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부모님을 모시고 가 영화 <파묘>를 보았다.



영화가 재미있을 거라 딱히 기대하진 않았는데 나는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너무 좋았다. 너무 재미있었고 감탄했다. 김고은의 굿하는 장면에서는 와, 저 장면 찍고 기절하지 않았을까 놀랐고, 무엇보다 이야기적인 면에서도 뭉클한 것이 있었다.

이건 귀신을 믿냐 안믿냐, 무당을 믿냐 안 믿느냐와는 좀 다른 얘기라고 나는 생각한다. 굿을 믿을 수 도 있고 믿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믿는 것에 힘이 실린다고 생각한다. 만약 무당을 찾아가서 위로를 받는다면, 그 사람에게 무당은 힘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다. 엄마는 영화를 보다 중간에 두통 및 자리의 불편으로 인해 집에 가셨는데, 영화가 '다 뻥'이라고 하셨다. ㅎㅎ 엄마는 매주 교회를 충실히 다니시는 분이다. 아빠는 그냥 볼만했다 하셨는데 나만큼 감동을 받진 않으신 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어느 지점에서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본걸까. 


나는 무당을 찾아가본 적이 없고 아마 앞으로도 찾아갈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건 다 미신이야' 라며 강하게 주장할 생각도 없다.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교회를 다녔지만, 그리고 꽤 열심히 다녔고 활동도 열심히 해서 국민학교 시절 전도도 하고 주보도 나눠주고 반주도 했지만, 열다섯살 갑자기 교회 다니기를 그만두었다. 가족과 교회 선생님의 설득 같은건 나한테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도나 해러웨이가 자신의 책에서 그런 말을 하지 않았던가. 기독교를 믿었던 사람이 기독교를 제일 미워할 수 있다고. 그렇다면 내가 기독교를 미워해서 영화 파묘가 재미있었냐, 라고 한다면, 그런 것도 아니다(기독교 보다는 교회를 미워한다는 게 적확한 표현이다). 나는 요즘 '폴 존슨'의 [유대인의 역사]를 느리지만 천천히 읽고 있고, 도대체 종교는 무엇이고 신앙이 무엇인가에 대해 계속 생각하는 중이다. 역시나 믿는 사람에겐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예수님을 믿는다면, 거기에는 분명 힘이 실린다. 나는 내가 믿는 것과 다른 사람들의 믿음에 기대는 사람이다. 각설하고,


파묘가 재미있는 지점은 나에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묏자리를 알아보고 혹은 다시 파내고 또 굿을 하고 치성을 드리는 이 모든 것은, 결국 힘들고 아프고 억울한 존재를 위한 거라는 점이었다. 아픈 아이 살려야죠, 라는 말로 무당은 힘든 파묘를 결정하고 묘를 파내면서 묘한 생명을 죽인뒤 시름시름 앓고 있는 동료를 위해 지관은 다시 으스스한 무덤에 찾아간다. 물론 거기에는 큰 돈이 오가기도 하지만, 많은 부분 '돈을 벌기 위해'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거기에는 분명 '노함', '억울함', '아픔' 이 있었고 그것으로부터 어떻게든 빠져나오게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었던거다. 일본 귀신 옆에서는 죄없는 사람들도 무조건 다 죽는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료를 살리기 위해 그 귀신을 불러내는 일은, 결국 인간이 다른 인간을 위해 하는 일이 아니던가. 그 힘든 굿을 하고 묘를 파내는 장면들이 내게는 울컥이게 하는 지점들이 있었던거다. 무당의 존재는 결국 인간의 위로를 위해서가 아닌가 싶었던 거다.


또 하나는, 


흙이었다.

와- 나는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스테이시 앨러이모'의 [말, 살, 흙]을 읽기를 잘했다고 오천번쯤 생각했다.

지관 최민식은 계속해서 땅과 흙에 대해 얘기한다. 좋은 땅이라 이곳은 좋은 묏자리가 될 수 있다는 풍수지리 적인 얘기 뿐만이 아니라, 인간은 결국 흙과 뗄려야 뗄 수 없다는 것이다. 인간은 모두 죽어 흙으로 돌아가고 그 흙에서 나는 것들을 우리는 다시 먹으면서 순환한다는 것. 아니, 여러분, 우리 이거 말,살,흙에서 읽었잖아. 농작물들을 땅에 심고 그 땅이 어떤가에 따라 그 농작물의 상태도 결정되며, 그리고 그 농작물은 결국 우리 몸을 구성한다는 것. 그 배설물만 땅으로 다시 돌아가는 게 아니라 결국 그 몸도 땅으로 돌아간다. 파묘 보시기 전에 [말, 살, 흙]을 읽으면 좋습니다!!

영화속에서 지관 최민식의 딸은 카이스트를 졸업하고 우주공학을 연구한다고 했는데, 전혀 다른 일인듯 보이지만 최민식은 이 둘이 어차피 비슷한 일이라고 얘기한다. 우린 알고 있지 않나요. 결국 삶은 그리고 학문은 개별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모든 것들은 다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엔 이어서 [영장류,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를 들고왔는데, 아이고 어렵네요??














화이팅!!



책을 샀다.

















[인공 낙원]은 정윤수의 책이라 샀다. 사실 정윤수 여행 에세이도 아직 다 안읽었는데.. 정윤수 뭔가 책은 많이 썼는데 딱히 막 내가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 없어? 그나마 제일 낫겠다 싶어 [인공 낙원] 골라봤다.


'조지 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는 내내 벼르다가 이번에 샀는데, 책 사이즈가 너무 큰 거다! 헉 뭐야 나 큰 글자 도서 산건가? 하고 훑었지만 아니었다. 걍 이렇게 큰가보다. 깜짝이야..


[댈러스 보기의 즐거움]은 네덜란드 학자 '이엔 앙'의 작품. 정윤수가 정희진 오디오 매거진에서 언급했을 때 너무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서 급박하게 샀다. 엄청 급박하게 샀는데 아직 펼쳐보지도 않았네요...


[블랙하우스]는 왜 샀는지 모르겠어요.. 장바구니에 있었는데 왜 담게 되었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하드웨이]는 잭 리처 시리즈중에 가장 별로였던 작품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은 잭 리처 마니아들은 이 책을 또 좋아한단 말이야? 다시 읽어볼겸, 그리고 요 시리즈로 모을 겸 샀다. ㅋ


[러브 온 더 브레인]은 '알리 헤이즐우드'의 로맨스 소설. 알리 헤이즐우드라면 [사랑의 가설]이라는 재미있는 로맨스 작품을 이미 읽어본 적이 있다. 아니,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신간이 나왔네요?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되자마자 잽싸게 구입했다. 행동력 언제나 잽싼 사람..


[고잉 홈]은 문지혁 씨 신간이다. 문지혁 씨 신간이라 그냥 샀다.


[누굴 죽였을까]는 정해연의 작품. 정해연 처음 읽어보는데 이거 읽기도 전에 이미 [봉명 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 사뒀었고, [홍학의 자리] 지금 내게로 오고 있는데, [누굴 죽였을까] 다 읽은 지금, 나의 구매는 너무 성급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렇게 책을 많이 사려고 생각한 건 아니었는데, 다정한 알라디너 분이 '다락방 책탑이 어느 매거진보다 궁금하다' 고 댓글 달아주시는 바람에,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이렇게 책을 샀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여러분의 댓글이 저를 살게 합니다, 아니고 여러분의 댓글이 저를 사게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만 총총.

투비에 감자파이 올리러 가야겠다. 슝 =3=3=3=3


댓글(22) 먼댓글(0) 좋아요(4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파랑 2024-03-11 08: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플의 양대 책탑 이작가님 ㅋ 파묘 보고싶긴한데 갈일이 없네요 ㅜㅜ

[고잉 홈]은

케니지 아닌가요? ㅋㅋㅋ

전 다락방님의 책탑도 좋지만, 다락방님의 세번째 저서 발매소식과 점심 식사 메뉴가 더 궁금합니다~!!

다락방 2024-03-11 10:56   좋아요 1 | URL
고잉 홈 케니지 ㅋㅋㅋㅋ 새파랑 님, 정말 저랑 같이 늙어가는 분이시네요. 저도 케니지의 고잉 홈 좋아했는데요. 케니지랑 마이클 볼튼 좋아했습니다. ㅋ ㅑ ~ ㅋㅋㅋㅋㅋ

오늘 점심은 뭘 먹을지 아직 못정했네요. 방금전에 간식을 잔뜪 먹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4-03-11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다락방님 책탑을 기다리는 사람 한 명 댓글 달고 갑니다^^ 역시나 다양하게 사셨네요. 책 구매 이유는 언제나 빵빵 터집니다. 근데 조지 오웰 에세이 책 크기가 그렇게 큰가봐요! 사진을 보니 길이가 길어 다 안 담기는군요 ㅎㅎ
‘믿음‘이나 ‘신앙‘은 본인에게 만족을 준다면 그걸로 된 거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다른 사람에게 강요만 안 하면 된다는 생각! 파묘는 계속 좋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요새 영화관 발걸음하기가 왜 이리 어려운지ㅠㅠ 리뷰 감사합니다. 화이팅하는 한주 보내세요!

다락방 2024-03-11 10:59   좋아요 0 | URL
저도 코로나 때 극장을 안갔더니 다시 극장 가기까지 되게 오래 걸리더라고요. 지금도 예전만큼 가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보고싶은 영화는 극장 가서 보도록 하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패스트 라이브즈> 노리고 있습니다.

사람은 무언가를 믿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불완전하고 불안정한 존재니까요. 아니, 나는 신도 안믿고 종교도 없어, 아무것도 안믿어, 라고 하는 사람들은 본인의 신념을 믿는 것이겠지요. 무언가 믿어야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무엇을 믿을까요? 이 댓글 쓰면서 생각해보니 저는 이것저것 조금씩 믿고 그리고 제 촉을 믿는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님, 화이팅 입니다!1
도나 해러웨이 어려워서 저는 또 기가 죽었습니다 ㅠㅠ

햇살과함께 2024-03-11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묘와 말 살 흙이 그렇게 연결되는군요 역시 유니버스!

해러웨이라 예상했지만, 이번 달도 어렵네요.. 2부 읽고 있는데 계속 어렵네요? 흑흑. 논문 묶음이라니..

고잉 홈 표지 색감 너무 좋네요!

다락방 2024-03-11 11:00   좋아요 1 | URL
저는 말, 살, 흙을 읽은 뒤라 파묘가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해러웨이.. 저는 펼치기 전에 이제는 어느 정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하아- 서문부터 어렵더라고요? 독서 근육 붙기도 너무 힘든 일인가 봅니다. 도대체 언제쯤이면 해러웨이를 술술 읽는 정도가 될 수 있을까요? ㅠㅠ

자목련 2024-03-11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탑 높이가 조금씩 줄어드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부모님과 영화를 보는 다락방 님, 역시 좋은 딸이에요^^
영화에서 책으로 이어지는 것도 좋고요.
문지혁 단편집, 저도 관심 소설이에요^^

다락방 2024-03-11 11:01   좋아요 0 | URL
이게 책탑 높이가 이것보다 훨씬 높아야 하는데요, 제가 산 책 들중에 몇 권이 이번주에 배송된대요. 상품 준비에 시간이 걸리는 책들이 몇 권 있었어요. 아흑 그래서 책탑이 .. 너무 아쉽습니다. 진작 주문해서 한 주내에 다 도착하도록 할걸, 너무 임박해서 주문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문지혁 단편집 기대가 큽니다. 국내 작가중에 기대하는 작가들이 많지 않은데 문지혁은 기대하는 한 명입니다. 훗.

