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 다니는 여성들이라면 성희롱 피해의 경험을 누구나 다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당시에 그것을 무시해버렸든 혹은 수치심에 엉엉 울었든 혹은 그것을 성희롱이라고 인지하지 못했든, 남성들과 함께 일하는 공간에서 성희롱을 당하는 일은, 특히나 여성들의 젊은 시절에 빈번하게 벌어진다. 


나 역시도 예외가 아니고 내 주변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는 나의 경험도 몇 개나 말할 수 있고 내 주변인들의 경험들도 마찬가지. 내가 가장 많이 들어왔던 '사소한' 성희롱은 '미인계를 써서 상사의 결재를 득하라'는 거였다. 윗선에서의 결재가 늦어진다거나 하면 '니가 미인계좀 써봐' 하는 것. 이건 정말이지 사소한, 아주 사소한 경우에 속한다. 


위계를 이용해 계속되는 구애를 하는 것도 다반사(남자를 알려줄게!)고 신체적 추행 역시 만만찮다. 역시 내 주변에서 숱한 사례들을 보고 들었고 그중에 어떤 부분에서 나는 그 일에 끼어들어 중간에서 더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지속된 성추행이 다른 부서에서 일어났다는 걸 알고 그 부서 중견급들에게 말했을 때 '자기가 싫으면 싫다고 확실히 표현해야죠'라는 말이 돌아와서, '아 이 부서에서는 아무도 해결하지 않겠구나' 싶어 내가 그 부서로 찾아갔더랬다. 그 일을 공론화하고 중견급들 다 불러서 재차 약속을 받고, 만약 이 일이 한 번 더 벌어진다면 보쓰에게 바로 직행하겠다는 내 말에 가해자의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다짐과, 가해자 상사의 가해자에 대한 질책, 그리고 다른 중견급들의 약속들을 받았었는데, 정작 피해자는 나를 원망했다고 했다. 이 부서에서 일을 해야 하는데 분위기를 어둡게 만들었다고. 피해를 당해 엉엉 혼자 울지언정 앞으로 일하는데 분위기 불편해진게 몹시 신경쓰였던 거다. 한참이 지난후에 피해자는 내게 그 때 말해주어 고맙다, 만약 그 때 말해주지 않았다면 나는 아직도 그 일을 당하고 있었을 거 아니냐, 그걸 생각하면 너무 끔찍하다 고 하더라. 그렇지만 그 당시에 나는, 아주 많이 복잡했더랬다.


성희롱 피해 사실을 밝혀서 가해자의 죄를 묻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는 일은, 내 입장에서 '정의' 였는데, 그런데 나는 제삼자이다. 피해자가 사무실 분위기 흐려지는 게 싫었는데 그걸 밝혔다고 나를 원망했다면, 그렇다면 내가 한 일은 '누구의' 정의인가. 내가 한 일은 옳았던가? 시간을 몇 번이고 다시 돌려도 나는 같은 일을 할 거라는 결론을 내긴 했지만, 그러나 그게 맞았는가? 피해자가 한참이 지난 후에 그 일이 고마웠다, 라고 했으니, 결과적으로 나는 옳은일을 한것인가? 잘 모르겠다. 이건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 내가 해야 할 일은 우선 피해자에게 '다시는 그러지 못하도록 팀장한테 말하고 가해자의 다짐을 받을게'를 먼저 말했어야 했던걸까. 그래서 피해자로 하여금 '싫어' 라는 말이 돌아오면 묵묵히 참아야 했던걸까? 당시에 내가 그 일을 진행했을 때 그 부서의 다른 여직원이 내게 말했더랬다. 너무 감사하다고, 가해자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위경련도 일어났었다고. 그러니까 그 성추행은 단 한 명에게만 일어난 일이 아니라 어린 여직원들에게 일어나고 있었는데, 그런데 그 부서에서 그토록 오래 진행되고 있었다니. 나중에 그 부서 중견에게 이 일을 얘기했을 때, '다른 직원이 그렇게 스트레스 받는지 몰랐다'는 말을 들었다. 글쎄.



성희롱 관련 법은 가장 직접적으로 법 이론이 법원칙으로 변모하는 양상의 전형 중 하나다. 1979년, 지배 이론을 주장하는 이론가인 캐서린 맥키넌은 주요 저서인 『일하는 여성의 성희롱』을 집필했다. 맥키넌은 성희롱 사례와 관련된 여성들의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그녀는 고용주로부터 내밀한 부부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과 더불어 다양한 성관계 체위에 관한 의견에 대한 질문을 받아온 18세 여성 문서 정리원의 이야기를 전했다. 다른 이야기에서는 상사로부터 시외 출장에 동행할 것을 요구받고, 해당 출장에서 상사와 동일한 숙소를 사용할 것을 요구받은 여성 비서의 사례를 언급하며, 해당여성 비서가 상사와의 성관계를 거절하자 그 대가로 업무의 일부가 축소되었다는 내용을 전했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회사 내 최초의 여성 건물 관리인이 야간 교대 근무에 남자 화장실 청소 업무를 지시받았는데 그 과정에서 수차례 반복적인 성관계 요구가 있어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렸다는 내용도 언급했다. 이와 같은 사례는 단순히 성격의 충돌 문제나 "남성이 나쁘게 행동하는 것" 이상의 문제다. 사례자들은 모두 성적인 묘사로 가득한 상스러운 것부터 시비조의 호전적인 행동들이 전국에 걸친 여성들의 업무 환경을 바꾸어 놓았다고 말했다. 남성 청소 관리인들은 임금을 받기 위해 걸레질을 하고 바닥을 닦으면 되지만, 여성 청소 관리인들은 걸레질을 하고, 바닥을 닦으며, 그에 덧붙여 포식자들의 성적 공격을 물리쳐야 한다. -P.101



원고가 직장 내에서 이루어진 희롱이 "원치 않은" 것임을 입증해야 한다는 말의 이면에는, 원고가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하기 전까지는 직장 내 성적인 행동에 근본적으로 동의했다고 본다는 생각이 전제되어 있다. 이는 직장내에서 일상적으로 성적인 행동을 묵인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비록 일부 학자들은 "(원고가 기꺼이 원했다는 사실을 상대방의 적극적 항변 사유로 보지만, 대부분의 판례는 원고가 이를 원치 않았다는 사실, 즉 부정적 요건에대한 주장을 요구하고 이를 입증하면 반증이 없는 한 성희롱으로 판단한다. -P.103



성희롱 피해자가 성희롱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아니'라는 의사 표현을 해야 한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그 성적인 희롱에 '근본적으로 동의했다'는 것이 되고, 그러므로 당해도 되는 것이 된다. 아니, 그건 '당했다'는 말은 적절치 않다. 동의했으니 같이한 게 된다. 그러니까 남자들은 그냥 출근해서 일하다 퇴근하면 되는데, 나는 그리고 대부분의 다른 여자들은 적극적으로 아니라고 말하는 행위까지 더 해야 한다. 심지어 퇴근 후에도 상사의 속옷 사진을 받고 답장을 보내야한다. 


자기가 싫다고 적극적으로 표현했어야죠, 라는 말은 아주 많은 사람들이 성희롱 피해자를 향해 내뱉는 말이다. 속옷을 입은 문자메세지를 보낸 것, 남자를 알려주겠다는 말을 한 것, 그런 상사에게 공손하게 대응하고 웃어버리면, 그건 나 역시 그 말에 맞장구 친것이 된다. 그 때 속옷 차림을 보낸 남자 상사와 그 문자 메세지를 받을 수밖에 없었던 비서는 손바닥을 마주친 것이라는 거다. 그러니 그녀가 성희롱, 성추행을 당했다는 것은 '거짓'이란다. 나는 숱한 '거짓말'을 한 성폭행 피해자들의 사례에 나를 여러차례 대입할 수 있다. 그들의 원리대로라면, 나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당한 그 수많은 일들에 '적극적으로 아니라고' 말하지 않았으므로 근본적으로 동의한 게 된다. 아르바이트 시절 내 가슴을 만졌던 남자 손님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웃었던 일은, 내가 그 가해자에게 동의한 것이란다. 그 손님이 가고 나서야 주저 앉아 엉엉 울었던 일은, 아무도 보지 않았으므로 없던 일이 되고, 가슴을 만지는 아저씨에게 '아니'라고 하지 않았던 나는 그 행위의 동의자가 됐다. 


"그런 일이 있었고 당시에 아무 말도 못했어." 라고 하면,


"니가 적극적으로 아니라고 했어야지, 그랬으면 안그랬겠지, 너도 받아들인거잖아" 라는 답을 듣는다니.



그 후로도 살면서 나는 여러차례 '너 아니라고 확실히 말했어?'라는 말을 듣고 살았다. 물론, 여성들로부터도. 나한테 그러지 않은 남자가 너한테 그랬다고? 세상 정의로운 남자가 너한테 그랬다고? 그러면 너도 사실 좋았던 거 아니야? 지금도 많은 성폭행 피해자들이 제삼자로부터 그 말을 듣는다.


그렇게 정의로운 남자가 너한테 그랬다고?

그렇게 젠틀한 남자가 너한테 그랬다고?

그렇게 약자의 편에 서는 남자가 너한테 그랬다고?

그렇게 부족한 거 없는 남자가 너한테 그랬다고?

