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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 물어야 할 한 가지 - 결혼을 배운 적이 없는 모든 당신들을 위하여
강수돌 외 지음 / 샨티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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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결혼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부정적인 것들로 가득하다. 일단 결혼하기로 결심한 뒤에 예식장을 예약하고 예물을 맞추고 하는 예식전의 준비과정도 한숨이 나오고, 결혼식에서 여러사람들을 모아놓고 나는 이 사람과 한 평생을 살기로 맹세하겠다, 고 내뱉는것도 부담 작렬한다. 웨딩사진은 어떤가, 그 오글거림. 이 모든 번거로운 과정을 마치고 나면 내게는 시댁 식구라는 어마어마한 집단이 생긴다. 내가 갖기를 한순간도 원하지 않았던 구성원들. 나는 이제 그들을 내 식구인듯 살갑게 챙겨야 하는걸까. 게다가 내가 누군가의 아내가 되고 며느리가 된다면, 나는 직장생활을 하며 일년에 몇번 찾아오지 않는 달콤한 명절의 긴 연휴를 시댁에 가서 전부치다가 끝낼 판이다. 그 시간에 나는 세수를 미룬채로 늘어져 잘 수도 있고 다른곳으로 여행갈 수도 있을텐데. 게다가 아이를 낳는것은 어떠한가, 그 아이를 내가 이 땅에서 키워 간다는 것. 내가 아이를 '너무' 사랑하거나 혹은 '덜' 사랑하는 것 사이의 그 거리를 잘 조율해낼 수 있을까. 그 아이가 괜찮은 어른이 되게끔 도와줄 수 있을까. 이 모든것들이 암담하다. 나는 결혼하기 전의 나와 결혼하고 난 후의 내가 달라지길 원하지 않는다. 다른 삶을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 내가 결혼전에 즐겼던 것을 결혼 후에도 즐기고 싶다. 그러나 이 땅에서 결혼이란 의식을 치루고 나면,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의 '목수정'의 글은 한줄 한줄 내 의견과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할 때, 주례가 신랑과 신부에게 묻는 한 가지는 죽기 전까지 서로를 신뢰하고 사랑할 것인가이다. 사랑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건만, 순간 이는 의지의 문제로 환치된다. 미래에 자신이 갖게 될 감정에 대해서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그것을 알기에, 감정의 문제를 의지와 신의의 문제로 환치시켜 만인 앞에 선서하게 만든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증인을 서게 함으로써, 이는 도덕의 문제로까지 연결된다. (목수정, p.27) 

 

 
   

 

   
 

각자에게 자신만의 세계가 있어야 한다. 서로가 서로의 전부여서는 곤란하다. 그를, 그녀를 잃는 것이 내 전부를 잃는 것과 같다면, 처음부터 당신들은 잘못 만난 것이다. 서로가 언제든지 날개를 달고, 멀리 날아갈 수 있는 존재인 동시에 언제든지 서로를 다시 찾아 서로의 목덜미를 더듬으며 위안을 나누는 사이여야 한다. (목수정,pp.35-36) 

 
   

 

물론, 대부분의 성인남녀들이 결혼을 선택하고 그것을 유지하고 살아가고 있다면, 거기에는 부정적인 것 보다 더 큰 긍정적인 것들이 자리하고 있을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 삶을 꾸리기로 결정했다면, 그 삶은, 물론 내 예상대로 전개된다는 전제하에, 안정적이고 편안할 것이고 든든할 것이다. 결혼후에 어떤 삶을 살수 있는지 애인이 달콤하게 속삭이면 흔들리는게 사실이다. 형광등을 갈아주고 맥주캔의 뚜껑을 따주고 살림을 도맡아 해 줄, 내가 아닌 타인이 나와 한 공간에 머무른다는게 어찌 장점이 아닐 수 있겠는가.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다정하게 마주 앉아 술잔을 기울이면서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줄 수도 있을것이다. 악몽에 뒤척이다가 든든하게 나를 안아주는 팔을 느끼며 식은땀을 닦아낼 수도 있을 것이고, 천둥번개가 치는 날 또 몸이 몹시도 아픈 날, 옆에서 손을 잡아줄 이가 있다는 것은 포기할 수 없으리만큼 유혹적이지 않은가. 물론, 나도 그에게 많은 것들을 해줄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커피를 내려준다든가..........음............커피를 내려주는 것 같은것 말이다. 