잠자냥 2024-03-11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수님은 누구죠??? (두번째 단락에 에수님 ㅋㅋㅋㅋ)
다락방 님은 파묘를 위와 같은 이유로 재미나게 보셨군요? ㅎㅎ 저는 애국.........가 갑자가 불러야 할 거 같은 장면에서 확- 식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최민식이 흙 먹는 장면에서돜ㅋㅋ 아 기생충 생길 텐데 걱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왜 쓰는가> 아직 없었다는 것에 충격.
책탑이 소소해서 충격. 내가 이겼어!!!! (그런 걸로 이기지 마 ㅋㅋㅋㅋ)

다락방 2024-03-11 11:04   좋아요 2 | URL
에수님은 예수님의 동생... 아니고 수정했습니다. ㅋㅋㅋ
잠자냥 님이 무슨 말씀 하시는지 알아요. 저 어제 한의원 갔는데 닥터가 ‘파묘 중간까지 되게 재미있는데 그 뒤로는 이게 뭐야 싶다‘ 라고 하더라고요? 그 닥터도 잠자냥 님과 비슷한 생각을 한게 아닐까 싶어요. 저는 반일정서도 그렇지만 최민식 히어로..로 만들어버려서 이게 뭥믜 했어요, 그 지점에선. 아마겟돈의 브루스 윌리스 같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시점에서 잠자냥 생각: 한의사랑 왜 파묘 얘기를 해? 침이나 맞고 오지? 진짜 이상한 사람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탑은 저것보다 높을 수 있었는데 몇 권의 책이 준비가 늦어 늦게 배송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어때! 경쟁하지마!!)

잠자냥 2024-03-11 11:37   좋아요 0 | URL
헐.........빙고! ㅋㅋㅋㅋㅋ
아니 한의사랑 파묘 이야기 할 틈이 시간이 있어요?? 있다고 쳐도 왜 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매주 만나는 의사/물리치료사랑 그런 이야기 한 적 1도 없음. ㅋㅋㅋㅋㅋㅋ 증상 호전 여부에 대한 질문도 거의 안 함 ㅋㅋㅋ (근데 제가 물리치료받느라 누워 있다 보면 다른 환자들은 진짜 질문이 많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3-11 21:51   좋아요 0 | URL
아니.. 닥터가 침 놔주면서 주말인데 뭐하냐고 묻지 않겠어요? 그래서 저는 영화를 본다고 했죠. 닥터는 뭐냐고 했고 나는 파묘라고 했고 그러자 닥터는... 이렇게 된 것입니다. 그러고보면 닥터도 저같은 사람인가 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이거 쓰면서도 잠자냥 님 질색팔색 하겠다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곡 2024-03-11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묘 저는 금요일에 보았는데요 최민식 배우가 먹는 흙이 콩가루 등등으로 특수제작되었더군요 ㅎㅎ 다락방님 이 달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다락방 2024-03-11 11:04   좋아요 0 | URL
아무리 연기지만 흙을 먹다니, 연기자 하드코어.. 라고 생각했는데 콩으로 특수제작 된거였군요!
서곡 님도 이 달, 이 해 다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blanca 2024-03-11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묘>는 남편만 먼저 혼자 보고 왔어요. 저도 혼자 보러 가야 할 판. ㅋㅋ 특히 김고은의 굿 장면이 격렬하게 보고 싶은데(저 김고은 팬, 그런 눈 좋아함). 다락방님 조언대로 <말, 살, 흙> 먼저 읽을게요. 문지혁이 아니라 문지혁 씨라 해서 ㅋㅋ 저 이거 완전 또 공감가요. 읽어보시고 추천 여부 꼭 얘기해 주세요. 저는 <실전 한국어>가 정말 너무 기대되는데 이건 쓰는 중이신 듯. 봄이 오고 있습니다! 다락방님 힘찬 한 주 되세요.

다락방 2024-03-11 21:49   좋아요 0 | URL
저는 혼자 영화보는 게 익숙하고 혼자 보러 가는게 편한데 파묘는 혼자 보러가기가 망설여지더라고요 무서울까봐... 마침 엄마 아빠도 보고싶어하셔서 같이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무섭지는 않은데 깜짝 깜짝 놀라는 장면들이 더러 있어요. 어휴 .. 저는 너무 재미있게 봤어요. 블랑카 님도 재미있게 보실 것 같아요. 말, 살, 흙 도 파묘도 보시고나면 감상 꼭 남겨주세요! 블랑카 님의 감상을 읽는 것은 제게 큰 기쁨입니다.

독서괭 2024-03-11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월요책탑이 다시 탑 다워져서 기쁩니다!! ㅎㅎㅎ
파묘 보며 <말살흙> 연결시키는 사람 누구? 다락방!! 파묘 재밌다고들 하던데 내용보다도 김고은 연기가 대단하다고 그러더군요.
이번 한주도 화이팅입니다 다락방님!!^^

다락방 2024-03-11 21:50   좋아요 1 | URL
저도 김고은 연기 보고싶은 마음이 커서 파묘 보러 간건데 와 재미있었어요! 김고은 연기도 좋았고요. 유해진이나 최민식도 그렇지만 와, 이도현도 남자무당 연기 잘하더라고요? 정말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좋아한은 한국영화 저는 별로인 적이 수두룩했는데, 파묘는 좋았어요!
독서괭 님도 화이팅!
저에겐 아직 뜯지 않은, 오늘 막 도착한 알라딘 택배 박스가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3-12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김고은> 때문에 파묘 보고 싶은데, ...... 진짜 자신이 없어요. 근데 너무 궁금하고요.
알리 헤이즐우드 책이 번역되어 나온 거 락방님 책탑 보고 알았습니다. 그 책은 원서표지도 한글판도 완전 아니네요.
아..... 출판사, 진짜 일 이런 식으로 하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3-13 07:39   좋아요 1 | URL
저도 우연히 sns 에서 김고은이 굿하는 장면을 보았거든요. 그래서 되게 보고 싶었어요. 이 영화 보니까 김고은도 연기 잘하고 이도현도 잘하더라고요. 연기 잘하는 젊은 배우들 너무나 멋집니다.
저도 무서울까봐 잔뜩 쫄았고 그래서 혼자 보러 가기 싫었는데 막상 보니까 생각만큼 무섭지는 않았거든요? 그렇지만 다른 사람에게 ‘안 무서워, 봐‘ 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무서움 느끼는 강도는 저랑 다를 것이기에..

알리 헤이즐우드 번역서라니 너무 좋더라고요!! 너무 순정만화틱한 표지이기는 하지만 저는 괜찮습니다. 너무 기대가 큽니다!! >.<

미미 2024-03-12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묘와 [말.살.흙]의 연결점을 찾아내신 다락방님 👍 👍 저도 파묘 재밌게 봤어요. 영화관에서 맥주도 파는 바람에 마시면서 보느라 살짝 졸립긴했지만 다들 연기도 좋고. 김고은은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았고ㅋㅋㅋㅋ

다락방 2024-03-13 07:41   좋아요 1 | URL
저 영화관에서 맥주 마시면서 보고 싶었는데 제가 간 영화관은 맥주 안팔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예전에 맥주 파는 영화관에서 맥주 마시면서 보다가 화장실을 몇 번이나 갔었는가 생각해보면 안마시길 잘했다 싶기도 하고요. 유독 방광이 약한 편이라 ㅠㅠ
김고은 연기 봐야지 하고 갔는데 이도현도 잘하더라고요? 저는 글로리 안봤지만 글로리에서보다 더 좋은 연기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3월 발행된 정희진의 오디오 매거진에는 축구 이야기를 하기 위해 정윤수 비평가가 게스트로 나왔다. 아니, 정윤수라니 ㅋㅋ 아마 내 서재를 자주 찾아오신 분들이라면 익숙한 이름일 것이다. 정윤수라면 김혜리 기자의 팟빵에서 클래식 코너를 진행하던 사람이다. 그 코너 진짜 개꿀잼이란 말이지. 클래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축구도 하면서 책도 많이 읽고 오디오 매니아이면서 당구도 즐기는 사람인데, 그래서인지 클래식 이야기를 하다가도 당대의 소설을 불러오기 일쑤다. 이야기가 기가 막히게 재미있어서 언젠가부터 김혜리 팟빵에서는 그 코너만 들어왔다. 


게다가 정윤수와 김혜리의 케미는 환상인데, 아마도 클래식이라는 공통의 코드가 있기 때문인지 주고 받고 대화를 잘 해서 그걸 듣는 내가 상당히 즐거운거다. 영화를 가져오면 또 김혜리는 잘 얘기할 수 있고 말이다. 내가 정말 애정하는 코너이고 정윤수 진짜 너무 좋다 싶어 이 사람이 쓴 책은 뭐가 있을까 읽어보고 싶네, 하고 검색했는데 마땅히 살만한 책이 없는거다. 절판이거나 내 관심 밖이거나 하기 땜시롱. 그래서 언젠가 그나마 내가 읽을 수 있는 책인것 같아서 정윤수의 인문여행에세이를 사뒀더랬다.



그런데 이번 정희진 오디오매거진에 정윤수가 나온게 아닌가!! 얼쑤!! 

와 역시나 신나게 들었다. 축구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피파와 아이오씨 중간중간 책에 대한 이야기까지. 도대체 이 사람이 다루지 않는 분야는 무엇일까 싶고 게다가 인권 감수성과 젠더 감수성을 가지고 있어서 그 대화 자체가 편안했다. 정희진 선생님은 실제로 정윤수 비평가를 만나 대화하는 건 처음인 것 같았는데 이 코너는 사실 대화라기보다는 정희진 쌤도 일방적인 청취를 한듯한 느낌적 느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정말 재미있게 들었다. 역시나 이 코너 듣다가 부랴부랴 검색해서 급박하게 책도 한 권 질렀다.
















네덜란드 학자 이엔 앙 이라는 존재를 내가 어찌 알 수 있었을까. 그런데 정윤수가 얘기해준다. 아니 뭐야 들어보기를 처음 들어봐, 그런데 이 댈러스 보기의 즐거움에 대해 얘기해주는데 또 넘나 재미날 것 같은거다. 그래서 주문했다. ㅋㅋㅋㅋ 물론 이것만 한 건 아니고 여러권 했기 땜시롱 다음주 책탑이 제법 세워질 것 같았는데, 그중 몇 권이 다음주 지나 배송이 되는 바람에 .. 흠흠.


