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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엔 사두고 읽지 않은 책이 수십권인데, 왜, 지금 당장 읽고 싶은 책은 없지? 어째서, 지금 읽고 싶은 책은 새로 사야할 것같은 생각이 들지? 왜지? 왜!! 책장에 저렇게 안읽은 책이 많은데 읽을 만한 책은 없는거지? 왜지?

책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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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애 2015-06-16 0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도 그러한데 음반도 그러해서 서 있고 누워 있고 쌓여 있고 겹쳐 있고 그래서 조화롭기도 하고 어수선하기도 하고. 그런데 여전히 새 식구는 줄줄 모르고.

다락방 2015-06-16 08:55   좋아요 0 | URL
저는 진짜 부지런히 내다팔거든요. 음반도 DVD 도 책도 내다 파는데 그래도 여전히 계속 쌓여있어요. 내다파는 것보다 더 많이 들이나봐요. ㅠㅠ

그렇게혜윰 2015-06-16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당첨된 딱풀 마감일이라 5만원어치 샀다요...이게 뭔...^^;; 악착같이 다 읽을 거예요ㅠㅠㅋ

다락방 2015-06-16 08:54   좋아요 0 | URL
아 ㅋㅋㅋㅋㅋㅋㅋㅋ빵터짐요 ㅋㅋㅋㅋㅋㅋㅋㅋ딱풀 마감일이라 5만원어치 샀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악착같이 다 읽으세요, 꼭!!! 화이팅!!!!

blanca 2015-06-16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그렇다니까요. ㅋㅋ 그래서 저는 꾹 참고 있는 책 하나 하나 열심히 읽으려고 하지만... 잘 될지 모르겠어요. ㅋ

다락방 2015-06-16 09:21   좋아요 0 | URL
저도 정말 그렇게 다짐하고 또 한단 말입니다. 흑흑 ㅠㅠ 그렇지만 결과는 ... Orz

바람향 2015-06-16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도 내보내지도 못하고 있네요ㅠㅠㅋㅋㅋ

다락방 2015-06-16 09:27   좋아요 0 | URL
처음이 어렵지, 한 번 내보내기 시작하면 탄력 받습니다. ㅋㅋㅋㅋㅋ

capsyong 2015-06-16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다 그런 거 아닌가요? 저는 가끔 안 읽은 책 중 뭘 읽어야하나 못 고를 때 무게를 잽니다. 젤 가벼운 걸 먼저... ㅋㅋ

다락방 2015-06-16 12:05   좋아요 0 | URL
오! 무게를 재는 건 제가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방법이에요. 다음엔 그걸 한 번 해봐야겠어요. ㅋㅋㅋㅋㅋ

비연 2015-06-16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늘 느끼는 거에요. 안 읽은 책들이 있는데 또 읽고 싶은 `다른` 책들이 생긴다는 거. 그래서 어제.주문을...ㅜ

다락방 2015-06-16 13:52   좋아요 0 | URL
분명히 읽고 싶어서 산 책들인데 말입니다. 왜이렇게 되었을까요? 우린 어떻게 해야 하는겁니까? ㅠㅠ
 

내 노트북은 윈도우8인것 같은데, 여기서는 그림판이 어디있는지를 모르겠어서(예전에 친구가 알려줬는데 까먹었다 -_-) 캡쳐를 하지 못하겠다..제기랄.. 여튼, 그러니 캡쳐 대신 다 풀어서 써야겠다. 내가 다른 알라디너의 서재에 달았던 댓글이 길어서 캡쳐 하려고 한건데..

 

지난주에 한 알라디너의 페이퍼에서 [매드맥스]가 왜 페미니즘 영화인지 갸우뚱하다는 글을 보았다. 그래서 나도 그렇다고 댓글을 달았더랬다. 나도 이 영화가 페미니즘영화로 불려지고 있다는 걸 알지만 '왜'그런지는 알지 못하겠기에 갸웃, 했었던 거다. 아마도 그동안의 영화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한 여자들의 캐릭터가 나와서가 아닐까, 라는 댓글을 달고는 다시 업무로 돌아왔는데, 자꾸만 여기에 신경이 쓰이는 거다. 왤까? 왜지? 어떤 것 때문일까? 뭔가 더 있는 것 같은데, 내가 지금 잡지 못한 그 뭔가가 뭐지?

 

그 댓글을 달고 한시간여가 지났을때, 그때 갑자기 '딱'- 하고 한 장면이 떠올랐다. [매드 맥스]의 그, 한 장면. 그건 임모탄의 여자들이 탈출하고 나서 정조대를 끊어버리는 장면이었다. 그러자 아! 하면서, 이 영화는 페미니즘을 담고 있다! 하는데 생각이 미쳤다. 영화속 여자들은 남자의 소유물이었다. 그들의 성적인 것부터 다른 사람들보다 안락하다고 말할 수 있는 환경까지(어떤 여자는 돌아가고 싶어하기도 한다, 순간이지만), 이 모두가 임모탄의 권력 아래서 행해졌다. 그러나 그녀들은 그것이 '옳지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래서 거기서 탈출하고자 한다. 탈출하는 과정은 당연히 힘이 든다. 그리고 그렇게 힘들게 탈출했을 때 그녀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건 '이미 탈출해 있었던 얼마 안되는 다른 나이든 여자사람들' 이었다. 아, 이것은 페미니즘이 여태 걸어온 길이 아닌가. 힘들게 걸어서 여기까지 온, 바로 그것을 드러내고 있지 않은가. 게다가 이렇게 걷는 중에 대부분 남자사람들의 멸시를 받지만, 그 와중에도 도와주고자 하는 남자들이 있다. 영화에선 그걸 맥스가 하고 있지 않나. 맥스도 처음부터 도운 건 아니지만, 그들의 옆에서 그들의 말과 행동을 보고 그들과 함께하며 돕지 않나. 또한 그녀들은 어떤 걸 선택하고 결정했나. 더이상은 스포일러가 되니 말하지 않겠다. 다만, 임모탄의 여자들이 걸어가는 길, 또 걸어갈 길, 그것이 바로 페미니즘이 아닌가 싶었다. 아, 조낸 힘들었다. 총 열나 쏴가지고 ㅠㅠ 군대를 끌고와 ㅠㅠ 어휴....

 

 

정조대를 끊는 바로 그 장면(우리의 성은 너의 소유가 아니야!)을 떠올리고 나자 그 앞뒤의 장면들까지 휘리릭 눈앞에 스쳐가면서, 아, 말하고 있었구나, 보여주고 있었어! 하는 깨달음이 뽝- 왔다. 그러다가 오잉? 이런걸 스스로 깨닫다니, 나란 인간이 많이 똑똑하구나!! 하는 깨달음도 왔다(응?). 아...그동안 책 읽어가며 공부한 보람이 이런건가.. 내가 페미니즘의 도전을, 빨래하는 페미니즘을,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를 읽어서 이런 것들을 생각해볼 수 있게 된 게 아닌가. 역시 책 속에 길이 있는건가. 책을 읽으면서 나는 십년전보다 이년전보다 어제보다 더 똑똑해지고 있는 게 아닌가. 멋지다!!

 

더 읽자!!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에서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일부 남자들은 솔직히 "나는 안 그런데" 라고 말하고 싶어서거나 아니면, 현실의  시체나 피해자는 물론이거니와 현실의 범인을 논하는 문제로부터 방관자 남성들의 안락함을 보호하는 문제로 대화의 초점을 돌리기 위해서 그런 반응을 보인다. 한 여성은 격분해서 내게 말했다. "남자들은 대체 뭘 바라는 거예요, 여자를 때리거나 강간하거나 위협하지 않는다고 상으로 과자라도 받고 싶은 거예요?"

