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퇴근길에 지하철 안에서 영화 <달콤한 이곳>을 보았다.



내용적으로는 흥미로운 게 없었으나 이탈리아가 배경이라서 봤다. 그간 이탈리아 배경의 영화를 봤을 때 언제나 풍경에 감탄햇던지라 이번에도 풍경이라도 봐야지, 하고 재생했던 것.


미국의 성공한 요리 관련 사업가 '에릭'은 스물네살의 딸이 이탈리아에서 1유로짜리 집을 사겠다는 소식에 부랴부랴 딸이 있는 이탈리아로 날아온다. '몬테차라' 라는 지역이 그곳인데 이탈리아에서도 시골이고 기차역도 작으며 지도에도 표시가 안되어있다고 영화 속에서는 말한다. 아내가 죽은 후로 에릭은 딸인 '올리비아'와 사이가 다소 소원해져서 이탈리아에 집을 사겠다는 것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게 되었다. 어떻게 1유로에 집을 사나, 이건 당연히 사기다, 내 딸을 데려오자!! 라는 마음을 먹고 딸을 찾았는데, 그곳에 가서 몬테차라의 시장을 만나고 이것이 사기가 아님을, 몬테차라 도시의 개발 계획임을 비로소 알게된다. 젊은이가 다 떠나고 인구가 점점 적어지는 작은 도시 몬테차라는 사람들을 좀 끌어모으기 위해 시에 기증된 폐가들을 1유로에 판매하기로 한거다. 폐가인 만큼 대대적인 수리가 필요해보이지만, 아니 1유로라니 그게 어디야, 하고 올리비아는 이 저택들중 하나를 사서 고쳐 이탈리아에 거주하기로 마음 먹은거다. 그렇게 올리비아와 에릭은 집을 같이 보러 다닌다.



이런 집은 너무 낡아서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안될것 같고, 결국 마지막 집이 쏙 마음에 들어서 올리비아는 그 집으로 결정하고 집 보수 및 인테리어를 새로 하기 시작한다. 이탈리아에 거주하면서 파트타임 잡으로 이 일 저 일 했던 올리비아는 이탈리아어로 의사 소통이 가능하지만, 미국인 아빠 에릭은 이탈리아어가 서툴다. 집 개조 공사에 한달 정도 머물기로 하면서 그는 매일 이탈리아어를 공부한다. 그래서 이웃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눌 정도가 된다. 그리고 짧은 대화까지도.




여기에서 몇해전 남편과 사별한 시장 '프란체스카'와 만나 중년의 새로운 로맨스가 싹튼다. 에릭은 미국의 요리 관련 사업을 유선상으로만 지휘해야 하는데, 사실 에릭의 이전 직업과 희망 직업은 셰프였다. 어쩌다보니 지금 이렇게 되었지만 그에게는 요리에 대한 마음이 꿈틀꿈틀거려서 개조중인 집에 화덕이 있다는 걸 알고는 너무나 신나한다. 그리고 아직 젊은 딸이 진로를 정하지 못하고있고 먹고 살 방법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 커다란 저택의 부엌 공간을 개조해서 요리 교실로 쓰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낸다. 그러면 관광객들도 오지 않을까, 하면서 이 아이디어는 탄력 받는다. 게다가 이탈리아에서 자신의 요리에 자부심을 가진 젊은 셰프에게 '니가 좀 해주면 어때?' 해가지고 이 일은 순탄하게 진행된다.


사실 줄거리를 보았을 때부터 이야기는 뻔했다. 딸과의 갈등은 해소되고 이탈리아에서 낭만적 사랑도 새로 시작하고, 하는것들은 새로울 것이 없다. 그런데 이 영화는 처음부터 진짜 너무너무 좋았다. 우선, 


1유로의 집이라는게 너무 환상적인 거다. 이런 제도(?) 혹은 지원이 실제로 있는지 모르겠지만, 영화속의 이 아이디어에 내 심장이 세차게 뛴다. 집이 1유로라면, 그러면 나도 사겠어! 나도 사서 거길 개조하겠다. 개조하는 비용은 기꺼이 들이겠어. 게다가 올리비아가 산 집은 올리브나무도 갖추고 있다! 올리비아는 집 정원에 허브도 심는다!!



아 진짜 너무 좋은거다.

극중 올리비아가 이탈리아어 하는 것도 너무 좋고 에릭이 이탈리아어 공부하는 것도 잠깐 나오지만 너무 좋았다. 와, 이거 너무 좋잖아! 이탈리아의 시골에서 집을 짓고 살아가는게 갑자기 그동안 꿈꾼적 없었는데 이제 나의 목표가 되는 것 같은거다. 좋은데? 한적하게 집짓고 집 앞 정원에서 허브를 키우는 삶. 바질과 고수를 심어서 똑, 똑, 따먹으면 되잖아? 아 너무 멋있어 너무 좋아, 바로 이거야!!


나는 오래전부터, 아주 어릴적부터 이국에서의 삶을 꿈꿔왔고, 그건 항상 영어권 국가였다. 비영어권 국가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비영어권 국가에서 살려면 언어를.. 새로 배워야 하잖아, 처음부터... 그래서 이미 알파벳은 알고 있는 영어, 공부를 아무래도 덜 해도 될 것 같은-그러나 안하면 결코 안되는- 그런 영어권 국가에서 살아야지만 생각한거다. 그런데 이제 내게는 듀오링고가 잇다!! 이탈리아? 내가 갈 수 있지! 그곳에서의 삶? 듀오링고 일 년 뿌수면 어느 정도 기본은 되지 않을까? 껄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그래도 지지난주 만난 친구에게 듀오링고 알려줬더니 지금 그걸로 스페인어랑 영어 공부 신나게 하면서 어제는 이걸 알게 해줘 너무 고맙다, 덕분에 스페인어 공부를 신나게 하고 있다, 주변 친구들에게도 같이 하자 꼬시고 있다, 는 말을 들었더랬다. 듀오링고가 있는한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 나는 이탈리아에 1유로 저택을 사서 집을 고쳐가지고 살겠다!! 만세!! 서울 아파트의 베란다에서는 몇 개 못키웠지만, 이탈리아 시골의 저택 에서라면 고수랑 바질 뿐만 아니라 로즈마리, 애플민트, 라벤더 같은 것도 막 키우면 되잖아? 게다가 올리브 나무도 있대. 진짜 나이스 뿅이다!! 너무 좋아.


지지난주 저 친구를 만났을 때 양재의 레스토랑에 갔었는데 그곳은 생면 파스타를 판매하는 곳이었다. 생면의 느낌이 너무 좋아서 계속 생각나고, 나 또 거기 먹으러 가야겠다, 라고 계속 생각하고 있는데, 그러다가 요즘엔 자꾸.. 그냥 생면기계 내가 사서 내가 뽑아 먹으면 되잖아? 라는 생각이 들어버리는겁니다. 누가 나 좀 말려줘... 검색해보니 그 기계는 30만원대... 이 얘기를 하니 주변에서는 "사라, 너라면 사서 잘 써먹을 것 같다", "반죽도 직접 해야한다는 건 알고 얘기하는거지?"가 있었는데 응, 알지 알지, 내가 반죽해서 하면 되지, 인스타 보니까 사람들 그냥 뭐 술술 반죽하고 좎좎 면 뽑던데, 막 이렇게 되었는데 어제는 "소스는 어떤거 쓰시려고요? 소스도 만드실거에요?" 라는 질문에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러네, 생면 뽑아서 시판 소스 사용하면... 좀 아니지 않나. 그러면.. 일이 너무 커진다. 흐음... 포기해야겠지?... 이렇게 되었지만, 그런데!!


이탈리아 저택에서라면 어쩐지 할 수 있지 않나!!


에릭이 희망하는게 셰프이고 또 요리교실 한다고 해서 이탈리아 음식 만드는 거 잔뜪 나오겠다고 완전 설렜는데 막상 요리교실에서 음식 만드는건 안나와서 대실망.. 이탈리아 도착 첫날 딸도 약속 있다고 해서 저녁을 혼자 먹어야 하고, 수리 전의 집에는 전자렌지 밖에 없어서, 에릭은 식품점에 가 냉동식품을 산다. 그런데 우연히 근처에 있던 프란체스카가 그걸 보고는 "이탈리아에 와서 냉동식품을 먹는다고요?" 라고 말하는거다. ㅋㅋㅋ 아니 너무 좋으네 ㅋㅋㅋㅋㅋ 이 요리에 대한 자부심이랄까. 하여간 그래서 나중에 레스토랑에 밥 먹으러 가는데 나도 거기 가서 먹어보고 싶다. 맛있는거. 내가 작년 여름에 나폴리 가서 피자 먹었거든. 근데 진짜 존맛탱이었어. 피자의 최고봉은 나폴리다!



나폴리에서 먹었던 피자. 생애 최고의 피자다!!



봉골레 파스타 비쥬얼 어쩔거임?




이건 뜻밖의 존맛탱구리 야채스프.

와 너무 맛있어서 진짜 흡입했다.



이탈리아의 어느 레스토랑이나 마찬가지지만, 여기도 음식 주문하자마자 올리브유 병부터 가져다준다. 그리고 스프에도 뿌려먹고 피자에도 뿌려먹고 다 뿌려먹으라고. 일단 저 스프 진짜 너무 맛있고.. 피자는 이탈리아가 아니라 피자는 나폴리다!! 이걸 명심해야 한다. 피자는 이탈리아? 노노(로마에서 먹은 피자는 걍 그랬음) 피자는 나폴리다, 나폴리!!



하여간 피자랑 파스타가 내 최애음식인 건 아니지만 어쩐지 1유로짜리 집 사가지고 이탈리아어 공부해서 이탈리아에서 인생의 어느만큼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이 영화를 보면서 했다. 내가 좋아하는 모든게 여기 다 나왔어. 내 소유의 집, 허브를 키울 수 있는 정원, 아름다운 풍경, 낯선 언어 학습하기, 맛있는 음식. ㅋ ㅑ ~~~ 너무 좋다. 이탈리아어를 공부해야겠다. 듀오링고야, 도와줘!! >.<



책을 샀다.



응??


책탑이라기엔 너무.. 네, 거시기 합니다. 단 한 권 샀어요. 지난주에 여러모로 바빠가지고 ㅋㅋ 책을 살 수가 없었다. 하여간 그 와중에 이 책은 한 권샀다. 어쩐지 서재에서 이 책 사는 사람 나밖에 없을 것 같은 이 느낌적 느낌..















한글로 써진 제목 읽고 러브 온 더 세컨드 리드? 두번째 뚜껑? 이랬는데 리드가 lid 가 아니라 read 였던 것에 대하여... 흠흠.


[러브 온 더 세컨드 리드]는 동남아시아 문학총서 6 이라는데, 사실 1~5까지는 뭔지 잘 모르겠다. 하여간 이 책이 신간들 둘러보다 눈에 띄었는데, 이 책은 필리핀 로맨스란다. 아니, 내가 또 필리핀 로맨스는 읽어본 적이 없잖아? 필리핀의 로맨스도 좀 알아보자, 하고 급박하게 주문했다. ㅋㅋㅋㅋㅋ 책 소개는 알라딘에서 긁어오자.



동남아시아문학총서 시리즈 여섯 번째 도서 《러브 온 더 세컨드 리드》는 필리핀 출판사를 배경으로 라이벌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남녀의 이야기를 사랑스럽게 그린 로맨스 소설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현대 작품이다.

출판사 ‘마야프레스’에서 일하는 에이스 편집자인 주인공 ‘에마’는 회사의 성과 압박, 전 남자친구 ‘닉’과의 갈등, 어머니의 건강 문제 등 삶의 위기 속에서 새로운 시작을 통해 자신을 다시 발견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동료이자 경쟁자인 ‘킵’과 협력하며, 단순한 경쟁 관계를 넘어 서로의 강점을 발견하고 사랑에 빠진다.

단순히 사랑 이야기만 다루는 로맨스 소설이 아닌 주인공 ‘에마’ 개인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며 현대 여성의 독립성과 자아 성찰 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냈다. 간섭하기 좋아하는 절친, 실적으로 압박하는 상사, 예민한 작가, 에마에게 집착하는 뮤지션 전 남친, 킵의 아름다운 전 약혼자까지, 과연 에마와 킵은 어떤 결말을 써 내려갈까? -<알라딘 책소개 중>



아니, 라이벌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다니.. 게다가 출판사 배경이라니. 어쩐지 헤이킹 게임 생각도 나고 재미있을 것 같다. 으하하하하.



사실 쓸 말은 더 있지만 너무 길어지면 안되니까 오늘은 여기까지만 쓰는 걸로.

이만 총총.


출판사 ‘마야프레스’에서 일하는 에이스 편집자인 주인공 ‘에마’는 회사의 성과 압박, 전 남자친구 ‘닉’과의 갈등, 어머니의 건강 문제 등 삶의 위기 속에서 새로운 시작을 통해 자신을 다시 발견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동료이자 경쟁자인 ‘킵’과 협력하며, 단순한 경쟁 관계를 넘어 서로의 강점을 발견하고 사랑에 빠진다.