 

그러나 로맨스는? 로맨스는 결혼과 동시에 끝나는게 아닐까? 물론 남편 될 사람과 몇년간 설레임을 유지할 수는 있겠지만, 내 삶에 로맨스가 이걸로 끝이라는 생각을 하면 세상이 잿빛이된다. 만약 다른 사람이 내 앞에 나타난다면, 나는 내가 '이미 결혼했다'는 이유로 그를 거부해야 할 것인가, 또 더이상 아무도 나를 여자로서 사랑하지 않는다면 나는 나의 결혼을 핑계 삼을지도 모르잖은가. 이게 다 내가 결혼을 했기 때문이야. 그런점에서 이 책의 임혜지 편은 결혼해도 되는 이유를 너무나 공감되게 한줄로 표현해준다. 

   
  나는 이혼이라는 제도가 없었다면 결혼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임혜지,p.78)    
   

저 문장을 읽는 순간 결혼이라는 제도에 한줄기 구원의 빛이 보이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언젠가는 이혼할거야'라는 생각으로 산다는게 아니라 '굳이 힘들어도 이를 악물고 이걸 버텨내며 내 자존감을 죽일 필요는 없다'는 것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이혼은, 어쩌면 결혼이란 제도를 선택해서 불행해질지도 모를 나를 위한 개런티 같은 것.  

 

나를 비롯하여 내 주변에는 결혼대신 비혼을 선택해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그들중에는 결혼을 원하지만 아직 상대를 못만난 경우도 있고, 연애상대는 있지만 결혼이란 제도를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비혼을 선택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중 대부분의 여성들은 내가 가진 부담감이나 부정적인 면들에 공감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니까 나같은 사람은 나 혼자뿐인게 아니었다. 

   
 

고학력 여성군의 독신 비율이 늘어나는 이유도 우리 사회 결혼 제도의 모순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함께 사는 안정감은 누리고 싶지만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가 주는 부담감을 갖고 싶지 않은 여성들이 점점 더 늘어난다. 이것은 분명 지금 같은 방식의 결혼이라는 제도가 사회적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우리의 의식 또한 그 변화와 제도, 풍습 사이에서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는 증거이다. (오진희, p.121-122) 

 
   

이 땅에서, 여자로서, 지금 결혼하게 된다면, 누릴수 있는 것보다 잃게 될 것이 훨씬 더 클 것이라는 생각이 선뜻 결혼에 다가서지 못하게 하는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결혼하기 전에 물어야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려고 했던 이 책의 의도는 참신했지만, 그러나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내가 나의 결혼이나 비혼에 대해 결심이 바뀌거나 생각 자체가 바뀌지는 않았다. 물론, 이 책의 몇몇이 쓴 글은 내가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말해주기도 하고(서재를 이혼시키자는 서윤영의 글은 나 역시도 서재를 이혼시키는 쪽이 낫겠다는 결론에 이르게했다), 또 내가 생각했던 부분에 대해 확신하게 되기도 했지만, 또 몇몇의 글은 너무나 뻔한 조언성의 글들이라 읽기에 지루했다. 이미 결혼했고 그다지 행복하진 못하지만 행복하다고 부르짖으며 자신의 삶을 타인에게 강요하려는 대부분의 동네 아줌마 아저씨들 혹은 친척들의 잔소리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이 책을 읽기전에도 그리고 읽고 난 후에도, 나는 앞으로의 내 삶을 어떻게 꾸려갈 것인가 하는 것은 내 몫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연애의 상대를 선택하는 것도, 그리고 내가 결혼이나 비혼으로 갈 삶을 선택하는 것도. 그 모두가 오로지 내가 선택할 몫이다. 그 선택에 있어서 나는 나만 생각할 것이고, 나를 중심에 둘 것이며, 나의 행복이 기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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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1-11-10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님 페이퍼에서 보고 하루키책이랑 함께 주문했더니 아직 올려면 멀었는데 이를 어쩌죠. 다락님 리뷰 읽으니 이미 책 다 읽은 느낌. ^^;
맞아요. 선택은 오로지 나의 몫. 그리고 선택을 했다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억울해 하지도 말아야 하고요. 제 주변의 몇몇은 내가 다시 태어난다면 절대로 결혼은 안 할 거다. 달밤 너처럼 속 편하게 혼자 살 거다. 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데요. 듣기 불편해요. 무엇보다 본인들의 아이들에게 굉장히 미안한 말 아닌가 싶어요. 그들의 존재까지도 후회스러운 것으로 만드는 것 같아서.

