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사 학위를 받은 뒤 교직을 얻기 위해 철학교수자격시험을 준비하던 중이던 1929년 6월, 3살 연상인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 1905~80)를 만났다. 사르트르와 보부아르는 그해 교수자격시험에 1,2등으로 나란히 합격했으며, 당대의 스캔들이었던 2년간의 계약결혼에 들어갔다. 영혼의 정절과 관계의 투명성을 지키며 서로에게 완벽한 자유를 허용한다는 것이 계약의 내용이었다. 다른 사람과의 사랑이나 일, 앞으로의 계획, 지난 경험에 대해 거짓말하지 않고 전적으로 상대방과 공유한다는 것을 조건으로 한 이들의 관계는 처음에는 2년 기간을 약정한 계약결혼이었지만 2년 뒤에 30세까지로 연장하고, 이후로는 종신계약이나 마찬가지가 되었다. 이후 사르트르와 보부아르는 법적인 결혼을 하지 않은 채로 각자 애인을 사귀면서 죽을 때까지 계약결혼을 유지하였고, 지적 동반자로서 서로를 인정하였다. 보부아르는 마르세유, 루앙, 파리의 고등학교에서 12년간 철학 강의를 하였으며, 1944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전 교사생활을 그만두고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같은 해 사르트르와 함께 『현대』(Les temps modernes)지를 창간했다. (p.278)




보부아르와 사르트르 사이의 계약결혼이야 워낙 유명한 사건이지만, 위의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보부아르는 대체 왜 사르트르와 굳이 계약결혼을 한걸까? 라는 생각을 했다. '영혼의 정절' 과 '관계의 투명성'은 다 뭐람? 서로에게 완벽한 자유를 허용한다는 것이 계약내용인데, 서로 완벽하게 자유로울 거면 굳이 결혼으로 묶이지 않아도 되지 않나. 그들은 서로에게 서로를 만족시키는 가장 큰 중점을 지성에 둔 것 같다. 그들의 계약결혼, 그러니까 그걸 왜 굳이 해야했는지에 대해 궁금해서 '보부아르 결혼' 을 넣고 알라딘에 검색했더니, 이런 책이 나온다.




















교수자격시험에서 1,2위 할정도로 똑똑한 사람들이니 다 생각이 있어서 한 일일테고, 굳이 법적으로 결혼하지 않고 계약결혼을 택한 점, 그리고 서로의 자유로운 생활을 완벽히 인정했다는 점은, 아마도 다른 사람들에게 '이런 결혼'을 보이려고 했던 게 가장 큰 것일테다. 그러나 '결혼이 꼭 여러분이 아는 결혼으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라는 걸 보이기 위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굳이 결혼이라는 걸 그들 사이에 가져다둘 필요가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든다. 저 살림지식총서 한 번 읽어봐야지.



얼마전에 본 영화 《토이스토리4》에서 '보핍'은 한명의 주인에게 지정되어 사랑받는 장난감이 아닌, 철저하게 자유로운 장난감이다. 장난감이라고 말하려니 어딘가 이상하지만, 어쨌든 그러나 보핍은 그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도 않고, '언젠가는 내게도 주인이 나타날거야' 라는 같은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것도 아니다. 나중에 누군가 자신을 옆에 데리고 다녀줄 어린 주인이 나타날 수도 있고 안나타날 수도 있지만, 그거랑은 전혀 별개로 보핍은 자신의 자유를 누리면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산다. 보핍의 태도는 사랑과는 전혀 별개로 '나는 나!' 로 유지되는데, 그러면서 건강한 삶을 사는 게 너무 좋은 거다. 반드시 누군가로부터 사랑받아야만 그 인생이 가치가 있는 건 아니라는 걸 몸소 보여주는 캐릭터랄까.


'카붐' 캐릭터도 마찬가지. '우디' 가 자기를 소유한 아이를 위해 자기 한 몸 바쳐 충성하고 희생하고자 하고, '개비개비'는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자신의 몸을 고쳐서라도 누군가로부터 사랑받고자 애쓰는 캐릭터라면, 카붐도 역시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다. 자기 안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려 하고 친구를 도우려 하고.



나는 누군가로부터 사랑받는 삶만이 가치있는 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또 사랑하고 사랑받는 삶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재미있지만, 그러나 그것만이 세상의 전부도 아니며 유일한 것도 아닌 것이다.




나는 보부아르와 사르트르 사이에 구체적으로 어떤 사항들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런 삶도 당연히,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높은 지성은 어쩌면 그 지성에 맞는 짝으로는 서로를 택할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왜 굳이 '계약결혼'이라는 걸 그들 사이에 존재하게 한걸까? 그렇게 해야했던 그들의 동기는 무엇일까? 그리고 다른 사람과 연애하고 돌아온 나의 파트너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이 점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해봤는데, 내 경우에 계약결혼한 상대와 지적 동반자가 된다는 것은, 그리고 서로의 다른 연애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사이좋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은, 나의 계약결혼 상대를 졸라 사랑하지 않을 때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거다.


내 경우엔 결혼을 생각했을 때, 미안한 말이지만, 결혼을 하고자 한 상대를 뜨겁게 사랑하지 않았었다. 사실 사랑 자체와도 좀 거리가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상대와 결혼을 하면 어떨까, 라고 혼자 생각해보았던 것. 그렇게 집에 돌아오면 신경쓰이지 않는 누군가를 둔 채로, 나가서는 언제든 자유롭게 다른 사람을 만날 생각을 했던 거다. 지금이나 그 때나 '가장 좋은 사람과는 연애하지 말자'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아마 이런 사고가 가능했던 게 아닐까 싶은데, 보부아르와 사르트르도 서로의 자유를 인정하며 지성을 존중하는 게 가능했지만, 사실, 사랑..은 딱히 크게 존재하지 않았던 게 아닐까? 사람이 사는 모습도 다르고 사랑을 받아들이고 또 행하는 자세도 다르겠지만, 내 경우에 만약 졸라 사랑하는 사람하고 계약결혼을 했다면, 서로의 자유로운 연애를 인정하는 걸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다. 그럴거면 뭐하러 나랑 해? 걍 다른 사람이랑 해.


이건 자유연애 상대가 되어도 마찬가지. 내 상대가 '나는 지적 동반자인 사람과 계약결혼해 살고 있어, 나의 연애는 자유로워' 라고 했을 때, 나는 그 사람의 연애상대가 되고 싶지 않다...



보부아르와 사르트르는 어떤 생각을 하고 그 결혼에 임한건지 너무 궁금하다. 이렇게 궁금한 건 값싼 호기심일까?