어쨌든 그래서 이 책 샀다. 아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  짜릿해!! >.<


그리고 오늘 아침, 읽던 책 집어치우고 정윤수의 여행 에세이를 들고 왔다. 아니 그러니까 얘들아, 내가 읽던 책은 [인셀테러] 였거든. 그런데 이 책 내 관심주제고 너무 흥미로울 것 같은데 왜케 책장 안넘어가 ㅠㅠ 이거 지난번에도 들고 며칠에 걸쳐 읽다가 절반도 못읽고 던져뒀던 터라 며칠전 마저 읽자 하고 들었는데 또 못읽겠어 ㅠㅠ 왜죠 ㅠㅠ 나 인셀에 대해 읽고 싶었다고 ㅠㅠㅠㅠ 그런데 왜 못읽겠지 ㅠㅠㅠ 아무튼 다음을 기약하며 정윤수의 [볼 수 없었기에 떠났다]를 읽기 시작했는데,


얼라리여~ 이것도 좋네.














이 책은 국내인문여행에세이 정도가 될 것 같다. 프롤로그 읽는데 이런 문장이 나온다.



삶이 그렇듯, 결국 여행은 혼자서 떠나는 것이다. -p.7


ㅋ ㅑ ~ 소주 한 잔 각이구나. 아니 한 병 각? ㅋㅋㅋㅋㅋㅋㅋㅋ 좋구먼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도시의 내밀한 공간>이라는 소제목의 글도 또 나를 자극한다.

일전에 나는 동네 작은 까페에 대한 책을 읽고 그런 감상을 쓴 적이 있다. '나는 나를 알은 척 해주는 동네 까페보다 스타벅스가 더 편하다' 라고. 스타벅스에는 타인들로 가득하지만 나를 아는 사람은 없고 그래서 군중속에서 나는 익명으로 존재하는데, 나는 그것이 너무나 편안한거다. 아무도 없는 적막한 곳에서 내가 혼자인 것과 타인이 있는 곳에서 내가 혼자인 것은 다르다. 나는 후자를 사랑하고 어쩌면 그것은 내가 인간을 기본적으로 좋아하고 관심이 있기 때문일런지도 모르겠다. 나는 인간에겐 관심이 있지만 개인에겐 별 생각 없는 사람. 다만, 다들 자기 자리에서, 내가 좋아하든 싫어하든 알든 모르든, 자기 삶을 잘 살아나가고 잘 지내기를 바랄뿐. 내가 도시를 사랑하는 건 누구든지 다 아는 사실인데, 그래서 여행도 언제나 휴양지보다 도시를 택하는데, ㅋ ㅑ ~ 정윤수의 이런 구절을 만난다.



19세기의 유럽이 본격적으로 대도시로 급성장할 때 짐멜은 <대도시와 정신적 삶>(1903) 이라는 짧은 강연록을 통해 이 새로운 문명의 속살을 날카롭게 들여다보았다.

그에 따르면 전통 사회란 개인이 오랜 관습으로 굳어진 사회적 질서와 위계에 복속될 수밖에 없는데, 도시는, 도시의 익명성은, 도시의 숨 가쁜 속도는 개인에게 일정한 자유를 부여하게 된다. 짐멜은 '대도시는 인간 존재의 발달에 무한한 의미를 가진 매우 중요한 장소'라 생각했으며, 이 '대도시는 인간의 삶을 포괄하는, 서로 대립적인 조류들이 동등한 권리를 갖고 회합하고 전개되는 위대한 역사적 산물 중의 하나'라고 썼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마을 공동체를 떠나 도시로 몰려든다. -p.21



정희진 오디오매거진에서 정희진쌤은 정윤수 비평가에게 축구해설을 인문학적으로 한다고 하던데, 여행도 인문학적으로 하는 정윤수 되시겠다. 내가 읽을지 알 수 없으나 정윤수의 다른 책도 한 권 더 주문 넣어놨고, 정윤수의 여행 에세이 읽다가 언급된 책도 또 장바구니에 넣어뒀다. 우걀걀걀. 정윤수 진짜 너무 좋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좋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투비에 햄버거 글 쓰러 가야지

네이버에는 건강 글 쓰러 가야지.


바쁘다. ㅋㅋㅋ 회계 감사 끝나서 씐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리의화가 2024-03-08 09: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분 음성을 처음 들어봤는데 굉장히 유쾌하면서도 이야기를 끌어가는 능력이 대단하시더라고요. 두 에피소드만 들었을 뿐인데 도 다양한 분야에 발을 담그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젠더 감수성이 탁월하셔서 걸리는 것 없이 들을 수 있어 좋았네요.
회계 감사 끝나셨다니 축하드립니다!^^

다락방 2024-03-08 09:24   좋아요 0 | URL
거리의화가 님도 들으셨군요! 정말 방대한 지식을 가진 분이신듯 합니다.
저는 항상 대한민국 최고의 학자는 정희진이다! 생각했는데 정윤수 코너 들으면서 대한민국 최고의 학자는 정희진과 정윤수다!! 했습니다. ㅋㅋㅋㅋ 저기 저 댈러스 책 너무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요? 후훗.

2024-03-08 0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3-08 1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햇살과함께 2024-03-08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번 달에 정윤수가 나오나요 다락방님이 그렇게 감탄하시던!
오늘부터 듣기 시작해서 이제 첫 편 듣고 있어요 기대되네요
회계감사 끝나셨다니 이번 주는 더 씐나는 주말이 되겠네요!!

다락방 2024-03-08 23:34   좋아요 0 | URL
햇살과함께 님, 지금쯤이면 정윤수 편 다 들으셨을까요? 저는 정윤수가 언급한 책도 사버렸습니다. 오늘 배송왔어요. ㅋㅋㅋ 너무 재미있게 들었고 그 분 너무 방대한 지식 가지고 계셔서 감탄하며 들었습니다. 김혜리 기자랑 클래식 얘기할 때도 너무 대단하게 느껴졌는데 축구 얘기할 때도 마찬가지네요. 멋있는 분..
‘재미있게 들으세요!!

감은빛 2024-03-08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번에도 정윤수님에 대해 댓글 남긴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저는 문화연대에 있을 당시에 이분과 스포츠에 대한 활동을 함께 한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스포츠 전반과 문화계 전반에 대해 지식이 많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그리고 엄청나게 글도 잘 쓰고 말씀도 잘 하신다는 것 또한.
정윤수님께서 여행 에세이도 내셨군요. 저도 일단 보관함에 넣어두겠습니다.

다락방 2024-03-08 23:35   좋아요 1 | URL
스포츠, 문학, 인문학, 클래식 뭐 어느 하나 부족한 게 없으신 것 같아요. 또 세계 방방곡곡 많이 다니시기도 하셨고요. 와 어떻게 이렇게 모든 것들을 알고 기억할 수 있을까 어떤 얘기든 들으면 감탄하게 됩니다.
여행 에세이는 오래 된건데요, 한국 작가들이 아주 많이 등장합니다. 그렇게 많은 공부를 하시면서 책도 엄청 읽으셨던 것 같아요!!

달자 2024-03-08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정윤수님 어디선가 많이 이름은 본 것 같지만 정작 글이나 목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었거든요. 근데 이번에 저도 정희진선생님 팟캐스트 듣고 정말 너무 ㅋㅋㅋㅋㅋㅋㅋㅋㅋ물개박수 치면서 들었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와 어쩜 그렇게 박식하시고, 또 여러가지 주제를 너무나 잘 아우러서 그렇게 말씀을 잘하시죠? 정희진쌤도 넋놓고 저처럼 물개박수처럼 들으신듯 ㅋㅋㅋㅋ

다락방 2024-03-08 23:37   좋아요 1 | URL
맞아요! 물개박수, 딱 그 표현이 맞는 표현입니다. 정희진 쌤도 물개박수 치며 들으신 것 같아요. 선생님의 감탄이 저에게도 느껴지더라고요. 달자 님도 재미있게 들으셨군요. 축구 얘기하다가 곧잘 삼천포로 빠지시는데 그게 다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설득력을 더하기 위해서잖아요? 삼천포로 빠졌다가 이내 다시 돌아오셔서 해야할 얘기 하시는데, 와 역시 머리에 지식은 넣고 봐야 하는거다 싶었어요. 지식에 인권 감수성 이 더해지니 정말 좋은 이야기상대가 될 뿐더러 그 분의 말을 저도 모르게 경청하게 되더라고요. 저도 한 자리에 있었다면 감탄하며 듣기만 할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산드라 브라운'의 소설 중에 '아직' 기혼인 상태의 여성과 미혼인 상태의 총각이 만나는 설정이 있다. 여자는 남편이 전쟁에 나간 후에 생사를 알 수 없어 과부 아닌 과부 상태인 거고 같은 상황의 여성들이 모여 정부와 이야기를 나누려고 비행기를 탔는데, 그 이야기를 나눌 국회의원이 바로 그 남자주인공이었던 것. 비행기의 난기류에 여자는 힘들어하고 그 옆에서 아이쿠 너 힘들구나 그녀의 두려움을 잠재우고자 했던 우연히 비행기에 같이 탄 남자승객이 그 국회의원. 첫 만남에서 그들은 강하게 이끌리는데 그들이 서로의 상황을 알고서는 남주가 그런 말을 한다. '내가 여자를 만나야 할 운명이었다면 왜 하필 거기에서 당신이었을까' 하는 것. 여자는 아직 남편이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알 수 없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수 없었으니까, 그런데 서로는 강하게 이끌리고 있었으니까.


사랑은 운명일까? 아니면 사랑은 타이밍일까?
















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하는 '진'은 어느날 독자로부터 '나는 남자 없이 혼자 애를 낳았다' 즉 처녀생식을 했다는 편지를 받는다. 신문사에서는 이를 취재하기로 하는데, 독자의 말을 믿어서라기보다 흥미로운 기사가 될 것 같아서였다. 세상 누구도 '나는 처녀생식을 했다'는 말을 믿지 않을 것이고 그렇다면 미친 여자가 아닐까? 하고 진은 그 편지를 보낸 주인공 '그레첸'을 찾아간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그레천은 아름답고 지극히 보통의 여성이었으며 남편과 딸과 함께 살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녀는 자신의 처녀생식을 진심으로 믿고 잇었다. 그러니까 정말로 그 일이 일어난거라는 거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레친이 아이를 임신했을 당시 그녀는 몸이 아파 요양원에 있었고 한 병실에 여성환자들 여러명이 있었으며 그들은 늘 함께 있었다. 그렇다면 간호사가 혹시? 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요양원에서 환자들을 돌보아주는 사람들은 모두 수녀님들이었던 거다. 그러니 요양원에 머물 당시 남자랑 관계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거다. 


진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당시 병원의 수녀님과 또 함께 입원했던 친구들을 찾아가본다. 그들 모두 진의 임신 가능성에 대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우리는 남자를 볼 수 없었고, 누구도 혼자 남겨진 적이 없었다는 거다. 


이에 과학계에서도 흥분해 어쩌면 그녀가 정말 처녀생식을 한걸까 하고 여러가지 의학적 검사를 하기 시작한다. 그럴수록 처녀생식이라는 그레첸의 주장이 힘을 받는다. 어쩌면, 정말?