단순히 사랑 이야기만 다루는 로맨스 소설이 아닌 주인공 ‘에마’ 개인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며 현대 여성의 독립성과 자아 성찰 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냈다. 간섭하기 좋아하는 절친, 실적으로 압박하는 상사, 예민한 작가, 에마에게 집착하는 뮤지션 전 남친, 킵의 아름다운 전 약혼자까지, 과연 에마와 킵은 어떤 결말을 써 내려갈까?

동남아시아문학총서 시리즈 여섯 번째 도서 《러브 온 더 세컨드 리드》는 필리핀 출판사를 배경으로 라이벌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남녀의 이야기를 사랑스럽게 그린 로맨스 소설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현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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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5-03-04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폴리 피자요~~~~
저두 먹었는데 기억은 가물가물이네요^^
전 친퀘테레 가서 먹었던
‘해물 모듬 튀김‘쯤으로 이름 붙일수 있는 거시기... 짭짤, 바삭에 통통한 해물이 산처럼~~
대박~~~ 맛있었어요.

동남아 로맨스라니.. 우와
그런책도 나오는군요?!

다락방 2025-03-05 09:13   좋아요 1 | URL
저는 로마에서 피자 먹으면서 뭐 그렇게 별스럽게 맛있지도 않은데, 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다 나폴리 가서 피자 먹고 눈이 확 떠졌습니다. 이거였구나!! 가기 전에 읽었던 에세이에서 이탈리아 피자가 맛있는게 아니라 나폴리 피자가 맛있다는 건 읽었거든요. 그런데 정말 그렇더라고요. 놀라울 정도로 맛있었어요. 다시 이탈리아 여행 간다면 로마 보다는 나폴리를 가고 싶습니다. 후훗.

동남아 로맨스, 제가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단발머리 2025-03-04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사진 어쩔… 전 나폴리에서 리조또 먹었는데 큰애가 평생 동안 젤 맛있는 리조또였다고 해요, 여태 ㅋㅋㅋㅋ 저는 기억을 못합니다!
1유로 집이라… 지방 소멸이 엄청 급속도로 일어나고 있기는 한데 우리나라 지방에 아직 그런 집은 없는 듯 해요.
풍광이 짱입니다. 역시 이탈리아~~🇮🇹

다락방 2025-03-05 11:06   좋아요 1 | URL
아아.. 친구와 제가 둘 뿐이어서 또 리조또는 못먹었네요. 사실 리조또 먹을 생각은 하지도 못했네요. 리조또도 먹어볼걸..
1유로 집을 제가 사게 되어 예쁘게 꾸며둔다면요 단발머리 님, 놀러오시기 바랍니다. 제가 키우는 식물들도 맛있는 요리도 해드릴게요. 앉아서 풍경 보면서 드세요. ㅋ ㅑ ~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지금 제 생각으로는 아마 예순.. 쯤에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 제가 또 열심히 돈 벌어서 공부도 하러 가고 또 돈 벌어서 이탈리아에 집도 사도록 하겠습니다. 예순, 바라봅니다. 그 때쯤 가능할 것 같아요. 기다리세요!!

거리의화가 2025-03-04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폴리에 가봤어야 했는데 아직 가볼 기회가 없어서 경험을 못했네요. 지난 번에 집에서 나폴리를 배경으로 한 여행 프로그램을 봤는데 현지 주민들의 피자 자부심이 정말 대단하더라구요^^ 언제 가볼 기회를 마련해보는것으로~ㅎㅎ
1유로 짜리 집은 없더라도 다락방 님이라면 영어권 국가 아니더라도 멋진 풍광 아래 집 짓고 채소 키우며 사는 삶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곳에서도 주변 분들 알아가며 재미나게 사실 것 같고요!ㅎㅎㅎ

다락방 2025-03-05 11:08   좋아요 0 | URL
피자는 나폴리다, 그걸 잊지 마세요. 그것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나폴리에서 인생 피자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채소 키우는 삶은 지금도 하고 있으니 말씀하신 것처럼 어디에 가서 살더라도 살고 싶은 모습으로 살 수 있지 않을까, 저도 생각합니다. 거리의화가 님의 말씀대로 어디서든 사람도 사귀어가면서 즐겁게!! ㅎㅎ
언젠가 이 곳에 이탈리아에서의 삶을 사진 찍어 올리고 싶습니다. 그런 날이 오겠지요? 후훗

관찰자 2025-03-04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뻔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전개이지만,
저런 전개에 우리가 계속 낚이는 것을 보면,
역시
우리는
도시를 떠나 자연 속에서 자급자족하며 소박하게 살고 싶은 욕망이.....
아~~~~
저도 저런 삶....꿈꿉니다~~~~

다락방 2025-03-05 11:10   좋아요 0 | URL
저도 도시를 정말 좋아하고 여행도 도시로만 가는 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급자족에 대한 욕망은 분명 있는 것 같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자급자족의 삶을 살아야하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물론 이 자본주의 세상에서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러나 소박하게 실천하고자 한다면 어느 정도는 되지 않을까요.. 지금이야 도시가 좋아도 더 나이 들면 자연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 문을 열면 내가 키우는 풀이 자라는 그런 공간을 더 필요로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원에서 산다면 이탈리아가 정말 좋을 것 같아요!

그레이스 2025-03-04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id 와 read, 필리핀 로맨스! 빵 터졌습니다.
올리브유 비싸서 살 때마다 허걱하는데... 병째라니!
부럽습니다.
로맨스 영화나 드라마를 좋아하는지라... 이 영화 찾아봐야겠어요.^^

다락방 2025-03-05 11:11   좋아요 1 | URL
올리브유 비싸죠 ㅠㅠ 올리브유 너무 좋습니다. 저는 올리브유도 좋아하고 버터도 좋아합니다. ㅋㅋ
이탈리아에서는 어느 레스토랑에 가도 올리브유를 병째 주더라고요. 이탈리아 가서 또 맛있는 거 잔뜩 먹고 오고 싶어요!!
영화 재미있게 보시기 바랍니다, 그레이스 님. 아, 정말 언젠가 저도 이탈리아의 시골에서 살고 싶어요!!

바람돌이 2025-03-04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탈리아는 아니지만 제 친구는 저기 첫번째 집만큼이나 다 허물어져가는 시골 집을 사서 2년동안 주말마다 집을 손수 지었어요. (물론 집은 안타깝게도 1유로는 아니었습니다만...)지금은 너무 근사해서 우리 친구들이 가끔 가서 노는 아지트가 되었다죠. 친구는 지난 번에 저한테 바질 페스토를 줬는데 진짜 텃밭에서 바질을 길러서 직접 만든.... 너무 맛있어서 먹을 때마다 눈물 흘리며 먹었다죠. ㅎㅎ 그니까 다락방님 꿈도 실현될 수 있다는거죠. 이탈리아어 열심히 해서 1유로 집은 없겠지만 그래도 이탈리아 어딘가에 다락방님을 위한 집이 꼭 있을 거예요. ^^

다락방 2025-03-05 11:14   좋아요 1 | URL
요즘 인스타그램 보면 시골에서 허물어져가는 집 사서 손수 집 짓고 고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더라고요!! 최근에는 자기 스스로 벽돌 쌓아 화덕까지 마당에 만드는 그런 젊은 여성의 인스타그램도 보았어요. 크- 저는 손이 똥손에다 인테리어 감각 같은거 전혀 없어서 사실 그건 꿈도 못꾸지만, 그렇지만 이탈리아의 1유로 저택 사고 싶습니다.. ㅎㅎ
저는 지금도 베란다에서 고수며 바질 키워서 먹고 있기 때문에 바질 페스토도 자주 만들거든요. 제가 치아바타 굽고 제가 반든 바질 페스토 발라 먹는데 온 가족이 이걸 다 너무 좋아해요. 여동생은 제가 만든 바질 페스토 숫제 퍼먹습니다. ㅎㅎ 똠얌꿍 밀키트 사서 베란다 화분에 있는 고수 똑 똑 따서 넣어먹기도 하고요. 제가 만약 이탈리아의 1유로 집을 사게 된다면 다른 식물도 더 많이 키울 수 있게 되겠지요. 음.. 필요한건 사실 고수랑 바질뿐인 것 같긴 하지만요. 하하하하하. 아 상상만 해도 너무 신납니다!!

독서괭 2025-03-05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필리핀 로맨스도 알아야겠다니 ㅋㅋㅋㅋㅋㅋ
휴, 저도 오래전에 유럽여행 할 때 이탈리아에서 먹은 피자와 펜네 맛을 잊을 수가 없어요. 가격도 싸고 얼마나 맛있는지.. 와인을 곁들여 먹으면, 캬~~ 넘 좋죠.
1유로에 집 사서 내맘대로 수리해서 쓴다, 좋은데요?? 다락방님 꼭 해냅시다!! 아자!!

다락방 2025-03-05 11:15   좋아요 1 | URL
이탈리아에서 뭔가 더 먹고 왔어야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한 번 가야겠어요. 이대로는 아쉽다. 그렇지만 한 십년 뒤쯤에는 이탈리아에서 살고 있을테니.. ㅋㅋㅋㅋㅋ
1유로 집 사서 마당에 올리브 나무도 키우고 생면도 뽑아 파스타도 만들어 먹으면서 살고 싶습니다!!

독서괭 2025-03-05 12:42   좋아요 0 | URL
우앙~ 상상만 해도 흐뭇하군요. 저는 못할 것 같지만 ㅎㅎ 다락방님이 하시면 선물 들고 갈거예요😆
 

겨울이면 다른 마을을 방문하기도 하고 독서를 하기도 했다. 읽는 책은 주로 그가 매년 일정 금액에 맞춰 주문하는 역사서였다. 그는 본인의 말처럼 자신을 위한 번듯한 서고를 꾸미고 있었으며, 구입한 책은 전부 읽기로 했다. 그는 서재에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앉아 이 책들을 읽곤 했다. 처음에는 스스로에게 의무로 지운 독서가 나중에는 습관적인 일과가 되었고, 특별한 만족과 진지한 일을 한다는 자각을 그에게 주었다. -4권, p.514


















니콜라이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아버지로부터 빚만 물려받았지만 열심히 일하고 관리해서 재산도 다시 쌓고 있다. 그는 가족들과 화목하게 지내고 그리고, 독서를 한다. 자신을 위한 번듯한 서고를 꾸미고 있었다는 것도 참 매력적이지만 무엇보다 '구입한 책은 전부 읽기로 했다'가 눈길을 끈다. 아아, 니콜라이, 독서 생활 시작.. 얼마 안됐지? 그래 그래, 그건 타당한 결심이야. 무릇 책을 구매하고 읽는 사람이란 그런 마음을 먹어야하지. 그런데 그거 아니? 나도 처음엔 그랬단다? 나도 처음엔 책 사고 그거 다 읽은 다음에 다른 책들을 샀거든? 그런데 언젠가부터 한 두권 안읽어도 사고 또 사고 그러다 안 읽은 책이 점점 더 많아지더니, 지금은 집에 안읽은 책들이 훨씬 더 많단다? 어디, 네가 산 책은 다 읽기로 하겠다는 결심 언제까지 지키나 두고보겠어. 결국 너도 나처럼 읽지 않은 책더미에 파묻히게 될걸? 껄껄.



전쟁과 평화는 재미있다.

전쟁과 평화라는 제목은 다소 지루할 것 같은 느낌을 주는데, 천만의 말씀. 완전히 재미있다. 마지막에 책의 해설을 보니 등장인물이 557명 이란다. 그렇게나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이름 러시아 이름이고 그러면 읽기 힘들겠쥬? 그런데 여하튼 재미있고 어느 순간에는 이름과 인물도 헷갈리지 않게 된다. 재미있다. 톨스토이가 들려주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도 그렇고, 삶에 대한 이야기도 그렇다. 무엇보다 한 등장인물의 죽음에서(스포일러가 될까봐 이름을 밝히진 않겠다) 그가 자신에게 오게될 죽음을 받아들이고 있을 때, 그리고 결국 죽었을 때, 나는 '만약 그가 온 몸으로 죽음에 저항했다면, 그의 경우에는 살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니까 내가 생각하기에 그는 죽음을 받아들였지 저항하지 않아서, 그렇게까지 죽진 않아도 되는 상황인데 죽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거다. 그런 점에서 보면 그를 사랑한 주변 사람들의 입장에서 안타까웠다. 그 죽음을 받아들이는 건 그의 뜻이고 그의 의지이겠지만, 그러나 그를 사랑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가 조금만 더 애써주지, 더 힘내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달까. 그러나 거듭되는 인물들의 죽음 앞에-전쟁때였다- 뭐가 됐든 언젠가는 인간은 죽는다는 불변의 진리를 나 역시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된다.


읽다보면 톨스토이의 삶과 세상에 대한 시각이 도드라진다.