어제는 누군가의 결혼이 궁금하다는 것이 값싼 호기심은 아닐까, 자꾸 생각해보게 됐다. 호기심과 관심은 어디에서 갈리는걸까. 나는 애정어린 상대에게 관심이 많고, 많은 것들이 궁금해져서 묻고 싶다. 퇴근 후에는 무얼 하며 지내는지,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은 무엇인지, 책의 어떤 캐릭터를 좋아하는지, 어떨 때 행복함을 느끼는지, 전완근은 있는지.. (응?) 그런 것들이 궁금해 조잘조잘 묻고 싶은데, 만약 내가 관심있는 상대가 계약결혼을 했다면, 그걸 왜 했는지 묻는 건 실례일까 아닐까. 이것은 호기심인가 애정인가. 그것은 어디에서 어떻게 갈리는가.




상반기 결산 같은 건 하지 않고 넘어가긴 했지만, 만약 올 한 해를 정리하게 된다면, 가장 인상깊었던 비문학 도서로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모임에서 진행했던 《여자는 인질이다》가 될것이다. 그 책에서도 언급됐고, 파이어스톤의 《성의 변증법》에서도 언급됐던 것처럼, 여성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여성의 권리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우리는 연애와 결혼이 결국 억압적인 것이라는 것에 닿게 되는 것 같다. 강제된 연애, 결혼의 압박. 《제2의 성》을 1권 밖에 못읽었지만, 다 읽게 되면 역시 보부아르도 그런 결론에 대해 말하는가 보다.




3부 「정당화」에서 보부아르는 이러한 억압적 상황에 대한 여성들 스스로의 자기 정당화 방식들을 다룬다. 그동안 여성의 본질적 태도인 것처럼 간주되어왔던 나르시시즘, 연애와 사랑으로의 도피 그리고 신비주의가 기실은 기존의 남성적 질서에 대항하여 독자적인 '반(反)세계'를 형성할 자신이 없는 여성들이 남성 중심의 기존 질서에 공모하여 삶을 이어가기 위해 취하는 태도일 뿐이라는 내용은 남성들 뿐 아니라 여성들에게도 많은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p.288)




보부아르는 자신이 도피성 결혼을 한 게 아니라는 걸 드러내고 싶었던걸까? 그래서 굳이 '계약' '결혼'을 택했던걸까? 계약결혼과 지적동반자, 그리고 자유로운 연애라니. 얼핏 보면 가장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마음적으로는 아주 복잡한 것들이 나란히 놓여있는 것 같지 않은가.


어째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읽어야할 것들이, 알아야 할것들이, 알고 싶은 것들이 더 많아지는 것 같다. 머리가 터질라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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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19-07-19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기하기 어려운 특정 부위가 전완근이었군요! (응?) ㅋㅋㅋㅋ

살림에서 나온 저 작은 책은 사르트르-보부아르의 관계를 나름 잘 정리한 책 같았어요.
근데 저 책만 읽어봐도 아시겠지만 사르트르-보부아르는 계약결혼 뒤에도 내내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그래서 대체 이 인간들은 왜 이런 짓을 한 것인가..... 그저 한낱 소시민인 저로서는 이해하기 어렵더라고요.
심지어 보부아르는 나중에 사르트르가 끊임없이 다른 여자들을 사랑한 것에 고통받았다...고 털어놓기도 했고, 게다가 그는 섹스도 형편없었다고까지 말하기도 했죠. 그러니까 대체 왜 그런 결혼을.........;;

둘 다 지적으로는 매우 잘 통하니까 그 방면으로는 내내 교감하고 싶고, 그러면서도 전통적인 결혼(서로를 옭아매는)은 반대하고 싶었기에 ‘계약결혼‘을 하기는 했지만 글쎄요. 인간의 복잡다단한 감정을 너무 간과한 것 같아요. 지적동반자로서만이 아니라 육체, 정서적으로 교감이 다 잘 되는 상대여야 이상적인 파트너가 아닐까 싶은데.... 서로 끊임없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면서 ‘계약‘이라는 이름 아래 묶인 그들의 결혼도 기존의 결혼만큼이나 참 공허해 보입니다.

다락방 2019-07-19 09:47   좋아요 0 | URL
네, 제가 생각한 게 바로 그거였어요, 잠자냥 님. 어느 하나만으로 결정되면 안될 것 같은데 지적동반자..라는 것이 계약결혼을 유지하면서 자유로운 삶을 함께 가져가기에 다 괜찮은가.. 가 안될것 같거든요. 결혼이란 제도 자체에 대해 반대하기 때문에 계약결혼을 했을 거라는 건 충분히 짐작 가능한데, 내 파트너는 지적 동반자 그리고 자유로운 연애..라고 하면 ‘왜 굳이??‘ 이렇게 되어버리는 거죠. 내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게 지성이라고 하면 당연히 그걸 잘 맞는 파트너를 찾게 되겠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인간의 ‘감정‘이란 것이 그걸로만 만족하게 두지는 않으니까요.

저도 잠자냥 님처럼, 육체, 정서적 교감이 다 잘되어야 이상적인 파트너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런 파트너라면 굳이 ‘계약‘ 결혼을 했을 것 같진 않고요. 그래서 되게 복잡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계속 ‘굳이 왜?‘ 라고 묻게 되더라고요, 보부아르에게. 그러나 당시에는 분명히 혁명적이었을 것 같고요.

오늘은 안그래도 전자책 맘껏 지르는 날이라고 제가 혼자 정했으니, 마침 저 살림지식총서도 이북으로 있겠다, 질러버리겠어요. 꺅 >.<

단발머리 2019-07-19 1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교수자격시험 원래 1등은 보부아르이나 보부아르에게 1등을 줄 수 없었던 심사위원들이 오랜기간 공부했고 여러번 떨어졌던 샤르트르에게 1등을 주었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샤르트르는 천재죠. 그런 사람을 천재라 하지만 보부아르가 그에 못지 않았음에도 아직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면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아요.
계약 결혼으로 인해 더 큰 자유를 누렸던 사람이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전, 아직 잘 모르겠더라구요.
더 좋아하는 사람이 지는거다,라는 로맨스 소설 법칙 같은게 이런 천재들의 사랑에도 해당되는지도 모르겠구요.

다락방 2019-07-19 11:36   좋아요 1 | URL
아니, 1등이 보부아르인데... 아또 그럴법도 하네요. 그 때엔 충분히 그러고도 남았을 것 같아요.

저는 제2의 성도 읽으면서 ‘보부아르 천재인가, 아는게 어쩜 이렇게 많지!‘ 했었거든요. 그런 점에서 되게 자극이 되고 좋아요. 파이퍼스톤도 그렇고 실비아 페데리치도 그렇고 엄청 똑똑하잖아요. 마리 루티, 레베카 솔닛 모두 다요! 너무 좋아요!