그레첸의 처녀생식이 이 책의 주요 사건, 그러니까 모든 등장인물들을 만나게 하는 사건이라면, 진과 그레첸 가족이 만나는 것은 그 일로 인해 벌어진 부가적인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취재를 위해 그레첸을 만나러 갔다가 진은 그레첸을, 그레첸의 딸을, 그레첸의 남편을 만난다. 일회성에 그치는 취재가 아니라 그들이 마주치는 횟수는 많아지고, 진은 그레첸의 딸을 정말 어여삐 여기며 어느 순간 이 열살 소녀와 엄마의 허락 아래 같이 외출도 한다. 좋은 이모가 되어주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레첸의 남편 하워드와 좋은 친구가 된다. 단둘이 지내게 되는 시간도 곧잘 오게 되는데, 그레첸은 불쾌해하기는 커녕 '하워드에게는 여사친이 없으니 니가 좋은 여사친이 되어주면 좋겠다' 라는게 아닌가. 어허라 이것봐라, 이건 어쩐지 둘이 사랑에 빠지라고 등떠미는 것 같은데? 하고 느낄 무렵, 아니나다를까 진은 정말 하워드를 사랑하게 된다. 하워드도 그럴까? 내가 느낀 이 감정, 하워드도 느낀 것 같은데?



자, 내가 답답해하는 지점은 여기서부터다. 


진은 결혼하지 않은 거의 마흔이 다 된 여성이고 집에서 어머니와 함께 산다. 어머니는 외출을 일절 하지 않으며 늘 딸과 함께 있고 싶어한다. 딸의 외출조차도 싫어하는데 그나마 직장을 다니는 것만큼은 어쩔 도리가 없다. 진이 나가서 돈을 벌어와야 먹고살 수 있으니까. 그런 진에게 엄마는 큰 구속이다. 엄마랑 사이좋게 지내려고 생각하다가도 언제나 엄마가 내 옆에 있는 삶, 내가 엄마 옆으로 반드시 돌아와야 하는 삶에 대해 진은 답답하다. 친구를 만나고 싶어도 엄마의 눈치를 봐야하고 외출을 하고 싶으면 그 사이에 엄마에게 친구를 붙여두어야 할 것 같은 삶. 그것은 얼마나 답답할 것인가. 


그런 진이니만큼 직장생활을 하지만, 직장 동료들과 퇴근 후 회식이라든가 식사를 일절 할 수가 없다. 직장 동료들이 오늘 끝나고 술 한 잔 어때? 하면 언제나 거절을 말하고 얼른 집에 들어가 엄마랑 저녁을 먹어야 한다. 어느 순간부터 늘 거절하는 진에게 동료들은 함께 하기를 제안하지도 않는다. 진이 다니는 곳이라고는 집과 직장이 전부이며 간혹 엄마 심부름이나 식료품을 사기 위해 쇼핑하는 것이 끝이고, 의지하고 싶은 여동생은 결혼해 외국에 나가 살고 있다. 엄마를 돌보는 일은 오로지 진의 몫인거다. 집과 직장 그리고 엄마. 이것이 진을 구성하는 삶의 큰 축이자 유일한 축인거다. 

신문에 기사를 쓰는 사람이지만 외부 취재가 아닌 생활의 팁 같은 것들만 기록하는 터라 그녀는 다른 사람을 만날 확률이 전혀 없고 동료들과 어울리지도 못하는데, 모두가 기피하는 이 처녀생식 취재에 그녀가 배정된거다. 그렇게 그녀는 완전히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는거다.


하워드는 그렇게 만난 남자다. 지난 연애로 상처도 있겠다 남자들은 다 그지같은 줄 알았는데 이렇게 예의바르고 다정한 남자가 있네? 그렇게 사랑을 느끼는 남자는 그런데, 그레첸의 남편이다. 다른 여자의 남편, 한 아이의 아버지인만큼 이 사랑은 시작되어서도 안되고 그 사람이 성사 되어서도 안되겠지만, 그러나 하워드에 대한 마음이 깊어져서 어쩔 수가 없다. 마음이 커진다. 이제 취재보다는 하워드를 만날 생각에 설레고 하워드와 나눴던 이야기를 곱씹는다. 이 감정은 나만의 것은 아닌 것 같아, 진은 생각하고, 살면서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비밀을 하워드에게만큼은 저절로 말하게 되기도 한다. 어쩌면 하워드는 진의 사랑, 진의 소울메이트일지도 몰라. 그렇다면, 산드라 브라운의 소설에서 남자 주인공이 말했던 것처럼, 진이 인생의 이 시점에 사랑에 빠져야 했다면, 어째서 그 남자여야 했던걸까. 왜 하필 유부남이어야 했던 걸까. 왜 하필 ...



왜 하필 그런것이냐면, 그녀가 다른 남자들을 만나고 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 [스몰 플레저] 를 상찬하는 문구 중에는 '제인 오스틴의 대를 잇는다' 였나, 여하튼 제인 오스틴을 데리고 와 이 책의 작가 클레어 챔버스를 얘기하던데, 내가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한 책은 위에서 언급한 산드라 브라운의 로맨스 소설 [내일을 위한 약속] 이었으며, 그보다 더 자주 어쩔 수 없이 떠올린 소설은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 이었다. 클레어 챔버스가 에밀리 브론테를 닮았다거나 해서가 아니라, '이러지 않았어도' 되는 사랑이 기어코 일어났기 때문에 그런거다. 물론 사랑은 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의지로 되는 것도 아니다. '박경리'의 토지 뒷부분에서 여자가 남자와 헤어지고 나서 오랜만에 재회하는데 여자를 원망하는 남자에게 여자가 그런 말을 한다. '당신을 잊는 것은 내 의지이지 내 마음이 아니잖아요' 뭐 이런. 아마 유인실이 말한 대사였나? 모르겠다. 그러니까 사랑은 '내가 너를 사랑하겠다'라는 의지로 되는 것도 아니고-물론 그런 사람도 있다-, 이제 그만 사랑해야지 마음 먹는다고 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안다. 산드라 브라운 식으로 '왜 하필' 이라는 말을 붙여야할만큼 나도 모르게 일어나는 일이다. 인생의 이 시점에서 나에게 너가 오기로 되어있엇나봐, 가 아마도 사랑의 운명론적 문장이 아닐까. 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모두 알다시피 나는 더 좋아한다. 나는 내 사랑보다 타인의 사랑 이야기에 더 관심이 많다. 그래서 사랑의 특징을 안다. 그런데 내가 왜 답답하냐면, 


이 책속의 진이 만난 남자는 그냥 하워드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폭풍의 언덕에서 사랑은, 한정된 공간에서만 일어난다. 집에서 내 하인같이 부리던 히스클리프만 내내 보다가 저기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의 도련님 '에드거'를 만났더니 어머, 새로운 남자야, 짜릿해, 이러고 캐서린은 새로운 사랑에 빠져 에드거랑 결혼한단 말이다. 폭풍의 언덕을 읽으면서 내가 답답했던 것은, 만약 그 시대에 여성에게 일을 할 자유, 여행을 다닐 자유, 돌아다닐 자유가 있었다면, 그렇다해도 캐서린이 사랑에 빠지는 남자가 히스클리프 혹은 에드거였을까? 하는거다. 물론 그 시대, 그 공간에 태어난 것은 캐서린이 원해서가 아니었고 어쩔 수 없이 캐서린에게 주어진 것이었다. 그러니 히스클리프와 에드거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을테지. [가재가 노래하는 곳]에서도 내가 답답했던 것, 외딴 곳에 숨어 혼자 사는 여성에게 찾아오는 사람은 이 남자 아니면 저 남자라는 거다. 그 개울가에는 여자들은 갈 수 없었으니까. 그래서 혼자 지내는 이 여자는 자신을 찾아오는 남자와 사랑에 빠지고 바로 그 남자로부터 배신을 당한다. 다른 남자를 모르니까. 게다가 여자 친구들도 없으니까. 지극히 제한된 공간에서 지극히 제한된 사람만이 허락됐는데, 그 안에서 빠진 사랑을 그래도 사랑이라고 한없는 마음으로 축복해줘야 하는거냐, 하면 나는 그 지점에서 답답해지는 거다.



진도 그랬다.

진에게는 가서 말상대가 되어줘야 할 어머니가 있었고 살아가는 공간도 제한적이었다. 회사에 출근하면 동료들을 만나지만 그 동료들과 사적으로 친해질 일이 없다. 퇴근후 동료들과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시지도 않으니 그저 동료일 뿐이다. 그리고 집에 오면 엄마. 회사 가면 동료 집에 오면 엄마. 진에게는 남자를 만날 일이 아예 없었는데 갑자기 이 유부남 하워드가 등장한거다. 그런 하워드가 다정하고 예의바르고 자신에게 친근하니 어떻게 사랑에 빠지지 않겠는가. 나는 그게 답답한거다. 만약 진이 회사에서 동료들과 퇴근 후 어울리는 사람이었다면, 동료와 사랑에 빠지는 게 아니라도, 다양한 남자들을 만날 수 있었을 것이다. 친구들을 만나고 살았다면 친구들로부터 남자를 소개받기도 했을 것이고, 동료든 친구든 함께 자리하다가 타인과 연결되기도 했을 것이다. 그녀가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는 사람이었다면, 다른 환경에서 다른 사람들을 볼 수 있었을 것이고, 어떤 식으로든 또 다른 사람들과 완전히 다른 관계들을 가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유일하게 본 남자와 사랑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볼 수 있는 남자는 하워드가 유일했는데, 그런데 하워드랑 사랑에 빠졌어? 나는 이게 너무너무 답답한거다. 그 사랑을 내가 '선택' 했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 사랑이 선택이 아니라 필연이고 운명이라면, 그리고 타이밍이라면, 그런 운명속에 하워드가 있었던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걸까?



내가 이렇게 답답해하지만, 하워드는 결코 나쁜 남자가 아니다. 아니, 아내와 아이가 있는데 진에 대한 마음이 자라난다면, 뭐 그건 사랑으로 어쩔 수 없고 그렇다고 딱히 좋은 남자라고 볼 수 없는거겠지만, 내 말은 그가 진을 함부로 대하는 남자가 아니라는 거다. 그가 남자친구라면 그는 좋은 남자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이다. 그가 남자친구로서 남편으로서 나쁜 사람은 아닌데, 그런데 나는 이 사랑이 답답했다. 세상에는 넘쳐나는 불륜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들은 단지 불륜이라고 퉁칠 수만은 없는 숱한 내밀한 사정들을 담고 있다는 것도 안다. [안나 카레니나]도 누가 줄거리만 들으면 불륜이야기라 퉁쳐지지만, 실제 안나 카레니나를 읽게 되는 독자들은 '이건 불륜이네 쯧쯧' 하게 되진 않지 않나.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도 사랑의 시작에 유부녀와 총각이 있다. 하워드가 진의 뒤통수를 치는 놈도 아니고 처녀랑 연애나 한 번 해볼까 하는 놈도 아니다. 그런데 나는 너무 답답했다. 유일하게 알게 된 남자를 사랑하게 되는 그 상황이 너무 빡치는거다. 이 남자도 저 남자도 만나고 그러니까 주변에 보이는 남자가 많은데 '바로 이 남자'랑 사랑에 빠진게 아니라, 아무도 안보고 살다가 딱 한 명 봤는데 그 남자랑 사랑에 빠지는 것, 그게 미치고 팔짝 뛰겠는거다. 유부남을 사랑하는 상황은 물론, 남자 백 명 만났는데 그 중 마음에 드는 남자는 유부남 뿐이었어 일수도 있고, 그것이 사랑이라면 또 그걸 타인이 뭐라 할 수 있을까. 어쩌면 뒤늦게 진정한 사랑을 만났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자고로 사람은 타인의 사랑에 함부로 말을 덧대면 안되는 것 아닌가. 덧대면 안된다기 보다는 덧대봤자 아무짝에도 소용없달까. 그런데 진이, 만날 수 있었던 유일한 남자와 사랑에 빠져버린 게 나는 너무 안타깝고 답답하다. 