그는 어떤 개인적인 영웅이 세상의 역사를 만든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그 일들은 그 전에 일들과 그 전의 사람들 그리고 지금의 사람들과 다 얽혀서 일어난 일이라는 거다. 그런 한편 그는 경험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사람같다는 생각도 했다. 니콜라이라는 등장인물이 직접 농업에 뛰어들고나서 어떻게 관리해야하는지 알면서 재산을 불릴 수 있게 되는데, 이는 그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레빈을 떠올리게 한다. 레빈 역시 직접 농민들과 농사 짓는 일을 했었으니까. 그뿐인가. 피에르의 경우 전쟁 포로로 잡혀 오랜 시간을 보냈지만, 그 시간동안 프랑스 병사들과 그리고 잡힌 러시아 포로들을 보면서 인생에 대한 시각이 변화한다. 운이 좋게 그는 포로였어도 살아남았는데, 그 때의 일을 얘기하다보면 피에르는, 그러나 그 시간을 겪는 쪽이 좋았다고 한다. 자신이 달라졌으니까.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사람들이 나에게 포로가 되기 전 상태로 남고 싶은지, 그 모든 것을 처음부터 겪고 싶은지 묻는다면 나는 부디 다시 한번 포로가 되어 말고기를 먹고 싶어요. 우리는 일단 익숙한 길에서 밀려나면 모든 게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직 그곳에서 새로운 좋은 곳이 시작되지요. 생명이 있는 동안에는 행복도 있습니다. 우리 앞에는 많은 것이, 많은 것이 있어요. 그것이 내가 당신에게 하려는 말입니다." -4권, p.442



이 부분에서는 필립 베송이 생각났다. 정확히는 그의 [포기의 순간]이.



"틀에 박힌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쩌면 불의의 사건을 겪어야 하는 건 아닐까요?"












위의 문장은 책 속에 나온 문장은 아니고 필립 베송이 파리 박람회에서 자신의 책에 사인을 해주던 중 한 말이라고 한다. 그리고 곧 이 책, 포기의 순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불의의 사건 이라는 건, 겪지 않는 쪽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내 인생에서 그건 없었으면 좋았을거라고, 그것이 준 상처가 너무 크다고, 결코 다른 사람들은 이 일을 겪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몇몇 일들이 있다. 그러나 내가 그것을 겪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된게 아닐까 생각하곤 한다. 사람은 하나의 인생 밖에 살 수가 없기 때문에 단정할 수 없지만, 나에게 일어났던 그 일들이 없었다면 나는 아주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몇 번이나 언급했지만, 나 역시 경험으로부터 배우는 사람이다. 그래서 아주 늦되다. 꼭 스스로 경험을 해야만 '아 이래서 그런거구나' 라고 깨닫는 편이랄까. 그러다보니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다. 가만 앉아서 남들의 말만 듣고 깨달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육체적 에너지도 감정적 에너지도 소모가 덜할텐데, 굳이 경험하느라 에너지를 소진하고, 그 후에 비로소 '아 이게 이거구나' 하게 되어버리니까. 필립 베송은 자신의 책에서 '자기 자신이 되는 데, 되어야만 하는 사람이 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들 중 한 사람이다. (p.140)' 라고 말하는데, 나 역시 그들중 한 사람이다. 그리고 톨스토이 역시 경험으로 배우는 사람인 것 같다. 삶에서 그런걸 추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전쟁과 평화를 읽으면서 했다. 음, 그런데 안나 카레니나의 경우를 봐도 그렇고, 작가라는 직업은, 결국 경험으로 변하게 되는 인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게 아닌가? 



재미있게 읽었지만 에필로그에서 좀 실망했고, 그리고 아까 댓글을 달면서 생각했는데, 이 네 권에 걸친 책에서 내가 어느 누구도 애정을 갖지 않는다는데 생각이 미치자, 아,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작가에 톨스토이를 넣지 않는건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책에 등장하는 그 많은 인물들 중 나는 어느 누구에게도 특별한 애정을 갖게 되진 않는다. 순간순간 어느 인물들에게 공감할 순 있다. 이를테면 마리아 공작 영애는 억압적인 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그 아버지가 병에 걸렸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자신에게 찾아올 자유에 대해 기뻐한다. 그러다가 내가 이런 생각을 하다니, 하면서 죄책감을 갖고. 그런 생각의 흐름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거 아닌가. 다른 인물들에 대해서도 다 마찬가지. 각각의 캐릭터를 이해할 수도 있고 공감할 수도 있지만, 그러나 내가 애정하게 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재미있었지만 나를 뒤흔들지는 못했다. 그래서 읽노라면 어쩐지, 나도 모르게 빅토르 위고가 자꾸 생각났다.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읽다가 눈물 콧물 다 흘렸던 게 생각난거다. 그때는 한 사람의 죽음을 앞에 두고 아아, 이 사람 왜이렇게 외로워, 하면서 울었더랬다. 누가 좀 와줘, 이 사람 이렇게 혼자두지마, 하고. 게다가 [웃는 남자]는 어떤가. 초반에 추위에 떨면서도 소년이 갓난 아기를 구해주는 장면에서, 아아 대체 인간이란 뭐란 말인가, 하며 가슴이 뜨거워졌단 말이지. 그러니까 빅토르 위고는 나를 가만두지 않고 어떤 격한 감정으로 내팽개치는데 톨스토이는 나를 격한 감정으로 이끌지는 않는 거다. 재미있고 톨스토이 정말 대단하지만, 그래서인지 어쩐지, 흐음, 위고쪽이 더 대단한 것 같은데? 하게 되어버리는거다. 그러고보니 나 프랑스 소설 안좋아하는데 레미제라블과 웃는 남자에는 크게 감명받았었네? 


여러분, 레미제라블 읽어보세요. 이거 진짭니다. 이거 짱이야. 레미제라블을 읽자!! ㅋㅋㅋㅋ 톨스토이 얘기하다가 갑자기 레미제라블 추천 ㅋㅋㅋㅋㅋ


하여간 재미있게 잘 읽었다. 펼치기 전에는 이 책에서 그렇게나 자주 나폴레옹을 만나게 될 줄을 내가 몰랐지?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예전에 막스 갈로의 나폴레옹 총5권 끙끙대며 읽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다섯권에 걸친 책이었는데 그거 다 읽고나서 기억나는건 나폴레옹 여드름 피부였다는 것.. 중간에 여드름이 터졌다는 묘사가 나오는거다. 아니, 그 .. 여드름 터진 것 까지는 말 안해줘도 돼요..















금요일에는 친구들을 만났다.

여자1 남자1 이었는데, 둘다 알라딘에서 진행한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에 한때 참여했던 친구들. 여자1이 그 때 여성주의 책을 읽었던 것들이 훗날 도움이 많이 되었다, 고 얘기해주어 고마웠는데, 이에 질세라 남자1이 '남자인 나에겐 더 도움이 되었지' 라고 말해주었다. 무언가 했는데 그걸로 도움이 됐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니, 인생 진짜 잘 산 것 같다. 물론 그렇게 느끼기 위해서는 그들이 읽어야한다는 스스로의 행위가 있었던 것이 먼저이지만. 하여간 누군가 행동하고 도움이 됐다고 말하는 거, 만남의 기쁨이 아닌가. 




책을 샀다. 이번엔 조금만 샀다.


















[나의 작은 무법자]는 어떻게 사게 되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밤의 종말]은 투비에서 즐겨 찾는 분의 리뷰를 읽고 사게 되었다. 재미있을 것 같아.. [친밀한 사이]는 인스타에 본문 인용한 광고가 자주 나오는데 마침 잠자냥 님의 서재에서도 본 책이었다. 굿굿. 이렇게 세 권만 샀다.


책 탑 페이퍼 월요일에 올려야하는데, 와 이번달 안에 전쟁과 평화도 읽어야 되고 아기 퍼가기 시대도 읽어야해서 정말 정신이 없었다. 회사 일도 바쁘고 일 끝나면 책 읽느라 바빴다. 2월 27일 현재, 그러나 다 읽었다. 만세!! ㅋㅋㅋㅋㅋ




그리고 꽃을 샀다.


인스타그램 보면 가끔 집에 꽃 사서 장식하는 사람들이 나온다.

그들이 커다란 꽃다발을 풀고 가지를 사선으로 잘라서 화병에 꽂고 그걸 방이나 거실등에 두는 단순한 장면인데 참 좋아보였더랬다. 그런데 그 집이 엄청 넓고 깔끔하긴 하더라. 그래서 산건 아니고, 5천원 쿠폰도 주면서 무료배송..이기에 저렴하게 샀는데, 마침 사고 나니 인스타그램에서 봤던 것들이 떠올라 좋았어!! 하면서 나도 펼쳐두고 하나씩 가지를 잘라 화병(이 아니라 물병)에 하나씩 꽂는데, 하아- 몇 개 하지도 않고 갑자기 빡이 쳤다. 


하기 싫어..

귀찮어..

아 이거 언제해...


막 이렇게 되어가지고, 아아, 이건 내가 할 일이 아니다, 나는 이런거 할 사람이 아니다, 나는 이런게 적성에 맞지 않아! 하고 버럭 화를 내버렸다.



일전에 루꼴라로 크리스마스트리 샐러드 만든다고 하다가 몇 개 하지도 않았는데 빡쳐서 치워버렸던게 생각났다. 보다 못한 엄마가 '내가 할게' 하면서 해주셨지... 아아 나는 이런거 안되는 사람이야.


그 글은 여기 ☞ https://tobe.aladin.co.kr/n/305941



엊그제 집에서 술 마시면서 <샬라샬라> 보는데 ㅋㅋㅋ 이 멤버들이 옆집 부부를 초대했다. 옆집 부부는 식사를 하면서 남편은 인도 사람이고 아내는 독일 사람인데 인도에서 결혼식을 올리면 너무 크게 열어야돼서 그게 싫어서 라스베가스에 둘이 가서 결혼식을 했다, 는 말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영어가 잘 안되는 멤버들은 그 말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들으면서 반응하고 잇던 장혁은 다 듣고나서 멤버들한테 이러는거다.


"할아버지가 인디안이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나 진짜 개터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거 이상하게 너무 웃겨가지고 그 다음에도 계속 순간순간 생각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샬라샬라 너무 재미있게 보고 있다. 회사 동료랑 여동생한테 추천했는데 여동생도 엄청 재미있게 보고 초등5조카도 재미있게 본다고.


아 맞다 초등5조카가 영어 공부 하면서 필로소피, 철학 이란 단어를 새로이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철학'이란 자체를 처음으로 접한거지. 이게 뭔지 찾아보더니 제엄마에게 이랬단다.


"엄마, 이모는 철학과 졸업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동생이 아니라고 했더니 조카가 아니야? 이러면서 놀랐다고. 아니, 왜 내가 철학과를 졸업했다고 생각하지 조카야? 나 너무 철학적이었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만 줄인다.

빌라르스키, 공작 영애, 의사, 그리고 요즘 만난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피에르는 모든 사람들의 호의를 끌어내는 새로운 특징을 보였다. 그것은 사람들이 저마다 자기 방식대로 사물을 생각하고 느끼고 바라볼 가능성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말로는 사람의 생각을 바꿀 수 없음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예전에는 피에르를 불안하고 짜증스럽게 했던 저마다의 이런 당연한 독자성이 이제 그가 사람들에 대해 품는 공감과 흥미의 토대가 되었다. 자신의 삶과 타인들의 시각 사이에, 혹은 그 시각들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나 때로 완벽하기까지 한 모순은 피에르에게 기쁨을 주고 조소 어린 온화한 미소를 불러일으켰다. - P416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사람들이 나에게 포로가 되기 전 상태로 남고 싶은지, 그 모든 것을 처음부터 겪고 싶은지 묻는다면 나는 부디 다시 한번 포로가 되어 말고기를 먹고 싶어요. 우리는 일단 익숙한 길에서 밀려나면 모든 게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직 그곳에서 새로운 좋은 곳이 시작되지요. 생명이 있는 동안에는 행복도 있습니다. 우리 앞에는 많은 것이, 많은 것이 있어요. 그것이 내가 당신에게 하려는 말입니다." - P442

"있잖아, 마리." 나타샤는 갑자기 마리야 공작 영애가 그녀의 얼굴에서 오랫동안 보지 못한 장난꾸러기 같은 웃음을 지었다. "그 사람은 어쩐지 깔끔하고 윤기 있고 산뜻해졌어. 마치 욕조에서 나온 것 같아. 무슨 말인지 이해하겠지? 정신적으로 욕에서 나온 것 같다니까. 그렇지?" - P443

그녀가 이따금 그를 이해하려 애쓰며 그의 공-그가 농노들에게 선을 베푼 것- 에 대해 이야기하면 그는 화를 내며 대답하곤 했다. "결코 그렇지 않아. 난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 없어. 난 그들을 위해 이런 일을 하지는 않아. 그런 것은 전ㄴ부 시 나부랭이고 할멈들의 옛날이야기야. 이웃의 행복이라는 것이지. 난 내 아이들이 구걸하지 않기를 원해.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난 우리 재산을 모아야 해. 그게 전부야. 그러기 위해서는 질서가 필요하고 엄격함이 필요하지... 그런 거라고!" 그는 다혈질답게 주먹을 움켜쥐며 말했다. "물론 공정함도 필요해." 그는 덧붙였다. "농민이 헐벗고 굶주리고 말도 한 필밖에 갖고 있지 않다면 그자는 스스로를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일하지 않을 테니까." - P509