계약 결혼으로 인해 자유를 누가 더 누렸다, 라는 건 사실 제 관심 밖이고요, 저는 그저 애정이란 걸 놓고 봤을 때, 두 명 혹은 여러명과의 관계를 가져가고 있는 거라면, 그 중 어느 하나도 완전히 충족된 건 없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지적동반자로 살면서 다른 사람들과 자유연애를 했다는 건, 그것 자체만으로는 좀 빈 구석, 공허함을 느꼇던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니 저 관계를 유지했어도 그것은 얼마만큼의 만족을 가져왔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요. 물론, 한 명으로부터 육체적 정서적 교감을 모두 이루었다 하더라도, 인간 본연의 공허함은 있겠지만요.


저 계약결혼이라는 시도는 당시에 굉장히 대단했을 것 같아요. 음 그치만 분명히 마음 찢어지는 부분이 있었을 것 같고요. 저 살림총서 계약결혼 샀으니까 읽어보겠습니다!!

요즘 너무 이것저것 읽어보려고 시도하고 완독을 못하네요 ㅠㅠ

공쟝쟝 2019-07-20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앙 꽤많이 읽으셨네요. 저는 자유주의 패미니즘까지 읽다 말았는데 ㅠㅠ 비록 주말에도 할일이 많지만 반나절은 비워봐야겄어요~ 오랜만에 페이퍼 써야지 ㅋㅋㅋ!

다락방 2019-07-20 07:26   좋아요 0 | URL
아 저 순서대로 읽는 게 아니어서 저도 조금 읽었어요. 보부아르가 세 꼭지째입니다. 으하하하. 저 많이 남았어요 ㅜㅜ
 















어젯밤에 단발머리 님께서 작성하신 이 책에 대한 페이퍼를 보았고, 내친김에 나도 좀 읽다 자야지 하고 지난번 읽던 곳의 다음부터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놀라운(!) 이야기를 접하게 되는데, 아니 글쎄, 메리 울스턴크래프트가 《여성의 권리옹호》에서 '루소' 에게 반박한다는 거다. 쉽게 말하면 루소를 까는거다! 그러면 왜 까는가? 깔만하니까 깐다..루소, 남자여... 루소도 걍 남자로구나.



루소는 선언하기를 여자는 결코, 단 한번도, 스스로 독립적인 존재라고 느껴서는 안 되며, 자신의 천부적 교활함을 발휘하면 안 된다는 두려움을 늘 의식하면서 살아야 하고, 남자가 쉬고 싶어할 때면 언제든지 더 매혹적인 욕망의 대상, 더 달콤한 동반자가 되기 위해 스스로 애교덩어리 노예로 변해주어야 한다고 한다. 그는 이 주장들을 자연의 섭리에서 이끌어냈다고 내세우면서, 한 술 더 떠서 여성의 성격과 관련해서는 복종이라는 큰 가르침을 철두철미하게 주입시켜야 하기 때문에 모든 인간 미덕의 주춧돌인 진실과 강인함의 함양에도 어느 정도는 제한을 둘 필요가 있다는 식으로 넌지시 말하기까지 한다. (p.59)



나는 그동안 세상에서 똑똑하다고 여겨져온 남자들이, 지혜롭다고 혹은 선견지명이 있다고 여겨져온 모든 남자들이 지나치게 과대평가되었었다는 걸 깨닫는다. 그들이 서로 오구오구 우쭈쭈 해주고 천재 학자인 듯 떠받을어준 모든 남자들이, 그러나 '남자들의 세계에서만' 똑똑한 사람이었다는 것, 세상을 보는 눈이나 좀 더 깊이 사유할만한 능력은 안되는 사람이었다는 걸 깨닫는다. 남자들은 그동안, 세상이 남자들의 세상이었기 때문에, 지나치게 과대평가 되었다. 편협한 시선을 갖고 있어도 당대의 지식인으로 여겨졌었지.



나는 어디, 루소를 얼마나 가열차게 까대는가 보자, 까대는 것에 연대하리라!(응?) 하며 책장에서 오랜동안 잠자고 있던,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여성의 권리옹호》를 꺼내가지고 오늘 아침 출근길에 올랐다.
















아니, 그런데 대실망인 것이, 쩝... 옮긴이가 쓴 <들어가는 말>에 보면 내가 읽기로 선택한 이 책이 전문을 번역한 건 아니라는 거다.



《여성의 권리옹호》는 전체 13장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문고본인 이 책의 성격상 다 싣지 못하고 중요도를 고려해 1,2,5,6,9,12,13 장을 선별해 번역했다. 2장과 유사한 주제를 논하는 3장과 4장,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노함으로써 전체 주제와 비교적 거리를 두고 있는 10장과 11장을 배제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정숙함에 대해서 논하는 7장과 좋은 평판을 유지하느라 소홀히 취급되는 도덕성의 문제를 지적한 8장을 빼는 것은 아쉬운 결정이었다. 아울러 여성을 폄하하는 여러 작가들을 비판하는 5장과 여성들이 쉽게 범하는 여러 오류를 지적하는 13장의 경우, 각각 한 명의 작가와 한 가지 오류만 선택했고, 13장에서는 결론에 해당하는 마지막 6절을 포함시켰다. (- 여성의 권리옹호, 들어가는 말, 옮긴이 문수현, p.12)



음, 이게 전체를 다 번역한 게 아니라 일부라니, 음, 난 그것도 모르고 덜컥 사버렸는데. 제대로 읽으려면 다 읽어야 하는 거 아닌가, 다시 살까..를 고민하다가 그냥 일단 읽기로 했다. 나한테 필요한 건 조금 더 과격한 책들일테니, 이건 이것대로 읽어도 충분하지 않을까. 그렇지만 여성폄하 작가들을 비판하는 5장을.. 읽고 싶다... 누구를 가열차게 까댔는지 궁금해. 자고로 사람이 친해지려면 뒷담화를 같이 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제1장 인류의 권리와 연관된 의무들을 고찰함>에서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는 남자들을 깐다. 루소를 언제 까려나 했더니, 걍 1장부터 까버려. 루소만 까는 게 아니라 남자는 그냥 다 깐다. 루소를 비롯해서 모든 직업군의 남자들을 그냥 죄다 멍청하다고 생각한다, 울스턴크래프트는.