그렇게 교양있는 남자가 너한테 그랬다고?



그건 … 너도 원한 거 아니야?



성희롱 파트 읽다가 아주 많은 장면들이 눈앞에 스쳐지나갔고 아주 많은 말들이 귓가에 맴돌았다. 괴로운 출근길이었다. 지금도 용기 내어 성폭행 피해를 공론화했다가, 여전히 '너도 원했잖아' 라는 말을 듣는 피해자들을 생각하게 되어 더 괴로웠다. 닥치고 있으면, 웃어 넘겼으면, 나에게 성적으로 말을 하거나 성적인 접촉을 하는 일이 동의가 되어버린다니. 



그런 한편, 동성에 대한 성폭행 부분도 있었다.

동성이라고 왜 성폭행이 없을까. 동성 애인에 대한 폭행은 남성들 사이에서도 여성들 사이에서도 일어난다. 여성들 사이의 데이트 폭력에 대해서라면, 소설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자, 다른사람들》에도 언급된다.


근해 석유굴착 시설의 선원인 조셉 온칼리는 지속적으로 직장 동료와 감독자에 의한 성적 조롱, 신체적 폭행, 강간 위협에 시달렸다. 한 사건에서는 그의 감독자가 그를 억누르는 동안 한 동료가 그의 항문에 비누 1개를 밀어넣었다. 온칼리는 직장을 그만두고 성적 괴롭힘으로 제소했지만, 연방 제5항소법원은 민권법 타이틀 VII은 동성 간의 성적 괴롭힘으로 인한 청구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반면 대법원은 동성 간의 성적 괴롭힘도 타이틀 VI에 따른 성차별로 제소할 수 있다고 결정하면서 원심 판결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성별을 이유로"라는 요건은 성적 욕구를 내보이는 것, 한 성별에 대해 적대감을 표시하는 것, 또는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혼성의 직장에서 남성과 여성을 어떻게 대우했는지 비교할 수 있는 직접증거"를 제시함으로써 만족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Oncale 사건 이후 불명확한 것은 피해자의 성적 지향 또는 성정체성을 근거로 한 괴롭힘이 제소 가능한지 여부다. 이 논점을 다루었던 거의 모든 연방법원들은 민권법 타이틀 VII의 성별을 이유로 한 차별 금지는 "섹슈얼리티"또는 "성 정체성"에 근거한 차별을 포함하지 않으므로, LGBT 차별의 피해자들은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을 직접적 이유로 하여 소송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연방 항소법원 중 절반은 여성스러운 남성 또는 근육질의 여성이 일반적인 성 고정관념에 따르지 못하여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와 같은 성 고정관념으로 인한 청구를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차별의 피해자가 (남성의 경우) 충분히 화려하게 하고 다니거나, (여성의 경우) 충분히 남자같이 하고 다니지 않는 한, 게이 및 레즈비언 노동자들이 그들의 섹슈얼리티로 인해 해고 또는 강등되거나, 고용되지 않거나 공개적으로 괴롭힘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P.108



남성 조셉 온칼리는 남성동료들로부터 지속적인 성적 괴롭힘을 당한다. 급기야 강제로 누르고 비누를 항문에 넣는 행위까지 당한다. 버티지 못하고 직장을 그만두고 이 일을 성적 괴롭힘으로 제소했지만, 처음 이 청구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대법원이 제소할 수 있다고 결정하면서 원심 판결을 파기했다고 하지만, 나는 만약 이것이 대법원에서도 인정되지 않아 아무 처벌도 받지 않앗다면, 그렇다면 가해자는 어떤 사람이 되는가에 대해 계속 생각했다.


같이 일하는 남자 동료의 항문에 비누를 넣은 일이, 그러나 감옥에도 가지 않고 어떤 전과로도 남지 않을 때, 그렇다면 아무 기록도 흔적도 남지 않으니 가해자는 흠없는 사람이 되는 걸까? 만약 그 일이 제소가 불가했고 그래서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면, 가해자는 그 일을 또 할셈인가? 가해자는 그 일로 인해 어떤 처벌도 받지 않는다면, 먼훗날 자신의 자녀들에게


"아빠는 동료 항문에 비누를 쑤셔 넣은 적이 있단다" 


라고 말할 수 있을까? 혹은, 부모님께,


"동료 항문에 비누를 넣었어요. 껄껄." 할 수 있을까?


여자를 소개받는 자리에서,


"동료의 항문에 비누를 넣은 일이 최근 가장 재미잇는 일이엇어요." 할 수 잇을까? 


아무도 그 일에 대해 더 언급하지 않고, 그가 그 일로 감옥에 가지도 않고, 어떤 처벌도 받지 않고, 어떤 기록도 남지 않았다고 해도, 그 누구보다 그 자신이 안다. 그 행위를 한 그 자신이 그 일을 알고 있다. 가해자의 당시 나이가 몇 살인지 모르겟지만, 그는 앞으로 30대가, 40대가 될것이고 50대가 60대가 될것이다. 그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늙어갈 것이고, 그러나 아무리 십년 이십년 시간이 흘러도 그가 누군가의 항문에 강제로 비누를 넣었던 일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가 나이 쉰이 되어 더이상 그런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는 그런 일을 '했던' 사람임에는 변함이 없다. 그의 과거는 그 자신이다. 이제 달라졌어, 라고 말해도 그는 과거에 타인의 항문에 강제로 비누를 넣는 폭력을 저질렀던 사람이다. 훗날 그가 나이를 먹어 그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부끄러운 일이라 여긴다해도, 그래서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는다해도, 그가 그런 일을 했다는 것은 그 누구보다 그 자신에게 남는다. 그렇게 살고 싶은가? 나의 과거 어느 한 순간에 타인의 성기를 함부로, 강제로 침범했던 일을, 내 자신에게 남기고 싶나? 타인에게 폭력을 저지른 나를 나는 나로서 계속 살아가고 싶은가? 그 가해자에게 말하고 싶다.



너는 타인의 신체를 강제로 침범한 남자야.

너는 타인의 신체를 강제로 침범한 아버지야.

너는 타인의 신체를 강제로 침범한 아들이야.

너는 타인의 신체를 강제로 침범한 남편이야.

너는 타인의 신체를 강제로 침범한 할아버지야.

너는 타인의 신체를 강제로 침범한 이웃이야.

너는 타인의 신체를 강제로 침범한 동료야.

그리고 너는, 타인의 신체를 강제로 침범한, 바로 너야. 너는 그런 사람이야.



우리의 지금 바로 눈앞에 놓인 작은 선택 그리고 큰 결정들이 미래의 나를 만든다. 우리의 현재는 우리의 과거로 쌓인다. 내 과거에 남기고 싶지 않은 일을, 지금 해서는 안된다. 내 현재는 곧 과거가 된다. 내가 한 일은 곧 나다. 그런 일을 했다면, 그런 사람이 되는 거다.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전투에서의 통합은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더구나, 여성의 전투병과 복무 금지 해제는 2013년 이전에는 여성이 전투에 참여하지 않았던 것처럼 생각하게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이러한 일반화는 2013년까지 엄밀히 따지면 전투 참여가 금지되어 있었던 여성들에 의한 무수한 기여를 무시한다.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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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3-06-16 14:05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은 진짜 언행일치가 되는 분이네요. 회사에서 성희롱 성추행 공론화하는 일이 쉽지 않은데 나서서 하셨다니 대단하고, 피해자 입장도 일응 이해가 되지만 더 많은 피해가 계속 발생할 것을 막아내셨으니 정의롭고 용기있는 행동 맞고, 그걸 깨달아서 그 피해자도 나중에는 고맙다고 한 거겠지요.
이래서 회사 후배들이 다락방님을 그렇게 좋아하는 거군요.😍😍😍
이 책 읽어보고 싶어서 도서실 희망도서 신청했는데 가격 땜에 거절되는 거 아닌지;; 가격 왜이리 비싸요? ㅠㅠ

잠자냥 2023-06-16 17:37   좋아요 7 | URL
그래서 저도 다락방 언니 좋아해요. 선배님~~~ 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3-06-16 15: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다락방님 멋지십니다. 회사에서 그런 용기 내기 쉽지 않은데요.
행동하는 지성이십니다~~
이 책 읽고 다락방님 페이퍼로 복습하니 너무 종네요 ㅎㅎ

거리의화가 2023-06-16 15:4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정말 멋집니다!!!
제가 얼마 전에 올린 중드에 이런 비슷한 내용이 나오거든요. 비서로 취직한 신입 사원인데 관리자가 자꾸 치근덕대고 실제로 추행당할뻔한 일이 발생해요. 밖으로 꺼내놓지 않아서 그렇지 이런 일이 얼마나 비일비재합니까. 휴...
대부분은 업무나 회사 자체에서 잘릴까봐 뭐라 말 못하고 쉬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잖아요. 직접적인 신체 가해 행위도 문제지만 말로 하는 성희롱 발언들도 있는데 여러 모로 바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죠. 답답합니다 참.

따라쟁이 2023-06-16 17: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댓글을 여러 번 썼다가 지웠다 합니다.. 후... 이걸 공감하고 그래, 나도 그랬어, 누구도 그랬어 하면서
머리에 수많은 일이 떠오르는게 마음을 엄청 무겁게 하네요.