겨울이면 다른 마을을 방문하기도 하고 독서를 하기도 했다. 읽는 책은 주로 그가 매년 일정 금액에 맞춰 주문하는 역사서였다. 그는 본인의 말처럼 자신을 위한 번듯한 서고를 꾸미고 있었으며, 구입한 책은 전부 읽기로 했다. 그는 서재에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앉아 이 책들을 읽곤 했다. 처음에는 스스로에게 의무로 지운 독서가 나중에는 습관적인 일과가 되었고, 특별한 만족과 진지한 일을 한다는 자각을 그에게 주었다. - P514

예카체리나 필리포브나 티타리노바(Ekaterina Filippovna Tatarinova, 1783~1856). 1812년 전쟁에서 활약한 부흐회브덴 장군의 딸이다. 페테르부르크에 ‘영적 연합‘이라는 신비주의 종파를 설립하고 자신에게 예언 능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종파는 치유와 점을 신봉하며, 제정 러시아의 비밀 교단인 스코프치(성욕에 저항하기 위해 남성의 성기를 거세하고 여성의 유방을 절제하는 의식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 로부터 격렬한 원무를 통해 황홀경과 예언의 영을 이끌어 내는 의식을 차용했다. 이 교단은 1837년까지 존속했다. - P555

"나타샤는 정말 웃기는 애야. 사실 남편을 깔아뭉개고 살면서 일단 상황이 논의로 발전되면 그 애-자신의 언어도 없으면서-는 그냥 남편의 언어로 지껄인다니까." 니콜라이는 가장 소중하고 가까운 사람들에 대한 비판을 부추기는 뿌리치기 힘든 갈망에 굴복하며 덧붙였다. - P574

틀에 박힌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쩌면 불의의 사건을 겪어야 하는 건 아닐까요?
자기 자신이 되는 데, 되어야만 하는 사람이 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들 중 한 사람이다.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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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5-02-27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론은 톨스토이 아니고 빅토르 위고라니 ㅎㅎ 톨스토이 옹께서 실망이 크시겠어요 ㅎㅎ
꽃들이 물을 좀 더 먹으면 더 싱싱하고 이쁠 것 같네요. 지금은 먼 길 와서 힘들어보입니다. ㅠㅠ

다락방 2025-02-27 09:30   좋아요 1 | URL
으흐흐흐 톨스토이 재미있었습니다!! ㅋㅋㅋㅋㅋ
저게 배송 오자마자 찍은 사진이거든요. 엊그제인데, 어제 퇴근후 집에 가보니 확실히 더 선명하고 예뻐졌더라고요!! >.<

독서괭 2025-02-27 09:36   좋아요 1 | URL
톨스토이 1패! ㅋㅋㅋ

다락방 2025-02-27 09:50   좋아요 0 | URL
톨스토이 님, 쏘리~ ㅋㅋㅋㅋㅋ

망고 2025-02-27 1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다락방님도 꽃을 다 사셨네요ㅋㅋㅋㅋ계란꽃 마가렛인가요? 예뻐요^^
저도 ˝전쟁과 평화˝ 읽고는 싶은데ㅠㅠ 너무 길어요 게다가 다락방님이 어느 캐릭터에도 애정을 갖지 않았다니...아 망설여집니다ㅋㅋㅋ대신 레미제라블을 읽어봐야 겠습니다🤣

다락방 2025-03-04 08:06   좋아요 0 | URL
무슨 꽃인지는 모르겠고요 특가로 저렴하게 떴는데 첫구매라 쿠폰까지 줘서 ㅋㅋ 어디 한 번? 하고 사봤습니다. 세상에 이게 도착했을 때보다 하루 이틀 지났을 때가 더 예쁘더라고요. 뭔가 생기었어지고 더 환해졌어요. 후훗.
레미제라블은 강력하게 권합니다, 망고 님!!

단발머리 2025-02-27 12: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일단 익숙한 길에서 밀려나면 모든 게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직 그곳에서 새로운 좋은 곳이 시작되지요. 생명이 있는 동안에는 행복도 있습니다. 우리 앞에는 많은 것이, 많은 것이 있어요. 그것이 내가 당신에게 하려는 말입니다.

442쪽 좋아서 북플 화면 그대로 캡쳐해 두었어요. 저도 그런 쪽에 속하는데, 익숙한 길에서 밀려날 때 두려움이 많은 사람 같아요. 익숙한 게 좋거든요. 지겨운건 잘 참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제 자신을 그렇게 생각하구요. 알라딘 서재에서 다락방님 글 보고 레미제라블 읽었던 사람이 바로 저이고요 ㅋㅋㅋㅋ내내 읽은 거 자랑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저는 레미제라블 다른 책은 아직인데, 파리의 노트르담은 준비된 상태입니다. 감정을 격동시킨다는 점에서 저도 톨스토이보다는 빅토르 위고가 혹은 그의 작품이 예술에 가깝다고 생각하기는 해요.

중학생인 저에게 묻는다면 ㅋㅋㅋㅋㅋ 물어봐주세요ㅋㅋㅋㅋ 저의 인생책은 <부활>입니다. 사실 그 속의 사랑 이야기 뿐만 아니라, 토지 소유권과 관련된 계급에 대한 문제도 그렇고, 또 마지막에 남주가 회심? 혹은 회개의 변이 있거든요. 거기가 아주 압권입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더욱 제게 톨스토이는 뭐랄까, 너무 선생님이시다. 가르치시고, 훈계하신다ㅋㅋㅋㅋ 이런 느낌이 강해서요. 그래서 <전쟁과 평화> 이야기하다가 급 ‘레미제라블‘ 읽어보세요, 를 완전 이해하게 됩니다.

꽃 너무 예뻐요.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제가 보기엔 아주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저는 루꼴라 트리 샐러드에 한 표를 드리오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5-02-27 23:32   좋아요 1 | URL
헉 인생책이 부활이라고요? 저 부활때문에 톨스토이 안 읽었는데요. 너무 너무 싫어서요. 저도 어릴 때 읽어서 뭘 몰라서였을까요? ㅠ.ㅠ 저는 고등학생 때 읽었는데 단발머리님은 중학교 때 읽고 걸작을 알아보다니 역시 천재!!
지금 전쟁과 평화는 언젠가는 읽겠지 하면서 사두었는데 레미제라블을 사야 할까요? 우리집 딸래미가 지금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고 있던데 그냥 사서 저도 읽을까요?

다락방 2025-03-04 08:10   좋아요 0 | URL
저는 파리의 노트르담은 레미제라블 이나 웃는 남자에 비해 조금 별로라고 느꼈어요. 웃는 남자 역시 강하게 권합니다. 도입부부터 압권이에요. 뮤지컬은 어느만큼을 잡아냈을지 모르겠지만, 책의 훌륭함을 결코 담아낼 수 없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저는 평소 소설은 프랑스보다는 러시아인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톨스토이 보다는 위고 입니다. ㅎㅎ

익숙한 길에서 밀려날 때의 두려움은 사실 모든 사람이 갖고 있는거 아닐까요? 만났던 사람, 갔던 식당, 갔던 장소가 더 편하다는 건 누구에게나 공통일 것 같아요. 저 역시 그렇습니다. 새로운 걸 마주해야 하는 상황에서 스트레스가 종종 오긴 하지만, 그러나 익숙한 곳에서 밀려났을 때 비로소 다른 시작이 가능해지는 건 또 사실이고.. 삶이란 것을 결코 만만한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저도 저 문장이 좋아서 밑줄 그었는데 단발머리 님도 캡쳐를 해두셨네요. 아마도 그건 우리 모두 공통된 것을 느끼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요.

중학생인 단발머리 님의 인생소설이 부활.. 이라니. 중학생인 저의 인생 영화 더티 댄싱.. 이었던 사람으로서, 아아, 왜 내 인생책은 부활이 아닌가, 를 생각하며 앞으로 읽을 도서에 부활을 올려둡니다!!


바람돌이 님/전쟁과 평화는 나폴레옹 시대의 역사가 줄줄이 나오는 관계로 바람돌이 님은 특히나 더 재미있게 보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바람돌이 2025-02-27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글 읽다가 사서 읽으려고 꽂아둔 전쟁과 평화가 눈에 확 들어와서 또 죄책감이 막...... ^^;; 언젠가는 읽겠죠. 전쟁과 평화도 레미제라블도....
꽃 꽂는거 힘들죠. 저도 가끔 꽃 사거든요. 근데 이거 진짜 예쁘게 꽂는거 어려워요. 예전에 딴에 잘 꽂았다고 사진찍어서 보여줬다가 비웃음당했어요. ㅎㅎ 그래도 봄이 오면 꽃 사고 싶어요. 그래도 지금 우리집엔 딸래미 졸업덕분에 꽃병 3개에다가 꽃을 잔뜩 꽂아놓고 힐링하고 있어요. ^^

다락방 2025-03-04 08:12   좋아요 0 | URL
전쟁과 평화는 위의 댓글에도 썼지만, 바람돌이 님이 저보다 천 배는 더 재미있게 읽으실 것 같습니다. 일단 역사에 대한 지식을 장착된 상태에서의 읽기니까요. 많이 아는 만큼 더 많이 보이잖아요. 강추합니다.

꽃을 예쁘게 꽂지 못해서 스트레스 받았다기 보다는 꽂는 일 자체가 너무 짜증나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뭔가 차분히 앉아서 아름답게 만들어내는 일.. 같은걸 제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보면 좋은데 제가 그 좋게끔 만들어내는 걸 잘 못한다는.... 하하하하. 제가 그래서 요즘 원두도 안내려요. 물 끓이고 뜨거운 물 붓고..하는게 역시 너무 견딜 수 없어져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숲노래 2025-02-28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란, 우리가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무몸’을 빌려서 담은 꾸러미이니, 이 책 곁에 꽃송이를 나란히 놓으면, 둘이 푸르게 어울리는구나 싶어요.

다락방 2025-03-04 08:13   좋아요 0 | URL
맞아요, 책과 꽃은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책과 샌드위치도 잘 어울리고 책과 와인도 잘 어울리고.. 하여간 책은 다 잘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잠자냥 2025-02-28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철학과 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철학자 다락방🤣🤣

다락방 2025-03-04 08:14   좋아요 0 | URL
차라리 철학과를 졸업했더라면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그러면.. 지금보다 좀 더 현명해졌을까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꼬마요정 2025-02-28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흐 저도 갑자기 다락방 님 철학과 졸업이었던가 생각했습니다. ㅎㅎㅎ 저는 <전쟁과 평화>에서는 안드레이가, <안나 카레니나>에서는 레빈이 무척 좋았습니다. 그런데 다락방 님이 바로 위고 말씀하시니까 막 전율이 느껴져요!! <레미제라블>에서 장발장에게 느꼈던 감정이나 <웃는 남자>에서 우르수스에게 느꼈던 감정과 차이가 나서요. 저도 울면서 봤어요ㅠㅠ <노트르담 드 파리>도 그렇구요. 아아, 그렇군요. 위고는 정말 천재예요!!!

저는 꽃을 사지 않습니다. 꽃병에 꽂아둘 수가 없어요... 냥이들이 다 먹고 떨어트리고 난리거든요...ㅠㅠ

다락방 2025-03-04 08:16   좋아요 1 | URL
저는 레 미제라블 의 마지막 권에서 정말 눈물 콧물 쏟아가면서 봤고요, 웃는 남자는 도입부가 정말 압권이었어요. 날도 추운데 어린 소년이 지나가다가 갓난 아기를 구하는 장면이요. 와, 인간 진짜 뭐지.. 자기가 힘든데도 다른 생명을 기어코 구하고자 하는, 이런거 뭐지, 하면서 위고에게 감탄했었습니다. 이런 ‘와, 인간 진짜 뭐지!‘ 같은 감정을 톨스토이가 주지는 못하더라고요. 위고가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저 꽃은 살 때 물에다 같이 넣는 보존제라고 하나 그런걸 같이 줘서 넣었는데 여전히 싱싱합니다!!

꼬마요정 2025-03-07 16:35   좋아요 0 | URL
진짜!!!!! <웃는 남자> 읽을 때 그윈플렌 버림 받고 그 추운 날... 데아 구하는 데...하아... 저 날씨 엄청 추울 때면 얘네들 생각나요. 옷 껴입고 있는 나도 이렇게 추운데 얇은 옷차림에 신발도 변변찮은 애기가 얼마나 추웠을까 하구요 ㅠㅠ 아, 마음이 정말.... 위고 천재!!
 

"누가 나에게 내가 이처럼 사랑할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면 그 말을 믿지 않았을 거야." 안드레이 공작이 말했다. "이 감정은 내가 예전에 품은 감정과 전혀 달라. 나에게는 온 세상이 둘로 나뉘어있어. 하나는 그녀야. 거기에는 모든 행복과 희망과 빛이 있지. 또 다른 하나는 그녀가 없는 모든 곳이야. 그곳에는 우울과 어둠뿐이야..." -2권, p.446~447



















지금부터는 전쟁과 평화 2권에 대한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으니 내용을 모르는채로 이 책을 읽고싶다면 이 페이퍼를 패쓰하기를 바랍니다.