하는 일이라고는 여성을 유혹하는 것뿐이고, 세련된 태도 덕분에 화사하고 장식적인 의복 밑에 추악한 부도덕성을 감춤으로써 사악함을 더욱 위험한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게으르고 천박한 일군의 젊은 남성들이 간혹 시골에 체류하는 것보다 더 시골 마을 주민의 도덕성을 침해하는 것은 없다. (여성의 권리옹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p.27)



신분 혹은 재산을 가진 남성은 이해관계에 의지해 출세하게 되리라 확신하기 때문에, 터무니없는 변덕을 추구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반면에, 흔히 말하듯이 자신의 재능으로 출세해야 하는 궁핍한 신사는 비굴한 식객 혹은 비열하게 남의 약점을 이용하는 사람이 된다. (여성의 권리옹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p.274)



선원들과 해군 장교들도 같은 범주에 해당되지만, 그들의 사악함은 경우만 다르지 더 심한 양상을 보인다. 그들은 자신의 신분에 해당하는 의식 절차들ceremonials을 이행하지 않아도 될 때는 더욱 철저하게 게으르다. 이에 비하면 육군 병사들의 하찮은 배회는 적극적인 게으름이라고 이름 붙여도 좋을 것이다. 남성들끼리의 사회에 보다 국한되어 있는 해군은 유머와 심한 장난을 선호하게 된다. 반면에 행실이 얌전한 여성들과 빈번히 어울리는 육군 병사들의 경우 감상적인 위선적 말투가 몸에 밴다. 그러나 그들이 너털웃음을 짓건 예의 바른 억지웃음을 짓건, 지성이 의심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다. (여성의 권리옹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p.27-28)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울스턴크래프트는 한마디로 남성들의 지성을 의심했다. 이 놈이나 저 놈이나..처한 상황에서 처한 환경에 따라 지성이 의심스러워. 1장의 마지막에서 다시 한번 루소를 까주고 마치는데, 자, 까는 걸 또 얼마나 문학적으로 까댔는지!



루소가 그의 탐구에서 한층 높이 올라섰거나, 혹은 그의 눈이 그가 거의 언제나 호흡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 안개 낀 대기를 궤뚫어 보았다면, 그의 활동적인 정신은 참된 문명을 확립하고 인간의 완성을 숙고하는 데로 돌진했을 것이다. 맹렬하게 날아서 감각적인 무지의 밤으로 되돌아가는 대신에 말이다. (p.30)



정말이지, 너무 근사하지 않은가!


맹렬하게 날아서 감각적인 무지의 밤으로 되돌아간다니!! 무식하다는 표현을 이렇게나 아름답게 하다니. 울스턴크래프트 진짜 반할만한 사람인 것이야. 너무 좋은 표현이다. 어떻게 이렇게 무식하다는 걸 세련되게 표현했을까.


맹렬하게 날아서 감각적인 무지의 밤으로 되돌아가는 오, 루소여!!



그래도 루소 궁금해져서 루소도 읽고싶어졌다.




















최근에 SNS를 통해서 윤김지영 선생님의 논문을 다운받았다. 논문의 제목은 <페미니즘의 지각변동: 새로운 사유의 터, 페미니즘 대립각들> 이었다. A4 영지로 70장이 출력되던데, 앞에 몇 장만 잠깐 읽어봤다. 아니, 근데, 선생님은 초반부터 하이데거..를 데려오는 것이다. 하이데거요??



페미니즘은 섣부른 화해와 평화의 수사, 고고한 윤리적 우월성의 현시가 아니라 존재론적 폭력이라는 새로운 사유의 터를 열어젖히는 각축의 장인 것이다. 여기서 "존재론적 폭력"(Zizek, 2008: 68) 이란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가 Introduction to Metaphysics(형이상학 입문)(2000)에서 도입하는 개념으로 "지금까지 들어보지도, 말해지지도, 생각되지도 않았던 것들을 드러내고 전개해나가는 쟁투"이자 "창조자들과 시인들, 사유하는 자들, 위대한 정치가들에 의해 지속되는 것"(Heidegeer, 2000: 65) 이다. 하이데거적 의미에서 존재론적 폭력을 구사하는 이들은 사유(思惟)의 시작점을 여는 이이며, 페미니스트들도 이에 속한다고 필자는 해석한다. 왜냐하면 페미니스트들은 새로운 세계의 문법을 발명하고자 하는 이들이자 기존의 남성 중심적 문법을 뒤틀어버리는 시인들이자 사유의 대전제와 공리들의 임계점을 드러내며 끝 간 데 없는 질문의 역량을 퍼 올려 철저히 사유하는 자이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의 지각변동: 새로운 사유의 터, 페미니즘 대립각들, 윤김지영, p.9)



아, 또 하이데거 궁금하잖아요, 여러분? 다행히도 나에겐 하이데거 입문서에 대한 정보가 있다. 한 달전이었나, 만화로 빌려왔다가 안읽고 반납했었지. 아하하하하. 하이데거는 이 만화로 존재한다! 꺄울 >.<
















음... 그렇지만.....음....이거 한 권 읽는다고 존재론적 폭력...에 대해 파악하기는 쉽지 않을것 같은데. 그런데 사실 용어상으로 그리고 윤김지영 선생님이 페미니스트들을 존재론적 폭력에 비유함으로써 그 의미가 뭔지 잘 알겠다.


이 논문은 <문화와 사회 2019 27권 1호>에 실린것 같은데, 이 책은 어디서 구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논문은 파일로 제가 가지고 있으니 원하시는 분은 말씀하시면 이메일로 쏴드리겠습니다. 푸슝-



실비아 페데리치 덕에 마르크스 읽어야 됐고 파이어스톤 덕에 헤겔 읽어야 됐는데, 하하하하, 마리 루티 덕에 라캉 읽고 싶어졌고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덕에 루소 읽고 싶어졌고, 윤김지영 선생님 덕에 하이데거 읽고 싶어졌다. 헤겔과 하이데거 라캉이라니.. 아니, 나는 살면서 내가 이들을 만날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러나 뜻밖의 장소에서 이렇게 툭툭 마주치게 되네.



몇 번이나 언급했지만,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하는 거 진짜 너무 좋다. 지금 고정 멤버는 사실 몇 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고정 멤버가 있다는 건 완전 큰 힘이 된다. 꼬박꼬박 같이 읽고 글 써주는 분이 있는가 하면, 밀려서 시간도 못지키고 글도 못쓰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래도 계속 시간을 넘겨서라도 읽으려고 애를 쓰는 모습들을 보면 정말 큰 힘이 된다. 나로 하여금 계속 이걸 하게 만드는 동력이 된달까. 내가 '하자'고 제안한 사람이라는 것이 나에게는 퍽 다행이었다. '하자'고 한 이상, 해야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야말로 그 덕분에 꼬박꼬박 매달 해당도서를 완독하고 있다. 몇 권은 정말이지, 혼자 읽었다면 결코 다 읽을 수 없는 책들이었던 거다. 게다가 이렇게 읽다보니 되게 재미있고 즐겁다. 책 내용이 웃을 수 있는 내용인 건 아니지만, 고달픈 역사를 알게되는 것, 그것들을 표현해내는 글을 읽는게 새로운 깨달음인거다. 그 과정에서 작가들이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써줘서, 그리고 철학자들을 언급하고 그들의 책들을 인용해서 자꾸자꾸 더 재미있어진다. 어렵지만 재미있는 거. 내 능력이 딸리는 것 같아 몹시 힘들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이렇게 여성주의 책 같이 읽는 게 즐겁고 재미있다. 작년에 내가 한 일중 가장 잘한 게 이 일이었는데,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마지막으로, 윤김지영 샘과 윤지선 샘이 함께 저술한 책이 나왔다. 만세!! 이름하여, 《탈코르셋 선언》!! 아니, 엊그제가 월급날이었는데 어제 통장이 초토화 되었고..나는 7월 한 달 책 안사기..운동을 혼자 하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윤김쌤 책이 나와버리면 내적 갈등이 오져버리는 것이여..



