잠자냥 2023-06-16 22: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
비누 잘 못 보겠네….

책읽는나무 2023-06-16 20: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쉽지 않은 일인데...정말 멋진 여성이세요!
이젠 더 이상 반하고 싶지 않은데, 후배 여성을 위해 용기를 내는 것! 어찌 반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근데 용기를 냈었는데 당장에 후배 여성의 분위기를 어둡게 만들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난감하고도 당황스러우셨겠어요.
훗날 고맙다는 말을 들은 게 어쩌면 그 후배 여성의 인식을 바꿔줄 수 있었던...결국은 그것이 옳은 일이었다는 걸 확인시켜준 일이었지 싶습니다. 그래서 다락방 님이 더 멋지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젠 반할만한 이야기는 금지입니다.ㅋㅋㅋ

은오 2023-06-17 0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아 하나님부처님조상님 착하게 살테니 제게 다락방님같은 멋지고 다정한 선배상사님을 내려주시옵소서...... 물론 마음 쓰실 일은 없도록 ㅜㅜ
 

세상에, 6월이 되기 전에 6월 도서를 안내했어야 하는데, 요즘 회사 너무 바쁘고 어제도 갑자기 회의하고 그래가지고 오늘에서야 쓰네요. 여러분, 6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는

 

낸시 레빗, 로버트 베르칙' 의 《법정에 선 페미니스트》입니다.

우리 함께 한달 동안 이 책을 읽어보고 틈틈이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과 느낌들을 적어보도록 합시다.

여러분 화이팅!! (여러분 이 책 오늘 주문하면 6/7 배송예정 이랍니다. 아직 구입 안하신 분들은 주문 빨리 고고고!!)















아울러, 다음 도서들도 안내합니다.


7월, '슐라미스 파이어스톤' 의 《성의 변증법》















8월, '실비아 페데리치'의 《우리는 당신들이 불태우지 못한 마녀의 후손들이다》















9월, '어맨다 몬텔'의 《워드 슬럿》














10월, '레이첼 모랜' 의 《페이드 포》















11월, '마릴렌 파투-마티스' 의 《파묻힌 여성》















12월, '샌드라 길버트와 수전 구바' 의 《여전히 미쳐있는》




이 책은 다들 아시겠지만, 《다락방의 미친 여자》후속편 입니다.

2023년 6월 8일까지 북펀딩 진행한다고 하니, 펀딩하실 분들은 고고!!

이 책을 우리 2023년 마지막 함께 읽기 책으로 읽어봅시다.

빠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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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3-06-01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2월에도 제가 생각했던 책이 올라왔군요^^ 바쁜 와중에도 안내 감사드려요. 6월에도 화이팅!

다락방 2023-06-01 09:33   좋아요 1 | URL
우리 같이 읽으라고 또 올해 똭 후속편 나와주시는 센스 어쩌나요. ㅋㅋㅋ 그러면 제가 캐치해줘야죠! 그래, 알았어, 읽어줄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님, 화이팅!!

거리의화가 2023-06-01 10:12   좋아요 1 | URL
아니 그런데 6월 책 주문했더니 6월 7일에나 온다네요? 저만 그런가ㅠㅠ 주문 안하신분들 얼른 고고하시는 게 좋을듯합니다!

다락방 2023-06-01 10:30   좋아요 0 | URL
아이고 큰일이네요. 그렇게나 늦게 온다니.. ㅠㅠ

햇살과함께 2023-06-01 09: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많이 바쁜신 중에도 안내 감사합니다^^
땡투하고 결제하러 갑니다^^

다락방 2023-06-01 09:34   좋아요 2 | URL
아이고 땡투도 감사하고 그리고 앞으로 함께하게 될 독서도 감사합니다.
같이 한 번 힘내서 읽어봅시다. 빠샤!!

독서괭 2023-06-01 10: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싸! 8월 10월 책 가지고 있고~ 9월 책 읽었고~ 12월 책 펀딩했다!! 저도 하반기엔 꽤 참여할 수 있겠어여!^^

다락방 2023-06-01 10:29   좋아요 3 | URL
오오 참여하시면 우리 또 열심히 읽어봅시다. 그나저나 저는 이제 펀딩하러 가야겠어요. 후훗.

건수하 2023-06-01 10: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12월 책 반갑습니다~ 역시 ^^!
하반기 알차게 읽어봐요!

다락방 2023-06-01 10:29   좋아요 3 | URL
네네 아무래도 마무리를 알차게 해야겠죠? 다락방의 미친 여자도 읽은 우리들이니 후속편도 당연히 고고!!

미미 2023-06-01 14: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항상 고맙습니다^^*
<다락방의 미친여자>후속 완전 반갑네요. 이번달에는 저도 독후감도 쓰고 더 참여해볼께요. <법정에 선 페미니스트>기대됩니다 헤헷

다락방 2023-06-01 14:48   좋아요 4 | URL
미미님, 우리 6월엔 자주 만나도록 합시다. 화이팅!!

우끼 2023-06-01 16: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항상 고맙습니다!! 이번에는 늦지 않고 저도 독후감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법정에 선 페미니스트 정말 기대됩니다~~222

다락방 2023-06-01 16:30   좋아요 2 | URL
좋아요, 우끼 님! 우리 한 번 열심히 읽고 힘차게 써봅시다. 화이팅!!
 















2023년 5월 14일 한국경제신문에는, 여성들이 남성들과 함께 있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기사가 실렸다. 물론 백프로는 아니고, 41%가 그렇단다. 그렇다면 59%는 같이 있고 싶어했냐고? 아니, 남성과 함께 있고 싶다는 응답을 한 여성은 27% 뿐이었다. 여자 열 명중에 네 명은 적극적으로 남성과 함께 있는 걸 원하지 않고, 함께 있길 원하는 여성은 열명중 2-3명 이라는 것. 남자의 56%가 여성과 함께 있고 싶다고 답했다는데, 이래가지고서야 어디 남자가 짝을 찾겠는가.


해당 기사 ☞ https://www.hankyung.com/society/article/2023051212237



일전에 남자를 소개받겠냐고 누가 내게 의향을 물었는데, 그럴까? 하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던 것은, '필요가 없기' 때문이었으며, 오히려 빡칠일만 생길 것 같아서였다. 남동생은 '누나 아마 만나면 싸우기만 할걸' 이라고 말했고, 회사의 여자동료는 내게 '부장님이 부족한게 없는데 뭐하러 남자를 만나요' 라고 말했다. 나야말로 스트레스만 받을 것 같아서 거절했는데, 그렇다면 내 경우에도 '남자랑 있기 싫어!' 라고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41%에 포함되진 않는다해도, 같이 있고 싶어요 의 27%에는 결코 해당하지 않는 사람일 것이었다. 



이 기사가 떠오른 건, '엘리스 콜레트 골드바흐'의 《러스트벨트의 밤과 낮》을 오늘 아침에도 변함없이 읽었기 때문이었다. 신입사원으로 제철소에서 일하는 엘리스는 당연히 주변에 남자 직원이 훨씬 더 많은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물론 엘리스는 '토니' 라는 남자친구가 있고, 남자들이랑 한공간에 있는걸 싫어하는 여성도 결코 아니다. 아마 엘리스는 '같이 있고 싶어요'의 27% 에 해당하는, 바로 그 여성일 것이었다. 내가 말하고 싶은건, 여성의 절반 가까이가 '남자랑 있기 싫어'라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직장에 가면 어쩔 수 없이 많은 남자들과 함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나는 남자랑 있기 싫은데, 그런데 먹고 살기 위해 직장에 가면 여기도 남자 저기도 남자 … 직장이야 어쩔 수 없으니, '같이 있기 싫어'의 여성 41%는 직장을 나서는 순간, 어떻게든, 더, 적극적으로 남자를 만나기를 피하려고 하지 않을까. 오늘치 남자와 있기는 다 썼다, 과하게 썼다 …



특히나 제철소의 경우 남자 직원들이 더 많다보니, 엘리스는 그곳에서 적응하기 위해 하고 싶은 말을 참는 걸 배운다. 다른 여직원이 욕을 먹고 있어도, 본인에 대한 부당한 말을 들어도 대응하지 않는다. 그것이 이 남초집단에서 살아남는 길임을 아는 까닭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남자를 지나치게 많이 마주쳐야 한다. 어쩌면, 그래서 더 남자랑 있기 싫은 상태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회사에 가서 남자들과 함께 있는게 아니라면, 어쩌면 퇴근 후에 남자 한 번 만나볼까~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대부분의 많은 직장인 여성들은 남자들이 어떤 모습으로 사회활동을 하는지 다 보고 있으니까. 남자랑 있기 싫어요~ 가 현실인데 출근하면 남자들이 여기서도 저기서도 툭, 툭, 툭 … (맥심커피+담배냄새 뭔지알지?)



음, 아직 이 책을 절반도 채 읽지 않아 앞으로 엘리스의 사생활-연애 생활-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겠는데, 엘리스는 자신의 남자친구를 사랑하고 좋다고 언급하긴 하지만, 난 어쩐지 토니가 싫다. 읽으면서 왜 이 남자랑 사귀는지 잘 모르겠다. 특히나 결정을 잘 못한다는 토니의 성격을 얘기할 때, 너무 답답해서, 왜 사귀는걸까? 생각했지만, 그러나 엘리스는 토니를 사랑한다. 엘리스가 사랑한다는데 내가 뭐라 하겠나. 어떤 사람들은 연인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안정감과 다정함이 반드시 삶에 필요할 수도 있는거라는 걸, 안다. 



