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점심 시간 됐으면 좋겠다. 매콤 팟타이 먹고 싶은데 아직 아침 아홉시라니..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찢어질 것 같아... ㅠㅠ

시간은 가끔 너무 제멋대로 흐르는 경향이 있어서, 잡고 싶을 때는 훌쩍 달아나고, 빨리 갔으면 싶을 때는 가지를 않아... 점심 시간 빨리 오게 해주세요, 간절히 기도합니다. 흙 ㅠㅠ



책을 샀다. 친구들이 출간 축하한다며 알라딘 상품권 10만원을 줘서, 아, 너무 부자된 느낌, 행복행복하다, 하면서 쓰지는 않고 쳐다보기만 했었다. 그냥 나의계정 들어가서 상품권 금액보면 눈이 막 하트가 되어가지고 모든 걱정을 잊을 수 있었는데, 히잉, 오늘 써버렸다. 꼭 사고 싶은 책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은 나로 놓고 보자면 아무리 좋은 리뷰가 많아도 그다지 관심가지 않는 책인데, 이것이 나무와 식물과 뭐 그런 이야기라고 하니, 여동생 생각이 너무 나는 것이다! 내 여동생은 수학교사 자격증과 생물교사 자격증이 있다. 나랑은 완전히 다르게, 한 부모에서 났지만 이과적으로 발달발달 초발달 해가지고, 어떻게 나는 하나도 못하는 생물 그리고 수학을 동시에 전공할 수가 있냐... 대단하다...어쨌든 이 책을 보니까 여동생이 너무 좋아할 것 같은 거다. 그래도 그냥 보내 놓으면 내가 좀 답답할 것 같아서 일단 주문해 받아보고 내가 휘리릭 넘겨본 다음에 동생에게 줘야겠다. 좋으면 새로 사서 보내고 나는 뭔말인지 모르겠으면 내가 훑어본 걸 주면 되겠다. 아아, 뭔가 동생이 좋아할 만한 책일 것 같아서 내가 몹시 흥분된다!



내가 백수였을 때 여동생의 대학강의를 같이 들으러 간 적이 있다. 쉽게 말하면 도강이었던건데(응?), 내가 백수라 딩가딩가 놀고 있노라니, 언니 내 전공 수업 같이 들으러 가서 필기좀 해줘, 했던 거다. 책은 원서였고 교수가 설명하는 걸 필기를 하다보면 설명을 놓치기 쉽다는 것. 자신은 설명을 듣고 이해를 할테니 언니는 옆에서 필기를 해달라는 거였다. 그래서 나는 그래, 하고 따라가 강의를 들으며 진짜 미친듯이 필기를 했다. 그렇지만 무슨 말인지는 하나도 모르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숫제 그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동생은 줄기세포 연구가 왜 중요한지 황우석 박사 사건 때 내게 설명해준 적이 있었다. 뉴스에서 연신 소식을 들었지만 나는 뭔가 계속 ???????????????????? 한 상태였는데, 여동생이 차근차근 설명을 해준 거다. 나는 크게 감동해서 '아, 그게 그렇게나 중요한 거구나' 하고서는 뭔가 신세계가 열린 것 같았는데, 다음날 회사에 출근해서 다른 직원들을 모아놓고 너네들도 잘 모르겠지? 자, 내가 설명해줄게, 하고 입을 열었지만...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거 중요한데, 이거 엄청 중요한 연구인데.....나 어제는 듣고 이해했는데, 왜 누군가에게 말해주려고 했더니 기억이 1도 안나지???????? 그래서 그냥 직원들 앞에서 엄청 중요한 거라는 말만 여러차례 반복했다. 인생....Orz



아무튼 그래서 내가 여동생을 위해 책을 주문했다, 이 말이다. 우하하하하. 너무 생색내고 싶어서 아직 주문도 하기 전인 이른 아침에 여동생에게 톡을 보냈더랬다. 너에게 주고 싶은 책이 있어 내가 사줄게~ 하고. ㅋㅋㅋㅋ 생색쟁이 ㅋㅋㅋㅋㅋ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초등학교 시절 엄마가 사주셨던 책 100권 중에 한 권이었다. 그때 되게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고, 옆집에 사는 아이네 집에서 또 만화책으로 보기도 해서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으므로, 어른이 되어 다시 읽어볼 생각은 하질 않았더랬다. 그런데 며칠전에 읽은 책,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 소녀》에 이 책이 언급된걸 보니 너무 읽고싶어지는 거다. 아아, 어른이 되어 다시 읽는 몬테크리스토는 도대체 어떤 맛일까? 게다가 이렇게나 양이 많은 책인데 내가 어릴 때 읽었던 책은 어째서 한 권 이었지...??



주인공이 크게 감흥한 책은 몬테크리스토 보다는 《장 크리스토프》였다. 그래서 내가 이 책을 읽어볼까, 저 책을 읽어볼까 엄청 고민하다가, 오늘 주문에는 몬테크리스토 백작 1권만을 넣었다. 다섯 권 다 넣으면 비싸.. -0- 금액이 커져 -0-


















얼마전에 카드리뷰를 보고 《미스터 하이든》을 장바구니에 넣어뒀는데, 사람들 리뷰를 좀 읽어볼라고 하니, 리뷰가 엄청 많은데 구매자 리뷰는 한 건인가 밖에 없는거다. 왜죠? 왜 때문이죠? 어째서 그렇죠? 그리고 무슨 사연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미 나온 책이고 사람들이 리뷰도 썼는데 다시 예약판매가 걸려있다. 왜죠? 그래서 장바구니에 넣어뒀지만 이번 주문에선 빠졌다.



















사실, 매번 장바구니에 넣었다가 매번 빠지는 책이 있다. 그 책은 바로 이것.
















이 책은 정가가 29,000원이고 인터넷서점 구매가도 29,000원이다. 페이지수는 300페이지인데, 페이지에 비해 금액이 엄청 커서, 왜일까.. 생각만하고 주문하지 못하면서 중고알림등록을 신청해두었었다. 그런데 이거 등록한 지 1년도 넘었는데 한 번도 중고알림등록 메세지가 온 적이 없다. 이 책에 대해서는. 그렇지만 너무도 읽어보고 싶고 궁금한 나는, 새 책으로 사자, 새 책으로 사서 읽자, 라고 결심하고 매번 지를 때마다 장바구니에 넣는데, 결제하기 전에 계속 뺀다. 제기랄 ㅋㅋㅋㅋㅋㅋ 아니, 다른 책 두 권 살 돈으로 이거 한 권 사야되니까, 너무 읽고 싶어도 자꾸 뒤로 밀려. 그래서 이번엔 친구들이 상품권도 줬겠다, 그걸로 이걸 사자!! 큰 맘 먹고 다시 넣었지만..다시 뺐다. -0-


언젠가 이 책과 내가 만날 날이 올까?????