다락방 2011-11-10 12:47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제 개인적으로 이 책은 꼭 읽어볼만한 책은 전혀 아니지만, 그런데 읽어보면 좋을것 같기는 해요. 막연하게 결혼에 대해 짐작했던 것이 음, 확연히 눈에 보인다고 해야할까요. 결혼은 환상이 아니고, 환상이 아니라는 것쯤은 우리도 알고 있으니까요. 이 책에는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결혼후의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도 나오는데, 그렇기 때문에 긍정적이기도 해요. 그래, 내가 원하는대로 살 수 있을지도 몰라, 하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물론 그것은 상대가 누구냐,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있느냐도 중요하고요. 물론 리뷰에 쓴것처럼 지루한 글도 있어요. -_-

2011-11-10 1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0 1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0 15: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1 0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웽스북스 2011-11-10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빌려줘요 다락방님!! ㅋㅋ

다락방 2011-11-10 13:39   좋아요 0 | URL
네, 빌려줄게요! 웬디양님은 임영신의 글을 좋아할까? 여기 임영신의 글도 있거든요.

2011-11-10 14: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0 15: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Arch 2011-11-10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내가 임혜지, 목수정 얘기했는데... 이 글 보기 전이었다구요!
다락방 찌찌뽕~

그리고 커피 내려주는게 얼마나 '큰 일' 인데요. 무려 커피를 내려주는거라구요^^

다락방 2011-11-11 09:29   좋아요 0 | URL
난 아치가 내 글 읽고 얘기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니었다니. 진짜 완전 찌찌뽕이다. 임영신은 안궁금해요? 아치는 임영신 좋아하잖아.

Arch 2011-11-11 14:43   좋아요 0 | URL
임영신? 페이퍼를 쓰는 임영신. 좋아한다고 생각해본적 없는데.. 어디서 봤대요~ 다락방

다락방 2011-11-11 15:49   좋아요 0 | URL
아, 아치가 일전에 [희망을 여행하라]되게 좋게 보고 페이퍼 쓴것 같아서요. 그래서 ㅎㅎ

Arch 2011-11-16 09:28   좋아요 0 | URL
멍충이, 멍충이
임영신! 맞아요. 임영신씨 글 좋아해요.
왜 난 이분을 월간 페이퍼 쓰는 분 이름이랑 헷갈렸지. 황경신인가. 늙었나봐...
다락방은 이런걸 어떻게 다 기억한대요. 나도 까먹었는데^^

어제 다락방에게 엽서 보내려고 엽서를 고르는데 헐, 된장. 유치한 그림 밖에 없더라구요. 다음에 꼭 보낼게요. 더 추워지기 전에.

다락방 2011-11-16 09:29   좋아요 0 | URL
이런거 기억하는 건 일도 아니죠, 뭐. 훗.
제 기억력은 가끔 천재적일 때가 있다구요!! ㅎㅎㅎㅎㅎ

Arch 2011-11-16 17:29   좋아요 0 | URL
진짜진짜 다락방은 똑똑한 여자~

2011-11-10 2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1 0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늘빵 2011-11-11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님 이 책 읽었군요! 기대보다는 부족한데 나름 뭐 그냥 무슨 생각들을 하나 읽을만한.