(그렇지만 패쓰하기엔 너무 재미있는 글일거야..)



볼콘스키의 아내는 아이를 낳다가 죽었다. 볼콘스키는 참전했다 돌아왔고 여동생과 아버지에게 아이의 돌봄을 대부분 맡기고 따로 나가 살면서 가끔 본가에 들러 아들도 보고 아버지와 여동생도 만난다. 정확한 나이는 안나왔지만 삼십대 중반정도인 것 같다. 

그런 볼콘스키가 나타샤를 알게 된다. 밝고 사랑스러운 나타샤. 꾸밈없고 구김없고 환한 나타샤. 그런 나타샤를 사랑하게 되고 그런 나타샤에게 사랑을 고백하게 된다. 그녀 역시 마찬가지, 그를 사랑한다. 그전에도 다른 남자를 좋아한다고 생각한 적은 여러번이었지만, 그러나 이런 감정은 처음이다. 볼콘스키도 이런 사랑이 내게 올 줄이야! 했지만 나타샤에게도 마찬가지였던거다.


볼콘스키는 나타샤와 결혼하고 싶다. 그래서 아버지의 허락을 받으러간다. 세상 고집 센 볼콘스키의 아버지는 이 결혼이 영 못마땅하다. 그래서 조건을 내건다. 네 건강도 챙기고 너 어차피 아들 가정교사 찾으러 외국간다 했으니, 일단 외국 갔다가 한 해만 결혼을 연기하라고. 그게 이 결혼의 조건이라고 했다. 한 해가 지나도 네가 변함없다면 그러면 결혼해라, 하는거다. 이에 볼콘스키는 나타사에게 청혼하면서 이 조건에 대해 얘기한다. 난 너를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했고 그래서 너랑 결혼하고 싶어, 너도 그래? 응 나도 그래! 그런데 우리 아빠가 1년만 있다 하라고 하거든, 우리 1년만 기다리자. 그러자 우리의 나타샤는 이렇게 말한다.



"너무해요! 안 돼요, 그건 너무해요, 너무해!" 나타샤가 갑자기 이렇게 말하며 다시 흐느끼기 시작했다. "난 한 해가 지나기를 기다리다 죽고 말 거예요. 그럴 수는 없어요. 그건 너무해요." 그녀는 구혼자의 얼굴을 쳐다보다가 연민과 망설임의 표정을 알아보았다. "아니, 아니에요, 뭐든지 하겠어요." 그녀는 갑자기 눈물을 그치고 말했다. "정말 행복해요!" -2권, p.457-458



그녀는 도대체 이 일년을 왜 기다려야 하는지 알 수 없지만, 이건 너무나 잔인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알겠다고 수긍한다. 그래, 일 년, 기다려보자, 기다리면 되지. 볼콘스키는 일 년 후에 결혼하자고 하면서, 그런데 그 일 년 사이에 혹여라도 네 마음이 변하거나 한다면 너는 자유롭다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말한다. 나타샤의 마음이 변할 가능성, 그리고 거기에 대해 죄책감을 갖지 말고 갈 곳을 향해 가라는 것. 나타샤는 도대체 왜 자기한테 그런 말을 하냐며 그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을 맹세하지만, 아, 열여섯 아름다운 여성에게 일 년이란 도대체 어떤 시간인가. 일 년안에는 얼마나 많은 가능성이 있는가.



사랑하는 남자와 일 년간 만날 수가 없다. 간혹 사랑을 맹세하는 편지는 주고받지만 어느날은 불쑥 아, 그가 왜 내 옆에 없는거지, 그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거지, 하며 지금 내 옆에 없는 그를 원망한다. 그러다가도 그와 결혼하고나면 펼쳐질 미래에 대해 긍정회로를 돌리기도 하면서 그녀는 이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아니, 견디고 있다. 일 년, 어쩔 수 없이 보지 못하고 지나가야 할 일 년, 이 일 년이란 이들에게 있어서 어떤 시간이 될것인가.


어떤 사람들에게 일 년은 짧고 어떤 사람들에게 일 년은 길다.

사랑에 빠진 연인들에게 만나지 않고 지내야하는 일 년은 잔인하게 길게 느껴질것이다. 물론 나의 경우에는 '고작 일 년이구먼' 했지만.. 아마 이게 바로 내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나는 들었다. 일 년이면 사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수 있지만 또 아주 많은 것들이 변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일 년이면 아이를 임신하고 낳을 수도 있을만큼의 긴 시간이고 그런데 일 년이면 바로 어제처럼 늘 같은 루틴으로 살아가고 별다른 변화 없이 맞이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세상의 많은 연인들에게 만나지 못하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누군가는 별 탈없이 그 일년간 그리움과 기다림을 간직한 채 살아갈 수 있겠지만, 그러나 누군가는 도저히 견딜 수 없고 자신을 향한 온갖 유혹에 휘둘리기도 할것이다. 유혹이 찾아온다, 안되는거지? 그렇지만.. 펑- 하고 터져버리는거다. 



일 년이 되려면 이제 조금 남았는데, 그런데 나타샤에게 유혹이 찾아온다. 이 아름답고 밝은 여성에게 세상 난봉꾼이 찾아든다. 이 난봉꾼, 이 난봉꾼이 결혼했다는 사실을 숨긴채로 그녀에게 다가간다. 너무 예쁘거든. 여신같거든. 그는 그녀에게 약혼한 남자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사랑을 고백하고, 그녀에게 약혼한 남자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입술을 부딪친다. 하아- 우리의 나타샤, 저항할 수가 없다. 안되는데, 이러면 안되는데, 하지만 .. 그런데 이런 사랑도 그전에 없었다. 당연하지. 열여섯에게 사랑이 많으면 얼마나 많다고 모든 사랑이 내가 알던 사랑이겠나. 이 사랑도 처음, 이런 감정도 처음.. 다 그런거 아니겠나. 그리고 마흔여섯이어도 마찬가지지. 모든 사랑은 다 조금씩 결이 다르지 않나. 여하튼 나타샤에게 이 사랑은 바로 옆에 있는 실체, 육체적으로 생생한 그런 사랑이다.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그러나 내 옆에 없는 사람을 그리워하다가, 나를 사랑한다고 속삭이면서 내 입술에 입술을 갖다 대는 너무나 잘생긴 남자... 아, 모르겠다, 두 명을 사랑하면 안되나요? 나타샤는 이 난봉꾼에게 자기의 마음을 준다. 그리고 이 난봉꾼의 뜻대로 난봉꾼과 결혼하기로 한다. 다만 어떤 이유인지 이 난봉꾼은 정식으로 방문하고 청혼하고 이러는대신 도망가자고 한다. 그러니 나는 그랑 도망치겠어. 도망가서 아무도 몰래 그와 결혼하고 행복하게 살겠어! 그녀는 볼콘스키의 누이에게 그리고 볼콘스키에게 결혼하지 않겠다 한다. 그리고 오늘밤, 난봉꾼이 찾아오면 나는 도망가는거야!! 휘비고!!



그러나 소냐가 이를 눈치챈다. 어라, 쟤 이상한데? 그리고 나타샤에게 도망가자 쓴 난봉꾼의 편지도 읽는다. 이 남자 사기꾼같아, 이상하지 않니? 왜 집에 정식으로 찾아오지 않아? 너 그러면 안돼. 나타샤는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를 모함하는 소냐가 원망스럽고 저리 가버렷! 한다. 그러나 나타샤의 계획을 눈치챈 소냐는 어떻게든 이걸 막아보고자 한다. 나타샤가 그 남자 따라가는 순간 모든게 끝장이다, 하고. 아아, 나타샤여, 그 길을 가지마오..



사랑이라는 게 그렇다. 그 사랑에 빠져있으면 상대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 대부분 주변에서 반대해도 그 말이 들리지 않는다. 나타샤는 난봉꾼을 난봉꾼이라고 말하는게 싫다. 다른 사람들이 그 사람 안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걸 믿을 수가 없다. 그 사람에 대해 그렇게 말하지마! 그러나 나타샤는 강제적으로 이 사랑의 불발을 맞이하고 그리고 그 남자가 사실 유부남이라는 것도 듣게 된다. 하아.. 나타샤는 미치겠다. 나타샤는 만신창이가 됐다. 그런데 볼콘스키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타샤는 모든게 자기 잘못이며 이런 자신을 그에게 받아달라 할 수 없다는 것도 안다. 나는 이미 망가졌어.. 사실 이 책을 읽는 지금의 입장에선 그게 뭐 대수라고 싶지만 책에서 이 시대 배경에는 그녀는 마치 망가진 여자처럼 다루어진다. 나는 볼콘스키가 이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와 그녀에게 모든게 괜찮다고, 너에 대한 나의 사랑은 변하지 않을 줄 알았다고 할 줄 알았건만.. 그는 그 소식에 그럴 줄 알았다며 자신의 친구를 통해 그녀로부터 받았던 편지를 그녀에게 대신 돌려주라 말한다. 물론 마음은 자기 나름대로 아팠겠지만, 야 이놈아, 니가 일 년 기다리라고 한거잖아!! 왜 사랑하는 사람에게 일 년을 기다리라고 하는거야. 그 안에 일어날 가능성을 알고 있었으면서!! 사람 테스트하는거야 뭐야..



일 년, 그 빈 시간이라는 거, 그건 일 년이 아니라 더 짧은 시간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뭐 이건 사실 헤어짐이 아니라 옆에 있어도 마찬가지겠지만. 

오래전 내 친구에게도 그런 일이 있었다. 오래전 페이퍼에 언급한 적 있는데, 내 친구는 소개팅을 받았고 소개팅 자리에서 그 남자와 서로 호감을 가졌으며 그렇게 손잡고 집에 바래다주고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그런데 바로 주말이었고 그 주말은 나를 포함한 친구들과 여행이 예정되어 있었다. 아마 그 때 우리가 지리산을 갔던가... 우리가 가는 차 안에서도 친구는 그 남자의 전화를 받았다, 잘 다녀오라고. 분위기는 좋았고, 웃으면서 통화한 친구는 다녀와서 만나자고 했다. 그래서 그 차 안에 있던 나를 포함한 친구들이 웃으면서 이열~~ 했었는데, 그 주말이 지난 후 친구는 그 남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미안하다고 못만나겠다고. 주말동안 인라인 스케이트 타러 갔다가, 거기에서 여자를 만났는데 그 여자가 좋다고... 



많은 가능성이 열려있다. 나에게 당신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그 가능성을 우리는 알고 있기 때문에 기다리라고 부탁하며 다짐을 받기도 하고 볼콘스키처럼 너는 자유로워 변화가 찾아온다면 가렴, 하기도 한다. 우리는 우리에게 열려있는 많은 가능성을 안다. 그래서 일 년은 너무 길다. 그 안에 무수히 많은 가능성이 포함되어 있다. 일 년이 뭐 그렇게 힘들다고, 라고 나는 생각하지만, 나는 이것이 나라는 사람의 개인적 성향임을 안다. 나는 롱 디스턴스 연애를 했을 때 일 년에 한 번 볼까말까였다. 그런데 그것이 나에게는 힘들지 않았다. 아주 많은 친구들이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힘들지 않아?' 라고 내게 물었고, 그러면서 '나라면 그렇게 못해' 라고 덧붙였을 때, 나는 다들 왜그러나 했다. 그때 내 반응은 그랬다. 


"왜 그걸 못한다고 생각해? 니가 사랑하는 사람이 멀리 있어, 그러면 그 사람 사랑하면서 그냥 사는거 아니야? 그러면 그냥 누구나 다 할 수 있는거 아니야?"  


나는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야, 이게 나라서 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다. 나에게는 단단한 일상이 있고 나에게 이 장거리 연애는 이대로도 충분했지만,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리고 내가 사랑했던 그 사람에게도 이건 힘든 일이었다. 나는 힘들지 않았고, 그가 나를 보기 위해 한국에 왔을 때, 나는 그냥 평생 이렇게 일 년에 한두번 너 만나면서 살고 싶다고도 얘기했었다. 그렇게 사는거 나는 좋다고. 그리고 그건 나의 진심이었다. 아직도 나의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나에게 이것은 가능하고 이것은 좋다. 그러나 상대는 그럴 수 없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럴 수 없는 것 같다. 그는 내게 이별을 통보했고 그리고 그는 일상을 언제나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았다. 일 년에 한 번 만나는게 아니라 그냥 옆에 있으면서 사소한 걸 동시에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그와 통화를 했는데, 그가 그랬다. 일상을 함께 하는게 자신에겐 너무 중요했다고. 나는 그의 말을 이해했다. 그제서야 내가 연애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나는 이 장거리 연애가 얼마든지 괜찮고 딱히 일상을 함께 하자 않아도 역시 괜찮았다. 오히려 간혹 그와 함께 사는걸 상상했을 때 조차도 그의 옆에 붙어있고 싶진 않았다. 나는 여행을 자주 다니는 사람인데, 그와 함께 사는 걸 상상할 때에도 그 여행에 그가 함께는 아니었다. 그는 집에 있다가 여행에서 돌아오는 나를 맞이하는 걸로, 나는 언제나 상상을 했다. 내가 그린 그림에서는 우리가 늘 붙어있지 않았다. 다만,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은, 그런 나에게 하루, 한 달, 일 년, 십 년은 다른 사람에 대한 가능성이 딱히 열리지 않는다는 거였고, 상대에게도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는 거였다. 나는 이 장거리 연애가 불편하지 않은데, 그런데 이 장거리 연애가 상대에게 힘들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는 거였다. 그에게 다가올 무수한 가능성들을 그가 어떻게든 떨쳐내고 있는데, 그것이 힘들 거라는 걸 나는 몰랐다. 나는 내가 그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단단해서 딱히 휘둘릴 일이 없었는데, 그런데 그는 번번이 다가오는 유혹에 지쳐가고 있었던 거였다. 그에게는 옆에 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고, 나에게는 나는 그 사람 말고 다른 사람은 필요가 없었다. 보지 않았다. 나는 내가 이런 사람이라서 상대도 같을거라고 크게 잘못 생각했다. 