여자들은 늘 강간과 살해를 두려워하면서 산다. 때로는 그런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이 남자들의 안락함을 보호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제니 추(Jenny Chiu)라는 여성은 트위터에서 이렇게 말했다. "물론 모든 남자가 다 여성 혐오자나 강간범은 아니다. 그러나 요점은 그게 아니다. 요점은 모든 여자는 다 그런 남자를 두려워하면서 살아간다는 점이다." (p.182-183)

 

 

 

 

 

 

 

 

 

 

 

 

 

 

십년도 더 전의 일인것 같다. 이십대중반. 친구들과 늦게 까지 술을 마시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갈 때, 남자사람친구1이 내가 타고 갈 택시를 잡아줬다. 택시의 앞문을 열어 기사의 옆자리에 타고는 그와 인사를 하고 택시가 출발했다. 택시기사는 내게 '저사람이 네 남자친구냐' 물었다. 그는 나의 애인이 아니었지만, 이 기사가 묻는 의도가 뭔지를 모르겠던지라, 혹여라도 내게 집적대려는가 싶어 '그렇다' 라고 답했다. 그러자 '사귄지 얼마됐냐'고 또 묻는 거다. 뭘까, 의도가 뭘까, 왜 이런걸 물을까? 싶어 '삼년'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삼년이면 잘 거 다 잤겠네' 라고 기사가 내게 말했다. 그때 온 몸에 털이 다 서는 느낌이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걸까? 이건 뭐지? 그 말에 나는 대답하지 않았는데 기사는 계속 얘기했다. 그러면 젖꼭지 색깔도 찐하겠네? 라고. 나는 너무 무서웠다. 차에서 내리고 싶었다. 여기서 세워주세요, 라고 말하고 내려서 다른 택시를 타고 싶었지만, 그 말을 하는것조차 너무 무서웠다. 만약 그렇게 말했을 때 이사람이 나를 내려주지 않는다면, 운전대를 그가 쥐고 있는 상황인데 나의 이 말을 오히려 기분나쁘게 받아들인다면, 나는 이제 뭘 어떻게 해야하나. 무사히 귀가하는 게 내가 바라는 가장 큰 일이었다. 기사는 대답없는 나에게 '왜그러냐, 우리나라도 여자들이 이제 성에 대해 개방적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라고 말하며 계속 얘기했다. 신혼여행 가면 남자들은 여자들 젖꼭지 색깔로 여자가 처녀인지 아니인지를 알 수 있다, 여자들은 그래서 속이면 다 들통난다, 이렇게 말하는 내 말이 불편하냐? 그러면 안된다, 개방적으로 다 얘기해야 한다... 정말이지 죽을만큼 무서웠다, 내려달란 말도 못할만큼 무서웠다, 내려달란 말했다가 기사가 화를 내면 그게 나에게 더 크게 화가 되어 돌아올까 무서워서 나는 아무말도 못하고 그저 꿀먹은 벙어리마냥 앞만 쳐다봤다. 이러다 나를 건드릴까봐 무서웠고, 운전대를 다른데로 돌릴까봐 무서웠다. 집으로 가는 길은 맞는지 계속 앞을 봤다. 집 근처에 다다랐을때 여기에요 라고 말하고 계산하고 내리면서 눈물이 터질 것 같았지만, 울면서 밤늦게 집에 들어오는 나를 또 부모님은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이 일에 대해 그 후에 친구들과 얘기했을 때 모두가 내게 그랬다. 왜 앞자리에 앉았냐고, 뒷자리에 앉아야 하는 거라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음부턴 그렇게 하겠다고 맹세에 다짐을 했다. 지금이라면 경찰에 신고한다든가, 바로 친구에게 전화를 건다든가, 택시 회사에 전화를 건다든가 어떤 행동을 취했겠지만, 당시의 나로서는 내가 집 앞에 무사히 내렸다는 것, 그게 너무도 큰 다행이라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왜 남자들과 내가 같이 술을 마셨고 같이 밤늦게 들어가는 데 나는 무서워해야 하나, 밤늦게 집에 가는 내가 왜 잘못인건가, 내게는 택시 앞자리에 타는 게 왜 잘못한 일이 되는 걸까? 왜 내 실수인걸까? 만약 내가 남자사람친구와 같이 탔다면, 그때도 택시기사가 내게 여자도 개방적 운운하며 젖꼭지 색깔을 얘기할 수 있었을까?

 

 

내가 지금보다 젊었을 때, 드넓은 대학 캠퍼스에서 여학생들이 강간을 당하자 대학 측은 모든 여학생에게 해가 지면 밖에 나가지 말라고, 아니면 아예 나돌아다니지 말라고 일렀다. 건물 안에 있어라. (감금은 호시탐탐 여성을 감싸려고 대기하고 있다.) 그러자 웬 장난꾸러기들이 다른 처방법을 주장하는 포스터를 내붙였다. 해가 진 뒤에는 캠퍼스에서 남자들을 몽땅 몰아내자는 처방이었다. 그것은 똑같이 논리적인 해법이었지만, 남자들은 겨우 한 남자의 폭력 때문에 모든 남자더러 사라지라는, 이동과 참여의 자유를 포기하라는 말을 들은 데 대해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p.111)

 

며칠전 친구가 내게 그랬다. 너는 네 감정이 앞서는 사람이라 세상을 필터링해 보질 못한다, 페미니즘에 대해서도 그렇다, 라고. 아! 필터링해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네가 살아온 세상이고 네가 살고 있는 세상이다. 택시타는 것조차도 무서워해야 하는 내가 사는 세상에서는, 필터링해서 페미니즘에 접촉할 수가 없다. 내게는 이게 삶이고 바로 현실이니까.

 

물론, 그 기사를 제외한 다른 많은 기사들이 내게 그런 식으로 무서움을 직접적으로 주진 않았다. 그 기사 하나보다 더 많은 좋은 기사들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렇다고해서 내가 택시탈 때 무섭지 않을 수는 없다.

 

 

물론 여성도 온갖 심각하게 불쾌한 짓을 저지를 수 있고, 여성이 폭력적인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 폭력에 관해서라면 이른바 성(性)의 전쟁은 유달리 일방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현임(여성) 총재는 전임(남성) 총재와는 달리 고급 호텔에서 직원을 성폭행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 군대의 고위 여성 장교들은 남성 장교들과는 달리 성폭행으로 고발된 일이 없으며 스튜번빌의 남성 풋볼 선수들과는 달리 젊은 여성 운동선수들은 의식을 잃은 남자아이의 몸에 소변을 볼 것 같지 않거니와, 남자아이를 겁탈한 뒤 그 사실을 유튜브오 트위터에서 동영상과 글로 떠벌리는 일은 더더욱 하지 않을 것 같다.

인도에서 여성 버스 운전사가 친구들과 작당해 남성 승객을 심하게 성폭행함으로써 피해자가 그 후유증으로 사망하는 사건은 한번도 없었고,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서 여자들이 때로 몰려다니면서 남자들을 습격함으로써 뭇 남성들을 공포에 떨게 한 일도 없었으며 전체 강간 사건의 11%를 차지하는 친아버지나 의붓아버지의 강간에 대응하는 어머니들의 강간은 없다. 미국의 수감자들 가운데 93.5%는 여성이 아니다. 물론 그중에 꽤 많은 수는 애초에 그렇게 갇혀만 있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겠지만, 어쩌면 그중 일부는 폭력성 때문에라도 그렇게 갇혀 있어야 옳을 것이다. 우리가 폭력성을, 나아가 그들을 더 잘 다룰 방법을 알아내기 전까지는.

이름난 여성 팝 가수 중에서 자기 집에 들인 젊은 남자의 머리를 총으로 날려버린 사람은 없다. 필 스펙터(Phil Spector)는 그랬다. (스펙터는 라나 클라크슨 Lana Clarkson을 엽총으로 살해한 죄로 예의 93.5%의 대열에 끼었는데, 그녀가 그의 구애를 거부한 게 이유인 모양이었다.) 여성 액션 영화 스타 중에서 가정폭력으로 고발된 사람은 없다. 앤젤리나 졸리는 멜 깁슨이나 스티브 매퀸이 했던 짓을 하지 않는다. 유명 여성 영화 감독 중에서 열세살 아이에게 약을 먹인 뒤 아이가 계속 "싫어요"라고 말하는데도 성폭행한 사람은 없다. 로만 폴란스키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p.58-59)  

 

 

SNS를 하는게 내게는 공부가 된다. 다른 사람들이 페미니즘에 대해 생각하고 경험한 바를 들려주는 것을 계속 보고 있다. 책을 읽고 내 경험을 얘기하고 또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걸어가다 보면, 나는 매드맥스의 스쿠터 여자전사들처럼, 그렇게 앞에서 길을 닦아주고 있는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 앞에서 스쿠터를 타고서 기다리다가, 정조대를 끊고 옳지 않은 세상에서 도망치는 여자들을 맞아주며 안아주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와 또 정조대를 끊고 도망치는 많은 여자들은 또다른 맥스를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임모탄의 부하들을 더 많이 만나게 되겠지만, 맥스도 늘어갈 것이다. 눅스가 그들에게 있었던 것처럼, 또다른 눅스를 우리는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나저나 일요일이 이제 16분 밖에 남질 않았다. 일요일 밤에는 늘상 일찍 자려고 하는데, 밤만 되면 잠을 잘 수가 없어..하아- 일부러 낮잠도 안자는데 다 소용없고 부질없다. 잠이 안와... 우앗, 이렇게 쓰는데 15분 남았다. 일요일 밤의 시간은 잘도 흘러가는구나. 이제는 침대로 가 누워야겠다. 차일드44영화에 대한 것도, 리틀 포레스트 영화에 대한 것도 쓰고 싶은데, 오늘은 이만 잠자러 가자. 페이퍼는 근무시간에 쓰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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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월요일 아침부터 미안해요.
    from 마지막 키스 2015-11-09 09:21 
    일부 남자들은 솔직히 "나는 안 그런데" 라고 말하고 싶어서거나 아니면, 현실의 시체나 피해자는 물론이거니와 현실의 범인을 논하는 문제로부터 방관자 남성들의 안락함을 보호하는 문제로 대화의 초점을 돌리기 위해서 그런 반응을 보인다. 한 여성은 격분해서 내게 말했다. "남자들은 대체 뭘 바라는 거예요, 여자를 때리거나 강간하거나 위협하지 않는다고 상으로 과자라도 받고 싶은 거예요?"여자들은 늘 강간과 살해를 두려워하면서 산다. 때로는 그런 문제를 이야기
 