다락방 2011-11-11 09:55   좋아요 0 | URL
네, 읽어보는 건 좋을것 같아요. 그런데 뭐 딱히 재미는 없더라구요. ㅎㅎ

2011-11-11 16: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1 17: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넷 2011-11-13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결혼과는 먼 인생이라 생각해서.ㅋㅋ;;;

다락방 2011-11-14 09:12   좋아요 0 | URL
저도, 아마도. ㅋㅋ
 
엘리자베스타운 - Elizabethtown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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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삶과 죽음이 운명이라고 한다면,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 만나는 사람들도 운명의 한 부분일 것이다. 그 운명이란 것은 순간의 우연들로 이루어진 것인데,  우리는 지하철 한대를 놓쳤기 때문에, 우연히 그 길에 우산 없이 서 있었기 때문에, 전력질주 하여 그 버스를 탔기 때문에, 살아 있거나 살아가고 있는것일런지도 모른다.  

남자도 죽으려고 했다. 커다란 실패에 맞닥뜨리고 나서 더이상 살 의미를 찾지 못했으니까. 푹 꺼져버리고 싶었던거다. 그래서 죽으려던 그 찰나에 핸드폰이 울린다. 핸드폰을 무시하려고 했지만 그런데 그 핸드폰은 남자가 받을때까지 울린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죽음을 조금 미룬다. 전화를 받고 나서, 그리고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나서,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고 나서..이런식으로 미루는 과정에서 그는 여자를 만난다. 

그 여자는 거기에 우연히 있었다. 그가 탄 비행기에. 승객이라곤 단지 그 하나뿐인 비행기. 그녀는 그를 일등석으로 앉게 해주고, 피곤해하는 그의 옆에서 쉴 새 없이 이야기를 한다. 그는 그녀를 기억하려고 했던건 아니지만, 그가 누군가와의 통화가 절실했을 그 시점에 그의 전화에 응답해주는 건 그녀뿐이었다. 

그리고 그에게 어쩌면 죽었을지도 모를 어제 대신 다른 날들이 하루씩 펼쳐진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그는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아버지를 사랑했던 친척들을 만나고 그리고 그녀와 통화를 하고 또 해돋이를 본다. 그녀가 지시하는대로 여행도 하고. 그리고 그 여행의 끝, 그의 인생은 전혀 다른 국면으로 접어든다. 그건, 그가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그 길을 선택하기 이전에 그는 그녀를 선택한것이고, 그녀를 선택하기 이전에 그는 아버지의 장례식에 가기를 선택한 것이고, 아버지의 장례식을 선택하기 이전에 그는 전화를 받기를 선택한 것이다.  

켄터키주에 가서 한 이주일쯤 머무르고 싶을 정도로 이 영화에서는 미국이란 나라의 작은 지역이 퍽 아름답게 그려진다. 게다가 남자가 42시간 여행하는 그 길은 어떻고. 장례식 장면은 나를 뭉클하게 하는데, 그들은 어떻게 누군가의 죽음, 그리고 그 죽음을 추도하는 과정에서 그토록 사랑이 넘치고 행복할 수 있는걸까. 내가 참석하는 장례식이 그런 분위기였으면 좋겠다고 나는 새삼 생각했다.  

이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이 커스틴 던스트를 사랑스럽다고 말하는데, 오, 나는 전혀 아니었다. 나는 오히려 이 영화속의 커스틴 던스트의 캐릭터에 대해 좀 짜증이 나서, 역시 사람은 끼리끼리 친구하고 끼리끼리 사랑하는구나 싶어졌다. 남자를 위해 준비한 정성스런 여행지도와 메모들 그리고 시디들. 그건 분명 정성 가득한 것이었지만, 나라면 그 모든 시디를 재생하지 못했을 것이고, 거기에서 여자가 지시하는 술집에 들르지 않았을 것이다. 가라는 그 길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렇다면 그 여행의 끝에 내가 만나게 될 것은 이 영화속에서의 남자가 만난 것과는 다른 것이었겠지. 그러나 이 남자는 여자의 메모대로, 여자의 지시대로 충실히 따른다. 그리고 거기엔 '다른 끝' 이 있었고. 만약 그가 아니라 나였다면 나는 또 그와는 다른 선택을 했을테니 다른 결말을 맺었겠지. 나는 그 여자의 '정성'을 보는 대신, '집요함'이 느껴져서 그녀와는 사랑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역시 그래서 사람은 끼리끼리 만나는 거라니까. 게다가 그녀와 그는 어찌나 잘 통하는지. 밤이 새도록 충전해가면서 핸드폰 통화를 한다. 맙소사. 나는 한시간만 지나도 전화기 뜨거워졌으니 끊자고 말했을거다. 그랬다면 해돋이를 못봤을 것이고, 그 새벽에 함께 나란히 앉는 일은 없었겠지. 그래서 역시 만날 사람은 만나게 되고 등 돌릴 사람은 등 돌리게 되는게 아닐까. 그건 상대의 탓도 내 탓도 아닌, 상대와 내가 함께 만들어가는 결말이다. 