나는 나타샤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타샤가 다른 남자를 만나고 키스를 하고 사랑을 속삭이고 다른 남자랑 떠나기로 약속한 것 자체가 나타샤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타샤는 잘못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타샤가 그런 남자를 만난건 잘못이다. 아니 그건 잘못이라기보다 유감이다.  나타샤가 새로이 사랑에 빠진 남자가 좀 좋은 남자였더라면, 정정당당하고 싱글이었다면, 나타샤의 이 사랑이 도대체 어디가 잘못됐단 말인가. 그러나 나타샤가 만난 남자가 이 시대의 난봉꾼이라서, 어라 예쁘네 꼬셔볼까? 안되면 말고~ 하는 그런 남자라서, 이미 결혼한 남자라서 그리고 다른 예쁜 여자를 만나는 순간 나타샤 역시 내다 버릴 사람이라서, 그런 남자라서 그게 유감이다. 

우리는 젊은 시절 숱하게 잘못을 겪고 살아간다. 그 잘못들 덕에 우리는 그 다음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 나쁜 남자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남들에게 다 보이는 그의 나쁜 점이 내게는 보이지 않아 나쁜 사랑을 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그런데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어른이 된다. 그렇지만 그건 잘못이 아니다. 나쁜 남자(여자)가 잘못한거지 그 사람을 사랑한 내가 잘못한건 아니다. 내가 나쁜 상대를 만났었다는 이유로 다른 사랑을 하지 못할 이유도 없고, 그것이 다른 사랑을 하지 못하는 조건이 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나타샤가 살았던 시대에는 그렇지 않아서, 그래서 나타샤는 내팽개쳐졌고 나타샤는 병이 든다. 나타샤여, 힘을 내..


일 년은 너무 길고 일 년은 너무 짧다. 

일 년은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고 일 년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만약 무슨 일이 일어났다면, 그 일이 내 예상과는 다르게 진행됐지만, 그런데 어쨌든 찾아왔고 진행됐다면, 그러면.. 그건 그냥 내 운명에 있던 일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나타샤에게 앞으로 어떤 인생이 펼치지기 위해 볼콘스키라는 진지한 사랑이 등장하고, 그런데 일 년의 공백이 주어지고, 그런데 왜 난봉꾼이 갑자기 등장을 했는지 모르겠다. 만약 그 난봉꾼이 소냐에게 찾아왔다면 소냐는 그 난봉꾼을 사랑하지 않고 물리쳤겠지만, 문제는 이런 식의 가능성은 사실 부질없다는거다. 왜냐하면, 그 난봉꾼은 소냐가 아니라 나타샤에게 찾아왔거든. 그게 사랑의 비극이고 그게 사랑의 재미있는 지점이다. 


일 년은 너무 길고 일 년은 너무 짧다.

누군가에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수 있고 그러나 다른 사람에겐 수차례의 커다란 일들이 일어났을 수도 있다.

일 년간, '자니?' 라는 물음에 반가워 응답할 수도 있지만, 일 년간, '자니?' 라는 물음에 '쉿 나 애기 깨니까 연락하지마' 라고 응답할 수도 있다. 일 년은 너무 짧고 일 년은 너무 길다. 어찌됐든 무수히 많은 가능성이 그 안에 있다. 





샌드위치나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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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5-02-21 1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재미있게 읽었어요. 톨스토이 저는 진짜 의문인 게 속에 여성 자아가 따로 있나 싶게 여성의 심리를 잘 알더라고요. 저도 나타샤에 완전 이입해서 읽었던 기억 나요. 아, 그리고....마지막 결말(스포는 안할게요) 가장 톨스토이다운 엔딩이었어요. 주말 인라인 사연 ㅋㅋ 너무 웃기네요. 캐나다와 커피 <전쟁과 평화> 너무나 어울려요.

다락방 2025-02-21 13:34   좋아요 1 | URL
아, 톨스토이 다운 엔딩이라니!! 너무나 궁금합니다. 뭘까요, 어떻게 되는걸까요. 저 이제 막 2권 끝낸 참이라 3,4 권이 남아 잇습니다. 얼른 읽고 싶네요. 너무 재미있어요! 저는 안나 카레니나 때도 그랬지만 톨스토이는 남자도 되고 여자도 되고 심지어 개도 되는구나 했었습니다.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2-21 15: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미보장 하시더니, 역시나 재밌군요!! 일년이란 시간에 온갖 일이 일어날 수 있겠죠 정말.. 저는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어야 하는 쪽이라서, 장거리 연애는 못했을 것 같아요 ㅜㅜ 모든 걸 함께해야 되는 건 아닌데, 만나고 싶을 때 만날 수 있고 손잡고 싶을 때 손 잡을 수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저는.
전쟁과 평화 재밌는 소설이었군요. 너무 두꺼워서 엄두가 안 났는데 ㅎㅎ 다락방님의 다음 재미난 글도 기대합니다!!

다락방 2025-02-26 10:43   좋아요 2 | URL
전쟁과 평화는 여러모로 아주 재미있는 소설입니다. 지금 4권을 읽고 있는데 톨스토이 정말 여러 방면으로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구나 싶고요, 캐릭터도 정말 다양합니다. 언젠가는 꼭 읽기를 권합니다, 독서괭 님!

사실 일년이 아니라 이틀이어도 뜻밖의 일은 생기기는 하죠. 하루만에도 가능한데 무려 일년이라뇨. 아무 일도 없기가 더 힘든 시간이 아닐까 싶어요.

햇살과함께 2025-02-22 15: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실눈 뜨고 봤네요. 궁금하지만... 전쟁과 평화 얼른 읽어야겠네요.

다락방 2025-02-26 10:43   좋아요 2 | URL
햇살과함께 님! 전쟁과 평화 너무나 재미있습니다. 톨스토이가 얘기하는 전쟁도 사랑도 죽음도 모두 다 흥미진진합니다!!

관찰자 2025-02-24 09: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 안 읽어봐서 정확히 톨스토이 선생이 어떻게 여자도 되고, 개도 되는 지 모르겠지만,
옛날에 하루키 한창 읽을 때, ˝하루키는 여잔가? 어떻게 이렇게 여자의 심리를 다 아는 것처럼 글을 쓰지?˝ 했던 기억이 있는데,
약간 그런 느낌일까요?
다락방님 리뷰를 읽어보니 <전쟁과 평화>는 전쟁이야기일까? 사랑이야기일까? 궁금해져서 더는 못 참겠어요>.<

다락방 2025-02-26 10:44   좋아요 1 | URL
전쟁과 평화는 전쟁이야기이며 사랑이야기이며 살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톨스토이가 얘기하는 그 모든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정말 즐겁게 읽힙니다. 읽어보세요, 관찰자 님!!

단발머리 2025-02-26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1권 읽고 멈춤한 상태라 ㅋㅋㅋㅋㅋㅋ (어떻게 멈췄는지 묻지 말아주세요) 다락방님 이 페이퍼 나중에 읽으려고 ‘좋아요‘만 누르고 안 읽었는데 여태 궁금해서 읽었는데 읽기를 잘한거 같아요.

저도 다락방님이랑 비슷한데 나타샤가 사랑에 빠진 건 문제가 안 되는 거 같아요. 일년은 엄청 긴 시간이고, 그 시간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건 예상할 수 없을테니깐요. 요는 난봉꾼인데, 그니깐 그 남자가 진심이 아니었다는데 문제가 있겠지요. 전... 안 읽은 사람으로서, 톨스토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그래서 조심해~!‘인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 락방님 페이퍼 읽고 나니 저도 읽어야겠다, 하지만 시간이 좀 많이 필요하겠군, 이런 생각이 들어요. 전 문학동네 판으로 1권만 읽었습니다.

위에 블랑카님이 댓글에 ‘캐나다와 커피 <전쟁과 평화> 너무나 어울린다‘고 하셨는데, 완전 동감입니다.
행복한 인생에는 역시나 러시아소설, 역시 커피, 배경은 캐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2-27 07:46   좋아요 1 | URL
저 전쟁과 평화 다 읽었어요!! 만세!!
톨스토이가 말하고자 하는 건 ˝그래서 조심해!˝는 아니고요, 전쟁과 역사적 사건들 모두에 있어서 같은 시점을 가지고 있는데 한 사람이 어떤 일을 해서 그 일이 그렇게 되었다기 보다는 모든 것들이 이렇게 저렇게 맞물려서 그 일이 그렇게 된것이다, 라는 거거든요. 나타샤가 난봉꾼을 만난건 안타깝지만, 그런데 사랑하는 남자를 보지 못하는 시간이 길었고, 마침 그 참에 새로운 남자가 다가왔고, 그런데 그 남자는 육체적으로 들이밀고 그래서 아프고... 하다가 4권에 이르러 나타샤를 만나게 되면, 아아 일은 결국 이렇게 되는 것이로구나.. 싶거든요. 하여간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안물었지만 빅토르 위고 쪽이 저는 더 좋습니다. ㅋㅋㅋ

행복한 인생에 뭐 있겠습니까, 친구와 맛있는 것과 책과 캐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꼬마요정 2025-02-26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나타샤 힘 내!!! 저도 저 부분 읽을 때 그랬어요, 안드레이 너가 1년 유예기간 가지자 했잖아!! 하면서요. 마음이 떠날 수도 있다고까지 했던 것 같은데 말이죠. 게다가 나타샤는 한창 나이 아닌가요. 말똥 굴러가는 것만 봐도 웃기고 낙엽 떨어지는 것만 봐도 눈물이 날 나이인데... 아나톨 나쁜노무스키!! 저는 3권이 제일 좋았어요. 안드레이를 제일 좋아했거든요. 나타샤도 너무 매력적이지만 이상하게 저는 안드레이가 무척 좋았어요 ㅋㅋㅋ 톨스토이는 정말... 대단한 작가예요!!

다락방 2025-02-27 07:48   좋아요 1 | URL
마지막 에필로그 보면 니콜라이랑 피에르랑 언쟁하는 부분이 있잖아요? 피에르는 혁명해야 한다고 하고 니콜라이는 나라가 부른다면 나는 너도 죽일 수 있다! 고 하는데, 그렇게 서로 다른 입장에 대한 이야기들까지 잘 써낸 걸 보면 톨스토이가 정말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음 저는 니콜라이가 농노들과 함께 일하고 영지 관리하는게 좀 좋더라고요. 무릇 윗대가리라면 그런 정신을 가져야 하는게 아닌가 싶고요. 그들이 잘 살아야 결국 나도 잘산다, 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렇습니다. 그런데 톨스토이 소설에서는 그 누구도 개인적으로 좋아하게 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안나 카레니나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사실 그 누구도 애정하지 않았는데 전쟁과 평화도 재미있지만 어느 캐릭터가 딱히 좋지는 않네요. 그래도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다 읽었다, 만세만세!!

잠자냥 2025-02-28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니…?

다락방 2025-02-28 18:00   좋아요 0 | URL
어디갔다 이제와요.. 🥹
 















이 책을 읽다보니 그동안 보았던 영화들중 일부가 떠올랐다.


먼저 미셸 윌리엄스 주연의 <블루 발렌타인> 인데, 영화속에서 대학생인 '신디(미셸 윌리엄스)'는 남자친구와 콘돔 없이 섹스를 하고 바로 임신이 되어버린다. 그 섹스를 원한건 신디가 아니었는데 아마도 빈 강의실이었던가, 남자친구는 잠깐만  이라고 하면서 거의 일방적으로 아주 짧게 남들의 눈을 피해 콘돔도 없이 신디에게 정액을 쏟아부은 거다. 신디는 이 섹스를 자신이 원하지 않았다. 그런데 임신을 했고 출산을 했다. 이 일에 대해서는 남자친구에게 말하지 않았다. 말했다해도 그런 남자가 좋은 아빠가 될 리는 없었겠지만, 이 아이를 낳고 키우는 건 신디 혼자만의 몫이었다. 여자가 싫다고 하는데도 자기가 남자친구라고 콘돔도 없이 찍 싸버리고 그 자리를 떠나버리는 거, 너무 별로다. 욕망하고 배설하고 간단하게 자리를 피한 남자가 있고, 원하지 않았는데 임신을 하고 아이를 품고 낳고 기르는 건 여자의 몫이다. 여자 혼자 아이를 키우는 삶은 결코 쉽지 않다.