마지막으로 오늘 지른 다른 책으로는 이런 것들이 있다.



















《첫사랑은 블루》라는 책을 보니, 자연스레 몇 해전에 읽었던 《앰 아이 블루?》가 떠오른다. 검색해보니 2005년의 책이고, 품절로 뜨는구나... 아, 세월.....



















아, 진짜 마지막으로, 내 책이 알라딘 블로거 베스트셀러 종합1위에 놓여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약간 조마조마한 마음이 되어서, 아아, 언제까지 1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싶다. 몇 해전에 첫 책은 꽤 오랜 시간 1위였고, 내 밑으로 김연수 있고 뭐 그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은 시절이었지, 찬란한 시절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라딘이니까 가능했지, 다른 데서는 듣보잡인데 어떻게 김연수를 이기겠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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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7-04-18 1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몬테크리스토백작이 5권이었군요... 예전에 읽었던 청소년판들은 전부 한권이었는데...
명작들을 제대로 다 읽어내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니까요... 으흑.
그라너잔 락방님 책 좋아요! 조금씩 읽고 있답니다^^

다락방 2017-04-18 10:53   좋아요 0 | URL
저도 저게 다섯권이나 될 줄은 몰랐지 뭡니까. 일단 1권을 주문하긴 했는데, 저 다섯권을 대체 언제 다 읽을까요... 레미제라블도 다섯권 이었잖아요. 그거 엄청 재미있게 푹 빠져서 읽었는데, 몬테 크리스토백작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아아, 읽을 책은 너무나 많네요..

아이코, 좋다고 말씀해주시니 고맙습니다. ㅠㅠ 훌쩍 ㅠㅠ

비공개 2017-04-18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진짜 베스트셀러 작가님이시네욧!!
북토크 한번 해주세요~ 책에 사인받고 싶어요 ㅎㅎ

비연 2017-04-18 16:10   좋아요 0 | URL
아. 북토크. 넘 좋은 제안 같아요. 야나문 같은 곳에서 북토크 추진.. 이러면 좋을텐데! ^^

다락방 2017-04-18 17:56   좋아요 0 | URL
저자가 몹시 수줍음을 많이 타는 관계로 그건 곤란하다고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공개 2017-04-19 16:50   좋아요 0 | URL
아 아쉬워요... ㅎㅎ 사인받을려고 책도 샀는데...는 아니지만서두 ㅋㅋㅋ

다락방 2017-04-19 16:59   좋아요 0 | URL
우앙 책 구매 감사드리고요 ㅋㅋㅋㅋㅋ 너무 감사드리는데 ㅋㅋㅋㅋㅋㅋ 재미있게 읽으셨으면 좋겠네요. 우아.. 떨려요.. ㅋㅋㅋㅋㅋ

마태우스 2017-04-18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로거베스트1위에오래머무시길 빕니다 몬테크리스트는 제가 축약본의폐해얘기하면서 늘 예로드는책입다 좋은친구들 두셨네요 전조은친구가아니라서 흑

다락방 2017-04-19 08:48   좋아요 0 | URL
마태우스님은 이미 알고 계셨군요, 몬테크리스토 에 대해서 말입니다. 저도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그리고 마태우스님은 이미 저의 좋은 친구이십니다. 그 점을 잊지마세요! >.<

그렇게혜윰 2017-04-19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책 샀어요....제목이 뭐더라?.... 잘 지내나요????ㅋㅋㅋ

다락방 2017-04-19 12:1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 구매 감사드리고요. 네, 잘 지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혜윰님도 잘 지내시지요?
 

하아-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한숨부터 난다.

재미가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이 책은 사랑 이야기인데, 여자가 침대에 몇 개월째 누워있기만 하는 '혼수상태'인 거다. 여자는 청각만 살아있는데, 여자가 입원해있는 병실에 한 남자가 잘못 찾아들면서 이들의 관계가 시작된다. 여자에게서는 쟈스민 향기가 나고, 남자는 그 향기를 좋아한다. 이들이 아마도 사랑을 시작하게 될 것 같은데, 대체 이 이야기는 어디로 진행될 것인가. 혼수상태의 여자와 사랑이 '시작'된다면, 그 찬란하고 아름다운 시작에 일단, 일상을 공유하는 게 힘들지 않겠는가. 희망적이 될지(그러니까 여자가 기적적으로 깨어난다든가!), 절망적이 될지 모를 이 이야기를 내가 읽어도 좋을까. 나는 온갖 소설과 영화에서 '사랑을 이루지 못한' 가슴아픈 등장인물에게 크게 이입하는 경향이 있는데, 아, 이걸 내가 .. 감당할 수 있을까.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린다. 도대체 혼수상태에 빠진 여자와 시작되는 사랑은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해서 읽고 싶은데, 그런데 슬프고 안타까울까봐 시작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기도 하다. 







오늘 아침 통화에서 망고남은 <라디오 스타>라는 프로그램에 '오상진' 아나운서가 나온 얘기를 했다. 처음에 그가 자신의 애인을 처음 만나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귀게 됐다, 그런 뉘앙스의 얘기였다. 그러자 프로그램 엠씨가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은 무어냐', '곧 결혼할 여친에게 빌려준 책이 무어냐' (이것이 정확한 질문이었다고 합니다) 물었고, 오상진은 이 책을 얘기했단다. 그런데 그 뒤에 엠씨들이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는 거였다. 아무도 이 책을 알지 못했던 것. 이 얘기를 망고남이 왜 내게 했냐면, 나는 당연히 이 책을 알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책을 많이 읽고 게다가 소설을 좋아하니까, 이 책을 당연히 얘는 알거야, 하는 생각으로 내게 했던 거다. 그러니까 그가 생각하는 적절한 반응, 또 내가 했으면 좋았을 반응은, 


"오, 나 그 책 알지. (혹은 읽었지). 그거 중국 작가가 쓴 소설이야" 였던건데, 


어디 사람의 일이 그렇게 생각대로 진행되어 지던가. 나는 '너는 (당연히) 알지?' 라는 그의 물음에 '나 모르는데?' 했다. 게다가 한 술 더 떠, '제목이 힐링서 느낌이네' 했던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는 '힐링서는 아닌 것 같던데?' 했고, 부랴부랴 내가 검색을 해보니, 소설이더라.