이제 단팥빵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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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9-07-12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 하이데거? 하아......

다락방 2019-07-12 09:02   좋아요 0 | URL
나 어떡해요? 😔

syo 2019-07-12 09:21   좋아요 0 | URL
🐒 : 체감상 하이데거가 제일 빡센 자식은 아니었어요(당연히 원전 아니라입문서 기준)

박찬국 선생님의 <삶은 왜 짐이 되었는가>를 일단 권하구요, 무난히 읽히면 역시 박찬국 선생님의 <들길의 사상가, 하이데거>로 복습 및 심화학습 해 주세요.

다락방 2019-07-12 09:22   좋아요 0 | URL
입문서 추천 겁나 받고 있는데 언제 다읽죠? 저 제 의욕대로 다 읽었으면 이미 대학교수... 🤪

syo 2019-07-12 09:26   좋아요 0 | URL
🙉 : 드릴 말씀이 없다. 그저 화이팅....

다락방 2019-07-12 09:31   좋아요 0 | URL
화이팅 접수합니다... (그러나 한숨)

단발머리 2019-07-12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방에서 나 혼자 혼잣말)
하이데거, 반사!!!

다락방 2019-07-12 10:15   좋아요 0 | URL
자, 우리 하이데거도 같이 파봅시다. 루소도, 라캉도....(끌어들이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19-07-12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루소의 말년작은
에... 그러니까 할아버지의 징징댐이 지나칩니다
정신승리(?)같은 그 글을 읽으면
화가 나가는 커녕 쯧, 측은해 지... 아니죠, 너그러워 질 필욘 없죠! 까대야합니다. 말년작은 후져요.

다락방 2019-07-12 14:08   좋아요 0 | URL
제가 뭐 말년작까지 읽게 될것 같진 않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 라캉도 못 건드리고 있기 땜시롱 언제가 될진 모르고 이렇게 읽을 책은 쌓여만 갑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여러분, 7월 도서 《여성주의 고전을 읽는다》는 잘들 읽고 계십니까? 시작은 하셨습니까? 저는 시작은 했습니다..
















이제 2019년도 하반기만 남아 있는데요, 이에 8월부터 12월까지 읽을 책들의 목록을 안내할게요. 중간에 새로운 책이 나온다거나 하면 변경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일단 생각한 목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8월은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이야기》 나 '샬롯 퍼킨스'의 《허랜드》 중 한 권 택일로 할까 합니다.

내친김에 빡세게 '보부아르'의 《제2의 성》으로 갈까 했으나,

우리, 힘들었잖아요. 그동안..

8월은 날도 덥고(응?), 휴가도 좀 즐길겸, 좀 쉬어가자는 의미로 페미니즘 소설로 선택했습니다. 사실 아예 한 달을 쉬면 어떨까, 도 생각해보았지만, 그러다가 감을 잃을까 두려워, 읽기를 멈추지는 말자, 하고 그동안의 도서와는 다르게,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페미니즘 소설중 한 권 택일로 하였습니다.

8월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둘 중 한 권 읽고 뜨겁게 페이퍼 써주세요.








9월은 '코델리아 파인'의 《젠더, 만들어진 성》으로 할까 합니다.

어제 오늘 읽었던 '에머 오툴'의 《여자다운 게 어딨어》에서도 이 책을 강력 추천하더군요.

우리, 만들어진 성에 대해 읽어봅시다.













올해가 가기 전에 《제2의 성》은 반드시 읽어줘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명색이 페미니즘 도서 같이 읽기인데, 보부아르는 통과해 줘야하지 않겠습니까, 여러분.

제2의 성은 아무런 공휴일도 없는 11월에 빡세게 가봅시다.

11월, 우리 제2의 성을 읽고,

그리고 가능하다면 11월에 우리, 그간 열심히 이 모임에 참여해 읽고 썼던 사람들끼리 조촐하게 오프만남도 가져봅시다. 그간 읽었던 책들에 대해 얘기하고 실컷 먹고 마십시다... (응?)

(제가 따로 다 연락 드릴게요. 다 알아, 다. 쟝쟝님은 SNS 로... ㅋㄷㅋㄷ)

우리 빡세게 읽고 썼잖아요. 여러분 고생 많았어요..(벌써 11월인듯)






일단 8,9,11 월의 도서를 선정해 보았고요, 10,12월은 생각나는대로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11월 만남이 성사된다면, 우리 그 때 이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모임을 2020년에도 계속할지 어떨지 의논도 해봅시다. 오케?


아무튼 빡센데도 불구하고 참여해주시는 여러분, 감사합니다.

여러분 덕에 저도 계속 읽을 수 있네요.

자, 힘내서 갑시다. 아자!




염두에 두고 있는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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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9-07-09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빡세게 먹고 마십시다 빡세게......🐷

다락방 2019-07-09 12:28   좋아요 0 | URL
진짜 빡세게 빡세게 빡세게!!!!! 불끈!!!!!

syo 2019-07-09 12:32   좋아요 0 | URL
열라 빡세게 논다. 집에 안 들어갈 거야 으오오오오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왜 이래? 나 왜 이래요? 지나치게 신났지??

다락방 2019-07-09 12:40   좋아요 0 | URL
그 날은 아무도 집에 들어갈 수 없어!!! 😤

단발머리 2019-07-09 12:58   좋아요 0 | URL
🤣 키햐아!!

단발머리 2019-07-09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반기 계획 너무 근사합니다.
특히 시몬 드 언니와의 만남과 11월 오프라인 모임이요~~ 기대됩니다^^

다락방 2019-07-09 12:28   좋아요 0 | URL
우리 이렇게나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만나서 건배 정도는 해줘야 되는 거 아닙니까. 으하하하핫.
만약 2020년에도 계속 같이읽기 하게되면, 그 때도 또 만나서 오프 해주고 말이지요. 으하하하핫.

단발머리 2019-07-09 12:29   좋아요 0 | URL
건배하고 축하하고 그래야죠~
우아앙~~ 힘들었찌요?!? 대단합니다!! 하면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9-07-09 12:30   좋아요 0 | URL
맞아요. 다같이 모여서 오구오구 우쭈쭈 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입니다. 만세!

