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어제 배달되어 온 박스를 뜯지도 않은 채로 출근을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책이 사고 싶다. 왜죠?
스마트폰 초기에 내가 어느 회사것을 사용했더라. 삼성도 애플도 아니었던 기억만 난다. 지금은 아이폰을 몇 년째 사용중이고 아이패드, 맥북도 가지고 있으며, 데이터 백업에 매일 일정량의 돈을 지불하기까지 하지만, 그건 애플이 좋아서가 아니라 어느 순간 이걸 사용한 후로 계속 이걸 사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른 것으로 넘어가면서 새로이 적응하는 것에 대한 귀찮은 마음이랄까. 게다가 나는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편리했던 순간들이 있었다. 멀리 사는 애인과 통화할 때 아이폰과 아이폰의 페이스타임은 매우 유용했다.
아이폰을 사기 전에도 그리고 아이폰을 사고 나서도 나는 애플이라면 무조건 환호하는 사람들이 불편했다. 그건 지금도 그렇다. 나는 소위 '빠'로 지칭되는 어마어마한 팬심이 불편하다. 무조건 무조건이야~ 라는 그 태도는 나와는 좀 맞지 않는 것 같다. 임태경 좋아하던 시절 임태경의 콘서트를 갔었고 콘서트 후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 내가 임태경 시디의 포장을 푸는데 케이스를 싼 종이 케이스에서 플라스틱 시디 케이스가 잘 안꺼내지는거다. 그래서 우쒸, 하면서 임태경의 얼굴이 그려진 종이를 찢어버렸는데, 그 때 내 뒤에서 그걸 보고 있던 다른 분이 너무 깜짝 놀라시면서 지금 뭐하시는 거냐는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를 너무 괴물 보듯 보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도 그 때 생각하면 넘나 웃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야기가 또 삼천포로 빠지기 시작하네.
일전에도 애플도 중국 생산공정에 문제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책을 읽어 알고 있었다. 그건 지금은 품절된 이 책이다.
이 책에서는 50개 기업에 대해 얼마나 윤리적인지 별점을 매겨두었는데,삼성에 대한 평가를 옮겨보겠다.
삼성은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가가 그룹을 운영하는 재벌 기업의 전형이다. 이들은 한국의 경제 성장을 이끌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국가 속의 국가처럼 돌아간다. 1987년부터 삼성 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건희 회장의 힘은 막강해서 1996년 불법 정치 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곧 특별 사면을 받았다.
그와 함께 이런 질문이 제기된다. 이런 성공의 그늘은 과연 무엇일까? 종종 <요새>로 표현되기도 하는 이 기업의 경우에는 그것을 말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삼성은 모든 영역에서 국제적인 기준을 지키려고 부단히 노력한다는 인상을 준다. 공개적으로 알려진 비난도 제한적이다. 따라서 별점 셋이라는 중간 정도의 평가는 여러모로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아무튼 『차이트』지는 ,노동조합과 다른 민간 기구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삼성을 권위적이고 무자비한 기업으로 비판하고 있다>고 썼다. 2012년 초에는 그린피스와 베른 성명이 거센 비판을 제기했다. 이들은 삼성이 노동자들에게 사전에 정확한 정보를 주거나 안전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생산 과정에 유독 물질을 사용했다고 비난했다. 그로 인해 적어도 140명이 암에 걸렸고 그중 50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삼성은 독일 IT 잡지 『하이제 온라인』을 상대로 이런 비난을 반박했다. 여러 학술 연구 결과 그런 질병이 작업장의 유해 환경에서 발병했다는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p.167)
위 책을 포함해 다른 많은 책들 하다못해 뉴스만 보아도 알겠지만, 생산과정에서 아동노동으로 문제가 되거나 근로자에 대한 열악한 환경이 문제가 되는 일은 어느 한 대기업만의 일은 아니다. 다국적 기업이라면 대부분 그렇다고 보는게 맞지 않을까. 단순히 그 안에서 일어나는 노동환경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서도 그들은 책임져야 할 것이다. 처음엔 제목만 보고 '아이폰을 위해 죽다'니 넘나 애플 좋아하는 애플빠인가, 했다가, 실제로 죽어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니, 알아두어야겠다 싶어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다.
얼마전에 읽었던 책, 《비거닝》의 공저자들중 '조한진희'의 글이 가장 인상깊었고 좋았는데, 그 리뷰에 누군가가 이 책을 추천해주었다. 더 읽어보고 싶은 작가가 생긴다는 건 책을 읽고 좋아하는 사람들로서는 기쁨일텐데, 내게도 그렇다. 조한진희 의 책들을 다 읽어보고 싶어졌다. 비거닝에서 읽었던 조한진희 의 글은 그 누구보다 작가가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깊은 사유를 한다는 느낌을 주었던 거다. 그래서 이 책도 꼭 읽어보고 싶어졌다.
알라딘 서재활동만 해도 다른 분들 글 읽다가 책 구매 뽐뿌받는 일이 허다한데 나는 왜 시사인까지 보는것인가..
위의 두 권은 시사인을 통해 알게 되었고 읽고 싶어져서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다.