 
AgalmA 2015-06-15 04: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미니즘에 동조한다는 남성조차도 여성들의 이 잠재적 공포와 불안을 (생물학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전폭적으로 이해하긴 어려운 거 같아요. 여성이 당하는 빈도수를 잘 모르기도 하려니와, 체감하지 못한 이성적 이해인 것도 한계일 테고,, 여성을 대상화해서 보는 시각과 메커니즘이 사회적으로 광범위하게 용인되어 있어 사실 여성 본인도 곰곰이 되짚지 않으면 놓치는 상황도 워낙 많으니까요.
˝성 개방화 발언˝도 양날의 칼로 작용하기 십상인데, 악질적인 것은 강력히 대응할 수 있지만 ˝자유˝ 운운하며 여성의 불편을 고려하지 못한 미숙함은 문제를 더욱 난항에 빠지게 만들죠. 이해하고 있다는 사람에게 그 문제점을 지적하며 대화하기는 더 어려우니까요. 동조자까지 든든하다면..... 이런 식은 비단 페미니즘만의 상황이 아니죠....

다락방 2015-06-15 15:42   좋아요 0 | URL
네, 아갈마님. 저도 그런 걸 많이 느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페미니즘에 동조한다고 말하는 남성들조차도 전폭적인 이해를 하지 못하고 오히려 니네가 너무 예민한 거 아니냐, 라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동조하지만, 이해하지만, 이라고 전제하면서요. 말씀하신대로, 저 역시도 지금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생각을 하고 글을 쓰면서도 제가 놓치는 부분도 많을테고요.

여자들은 굉장히 많은 부분에 대해서 공포를 느끼고 있는게 현실인 것 같아요. 그리고 이 현실을, 이 공포를 남자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요. 애초에 다르게 태어나서 한 세상에서 다르게 자랐기 때문에 온전히 이해하는 건 불가능할 것 같아요. 그렇지만 왜그럴까,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갈마님. 그런 남자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 자신도 무언가 놓치는 건 없는지 계속 생각해봐야 할 일이고요.

여름 2015-06-15 0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고 있어요. 저도 `빨래하는 페미니즘이랑 페미니즘의 도전 옆에 두고 메모하며 비교해가며 읽고 있었는데 다락방님이 이럴게 멋진 리뷰써주셔서 반가웠어요. ㅎㅎ

다락방 2015-06-15 15:43   좋아요 0 | URL
여름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도 충분히 귀를 기울이고 또 책도 읽고 하면서 우리가 여기에 대해 이해하고 생각하고 드러내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여름님도 충분히 읽고 생각하시고 또 글로 이야기도 많이 해주세요.
:)

hellas 2015-06-15 06: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성적 추근거림과 추행의 역겨운 역사가 책한권은 될정도로 있네요. 택시에피소드는 뭐 말해뭐한답니까. 비일비재...ㅡㅡ 저도 이 책 읽으면서 피꺼쏟 해서 관련책 몇권 더 샀어요.

다락방 2015-06-15 15:46   좋아요 0 | URL
네, 이루말할수 없는 많은 폭행의 흔적들을 개개인마다 다 가지고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헬라스님. 제가 어릴때의 성추행 또 어른이 되서의 성추행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여기저기서 자기 경험도 얘기해요. 아, 이게 나혼자에게만 일어난 일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하아-

마립간 2015-06-15 08: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조대를 끊는 바로 그 장면 ; 이것이 여성주의를 강화하는 것은 확실한데, 이것을 실천하는 것 여부가 관건이겠죠.

요점은 모든 여자는 다 그런 남자를 두려워하면서 살아간다는 점이다. ; 남자도 가끔 그런 것을 느끼며, 특히 아버지가 딸에게 이런 점을 이야기할 때는 같은 개념이 여성주의로 읽히지 않고, 남성주의로 읽힙니다.

총 열나 쏴가지고 ㅠㅠ 군대를 끌고와 ; 여성의 군입대나 여성 군대의 창설이 필요하겠군요.

2015-06-15 0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5-06-15 15:47   좋아요 0 | URL
비밀글에 대한 것까지 함께 답할게요, 마립간님.

저는 마립간님과 제가 서로 자기 말만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대화가 잘 안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벽보고 얘기하는 기분인데, 이건 마립간님도 그러실 것 같아요. 대화란 주고 받는 건데, 저희는 서로 주는 것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ㅆㄹㄴ 2015-06-15 09: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마립간 / 속 들여다보이는 소리 하지 말고 좀 닥치라고 권하고 싶군요. 아무데나 끼어서 ˝나 남자입네˝ 하는 꼬라지 재수 없어 죽겠습니다.

표맥(漂麥) 2015-06-15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판 캡쳐가 가장 쉬운 방법이긴 하지만... 위와 같은 용도에 아주 간편하게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알캡쳐나 안카메라 구버젼 같은게 그림판 보다 훨 편하답니다...(에고~ 괜히 아는체...)

다락방 2015-06-15 15:48   좋아요 0 | URL
알캡쳐..안카메라...이건 또 다 뭡니까 ㅎㅎㅎㅎ 저는 컴맹이라서 이런 단어들에 멘붕이 옵니다, 표맥님. ㅎㅎ
그렇지만 집 놋북에 한번 검색해서 깔아볼게요. 왜냐하면 그림판을 못찾겠으니까요 ㅠㅠ
고맙습니다 :)

2015-06-15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일상의 작은 성희롱들이 실제보다 더 위협적인 거라고 공포를 극대화하는 것도 가부장제 사회가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웬만한 경우 그런 헛소리를 할 때 진짜 쎄게 나가면 짜게 식는 사람들도 많을 거거든요. 이른바 ˝쎈 언니˝한테 찝적대다 연신 미안하다고 싹싹 비는 상사의 모습을 본 적 있어요. 사실 애초에 ˝쎈 언니˝들한텐 농담이라도 성희롱 잘 안하죠. 하지만 사회는 여성에게 ˝이렇게 강하게 나가면 퇴치할 수 있다˝라고 학습시키는 대신 ˝상관이 기분 상하지 않게 돌려말하라˝(군대 성희롱 대처 매뉴얼에 대한 기사에서 봤음)고 말하죠. 아니면 저런 놈들은 싸이코패스여서 확 돌면 더 큰일날 수 있다고 겁주면서 실제보다 몇 배는 더 큰 두려움에 휩싸이게 하거나요. 제 말이 ˝그래서 피해자가 잘못한거다, 니네가 강하게 대처하면 된다˝로 오독될까 걱정됩니다만 그런뜻이 아닙니다. 사실 저도 이렇게 머리론 생각하지만 막상 그상황에 닥치면 온몸이 얼어붙어서 아무것도 못하거든요. ˝힘으로 하면 여자는 절대 남자를 이기지못한다˝고 주입되는 메시지가 여자를 더 약하고 겁 많게, 남자는 더 기세등등하게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다락방 2015-06-15 15:52   좋아요 1 | URL
롸님, 어떤 뜻인지 알고 있습니다. 오독될까 걱정하는 마음까지도 이해하고요. 그렇지만 마지막에 말씀하신 것처럼, 막상 닥쳤을 때 어떤 액션을 취한다는 게 너무나 어렵더라고요. 저도 그런 일들이 닥치기 전에는 생각해요. 두 눈 부릅뜨고 크게 소리쳐서 그새끼한테 개쪽을 주자! 라고. 그러나 막상 닥쳤을 땐 정말 숨쉬기도 힘들만큼 무서워서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심지어 악 소리 조차 내지 못하겠더라고요.

반면 회사에서 다른 여직원을 성희롱하는 상사에게 큰소리로 다 듣는데서 `그러다 고소당하는 수가 있다`고 한 적은 있어요. 아마 제가 직접당한게 아니라 공포가 덜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당했던 직원들은 말하지 못했거든요. 그 상사는 제게도 그러지 못했고, 제가 있는 데서도 그러지 못했어요. 그렇지만 저 없는데서는 또 그랬다고 하더란 말을 나중에 들었어요... 하아-

별족 2015-06-15 15: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매드맥스,가 여성영화인가, 계속 생각하고 있기는 합니다.
여성을 도구적으로 그리지 않았다고 열광할 만큼 제 기준이 `낮지` 않아서요.
`여성영화`라는 게 무얼까,도 계속 질문하고 있어요.
여성이 권력을 쟁취한 다음이, 더 나을까,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중이라서 그런 걸 수도 있구요.
자원이 한정되어 있다,는 걸 모르는 채 하는 `관대한` 영웅물에 뚱해 있어서, 일 수도 있고, 어린아이같이 순수하던 혁명이 자라면서 비굴해진다던 어떤 묘사처럼, 언제나 그 다음, 티끌같은 일들이 쌓이는 순간들에 대한 궁금증 때문일 수도 있구요.