작가는 이 사랑이 괜찮은 사랑이라고, 이들이 사랑해도 된다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러니 책을 다 읽고 책장을 덮을 때면 이들이 서로에게 나타나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래, 그들이 서로에게 있었어야 해. 어쩌면 그들에겐 서로가 필요해서 신은 운명적으로 이들을 하필 그 시점에 만나게 한 것일 수 있지. 이 사랑이야말로 운명일지도 몰라.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고 또 이 사랑은 앞으로도 따뜻하게 잘 진행될 것 같다. 그렇지만,


순전히 내 개인적으로 그러니까 나라는 사람은, 이렇게 살아오고 이런 생각을 하는 지금의 나라는 사람은, 이 사랑이 안타깝다. 남자와 대화도 안해보고 살다가 완전히 제한된 환경에서 만난 유일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는 이 사실이 안타깝다. 그런데 뭐, 이건 내 생각이고, 어떤 사람들은 아니, 와, 계속 못만나는 것보다 지금이라도 이 사람을 만났으니 다행이지 뭐야 할 수도 있고, 당사자들은 아무도 없던 삶이 너로 인해 빛나게 됐어 개꿀, 너는 나의 개이득.. 할 수도 있다. 내 인생 그렇게 외로웠는데 너라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였나봐.


이덕진이 부릅니다.


널 만났다는 건 외롭던 날들의 보상이야..

그래서 나는 맞이하게 된거야 그대라는 커다란 운명..



뭐 그랬다는 거다.



전체적으로 나는 이 소설에서 처녀생식이 등장한 이유를, 그리고 이런 사랑이 진행된 이유를 잘 모르겠다. 이 얘기를 왜 한걸까? 이런 생각만 몇차례 했다. 내가 이런 감상을 갖게 된건 어쩌면,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그녀에게>를 본 사람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만약 그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책은 충격적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참고로, 나는 이 영화 졸라 싫어한다. 극장 나오면서 친구랑 개 욕하고 그 후에 다른 친구들하고 술마실라고 만나서 흥분해서 또 개욕했네. 나는 영화 <그녀에게>를 싫어합니다. 책 <스몰 플레저>는 싫어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자, 이제 책이나 사러 가야겠다. 후훗.






댓글(33)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수하 2024-03-07 09: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그럼... 처녀생식은.... <그녀에게>가 힌트인 건가요? ㅠㅠ...

다락방 2024-03-07 09:54   좋아요 1 | URL
꼭 그렇다기보다는... (먼 산)

잠자냥 2024-03-07 11:04   좋아요 0 | URL
아 나도 처녀생식은 그래서 어떻게 된 거야!!!! 하고 내렸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그레첸이 외도한 거 아닌가요???

다락방 2024-03-07 11:08   좋아요 0 | URL
그레첸의 외도 아닙니다. ㅎㅎㅎ

잠자냥 2024-03-07 11:13   좋아요 0 | URL
난자끼리 단성생식 성공한 것인가.........-_-

다락방 2024-03-07 11:15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 안해주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03-07 11:16   좋아요 0 | URL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잠자냥 2024-03-07 11:17   좋아요 0 | URL
하 나도 도서관 가서 결말만 볼 거야. -_-

다락방 2024-03-07 11:36   좋아요 1 | URL
출판사 관계자분들, 보이십니까? 저는 이렇게 제가 딱히 좋아하지 않는 책도 읽게 만드는 우수한 독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03-07 13:12   좋아요 0 | URL
사서 보지 않고 도서관에서 빌려보는 경우라... 출판사가 좋아할까요?;

잠자냥 2024-03-07 13:18   좋아요 0 | URL
아아... 이런 이야기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궁금증 참지 못하고 찾아봤읍니다~!!

역시 처녀생식은 없는 것으로 밝혀져...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3-07 14:11   좋아요 0 | URL
엥??? 저도 궁금!!

다락방 2024-03-07 14:23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3-07 18:29   좋아요 2 | URL
알게 되었다…

건수하 2024-03-07 18:34   좋아요 1 | URL
앗… 밀리…?

건수하 2024-03-07 19:47   좋아요 2 | URL
저도 확인했어요 😶

다락방 2024-03-07 20:22   좋아요 1 | URL
아니 이분들이 하루만에 ㅋㅋㅋㅋ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3-07 21:10   좋아요 0 | URL
앨리스가 나빴네 🤣🤣🤣

다락방 2024-03-07 21:20   좋아요 0 | URL
처음 처녀생식 나오자마자 이거 그녀에게 아녀? 했는데 딱 그랬다능.. -.-

건수하 2024-03-07 21:22   좋아요 0 | URL
앨리스도 당시엔 몰랐으니…?

독서괭 2024-03-08 05:43   좋아요 0 | URL
제가 소설을 훑는 사람이 아닌데 막 넘겨가며 훑었네요 ㅋㅋㅋ

다락방 2024-03-08 07:38   좋아요 0 | URL
처녀생식이란 무엇이길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4-03-07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이 답답해 하신 그 지점을 이 소설은 다루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시대에 각자의 사정으로 고립될 수 밖에 없었던 여성들의 삶이요... 저는 읽으면서 좀 이런 부분이 가슴 아프기도 했었어요ㅜㅜ고립된 여성을 돌보는 건 결국 여성이거나 아니면 혼자되거나 하는 삶도 그렇고...쉽게 읽었는데 가만 생각해보면 많이 우울한 소설로 기억합니당^^ 근데 다락방님 리뷰도 재밌어요😄

다락방 2024-03-07 10:20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저도 늙으신 부모님들 모시고 사는 입장이라 진의 답답함이 뭔지 너무 잘 알겠고요, 그래서 더 답답했어요. 너무 사랑이 싹트기 쉬운 조건이었잖아요. 뭐랄까, 사랑을 위해 준비된 상태? 저는 그래서 이 페이퍼를 쓰면서도 언급했지만, 이게 지극히 저라는 사람이 ‘이런‘사람이기 때문에 나오는 감상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이런 제한된 조건, 환경 같은거에 좀 분노하는 사람이라서요. 저는 보통 찬사 받는 책이라면 그 이유가 있을거라고 생각해서 읽어보려고 노력하는 편인데요, 그런데 이 책이 그 사랑 이야기 때문에 찬사받을 가치가 없다거나 한 게 아니라, 저는 ‘이 처녀생식‘과 ‘이 사랑‘ 이야기를 ‘왜‘했는지에 대해서는 납득이 잘 안되더라고요. 그거랑 별개로 작가가 이렇게 써서 화났다거나 한 건 아니고요, 그건 그 시 시대의 이야기를 다뤘다고 생각하기 땜시롱 화 나진 않습니다. 이건 작가에 대한 화가 아니라, 주어진 환경에 대한 화랄까요. 폭풍의 언덕도 그렇게 쓴 에밀리 브론테에게 화난 게 아니라, 아니, 왜 그 환경만 주어지냐고!! 하고 소설 속에 들어가 빡친거였습니다. ㅎㅎ

잠자냥 2024-03-07 1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진짜 답답했나봐요? 이 페이퍼에서 답답하다 답답한거다 총 13회 나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의 상황을 보니 이자벨 위페르가 주연한 영화 <피아니스트> 생각나네요;; 진처럼 엄마한테만 묶여있던 그녀는....으아..... -_-

참, 그래서 제가 은바오 보고 모니터로 언니들만 만나지 말고 밖에 나가서 또래 사귀라고 ㅋㅋㅋㅋㅋㅋ
아 근데 이대남은 좀 하........아...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3-07 11:12   좋아요 2 | URL
피아니스트의 엄마에 비하면 이 책의 엄마는 양반이기는 하고, 또 주인공 ‘진‘도 섹스, 집착과 멀기는 합니다. 이 책의 진의 여동생은 결혼해 다른 나라 가 살면서 자기 가족의 삶을 살것이고 또 나름 출산을 해서 육아도 하겠지만, 그렇게 어쩔 수 없이 엄마의 돌봄 노동은 진에게 맡겨지거든요. ‘나밖에 없는데 나까지 외면할 순 없지‘ 가 사실 노부모 돌봄노동을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좀 그런 성향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 책 읽는다고 다 저처럼 생각하진 않을텐데, 저라서, 그러니까 저는 ‘안에만‘ 있는 걸 너무 싫어하는 사람이라서요, 그래서 답답하다를 열 세번이나 쓴 것 같습니다. 몰랐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알라딘에서 언니들 보다가 밖에 나가 이대남 만나면 정신적 충격을 받을 것 같긴 하네요. ㅎㅎㅎㅎㅎ

새파랑 2024-03-07 12: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처녀생식 결말이 너무 궁금합니다...

결론은 이작가님처럼 사람도 많이 만나고 술도 많이 마시고 인간관계를 넓혀야 한다는건가요? ㅋ

독서괭 2024-03-07 14:12   좋아요 1 | URL
새파랑님 국어성적 좋으셨죠? 핵심요약 ㅋㅋㅋ

다락방 2024-03-07 14:24   좋아요 2 | URL
그런데 저처럼 살면... 연애를 안합니다. ㅋㅋㅋㅋㅋ
전 더 넓게 보고 자신의 의지로 선택하기를 바랐는데 제한된 공간안에서 주어진 딱 한 명이라면 그것이 과연 선택인가, 이런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제가 꼭 그런 의도로 쓴 건 아니지만 새파랑 님의 주제를 파악하는 능력은 좀 뛰어나지 않나, 독서괭 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4-03-07 15:20   좋아요 2 | URL
저 국어...못함...영어는 더 못함...

제 주제는 잘 파악하고 있습니다~!!