 

우리는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 잘 살아주기를, 건강하게 살아주기를, 오래 살아주기를, 기본적으로는 '살아서 버텨내 주기를' 바라고 있는게 아닐까. 다시 제일 처음으로 돌아가, 남자가 전화를 받게끔 그토록 집요하게 전화를 울려준건 그를 사랑하는 그의 여동생이었고, 그리고 그 전화를 그녀가 집요하게 해야만 했던건, 그들이 사랑하는 그들의 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이니까. 돌아가신 아버지가, 그리고 먼 곳에 사는 여동생이, 그리고 앞으로 사랑을 하게 될 비행기의 승무원이, 남자를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줬다. 물론, 자신들이 모르는 사이에. 그 우연이 고마워 나는 이 영화가 조금, 좋다. 어딘가에서 누군가도 본능적으로 그러나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내 삶을 유지하도록 돕고 있는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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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1-11-08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는 아직 못 봤지만, 저도 다락방님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을 거 같아요. 정성이 아닌 집요함을요. -_-;;;;;; 커스틴 던스트 예쁘다고들 하던데 저는 잘 모르겠어요.

다락방 2011-11-08 17:25   좋아요 0 | URL
전 너무 정성이 들어가니까 그게 '나를 이만큼 사랑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게 아니라 '이런걸 어떻게 무시해' 정도가 되니까 부담으로 다가올 것 같더라구요. 선한 의도였으나 속박이 된달까;;
그러나 감동받을 정도로 섬세하고 정성어린 부분이긴 했어요. 아...제 영혼이 너무 자유로운게 문제인가봐요. 흑흑

부리 2011-11-08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커스틴 던스트는 결단코 제 타입이 아닙니다. 스파이더맨에서 처음 나왔을 때 "쟤는 주인공이 아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글쎄 주인공이더라구요. 대체 뭐가 이쁘다는 건지! 그전에 치어리더영화에서도 던스트 빼고 다 이쁘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아무튼 줄기차게 나오는군요. 제 눈이 이상한 건가요. 다락방님이 짜증난다는 건 물론 캐릭터에 국한한 거겠죠?

yamoo 2011-11-08 21:59   좋아요 0 | URL
어쩜 저하구 그렇게 똑같은 생각을 하셨을까요!! ㅎㅎ 완전 동감이에요~~^^

다락방 2011-11-09 09:57   좋아요 0 | URL
이 영화속 캐릭터에 짜증이났다는 말이었는데요, 부리님. 그렇지만 저도 커스틴 던스트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전 커스틴 던스트..목소리가 좀..제 귀에 엥엥대는 것처럼 들려서..별로 안좋아해요. 하핫;;
음..그래서 영화속 캐릭터로도 짜증난걸까요?
 
레스트리스 - Restles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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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죽음이 두려웠다. 사후세계에 천국과 지옥이 있는지는 둘째문제고, 내가 이 세상을 등진다는 것, 이 세상에 더이상 내가 살아 숨쉬지 못한다는 것이 두려웠다. 나는 이제 세상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늙어가는지를 지켜볼 수 없고 또 내가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어떤일들을 하게 될지 모르는데 이 세상에서 나의 존재가 사라진다는 것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나는 죽고 싶지 않았다. 