벌써부터 시사인을 밀리고 있지만(이번 호는 아직 뜯지도 않음) 앞으로 나의 장바구니는 더 열심히 채워질 것 같다.
지금 이렇게 장바구니에 슝슝 책 담으면서 다음달 월급날까지만 참자, 라고 하루하루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다.
나는 나랑 싸우기 싫은데 나는 또 나랑 싸우고 있네. 인생이여...
부랴부랴 이번호 시사인의 포장을 뜯었다. 그리고 뒤에서부터 넘겨 책 리뷰를 살핀다. 역시나 신간 소개 코너보다는 리뷰에서 책을 더 건지게 되는 것 같다. 이번 리뷰에 실린 이 두책도 읽어보고 싶다. 특히나 '데버라 리비'의 《살림 비용》이 그렇다. '생계를 책임 진 작가이며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아픈 어머니를 간병하는 딸'의 일상에서 길어 올린 글이라는데, 읽기도 전부터 순간순간 울컥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장 지글러의 책은 수시로 읽어줘야 할 것 같다. 이번에는 이 책을 사서 읽고 책장에 장 지글러 칸을 하나 만들어야 하지 않나 싶다. 결국 내가 읽는 책이라는 것, 그리고 내 책장에 남기는 책이라는 것은 어떻게든 나를 말해주는 게 되지 않을까. 좀 더 시간이 흐른 후에 내 책장에 남을 책들은 무엇일까.
'클라우디오 마그리스'의 책 《다뉴브》도 장바구니에 들어있다. 이게 뭐여, 하고 책 설명을 읽으니 읽고 싶어 넣어둔 책이 맞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을 어디서 알게 된거지? 뭔가 읽으면서 검색해 넣어둔것 같긴한데.. 그게 뭐지? 앗. 알았다. 황정은의 일기다. 황정은의 일기에서 이 책을 보고 검색해서 설명을 읽고 장바구니에 슝- 담았던 기억이 이제야 난다. 집에 사두고 안읽은 책 진짜 그걸로 서점을 하나 차려도 될 것 같지만, 아아, 책 사고 싶다. 인생이여.. 인간이여... 나여.....
그래, 나도 양심이 있지. 이번 달엔 그만 사자. 진짜루. 다음달 월급날 까지만 버텨보는 거야. 그렇게 되면 아마도 정작 구매할 때는 다른 책들을 넣게 되지 않을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며칠전 점심에는 외국에서 온 친구를 만났다. 친구는 매년 오는 건 아니지만 올 때마다 반드시 나를 만나고 간다. 이번에도 만날 약속을 잡으면서 우리 사이 참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2,3년만에 한 번씩 만나는데도 유지되는 사이라니. 너무 신기하고 너무 좋다. 평소에 살갑게 매일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인 것도 아닌데, 친구는 한국에 올 때면 어떻게든 날 만날 짬을 내고 만나고 간다. 신기하고 감사한 일.
친구는 항상 올 때면 나를 위해 와인 한 병을 사와 선물로 주곤 한다. 이번에도 그랬다.
이 와인은 워싱턴에서 만든건데, 친구가 이렇게 나를 위해 와인을 먼 데에서부터 가져와 주고나면 나는 또 나만의 61년산 슈발블랑으로 만들어버려서 잘 보관해두었다가 특별한 순간에 마시곤 한다. 이번에 친구가 주면서 다른 사람들하고 나눠먹으라고 했는데, 싫어 혼자 먹을거야!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욕심이 똥구멍까지 차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신간!
친구는 한국에 와서 날 만나면 주겠다고 이걸 사고 가방을 싸는데 마침 내가 새로 산 책들이라고 인스타그램에 올린 책탑 중에 이 책이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고 했다. 날 주려고 산거라 그럼에도 가지고 왔다면서 본인이 준 책을 읽고 내가 산 책은 다른 사람에게 선물로 주라고 해서 알겠다고 했고 나는 다른 친구에게 내가 샀던 책을 선물로 주었다.
이 책을 사고 인스타에 올렸을 때, 다른 친구 한 명도 '그건 내가 사주기로 했잖아!' 라고 말했던 터다. 아뿔싸. 내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신간 사고 싶은 욕망에 너무 빨리 사버려서, 사주고 싶어했던 친구가 했던 말도 잊고 또 사주고 싶어했던 친구가 두 권 가진 나를 보게 되었네. 내가 좋아할 거라는 거 알고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을 사주고 싶어하는 그 마음은 정말이지 고맙고 다정하다. 새삼 나는 어떤 삶을 살고있나 돌이켜보게 되었다. 사람이 얼마나 잘 살면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이 나왓을 때 사주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주변에 두냐. 인생 무엇. 진짜 내 인생 찬란하기 그지없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얘기했는데 친구는 집 주인이 되었다고 얘기해주었다. 후훗. 얼마전에도 집주인이 된 다른 친구들이 있는데, 사람들, 내 주변에 있으면 다 집을 사는 구나. 집을 사고 집주인이 되는 기운이 나로부터 뻗쳐나가. 집을 사고 싶다면 내 주변에 있으면 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점심은 시래기 된장국 먹을거다. 움화화핫.
이것도 살것이다..
2단이 나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