잠자냥 2024-03-07 18:08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3-07 14: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너무 흥미진진하게 가다가..
답답.. 13회 ㅋㅋㅋㅋㅋㅋ 저 상황 너무 답답하네요 정말. 저는 브론테 시절에나 그런 줄 알았는데 지금도 충분히 그럴 수 있군요 ㅜㅜ 게다가 그 경우 높은 확률로 안 좋은 남자 만나겠죠 현실은…
스몰플레저 밀리에 있네요!! 훑어봐야겠어요 ㅎㅎ

다락방 2024-03-07 14:26   좋아요 3 | URL
제가 읽고 제가 쓴 글이니 제 감상입니다. 다른 분들은 이 책 읽으면 저처럼 답답함을 13회나 쓰는 그런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저란 인간이 이런 인간인 것이기에... 하하하하하.
독서괭 님 한 번 훑어보세요. 재미있게 잘 넘어가는 책입니다!! 혹여 읽다가 푹 빠지신다면 감상도 적어주시고요. 빠샤!!
 

꿈을 꿨다.

꿈에 그는 나와 같은 회사를 다녔지만 다른 부서였고 다른 층에 근무했다.

월요일 아침이 되어 나는 출근했고 업무를 시작하기 전 회사 근처 한 바퀴 돌고 산책이나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복도로 나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위에서 내려온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자 그 안에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그가 있었다. 간단히 인사를 하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그는 등이 훤히 드러난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아니 회사에 무슨 이런 티셔츠를 입고 와? 깜짝이야. 그는 내게 어디 가냐 물었고 나는 걍 한바퀴 돌고 들어올거라고 말했다. 그는 같이 가자고 했다.

회사 건물 바깥으로 나간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 그는 내 어깨에 팔을 둘렀다. 그렇게 우리는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그는 성인 과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 외국어를 가르치는 모양이었다. 가르치는 학생이 여성인데 최근에 그녀로부터 선물을 받았다고 했다. 향수였는데, 너무 마음에 든다고, 향이 진한데 굉장히 남성적 느낌이라는 거다. 그러고보니 그에게서는 진한 향수 냄새가 났다. 그는 마음에도 없는 것처럼 말했는데, 학생이 공부나 하지 무슨 향수 선물이냐고 했다. 상대도 성인인만큼 나는 그에게 '그 학생이 너를 이성으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 했고, 그는 그렇지 않을거라고, 그렇다 해도 자신은 학생과는 연애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니가 아무리 연애 안한다고 해도 너 좋다고 고백도 하고 다정하게 굴면 너라고 별 수 있겠냐, 그러다 연애 시작되지 않겠냐고 했다. 내가 보기엔 그의 성격이라면 그러다 연애를 할 것 같았다. 쳇. 안하긴 뭘 안해, 그러다 하는거지 뭐, 라고 속으로만 생각했다. 그리고 우리는 회사 건물로 돌아왔다. 회사 건물로 돌아오자마자 우리는 서로에게 걸었던 팔을 풀었다. 그리고 각자의 사무실로 헤어져 들어갔다. 사무실 들어오자마자 일 폭탄이 떨어져서 짜증이 났다. 괜히 바람 쐬고 왔네, 일도 많은데 일이나 할걸, 이라고 생각했다. 짜증이 났다.


어휴, 사흘간의 연휴를 보내고 월요일을 맞이하려니 잠도 잘 안오고 이딴 꿈이나 꾸고. 직장인이란 무엇인가..

전남친 엉덩이 만지고 싶다고 했더니 .. (이하 생략)


그래도 연휴는 즐거웠다.


금요일에는 너무너무 보고싶었던 영화 <추락의 해부>도 보았다. 제목과 포스터의 느낌은 어쩐지 무서울것 같아서 으 안봐, 했는데, 아니, 김혜리의 팟빵을 듣는데, 이것은 추락의 해부란 제목을 달고 있지만 사실 관계의 해부라는 게 아닌가?! 아니, 뭐라고, 너무 좋잖아? 게다가 김혜리 기자가 게스트와(누군지 기억이 안남) 이야기를 나눌수록 더 이영화가 보고 싶어졌다. 프랑스 영화는 내가 딱히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그러나 관계의 해부라니, 너무 내 취향이다!! 



남편이 추락했다.

추락한 남편의 시체를 보고 경찰에게 신고했는데 이것이 타살의 가능성도 있는것 같다고 경찰에선 얘기하고 유력한 용의자로 아내가 지목된다. 아내는 지인인 변호사에게 연락해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고자 한다. 이미 유명한 작가였던 아내는 남편을 죽이고 싶다는 등장인물을 소설 속에 넣었던 적도 있었는데, 그 소설은 그녀가 살인범이라는 근거로 제공되기도 한다. 재판 과정이 진행되면서 이들 부부가 어떤 시간을 보냈었는지, 그들에게 어떤 대화와 어떤 사건 그리고 어떤 다툼이 있었는지를 하나씩 꺼내 보여준다. 김혜리 기자는 아내를 멋있다고 표현했는데 게스트 남자기자는 아내가 비호감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렇지 않아졌다고 했다. 영화를 본 나는 아내의 성격이 매력적이라 생각했는데, 그러나 대부분의 남자들에게, 그리고 어떤 여자들에게도 비호감으로 느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여자는 자신이 양보하고 인내하는 것에 대해서 티를 내지 않는다. 그리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 게다가 능력도 있다. 남편은 자신이 희생하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어필하고 불평불만을 늘어놓는다. 그러나 남편의 불행은 남편이 선택한 것이었다. 나는 아내의 표현대로라면 '남편의 징징댐'을 들으면서, '지 팔자 지가 꼰다'는 생각을 했다. 힘든 길을 선택하고서는 힘들어서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그렇다면 그 해결을 위해 이렇게 혹은 저렇게 하면 어떻겠느냐는 조언은 듣지 않는다. 그러면서 화를 내고 그러다 힘들다고 중도 포기하고. 그리고 나는 이렇게 힘든데 너는 왜 나의 힘듦을 나누어가지지 않느냐고 한다. 내가 딱 싫어하는 성격이다. 


영화에서는 실제로 어떻게 남편이 죽었는지를 보여주지 않는다. 재판후의 판결이 진실인지 아닌지도 관객은 알 수 없다. 다만, 그러나 그것이 진실일거라는 저마다의 추측은 존재할 것이다. 나는 '아내의 무죄'가 사실일 거라고 생각했고, 당연히 남편은 자살한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의 그동안  말과 행동으로 보건데-물론 이것도 내가 영화에서 보여준 것만으로 판단한 거지만- 남편의 자살은 '도망' 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내는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이었다. 자신의 인터뷰를 진행하는 와중에 그렇게 음악을 크게 틀어두다니, 나라면 그런 남편한테 짜증냇을텐데, 아내는 '저 사람은 원래 일을 할 때 저러니까' 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인거다. 


그나저나 이미 남편을 죽인 아내로 재판을 받았다는 사실을 세상이 다 아는데, 앞으로 그녀와 어린 아들의 삶이 어떻게 될지 극장을 나서면서 너무 걱정이 됐다. 다른 나라로 가는게 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테면 그녀의 모국인 독일로 돌아간다든가, 그녀가 행복했다고 회상하는 영국으로 가는 것이 답일 수 있겠지. 그러나 같은 유럽으로 간다면 그녀가 남편을 죽였을지도 모른다는 소문은 계속 따라오지 않을까? 


그녀는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기 너무 힘들었고, 그러나 그녀가 유죄임을 추측하고 발언하는 건 너무 쉬었다. 그렇게 그녀가 어쨌든 용의자로 사람들 앞에 섰는데 모든 재판이 끝나고 난 뒤, 이제 어째야 하나. 그녀의 삶은 원래대로 될 순 없을텐데. 



토요일에는 친구를 만났다. 

친구와 나는 밥을 먹고 까페로 가 차를 마셨다. 날이 너무 추워서 롱패딩 입고 오길 잘했다고 열다섯번 생각했다.

까페에 가 각자가 시킨 차를 앞에 두고, 친구는 내게 일본 여행에서 사온 선물을 건넸다.


아니, 사케라니, 술이라니!!


나는 너무 씐나서 우리 남매들 단톡방에 자랑했다. 남동생은 '그거 내 꺼!' 라고 하더니 '나랑 같이 마시자' 한다. ㅋㅋ 그래서 내가 '싫은데? 나는 오늘 마실건데?' 했더니, '그럼 우리 집 와서 절반만 나눠주고 가'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기지마 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남동생에게 '오늘 마시고 절반 남겨줄게' 했다.  




친구와 씐나게 수다를 떨고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향하면서 이 좋은 술을 마실 좋은 안주로는 어떤게 좋을까 생각하다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저녁 드시지말어. 내가 좋은 술이 있어, 참치회 시킬게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집에 가 참치회를 시켜놓고 친구가 준 사케를 함께 마셨다.



ㅋㅋㅋㅋ 남동생에게 사진을 보내니 영상통화를 걸어왔다. 기어코 그걸 마셔야겠냐, 응? ㅋㅋㅋㅋ 그래서 내가 그렇다고 했다. 절반 남길게 ㅋㅋㅋㅋ 했지만, 아니, 이게 쏠랑쏠랑 잘도 넘어가는 거에요. 너무나 깔끔하고 맛있고 취하지도 않고 너무너무 좋아서 마시다 보니까 다 마시고 말았습니다.



빈병이다 ㅋㅋㅋㅋ 남동생과 여동생의 단톡방에 다마셨다고 올림 ㅋㅋㅋㅋ 남동생 분노함 ㅋㅋㅋ 여동생이 남동생에게 '내가 사줄게'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다 마시고 그런데 너무 깔끔하고 정신도 멀쩡하고(15도) 너무 좋아서 엄마도 '야 마신 것 같지 않게 참 깔끔하네, 취하지도 않고?' 하셨다. ㅋㅋㅋㅋ 아니 이거 진짜 뭐지. 다음날도 좋았어서 어쩐지 인생술을 찾은 것 같다. 그간 사케를 안마셔본 것도 아닌데, 차가운 거 뜨거운 거, 도쿠리, 잔 다 마셔봤는데, 아니 한 병 다 비워도 이렇게 끄덕없다니 ㅋㅋㅋㅋㅋㅋ 사케 좋은 술이네요? 나에게 맞는 술을 이 나이에 뒤늦게 찾았다. 그건 바로 사케였어!!! >.< 사케, 나의 인생 술. 샤라라랑~ 


역시 사람은 다양한 친구를 만나야 한다. 친구 덕에 나는 인생 술을 찾았다. 만세!! 이거 그런데 그냥 한국 면세점에서도 팔려나? 흐음.. 정말 너무나 갈끔한 술이었다. 술이 깔끔하다는 게 어떤건지 모르시겠다면 사케를 드셔보세요. 이것이 깔끔, 바로 그 자체입니다. 우하하하하.



자, 그렇다면 월요일이니 책탑 사진도 올려볼까?

사실 지난주에 책을 한 권도 사지 못했다. 관심있게 내 서재를 지켜본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어떤 날엔 알라딘에 들어와보지도 못했다. 정말 너무나 너무나 바빴기 때문이다. 야근하는 날들도 이어졌다. 너무 바빠서 알라딘에 들어오지 못하고 장바구니를 들여다보지도 못하고.. 흑 ㅠㅠ 그래서 이번주에는 책탑을 올릴 수 없었는데!!