다락방 2015-06-15 15:58   좋아요 2 | URL
저는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여성을 도구적으로 그리지 않아서 열광한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별족님.
저역시도 이것이 여성영화인가, 하는 생각을 했고, 그러다 우리의 윗세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페미니즘에 대해 움직였던 것들을 보여줬다고 생각했고, 또 앞으로도 그러하리란 걸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페미니즘을 담고 있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여성이 권력을 쟁취한다, 라고 생각하지 않고요 `여성을 억압하고 있던 권력을 바꾸고자 한다`가 답이라고 생각하고요. 만약 여성이 권력을 쟁취한다면, 그건 그것대로 `더 나은` 결과와는 거리가 멀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렇지만 아직 평등조차 먼 일로 느껴지네요.

말씀하신것처럼, 저도 그 생각은 하고 있어요. 여성영화 라는게 무얼까? 하는 거요. 여성영화는 뭘까요, 별족님? 단순히 여자주인공 이라서 여성영화가 되는 건 아닐텐데 말예요.

마태우스 2015-06-15 15: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생각을마니하게해주는글이네요 매드맥스가 페미영환걸 저두지금알앗어요 카체이싱영화라생각ㅠ그나저나 저두가르치녀한다 이책다읽었어요 리뷰쓸게요

다락방 2015-06-15 15:59   좋아요 1 | URL
마태우스님의 책 리뷰 궁금합니다. 기다리고 있을테니 꼭 올려주세요, 마태우스님.
분량도 적은 책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죠?

레와 2015-06-15 17: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건 다락방 잘못도 우리 잘못도 아닙니다.

오늘 읽은 아이즈의 테일러 기사에도 관련 내용이 있어 첨부합니다.
` 타일러는 [비정상회담] 15회 ‘일도 아이도 포기 못하는 나, 비정상인가’라는 워킹맘 박지윤의 질문에 대해 “박지윤 씨가 남자라면 비정상이라고 할까? 왜 여자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느냐”며 그 질문 자체에 깔린 차별적 시선에 대해 비판했다.`
전체 기사는 : http://www.ize.co.kr/articleView.html?no=2015061409387233351

다락방 2015-06-15 17:51   좋아요 3 | URL
난 저 프로그램을 안봐서 잘 모르겠지만 타일러가 힘겨울 거란 생각은 충분히 드네요. 게다가 박지윤씨가 남자라면 비정상이라고 할까? 라는 질문이라니. 우문현답이네. 아, 이런거 여자`만` 고민하는게 너무 빡친다..

지금은 내가 잘못된 게 아니란 걸 알아요. 그렇지만 저 당시에는 택시의 앞자리에 탄 내가, 술 먹고 늦게 귀가하는 내가 조심해야 하는거라고 다들 말했어요. 아 또 빡친다.

오늘은 이런 글을 내가 여기에 쓰고 있다는 게 참 좋았어요. 이렇게 얘기하니까 누군가가 읽고 생각을 말해주고 그런 것들이 가능해지잖아요. 이렇게 내 생각을 얘기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고, 또 누군가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좋아요.

링크해준 기사도 잘 읽었숑, 레와님.
:)

여름 2015-06-15 19: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난 번 읽고 무심히 댓글 달았는데 문득 제 경험이 떠오르네요. 학교에서 `페미니즘의 도전`이란 책을 읽고 있는데 한 녀석이 `쌤, 페미니스트에요? 꼴페는 아니죠? 피곤하네` 라는 말 했던 거. 아이라서 그냥 나무라고 말았는데 어린 애들이 사회 나오기 전부터 이런 생각을 가진다는 게 참 무섭단 생각이 드네요. 저는 정희진의 `패미니즘의 도전`읽으며 언어에 반영된 남성위주. 혹은 권위주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봤어요. 두고두고 읽고 생각하며 아이들에게도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많은 생각하게 되었어요.

다락방 2015-06-16 08:59   좋아요 1 | URL
꼴페라는 단어는 그 자체에서 굉장히 부정적인 느낌을 주잖아요. 다른 단어보다 더 그러한 것 같아요. 전 일전에 친구로부터 `너 그러다가 꼴페되기 십상이다` 라는 말을 들었는데 그때 어마어마한 충격이 오더라고요. 무슨 뜻으로 이런 말을 할까? 하고 말이지요. 페미니즘에 꼴페를 붙인다는 것 자체가 페미니즘을 모르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하아-
그나저나 저는 어릴때 페미니즘에 대해 아무런 개념이 없었는데, 지금에 와서야 이렇게 책을 읽고 공부하고 생각하고 있죠. 어쩌면 그 학생도 지금은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그런 말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내뱉는 거 아닐까요? 그래서 주변에 페미니즘에 대해 공부하고 말해주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져야 할 것 같아요. 아이가 저절로 `아, 내가 뭔가 잘못 알고 있었나?` 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말이지요.

여름님, 우리 계속 같이 생각해요.
 

이거 찾느라 기빨림 ㅜㅜ
아ㅜ힘들어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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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바 2015-06-12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스토너 원서를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 하고 있는데... 원문으로 보니 또 느낌이 다르네요. 책에 대한 갈망을 샘솟게 하는 다락방님ㅠㅠ

다락방 2015-06-12 17:20   좋아요 0 | URL
저는 책장에 꽂아두려고 샀어요. 어흥- ㅋㅋㅋㅋㅋ

하늘바람 2015-06-12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궁 왠 영어래유

다락방 2015-06-12 17:19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웬 영어가 ㅋㅋㅋㅋㅋ 아 힘들어요 ㅋㅋㅋㅋㅋ

수이 2015-06-12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시 펼치고 싶은! 하지만 딱 두 페이지 읽고 접어서;;;;;

다락방 2015-06-12 17:18   좋아요 0 | URL
저는 읽을 엄두도 못내고요 ㅋㅋㅋ 저 문장을 찾기 위해 애를 썼을 뿐입니다! ㅎㅎ

스윗듀 2015-06-12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락방님 기빨린덕분에 우리만 좋다능 ㅋㅋㅋ

다락방 2015-06-12 17:18   좋아요 0 | URL
번역서에서 몇 페이지였나 확인한 뒤 이쯤 있겠군, 하면서 눈에 불을 켜고 찾았습니다. 하아- 토할뻔 했어요. 저거 찾고 나니 맥이 탁 풀려서 책 덮음요 ㅎㅎ

moonnight 2015-06-12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서도 읽으시는 다락님^^

다락방 2015-06-12 17:18   좋아요 0 | URL
오해십니다, 문나잇님. 저거 찾느라 진짜 기빨렸어요 ㅠㅠ

blanca 2015-06-12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맞다. 케서린이랑 스토너 사랑 정말 너무 너무... 뒷말을 못하겠네요. 정말 소설 같지 않고 작가 자신의 고백 같았어요.

다락방 2015-06-13 22:59   좋아요 0 | URL
크- 블랑카님도 이 소설을 좋아하실 거라고 저는 확신했어요!!

비연 2016-01-24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이번에 구매해요... 소설이 넘 좋네요...

다락방 2016-01-25 08:32   좋아요 0 | URL
소설 참 좋았지요? 그래서 구매했는데 저는 저 부분 찾아본 다음에 또 처박아뒀어요. 인생... -.-
 
당신의 61년산 슈발 블랑


어제 퇴근전까지는 기분이 좋았는데 사무실을 나서면서부터 급격하게 기운이 쫙 빠지더라. 역시 회사를 다닌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뭐 꼭 회사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기운이 쫙 빠져버린 나는, 퇴근후 역삼역까지 걷겠다는 호기로움을 뒤로한 채, 양재역에서 그냥 지하철을 타버렸다. 아 기운없어. 걷기 싫어. 지하철 타자. 지하철을 타서는 이번호 시사인을 읽다가 꾸벅꾸벅 졸았고, 아, 와인을 마셔야겠다, 하는 생각으로 한 정거장 더 가서 내려 마트에 들어가 와인을 샀다.




아름답지 않은가!


늘 그랬듯이 2만원에 세 병하는 와인을 카트에 담고 가려다가, 문득 며칠전에 프레이야님께서 댓글로 언급하셨던 '지공다스' 생각이 나서, 그래, 그거 한 번 마셔볼까, 하고 와인 매대를 쭉 둘러봤다. 영화 [화장]에서 김규리가 주문한 와인이라던데, 댓글로 만났을 당시 검색했더니 3만원이 조금 넘는 가격이었다. 그래, 이번엔 와인에게 거금을 투자하자! 나에게 사치를 허락해! 3만원 넘어도 사자! 그치만 4만원은 곤란해....라고 생각하면서 35,000원 안쪽이면 좋겠는데...했다. 그리고 똭- 힘들게 찾아낸 지공다스는 오, 29,900원!!!! 꺄울. 좋았어. 그러니 이렇게 와인을 네 병 사도 5만원이 안넘어!!! 49,900원!!!




