄, 먹지 않는다니깐요!!! 고기만 흡수합니다, 고기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술도! ㅋㅋ

blanca 2014-12-05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신재의 저 책 저는 최근에 사서 꽂아놓았어요.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랑 얘기하던 그 느낌이 너무 좋고 그리워서요. 흑, 저는 아무리 둘러봐도 이제 팔 책이 없다는. 죄다 줄을 그어 놓아서. 다락방님은 줄 안 긋는다고 했던 것 같은데... 저도 이제 앞으로는 줄을 안 그어야 할까봐요.

다락방 2014-12-05 10:38   좋아요 0 | URL
아, 저도 줄 그어요 블랑카님. 읽다가 너무 좋은 책은 내가 가져야지 하고 줄 그어서 제 책장에 꽂아두죠. 미심쩍은 책은 줄 안그으면서 읽어요. 그래야 팔 수 있으니까요. 저도 이제 팔 책이 없지만 앞으로 팔 책을 또 부지런히 마련하여 책 값 벌어야죠. 책 사려면 책을 팔아야 하는 이 현실. ㅋㅋㅋ 그렇지만 뭐, 나쁘진 않아요. 히히.
 

책 드립니다.

제가 읽은 책이고 나쁘지 않은 책들인데 중고샵에 팔려니 천 원밖에 안쳐주네요. 흐미..

이런 취급 받을 책들, 아닙니다.

그래서 원하시는 분께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한 권씩만 선택 가능하시고요,

신청은 '공개댓글'로 해주세요.



 

1. 팻 콘로이, 《사우스 브로드》

이 책은 셋트이므로 한 권으로 칩니다.

 -하늘바람님께 드립니다.







2. 김애현, 《과테말라의 염소들》

-윤선님께 드립니다.







3. 벨 훅스, 《올 어바웃 러브》

-야나 님께 보냅니다.







4. 켄 브루언, 《런던 대로》

-그렇게혜윰 님께 드립니다.







-이 페이퍼는 즐찾서재에만 공개합니다.


끝!! 마감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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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4-12-02 1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신청해도 될까요 ^^ 1번이요. 안그래도 읽고팠던 책이라~~

다락방 2014-12-02 11:02   좋아요 1 | URL
네, 하늘바람님. 비밀댓글로 주소3종셋트 남겨주세요.

윤선 2014-12-02 1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2번 읽고싶었던 책인데..신청 가능할까요? ^^

다락방 2014-12-02 11:03   좋아요 1 | URL
네, 윤선님, 비밀댓글로 주소3종셋트 남겨주세요.

hellas 2014-12-02 1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우스브로드. 재밌어보여요:) 신청해봅니다.

다락방 2014-12-02 11:03   좋아요 1 | URL
윽- 안타깝게도 위에 하늘바람님이 먼저 신청하셨습니다. ㅠㅠ

2014-12-02 1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이 2014-12-02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벨 훅스 제가 신청해도 될까요? 다락방님

다락방 2014-12-02 11:39   좋아요 0 | URL
네, 주소 삼종셋트 비밀댓글로 남겨주세요~

2014-12-02 1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4-12-02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 감사합니다 넘 영광이어요
다락방님 책을. 받다니

그렇게혜윰 2014-12-02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전 4번... 다락방님의 자작시와 함께...ㅋㅋ

다락방 2014-12-02 11:56   좋아요 0 | URL
ㅎㅎ 주소삼종셋트 알려주세요~

2014-12-02 14: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02 1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hellas 2014-12-02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깝>_ㅠ.

다락방 2014-12-03 09:56   좋아요 0 | URL
나중에 또 할 가능성이 높아요. 그때를 노려보세요! ㅎㅎ

지원 2014-12-02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나두 아깝다ㅠㅠㅋ

다락방 2014-12-03 09:56   좋아요 0 | URL
으흐흐흐 다음기회를 노려보세요!

그렇게혜윰 2014-12-04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방금 받았어요. 밑줄 없어 괜히 서운ㅋㅋㅋ

다락방 2014-12-04 14:37   좋아요 0 | URL
괜히 죄송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혜윰 2014-12-04 14:38   좋아요 0 | URL
담에 또 신청할거예요. 그땐 밑줄여부 보고 밑줄 없으면 안할거다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