비공개 2019-07-10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반기에는 꼭 참여하겠습니다!! 그간 게으름 부려 죄송합니다... ㅜㅜ

다락방 2019-07-10 14:37   좋아요 0 | URL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블랙겟타 2019-07-12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옷!? 하반기 계획표가!
그러고 보니 이미 하반기로 접어들고 있엇네요 ㅎㅎㅎ
거기다가... 오프가 있을수도?..( ๑˃̶ ꇴ ˂̶)♪⁺
그동안 꾸준히 안 지치고 따라 가겠습니닷! =͟͟͞͞( ∩ ‘ヮ‘=͟͟͞͞) ੭⁾⁾

다락방 2019-07-12 10:15   좋아요 1 | URL
제가 늘 고마워하고 있는 거 아시지요, 블랙겟타님?
부디 지치지말고 천천히 따라오세요. 함께 해주시는 게 저에겐 큰 힘이 됩니다.

그리고,

오프에서 봅시다. 꺅 >.<

블랙겟타 2019-07-12 11:20   좋아요 0 | URL
(V•̀ᴗ-)✰

공쟝쟝 2019-07-12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마거릿 애트우드 소설 넘나 ㅠㅠ 조아요’ㅜㅜ!! 저도 천천히 뚜벅뚜벅 따라갈게요 ㅋㅋ 책거리 해요 >.<

다락방 2019-07-12 11:33   좋아요 1 | URL
좋죠 좋죠! 이 아이디어는 단발머리님 께서 내주셨습니다. 역시 사람이 모여야 돼,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면 혼자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좋은 의견이 막 나온다. 우리 8월에는 재미나게 소설도 읽어봅시다.

뚜벅뚜벅 잘 따라오세요, 쟝쟝님! 11월에 만나요! 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공쟝쟝 2019-07-12 1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히히히 ❤️❤️❤️ 벌써 기대된다 -11월

다락방 2019-07-12 12:34   좋아요 0 | URL
저두요...(수줍)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를 하면서 여성주의 책들을 몇 달간 읽다보니, 이 책들이 그저 책 한 권에 그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캘리번과 마녀를 읽을때는 셰익스피어의 책과 원숭이를 읽어야 했고, 성의 변증법을 읽을 때는 헤겔을 찾아 읽어야 했다. 어휴.. 진짜 고된길인데, 주말에 [여성주의 고전을 읽는다]를 보면서는, 미리 읽었더라면 더 편했을까? 하고 목차를 들여다보았다. 내가 가진 책들도 있었고 아닌 것은 더 많았다.


가지고 있다고 다 읽은 것도 아니었고..아, 이 목차들 중에서 성의 변증법 딸랑 하나 읽었네. 그렇다면 나는 이 책으로 소위 '여성주의 고전'에 대해 예습을 하게 되는것일까? 복습이 더 나았으려나? 아니다, 예습이면 예습대로 좋을거야.


자, 이 책의 목차를 보자.





으음. 여성의 종속과 여권의 옹호...내가 다 사둔 책들이지, 읽지는 않았지만. 이번 기회에 한 번 챙겨볼까. 그렇게 나는 내 침실과 서재를 왔다갔다하며 여성의 종속을 찾아냈는데, 여권의 옹호가 보이질 않는다. 응? 나 이거 산 것 같은데?? 아니었나?? 사야지 생각만 하고 안샀나? 나는 이참에 얼른 사야겠다 싶어 알라딘에 들어가 주문하려고 보니 2018년에 내가 샀다고 나온다. 헐. 그래.. 샀구나. 샀다. 그렇다면 이 책은 어디에?


나는 그 책을 페미니즘 책장에 얌전히 꽂아두지 않은 나 자신을 원망하며 이리저리 뒤진다. 다시 침대 헤드도 찾아보고, 책상위 널브러진 책들 사이도 뒤져보고, 이쪽저쪽 다 뒤져보고 아 지쳐.. 왜 없는거야, 다시 사야 하는거야? ㅜㅠ 나는 아직 여성주의 고전을 읽는다.. 목차밖에 못봤는데 지쳐있다. 인생... 책이란 무엇인가..게으름이란 무엇인가..정리정돈이란 무엇인가... 나여...



수박이랑 빵이랑 커피랑 막 챙겨먹고 기운을 낸 다음에 다시 뒤지기 시작했고, 그렇게 찾아냈다. 만세! 그래, 그게 가긴 어딜 가겠어. 어딘가에는 있겠지. 그렇게 나는 [여성주의 고전을 읽는다]에 언급된 책들중 이만큼을 가지고 있다.




완독한 건 성의 변증법 밖에 없는 건 비밀.... (  ")




토요일에는 친구와 약속이 있어 집에서 조금 일찍 나갔다. 까페에 들러 에그타르트와 커피를 먹으면서 '마리 루티'의 책을 읽기 시작하는데, 아 이 세상 똑똑한 마리 루티가 라캉..을 얘기합니다. 라캉이라뇨. 하아- 저는 또 욕심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라캉. 알고 싶어지잖아요. 라캉은 만화책도 없는 것 같아 ㅠㅠ


라캉 입문서가 있니? 라는 말에 원숭이 친구는 라캉은 입문서조차 졸라 어렵다는 대답을 해줍니다...아, 라캉이여.






사실 최근에 법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져 사이버대학을 갈까 계속 망설이고 있었다. 나를 아는 친구들은 방통대의 뼈아픈 실패로 '이번에도 안되지 않을까' 하는 내 고민에, '그때의 너와 지금의 너는 다르잖아' 하며 공부하라고 응원해주었다. 그래도 결정을 내리지 못해 어제는 커피를 마시면서 엄마와 이 얘기를 또 했는데, 엄마가 결정해서 다니기로 하면 알려달라고 했다. 등록금을 대주겠다고.


"아니 엄마가 그걸 왜 대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었더니 엄마가 너 공부하고 싶어하니까 내주겠다고 하는 거다. 내가 백만원 넘는다고 말했는데도 이 엄마가 겁도 없이... 엄마..



아무튼 그렇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다가, 어제 갑자기 라캉도 읽어야겠고, 또 어제 읽기 시작한 [여자다운 게 어딨어] 책 보니, 다른 책들도 읽어야할 것 같아서, 이렇게 여성학 공부도 할 게 많은데 내가 이러면서 언제 또 법을 공부하나, 싶어지면서 뒤로 빠지고 싶어진다. 라캉 읽다가 머리가 하얗게 샐텐데, 법은 언제 공부하지요? 하아-

















따로 페이퍼나 리뷰로 작성하겠지만, [여자 다운 게 어딨어?]의 '에머 오툴'도 또 세상 똑똑한거야. 와- 세상에 똑똑한 여자들 너무 많다. 나는 공부하기 싫은 마음이 비집고 나오면 변명을 한다. '내가 아니어도 세상에 이렇게 똑똑한 여자들 많으니까 괜찮을 거야. 굳이 나까지 똑똑해지지 않아도 괜찮을거야' 라고. 그러면서 이 똑똑한 여자들 뒤로 숨고만 싶다. 아무튼, 이 책 얘기는 조만간 따로 하기로 하자.