어쩔 수 없이 읽으면서 노동에 대해 생각한다. 노동.


어제는 나의 오랜 친구를 만났다. 이 친구도 아주 오랜동안 노동을 하고 있다. 회사에 다닌지도 오래였는데 몇해전부터는 자기 가게를 차려 일하고 있다. 그게 잘 되지 않아 고민중이지만, 그러나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 하니 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좀 더 스트레스를 덜 받을까 계속 고심중이었다.

노동에 대해서라면 나 역시도 매일 수차례 고민과 갈등을 반복하고 있다.

일이 점점 더 많아지고 스트레스도 받으면서 이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수시로 차오르는 거다. 그만둘까, 나갈까, 하면서도 그러나 내가 여기를 그만둔다고 해서 돈벌이 자체를 그만둘 게 아니기 때문에, 그렇다면 여기를 계속 다니자로 늘 결론이 나는 거다. 내가 지금 여기서 나가고 싶은 건 진심이지만, 그러나 돈은 벌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내가 명문대를 나온 우수한 인재인 것은 아니므로 여길 나가는 순간 내가 벌어들이게 될 돈은 어쨌든 지금의 절반 정도 밖에 안될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이 가장 나은 선택이 아닌가, 하게 되는 거다. 이 생각을 매일 반복하고 있다.


나는 돈을 벌고 싶었다. 얼른 벌고 싶었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도 방학 때 잠깐 아르바이트를 했었고, 수능시험을 마치자마자 바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대학시절에는 내내 아르바이트를 했고, 졸업식도 하기 전에 취업을 해서 성실히 다녔다.

첫직장과 지금 직장 사이에 2개월가량 공백이 있었지만, 그 때는 운전면허증을 땄다. 나는 쉰 적이 없다. 쉬는 나를 견딜 수가 없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쉬는 동안 돈을 벌지 않는 나를 견딜 수가 없었다. 누구한테 돈 달라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엄마 아빠에게 돈 달라고 말한다는 건 고등학교 졸업 후로 해본 적 없는 일이었다. 등록금 대주는 것만 해도 미안한데, 책값이며 생활비까지 달랄 수는 없었다. 대학 내내 아르바이트 해서 등록금 외에는 부모님께 돈을 받은 적이 없었고, 직장에 들어가 월급이란 걸 받으면서는 집에 생활비를 보태기 시작했다. 부모님 핸드폰을 내가 개통해드리고 필요한 가전제품을 사고, 부모님께 용돈을 드린다. 돈을 번다는 건 얼마나 좋은지. 조카들이 찾아온다거나 조카들의 집에 방문할 때 간식을 사가지고 가는 일도 즐겁고, 부드러운 음식이 아니면 씹을 수 없는 할머니가 좋아하시는 크리스피 크림을 박스째 안겨드릴 때 흐뭇하다. 친구의 좋은 날에 선물을 보낼 수 있는 것도 내 스스로 하는 일이라는 게 정말 짜릿하다. 나는 내가 버는 돈을 내가 쓰는 게 너무 좋다. 


언젠가 한 친구가 '돈을 버는 건 자존감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고 했는데, 물론 이게 모든 사람에게 맞는 말은 아닐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스스로 벌지 않아도 살아지는 환경이 주어지기도 한다는 걸, 이제는 안다. 그러나 친구가 말한것처럼 내 자존감에는 내가 버는 돈이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나에게는 돈을 주는 사람이 없다. 내 노동이 아니라면 돈이 생길 일이 없다.

나에게는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부모가 아닌 내 돌봄이 필요한 부모가 있고, 나에게는 돈은 내가 벌게 너는 쓰기만 해, 라는 연인이 있는 것도 아니다(제니퍼 로페즈). 내가 밥을 먹고 책을 사고 여행을 다니는 그 모든 돈은 나의 노동으로부터 비롯된다. 그리고 아마,


이땅의 많은 노동자들이 그럴 것이다.

자기를 먹여살리는 게 자기 뿐이기 때문에 노동할 것이다. 심지어 다른 사람을 먹여살리기도 해야 하기 때문에 노동할 것이다.

노동을 하면할수록 부자가 된다면 좋겠지만, 그 자연스러워보이는 흐름은 일어나지 않는다. 노동을 하면할수록 자본가의 배만 불려주게 되지만, 그렇다고 노동을 놓을 순 없다.



어제 만난 친구와 그런 얘기를 했다.

부모님이 나 돈 주는 거 아니고, 남자가 나 돈 주는 거 아니고, 나한테 돈주는 거 나인데, 그거 괜찮다고. 친구 역시 그렇다고 했다. 자기 쓸 돈을 자기가 벌어야 하지만, 그게 오히려 좋다고. 이렇게 계속 살고 싶다고. 물론 그 과정에 숱한 고민과 갈등을 마주하지만, 그래도 내 돈 내가 버는 게 제일 좋다고 얘기하며 친구와 나는 와인을, 하이볼을, 맥주를 마셨다.



아, 그러다가 내가 친구에게 무한도전 조정 얘기 했는데, 그런 영화를 검색하니 이런것밖에 없더라, 라며 어제 페이퍼에 쓴 얘기를 그대로 했는데, 내 얘기가 끝나자마자 친구가 말했다.


"느낌!"

"뭐?"

"느낌!! 이정재가 조정했잖아!"

"앗!!"


그랬다. 오만년전에 보았던 느낌. 손지창, 김민종, 이정재가 모두 우희진을 좋아했던 그 느낌!! 맞아, 거기에 조정 나왔지!! 어제 친구의 말에 빵터져서 웃으면서 넌 정말 짱이야!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 오만년전 느낌 떠오름? 대단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젊은이들아, 너희는 느낌 모르지? 

은오 님, 느낌 모를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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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5-18 10: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은오 님은 알라딘 서재 젊은이의 대표입니까? ㅋㅋㅋ 그런 것 같기는 하네요.

˝맥심커피+담배냄새˝에서 빵 터졌습니다. 우엑.........
저는 직장 내 스트레스가 거의 없는 편인데요, 생각해 보니 좋아하는 책(글)을 읽고 있어서도 그렇지만 여초 직업군(그것도 똑똑한 여성이 많은)이라 그런 거 같아요. 살아있는 남자 저자를 만나지 않는 한 스트레스 받을 일은 거의 없는 거 같습니다... 그런데 어제 바로 그 살아있는 남자 저자를 만나고 한 시간 가까이 자기 자랑 이야기를 들었더니... 집에 와서 뻗어가지고 11시부터 잤네요....!?! 아무튼 맥심커피+담배냄새는 맡은 지 오래된 거 같습니다....

저도 제가 돈을 버는 게 좋습니다. (설령 부모일지라도) 누구한테 돈을 달라고 하는 상황이 너무 이상하고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근수저여 화이팅!

다락방 2023-05-18 10:15   좋아요 4 | URL
퍼뜩 생각나는 젊은이는 은오 님 뿐이라서 말입니다? ㅎㅎ

저는 제조업이고 전형적인 남초기업이라서 말입니다. 노년의 임원진들이 대거 있는 곳입니다. 물론, 임원진에 여자는 한 명도 없고요. 보수적인 집단 그 자체죠. 관리직 실무에는 여성직원들이 많은데 왜 이놈의 회사 여성 임원은 하나도 없을까요? 아무튼 그런 회사를 제가 다니고 있습니다.
맥심커피+담배냄새와 엘리베이터 같이 타면 정말 지옥같죠. 저 예전에 다니던 빌딩에서는 엘리베이터에 안내문 붙어있었어요. 다른사람들을 위해 흡연후 엘리베이터 타는 걸 삼가해주세요, 라고. ㅋㅋㅋㅋㅋㅋㅋ맥심커피+담배냄새는 정말 너무 똥냄새가 나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데 제가 어제 술을 많이 마셨더니, 갑자기 달달한 커피가 땡기는데, 커피 사러 나가기는 싫고.. 맥심이나 오랜만에 한 잔 타 마실까요? 껄껄.

금수저는 결코 아니지만 근수저이기는 한 잠자냥 님과 저는, 열심히 돈을 법시다. 빠샤!!

햇살과함께 2023-05-18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낌! 그 드라마 제목이 느낌인가요?
전혀 느낌적 느낌이 안오네요. 이 드라마 열심히 안 봤나봐요.
우희진 정말 좋아했는데~!
마지막 승부 이후로는 드라마 이전처럼 몰입해서 열심히 안본 듯 해요...

저는 대학 때부터 인생의 절반 이상을 남초 집단에서 살아서인지,
내 안의 경상도적 마초 성향 때문인지,
항상 남초집단이 더 편안하다고 생각해는데,,
이것도 어쩌면 학습된 것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도 하나 깨우쳐주시는 다락방님 페이퍼!