아...자존심 상해. 내가 이 세상의 모든 소설을 다 알 순 없지만, 당연히 그럴 순 없지만, 그래도 이 부분에서 아는 척을 똭- 해줬다면 완전 멋졌을텐데...몰라서 자존심 상해. 시무룩.... 그래서 일단 보관함에 넣어두었다. 그에게 나는 자기 주변에서 책을 가장 많이 읽는 사람인데, 아아, 몰랐어, 이 책 존재도 몰랐어, 아아아아아, 자존심 상해. 부르르- 세상의 모든 소설을 죄다 읽어내고 싶다!!!! 으르렁-



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






어제 북플 친구가 이 책을 올리고 리뷰 쓴 걸 봤는데 급 호기심이 생겼다. 애정씬의 수위가 높다던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또 그런 걸 좋아하니까? 그런데 이 책의 소개를 보면, '불륜 로맨스'라고 되어 있더라. 어? 불륜 로맨스? .... 불륜 로맨스 라는 게 성립될 수 있는 단어인가? 자기들은 그것을 사랑이라고 하면 로맨스고, 누군가의 법적 배우자라면 불륜 이니까, 불륜 로맨스...라는 게 없을 순 없고, 있겠지만, 불륜 로맨스? 흐음. 따지고 보면 레오와 에미도 불륜이었고, 안나 카레니나도 브론스키와 불륜이었지만... 

이 책은 불륜 로맨스를 낭만적으로 그린 걸까????????? 뭔가 정체를 확인하고 싶어진다. 

라기 보다는 사실 야한 걸 읽어보고 싶다.....










벌써 4월 중순인데, 이번 해에 아직 비염에 시달리지 않고 있다. 어어? 비염 올 때가 지난 것 같은데? 혹시... 프로폴리스를 먹어서 내가 괜찮은건가? 


비염에 프로폴리스가 좋다는 말을 아주 많이 들었고, 아이허브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후기를 보기도 했다. 그래서 잠깐 먹었었는데 내겐 큰 효과가 없이 비염은 잘만 찾아오는 것 같았던 거다. 그래서 잠깐 먹다 말았는데, 나이 들면서 뭔가 몸을 위해 비타민을 챙겨먹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런 과정에서 면역력에 좋다는 프로폴리스를 다시 먹어보자 생각하게 됐던 거다. 그래서 비염이 찾아오기도 훨씬 전부터, 한 3-4개월 된 것 같은데, 거의 매일 빠뜨리지 않고, 한 알씩 먹다가, 지금은 두 알씩 먹고 있다. 그런데 정말 비염이 안오는 거다. 아직 올 때가 아닌건가? 아니면 나 진짜 효과보고 비염 피해가고 있는건가? 궁금해진 나는, 내가 인터넷에 쓴 글들을 검색해봤다.


비염을 앓을 때마다 고통스럽다, 괴롭다, 때가 됐다 등등 글을 썼던 기억이 있던 터라, 알라딘이며 여기저기 내가 써둔 글들에 '비염'을 검색어로 넣고 검색했더니, 오오, 아니나다를까, 결과가 나왔는데, 봄에 내가 앓았던 때는 3월 이었어! 3월 초에 늘 비염을 앓는다고 써놨던 거다. 그런데 지금은 4월 중순이야. 꺅 >.< 나는 프로폴리스의 효과를 보고 있는 거야!! 아아, 기록은 이렇게나 의미가 있어. 이렇게나 중요하다. 아아, 기록하는 나를 나 자신이 사랑합니다 ㅠㅠㅠㅠㅠ


내가 아이허브에서 주문하는 프로폴리스는 이것. 후기를 보니, 모든 염증에 좋다고 한다. 비염을 앓는 여러분 참고하세요.






(hellas 님 보시라고 추가한 사진입니다!)





아침에 동료 직원이 커피를 내렸는데, 커피향을 맡고 기분이 좀 좋아진다. 나는 정말이지 좋은 냄새로 기분이 금방 나아지는 성향이 있는데, 나같은 사람들이 나 말고도 많이 있을 것이다. 어제는 길을 걷다 바람이 부는데 내게서 좋은 향이 나는 거다. 내가 내 귀 뒤에 뿌린 향수 냄새가 내 코끝으로 와서, 또 너무 좋았다! 좋은 냄새는 진짜 너무 기분 좋게해! 커피 향을 맡고 기분이 좋아서 동료에게, 이 커피 냄새 맡으니 기분이 너무 좋아, 너도 좋으니? 물으니, 자기는 냄새 잘 못맡는다는 거다. 냄새 나는지 잘 모르겠다고. 아아, 그러나 나는 냄새를 잘 맡는다. 지독하게 잘맡어... 어디에서 보니까 냄새를 잘 맡는 사람이 식탐이 있다던데, 저로 들자면, 그 말은 사실이고요...



이 얘길 한 적이 있나 모르겠는데, 고등학교 1학년 때 친구의 집에 놀러간 적이 있다. 둘다 교복을 입고 있었고 친구의 집이 꽤 높은 층이어서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탔다. 거기엔 친구와 나 말고도 다른 아저씨 한 분이 타셨는데, 엘리베이터 안에서 음식 냄새가 나는 거다. 친구는 '떡볶이 냄새'가 난다고 했는데, 나는 '으음, 이건 떡볶이가 아니라 양념통닭 냄새인데?' 했고, 우리의 이런 대화를 옆에서 가만히 듣고 계시던 아저씨가 나에게 '학생 코가 귀신이네, 내가 양념통달 가져가고 있어' 이러면서, 양념통닭이 든 봉투를 들어 보이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랑 나랑 빵터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아저씨가 배달을 가고 계셨던 건지, 포장해 사가지고 가는건지 모르겠지만, 정말 양념통닭이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도 이런 내가 싫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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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한엄마 2017-04-11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저도 하이랜더에 푹-빠졌습니다.
(불륜이지만 불륜아닌 로맨스입니다.무엇보다 여성이 연상에 리드하는게 완전 제 취향)

오상진은 저기 가서도 그 책 얘기를 했군요.
아무래도 읽은 책이 저 책 밖에 없는건지..ㅠㅠ
제가 비밀독서단 팬이라 빠지지 않고 봤는데 빠지지 않고 저 책 얘길 했어요.ㅎ

다락방 2017-04-11 09:59   좋아요 0 | URL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면 오상진은 저 책만 읽은 겁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웃기네요 ㅋㅋㅋㅋㅋㅋ 여기서도 저기서도 저 책 얘기만 했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빵터졌어요.

그나저나 불륜이지만 불륜아닌 로맨스는..뭘까요? 하이랜더 검색해봐야겠어요. 음, 근데 혹시 [아웃랜더]를 잘못 표기하신 거 아닌가요??? (아웃랜더라면 저도 읽었고, 여자가 연상이며, 불륜 아닌 불륜 로맨스가 설명되지요.)

책한엄마 2017-04-11 10:42   좋아요 0 | URL
아웃랜더 맞아요!!
거기 지역이 혹시 하이랜드(?)였을까요?ㅠㅜ

다락방 2017-04-11 10:53   좋아요 1 | URL
하하하하하. 아웃랜더가 맞았군요!
그런데 지역에 하이랜드가 나오는지는 저도 기억이 가물가물하고요...