오늘 당장 마시고 싶었지만 좋은 와인을 엄마도 맛보게 해드리고 싶었다. 메르스 때문에 유치원도 어린이집도 애들을 보내지 못해, 엄마는 이번주내내 조카들과 계속 함께 지내야 하셨던것. 크- 얼마나 힘들고 스트레스 받았을까. 주말에 집에 돌아오시면 나를 붙잡고 또 폭풍수다 떨고 싶어하실테니, 이 좋은 와인을 엄마랑 함께 마시자!!


나는 와인을 사들고 계산을 마치고 마트 바깥으로 나오면서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다. 엄마, 나 좋은 와인 샀거든, 토요일에 함께 마시자, 라고 했다. 나는 엄마가 꺅 거릴거라 생각했는데 엄마는


넌 돈도 많다


라고 하셨다. 


하아- 기운빠져...엄마.......그러지마.......그러면 내가 혼자 내 식도 열고 다 부어버리는 수가 있어......이거 3만원짜리 와인인데.... 하아- 좋으면서 왜 저렇게 말할까...... 이제나저제나 내가 집에 오길 기다렸다가 술마시고 싶어하면서, 왜 저렇게 말할까....그러지마..... 하아- 기운빠져.....



기운빠진 어제, 샤워하고나서 너무 피곤한 나머지 그냥 잘까 하다가 치즈에 와인을 꼭 먹고 싶은 거다. 그래서 와인을 따라서는 텔레비젼 앞에 앉아 약간의 치즈와 토마토를 썰어놓고서는 홀짝홀짝 마셨다. 반 병 정도를 마시고는 뭔가 흐물흐물해진 마음으로 이제 자야지,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아...나한테 와인을 늘상 박스로 대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어. 그 뭐지, 드라마 [상속자들]인가, 그거 보니까 와인저장창고가 있던데...나도 그런 거 있었으면 좋겠다. 와인 저장 창고도 있었으면 좋겠고, 소주랑 맥주 냉장고도 있었으면 좋겠어....




암튼 와인 얘기로 시작했으니 계속 와인 얘기를 해보자.
















이 영화를 아직도 안보셨다면 보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크- 계속 술마시는 영화에요.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와인 만쉐이~!! 


이 영화에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 '61년산 슈발블랑' 신이 있다.



"수집한 것중 가장 좋아하는 와인이 뭐예요?"
"61년산 슈발 블랑이요."
"와우. 그걸 어떻게 마시지 않고 두고만 있을 수 있죠?"
"특별한 순간에 특별한 사람과 마시고 싶어서요."
"당신이 그걸 마시는 순간이 특별한 순간인거예요
." 



나의 옷장 속에는 두 개의 술이 보관되어 있다. 하나는, 나의 61년산 슈발블랑. 아, 진짜 61년산 슈발블랑은 아니고, 작년에 선물 받은 와인인데 이걸 언제고 '특별한 순간'에 마시자, 싶어서 옷장 안에 넣어두고는 옷장 문 앞에 4키로짜리 덤벨로 막아두었다. 이 옷장을 열려면 4킬로짜리 덤벨 두 개를 들어서 옮겨야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년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술을 지키기 위해 조낸 철저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은 인증샷 찍기 위해 내 기꺼이 덤벨 두 개 치우고 아침부터 꺼내서 책장에 놓아보았다.




올해 초, 대출 상환을 완료하고 혼자 마실 생각이었는데(수고했다 ㅠㅠ) 그때는 엄마랑 남동생이랑 그냥 싸구려 와인 놓고 축하하느라 기회를 놓쳤어...이건 꼭 !!!!!!!!!!!! 반드시 !!!!!!!!!!!!!!!!! 혼자 마시고 싶다. 그리고 좋은 데서. 지금 나름 계획하는 건 두번째 책이 나온다면(응?) 혼자 호텔 잡고 들어가서 책을 놓고 건배하는 것...인데.....그러다 계속 옷장 속에 있는 신세가 되는 건 아닌지...


그런데 옷장 속에 와인 둬도 되나? 와인 냉장고도 아닌데? 좀 걱정되네.... 여튼 혼자 마실거다! 크- 마일스처럼, 나도 특별한 순간을, 이 와인을 개봉함으로써 만들어주겠어.



그나저나 사진 올리면서 생각한건데 뒤에 문동전집 대신 민음사 모던클래식이 있는 게 더 예뻤을 것 같다. 음..민음사 모던클래식을 배경으로 찍을걸... 음...나중에 다시 도전해봐야지.




그리고 옷장 속에 있는 또다른 술은 바로 이것, 수정방!!



이건 면세점에서 12만원이나 주고 산거다. 나 12만원짜리 술 사는 녀자. 움화하핫. 이 술을 좋아하는 남자랑 같이 마실라고 내가 샀다. 나는 남자랑 마실라고 12만원이나 되는 술을 사는 여자사람. 암튼 내 옷장속에 이렇게 두 개의 술이 있어. 든든하다. 



아, 그 뭐였지, 둘런과 모리스..어쩌고 하는 책이었나. 남자가 여자에게 청혼할 때 와인을 한 박스 주던데, 되게 멋지다고 생각했다. 자동차 뒷트렁크 열고 풍선 날리는 것보다 오백배쯤 더 멋져. 풍선 같은거 날리지마...사람들 다 보는 데서 청혼하는 것보다 더 멋진 게 와인 한 박스 주면서 청혼하는 것 같은데, 그런데....와인 한 박스.... 금방 마시잖아. 그건 너무 일회성 느낌이다. 그래서 요즘엔 와인 한박스는 내가 사도 되는거니, 그보다 더 큰 걸로 청혼하는 남자가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이게 예전에는 '나는 와인 (한박스는 적으니까)두박스로 청혼하는 남자 만나야지' 이랬었는데, 지금은 와인 창고를 마련해두고 창고 문을 열면서 자, 이게 나의 와인 창고야, 여기 있는 모든 와인은 네 와인이기도 해, 언제나 이 창고를 가득 채워둘게, 라고 말하는 남자여야만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안주는 내가 쏠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로맨틱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조낸 좋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창고 안에 아예 식탁을 두는 거다. 한 병 다 마시고 또다른 한 병을 마실 때 왔다갔다 동선이 길면 안돼, 흥이 깨져, 그냥 창고안에서 먹는 거야. 창고 안에서 먹으면서 다 마시면 아 이제 이거 딸까? 이러면서 이거 따고, 이젠 저거 따자, 이러면서 저거 따고....그렇게 살고 싶다........그러니까 결과적으로는 혼자서 책읽고 글 쓰면서 와인 마시는 삶도 필요하니 서재가 있는 집이 필요한데 여기에 와인 창고가 있어야 되는 거야. 그리고 포치! 포치도 있으면 날 좋을 때 석양을 바라보며 또 와인을 마시는 거지. 그런데 같이 사는 사람과 서재를 같이 쓰는 건 별로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아. 너는 네 서재 나는 내 서재, 와인 창고, 포치...아, 내가 살고 싶은 집은 대체 얼마나 큰 집이어야 하는가....현실은 시궁창인데.... 내 로망이 너무 커 나는 이렇듯 엄마랑 사는구나.....




이렇게도 살고 싶고.


(사이드웨이)



이렇게도 살고 싶고


 (와인 미라클)



이렇게도 살고 싶다.


 (그랜토리노)




아 근데 포치에서 맥주 마시는 사진이 뭐가 있을까 검색하다가 이렇게 욕나오는 사진을 보게 됐다. 레스토랑 광고하는 메뉴중에 하나인듯 한데, 한국은 아니고...




아..보자마자 욕나왔어. 이렇게 어마어마한 음식을 앞에 두고 욕이 튀어나오는 나를 돌이켜보면서, 아, 섹스할 때 욕하는 사람이 이해될라 그런다.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다. 


아 고칼로리 음식 잔뜩 먹고 싶다. 늘 그랬듯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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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윗듀 2015-06-11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너무 재밌어요 다락방님!!!😆

다락방 2015-06-11 10:49   좋아요 0 | URL
히히히히히. 재미있게 읽으셔서 다행입니다.

moonnight 2015-06-11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인은 아니지만 예전에 슈비투리스라는 리투아니아 맥주를 한박스 선물받은 적 있었지요. 자랑. ^^
저도 한 방 전체를 와인 쿨러로 만드는 꿈을 꿉니다. 현실과 꿈의 괴리-_-;

다락방 2015-06-11 12:00   좋아요 1 | URL
꽥!! 맥주 한 박스라니요! 와- 자랑할만 하네요. 술을 선물 받는 건 너무 좋아요 문나잇님. 너무 좋아 술선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금세 다 없어졌지요? ㅜㅜ

나중에 제가 와인창고 같은게 생기면 문나잇님께 초대장 날릴게요. 방문해주셔요. 흑흑.

blanca 2015-06-11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아웅, 귀여워라. 이 페이퍼 읽으니 오늘 저녁에는 와인 마셔야겠다는 생각이 ㅋㅋㅋ 그런데 다락방님 어떤 와인이 제일 가성비 좋았어요? 추천해주세요.