다락방 2023-05-18 12:10   좋아요 2 | URL
느낌에서 우희진 진짜 너무 예쁘지 않았나요? 삼형제가 다 반한게 너무나 이해가 되는 엄청난 미모!! ㅎㅎ
그때 이정재 조정 선수인거 신경도 안썼는데 어제 친구가 똭! 말해주더라고요. ㅎㅎ
마지막 승부도 엄청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 맨 마지막 회의 경기는 실제로 농구장 빌려서 사람들도 오게 했던 것 같은데요. ㅎㅎ

저도 회사생활을 오래 해서 이제 남자들하고 일하는 건 익숙해요. 근데 뭐 딱히 좋진 않고요 ㅎㅎ 회사에서 싫은 사람은 공교롭게도 죄다 남자들이더라고요? 하하하하하

아무튼 노동하는 사람으로서 계속 읽어보겠습니다. 햇살과함께 님, 파이팅!!

거리의화가 2023-05-18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낌 분명 봤는데 주인공들 직업이며 뭐며 거의 기억이 안나네요? 친구분 기억력이 엄청나신듯!^^

아직 읽고 있는 중이라 토니와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결국 좋지는 않을 것 같은 느낌이에요. 핀트가 계속 어긋나는 느낌이랄까 그런게 점점 짙어지고 있거든요. 그리고 저도 주인공이 그 남자친구에게서 딱히 얻는 거라고는 위안 정도인 듯한데 과연? 물론 주인공의 정신적인 상황이 그에게 기대게 만드는(?) 것 같긴 합니다. 또 자라온 환경도 영향이 있을 듯하구요.

저는 남초집단 회사(IT 산업)에 오래도록 일을 했고 중고등학교를 제외하고는 거의 남자들이 많은 집단에서 지내서인지 여자들과의 관계가 오히려 더 어색한 경우가 많더군요. 이미 이 세계에 제가 철저히 익숙해져있는 것이겠죠. 이게 오래되어 문제라고 느끼지 못할 정도가 되어버리는듯해서 스스로가 깨어나야한다 생각하여 요즘 더 여성이 쓴 책을 읽으려고 노력중인듯합니다.

다락방 2023-05-18 16:03   좋아요 0 | URL
저도 친구가 이정재가 조정선수였다고 하니까 아 그랬지! 싶지만 다른 등장인물들의 직업은 통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제 친구 정말 짱이네요.

저도 토니 얘기가 계속 나오는데 뭔가 저에게 좀 짜증스러워서 결국은 잘 안됐다는 얘기를 하려나 싶긴 해요. 말씀하신 것처럼 어떤 위안을 얻고 싶어서 토니를 만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엘리스가 사고 당해서 전화했는데 토니의 대응이 저는 확 짜증이 나더라고요. 그렇지만 엘리스에게 안정이 필요하기도 하고 말이지요.

저는 요즘 젊은 여성들이 남성들과 함께 있고 싶지 않다고 응답한 게 너무나 잘 이해가 됩니다. 매일 뉴스에서 남성들의 범죄 사건이 보도되는데-어쩌면 그렇게 매일같이 불법촬영과 성폭행 기사가 나는걸까요?- 징글징글 하잖아요.

깨어나야한다, 깨어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스스로 언제나 하고 살아야 할 것 같아요.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에게 열심히 물어야 할테고요. 거리의화가 님, 우리 힘내요!

감은빛 2023-05-18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느낌은 기억나지 않는데요. ㅎㅎ
물론 언급하신 배우들은 다 잘 기억나지만요.

저 역시도 오늘 일하다가 열받아서, 이 놈의 일을 확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열 번도 넘게 했네요.
스트레스 때문에 일하기 싫어서 오랜만에 알라딘 놀러왔어요.
얼른 아이들이 자라야 정말로 확 일을 그만둬버리고 말텐데요.

다락방 2023-05-19 13:44   좋아요 0 | URL
저는 일 자체를 그만둘 순 없을 것 같아요.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저를 먹여 살릴 사람이 저뿐이라서요. 다만, 지금 하는 일은 그만하고 싶어요. 지금 다니는 직장을 그만 다니고 싶습니다. 좀 더 다닐테지만 1,2년 정도 더 다니면 아마도 그만두지 않을까 싶어요. 나중에 저 퇴사하면 맛있는 거 사주세요.. ㅎㅎㅎㅎㅎ

감은빛 2023-05-19 19:38   좋아요 0 | URL
저도 마찬가지로 저를 먹여 살릴 사람은 저 뿐입니다. ㅎㅎ
그래도 저는 일 그만하고 싶어요.
저도 지금 이 일은 오래 할 것 같지 않아요.
2년 보고 있거든요.
음, 어쩌면 2년 후에 우리 실업자가 되어 만나겠군요. ㅎㅎㅎㅎ

아무리 돈이 없어도 다락방님과 맛난 건 먹을 수 있겠지요. 언제든 사드릴게요.

따라쟁이 2023-05-22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대여~ 나의 눈을 봐요.~~
저는 김민종이 젤 좋았어요.ㅎㅎㅎ 셋중에 하나라면 나는 안경 쓴 김민종 이랬었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저는 ‘안경 쓴‘에 집착하는 사람이더라구요. 내가 좋아하는건 ‘김민종‘이 아니고 ‘안경 쓴‘이였어...

어제 중피종과 싸우고 있는 친구를 만났는데 더 이상 경제적인 생산 능력이 없는 것에 자존감이 많이 상한다는 말을 했어요.
주식이나 다른 투자로 돈을 벌고 있지만 노동으로 경제적 능력이 없는것을 느낄 때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데요
다락방님 글을 그 친구에게도 소개 시켜 주어야겠어요.



다락방 2023-05-23 08:32   좋아요 0 | URL
저는 예나 지금이나 김민종은 별로인데 따라쟁이 님 저랑 남자 취향 너무나 다르네요. 껄껄.
그런데 김민종 엄청 인기 잇었던 기억 납니다. 드라마에서도 우희진이 김민종 선택하지 않았나요? 이정재랑은 아마도 이복형제였던 것 같고... 출생의 비밀이 드러났던...

저는 이제 받아들이고 있어요. 어떤 사람은 스스로 노동해서 밥을 먹어야 하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스스로 노동하지 않아도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그냥 인생인 것 같아요. 각자의 자존감은 그러니 각자가 찾아야 할 것 같고요. 친구분은 아픈거잖아요. 아픈데 생산 능력 없는걸 원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금 다니는 회사는 제조업이고 몇 개의 공장을 가지고 있다. 그 공장에서는 인명사고가 일어나기도 하는데, 입사하고 첫 근로자 사망을 맞닥뜨렸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가 없다. 너무 무서웠다. 나와 한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 일을 하다 죽을 수도 있다니! 회사의 대처는 내 기대와는 다르게 흘러갔고, 그러나 회사는 늘 그랬듯이 잘 흘러갔다. 

그때가 근로자 사망의 처음도 아니었고 마지막도 아니었다. 부상은 그보다 더 자주 일어났다. 하반신을, 손가락을 다치는 근로자들은 계속 생겼다. 당연히, 임원이 그런식의 부상을 당하는 일은 없었다.


가난하게 살았던 페인트공 엘리스 콜레트 골드바흐는, 돈을 잘 번다는 친구의 말에 철강 노동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제철소에 들어가 신입 직원 교육을 받는데, 그 과정에서 어느 공정에서 어느 노동자들이 어떤식으로 죽어갔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듣게된다. 그러니 당연히 안전에 신경을 써야한다는 거다. 어쩌면 내가 어딘가에 깔려서 혹은 떨어져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걸 알면서도 그런데 그 일자리를 박차고 나갈 수가 없다. 돈을 벌어야 해. 급여 명세서를 보게 된다면 기쁘거든. 내 위로 뭐가 지나가는지 수시로 살피면서 근로해야 하는 삶이 이 드넓은 제철소에 있다. 



삶과 죽음은 운명일 수 있다. 그리고 공장에 다닌다고 반드시 죽는 것도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자연재해로 죽고 어떤 사람들은 교통사고로 죽는다. 어떤 사람들은 아무리 건강하게 살려고 해도 병에 걸리고 어떤 사람들은 잘 걸어가다가도, 잘 자고 있다가도 죽음을 맞닥뜨리게 된다. 그러나, 제철소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임원진들은 그리고 경영자는, 이 제철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보다 위험에 덜 노출된다. 깔리거나 떨어져서 죽거나 다치는 위험은 노동자들에겐 언제나 있지만, 그러나 임원진에게는 없다. 사장에게도 그런 위험은 없고 회장에게도 그런 위험은 없다. 대통령에게도 그런 위험은 없다. 어쩌면 죽을지도 모르는 환경은 언제나, 돈 없는 자들에게 주어진다. 오늘 밤에 집에 가 잠드는 것이 다행이고 감사한 삶은 열악한 환경의 노동자들에게만 있다. 누군가에겐 더 많은 죽음의 위험이 있고 누군가에겐 더 많은 안전함이 보장된다는 것은 이상하지 않은가. 이거 너무 부조리하잖아?



신입교육을 마치고 엘리스는 본격적으로 일을 하기 시작한다. 특별할 것도 없이, 여성인 그녀를 무시하고 비하하는 늙은 남성 노동자가 그 안에 있다. 