아니, 그러니까 덧붙이자면, 나는 이제 가벼운 페미니즘 에세이는 그만 읽고 싶어서, 읽어야할 무거운 책들이 많은데 가벼운 건 좀 그만읽자, 이런 마음이 되어서, 이 [여자다운게 어딨어] 책도 사둔지 오랜데 안읽을 계획이었던 거다. 그래서 어제 방출하겠다고 페이퍼를 똭 썼단 말이야? (여러분 방출페이퍼 봤죠?) 그런데 친애하는 단발머리님이 이 책을 딱 찜하시는 거다. 오오, 친애하는 단발머리님께 이 책을 드릴 수 있다! 하면서 포장하려다가, 잠깐 그런데 어떤 책인지 훑어나 볼까, 하고 몇 장 넘겼다가, 세상 똑똑한 작가를 만나고 눈이 하트가 되어서 헐랭... 주저앉아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단발머리님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다 읽으면 보내드릴게요!)



책과 내가 만나는 타이밍도 타이밍이지만, 우연이 여러개 겹치고 겹치고 겹쳐서 운명이 된다.



아무튼, [여성주의 고전을 읽는다]에 언급된 책들을 다 사야되는건가..고민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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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9-07-08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도 알고 저자도 알고 심지어 시도하기조차 했으나 실패했던 아픈 기억의 그대들이 여기 가득하네요.
저도 사야할 책들이 많아요. 근데 와우! 페미니즘 책장 완전 뽀대나요. 멋집니다!

전 뭐랄까. 이런 말 부끄럽지만...
다락방님이, 난 가벼운 페미니즘 에세이는 그만 읽고 싶어,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왜냐하면 저도 그 책 <여자다운 게 어딨어>를 시작할 때 그런 마음이었거든요. 전 도서관에서 빌려서 그 책을 읽었는데요.
성차별과 가부장제의 가장 큰 기둥인 이성애의 본질이 ‘여자다움의 강요‘라고 깨달았을 때,
비교적 쉽게 읽히고 재미있게 읽었던 이 책이, 그 핵심에 닿아있었다는 게 기억나더라구요.
구입해야 하나 하고 있었는데, 다락방님 방출 페이퍼 보고 @@

천천히, 읽으셔도 됩니다. 이제 내 책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9-07-08 14:11   좋아요 0 | URL
저는 일단 제2의 성이.. 아픕니다. ㅎㅎㅎ 1권만 읽고 중단했던 나의 아픔...
여권의 옹호나 여성의 종속은 책이 얇아서 읽기 괜찮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다른 책들은 겁부터 나요 ㅋㅋ 또 아픈 기억으로 남게 될까요?

여자다운 게 어딨어, 책은 단발님이 달라고 하셔서 제가 읽을 생각을 할 수 있었어요. 엇, 단발님이 이거 읽으신다면 나도 읽어봐야겠네, 같이 얘기해야지, 이런 마음으로다가. 그랬는데 제가 읽지도 않고 가볍다고 생각했더라고요. 자본주의와 탈코르셋에 대해서(물론 탈코란 용어는 나오지 않지만요) 이미 파악하고 깨닫고 실천하는 똑똑한 사람이더라고요.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뒷부분 조금 남겨두고 있습니다.

네, 이 책은 단발머리님 책입니다. 잠시 기다려주시면 받으실 수 있을 거에요!

syo 2019-07-08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 라캉은 입문서조차 졸라 어렵다

다락방 2019-07-08 14:11   좋아요 0 | URL
아니 그게 그러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쩐지 도망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9-07-08 14:13   좋아요 0 | URL
그래도 라캉 입문서 하나는 골라주는 애정을 원숭이 친구님에게 마냥 기대해봅니다 ( “)

syo 2019-07-08 14:22   좋아요 0 | URL
🐒 : 정 그러시다면....

1. 무까이 마사아끼 <라캉 대 라캉>
2. 김석 <프로이트 & 라캉>
3. 이승훈 <라캉으로 시 읽기>
4. 숀 호머 <라캉 읽기>

입니다. 🐵

다락방 2019-07-08 14:26   좋아요 0 | URL
뭐가 이렇게 많아요..... 라캉 뭐 이래...... (절레절레)

단발머리 2019-07-08 14:27   좋아요 0 | URL
난 한 개면 족한데 4개씩이나요?
잠깐만요, 책 제목 좀 받아적을께요.
뭐요? 무까이 뭐요? 무까이 마사아끼?!? @@

syo 2019-07-08 14:28   좋아요 0 | URL
많은 건 좋은 거예요. 고르면 되니까요 ㅎㅎㅎ 없는 게 문제죠.....

단발머리 2019-07-08 14:29   좋아요 0 | URL
하나만 읽을 꺼예요.
얇은 걸로다가~~ 글자 적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9-07-08 14:33   좋아요 0 | URL
난 밥집도 메뉴 많은 밥집은 싫어.... 네 권씩이나 되다니. 하아-

단발머리님은 이 중에서 뭘 선택하실 거에요?

단발머리 2019-07-08 15:03   좋아요 0 | URL
맞어요, 맞아! 밥집 메뉴는 하나여야죠. 저도 메뉴 하나인 집이 좋아요. 명동칼국수 그런 느낌.

전, 프로이트 & 라캉을 골랐습니다. 표지가 제일 만만해서요. 근데 도서관에 없네요. 어쩔 ㅠㅠ

다락방 2019-07-08 15:12   좋아요 0 | URL
오오, 말씀하신 책은 구매해도 되겠는데요? 얇고 가격도 괜춘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고 써놓고 검색후,

우리 도서관에는 있어요. 꺅 >.<

syo 2019-07-08 15:12   좋아요 0 | URL
늘 말씀드리지만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대출이 먼저다˝

다락방 2019-07-08 15:12   좋아요 0 | URL
네네 저는 도서관에 있으니까 대출로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씐난다!!

단발머리 2019-07-08 15:14   좋아요 0 | URL
대출이 먼저다! 그거 항상 내가 하던 말이잖아요!!
우리 집에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원숭이 친구, 이렇게 선점하기입니까!!!

대출이 먼저다!!!

syo 2019-07-08 15:36   좋아요 0 | URL
집에서 하시면 어떡해요. 얼른 선점하셨어야죠. 참 아깝게 되었네요. 이런 말씀을 드릴밖에요.

˝선점이 먼저다˝

단발머리 2019-07-08 15:38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다락방님!

대출이 먼저다! 그거 제가 항상 하던 말이잖아요. 우리집이랑 제 알라딘방에서...
이런 불공정 선점 어떻게 해야합니까?
가르마를 타 주세요~~~

다락방 2019-07-08 15:40   좋아요 0 | URL
저...저....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저는 모릅니다 모른다구요.