그 영화보다 더 자주 떠올린 영화는 <러브, 로지> 이다. 영화 속에서 호텔리어가 되겠다는 꿈을 품었던 이제 막 대학생활을 앞둔 '로지(릴리 콜린스)'는 졸업 파티에서 만난 남자와 잠깐 섹스를 한 뒤 임신을 한다. 아직 어리고 꿈이 있었던 로지는 아이를 입양보내기로 하지만, 막상 아이를 낳고서는 그 아이를 키우기로 한다. 그녀가 대학에 가지 못한건 뻔한 일이다. 그녀의 단짝 친구인 알렉스는 함께 대학에 가기로 했던 로지가 대학을 포기하자 아쉬워하는데, 그 날 졸업파티에서 각자 파트너와 즐거운 시간을 가진건 릴리와 알렉스가 마찬가지지만, 왜 어느 한 명은 대학을 포기해야 하고 어느 한 명은 아무런 지장없이 대학에 갈 수 있었는가.


이 영화가 떠오른 이유는 '캐런 윌슨 부터바우'의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젊은 여자들이 임신과 미혼모라는 낙인 그리고 입양에 대한 고민과 갈등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아, 그간 봐왔던 영화들에서 젊은 여자들이 아이 아빠 없이 아이를 낳고 그 때 누군가 기다렸다 그 아이를 데려가 입양하고.. 했던 것들, 그것이 다 그 시대상을 반영한것이었구나. 이게, 그러니까 결혼하지 않은 여자가 임신하고 출산하면 입양으로 이어지는 것이, 어느 시대에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어. 소위 아기 퍼가기 시대로 말하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부터 1973년까지는 낙태는 불법이었고 피임에 대한 교육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아이 아빠 없이 아이를 낳으려면 입양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던 시대를 말한다. 학생의 경우 임신하면 그 학교에 더이상 다닐 수가 없었고 미혼보로 교육을 받는 것도 허락되지 않았다. 한마디로 결혼하지 않은 채로 임신하면 인생이 좆되는 거였다. 교육도 못받고 나라의 지원도 못받았다. 그녀에게는 몸을 함부로 굴린다는 낙인이 찍히고 설사 입양이 아닌 양육을 선택해 나라의 지원이라도 받을라치면, 많은 사람들이 왜 우리의 세금을 미혼모에게 줘야 하느냐고 화를 냈다. 오, 신이시여..


처음 책을 읽을 때만 해도 사실 '그런데 젊은 나이에 결혼하지 않고 임신하면 혼자 키우기 힘든건 사실이고 그렇다면 입양시키는 게 제일 나은 답이 아닌가' 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 책의 책장을 넘길수록 내가 생각한 바로 그 형태가 사회복지사들이 미혼모를 설득하는 이유라는 걸 알았다. 단지 그들에겐 나와는 다른 더 원대한 목표가 있었으니, 입양을 주선하면 돈을 받는다는 것. 특히나 백인 아이들은 수요가 많았고 백인 부모들이 줄 서서 새로운 아이가 태어나 입양할 수 있기를 기다렸다. 그러니 입양에 대해 점점 더 커다란 금액의 돈이 오고갔고. 미혼모에게 아기를 포기하라는 설득은 더이상 미혼모의 앞으로의 삶을 위한게 아니었다. 이 입양을 성공해야 돈을 번다! 아기는 상품이 되었고 아이 엄마는 상품 제공자가 된것이다. 혹여라도 아기 엄마가 아기를 낳고 마음을 바꿀까봐 낳자마자 아이를 보여주지 않기, 아기 엄마의 부모도 설득하기 등등의 방법이 그들에게 시행되었다. 나는 비로소 젊은 여자가 혼자 아이를 낳았을 때의 최선은 입양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됐다. 만약 사회적 분위기도 그렇지만 정부에서 혼자 아이를 낳아도 잘 키우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아기를 낳고 바로 보내지 않아도 되는거였다. 참 사람들, 예나 지금이나 여기나 거기나 여자들 죽이기에 진심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한 번 자보겠다고 덤벼드는 새끼들이 있고 그렇게 임신하고나면 몸 함부로 굴렸다고 손가락질하고 아기 지우려고 하면 낙태는 불법이고 그래서 아이 낳아 키우려고 하면 지원해줄 수 없다고 하고.. 뭘 여자 미워하는데 이렇게 진심이냐. 그녀들에게 찍힌 낙인과 미래에 대한 고민, 그들에게 가해진 압박의 숱한 사례들을 앞에 두고 나는 이 여자들을 이런 상황으로 몰아 넣은 남자들은 어디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임신한 순간 가졌을 두려움과, 이 임신으로 인해 내 꿈을 포기해야 한다는 암담함, 이 아이를 입양보내야겠지 라는 고민과, 막상 낳고 나니 아기랑 헤어지는게 힘들었던 그 모든 순간들과 입양 보낸 후에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품고 살아야 했던 그 오랜 시간들을 겪어가는 이 여자들, 이 여자들 옆에 이 아기의 아빠들은 없었다. 아마 그 아빠들 중 상당수는 자신이 아기의 아빠가 되었다는 사실도 알지 못할 것이다. 블루 발렌타인의 잠깐 스쳐간 장면처럼 '에이 잠깐만' 하고 배설한 뒤 자리를 뜨고, 그리고 그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생각해볼 일도 없이 그 남자는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갖고 돈을 벌고 그리고 결혼을 해 자신이 아는 자신의 자식들을 낳았을 것이다. 어쩌면 그 사이사이 자기도 모르는 아이들이 더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십만명의 미혼모가 몸을 함부로 굴린다는 낙인이 찍혔다면, 십만명의 그 상대 남자들이 있지 않겠나. 물론, 십만명보다 더 적을 수도 있다. 어떤 남자들은 한 번만 그리고 한 명에게만 그러진 않았을테니까. 코피노 문제가 심각하다는 기사를 우리는 종종 접할 수 있는데 그 코피노에 있어서도 그렇다. 필리핀에서 아이를 낳게 만들어놓고 한국으로 도망쳐온 많은 남자들중 또 얼마만큼은 그렇게 필리핀에 낳아둔 아이가 자기가 아는 아이 말고 더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지금도 이 세상에 숨쉬는 남자들 중의 아주 많은 수는, 언젠가 누군가 자신의 아이를 낳았을지도 모를 일을 벌이고서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살아가고 있겠지.



사생아 출산에 절반의 책임은 남자에게 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혼모와 미혼부에 관한 연구 건수의 비율은 30:1 정도이다. ... 미혼모를 대상으로 한 연구만으로는 사생아에 대한 이해는 물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런데 미혼모에 대한 연구와 동등한 수준으로 미혼부를 연구하고, 관찰하고, 질책한다면 딜레마를 초래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남녀의 성적 행위를 판단할 때 우리가 사용하는 전통적인 이중잣대의 변화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몸을 버린 여자'에 상응하는 남성을 묘사하는 표현은 없다. 우리는 미혼부보다 미혼모를 더 비난하고 낙인화한다. ... 무죄 추정의 관행에 있어서도 미혼모는 불리하다. ... 왜냐하면, 배가 불러오며 그 죄를 스스로 입증하게 되니까... 반면, 미혼부에게는 어떤 증거도 남지 않는다. ... 미혼모는 자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성적으로 어떤 잘못을 했는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 .... 미혼모는 임신과 출산이라는 눈에 띄는 문제들을 제기하지만, 미혼부는 그렇지 않다. 산전 돌봄, 산모를 위한 시설, 그리고 양육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필요한 사람은 미혼모이다. ... 미혼부에게는 자신의 행위로 인해 납세자들이 낸 세금을 쓰게 된다는 증거도, 관습에서 벗어난 성적 행위를 했다는 증거도 없다. (Vinvent 1962) -p.107 재인용



1960년, 미국에서 250,000면의 아기들이 미혼모에게서 태어났다. 이 중 91,700명의 "아버지 없는" 신생아가 십대 미혼모에게서 태어났다. -p.188



역사적으로 임신한 학령기 소녀들은 사회로부터 거의 또는 아무 도움을 받지 못하고, 방치되거나 처벌을 받았다. ... 가족과 학교의 태도는 가혹하거나 무대응이 대부분이었다. ... 임신한 여학생은 학교를 그만두라는 압력을 받았으나... 임신의 원인을 제공한 남학생은 학교를 계속 다녀도 되었다. ... 사람들은 이것을 '사내들은 다 그렇지 뭐'라는 식으로 말해, 마치 남학생의 성적 방탕을 칭찬하는 듯했다. ... 하지만 여학생은 불명예스럽고, 수치스럽고,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으로 여겼다. (Zackler & Brandstadt 1974) -p.105~106 재인용



이 책의 저자 캐런 윌슨 부터바우가 이 사생아를 낳고 입양시킨 미혼모였다. 그녀는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로 고통받았고 또 많은 여자들이 같은 고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수많은 자료를 읽고 이 책을 써냈다. 그녀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이해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 책을 읽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을까, 를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문제에 직면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걸로 그치지 않고  '그런데 왜?' ,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지?' 를 끊임없이 생각해본다. 고통과 상처의 당사자인 것도 힘든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고통을 들여다보고 이해하려고 하며 원인을 찾아보고자 하는 시도는 그 후에 올 다른 고통들을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찾아올 고통까지도 예방할 수 있다. 캐런 윌슨 부터바우는 그런 사람이었다. 다른 결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레이첼 모랜 의 [페이드 포]도 생각났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들여다보고 생각해보고 그리고 글로 써내는 일. 그런 여자들을 응원하지 않을 수가 없다.

보스톤 미혼모 시설 원장은 아기를 포기하라는 압박을 느낀 한 미혼모가 한 말을 인용했다. "K 원장님이 정확히 말한 건 아니에요 내가 베스를 키우겠다고 했을 땐 안 그랬는데, 입양 이야기를 꺼내니 그냥 얼굴이 밝아졌어요." (Issac & Spencer 1965: 54)


따라서 만약 입양 수요가 줄면 미혼모는 ‘정상‘(기혼 부부)가정에 아이를 보내라는 압력 대신 아기를 키우라는 격려를 받았을 것이다. - P131

사회학자인 윌리엄 라이언은 미혼모에게 입양을 강요하는 상황을 심각하게 보았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이 곤경에 처하는 원인을 가난한 사람 탓으로 돌리는 경향에 대한 선구적 연구를 했는데, 그에 따르면 미혼모는 타락하거나 일탈적 존재가 아니라 가난의 피해자이고, 자원의 분비와 접근에 있어 "불평등의 패턴"을 보여주는 가시적 증거다. 이 패턴에는 사회의 지배적 다수가 "가난한 자들을 제자리에 두려는" 의도가 반영되어 있다. 반대로 불법의 산물, 즉 혼외 출산아기는 전반적으로 높은 사회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만약 "사생아를 없애면, 입양에 필요한 원자재를 없애는 것이다". 특히 입양 시스템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라이언은 "입양되지 않은 라이언은 "입양되지 않은 엄청난 잉여 사생아들은... 입양 시스템이 만든 추잡한 산물이며, 형편없고 부적절한 아동복지와 공공부조 시스템의 자원안으로 던져질 기준 미달의 물건과 같았다"(Ryan 2000[1971]: 114-115)고 일갈했다. - P145

우리 자신의 직업 정신과 (대부분) 미혼인 우리의 신분이 우리의 철학을 결정하는 요인이 아닌지 자문한다. ... 매우 중요한 질문을 회피하기 위해 우리가 불임 부부의 심리적 고통과 그들의 욕구를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미혼모가 아이를 키우겠다고 하면, 우리는 그들을 우리와 같은 계층의 사람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우리가 낸 세금으로 그들을 지원할 수 있을까, 모든 아이들은 아버지가 있다는 사실과 또 어떤 아이는 인위적인 입양을 통ㅇ해 아버지를 만들어주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생부가 ... 아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상황에 직면하도록 할 수 있을까? (Bye 1959. 1.1.) - P181

에모리 대학 정신과 의사인 아이린 프라이더스는 어니스트 존슨 박사의 자유에 대한 정의를 인용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유의 본질은 선택권을 의식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위기에 처한 어떤 사람에게 가능한 선택이 하나밖에 없다면 그는 자유롭지 않다. ... 자유는 부분적을 일련의 행돌으로 들어가기 전 멈추고 생각할 수 있음을 말한다. 그것은 처한 환경에서 주어진 것 외에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대안이나 행동 경로를 제안함을 의미한다...". 프라이더스는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어려움에 놓인 사람들과 지역 사회를 돕는 사회복지사는 이전에는 없었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한 대안을 찾고, "최상의 자유와 해방은 선택 자체에 있을 뿐 아니라 가장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상태이며, 억압이 가장 최소화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Phrydas 1964. 10.26.).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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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5-02-20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 심한 욕도 하고 싶었지만 쪼~~~큼 속이 시원하네요^^
책임을 다하지 않은 미혼부는 감옥 가야 합니다!!!
아니면 거기를 거세하든가요. 화학적 거세라도요!