하이랜더 라면 ‘크리스토퍼 램버트‘ 주연의 영화 시리즈가 있어요. 어쩌면 그 영화 시리즈 때문에 헷갈린 걸수도 있을 것 같아요, 꿀꿀이님.
아웃랜더 재미있죠! 연하의 스윗한 남자 제이미!
저는 그 책에서 제이미가 클레어에게 대체 종아리에 난 털을 왜 미냐고 놀라며 묻던 장면이 인상 깊어요. 후훗.
(그리고 오럴섹스 장면과....)

singri 2017-04-11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오상진 펑펑 우는거만 봤는데 책얘기도 했군요 ㅋㅋ

다락방 2017-04-11 10:00   좋아요 0 | URL
네, 책 얘기도 했는가 봅니다. 저도 인터넷에 올려진 우는 영상만 봤는데 말입니다 ㅎㅎ

2017-04-11 1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7-04-11 10:12   좋아요 0 | URL
오오,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방금 수정했어요. 제가 통화하고난 걸 옮긴 거라 이런 부정확함이 ㅋㅋㅋㅋㅋ 고마워요!

그나저나 비밀글 님도 모르는 책이었군요. 나만 모르는 게 아니었어!!!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씐난다!!!!!!

단발머리 2017-04-11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너무 웃겨요. 저, 오상진 아나운서 좋아합니다.
인물 보고 좋아했지만, 그 날 방송에서 이탈리아 요리 2년 배웠다고, 한식 뭐, 또 중식이라고 했던가,
아무튼 요리 잘 한다고.....아내를 위해 요리할 거라고, 하는데....
와.... 세상은 이렇게 쏠려서 가는 건가. 멋진 남자가 이탈리아 요리 해 준다면, 그녀의 세상은 어떠할 것인가.
막 부럽기도 하고, 예비 신랑신부의 하트뿅뿅이 전해져서 또 부럽기도 했습니다.

근데, 위에 꿀꿀이님 댓글보고 에잇!!!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정말 다른 프로에서도 이 책 이야기 했단 말이예요? 그럼 두 가지 중 하나인데....
읽은 책이 그거 하나이거나, 그 책이 완전완전 좋은 책이거나....
뭘까요, 진실은?!?

다락방 2017-04-11 10:21   좋아요 0 | URL
저도 그 요리 배웠다고 한 영상 봤거든요. 우앙 멋지다 좋다 했어요. 자기가 요리한 거 맛있게 먹어주는 거 보는 거 좋다고 하잖아요. 아아, 잘생기고 똑똑하고 스윗해... 역시 가진 자가 다 가졌는가...라는 생각을 했답니다. 게다가 오늘 알았는데 책도 많이 읽는다잖아요? 아아, 멋진 남자가 멋진 걸 다 하는 것 같아요. 여자친구 온 거 알고 계속 쳐다보는 것도 너무 예쁘더라고요. ㅋㅋㅋㅋㅋ 멋져요! ♡ 예뻐요 ♡ 역시 하트뿅뿅이 좋아요. 히잉~

그래도 오상진인데... 읽은 책이 그거 하나여서라기 보다는, 그 책이 완전완전 좋은 책이어서가...아닐까요? 제가 읽어보고 판단하기 위해 일단 보관함에 넣어두었습니다. 불끈! ㅎㅎㅎㅎㅎ

비연 2017-04-11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아 아 사람아> ... 좋은 책이에요. 오상진이 이 책을 애인에게 주었다니 좀 의외라는 생각이. 꽤 오래된 책이라.
이 책 저자는... 넘 빨리 세상을 떠났죠. 이 책을 생각하면서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이 책, 추천합니다, 저도.

다락방 2017-04-11 10:33   좋아요 0 | URL
오, 그렇군요! 안그래도 읽어봐야지 싶어서 보관함에 넣어두었거든요. 오상진이 저렇게 여자친구에게도 추천했던 건, 저 책이 좋아서였군요! 저도 꼭 읽어보겠습니다!

2017-04-11 1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11 1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11 17: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11 1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조기후 2017-04-11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상진에 대해 기억나는 게 하나 있는데, 아주 옛날에 무슨 프로그램에서 오상진 집을 찾아갔는데 오피스텔 창문에 온통 신문지를 붙여놓은 거예요. 엠씨들이 보고 놀라서 창문에 왜 저렇게 신문지를 붙여놨냐니까 햇빛이 너무 들어와서요. 라고 덤덤하게 말하는 거 보고 빵 터졌었네요. 그러니까 햇빛을 가리려면 블라인드나 커튼을 달지 왜 신문지를... 그 때 그랬던 사람이 막 인테리어에 관심도 많고 이탈리안 요리도 2년이나 배우고 그런 얘기하니까 생소하더라고요. 긴 세월동안 충분히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그 때 그 신문지는 너무도 충격적이었어서ㅎㅎㅎ

다락방 2017-04-11 11:26   좋아요 0 | URL
아니, 창문에 신문지라니 ㅋㅋㅋㅋㅋ 그런 사람이 2년이나 요리를 배운 스윗한 사람이 되었군요! 으음, 연애 혹은 사랑의 힘이 그렇게 변화시킨 걸까요? ㅎㅎㅎㅎㅎ 뭔가 사람들이 자신이 기억하는 오상진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씩 해주는 거 너무 재미있네요. 그리고 그것들이 다 저마다 좋은(?) 얘기들이어서 좋으네요. 역시 사람은 어디에서나 바르게 살아야 하는것인가 봐요. ㅋㅋㅋㅋㅋ

hellas 2017-04-11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비염 프로폴리스 저두 살까봐요. 리뷰 잘읽다 프로폴리스에 딱 꼿혀서 다른건 잊었.....ㅋㅋㅋㅋ;ㅂ; 그런데 캡슐 크기가 얼마나 되나요. 그거 중요한 문제라:)

다락방 2017-04-11 17:51   좋아요 1 | URL
헬라스님 보시라고 캡슐 크기 사진 찍어 추가했어요. 참고하세요. 보통 약국에서 파는 캡슐약 사이즈랑 같아요. 무먼스 타이레놀 한 알 보다 약간 길어요. 아주 약간요.

hellas 2017-04-11 17:53   좋아요 0 | URL
우왕 다정하신 분;););) 저도 주문할거에요 오늘 아침에도 한시간넘게 훌쩍거리다 눈이 팅팅붓고...(이하생략) 먹을수 있는 사이즈네요>_<

다락방 2017-04-11 17:55   좋아요 1 | URL
네 저도 비염 되게 심하게 앓는 사람인데요 ㅠㅠ 이게 비염이 오면 꼭 눈까지 같이 힘들어져서 ㅠㅠ 안과까지 가야하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이번 봄에 앓지 않았어요!!