아, 어머니가 정말 고생하시네요.

다락방 2015-06-11 13:53   좋아요 0 | URL
아, 저 사진에 보이는 와인중에 제가 어제 마신게 <MAPU>거든요. 맨위에 사진 오른쪽에서 두번째요. 그런데 괜찮았어요. 이게 단품으로 사면 15,000원 대인것 같고요 저는 세 병 이만원에 득템했습니다. 29,900원짜리인 <지공다스>는 안마셔봤지만 기대가 크고요, 일전에 문나잇님이 좋아하신다고 올렸던 <옐로우테일>도 무난한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저는 사실 와인명은 외우고 있는게 없고요, 대체적으로 까베르네쇼비뇽이나 말벡을 고릅니다. 그러면 별로 실패하지 않더라고요. 제가 먹은 와인중 `다시는 마시지말자`고 생각했던 건 `콩코드` 였어요. 아 싫어.. ㅎㅎ

마트에 가셔서 까베르네쇼비뇽 중에서 저렴이를 고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블랑카님!!


(방금전에 친근한 이로부터 문자가 왔는데 82년산 슈발블랑이 400만원이라네요. 어쩔 ㅠㅠ)

capsyong 2015-06-11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지공다스 저도 궁금해하던 와인인데, 주말을 기다리면 평이 나오나요?

저는 마트 가면 항상 사는 와인이 casillero del diablo라는 앤데요, 가성비가 아주 훌륭하다는 평을 듣고 있지요~
지난 주말에 사뒀는데 저도 내일 불금은 와인으로 달려봐야겠네요 ^^

항상 재밌게 읽고 있는데, 다락방님은 참 부지런하신듯 해요. 아침 독서에, 직장생활에... 비결이 뭔가요!

다락방 2015-06-11 18:03   좋아요 0 | URL
계획한대로만 된다면 주말에는 지공다스를 마시고 월요일 쯤에는 후기를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ㅋㅋㅋㅋㅋ
언급하신 와인은 메모해두고 저도 한 번 마셔봐야겠네요. 저도 좋아하는 와인의 라벨을 똭- 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무조건 싼거 싼거! ㅎㅎㅎㅎ

비결이랄게 뭐 있나요. 출퇴근 시간에 책 읽고 근무시간에 눈치보며 다다다닥 글쓰고, 뭐, 그렇습니다요. ㅎㅎ책 읽고 글쓰는 건 좋아하는 일이라서 짬을 내서 잘 할 수 있는것 같아요. 회사 다니는 건 정말 쉽지 않지만 ㅠㅠ

capsyong 2015-06-11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저것도 싸요 ㅎㅎ 싸서 도전했는데 맛도 괜찮아서 쭈욱~ 뭐 그런 것이죠
회사다니는 거 참 쉽지 않죠. 우리 모두 힘냅시다 내일은 금욜이에요!!

다락방 2015-06-12 15:41   좋아요 0 | URL
오늘은!! 금요일입니다!!
저녁에 뭐할까 벌써부터 막 기대기대중이에요. 술 마실까 일찍 잘까 ㅋㅋㅋㅋㅋ 책 읽을까 뭐하지 ㅋㅋㅋㅋㅋ 암튼 오늘 내일중으로 지공다스를!

무스탕 2015-06-11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정방 내꼬얌~~~ 내 이름 딴 술이니까 내꼬얌~~ ㅋㅋ

제 김치냉장고에는 와인 두 병이 몇 달째 볕도 못 보고 누워 있어요. 이걸 언제 따묵나? 근데 와인을 김치냉장고에 넣어 둬도 괜찮은건가요? --a

다락방 2015-06-12 15:41   좋아요 0 | URL
아..김치냉장고! 김치냉장고에 와인을 넣는 게 옷장보다 낫지 않을까요? 저도 김치 냉장고에 넣어둘까요? 하하하하하. 어째야할지 모르겠네. 하하하하하.
 

점심을 먹으러 콩나물국밥집에 가기로 했다. 거기는 돈까스가 맛있는데, 내가 얼마전에 돈까스 금지를 스스로 내린 상황이라 이걸 깨야하나 말아야 하나, 겁나 갈등중이다. 콩나물비빔밥도 좋다. 이건 되게 건강건강한 느낌을 주는데, 비벼먹는 장도 고추장이 아닌 양념간장이다. 그런데 이건 다 먹고나서 충분한 포만감을 주지 않아 망설여진다. 공식적으로 다이어트중인 나로서는 콩나물비빔밥을 택하는 게 당연한데, 나의 육체는 돈까스를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갈등... 좋지 않아..

암튼 조금 더 고민해볼 일이다.


'성석제'의 [투명인간]을 읽었다. 읽으면서 내도록 답답했다. 왜 어떤 사람들의 희생은 당연한 것인지, 왜 어떤 사람들의 민폐 역시 당연한 것인지, 이걸 고민하다보면 결국 당연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있는 놈들에겐 해당되지 않는다'는 걸. 희생과 민폐 모두 '없는 자'들의 것이다. 그들이 서로에게 기대하고 보답하고 매달리고 행패부린다. 그렇게 순환해봤자 그들의 삶이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 제자리에서 맴맴 맴돌거나 더 나쁜 곳으로 발을 들여놓게 될뿐.


콩나물국밥 얘기를 꺼낸 건, 이 책의 초반에 맛깔스런 음식에 대한 묘사가 나오기 때문이다. 아, 이런 문장을 읽는 건 정말 신난다. 한국 소설이 좋은 이유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한국 소설 속에 묘사되는 음식을 너무나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엄마는 음식 솜씨가 좋았다. 같은 콩으로 담근 장이라도 엄마가 담근 간장,된장,고추장은 온 마을에서 맛있기로 소문났다. 우리가 캐간 나물을 그 장으로 무치거나 고추장 발라 굽거나 된장을 넣어 국으로 끓이거나 간장, 고추장에 넣어 장아찌를 만들거나 해서 반찬으로 먹으면 어떤 부잣집 진수성찬도 부럽지 않게 맛있었다. 김장을 할 때 우리 집은 무를 넣은 독을 땅에 여럿 묻었다. 동치미가 아니라 짠지였다. 무를 깨끗이 씻고 소금 간을 했을 뿐인데 그게 잘 익으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한겨울 밤에 그 무를 쫑쫑 채 썰어 양푼에 담고 밥에 고추장을 넣어 썩썩 비벼서 식구들이 둘러앉아 먹으면 어떤 고생도 같이 견뎌나갈 만한 것처럼 생각되곤 했다. 처마 밑 그늘에 매달아 겨울 찬바람에 얼었다 녹았다 하며 잘 마른 무시래기에 된장을 풀어 끓인 국은 겨울 저녁의 추위를 달래주었다. 김치를 잘게 썰고 참기름에 살짝 볶은 뒤 남은 밥을 넣고 끓인 뜨끈한 김치죽은 겨울 아니면 맛볼 수 없는 별미였다. (p.49)

















위에 까지는 어제 써놓은 건데 쓰다가 갑자기 쓰기 싫어져서 중단했었다. ㅎㅎ 그런데 오늘 아침에 아침밥 먹는데 갑자기 똭- 생각나는 거다. 오늘 아침엔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혼자 잠에서 깨어 혼자 아침밥을 차려 먹어야 했는데, 내가 준비한 반찬은 엄마가 만들어두신 오이부추김치와 아빠가 출근전에 나 먹으라고 해두신 계란프라이, 그리고 내가 부랴부랴 준비한 프랑크 소세지... 아. 이것들과 함게 따뜻한 밥을 먹는데, 바로 여기가 지상낙원 아닌가! 어제는 평소보다 이십분 먼저 일어나서 김치 총총 썰고, 스팸 썰고, 콩나물 무침과 고추장을 넣고 올리브유를 프라이팬에 둘러 밥을 볶았다. 너무 맛있어서 한 그릇 퍼 먹은 다음에 또 퍼먹는데, 남동생이 보더니 '또먹냐' 라고 했다. 나는 진짜 아침에 먹기 위해서라면 일찍 일어나는데 먹다가 출근하기 위해 식탁 의자에서 일어나는 일은 너무 힘들어. 오늘도 프랑크 소세지와, 부추오이김치와, 계란프라이를 먹는 아침이 너무 맛있어서 일어나기 싫어 혼자 끙끙 거렸다. 이 얘길 동료직원에게 하니 마치 호텔 조식처럼 먹었다고 하더라.



여튼 그래서 어제는 콩나물비빔밥을 먹었고, 오늘 점심은 뭘 먹을지, 아직 아침 때문에 배부르지만 고민해봐야겠다. 


성석제의 저 음식에 대한 묘사를 읽으면서, 어어, 성석제가 어딘가에서 음식으로 또 나 홀랑 맛가게 했었는데? 싶어 검색해보니 [단 한번의 연애] 였다. 거기에서는 '물회'를 얘기하다가 나로하여금 정신을 잃게 했지. 나는 물회를 좋아하지도 않는데!!