"너희 여자들은 돌봐주기를 바라잖아." 그가 내게 말했다. "너희 여자들은 머릿속에 돈 생각밖에 없지." -p.105



에휴 … 정말 답답스럽다. 너희 여자들은 머릿속에 돈 생각밖에 없지. 그러면 너희 남자들 머릿속엔 뭐 특별한 거 있냐? 너도 돈 벌라고 여기 와있는 거 아녀? 니 머릿속엔 뭐 세계평화가 있냐? 환경 보호 있어? 니 머릿속엔 아동성학대 근절 있냐? 뭐 지 머릿속엔 대단한것 있는것마냥 돈 생각을 욕하냐. 지들도 어차피 돈 벌라고 직장 다니고 더 많은 돈을 가지려고 권력 옆에 빌붙어 살고 사기도 치고 징징대면서 뭐 졸라 고귀한척 하고 지랄이야. 



엘리스는 어린 시절 학교 남자아이가 자신을 성추행 했던 일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 때 보았던 눈빛을 얘기한다. 엘리스의 성기를 만지던 어린 '남자'아이의 눈빛. 



눈이 내게로 고정되어 있었다. 남자아이의 시선에는 나를 두렵게 하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텅 빈 눈동자는 걸신들린 듯 거칠어 보였다. 당시에는 그 눈빛의 의미를 몰랐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게 어떤 눈빛인지 알게 되었다. 후일에 나는 남자들의 눈에서 그 표정을 읽었다. 술집의 남자들. 거리 모퉁이의 남자들. 일터의 남자들. 그것은 오로지 자신의 욕망을 해소해줄 빈 공간으로 나를 판단하는 남자의 눈빛이었다. -p.109



나는 엘리스의 이 비유가 아주 적확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욕망을 해소해줄 빈 공간'. 여자를 공간으로 보는 것. 그것은 침략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아직 어린 남자아이에게도 그 눈빛은 있다. 당연하다. 그 남자아이가 자라는동안 도처에 그런 눈빛들이었을테니. 



노동자와, 여성으로 이 책을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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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3-05-17 1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맛보기로 1장만 읽었는데(서문이 없더라고요?) 재밌을 것 같더라고요~! 포스코도 생각나고.

다락방 2023-05-17 12:17   좋아요 1 | URL
네. 이게 이론서가 아니라 에세이라서 그간 읽었던 책들에 비하면 잘 읽힐 것 같아요. 뒤에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흥미진진합니다!!

잠자냥 2023-05-17 12: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돈 밖에 없지? 어휴 지들은 뭐..... ˝뭐 졸라 고귀한척 하고 지랄이에요.˝ 증말...ㅋㅋㅋㅋㅋㅋㅋㅋ
아래 책도 그렇지만 이것도 읽으면 분통 터질 일이 많겠습니다....

다락방 2023-05-17 12:17   좋아요 2 | URL
돈 생각 하니까 지들도 일하러 나오는거 아녜요. 진짜 어이가 없어가지고, 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세상은 너무 똥같아요!! ㅠㅠ

책읽는나무 2023-05-17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1장밖에 안 읽었는데 흥미진진 하겠다는 생각을 했네요.
간만에 에세이류 여성주의 책인 것 같구요.
작년에 읽었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책을 읽는 기분이랑 비슷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문장 와 닿네요^^

다락방 2023-05-17 14:39   좋아요 1 | URL
네, 읽으면서 노동자라는 정체성과 여성이라는 정체성이 겹치는 바람에 아마도 아주 많이 공감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책나무 님, 화이팅!!
 















김혜리 기자의 팟빵 <조용한 생활>을 유료 구독하고 있는데, 의외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코너는 클래식 음악에 관련된 코너이다. 책 코너도 영화코너도 미술코너도 아니고 클래식 음악 코너. 정윤수 작가가 나와서 설명해주는데 이 코너 덕에 정윤수를 처음 알았다. 검색해보니 여행기를 써둔 것 같아 주문해두었다.


나는 클래식음악을 듣는 귀가 없다. 그러니까 가사가 없다면 이 음악이 저 음악 같고 저 음악이 이 음악 같고 들어본 음악 같고 처음 듣는 음악 같고… 그래서 클래식 음악에 대해서라면 지식이 전무하며 취향같은 것도 성립되지 않았다. 남들이 클래식 음악 얘기하면 멋지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에피톤 프로젝트 좋아하고 루시아 좋아하면서 흐느끼는 쪽의 사람이다. 나름 클래식 공연에 가보기도 했지만, 내가 느끼는 것은 '이것은 확실히 이과의 영역'이라는 거였다. 그러니까 에피톤의 경우는 문과의 영역 같은데 클래식이라고 하면 어디에서 무슨 악기가 어떤 강도로 연주되어야 한다는 걸 설정하고 그대로 연주하고 지휘해서 또다른 곡으로 완성시키는 지점은 확실히 내가 생각하지 못하는 혹은 상상하지 못하는 영역의 것 같은거다. 그런점에서 클래식 음악을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래서 나랑은 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왜 김혜리 기자의 코너에서 클래식 음악을 다룬 코너를 좋아할까. 말러가 화가인지 연주자인지도 모르고 말러라는 이름은 그러나 들어본 상태의 무식한 내가 그런데 이번 코너에서는 말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내가 이걸 유료구독하게 된 계기 자체가 정윤수의 이 코너 때문이었는데, 아니 이게 말러를 얘기하잖아? 그러면 말러 얘기만 하는게 아니라, 말러가 이랬다고 얘기하기까지 끊임없이 줄기차게 아주 다른 많은 것들이 소환되기 때문이다. 이번에 말러 얘기하면서는 세상에, 버지니아 울프도 소환됐다니까? 지난번에 바그너 얘기하면서는 니체도 소환되고. 나는 이런 얘기가 세상에, 그렇게나 재미있다. 그리고 그 시대적 배경까지 다 언급되는데 세상 꿀잼인거야. 한 번 듣는다고 기억하면 좋겠지만 또 그건 아니라서 다 까먹고 어디가서 누구에게 말할 수도 없겠지만, 아 나는 진짜 김혜리와 정윤수의 이 코너 듣는게 넘나 꿀잼이다. 그렇다면,


내가 행복의 약속 책을 링크해두고 왜 김혜리 팟빵 얘기를 했느냐. 그것은 사라 아메드가 본인이 생각한 행복과 불행에 대해 얘기하기 위해 마찬가지로 다른 작가들의 책과 또 영화들을 예로 들기 때문이다. 꿀잼이다. 내가 본 책이나 영화도 있고 또 그렇지 않은 것도 있는데, 알면 아는대로 모르면 모르는대로 이걸 읽는게 넘나 꿀잼이다. 덕분에 나는 SF 장르라서 볼 생각 전혀 없었던 <아일랜드>라는 영화를 보려고 마음 먹었다. 아니,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좀비' 영화도 그것은 결국 인간에 대해 말하는 영화야!! 라며 다 찾아보면서, SF 도 결국 인간을 말하는 영화임에 분명할텐데 왜 안보는걸까, 나는??? 각설하고,


자, 이렇게 길게 주절주절 말이 많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백인 남자' 이다. 백인 남자. 사라 아메드가 <아일랜드>영화를 소개하기 전에 <칠드런 오브 맨>을 가져오는데, 그 때도 결국 약속의 땅으로 데려가는 건 백인 남자(쉽게 말하면 주인공이자 히어로) 라고 언급했었는데, 아일랜드 에서도 마찬가지로 지적한다.



거짓 희망(아일랜드)은 진짜 희망(사랑, 해방)으로 전환된다. 전화전이 되는 사람, 행복이 보장하던 거짓 희망에서 클론들을 해방시켜 그들에게 진짜 희망을 주는 사람은, 클론이든 아니든, 백인 남자다. (p.345)



이 지점에서 나는 영화 <히든 피겨스>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영화속에 천재 여성들은 모두 흑인인데, 일터에서 흑인의 화장실은 분리되어 있을 뿐더러 저기 먼 데 있다. 일하다 말고 화장실을 가기 위해서는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저기 저 먼 화장실을 다녀와야 하는 거다. 이 때 그녀가 자리를 비우는 시간이 길다는 걸 인지해 어디 갔다왔냐 묻고, 그것이 백인과 분리된 화장실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되며, 그래서 백인전용 화장실이라는 간판을 부수는 사람은 누구냐? 백인 남자다. 불편을 겪은 것은 흑인인데, 그 불편을 겪지 않게 만들어주는 우리들의 히어로, 기꺼이 그 간판을 부수는 사람은 백인인 거다. 정말 불쾌한 장면이었는데, 여기에는 그가 백인 남자이기 때문에 이렇게 행동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이 한몫했다. 불편한 당사자인 흑인 여성, 저 멀리까지 기어코 땀 흘리며 뛰어가야만 화장실에 닿을 수 있는 그 흑인 여성은 본인의 힘으로 간판을 부술 수 있었을까? 힘들고 불편하고 빡치는 당사자인 흑인 여성은 왜, 그 간판을 부술 수 없었을까. 왜 백인 남성이 그렇게 해주기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을까. 흑인 여성은 고통 당하면서도 부수지 못한 것을, 이 백인 남성은 어떻게 한 번에 부숴버릴 수 있었을까? 너무 빡치지 않나? 역사속에 드러나지 않은 흑인 여성들을 전면에 보여주는 영화여도 어쨌든 백인 남성은 히어로적으로 등장해버리는 부분. ㅋ ㅑ  분리한 것도 백인이고 합치는 것도 백인의 의지가 있어야 가능한 부분… 네…



그리고, 샤론 볼턴을 떠올렸다. 내 사랑 샤론 볼턴.