혹시 피씨로 이 글을 보신다면 링크도 되어 있으니 들어가서 다른 분들 후기도 한 번 살펴보고 구매하세요!!

hellas 2017-04-14 16:26   좋아요 0 | URL
아이허브 대박입니다. 집에 오니 택배와있네요. 오늘도 비염의 날이라 알러지 약 대신 얼른 까먹었어요. 좋은 효과 기대중이예요>_<

다락방 2017-04-14 16:30   좋아요 1 | URL
저는 비염 오기 몇 개월전부터 미리 먹었거든요. 그래서 지금 4월 중순인데도 이번 해를 무사히 넘기고 있습니다. hellas 님께도 부디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간절)

hellas 2017-04-14 16:34   좋아요 0 | URL
진짜 데일리 필의 갯수는 점점 늘고;ㅂ; 비타민디. 유산균 효과는 톡톡히 보고있어요. 이렇게 약쟁이가 되어가는거겠죠. ㅡㅡ

다락방 2017-04-14 16:42   좋아요 0 | URL
저도 한 3주전부터인가, 유산균 먹기 시작했어요. 한알씩 먹는건데, 질염과 요도 방광에 다 좋은 거라고 해서요. 그래서 먹고 있어요. 종합비타민, 프로폴리스, 유산균...을 저는 매일 챙겨먹고 있네요. 저는 제가 나이 들어도 이런 거 챙겨먹을 줄은 진짜 몰랐어요. 하아-

hellas 2017-04-14 17:36   좋아요 0 | URL
특별한 질환이 있는게 아니면 여성에겐 그런 조합이 제일 낫지 않나... 전 코엔자임류는 저혈압이라 못먹고 오메가류는 비린내때문에 못먹으니 이제 저에겐 최대치 먹고 있는거 같아요.

유부만두 2017-04-12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어제 동네 카페에서 남편을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그 카페가 가정집이랑 붙어있어서 그런지 사장님 친구분들 계모임 중인 것 같았어요. 음식냄새가 커피향을 누르는 거죠. 남편을 만나고 5분쯤 있다 나왔는데 남편왈 ˝아까 그 카페 이상해. 왜 짜장면 냄새가 나냐?˝ 나왈˝응? 난 김치찌개 냄새인줄?˝ ...이러고 있었습니다. 짜장면 냄새랑 김치찌개 냄새랑은 아주 다른거 아닌가요? 다시 가서 물어볼 수도 없고....다음엔 거기 같이 가요, 다락방님. 음식냄새나는 카페로. ㅎㅎㅎㅎ

다락방 2017-04-12 09:27   좋아요 0 | URL
아니, 짜장면 냄새랑 김치찌개 냄새는 아주 다르죠!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전혀 다른 냄새를 맡는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배고픈데...오늘 점심은 짜장면 먹을까... 생각하게 되네요. 어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전 저의 식탐이 싫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웽스북스 2017-04-12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좋아했었습니다. 저책 ㅋㅋㅋ 20대때요. ㅎㅎㅎ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어요.

다락방 2017-04-12 09:41   좋아요 0 | URL
크- 저는 존재 자체를 몰랐던 책을 웽님은 20대때 좋아했군요! 역시 멋있어! 지적이야!! ♡.♡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리모컨으로 방의 불을 켜고 또 그 리모컨으로 라디오를 켠다. 그래서인지 그 날 아침의 노래가 하루종일 흥얼거리는 노래가 될 확률이 높다. 오늘은 아침에 이 노래를 들었다. 여섯시도 되기 전에. 머리를 감고 내 방으로 돌아왔는데 이 노래의 한구절이 나오고 있었다.


'바랄 수 없는 걸 바라도 된다면'


갑자기 또 훅- 꽂혀가지고 라디오의 볼륨을 잠깐 낮추고 가만, 이 노래를 스맛폰에서 찾아 처음부터 재생시킨다. 사실, 저 가사도 가사지만 '바라도 된다면'을 '바래도 된다면'으로 발음하지 않고 '바라도 된다면'으로 발음한 것이 무척 인상깊다. '바라도'가 맞는 표현인데, 아주 많은 사람들이(과거의 나를 포함해서) '바래'로 발음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박효신은 '바라'로 발음한다. 

그러고보면 나는 어떤 발음들에 꽤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그것은 정해진 단어라기 보다는 '누군가'가 말하는 '어떤 특정한' 단어일 때가 많은데, 아마도 그 사람의 목소리와 단어가 일으키는 화학작용 같은 게 아닐까 싶다. 캐서린 맥피가 자신의 노래 <over it>에서 pick up the phone 을 발음할 때가 진짜 자지러지게 좋았고(따라해보지만 잘 되지 않았다), 일전에 좋아했던 남자가 'journey'를 발음했던 순간이 잊혀지질 않는다. 달이 환하게 비추던 밤이었다. 나는 그 날 혼자 공원 벤치에 앉아 울었더랬지.

pick up the phone
journey
그리고 이젠 '바라도 된다면' 을 추가한다.




그렇게 발음에 대한 생각을 잠깐 하고, 이 한 곡을 다 듣고 다시 라디오를 켜고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를 듣고, 출근 준비를 마치고 출근을 한다.
그리고 출근하는 길에 또 출근 후 사무실에 다른 사람들이 오기전까지, 이 노래를 내내 듣는다.


오늘 하루 쉴 숨이 
오늘 하루 쉴 곳이
오늘만큼 이렇게 또 한번 살아가

침대 밑에 놓아둔
지난 밤에 꾼 꿈이
지친 맘을 덮으며 
눈을 감는다 괜찮아 

남들과는 조금은 다른 모양 속에
나 홀로 잠들어 
다시 오는 아침에 
눈을 뜨면 웃고프다 

오늘 같은 밤 
이대로 머물러도 될 꿈이라면 
바랄 수 없는걸 바라도 된다면 
두렵지 않다면 너처럼 

오늘 같은 날 
마른 줄 알았던 
오래된 눈물이 흐르면 
잠들지 않는 내 작은 가슴이 
숨을 쉰다 

끝도 없이 먼 하늘 
날아가는 새처럼
뒤돌아 보지 않을래 
이 길 너머 어딘가 봄이 
힘없이 멈춰있던
세상에 비가 내리고
다시 자라난 오늘
그 하루를 살아

오늘 같은 밤
이대로 머물러도 될 꿈이라면
바랄 수 없는걸 바라도 된다면
두렵지 않다면 너처럼

오늘 같은 날
마른 줄 알았던 
오래된 눈물이 흐르면
잠들지 않는 
이 어린 가슴이 숨을 쉰다
고단했던 내 하루가 
숨을 쉰다














많은 욕심들을 내처 적으려다,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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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올해의 노래













작년 한 해, FRANCES 의 <Don't worry about me>를 엄청나게 많이 들었다. 작년 나의 테마송이었다. 먼댓글 링크를 타고 들어가보면 나는 이 노래를 2016년의 노래라고 정하기도 했더랬다. 그 당시에 이 노래가 실린 앨범을 살려고 했는데 이 가수의 앨범은 싱글로만 나와있더라. 그런 참에 오빠로부터 이 앨범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이 노래를 알려주기도 한 오빠는 이 앨범이 나왔다는 소식도 알려줬다. 역시 잘 알고지내는 오빠 하나, 열 애인 안부럽다...(응?)