처음에는 집 안의 부엌 딸린 방에 손님을 받았다. 고만고만한 식당이야 이미 포화상태라고 할 만큼 많았기 때문에 단골을 늘리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어머니에게는 비장의 무기가 있었다. 어머니는 해녀였다. 어떤 해산물이 싱싱하고 맛있는지, 싸면서도 구하기 쉬울지 누구보다 먼저 알았다.

포항의 항구에는 아침마다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연안에서 잡은 가자미, 청어, 열기, 삼치, 쥐치, 도미, 오징어 등을 실은 어선들이 즐비하게 정박했다. 어부들은 조업을 나가면서 채소와 물, 초장 등을 배에 실어 가지고 바다로 갔다. 물고기가 일단 잡혀 올라오기 시작하면 굶어도 허기를 모르고 옆에서 인어를 따라 용궁으로 사라져 가도 모르는 게 인지상정이다. 밤중부터 새벽까지 그물을 당기고 물고기를 끌어올리던 그들은 한껏 허기가 지는 새벽에 참을 먹기 위해 갑판에 앉았다. 잡아 올린 물고기를 큼직큼직하게 썰어 그릇에 넣고 시원한 오이며 채소를 푹푹 썰어서 더하고 고추장을 넣어서 쓱쓱 비빈 뒤에, 빨리 먹기 위해 물을 그득 부어서 나눠 먹는 것, 그게 어머니가 내놓은 물회의 원래 모습이었다. 게다가 어머니가 직접 물질로 잡은 해삼, 멍게, 소라, 성게 같은 해산물까지 물회로 만들어 내놓음으로써 해녀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유명해졌고 손님은 급증했다. (단 한 번의 연애, p.57)




크- 음식에 취해버릴 것 같은 기분이다.



계속 음식 얘기를 하자면, 일전에 나의 친구 미숙이가 우래옥에서 평양냉면을 맛보게 해준 뒤로 계속 평양냉면에 대한 갈증에 시달렸다. 주말에 늘 먹던 자극적인 시장의 냉면을 먹었지만, 이젠 그 냉면이 예전만큼 좋질 않아진 거다. 아, 평양냉면의 슴슴함을 내가 그리워하게되다니. 나로서도 놀랄 일이었다. 계속 입에 평양냉면을 달고다니던 월요일, 동료와 점심으로 평양냉면을 먹기로 했다. 마침 회사 근처에 '장충동 평양면옥 도곡점'이 있는 거다. 그간 늘 지나쳐왔건만, 여기가 바로 평양냉면 집이었어! 사람은 역시 관심을 가져야 보이는 것 같다. 어쨌든 그렇게 평양냉면 집에 가서는 호기롭게 물냉면 두 개를 주문하고, 11,000원이나 하는 만두도 주문했다.






냉면육수가 맑은 걸 보면 알 수 있듯이 진짜 '슴슴하다'. 애초에 미숙이로부터 '슴슴하다'는 표현을 들어서 그런지 슴슴하다 말고 다른 표현을 찾을 수가 없더라. 슴슴하고, 두번째 먹어보는 평양냉면은 고소했다. 면을 씹을수록 고소한 거다. 크- 역시 좋아, 라고 먹었다. 그치만 우래옥이 좀 더 맛있는 듯? 그래도 장충동 평양냉면도 나쁘지 않아, 라고 생각하는데, 평양냉면을 처음 접해본 e 양은 다데기를 달라고 하는 거다.



아, 님하...그 강을 건너지 마오........



나는 너무나 안타까워서, 저기, 한 세 젓가락 정도만 더 먹어보고 다데기 넣으면 안될까? 라고 애원했고, e 는 내 말대로 두 젓가락인가 세 젓가락을 먹더니 이내 다데기 투하...그리고 결국 남겼..... 하아- 안타까워. 속상하다.


그렇지만 이해된다. 몇년전 친구들 세 명을 이끌고, 여기가 유명한 냉면집이래, 줄서서 먹는대, 하고 나를 포함해 네 명이서 을밀대 들어갔다가 앗, 이게 뭐냐 싶어 다들 먹지못하고 남기고 나왔던 일이 있지 않던가. 몇년 전 처음 만난 평양냉면은 낯설고 별로였던 거다. 그러니 처음 접하는 e 가 다데기를 넣었다고 해도, 그럴 수 있다고 고개를 끄덕일 밖에...


여튼 다른 동료직원도 먹어보고 싶다고해서 조만간 이 직원과 함께 또 가볼 생각이다. 으흐흐흐흐.


암튼 모두의 예상대로 나는 다 먹었다.




만두가 없었으며 저 육수도 다 마셨을텐데 만두 때문에 배가 불러가지고...그런데 만두는 별로였다. 만두도 슴슴하고 담백한데, 피가 두꺼워서...만두는 .. 어떤 만두든 간에 나는 피 때문에... 배가 부르면 피를 안먹고 남긴다. 이날도 피가 너무 두꺼워서 속만 건져 먹었.... 두꺼운 피는 딱 질색이다. 이런 어떤 밀가루밀가루 하는 그 느낌은 싫어...수제비, 칼국수 같은 거...싫어... 안먹는 건 아니지만... 



지난번에 미숙이랑 우래옥 갔다가 노가리집으로 걷는 길에 을지면옥을 봤는데, 을지면옥도 한 번 가봐야겠다. 으흐흐흐흐. 난 이제 어쩐지 비빔냉면 먹을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야...하아- 그렇지만 또 앞에 있으면 싹싹 비워내겠지. 나란 녀자...



다시 한국소설 얘기로 돌아가서, 한국 소설을 읽으면 마치 묵은 때를 벗겨내는 것 같은 시원한 기분이 든다. 물론 모든 한국 소설이 다 그렇다는 건 아니다. 그런데 위에 인용한 것처럼, 한국어로 쓰여졌을 때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문장을 읽었을 때는 진짜 개운해지는 거다. 이건 대체 다른 나라 말로 어떻게 번역할 수 있단 말인가. 애초에 한국어로 쓰여진 소설보다는 번역된 소설을 읽는 일이 훨씬 더 많아서인지, 나는 내 글이 번역체(?)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지만 내가 번역체의 글을 쓴다고 해서 번역체의 글이 더 잘 읽히는 것은 아니다. 성석제의 음식에 대한 묘사는 크- 입맛이 당기더라. 세상에서 가장 기쁜 일은 아마도 먹는 일이 아닌가 싶다. 잘 쓰여진 문장이라면, 실제 먹는 것보다 더한 기쁨을 주고, 실제 사랑하는 것보다 더한 짜릿함을 줄 수 있는 것 같다. 실제 비빔밥보다 성석제의 비빔밥이 더 맛있을 것이다. 왜, 야한 소설이 야한 영화보다 훠어어얼씬 더 야한것처럼.




지난번에 영화 [데미지]를 보고 마트에 가 치즈를 사두었다. 새로 나온 훈제치즈라는데, 이번 주말에는 훈제 치즈를 얇게 썰어놓고는 와인을 마셔야겠다. 벌써 입안에 침이 돈다. 와인을 사둬야겠구나. 히히. 







베트남 국민 약 4백만명이 베트남전 당시 고엽제에 노출됐고 기형아 출산이 급증하는 등 부작용이 속속 보고되었습니다. 세계의 비난이 집중됨에 따라 1969년 11월 25일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앞으로 미국은 어떤 종류의 세균전도 포기하며 현재 저장된 모든 생물학무기를 파괴하고 인간을 살상하는 화학무기도 선제사용하지 않는다`고 선언했습니다. 한편 이날 미 정부 관계자는 보충설명을 통해 `현재 미국이 초원을 태워 적을 수색하고 농작물을 말라비틀어지게 하여 적의 식량 공급을 막기 위해 대량으로 사용하는 제초용 약품은 제네바 의정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1970년대부터 참전국 장병들이 원인 모르는 병에 시달리며 고통을 겪고 죽기 시작했고, 미국에서는 이것이 엄청난 사회적 문제로 발전했습니다. 원인 모를 질병이 고엽제의 후유증인 것으로 판단한 미국,호주,뉴질랜드 3개국의 월남전 참전 환자 24만명이 미국정부와 고엽제 제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손해배상을 요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리하여 미국 연방법원은 2억 4천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하도록 판결했습니다. (p.129)

(위로부터 계속) 독재정권하에 있는 한국에서는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소송 참가와 언론보도를 금지해 환자들 대부분이 그런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베트남 참전용사들은 원인도 모르는 `베트남 풍토병`이라는 질병에 시달리다가 아까운 나이에 세상을 하직하고 말았습니다. 그들은 왜 자기가 죽어가는지 몰랐고 병원에서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살아보려는 본능 때문에 병원을 전전하며 가산을 탕진했습니다. 전우들 중 상당수는 더이상 가족에게 고통을 줄 수 없다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습니다. 세계평화 수호와 국가경제 발전의 초석이 되었던 수만의 참전군인들은 고엽제라는 맹수가 제 모습을 철저히 숨긴 채 먹이가 먹음직스럽게 자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을 모르고 살았습니다. 사람이 살면서 누리는 즐거움이 뭔지 알았을 무렵, 고엽제는 그들의 인생을 덮고 있는 한겹 허술한 거죽을 갈가리 찢어발기고 바깥으로 뛰쳐나와 당사자뿐 아니라 온 가족을 인정사정없이 덮쳤던 것입니다 …… (p.129-130)