"글쎄, 이곳에선 적응을 잘 못한 것 같고, 그 점에 있어서는 그들의 말이 맞아요. 이곳 섬들은 작지만 강력한 패거리가 다스리고 있거든요. 체격이 큰 금발의 남자들 말이죠. 모두 같은 학교를 나오고, 같은 스코틀랜드 대학을 다녔고, 노르웨이 부족의 침략이 있던 시절부터 가족끼리 서로 알고 지낸 사람들 말이에요. 토라, 생각해봐요. 병원의 아는 의사들이나, 학교의 교장이나, 경찰이나 치안판사, 또 상공회의소, 지역 시의회까지, 그들이 전부 차지하고 있다고요."

그 점에 관해서는 따로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꽤 많은 섬 주민들이 눈에 띄게 비슷한 외모를 지녔다는 사실을 나도 이미 여러차례 실감한 터였다. (p.249)








이 인용문 가져오려고 페이퍼 뒤졌더니, 내가 샤론 볼턴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당시에 친구와 나눴던 대화가 적혀있더라. 옮겨와본다.


- 이 구절 속에서는 작은 섬이지만 비슷한 사람들이 차지하잖아. 그렇지만 이건 세계로 확장시킬 수 있지.

- 아아

- 백인 남자들이 지배하고, 전세계적으로 남성들이 주요한 위치를 다 차지하고. 작가는 그 얘기를 이 섬에 빗대어 한 것 같아. 그게 너무 좋았어.

- 거꾸로 보면 이렇게 볼 수 있겠네. 백인 남자들이 지배하고 전세계적으로 남성들이 주요한 위치를 다 차지하는 그 짓이 이 세계를 자그마한 섬으로 만드는 짓이다.

- 크- 해석 좋다.

- 아니야 나는 니가 말하기 전까지 저 구절은 그냥 사실적시라고만 생각했어. 과연 니가 좋아할만하네.

- 나는 이 작가가 이래서 좋아. 할 말을 되게 세련되게 해.




사라 아메드가 이 책에서 언제나 히어로로 출연하는 '백인 남성'을 지적했고, 샤론 볼턴 역시도 자신의 소설을 통해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백인 남성'에 대해 지적한다. 젊은 작가인 '샐리 루니'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소설에서 '백인 남자'라는 워딩을 등장시킨다. 기억이 맞다면 그 워딩은, 백인 남자의 입으로부터 나온 것이었다. 그동안에는 지적되어지거나 언급되어진적이 없었던, 그러니까 너무나 당연햇던 일들이, 이렇게 여기저기서 튀어나온다. 백인 남성, 백인 남성 하고 자꾸 소환되면, 아마도 듣는 백인 남성들 빡칠것이고 우리가 뭘 그렇게 더 누렸다는 거야, 하면서 그렇게 언급하는 여성들을, 사라 아메드 식으로 말하자면, '분위기 깨는 페미니스트'로 보겠지만, 나는 이렇게 여성학책이든 소설책이든 백인 남성이라는 워딩이 등장하는 게 즐겁다. 그 워딩이 등장하는 순간, 그러니까 '백. 인. 남. 성' 이라는 워딩이 등장하는 순간,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결코 히어로적이지도 않고 지도자 적이지도 않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보다는, '그동안 히어로 역 따놓고 했던 놈들' 의 의미가 더 크다. 짜릿하지 않은가? 챙피하지만, 고백하자면, 나는 대표적 히어로 백인 남성이 등장하는 영화 <아마겟돈>을 너무 좋아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거 볼 때마다 우리의 백인 남성이 자신을 희생해 지구를 구하러 가는 장면에서는 어김없이 오열하곤 했다. 극장에서 통곡해서 같이 보던 동생들이 이제 그만하라고 말려야 했고, 집에서 다시 보면서도 또 울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부끄럽다. 백인 남성이 지구를 구한다고 자기 한 몸 희생하는데 왜 유색인종 아시아여성인 내가 그렇게 흐느끼는 것이야 …



아직 행복의 약속을 끝내지 못했고 오늘이 벌써 4/28 이다. 주말에 나름의 스케쥴이 있기 땜시롱 오늘 안으로 끝내야 한다. 어제 끝내려고 새로 산 책상에 앉았다가 잠이 쏟아지는 바람에 자버렸… 침대에 앉아서 읽기 때문에 조는 줄 알았더니 책상에 앉아도 졸더라고요? 책상 괜히 산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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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DADDY 2023-04-28 1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자여는 인질이다>에서 여자가 노예에서 탈출할 대안으로 공간 마련하기 라는 것이 있는데 여자는 공적인 공간에서 밀려나 있었다는 의미로도 읽을 수 있겠죠. 그럼 그 공간을 선점 혹은 획득하는 사람은 다름아닌 남자이겠죠. 지금까지 봐왔던 영화를 되짚어보니 언제나 남자가 세상을 구원하고 여자는 보조적인 역할을 하거나 희생되는 쪽이 더 많아요. 인질로 잡히거나 죽음을 당해 남자의 행동에 촉매제가 되는 역할이었죠. 가끔 여자가 히어로인 경우도 있어 멋있다며 보고 있던 영화들도 필요 이상으로 타이트한 의상으로 성적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경우가 많아 마음 한구석이 내내 불편했어요.
여자는 왜 세상을 구할 수 없는가 라는 질문에서 그 역할을 맡을 ‘공간‘을 남자가 차지했기에 여자의 ‘공간‘은 육아 즉 돌봄에 한정됐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종종 밤에 책을 읽다 저도 모르게 졸아버려서 새벽 두세시쯤 깨는데 저만 그러는 것이 아니구나 싶어 안도감이 생기는 아침입니다. 즐거운 주말을 위해 오늘 하루 에너지를 아끼고 보충하며 보내시기를 바라요. ^^

다락방 2023-04-28 10:38   좋아요 1 | URL
대디 님, 저는 여자에게 공간이 없다는 대디 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또 그래서 분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성의 공간을 지키는 일이라면 아주 예민해지고 신경을 뽝 쓰게 돼요. 여성공간을 모두의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그 모든 시도에 반대합니다. 어떻게 만들어진, 생겨난 여성전용 공간인데 자꾸 모두를 위해 양보하라고 하는건지… 여자에게 양보하라고 배려하라고 하는 건 이제 그만 듣고 싶어요. 아주 뻔뻔하기 짝이 없는 행태라고 봅니다.

제가 그래서 여성 히어로 영화인 <원더우먼> 볼 때도 너무 불편했고요, 그런 옷을 입고 싸움을 한다니. 말도 안되죠. 그리고 무엇보다 그 … 뭐냐, <레지던트 이블> 그건 대환장 지점이죠. 싸우는 여성들에게 싸울만한 옷을 입혀라, 좀!! 여성 액션도 여성들이 끈나시 입고 가슴 보이고 힐 신고 뛰는게 너무 많잖아요. 힐 신고 걸어다녀도 족저근막염 걸리는데(제가 바로 그런 사람) 왜 힐 신은 여성 영웅 만드나요. 아 정말 다 꼴보기 싫어요!!

DYDADDY 2023-04-28 10:56   좋아요 0 | URL
몇년 전 이야기이지만 회사 건물 내에 여직원을 위한 휴게공간이 없어 (남직원은 점심 시간에 누워서 잘 수 있는 휴게실이 있어요) 만들자고 건의했다가 대차게 까인 적이 있어요. 왜 여성에게 공간을 허락하지 않는지 내내 궁금했는데 다락방님의 추천으로 읽은 <여자는 인질이다>에 그 답이 있었어요. 페이퍼에는 쓰지 못했지만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어요. ^^

잠자냥 2023-04-28 09: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도 말러 이야기하다가 버지니아 울프까지 가는 거 완전 잘해요. 주특기 아님? 이 페이퍼에서도 몇 개를 끌어와 이야기하시는지….. 암튼 그것이 부장님의 특기이자 페이퍼를 재미나게 만드는 지점입니다.

갑자기 칭찬하려니까 이상하다. ㅋㅋㅋㅋ 풋- 댓글로 기분 상하게(?)한 거 같아서 급 칭찬 모드였습니다. 좀만 깐죽대야지…;

그런데 <아마겟돈>에서 울 부분이 있던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사람 참 ㅋㅋㅋㅋ

다락방 2023-04-28 10:35   좋아요 3 | URL
풋댓글 기분 안상했는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걸 안해서 그렇게 느끼셨을까요? ㅋㅋㅋ 아니 이게 너무 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걸 많이 하면 너무 사람이 가벼워보이잖아요? 음... 안가벼워 보이나? (먼 산)

아마겟돈.. 백인 남자가 모두를 살리고 지구도 살리고 죽는게 너무 슬프더라고요.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저도 참….

네, 제가 이런 사람입니다. 흠흠.

잠자냥 2023-04-28 10:55   좋아요 1 | URL
그렇게라도 가벼워 보여야죠!

체지방도 많은데…..

다락방 2023-04-28 11:29   좋아요 1 | URL
딱 기다려요! 체지방 내가 다 없애버리고 말겠엇!! 불끈!!

