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는 내 학생들에게 큰 의미가 있었다. 학생들은 여기에크게 신경 쓰고 있었다. 40년 전의 반포르노 페미니스트처럼 이들도 포르노가 가진 힘이 막강하며 실제로 세상에 영향을 미쳤다고 강하게 확신했다. 이 수업 후에 (나보다 몇살 어린) 대학원 조교와 대화를 나누면서 나는 시작부터 명백했던 사실을 깨달았다.
내 학생들이 인터넷 포르노그래피를 경험하며 성장한 진정한 1세대라는 것을 말이다. 그강의실에 있던 거의 모든 남학생이, 자신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화면 앞에서 최초의 성경험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같은 강의실에 있던 거의 모든 여학생이 최초의 성경험을 화면 앞에서 했을 남성과 첫 성경험을 했을 것이다. 이런의미에서 여성들의 성경험도 화면을, 곧 화면이 남성들에게 준가르침을 매개로 이뤄져왔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 거의 모두가어디서나 포르노를 볼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는 가운데, 20세기말에 태어난 내 학생들은 이 세계에서 성적으로 성년을 맞은 첫세대다. - P83

내 학생들은 잡지 또는 비디오를 훔치거나 돌려보지도, 여기저기서 잠깐씩 본 것들을 수집하지도 않았다. 섹스는 완전한 형태 - P83

로 완벽히 연출되고 분류되어(십대, 윤간, MILF, 의붓딸 등) 화면 안에서 누군가 보아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 학생들이 (주목을 요하건대 이전 세대의 청소년들보다 늦게) 실생활에서 섹스를경험하게 되었을 무렵에는 적어도 어린 이성애자 남녀의 경우 동작·제스처·소리를 연출하고 요구하는 행위만이 아니라 적절한감정, 적절한 욕망, 적절한 권력 분배까지도 지시하는 대본이 준비돼 있었다. 내 학생들의 심리는 포르노그래피의 산물이며, 반포르노 페미니스트들의 경고가 이들에게서 뒤늦게 실현된 듯하다.
내 학생들은 포르노가 말해주는 대로 섹스를 배운다. - P84

MILF: Mother/Mom I‘d Like to Fuck 의 약자로 성관계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여상 또는 중년 여성을 의미하는 표현.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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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08-29 08: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MILF가 뭔지 몰라 찾아봤습니다....

포르노가 있기 때문에 이전 세대의 청소년들보다 늦게 경험한 걸까요? 오히려 빨라질 줄 알았는데...

다락방 2023-08-29 08:37   좋아요 1 | URL
제가 이해하기로는 이전 세대보다 섹스가 느려졌다는 것 보다는, 이전 세대보다 실생활 섹스를 늦게 경험했을 무렵에는 이미 대본도 역할도 준비되어 있었고 그것을 따라한다, 는 것 같습니다. 포르노로 섹스를 학습해버려서요.

MILF 는 각주에 있어서 제가 위에 추가했습니다.

MILF: Mother/Mom I‘d Like to Fuck 의 약자로 성관계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여상 또는 중년 여성을 의미하는 표현.


책에 사례가 나오는데요, MILF 스타 중 한명이 예전에는 자기가 길에 돌아다니면 성인 남자들만 아는 척 했는데, 지금은 십대 초반의(12-14) 남자 아이들도 자기를 알아보고 와서 섹스하자고 한대요. ㅠㅠ


건수하 2023-08-29 08:48   좋아요 1 | URL
전에는 사진 같은 것만 보고 직접 몸으로 부딪쳐보느라(!) 빨랐던 거 아닐까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락방님 댓글을 보니 그런 뜻일 수도 있겠네요.

뭐... 섹스에 남녀노소가 있겠습니까마는... 그냥 연상취향 이 아니라 M이란 단어가 들어가는 건 좀 그렇네요. 이런 것도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인가... 이제는 원래 본능이 그런 건지 그런 말을 많이 들어서 그런 생각이 드는 건지 분간이 되지 않아요.

다락방 2023-08-29 09:00   좋아요 3 | URL
이게 포르노의 장르를 말하는 것이니만큼 여기서 M 은 단순한 연상을 의미한다기보다 근친상간적 의미도 포함하는게 아닐까 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그런 말을 만들어서 그런 취향을 강요하는 게 있는 것 같아요. 모르던 아이들도 포르노 보고나서 엄마 또래 여성들에게 섹스하자고 덤벼드는 걸 보면 확실히 그것을 학습하는 것 같아요 ㅠㅠ

단발머리 2023-08-30 1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포르노가 말해주는대로 섹스를 배운다.......................