토요일 만난 친구와 광화문이니 교보 한 번 들를까? 해서 교보에 갔단 말이지? 둘다 원서 코너에 한참을 머물면서 ㅋㅋㅋㅋ 원서를 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란 여자 ㅋㅋㅋ 자꾸 사면 안되는데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토요일에 산 책이자 지난 한주에 산 책이자 월요일 책탑은 이렇다!!




















근검절약하며 책을 사지 않는 다락방이 되었다. 만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4-03-04 10: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등이 훤히 드러난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무의식의 발로. ㅋㅋㅋㅋㅋㅋㅋㅋ
<추락의 해부> 씨네큐브에서 봤어요? 아아아... 이거 보고 싶은데 여태 못 보고 있네요. ㅠㅠ 지난주는 집사2 취향 영화 위주로 보러 다니느라 아직 못봤어요!!! 으으- ㅠㅠ 얼른 가야지=33
사케와 참치회 아주 훌륭한 조합인데 ㅋㅋㅋㅋㅋㅋㅋ 남동생의 깊은 빡침이 느껴집니다. ㅋㅋㅋㅋㅋ

근검절약 이러기냐 다락방?!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3-04 16:48   좋아요 1 | URL
와 ㅈㅈㄴ 님이랑 비교되네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4-03-05 07:49   좋아요 1 | URL
<추락의 해부> 롯데시네마 노원에서 봤어요. 제가 갈 수 있는 시간대에 거기서 해서요. 좋더라고요. 일요일에 저도 <파묘> 부모님 모시고 가 보려고 예매 해두었었는데 사정이 있어서 취소했어요. 파묘도 보고 싶습니다. 저는 다음 영화로 <바튼 아카데미> 찜하고 있어요.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추락의 해부 너무 좋습니다. 그거 보고 나서 잠자냥 님이 써주실 글이 기대됩니다!!

남동생은 나중에 제가 여행갈 때 면세점에서 저 사케 사다주는 걸로.. ㅋㅋ 없으면 어떡하지.. ㅋㅋㅋㅋㅋ

그러니까요, 등이 훤히 드러나는 티셔츠를 입고 나온 건 왜일까요? 아무튼 그러합니다. 내 무의식이란 무엇인가.. ㅋㅋㅋㅋㅋ

아무튼 근검절약 한 주 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미래는 예측불허 아직 저도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3-04 1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회사 건물 바깥으로 나간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

제가 밑줄 그은 문장은 여기에요. 아무렇지도 않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렇지도 않게 한 병을 비우신 다락방님과 가족분들에게 축하를 드리오며 남동생분에게는 위로를...... ㅋㅋㅋㅋㅋㅋㅋ 위로를 전합니다.

원서로만 이루어진 책탑이네요. 사대주의 반대합니다 ㅋㅋㅋㅋㅋ 근검절약 반대합니다.

다락방 2024-03-05 07:51   좋아요 1 | URL
사대주의 ㅋㅋㅋㅋ 아 큰일이네요 이놈의 사대주의 ㅋㅋㅋㅋㅋ 근검절약은 아마 한 주 더 이어지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사람 일 모르는거라 당장 오늘 마구 질러댈지도 모르지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동생을 사랑해서 웬만하면 남길텐데 저 술은 너무 맛있었고 또 저도 모르는 사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버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ㅋㅋㅋㅋ 이 나이에 인생술 찾아 씐납니다!! 얼쑤~

자목련 2024-03-04 15: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넘어가는 술을 남기는 일은 불가능하지요. 그렇지만 여동생과 남동생의 마음도 이해는 갑니다. ㅋㅋ

다락방 2024-03-05 07:52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잘 넘어가는 술을 도대체 어떻게 남긴단 말입니까! ㅎㅎㅎ 여동생은 술을 안좋아하고 욕심 없는데 남동생은 성격이 딱 저 같아서... 다소 미안한 마음이 들긴 합니다. 그렇지만 ㅋㅋ 할 수 없죠. 이미 제가 다 마셔버렸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4-03-04 17: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술을 못 먹는 저는 술이 맛있다는 걸 전혀 이해할 수가 없어 슬퍼요ㅋㅋㅋㅋㅋ
근데 다락방님 꿈은 왜그래요? 상대방은 등이 다 나온 티셔츠 왜 입고 있어요?🤔 등이 근육으로 화가 많이 나있던가요?🧐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3-05 07:53   좋아요 1 | URL
소주는 쓰잖아요? 그런데 이건 하나도 안쓰고 진짜 ‘깔끔‘ 그 자체였어요. 그래서 쏠랑쏠랑 잘도 들어가더라고요? ㅋㅋㅋㅋ

그러게요, 그런데 제 꿈은 왜그래요? 등이 근육으로 화가 나있었죠, 물론. 그렇지 않은 등이 제 꿈에 뭐하러 드러내고 나오겠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4-03-04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이 책을 안사실 정도로 바빴다면 그건 인간이 감당할수있는 강도의 바쁨이 아닌것인데......
다락방님이 이번주엔 좀 덜바쁘시길 바라며ㅠㅠ!!!!! 게으름뱅이 은바오는 다락방님의 바쁨의 고통을 대리체험하고 갑니다 ㅠㅠ

다락방 2024-03-05 07:54   좋아요 0 | URL
이번주에도 바쁩니다 ㅠㅠ 어제도 정신없이 일했어요. 어휴..안바쁘려면 퇴사 밖에 답이 없는 것 같은데 퇴사하면 술을 어떻게 마시고 책을 어떻게 사고 ㅠㅠ아무튼 저도 저의 바쁨이 곧 사라자길 바랍니다. 아자!!

달자 2024-03-04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 내용의 그 다음이 궁금합니다.. .계속 꿈을 이어서 꿔 주세요(??) 저도 사케 참 좋아하는데요... 사케가 구하기도 힘들고 비싼 나라 살아서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닙니다,,, 날 더 풀리기 전에 다락방님과 따끈한 사케에다가 뜨끈한 오뎅탕이나 모츠나베같은 거 해서 먹으면서 책얘기 꿈얘기 술얘기 야한얘기(????) 하고 싶네요 낄낄낄

다락방 2024-03-05 07:56   좋아요 1 | URL
아니 달자 님 ㅋㅋㅋㅋㅋㅋ책 얘기 꿈 얘기 술 얘기 야한 얘기 ㅋㅋㅋㅋ 저에겐 야한 얘기가 크게 확대되어 보입니다. 아니, 제가 뭐 야한 얘기 좋아하는 사람으로 보이세요? 사람 잘못 보셨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저도 사케에 오뎅탕 크~ 앞에 두고 야한 얘기라니. 진짜 천국이네요. ㅋ ㅑ ~

저 꿈이 이어진다면 아마 저는 가슴 아픈 짝사랑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요? 그는 결국 자신의 과외학생과 연애를 시작하고 저는 그걸 보며 거봐, 너 그럴 줄 알았다 이러면서 한 잔 술에 마음을 달래는..........(눈물을 닦고) 그렇지만, 뭐 괜찮습니다. 세상엔 즐거운 일이 많으니까요. 껄껄. 사케라든가, 야한얘기라든가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3-06 1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바쁜 와중에 이달의 페이퍼 하나 당선됨을 알리오.
책 사라~!!
다락방 실망이다 리뷰는 안 뽑히다니....
그렇게 바쁘다니...

다락방 2024-03-07 09:29   좋아요 1 | URL
어휴 리뷰를 쓸 수가 없네요. 쓸 시간이 없어요. ㅎㅎ
그렇지만 어쨌든, 자, 이제 책 사러 갑니다. 슝 =3=3=3=3
말리지 마세요, 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업무도 많고 항상 바쁘고 그러다보니 퇴근 때는 녹초가 되기 일쑤. 퇴근길에 여동생이 추천한 영화 <싱글 인 서울>을 며칠간에 걸쳐 보았다. 존재도 몰랐던 영화인데 여동생이 보고 내 생각 난다고 알려준 것. 주인공이 출판사 직원이라고. 곳곳에서 내 생각이 난다기에 나도 보았다.



현진(임수정) 이 다니는 출판사에서는 도시에서의 싱글에 대한 책들을 기획하고 있고 '싱글 인 서울' 에 대해서 논술강사 영호(이동욱)에게 에세이를 써달라 부탁한다. 평소 작가가 되고 싶었던 영호는 그 제안을 수락하게 되는데 그렇게 비로소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거다. 이 시리즈는 '싱글 인 바르셀로나' 라는 책과 셋트가 될 예정인데 싱글 인 바르셀로나를 쓰는 주옥(이솜)은 이미 로맨스계에서 이름난 작가라는 설정이다.


인쇄소, 출판사, 서점이 자주 보이기 때문에 친근하고 등장인물들이 책을 보는 모습도 자주 보여서 좋다. 현진의 본가에도 영호가 혼자 사는 집에도 책장이 나온다. 여동생은 영호의 집 책장을 보고 내 생각이 났다고 했는데 하하하하 영호가 가진 책은 적은데? 내가 가진 책이 훨씬 많다. 작가 되고 싶다면서 책 너무 적은 것 같다 영호야, 쪼렙.. ㅋㅋ  여동생이 내 생각났다고 하는 장면은 나도 영화 보자마자 '아 여기구나' 했던 장면인데, 바로 바로 ㅋㅋ 현진의 차 안 풍경이었다. 현진이 영호 집에 데려다 준다고 타라고 했는데 일단 차 겉에부터 지저분하더니 여니까 차 안이 완전 정리 안돼 지저분해 난리 난리. 영호가 그거 보고 너무 어이없어서 물티슈로 좀 닦아주고 정리해주려고 하자 현진이 그만두라고, 나름 정리된거라고 말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지알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그거 너무 알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책장도 침실도 엉망진창이지만 그렇다고 건드리지 마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나같은 사람은 이게 문제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대로 안하면서 내가 알아서 한다고 하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화에서 영호는 책을 쓰다가 첫사랑에 대한 질문을 받고 첫사랑에 대한 글도 쓴다. 공교롭게도 바르셀로나 편의 작가도 첫사랑에 대해 쓰고. 처음부터 이 둘이 연관이 있다는 걸 관객들은 알 수 있는데 각자가 회상한 그 당시의 사랑이 사람의 입장에 따라 기억이 왜곡되기도 하고 달라질 수도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영화는 보여준다. 아니 글쎄, 영호의 첫사랑은 젊은 시절 호텔에서 일하면서 만났단 말야?. 그 둘은 연애를 시작했고 같이 책을 읽고 또 글을 쓰고자 하는 욕망도 같았다. 당시 인터넷에 글을 연재하며 댓글을 많이 받던 첫사랑은 자신도 대학에 가고 싶다고, 문창과에 가고 싶다고 말한다. 이미 대학생이었던 영호는 쓸데없이 그런데 뭘 가냐고 문창과 갈 시간에 소설책 몇 권을 더 읽으라고 한다. 나도 들어본 얘기인데, 내가 들었던 건 뭐랄까, 문창과 안가도 충분히 잘 쓸 수 있다는 말로 들렸다면, 영화에서는 그 톤이 달라서 되게 기분 나쁘게 들렸다. 이미 자기는 대학생이면서 대학에 뭐하러 가냐고 하는 것부터가 상대를 좀 밟는 느낌이랄까. 영화속에서 영호가 첫사랑에게 '문창과 갈 시간에 소설 몇 권 더 읽어라'는 조언으로 들리는 게 아니라 상대를 무시하는 잔소리로 들렸다. 그 때 그 말을 듣는 첫사랑의 표정은... 대학생 영호는 돈이 없어 대학에 가고 싶다는 여자친구에게 대학가지 말라더니 돈을 타서 친구들을 만나러 갑니다.... 찐따..... 누구에게나 찐따 시절은 있는 거겠죠.