(비겁하게 도망친다)

=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

syo 2019-07-08 15:41   좋아요 0 | URL
뭐하러 도망을 치세요. 그냥 한 말씀만 하시면 되는 것을요.
˝syo가 먼저다˝

다락방 2019-07-08 15:42   좋아요 0 | URL
저기... 그냥.....제가 한 걸로 하면 안될까요?

대출이 먼저다. -다락방

단발머리 2019-07-08 15:51   좋아요 0 | URL
아무리 좋아해도 그건 안 되겠어요.

대출이 먼저다. - 단발머리

syo 2019-07-08 16:15   좋아요 0 | URL
그렇다면 제가 양보하겠습니다. 이런 건 제게 하등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바로 여러분이니까요.

대출이 먼저다. - 단발머리

다락방 2019-07-08 16:18   좋아요 0 | URL
음..... 뭔가 분한데? 흐음......

단발머리 2019-07-08 16:2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나조차 기쁘지 않다.
이건 뭐죠?!?

다락방 2019-07-08 16:2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은빛 2019-07-08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도 재밌지만, 댓글 읽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ㅎㅎ
다락방님의 공부를 응원합니다!

다락방 2019-07-09 08:06   좋아요 0 | URL
사이버대학은 일단 내년으로 미룰까 해요. 페미니즘 공부도 할 게 너무 많아서 팔을 너무 여러개 뻗으면 안될 것 같고 말이지요. 아아, 공부할 게 왜이리 많나요, 감은빛 님..

비연 2019-07-09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글 내용은 진지, 댓글은 유머의 향연. 좋네요! 다락방님, 공부 다시 시작해보세요! 과거의 실패는 싹 잊으시고 전진.

다락방 2019-07-09 08:06   좋아요 0 | URL
네, 비연님.
공부를 놓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하긴 할건데, 일단 내년으로 미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 당장은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에서 읽는 책과 거기에 관련된 책들 읽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되게 벅차거든요. 그렇지만 법에 대해서도 공부해보고 싶고... 그래서 저는 일단은 반년 미루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어요.

감사해요!
 
















어제 유명한 연예인 커플의 이혼 소식을 접했는데, 나는 읽지 않았지만 포털의 댓글을 본 친구가 정말 끔찍하다고 말했다. 이혼을 앞둔 여자는 악녀가 되어 있었다고.

결혼이 그러한 것처럼 이혼 역시 당사자들의 몫이고 사적인 것이지만, 나는 어쨌든 이혼하기로 결정한 이상, 이혼한 여자가 앞으로 훨훨 날아가기를 바란다. 자유롭게.


자유롭게 저 하늘을 날아가도 놀라지 말아요, 우리 앞에 펼쳐질 세상이 너무나 소중해 함께라면... 여기서 함께는 남편과 하는 함께가 아니라, 다른 많은 여성들과의 연대를 의미하는 것. 날아갑시다, 훨훨.



마침, 어제 그런 소식을 접하고 내가 읽게된 성의 변증법에서는, 파이어스톤이 결혼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1970년에 발표된 이 책에서, 스물다섯의 파이어스톤은, 이미 결혼이 어떤 건지 다 파악하고 있었어. 아, 천재여..



결혼은 교회와 마찬가지의 상태에 있다. 양쪽 모두 기능적으로 무능하게 되어, 그 설교자들이 부활을 예고하기 시작하면서 공포 시대의 개종자들에게 열심히 점수를 따고 있다. 종종 신은 죽었다고 선언되지만 신이 교활하게 그 자신을 부활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들이 결혼의 정체를 폭로하지만 결국은 결혼으로 끝나는 것이다. (p.314)




결혼제도의 실용적인 기반들이 모호해지는 것과 더불어 커지는 압력 아래서, 성 역할은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이 수치스럽게 여길 정도로까지 완화되었다. 그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도, 결혼의 기능과 가치에 대해서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그에게 결혼이란 단순히 이기적 이득에 대한 경제적 약정이고, 육체적 욕구를 가장 쉽게 만족시켜주며 상속자를 재생산하는 것일 뿐이었다. 그의 아내 역시 의무와 보상에 관해서 명확하게 알았다. 즉, 그녀 자신과 성적 ·심리적인 것에 대한 완전한 소유권, 그리고 평생동안 가사노동으로 봉사하고 그 보상으로 지배계급의 일원에 의한 장기적인 후원과 보호를 받는 것이다. 답례로 그녀는 아이들이 일정한 나이에 이를 때까지 제한적인 지배권을 갖게 된다. 오늘날 분리된 역할에 기반한 이러한 계약은 감정에 의해 위장되어 왔기 때문에 수백만의 신혼부부들이나 결혼한 지 오래된 대부분의 부부들조차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p.314-315)



경고는 아무런 효과를 가질 수 없다. 논리는 사람들이 결혼하는 이유와 아무런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은 자기만의 눈을 가지고 있으며 자기 자신의 부모이다. 만일 그녀가 모든 증거들을 가리기로 선택한다면, 그것은 그녀가 그렇게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통제할 수 없는 세계에서, 개인들에게 통제에 대한 환상을 주고 안정성, 쉴 곳, 혹은 따뜻함을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는 유일한 제도들은 '사적'인 제도들이다. 종교, 결혼-가족,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정신분석 치료가 그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보아온 대로, 가족은 사적인 것도 피난처도 아니다. 가족은 개인이 더 이상 맞설 수 없는 더 큰 사회의 병폐와 직접 연결되어 있으며 그 원인이기까지 하다. (p.317)



그럼에도 결혼은 바로 그 정의상 참자가들의 욕구를 절대 충족시킬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결혼은 우리가 이제서야 바로 잡는 기술을 가지게 된 근본적으로 억압적인 생물학적 조건을 중심으로 조직되었고 그것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결혼제도를 가지는 한 우리는 그것에 내재된 억압적인 조건들을 가질 것이다. (p.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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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19-06-29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교언니 탈혼 축하합니다 ㅋ

다락방 2019-06-29 21:53   좋아요 1 | URL
앞으로 훨훨 날 일만 남았지요. 훗 :)

블랙겟타 2019-09-06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이어스톤이 70년에 이미 여성의 억압의 원인이 ‘여성의 생물학적 기능‘에서 찾았던 것을 무려 50년뒤에 읽는 저로써도 너무 놀라웠네요.

다락방 2019-09-06 16:58   좋아요 1 | URL
파이어스톤이 이 책을 스물다섯에 썼잖아요. 와- 진짜 너무 대단하지 않아요? 천재입니다..

블랙겟타 2019-09-06 19:12   좋아요 0 | URL
25살에 저는....(◔‸◔ )
이만 말을 줄이겠습니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