또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도 두려웠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가족들과 친구들 그리고 과거와 현재의 그 모든 연인들. 그들이 죽으면 어떡하지. 나는 어떻게 살아가지. 물론 그들이 죽었다고 해서 내가 같이 죽지는 않겠지만, 나는 아마도 지옥같은 고통을 경험하겠지. 상실감에 몸부림치겠지. 나는 간혹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상상해보다가는 이내 끔찍하게 느끼고 그래서 우울에 빠지곤 한다. 특히 몇몇이들의 죽음을 상상하면 나는 곧바로 무너져내릴 것 같다. 그 순간이 온다면 다시 제대로 숨쉬기까지 어마어마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또한 누군가의 죽음을 맞닥뜨린 사람들에 대해서도 나는 한없이 안타깝다. 당신들은 그 시간을 대체 어떻게 견디느냐고, 앞으로는 어떻게 지내겠느냐고 묻고 싶지만 그 말들은 차마 묻지 못한다. 다만 남아있는 자로서의 슬픔에 아주 작은 위로만 표현할 수 있달까. 그러나 그조차도 나는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 죽음은, 내가 함부로 다가갈 수 없는 절대적인 것이었다. 나는 나의 죽음 앞에 그리고 타인의 죽음 앞에 한없이 무기력하고 한없이 작아진다. 죽음은, 이 세상 모두에게 일어나는 일이지만, 그걸 알면서도 가급적이면 나와 내 주변사람들은 그것을 피해갔으면 좋겠다고, 나는 늘 그렇게 생각해왔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해준다. 죽음 앞에 우리가 울면서 통곡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밝게 얘기해준다. 죽음은 그저 끝인거라고 그렇게만 생각해왔던 내게 그게 그런것이 아닐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채 어른이 되지도 못한 소년과 소녀가 죽음에 맞닥뜨린다.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그들이, 그러나 한명의 죽음앞에 다른 한명이 "네 장례식은 내가 치를게" 라고 말한다. 맙소사.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앞에 그저 무너져내릴 뿐이라고 그렇게만 생각했는데, 당신을 보내는 의식을 내가 해주겠다고 말한다니. 이 영화는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가슴속을 꽉 채워준다. 그리고 죽음을 앞둔 소녀는 얘기한다. 내 장례식엔 치즈버거와 밀크쉐이크를 차려달라고. 모두가 즐거웠으면 좋겠다고.  

 

누군가를 다시 볼 수 없다는 그 잔인한 현실앞에 즐거울 수 있다고? 정말? 그게 가능해?  

 

그래, 가능하다. 우마 써먼이 주연한 영화 『프라임 러브』에서 헤어진 연인이 우연히 맞닥뜨렸을 때 웃어주었던 것이 가능했듯이, 그것이 가장 완벽하고 소중했듯이, 이 영화에서도 미소는 가장 완벽한 순간을 선사한다. 이제 내 옆에 없는 사람 때문에 상실감으로 휘청이는 다리를 어쩔 줄 모르는 사람 대신, 이 영화에는 떠나간 사람들과의 즐거웠던 시간을 떠올리며 미소짓는 사람이 있다. 굵은 눈물방울과 통곡대신 추억을 떠올리는 눈빛이 있다. 아, 이 영화는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순간을 담고 있다. 완벽하게 미소짓는 바로 그 순간이 이 영화를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영화로 만들어준다.  

 

당신이 나보다 먼저 죽는일은 없었으면 좋겠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 나도 미소 짓도록 노력해볼게. 당신하고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를 생각하면서. 그때 우리가 어떻게 웃었는지를 기억하면서. 그러다보면 당신을 보내는 일이 그렇게 견디기 힘든 일만은 아닐거야. 나는 잘 버텨낼 수 있을거야. 

 

구스 반 산트, 그가 또 해냈다. 그는 한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다. 나는 내가 영화의 감독 취향이란 것도 없으면서 오래전부터 그만을, 구스 반 산트만을 좋아했었다는 사실이 아주 뿌듯하다. 내가 그를 오래전부터 알아봤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오늘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내 안목에 감탄했다. 나는 사람을 아주 제대로 사랑하는 이야기를, 그것도 아주 완벽하게 보여주는 그런 감독을 좋아하고 있는거다. 이 얼마나 기특한가. 