책먼지 2023-04-28 11: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이 좋아하신다는 포인트가 딱 다락방님이 글쓰시는 스타일 그 자체라고 언급하러 내려왔는데 이미 자냥님이 칭찬 날리셨군요!!!

저 다락방님 지난번 페이퍼 읽고 <조용한 생활> 무료체험 중인데 해당 코너에서 정윤수 작가님이 워낙 열정적으로 신나게 말씀하시니까 덩달아 더 신나고 알고 싶고 재밌고 그렇더라고요!!

<히든 피겨스> 관련해서 알쓸신잡에 출연하셨던 김진애 교수님이 하셨던 말씀도 떠올라요. 재학 당시 서울대 공대에 여자화장실이 아예 없었다면서 본인은 교직원 화장실 이용하면서 학교 다녔는데 딱히 불편한 게 없었다고요. 그런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때 그걸 문제제기하고 여자화장실을 만들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신다고요. 저는 여자화장실 없던 것에서 1차 충격 (설계 당시 여성이 서울대 공대에 학생으로 입학할 수 있다는 생각조차 못한 거잖아요..??), 그걸 겪은 당사자가 어떻게 불편을 못 느꼈지 싶어 2차 충격이었어요..

(덧붙여, 다락방님 인바디 이미 칭찬 잔뜩 받으셨겠지만 저희 요가쌤이 보셨으면 완전 폭풍칭찬 날리셨을 것입니다!! 막대 세 개가 고르게 분포된 게 가장 베스트라고 하셨어요!! 저도 다락방님 것처럼 고른 그래프는 처음 보는 것 같아요!! 체지방이 많아서 조절해야 하는 유형은 가운데가 움푹 패인 브이형태고 실제로 인바디 재보면 이 유형이 가장 많이 나온대요!!!)

다락방 2023-05-02 14:57   좋아요 0 | URL
정윤수 작가님 코너 정말 애정합니다. 이번호 듣다보니 본인의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지휘의 발견>이란 책에서 왔다고 하시더라고요? 그책도 사려고 장바구닝 넣어두었습니다.

저 예전에 김진애 자서전인가 에세이인가, 그러니까 제목이 <나의 프로젝트는 세계 나의 테마는 사람>이런 류였던 것 같은데, 그러니까 그게 저 국민학교 6학년때 읽었던 책이고, 그 때 화장실 얘기가 나왔던 것 같았어요. 여자화장실 없었다는 얘기를 했던 것 같은데, 문득 책먼지 님의 댓글 읽으니 그 책 생각이 나네요.

그리고 책먼지 님, 제 인바디 고른 그래프 아닙니다. 절대로, 절대로 아닙니다. 저야말로 가운데가 움푹 패인 유형입니다. 부끄럽지만 체중과 체지방이 너무 높아서 가운데가 움푹 파였어요. 누가 빠진다면 올라올 수 없을 정도로 파였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저도 이런 말.. 하고 싶지 않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독서괭 2023-04-28 12: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행복의약속 링크해놓고 팟캐스트 얘기하다가 사실 하려던 얘기는 백인남자였고, 히든피겨스에 샤론 볼턴까지 가는 다락방님 글도 만만찮게 흥미롭습니다 ㅋㅋㅋ
저는 히든피겨스 내용 말씀하신 부분을 보니 <제2의 성> 964-965페이지가 생각납니다.
(덩달아 멋져 보이고 싶어서 보부아르 소환 ㅋㅋ)

공쟝쟝 2023-04-29 12:49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동의하고 독서괭님 앞으로는 문장까지 같이 보여주세요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4-29 15:01   좋아요 2 | URL
원래 그러려고 했는데 어제 바빠가지고 ㅋㅋㅋㅋ

바로 여기에 여자의 초라함의 뿌리 깊은 원인이 있다.
우리가 위대하다고 부르는 남자들은 - 어떻게 해서든지 - 자기들의 어깨에 세 계의 무거운 짐을 짊어진 사람들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들은 그 일을 잘 해내었다. 그들은 세계를 재창조하는 데 성공도 하고 실패도 했다. 그러나 우선 그 엄청난 중책을 받아들였다. 그것이 바로 어떤 여자도 결코 하지 못한 일이며 할 수 없었던 일이다. 세계를 자기 것으로 생각하고 세계의 죄를 자기의 죄로 여 기며 세계의 진보를 자랑스럽게 여기기위해서는 특권자 계급에 속해야만 한다.
세계를 변화시키고 생각하고 드러냄으로써 세계를 정당화하는 것은 거기에서 명령권을 장악하고 있는 특권자들에게만 속한다. 그들만이 유일하게 세계 속에 서 자기들을 알아볼 수 있고, 거기에 자기의 표지를 새길 수 있다. 지금까지 인간 이 구현될 수 있었던 것은 여자 속에서가 아니라 남자 속에서다. 그런데 우리에 게 모범적으로 보이는 개인들이나 천재로 불리는 개인들은 그들 개개의 실존 속 에서 인류 전체의 운명을 걸려고 한 사람들이다. 자기에게 그런 권한이 주어졌다.
고 믿는 여자는 한 명도 없었다.

이것입니다

다락방 2023-05-02 14:59   좋아요 1 | URL
저는 진짜 알라딘의 여성분들 글쓰기에 자랑스러움이 솟구칩니다. 샤론 볼턴, 히든 피겨스, 사라 아메드 얘기했더니 보부아르 똭- 가져오는 이 멋짐, 어쩌면 좋아요. 정말 정말 멋집니다, 독서괭 님. 알라딘 만세만세 만만세에요. 특히 여성주의 책 읽는 분들 더 만만세!! 꺄울 >.<

햇살과함께 2023-04-28 13: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히든 피겨스 그 장면 보면서 처음엔 자동적으로 와 멋지다, 역시 케빈 코스트너! 했다가 ㅋㅋㅋ
책에는 없는 장면인데, 역시 미국 영화의 영웅주의 또 시작이구나 반성했네요.
미국식 영웅주의 영화 너무 싫어서 못 보겠어요.

다락방 2023-05-03 17:15   좋아요 1 | URL
저 극장에서 그거 같이 본 친구가 케빈 코스트너 멋지다고 해가지고 ‘난 짜증나!‘ 했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미국식 영웅주의 싫다고 하면서, 백인 남자 하나가 세상을 구하고 지구를 구하는 거 싫다고 하면서, 그러면서도 저는 아마겟돈 보면 울고 배트맨 좋아해요. ㅠㅠ 하아, 이 모순을 어쩌면 좋을까요 ㅠㅠ

난티나무 2023-04-28 21: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메드가 ‘백인 남자’ 말해줘서 늠 속시원했어요!!!
저도 클래식 잘 안 듣는데 어젯밤에는 피아노연주에 꽂혀서 한 시간을 들었네요????@@ 이야기도 늠 재밌을 거 같아요.
저 어제 다 읽고 방금 백자평 썼어요!!!

다락방 2023-05-03 17:17   좋아요 0 | URL
저는 ‘백인남자‘라는 워딩을 사용하고 지적하는 모든 글쓴이들에게 복이 내려지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백인 남자를 한국남자보다 올려치기 했던 시간들에 대한 후회도 들고요. 뭐 그건 그런데 .. 뭐 아무튼 그렇습니다.

저에게도 언젠가 클래식 귀가 생기기를 바랍니다. 빠샤!!

책읽는나무 2023-05-01 14: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곧 김혜리 기자님 <조용한 생활> 구독하지 싶네요. 지난 번 댓글을 읽고 며칠 무료 듣기 몇 개 골라서 들어봤었는데요. 목소리도 좋고, 주제들도 좋아 귀담아 들어지더군요. 걷기할 때 희진샘 팟빵 다 들음 김혜리 기자님 것도 듣다 보면 한 달은 훌쩍 지나있겠구나! 생각 했었네요.
클래식 잘 모르는 사람도 훅 빠져 들을 수 있게 만드는 건 참으로 양질의 프로그램인 거네요.
다락방 님의 페이퍼도 훅 빠져 읽게 하시니 그렇다면 같은 양질의 페이퍼!!!^^
전 <아일랜드> 영화는 극장에서 봤었는데 꽤나 충격이어 몇 개의 장면들이 조금 기억에 남습니다. 디스토피아 영화여서 충격이었던 건가 봅니다. 그런데 책에서 이 영화 이야기가 나와 또 놀랐었어요. 영화 풀이를 읽으면서 충격이 아닌 공감으로 읽혀서....격세지감을 살짝 했었네요ㅋㅋㅋ

다락방 2023-05-03 17:18   좋아요 1 | URL
김혜리 기자님 목소리가 착 가라앉아 있고 굵은데 되게 매력있더라고요? 저 어제 새로 등록한 요가 선생님 목소리가 너무 싫어서 지금 고민입니다. 3개월 등록했는데 이 목소리 어쩔.. 저는 제가 목소리에 예민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건 아니었는데, 어제 쌤과는 목소리 합이 안맞는가보다. 하고 있어요. 하하하하하.

아일랜드 영화 책 읽을 땐 보고 싶었는데, 사실 퇴근 시간이 되면 그런 영화 말고 다 때려부수는 영화나 사랑사랑하는 영화 보고 싶어요. 하아. 아무튼 좋은 책이었습니다, 책나무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