오늘 마침 외근할 일도 있어 버스를 타고 가면서 그리고 걸으면서 이 앨범을 랜덤으로 들었다. 아, 역시 이 가수의 음성은 진짜 좋다. 너무 좋아 ㅠㅠ 그리고 노래도 좋다 ㅠㅠㅠ 아직 다 듣지도 않았지만 ㅠㅠㅠ 진짜 반해버려가지고 ㅠㅠㅠ 나는 알라딘에 접속해 얼른 이 앨범을 구매했고, 3월31일날 출고될 거라는 메세지에 초조해하며 방금 음원 결제도 마쳤다. 아, 좋은 음악이란 얼마나 좋은 것인가. 예술은 위대해서, 좋은 앨범 한 장이라면 스무명의 애인 안부럽다. 다 필요없어...



오늘 환한 오전에 버스안에서 그리고 걸으면서 이 앨범을 듣는데,



아, 오늘이 그날이었다면, 나는 이 앨범을 선택했을 거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자 혼자 웃음이 났다.






그러니까, 2007년 여름, 나는 한 젊은 여자를 만나기 위해 강남역으로 갔다. 알라딘을 통해 알게된 그녀와 나는 아주 간혹 이메일을 주고 받았더랬고, 그 당시 내가 가지고 있던 개인 홈페이지에도 소식을 전하던 터였다. 우리는 언젠가 순대국을 먹자 라고 약속한 적이 있었고, 그렇게 만날 날을 정했던 거였다. 


나는 그녀로부터 받은 느낌이 좋았고, 만나서 반가운 마음에, 그리고 앞으로 친근해지고 싶은 마음에, 그 당시에 한창 열심히 듣던 이 앨범을 선물로 주기 위해 가방에 넣어갔다. 퇴근 시간이 평소보다 조금 늦어졌고, 비가 내렸고, 나는 그렇게 먼저 와 나를 기다리고 있을 그녀에게로 가고 있었다.



그런데 강남역 약속장소에는 내가 생각하는 젊은 여자 대신 키가 큰 젊은 남자만 한 명 서있었다. 분명 내가 늦었고,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을텐데, 어째서 여자는 안보이고 남자만 보일까? 전화를 해봐야겠다...라고 하다가,



앗??????????????????????????????????????????




설마, 저 남자인 걸까?????????????????????????????????? 하고 멘붕이 온거다. 그러고보니 나는 한 번도 상대에게 '너 여자지?' 라고 물은 적이 없었고, 또한, '너 남자니?'를 물은 적도 없었다. 그냥 당연히, 너무도 당연하게 여자라고 생각한 거다. 나와 주고받는 말투에서 그냥..당연히 젊은 여자라고만 생각했지, 남자라는 생각은 1도 끼어들지 않았던 거다. 나는 당시 온라인으로 알게되는 남자를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것에 대한 편견이 있었고, 그래서 혼자 '그런식으로 남자사람을 만나지는 말자' 같은 나름의 결심을 하고 있었던 터라, 이 예상치 못한 일에 크게 당황했다. 아니야, 설마..저 남자일 리가 없어...나는 강남역 지하도로 쏙- 숨어들어, 간혹 나와 문자메세지를 주고받던 바로 그 번호로 전화를 했다. 그러자 상대가 받아 "여보세요" 하는데, 아아, 남자인 것이다!! Orz



나는 이거 본인 전화 맞냐고 물었고, 상대는 그렇다고 했다.



아아, 나는 여태 남자랑 메세지하고 남자랑 이메일하고 남자랑 홈페이지에서 놀고 있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오, 마이, 갓!!!



나는 고민했다. 어쩌지? 그냥 집에 갈까? 나는 남자 만날 거라고 생각하고 온 게 아닌데...아아, 도망가고 싶다...그렇지만..저 사람 우리 회사 근처까지 와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떻게 사람된 도리로써 그냥 보내지? 에라이, 만나자, 어차피 술 마시기로 했던 거니까, 술 마셔서 보내자, 그까짓 거...하고는 다시 지하철 역 바깥으로 나가 그 남자를 만났다.



가벼운 비가 내리고 있던 그날, 그 남자는 냉큼 내 우산 속으로 들어왔다. 함께 걷자고 했다. 우리는 그렇게 삼겹살집까지 함께 걸었고, 나는 내가 그를 여자로 생각하고 있었음에 대해 말했다. 그리고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마치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듯,



"다음에 저 또 만날거예요?"


라는 질문을 받게된다. 어므낫 깜짝이야. 나는...그러니까 어쨌든 이 자리를 얼른 파하고 집에 달려가고 싶었는데, 이것은 뭣이여......대놓고 눈앞에서 그 질문을 받게 된 나는, 네 그럴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라고 답했더랬다. 그러면서 챙겨온 나윤선의 시디는 주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상대가 '남자'이니만큼, 내 선물을 오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뭔가 이성에게 어필하기  위한 거로 생각하면 어떡하지, 하는 쓸데없는 걱정을 하면서, 준비한 시디는 그냥 들고 들어가자, 라고 생각했던 거다. 그렇게 우리는 1차를 파하고 2차로 자리를 옮겼는데,






그는 나에게 줄 선물을 준비했다며 이 앨범을 자신의 가방에서 꺼냈다. 아!! 이..이건 무슨 상황이지? 나는 도로 집에 가져가려고 했던 나윤선의 시디를 꺼내어 내밀었다. 사실은 나도 널 위해 준비했다, 하고서. 시디를 선물 받고 내가 어떻게 가만있나. 준비를 안해온 것도 아닌데. 그렇게 나는 그가 나를 위해 준비한 시디를 선물 받고, 나 역시 그(그녀..였지만)를 위해 준비한 시디를 선물 했다. 


그리고 그 2차 에서부터, 어쩌면 1차에서부터, 아니면 2차후 집에 돌아가던 길에서부터... 어디서 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날, 그 날의 어느 한 순간부터, 


그를 향한 나의 길고 긴 짝사랑이 시작됐다.