나는 앞으로도 구스 반 산트 말고는 다른 감독을 좋아할 자신이 없다. 물론 그럴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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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0-30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자주, 서양인들의 장례식 풍경이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르다는 점에 흥미를 느껴요. 장례식에서 곡을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공동묘지도 마을 한가운데 있는 경우도 허다하구요. 죽음에 대한 개념자체가 다른 데에서 오는 풍경들이 아닐까 싶어요. 아, 이 영화 정말 보고 싶네요.

다락방 2011-10-30 01:26   좋아요 0 | URL
저도 서양인들의 장례식 장면을 영화에서 접하고 나면 꽤 흥미롭더라구요. 그 장례식을 볼 때면 장례식용 옷으로 예쁜 까만옷을 준비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구스 반 산트는 [엘리펀트]에서, [파라노이드 파크]에서, [마레 지구]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를 펼쳤죠. 조만간 페이퍼로 다시 얘기하고 싶었는데, 그는 언제나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해요. 바로 지금 이야기를 해라, 사랑하는 사람에겐 편지를 써라, 하고 말이지요. 이 영화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낼 때는 제대로 작별인사를 해야 하는거라고도 얘기해요. 그렇지 않으면 상처가 깊어질 수 있다는 것을 소년을 통해 보여주거든요. 아, 정말 너무 좋아요. 브론테님, 구스 반 산트는 최고에요. 이 영화는 꼭 보세요, 브론테님.

전 [슬픈 짐승]을 좀 보다 잘까 싶었는데 와인을 머그잔에다 두잔 따라 마셨더니 취해가지고 책을 못읽을 것 같아요. ㅎㅎ

치니 2011-10-30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지금 막 보고 왔어요. 그래서 이토록 짙은 사랑 고백이 너무나 공감돼요. 아 - 게다가 그 음악들은 또 어쩐대요? 심지어 자신이 작곡한 곡들도 있던데. 난 무조건 오에스티를 사야겠어 라는 생각만 열 번 넘게 하면서, 영화가 끝나지 말기를 부질없이 바라면서 봤어요.

다락방 2011-11-01 09:08   좋아요 0 | URL
치니님, 저 치니님 리뷰 봤는데요, 오, 이 영화 누가 지루하다고 하던가요? 전 완전 하나도 안지루하던데. 처음부터 완전 좋다 완전 좋다 이러면서 봤어요. 최고 최고 ㅠㅠ 저도 그게 무슨 음악인지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에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면서 이 영화 OST 사야겠다 막 그 생각 했거든요. 그런데 무슨 노래인지 기억이 안나네요.

구스 반 산트는 진짜 짱이에요. 아우, 갑자기 마레지구 다시 보고 싶어요.

레와 2011-10-30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좋죠. 완전 좋죠!
우울하고 슬픈이야기를 처연하지 않게, 그래서 다가올 죽음이 두렵지 않다는걸 알려줬어요. 언젠가 죽음으로 나의 온 세포가 두려움에떨때 이 영화를 다시 볼거에요.

다락방 2011-11-01 09:09   좋아요 0 | URL
짱 좋아요! 막 [마레지구] 생각도 나고. 죽음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었는데, 그게 저한테 전혀 거부감 없이 다가오더라구요. 그점에 감독의 힘이 대단하다 싶었어요. 전 고집이 세사 제가 가지고 있는 두려움을 혹은 편견을 바꾸기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구스 반 산트는 아주 자연스럽게 죽음이 가져오는 슬픔과 두려움을 물리쳐줬어요. 정말 좋았어요, 정말.

dreamout 2011-10-30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스 반 산트. 멋스런 이름이네요!