다락방 2025-02-21 09:21   좋아요 1 | URL
책임을 다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모르기도 할 것 같아서 속이 터져요. 섹스는 둘이 했는데 한 쪽은 모른채로 지나갈 수도 있고 한 쪽은 평생을 끌어안고 살아야 하다니.. 진짜로 임신이 랜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너와 내가 오늘 섹스를 한다면 너와 나 둘 중 누구든 임신할 수 있어! 라면, 남자들도 좀 더 신중해질텐데요.. 하아-

단발머리 2025-02-20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러브, 로지>에 제가 좋아하는 알렉스가 나옵니다. 로지가 씩씩해서 좋았지만 마음은 너무 아팠던…
미혼모가 충분히 혼자서도 아이를 키울 수 있죠. 꼬시는 그 순간부터 아기의 출생때까지 그 이후에도 고통이 여성만의 것이어서 너무 슬픈 현실을 잘 보여주는 책인 듯 해요.
전, 20여쪽 남았어요. 페이퍼 제목도 이미 정해놓았음요 ㅋㅋㅋㅋ 얼른 갈게요!

다락방 2025-02-21 09:20   좋아요 1 | URL
러브, 로지 다시 보고싶은데 제가 구독하는 ott 에 없더라고요. 지금 다른 ott 구독을 해야하나 갈등중입니다. 어휴 이놈들 그냥 다같이 좀 하지 왜자꾸 돈쓰게 하는건지 ㅠㅠ
제목도 이미 정해두셨다니, 단발머리 님의 글을 기다리겠습니다. 빠샤!
 

사실 여행지에서 먹었던 것에 대해서는 투비에 쓰곤 했었는데, 이것에 대해서만큼은 알라딘에 쓰는게 예의일 것 같았다. 왜냐하면 언젠가의 내가 이걸 먹어보고 싶다고 썼었기 때문이다. 이름하여, 크로크 마담. 기억하는 분 계실런지..


그 당시 썼던 페이퍼는 여기 https://blog.aladin.co.kr/fallen77/12855414


그러니까 2021년, 나는 내 사랑 잭 리처를 읽었다. 리 차일드의 [퍼스널] 이었다. 잘 먹고 신체 건강하고 윤리 감각 바로 잡힌 우리의 잭 리처는 그 날, 크로크 마담을 주문해 먹었다.




일단 커피가 급했다. 큰 포트 째로 부탁한 뒤, 햄과 치즈를 넣은 토스트 위에 계란프라이를 올린 크로크 마담과 쌉쌀한 초콜릿 스틱이 들어간 사각형의 크루아상, 팽 오 쇼콜라 두 개를 주문햇다. 아침식사로는 약간 부담스러운 분량일 수도 있겠지만 내 위장의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전자책 中





그간 크로크 무슈는 먹었었는데 바로 저 때, 나는 크로크 마담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다. 뭐야, 크로크 '마담' 이 있어? 그렇게 나는 부랴부랴 검색을 해보았다.



사진은 좀 보잘것없게 나온 것 같은데 오호라, 그렇단 말이지? 잭 리처도 먹었던 크로크 마담, 나도 먹어보겠다 벼르고 있었더랬다. 그런데!!


이번에 싱가포르에 가서 무얼 먹어볼까나~ 하면서 여행 책자를 보았는데, 다른건 이미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에서 먹어본 것들이었지만, 그래서 흐음, 역시 카야토스트랑, 락사랑... 하다가 아앗, 크로크 마담이 여행책자에 있는게 아닌가! 뭐라고? 여행책자에 브런치로 소개될만큼 싱가포르에서는 크로크 마담이 대중적인거야? 좋았어! 바로 지금이다, 바로 지금, 내가 크로크 마담을 먹어볼 그 때야! 


그렇게 나는 둘째날 이른 아침에 달린 후 새우누들을 먹다 남기고(응?)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한 후에 집에서 가져온 누룽지에 물 부어 먹고(응?) 나갈 준비를 한 뒤에 가방 싸들고 나가서, 가만 있자 이 크로크 마담 파는 까페가, 어머 ㅋㅋㅋ 호텔 앞에 있네? 하면서 씐이 나서 까페로 갔다. 그리고 포부도 당당하게 크로크 마담을 주문했다. 커피와 함께. 샤라라랑~







껄껄. 있었는데~~~


없었습니다.



사실 저 방울토마토도 다 먹으려고 했는데 하나 먹으니까 확 비린 거다. 그래서 더 먹지 못하고 이렇게 두 개 남긴채로 접시를 깨끗하게.. ㅋㅋㅋㅋㅋ 드디어 먹어봤다 크로크 마담! 잭 리처가 먹었던 크로크 마담, 나도 먹었다. 만세!! ㅋㅋㅋㅋㅋ


가만있자, 그런데 크로크 마담 너무 비쌌고, 커피 양도 적어서 다 먹었고.. ㅠㅠ 나는 책 좀 읽다 갈건데.. 해서 카푸치노 한 잔을 또 주문했다. ㅋㅋㅋㅋㅋ 책 좀 읽다 갈거라니까?




어제는 직장 동료로부터 초콜렛과 함께 엽서를 받았다. 거기에는 '단순 직장동료에 그치지 않고 조금 더 가까운 인연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적혀 있었다. 나는 그 동료와 함께 어제 양꼬치에 소주를 먹었는데, 경장육슬을 주문하자 이런거 처음 본다고 너무 맛있다며 이렇게 또 모르던 거 하나를 알게 된다고 좋아했다. 그리고는 집에 가는 길, 너무너무 즐겁다고 했다. 집에 가서는 너무너무 재미잇었다고 또 문자를 보내왔다. 나보다 스무살 어린 후배한테 조금 더 가까운 인연이 되고 싶다고 엽서 받는 그런 여자 어떤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여간 멋짐이 터져서 어쩔 줄을 모르겠다.  그렇지만 소주에 칭따오까지.. 초큼 피곤하네...  그나저나 술 마시느라 2월에 읽어야 할 책들의 진도가 안나가고 있어. 발등에 불떨어졌다. 얼른 읽어야지, 부지런히 읽어야지. 


다른 여행 이야기는 투비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샤라라랑~


https://tobe.aladin.co.kr/n/317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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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2-19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맛있어 보인다. 특히 저 진한 커피.. 맛있었어요?
뭐야 다락방 발렌타인데이 고백받은 거야? ㅋㅋㅋㅋㅋ
20대의 다락방은 그 시절 만난 남자들이 모두 가난하여 ㅋㅋㅋㅋ 경장육슬을 알지 못했는데 그동안 내돈내산으로 많은 경험(특히 음식 부분)을 쌓아 그 경험을 현재 수많은 이대녀들에게 전수하며 가까운 인연이 되길 바라는 멋짐 터지는 여성이 되었군요.

다락방 2025-02-20 09:17   좋아요 0 | URL
저는 잠자냥 님처럼 그 커피 자체의 어떤 풍미 같은걸 잘 느끼지는 못하는 사람이지만, 카푸치노는 맛있었고요 저 진한 커피는.. 진한 커피였습니다! 그런데 이 까페가 유명한 까페여서 어쩌면 맛있는 커피였을지도.. 하하하하하.

20대의 다락방이 만난 남자들이 죄다 가난했지만 40대의 다락방이 만난 남자들도 가난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닌데, 제가 벌어서 제가 먹고 살아야 하는 사람인데, 그런데 저보다 돈 많은 남자를 만나본 적 없는 이 슬픈 이야기... 그러므로 남자를 만나지 않는게 남는 장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하튼 제 경험은 제가 합니다. 빠샤!! 젊은 여자들이 기다려, 내가 다 경험하게 해줄게!!!!!

blanca 2025-02-19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푸치노, 크로크 마담, 전쟁과 평화의 조합 캬... 그리고 스무 살 어린 사람에게 조금 더 가까운 인연이 되자는 고백까지..완벽하네요.

다락방 2025-02-20 09:15   좋아요 0 | URL
삶은 순간순간의 완벽함으로 연속되는 것 같습니다. 후후후후훗. 다 너무 좋아요. 맛있는 음식, 책, 좋은 사람. 샤라라랑~

망고 2025-02-19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장육슬이 뭔지 몰라서 검색해 봤어요ㅋㅋㅋ 크로크 마담과 커피와 책과 스무살 연하한테 고백받는 멋진 다락방님😆 저도 맨날 맛있는 거 사주는 멋진 여성이 주변에 있으면 당장 고백할텐데요ㅠㅠ 그러고보니 엄마한테 고백해야지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2-20 09:14   좋아요 2 | URL
아하? 경장육슬은 주문했을 때 실패하지 않는 음식중 하나입니다. 저 때문에 처음 먹어보게된 사람들이 다들 좋아하더라고요. 그냥 생야채 건두부에 싸먹는건데 이게 뭐라고 맛있어? 막 이럽니다. ㅋㅋ 나중에 한 번 도전해보세요!!

그리고 망고 님, 엄마한테 고백하시는 거 절대 찬성입니다!!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02-20 09:54   좋아요 1 | URL
경장육슬 징짜 맛있어요! 망고 님도 분명 좋아할 겁니다!!!
양꼬치 먹을 때 곁들이기 좋은 메뉴~!!

망고 2025-02-20 10:56   좋아요 0 | URL
먹어보겠습니다😋

독서괭 2025-02-21 15:23   좋아요 0 | URL
저도 경장육슬 안 먹어봤어요!! 기억해두렵니다.

관찰자 2025-02-19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페이퍼를 읽다가
링크를 타고 가지도 않았는데,
2021년에 다락방님이 쓰신 잭리처와 크로크 마담 이야기가 기억이 나서
깜놀했습니다.

그나저나 이로써 크로크 마담은 또 한번 유명세를 타는 군요. ㅋㅋ
존재조차 몰랐는데(빵을 안좋아함),
먹고 싶다.>.<

다락방 2025-02-20 09:14   좋아요 0 | URL
저는 확실히 고기 들어간 샌드위치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햄과 치즈요. ㅋㅋ 요즘엔 잠봉뵈르 샌드위치가 너무 맛있어서, 이거 프랑스에서 먹으면 얼마나 더 맛있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나중에 프랑스 가게 된다면 잠봉뵈르샌드위치 먹어봐야겠어요. ㅋㅋ 맨날 먹을 생각만 하고.. ㅠㅠ
친구가 ‘왜 너는 여행가면 인스타에 먹을거 사진만 올려? 풍경도 좀 올려! 난 풍경 보고 싶단 말이야!˝ 하는데, 그러고보니 저는 풍경 사진을 안올리는... 죄다 음식 사진만 올리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2-25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행 때, 싱가폴에 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 책을 가지고 갔습니다만 너무 할일이 많아서(걷고 먹고 걷고) 책을 펴보지도 못했던 것 같아요. 크로크 마담도 못 먹어봤구요. 다시 한 번 싱가폴 여행을 결심합니다^^

고백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페이퍼로 써주시기를... 이런 에피소드 소듕합니다!!

다락방 2025-02-20 09:12   좋아요 1 | URL
껄껄.. 저도 여행갈 때마다 책을 여러권 챙겼는데 제대로 읽고 온 적이 없어서 최근에는 욕심을 줄여 두세권 정도만 가지고 가거든요? 그런데 한 권도 제대로 못읽고 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먹고 걷고 먹고 걷고 자고.. 하느라 읽을 시간이 없어요. 하하하하하. 그렇다면 책을 안가지고 가면 될텐데 기어코 무겁게 들고 가고야 마는 ... 하하하하하.

고백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뭐 더 할 건 없고요 ㅋㅋ 양꼬치에 소주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단발머리 님 얘기도 잠깐 했어요. 내 친구가 여기 데려왔는데 양꼬치 정말 맛있게 잘 먹더라고! 하면서요.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2-21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로크 무슈만 알았지 저도 마담은 첨 들어봐요!! 맛있어 보여요!!
스무살 어린 후배가 더 가까워지고 싶어하는 선배는 대체 어떻게 해야 될 수 있는 건가요? 부럽다 부러워.. 역시 다락방님 매력 터지네요. 나에게도 다락방님 같은 선배를 달라!!

다락방 2025-02-26 10:55   좋아요 1 | URL
으 갑자기 크로크 무슈 먹고싶네요. 그렇지만 싱가폴에서의 크로크 마담은 너무 비쌌어요! 다른 곳에서 좀 더 저렴한 가격에 먹어보고 싶습니다. 의외로 유럽 이나 미국이라면 좀 저렴하게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그러면 저는 또 유럽에 가야할까요? 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5-02-24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로크 무슈는 먹어봤습니다만 ^^

다락방 2025-02-26 10:55   좋아요 1 | URL
흐흐 저도 크로크 무슈에 더해 이제 크로크 마담까지 먹어본 사람이 되었습니다!!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