오늘 버스 안에서 FRANCES의 노래를 듣다가, 만약 그 날이 오늘이었다면, 나는 이 앨범을 준비했을 것이다, FRANCES 의 앨범은 가지고 가 선물했을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지난 한 해 내 아픔에 항상 같이해줬던, 내 아픔을 대신 부르짖어줬던 그 가수이잖은가. 내가 그녀의 노래를 듣다가 이불을 적신 적도 여러차례였지. 볕이 좋은 날 산을 오르면서 울기도 했어. 그때 마다 번번이 FRANCES 가 있었어.....그러니 이 앨범보다 더 적절한 앨범이 어디있단 말인가! 오늘이 그날이라면, 나는 이 앨범을 들고 그 자리에 나갈거야! 그러자 그 날의 기억이 미친듯이 몰려와 나를 웃음짓게 했다. 아아, 기억이여, 아아, 추억이여, 아아, 음악이여..........




그래서 나는 FRANCES 의 앨범을 시디로도 사고 음원으로도 샀다.


아, 그래서 저 남자랑 그 뒤엔 어떻게 됐냐고?






이렇게 됐었더랬다. (과거형임을 재차 강조한다)



나는 그 사람이 내게 남겨놓은 정액을 하루라도 더 품고 있기 위해 다음 날까지 샤워를 하지 않았다.

우리가 지금까지 몇 번이나 사랑을 나누었는지 헤아려보았다. 사랑을 할 때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이 우리 관계에 보태어진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동시에 쾌락의 행위와 몸짓이 더해지는 만큼 확실히 우리는 서로 조금씩 멀어져가고 있었다. 우리는 욕망이라는 자산을 서서히 탕진하고 있었다. 육체적인 강렬함 속에서 얻는 것은 시간의 질서 속에 사라져갔다. (p.17)





인생...


It must have been love

But it's over now.


모든 사랑은 잠재적으로 비탄의 이야기라고, 줄리언 반스 아저씨가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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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7-03-29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 오는 날, 강남역에서 우산을 들고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는 다락방님 모습이 막 그려지네요.
첫 만남이 짝사랑으로, 그리고 <단순한 열정>으로 이어지는게 너무 근사하고,
또.... 다락방님이 여자일거라 생각하고 약속장소에 나가서 남자를 만난 것도, 그러니까.
다락방님이 여자라고 추측한 것, 만나자고 이야기하고, 실제로 만나고, 그리고 남자라는 걸 알고나서,
같이 밥을 먹고, 2차를 가고, 그리고 다시 만나고 하는 그런 모든 일들, 사건들이...
그 모든 우연이, 사실은 우연이 아니었다, 라는 그런 생각이 드네요.

간만에 날이 화창한데, 저의 짝사랑도 생각나고요. 잘 지내나요? 내 사랑 ㅠㅠ

줄리언 반스의 이야기를 난... 항상 이렇게 말하죠.
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이다.
짝사랑.....

다락방 2017-03-29 11:27   좋아요 0 | URL
크- 단발머리님. 제 생각도 그래요.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사랑은 짝사랑 인것 같아요. 짝사랑은 이별 후에도 깔끔합니다. 고통은 나혼자만의 몫이죠. 짝사랑이 최고예요....

2007년 여름은 제게 아주 특별한 해, 특별한 계절이었어요. 워낙에 여름을 좋아했는데 여름을 더 좋아하게 만든, 그런 때였어요. 만나는 순간부터 너무 놀랐고 아직까지도 놀랍기만 해요. 오래전 일인데도 많은 순간, 많은 감정들이 아주 선명히 기억나요. 그러고보니 2007년 여름에도 우린 우산 하나로 걸었고, 2015년 여름에도 우린 우산 하나로 걸었네요. 꿈같은 시간들이었어요...


아아~ 오늘 밤에는 술이나 진탕 마셔야겠어요.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무해한모리군 2017-03-29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을 위해 저 cd를 준비한 남자야말로 다락방님께 사랑받을만 하군요 아!
음원을 나도 사야지.

다락방 2017-03-29 13:33   좋아요 0 | URL
예쁘죠! 나 주겠다고 시디를 준비해온 남자라니. 정말 예뻐요. 사랑받기에 충분합니다. 히힛.
사무실에 있기 때문에 음원을 사두고 들을 수 없는 저는 넘나 슬프답니다. 흑 ㅠㅠ

레와 2017-03-29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저 [집시 패션] 음반에 대한 다락방의 평도 궁금하오만. ^^

다락방 2017-03-29 15:34   좋아요 0 | URL
2007년 글이라 공개하기가 몹시 메롱이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땐 이렇게 리뷰를 썼구려.

http://blog.aladin.co.kr/fallen77/150133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숨기고 싶은 글이다. 부끄러 ㅋㅋㅋㅋ 글도 아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와 2017-03-29 16:47   좋아요 0 | URL
페이지를 찾을수가 없습니다.

ㅎㅎㅎㅎ 므여 ,. 안 보여.

다락방 2017-03-29 16:53   좋아요 0 | URL
챙피해서 비공개 해놨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풀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7-03-29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결론은 안 씼었다는 거죠?

버벌 2017-03-31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보고 난 뒤에 내 마음속이 콩쾅거리네요. 광주는 지금 비가오는데.....

다락방 2017-04-19 08:52   좋아요 0 | URL
으으, 이 댓글 너무 늦게 봤네요. 지금 여기는 볕이 좋습니다. 광주는 어떻습니까?
 
사랑하리라 그리고 성공하리라.
당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기

오늘 아침 알라딘을 열고 어떤 신간이 나왔나 검색을 해보다가 제목부터 흥미로운 책을 똭- 만났다. 오오, 이거 재미있겠는데? 하고 장바구니에 넣어두는데, 어라? 저자의 이름이 낯익다? 마리..루티?


















접힌 부분 펼치기 ▼

 

[책소개]


진화심리학자들이 주장하는 남녀에 관한 유해한 이분법을 비판한 책이다. 진화심리학자들은 꽤 진보했다고 여겨지는 이 시대에 철저하게 남성과 여성을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다고 믿는다. 게다가 그 믿음을 일반 대중들에게 끊임없이 공유하고 설득하려고 애쓴다. 여태껏 우리는 남녀에 관한 유해한 이분법을 해체하는 데 수십 년을 바쳐왔음에도, 진화심리학자들은 터무니없고 유치할 정도로 단순한 근거와 논증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고수한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성차이에 대한 결정은 그 자체가 이미 이념적이다. 지식 생산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군가가 세운 가설이 그 주제를 어떤 틀로 바라보고 자신의 연구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 조건화됨을 잘 알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연구해볼 만하다고 여기는 ‘가치 판단’이 많은 것을 결정한다. 지식 생산의 다른 영역들과 마찬가지로 진화심리학도 그렇다. 진화심리학은 젠더와 성에 대한 지배적 사회 이념을 강화하기 위해 악용되고 있다.

 

펼친 부분 접기 ▲





마리 루티라고? 꺅 >.< 

마리 루티래!!!