그런 경우 더더욱 사회의 보수적인 통념이 섹스 활동(?)을 지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적극적이고 폭력적이면서 과장된 남성(남성의 성기)와 그 수단으로써만 존재하는 소극적인 여성(여성의 성기)에 대한 학습이 반복될테죠.
다락방님 쭉쭉 읽어가시면서 올려주시는 페이퍼 기다리고 있을게요. 읽었던 책인데도 인용문이 각별하게 읽히네요.
아울러 원서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8-30 21:31   좋아요 1 | URL
제가 이 책의 밑줄 그은 부분 읽으면서야 깨달은게요, 지금의 젊은이들, 그러니까 저자의 제자 세대는 말 그대로 성인식이 자리잡기 전부터 디지털 포르노에 노출되어 잇었다는 거예요. 그만큼 그릇된 인식이 자리잡기 너무 쉽고요. 그래서 젊은 세대들이 더 디지털 성폭력을 저지르는건가 싶고요. 사실 제대로 이해되지 않는 문장들이 많긴한데 한번 읽어봐야 할 책인 것 같습니다. 열심히 읽겠습니다. 단발머리 님 페이퍼 보고 원서도 살까 어쩔까 계속 고민중이에요. 사고 싶었는데 사면 안볼것 같고. 제가 지금 테사 베일리의 책도 끙끙대는 중이라서 말이지요. 테사 베일리 7페이지까지 봤습니다. 아 힘들어..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8-30 21:34   좋아요 0 | URL
전 이 책은 한글 다 읽고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만 두 권 나란히 놓고 읽었어요. 쉽지 않았지만 발췌독이라도 하고 나니 나름 뿌듯하더라구요ㅋㅋㅋㅋ
테사 책은 12쪽까지 읽었는데 뭔말인지 모르겠어서 앞으로 다시 가야하나 고민 중입니다 🤔
 
핸디맨
프리다 맥파든 지음, 조경실 옮김 / 북플라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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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본능을 가지고 태어났는데 죄를 짓고 사는 것과 죄를 짓지 않고 사는 것의 차이는 어디에서 발생하는 걸까.
내가 하고 싶으니 하겠다와, 내가 하고 싶지만 그런데 그러면 안되는거지, 갈리는 지점은 어디일까.
나는 ‘그러면 안되는 것 같은데‘의 바로 그 감각과 거기서 멈춤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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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8-28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윤리~

다락방 2023-08-28 15:00   좋아요 0 | URL
왜 어떤 이에겐 윤리 감각이 있고 어떤 이에게는 없을까요. 인생 뭘까요..
 
어머니의 유산
미즈무라 미나에 지음, 송태욱 옮김 / 복복서가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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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여성의 홀로서기 연습.
인생이란 홀로 서는 연습을 하면서 계절이 가는 것을 보고 상실을 경험하는 과정인 것 같다. 내내 홀로 서는 연습을 하다 언젠가는 활짝 핀 벚꽃을 더이상 볼 수 없는 날이 오겠지. 뜨거운 여름도 더는 경험할 수 없고.
인간은 왜 태어나 살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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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8-26 09: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먹기 위해……

다락방 2023-08-26 10:32   좋아요 1 | URL
그럴지도…

단발머리 2023-08-26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놀기 위해……

다락방 2023-08-26 14:32   좋아요 0 | URL
그럴지도…
 
종이학 살인사건
치넨 미키토 지음, 권하영 옮김 / 북플라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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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착하는 주제가 있는 작가에게서는 깊은 글이 나오지만 재미와 반전 인기에 몰두하면 아무리 아이디어 번뜩여도 별 셋 넘어가는 작품이 나오긴 힘든 것 같다. 제목보고 별 셋이지 않을까 했는데 정말 별 셋인 작품.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궁금했는데 그게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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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8-23 08: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두 가지 메뉴 먹기 전의 100자평은 이렇군요.

다락방 2023-08-23 08:57   좋아요 3 | URL
어제 점심 너무 많이 먹었어요. 반공기 더 먹는게 아니었는데 … 근데 동료가 너무 잘먹는 바람에 … 라고 동료 핑계를 대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8-23 09:03   좋아요 1 | URL
동료도 많이 먹는 사람하고 친한 다부장…..

다락방 2023-08-23 09:36   좋아요 0 | URL
사람은 원래 끼리끼리 어울리는 법 아닙니까. 엣헴-

단발머리 2023-08-23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궁금했는데 그게 전부였다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8-23 11:34   좋아요 1 | URL
감동을 주려고 애쓴 흔적은 보이는데 감동이라는 게 애썼다고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말입니다. 흠흠.
 
그 책은 - 13일 동안 이어지는 책에 대한 책 이야기
요시타케 신스케.마타요시 나오키 지음, 양지연 옮김 / 김영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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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백자평으로 쓸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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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8-22 14: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배부르고 졸리죠? 뇌가 지금 멈춤.

다락방 2023-08-22 14:09   좋아요 1 | URL
똑바로 앉아있을 수가 없어요. 배가 너무 나와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8-22 14:1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나 회사에서 좀 웃기지 마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3-08-22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다락방 2023-08-22 15:43   좋아요 0 | URL
조카에게 줄겁니다!! ㅎㅎ

은오 2023-08-22 18: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딱히 쓸 게 없지만 쓰는 댓글.

다락방 2023-08-23 07:48   좋아요 0 | URL
시간이 지나면 제가 뭘 읽었는지도 모르기 땜시롱 페이퍼나 리뷰를 못쓴다면 백자평이라도 남기자! 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 책은 쓸 말이 없네요. 하하.

단발머리 2023-08-22 2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백자평을 본적이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8-23 07:49   좋아요 0 | URL
이제 처음 보게 되셨습니다. 앞으로 자주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8-22 21: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신선하다. 이런 백자평!ㅋㅋㅋ

다락방 2023-08-23 07:49   좋아요 1 | URL
어떻게든 백자평을 써보겠다는 마음가짐이 이런 백자평을 만들었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