- 네 손에 들린 거, 그게 뭐냐?
만수는 내가 가르쳐준 대로 10월유신 개헌 투표에 반드시 참가해 투표를 하라는 취지에서 학교에서 붙이는 포스터라고 했다.
- 투표는 국민 된 자의 타고난 권리다. 투표를 하고 안하고는 각자의 판단에 따르면 되는 일이다. 왜 국민과 역사 앞에 부끄러운 짓을 하며 왜놈들 명치유신을 빼닮은 개헌에 찬성하는 투표를 하라고 강요를 하는 것이냐. 그것도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학생들을 시켜서 이따위 짓을 하고 있으니 국가 지도자요 대통령이라는 자가 한심하고 답답하기 짝이 없구나. 총칼로 권력을 잡고 젊은 목숨들을 남의 나라 전쟁에 팔아먹은 걸로 부족해 이제는 추악하게 종신 권력을 탐해?
나는 대통령을 욕하는 할아버지를 경찰서에 신고해야 되는 게 아닌가 싶어 숨을 죽였다. 만수는 언제부터인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채였다.
-한국적 민주주의라고? 제가 민주주의가 뭔지나 알며 민주주의를 무너뜨린 역사의 죄가 제게 있는 줄이나 알더냐. 그걸 시키다고 시키는 대로 하고 있는 너희도 무지몽매하기 짝이 없구나. 너희 나이가 몇이냐. 그렇게 아무 생각이 없더냐. 백수가 있었으면 절대로 …… (p.136)

우리는 한때 자본주의와 국가의 이빨과 독재의 칼날 앞에 놓인 민중을 구하겠다는 뜻을 같이한 적이 있는 동지였다. 민중과 하나가 되어 평생을 살겠다는 각오를 나눈 사이였다. 그런 중에도 동지가 몸살로 정신없이 앓는 틈을 타서, 술에 취한 틈을 타서 성폭력을 가하고 나서 `내가 도장을 찍었다`고 하던 인간이었다.
-우리 내부에서 이런 범죄적 사건이 일어난다는 걸 적들이 알면 우리는 완전히 코너에 몰리게 돼. 노동자 대중들한테도 신뢰가 무너질 거고. 학형, 깊은 반성과 참회로 무릎 꿇고 용서를 비시오.
그래, 실수다. 그럴 수도 있다. 한번은 그렇게 용서했다. 또 실수를 하고 또 기회를 줬다. 아이가 생겼다. 결혼을 했다. 실수투성이의 알량한 투쟁 경력 때문에 감옥에까지 갔다 왔다. 어쩌면 내 몫까지 합쳐서. 그리고 뭐? (p.318-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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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5-06-10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새콤달콤 함흥 냉면도 이전처럼 맛있겠지~ 하고 북촌손만두에서 피냉면 시켰다가 맵고 짜서 힘들었어요 ㅠㅠ ㅋㅋㅋㅋㅋ 평양냉면 만쉐잉~

다락방 2015-06-10 11:54   좋아요 0 | URL
제가 좋아하는 4,500원짜리 냉면을 먹었는데, 맛있었지만 뭐랄까, 만족감이 예전보다 덜한 기분이더라고요. 어쩐지 슴슴함이 생각나고 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시일내에 강남 을밀대를 가야겠다고 혼자 마음먹고 있어요. ㅋㅋㅋㅋㅋ

moonnight 2015-06-10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냉면보다 비빔냉면을 주로 먹는데 저도 먹고 싶네요. 슴슴한 평양냉면^^ 성석제작가의 음식묘사는 정말ㅠㅠ;

다락방 2015-06-10 15:05   좋아요 0 | URL
저도 비냉파였는데요, 문나잇님.
제가 변하고 있어요!!!!!!!!!!!! >.<

춤추는인생. 2015-06-10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벽제갈비집의 슴슴한물냉면을 맛보고 비냉을 멀리하게되었어요
슴슴함이라고 말씀하시니 딱알것같아요. 한동안 한국소설 못읽은게 다락방님과 같은이유였어요 먹고싶어 죽을지경이예요 특히 한창훈 소설에 나오는 쫄깃한 회의 묘사란 .. 눙물이 나요 흑흑

다락방 2015-06-11 10:50   좋아요 0 | URL
크- 저는 최근에 나온 한창훈 에세이집은 안읽었지만,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였나, 그거 읽을 때 진짜 바다로 달려가고 싶었더랬죠. 맛깔스럽게 쓰셔가지고..막 김도 먹고 싶고 술도 마시고 싶고 ㅎㅎ
저는 마치 변심한 애인처럼 평양냉면을 향한 마음이 들끓고 있어요. 하아- ㅋㅋㅋㅋㅋ

에이바 2015-06-10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무조건 돈까스를 외쳤는데요. 인용해주신 성석제 작가 글 보고 비빔밥으로 선회했습니다... 저는 이분 글은 예전에 잡지 페이퍼에 기고한 글이랑 온라인에서 조각글로만 봤거든요. `투명인간`을 딴 것도 아니고 저 음식 묘사 때문에 봐야하나 걱정입니다. 저거 보면 분명 식욕폭발일 거란 말이죠... 포항물회도 끄덕거리며 내려오다 만두랑 냉면바닥 샷에 그만 ㅠㅠ 저도 그 슴슴한 맛이 궁금해요. 항상 비냉만 먹거든요. 냉면 육수 맛있게 못 뽑는 집에선 무조건 비빔... 물냉시켰으면 식초 투하 ㅠㅠ

다락방 2015-06-11 10:53   좋아요 0 | URL
평양냉면은 평양냉면만 전문으로 하는 집에 가셔서 맛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 육수란 것이 일반 냉면 혹은 함흥냉면과도 달라서요. 슴슴함에 있어서는 최고를 자랑합니다. 자극적인 냉면에 길들여져있고 또 워낙 고추장양념 베이스를 좋아한다면 평양냉면이 처음부터 맛있지는 않을 거에요. 제 경우도 그랬거든요. 오래전에 먹었을 땐 이게 뭥믜, 하며 남겼고 최근에 먹을때도 처음 한두젓가락엔 맛이 없다 즉, 맛이 존재하지 않는다, 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먹으면서 점점 맛있고 나중엔 계속 생각이나는...슴슴함의 마력... 크-

평양냉면을 맛보시게 된다면 반드시 물냉면으로 드시고요, 육수도 그릇째 들어 마셔보시고요, 천천히 맛을 음미해보세요. 아마 평냉투어 다니고 싶어지실지도 몰라요. ㅎㅎㅎㅎㅎ 아 또 먹고싶어요. 지금 당장은 피자가 먹고싶지만 ㅠㅠㅠㅠㅠ

꿈꾸는섬 2015-06-10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새 주변에서 부쩍 다이어트 열풍이라 덩달아 휩싸여 해보겠다고 다짐은 했는데 어려워요.
역시 먹는 즐거움을 포기 못하겠어요. 냉면 만두 콩나물비빔밥 돈가스......단어만으로 침샘이 자극되는 듯 해요.

다락방 2015-06-11 10:54   좋아요 0 | URL
꿈섬님 ㅠㅠ 저 지금 스트레스 폭발 ㅠㅠ
제가 딱히 심하게 다이어트 하는 게 아닌데도 지금 피자가 너무 먹고 싶어서 머리가 폭발할 것 같아요.
식이조절 해서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사람들은 대체 얼마나 지독한걸까요 ㅠㅠ
저는 담배는 끊었지만 식이조절 다이어트는 못하겠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nomadology 2015-06-12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양)냉친은 소중한 존재입니다. 강남 을밀대는 몇번 안가봤는데 본점이랑 맛이 좀 다르더라구요..

다락방 2015-06-12 11:23   좋아요 0 | URL
어제 강남 을밀대에서 먹었는데요, 이제 평양냉면의 맛은 제게 익숙해진 것 같아요. 이건 뭐지? 하는 충격은 가시고 음, 이런 것이지...하는.... 첫정이 무서워서인지, 저는 아직까지는 우래옥의 평양냉면이 제일 맛있었던 것 같아요.
으악- 점심시간 다 되어서 이런 댓글을 달고 있노라니 급 배고픔이 느껴집니다. ㅠㅠ

nomadology 2015-06-12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래옥과 을밀대가 처음에 가장 이해하기 쉬운 맛일것 같습니다. 오늘은 냉친이랑 필동면옥 다녀왔어요. ㅎㅎ

다락방 2015-06-12 18:02   좋아요 0 | URL
아.. 또 먹고 싶네요 ㅜㅜ 이렇게 중독되는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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