그렇다. 나는 마리 루티의 책이란 사실을 알고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리 루티라니, 내 기억이 맞다면, 내가 너무나 인상적으로 읽고 인상적으로 다다다닥 리뷰를 썼던 바로 그 책, 《하버드 사랑학 수업》의 그 저자가 아닌가! 내 기억이 맞다면, 마리 루티는 '존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거칠게!! 반박했던 바로 그 저자가 아닌가! 그래서 나는 마리 루티의 이름을 클릭했고, 오오, 내 기억이 맞음을 확인했다. 내가 쓴 리뷰를 다시 읽노라니(먼댓글로 연결되어 있다), 아아, 마리 루티, 역시 좋구나! 싶은 거다. 크- 마리 루티가 <진화심리학이 퍼뜨리는 젠더 불평등>에 대해 얘기한다니, 아아, 너무나 읽고싶다! 그렇지만..


오늘 집에 가면 내가 어제 주문한 책이 한박스가 와있을텐데???????????????????????????????????????????

그렇지만...이 한 권만 또 사?????????????????????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버드 사랑학 수업》은 내가 중고로 팔고서는 후회하는 책이다. 다시 들여다보고 싶어질 때가 있어서. 아아, 마리 루티의 책이라니. 제목부터 끌렸는데 이 책이 무려 마리 루티의 책이었어! ♡

















연애지침서에서는 남녀가 크게 다를 뿐만 아니라 연애에서 성공하려면 남자의 심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이것이 내가 가장 먼저 풀고자 하는 오해입니다. 나는 '남성 심리'란 없다고 말하겠습니다. 남자를 유혹하는 불변의 테크닉이란 없습니다. 서점에 이런 테크닉을 가르치는 책들이 넘쳐난다고요? 그것은 이런 테크닉이 실제로 효과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바로 우리가 새로운 질서에 적응해야 한다는 사실을 순순히 받아들이기보다 남녀가 각기 다른 별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편이 훨씬 더 쉽기 때문입니다. (p.15)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자신의 책 《올리브 키터리지》에서, 인생에는 작은 기쁨과 큰 기쁨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작은 기쁨을 예로 들며 도넛 가게의 점원이 내 취향을 기억해주는 일을 언급했는데, 나는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 소식도 역시 작은 기쁨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어제는 하루종일 들려오는 우울한 소식들로 피곤했다. 퇴근 후에 동료랑 순대국에 소주를 마시면서 밝은 미래에 대해 얘기했다. 우리의 미래를 즐겁게 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같은 것들. 그래도 좀처럼 피로가 풀리지 않았는지, 동료는 내게 '오늘 피곤해보여요' 라고 하더라. 응 몹시 피로해, 라고 말한 뒤 우리는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샤워를 하기 전, 이대로 잠들면 아침까지 우울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너무 우울함을 끌어안고 자는 것 같아. 나는 샤워하고 침대에 들려했지만, 침대에 드는 대신 거실로 나가 스트레칭을 했다. 팔을 쭉 펴고 다리를 쭉 펴고 허리를 쭉 펴고.. 내가 거실에서 스트레칭을 하는 사이 남동생이 나왔다. '내가 옆에서 티븨 봐줄게' 하더라. 나는 웃으며 그렇게 하라고 했다. 남동생은 텔레비젼을 틀고 소파에 앉았고, 나는 그 앞에서 또 팔을 쭉 펴고 다리를 쭉 펴고 허리를 쭉 폈다. 내친김에 복근운동도 좀 했다. 몸이 좀 풀렸다고 생각한 후에 남동생에게 '나 이제 잘게' 하고는 들어가 잤다. 몹시 피로했던 까닭인지 아니면 스트레칭의 영향인지, 아침 다섯시까지 한 번도 깨지 않고 잤다. 


음..어쩌다 또 이런 얘기까지 하게됐지?


어쨌든! 그래서!! 마리 루티의 신간이 나왔다는 거고 나는 넘나 신난다는 거다. 집에 가면 와있을 한 박스를 푸는 것도 작은 기쁨이며, 아아 좋아하는 작가의 새 책이 나왔어 하고 흥분하는 것도 역시 작은 기쁨이다. 작은 기쁨들이 삶을 계속해서 앞으로 끌고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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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7-03-15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의 페이퍼를 읽는 건 나에게 큰 기쁨!!!!


다락방 2017-03-15 11:07   좋아요 0 | URL
^________________________^

아무개 2017-03-15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트윗에서 보고는
오오오! 했지만
당분간은 숨막히게 쌓여있는
녀석들부터 처치하는걸로!

다락방 2017-03-15 11:14   좋아요 0 | URL
저도요 ㅠㅠ 오늘도 집에 가면 한 박스가 와있을 예정이라 또 사면 안돼요 ㅠㅠ 아니 돈은 어디서 샘솟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책 읽을 시간은 또 어떻고. 페미니즘 책도 안 읽은 게 계속 쌓이고 있어요. 엉엉 ㅠㅠ

머큐리 2017-03-21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고 있는 중입니다... 그간 진화심리학의 편견에 빠진 자신을 치유하고 있는 중이죠.... 널리 소개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ㅎㅎ

다락방 2017-03-21 15:25   좋아요 0 | URL
아니, 아직 저는 구매전인데 머큐리님은 벌써 읽고 계신단 말입니까! 빠르십니다. ㅎㅎ
저는 조만간 구입하려고요. 구입은 조만간 하겠지만 읽기는 언제 읽을지....( ˝)

머큐리 2017-03-22 13:38   좋아요 0 | URL
정희진 선생의 서문만 읽어도 그냥 쭈욱 빨려들어갑니다. 본문도 얼마나 매력적인데요..락방님 덕분에 ‘하버드 사랑학 수업‘도 읽어 보려구요..ㅎㅎ

다락방 2017-03-22 14:25   좋아요 0 | URL
우어어어엇 그렇단 말입니까?
저 매일매일 ‘내일까지만 참자‘ 이러면서 지름을 미루려고 했는데 아아, 머큐리님 덕에 오늘 지를 수도 있겠네요. 위기다, 위기!
마리 루티의 하버드 사랑학 수업을 저는 매우 좋아했으므로 이 책도 당연히 좋을 것 같지만, 이렇게 머큐리님이 직접 오셔서 좋다 말씀해주시 뭐랄까, 막 뿌듯하고 좋고 그러네요? 히히히히히 히죽히죽 ^__________^

버벌 2017-03-31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어얼~~~ 장바구니 장바구니.. 내 통장 이미 텅장 ㅠㅠ 하지만 장바구니 ㅠㅠ

다락방 2017-03-31 11:27   좋아요 0 | URL
저는 이미 샀어요. 그렇지만 언제 읽을지는 역시나 알 수가 없어요. 아하하하하하 그나저나 연필 굿즈로 판다는 걸 버벌님 덕에 알게 되어 장바구니에 가득 넣었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