출판사와 서점이 나오고 책 읽는 모습도 많이 나오고 글이란 쓰는 사람에게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도 나와서 좋긴한데, 결정적으로 영화 속에서 영호와 주옥이 쓰는 책 자체가 내 취향이 아니었다. 내가 안 사고 안 읽을 책임. 인스타 감성의 사진들과 짧은 글.. 으.. 별로입니다. 나중엔 편집장이었던 현진이 책을 내는 것도 나오는데, 오히려 그 책이 더 좋을 것 같았다. 싱글 인 서울 이라니. 제목부터 안 읽을 책임 ㅋㅋㅋㅋ 이동욱이 정말 그 책 써도 나는 안 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지만, 내가 써볼까? 나야말로 싱글 인 서울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영화속에서 내가 제일 좋아한 장면은, 그러니까 첫사랑과 재회한 영호가 공항에 그녀를 배웅하러 간다. 오만년만에 재회해서 서로의 기억 때문에 얼굴 붉히긴 했지만, 그래도 헤어지면서 미안하다 잘가라, 이러면서 마지막 포옹을 한단 말야? 마지막 포옹을 하면서 첫사랑이 영호의 등을 톡톡 두드리다가 그 손이 점점 내려와서 엉덩이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 장면이 제일 좋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호가 "아 진짜 정말!" 이러고 포옹을 푸는데, 나는 오래전에 헤어진 연인이 잠깐 우연히 재회했다가 헤어지면서 포옹하고 그리고 엉덩이로 손이 내려가는.. 그 부분에서 여성의 장난끼가 너무 느껴져서 너무 좋았다. 언젠가 반드시 꼭 써먹어야지! 다짐했다. 그러려면 일단 헤어진 놈을 다시 만나야...... 아, 어렵구먼. 



그나저나 이동욱 너무 잘생겼는데 잘생긴거 너무 잘 알겠는데 왜 나는 매력을 1도 못느낄까? 비참하다. 역시... 나는 못생긴 남자가 취향이란 말인가... orz



간식으로 생크림과 팥이 잔뜩 들어간 커피번을 먹었는데 ㅋㅋㅋ 점심 뭐 먹지 ㅋㅋㅋㅋㅋ 느끼한 거 피해야 하나 ㅋㅋㅋㅋㅋㅋ 뼈해장국?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읽는나무 2024-02-29 12: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찌찌뽕이네요.
저도 며칠동안 이 영화 보면서 어제 다 봤어요.^^
막 재밌진 않은데 책 이야기랑 편집장 이야기가 나오니까 그냥 계속 봐지더군요.
근데 현진의 차 안 풍경이 여동생이 언니 생각을 한 장면이었나요?ㅋㅋㅋㅋ
생각도 못한....ㅋㅋㅋㅋ
근데 현진의 털털한 성격과 회사 내에서의 커리어에서 달라지는 표정들은 왠지 다락방 님과 닮아보입니다.
그리고 현진의 아버지와 새어머니? 서재 결혼 장면을 보면서 잠자냥 님 생각을 좀 했더랬죠. 특히 중복되는 책을 묶어 놓은 장면에서요. 그리고 편집장은 저런 일을 하구나! 잠자냥 님 생각 또 좀 했는데 이게 주인공이 임수정이라?ㅋㅋㅋ
이동욱은 좋아하는 배우이긴한데 이 영화 주인공으론 좀 뭔가 어색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좀 더 평범한 얼굴?이 나았으려나??^^
공항에서의 그 장면 저도 인상적였었는데....실행해보시려구요?ㅋㅋㅋ
헤어진 그 분은 갑자기 전화 받는다면? 갑자기 표정이 상상되어 빵 터졌네요.
그 분은 엉덩이를 꼭 지켜야겠어요.ㅋㅋㅋ

잠자냥 2024-02-29 13:16   좋아요 3 | URL
나무 님 저 사랑하시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생각 잠자냥 생각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일단 털털하지는 않구요. ㅋㅋㅋㅋㅋㅋㅋ
임수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 닮았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집사2도 이동욱하고는 안 닮았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이동욱스러운 얼굴에 매력을 못 느낍니다. 그렇다고 다락방님처럼 못생긴 남자 수집도 안 합니다. 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4-03-01 19:25   좋아요 2 | URL
은오 님이 나이 든 모습이 바로 저 아닐까요?
근데 나이 잘못 들어 입 밖으로 표현은 못하고 속으로만 잠자냥 생각 잠자냥 생각만 하죠.ㅋㅋㅋㅋ

아...그런데 안 털털하신가요?
어? 글씨체는 완전 털털이던데?ㅋㅋㅋ
임수정은 안 닮았을 것 같단 생각은 했어요.
이동욱은ㅋㅋㅋ
이동욱은 얼굴 낭비란 생각이 들어요. 실제 성격은 좋아보이던데...근데 영화에서의 찌질한 성격도 왠지 어울려 보였어요. 그럼 연기를 잘한 건가?
그래도 이 영화에선 미스 캐스팅인 것 같았....
근데 다락방 님 못생긴 남자 수집....진짜요?ㅋㅋㅋ

꼬마요정 2024-03-03 00:22   좋아요 1 | URL
저도 잠자냥 님 생각 났어요 ㅋㅋㅋㅋ 다락방 님 생각도 나고요 ㅎㅎㅎ
그리고 책나무 님은 아시겠지만 저는 이동욱 참 좋아합니다. 구미호뎐 1938 꼭 보세요^^

책읽는나무 2024-03-03 09:31   좋아요 1 | URL
구미호뎐 보라고 하셔서 그때 열심히 봤어요.ㅋㅋ
시즌2는 못봤고 시즌1만...^^;;
처음엔 도깨비 드라마 연장해 보는 느낌이었는데 차츰 빠져서 보게 되었죠. 김정난 배우도 참 매력적으로 나왔더군요.
생각해 보니까 이동욱은 그런 역할에 어울리는 얼굴이었네요.ㅋㅋㅋ
전 공유 옆에 있는 이동욱 좋아합니다.^^

다락방 2024-03-03 21:05   좋아요 2 | URL
ㅎㅎ 아니 이 영화 보면서 왜 다들 잠자냥 님과 저를 생각하시는거죠? 잠자냥 님이야 편집 일 하시니까 생각나는 거 너무 당연한 것 같긴 한데 저는 어느 지점에서?? 혹시 임수정의 얼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서재 결혼시키기 인상적이었어요. 좋더라고요. 새엄마 성격이 너무 좋아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저는 차 세차 안하고 차 안 지저분한 것도 괜찮았는데요, 만약 제가 운전했다면 저 역시 그랬을 것이기에.. 역시 저는 운전 안하는 게 답인 것 같아요. 옆에 누구를 태울 수도 없게 되었을 겁니다. 사실, 제 남동생 차 안에는 아가 조카 때문에 카시트가 있긴 하지만 남동생 차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남동생 성격 제 성격.. ㅋㅋㅋㅋㅋ

그리고 제가 못생긴 남자를 수집하는 건 아니고요, 내면을 보다 보니 얼굴에 신경을 안썼을 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아놔 ㅋㅋㅋㅋㅋㅋㅋ 내면과 외면이 동시에 아름다운 사람은 없는걸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2-29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 안 풍경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동생 분도 남동생 분 못지않게 재미나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머를 아는 집안이군 ㅋㅋㅋㅋㅋㅋㅋ
엉덩이 그 장면은 무슨 느낌인지 알겠어요. 다락방 님도 얼른 엉덩이 잡길 기원합니다....엥?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3-03 21:0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엉덩이 잡게 되면 얘기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차 가지고 출근한다면 딱 임수정 차처럼 될 것입니다. 안봐도 뻔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2-29 1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엉덩이ㅋㅋㅋㅋㅋ 잘못하면 신고당해요!! 다음 만남은 경찰에서..
저도 이동욱 배우 호감은 가는데 취향은 아님;; 임수정님은 취향임…💕
다락방님 운전하시면 차 안도 카오스화 되는 겁니까? ㅋㅋㅋ

잠자냥 2024-02-29 13:52   좋아요 1 | URL
그래서 안 하는구나!!!! 이제 깨달음!!!🤣🤣

다락방 2024-03-03 21:06   좋아요 1 | URL
앗 ㅋㅋ 네 제가 운전하면 차 안도 카오스화 ㅋㅋㅋㅋ 차 안 뒤메질 난리난리일 겁니다. ㅋㅋㅋ 저는 지금처럼 앞으로도 대중교통 이용하는 환경 지키미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4-02-29 15: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엉덩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헤어진 놈들한테 연락 돌리시나요?! ㅋㅋㅋㅋ
새로운 놈 만나서 만지는 것보다 어렵구먼요. 재회한 연인들끼리의 그 감성을 원하시는 것 같은데....🤣🤣🤣

다락방 2024-03-03 21:08   좋아요 2 | URL
헤어진 놈들한테 연락을 돌리진 못하고요-전화번호 삭제와 차단- 사실 헤어진 놈‘들‘ 의 엉덩이를 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웬만한 구남친들은 길에서 우연히라도 마주치고 싶지 않습니다. 음.. 역시 엉덩이는 포기하고 그냥 지금처럼 살아야겠어요. 저야말로 싱글 인 서울 입니다. ㅋㅋㅋㅋㅋ

꼬마요정 2024-03-01 0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주말에 이 영화 볼 거라서 딱 앞문단만 읽었어요. 영화 보고 다시 오겠슴돠!!!

꼬마요정 2024-03-03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싱글 인 뉴욕인데 온통 사랑 이야기인데다가 서울은 무척이나 예쁘네요. ㅎㅎㅎ 시인 분 말씀 좋던데요. 저도 혹시나 지나다가 그렇게 북토크가 있다면 꼭 참석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마지막 장면 좋았어요. 엉덩이 ㅋㅋㅋㅋ 그런데 사람들은 왜 첫사랑 이야기를 좋아할까요...??

다락방 2024-03-03 21:09   좋아요 1 | URL
그쵸?! 나중에 왜 책 나오고나서 둑자평에 그거 있었잖아요. 싱글 이야기라며 죄다 사랑이야기라고 ㅋㅋ 딱 그 말이 맞아요. 사람들 사랑 너무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면 저는 제 사랑에는 딱히 관심 없지만 사랑 이야기는 참 재미있어라 하긴 하고 말이지요. 저는 첫사랑 이야기라기 보다는 그냥 사랑 이야기는 다 재미있어요! 어떻게 만났는지 언제 반했는지 어떻게 시작했는지 말이지요. 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