다락방 2011-11-01 09:10   좋아요 0 | URL
그가 만든 영화는 그의 이름 만큼이나 멋지답니다!

moonnight 2011-10-31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구스 반 산트 감독이 이런 영화도 찍었나요! 나한테 얘기도 안 하고!!! -_-;;;;;;;

저는, 죽는다는 게, 내가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는 게 두렵지는 않은 거 같아요. 오히려 죽은 후에는 장례도 제사도 없었으면 하고 그냥 잊혀졌으면 해요. 그러나 죽음으로 가는 과정이 너무 힘들까봐, 나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만들까봐 두려운 마음은 있어요. 잘 죽는 건 확실히 큰 복인데, 여러 사람 폐 끼치지 말고 쉽게 죽고 싶다. 또는 어떤 경우 스스로 죽음을 택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하지요.

이 영화, 다락방님의 리뷰만으로도 꼭 보고 싶어요. 저도 구스 반 산트 감독 좋아해요. ^^

다락방 2011-11-01 09:16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저한테도 얘기도 안하고 찍었더라구요, 글쎄. 아니, 구스 반 산트가 제게 이럴 수 있는겁니까? 네? 제가 자기를 얼마나 좋아했는데!!

문나잇님, 문나잇님은 저랑 죽음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고 있지만 그런 문나잇님도 이 영화를 보면 조금쯤 안도하고 조금쯤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훗 :)
 
Lucia(심규선) With 에피톤 프로젝트 - 자기만의 방
Lucia(심규선) 노래, 에피톤 프로젝트 (Epitone Project) 작곡 / 파스텔뮤직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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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심규선의 새 앨범이 나왔다는 소식을 지난주에 친구로부터 들었어요. 메신저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어요. 꽃처럼 한 철만 사랑해 줄 건가요, 라고. 제목부터 에피톤의 냄새가 나서 소식을 알려준 친구가 무척 예뻤어요. 예쁜 사람은 예쁜짓만 하는구나, 하는 생각도 했어요. 사실 심규선 보다는 에피톤에 끌리긴 했지만, 에피톤이 선택한 그녀니까 나는 무작정 그녀를 들어요. 그녀의 찌찔한 그 노래도 기억해요. 술 한 잔 했어요 그대 보고 싶은 맘에 또 울컥했어요. 술을 안마시고 싶었다가도 술이 마시고 싶어지는 바로 그 노래요. 술을 마시노라면 따라 부르고 싶은 그 노래요. 가끔은 감성에 쩔어서 푹 젖어 버리고 그렇게 흐느적거리고 싶을때 심규선의 목소리는 맞춤하지 않던가요. 그런데 말이죠, 꽃처럼 한 철만 사랑해 줄 건가요, 라는 제목이요. 봄 냄새가 나고 봄이 느껴지고 그리고 화사하지만, 그렇지만 나는 당신에게 꽃처럼 한 철만 사랑해 줄 건가요, 라고는 묻지 않을래요. 꽃처럼 한 철만 사랑해주는 것도 물론 좋지만, 나라는 꽃은 한 철만 피고 끝나지는 않거든요. 작년에도 피었던 것 처럼 내년에도 필 거에요. 그리고 피었다가 지기도 하겠죠. 앙상한 가지만 남기도 하고 그 가지 위에 눈이 쌓이기도 할 거에요. 나를 사랑할거라면, 한 철 만이 아니라 앙상한 가지일때도 사랑해줘요. 영원을 맹세해달라는게 아니에요. 영원을 맹세하는 건, 나는 믿지 않아요. 한 철로 끝나지는 말자는 거에요. 당신이 사랑한다면, 나도 당신을 사랑할 거에요.  

우리가 함께 사랑하는 동안, 우리는 강아지를 키울까요, 고양이는 어떨까요? 고양이 왈츠에 맞춰 고양이가 춤을 추면 우리도 함께 춤을 출까요. 아니요, 나는 우리가 함께 하는 동안은 당신과 나 둘 뿐이었으면 좋겠어요. 당신은 내 밥만 차려요. 고양이 밥도 강아지 밥도 차리지 말아요. 물론, 나는 심규선이 Sue 에서 노래하는 것 처럼, I Can't Live Without You 라고 당신에게 말하진 않을거에요. 나는 당신 없이 살 수 없지는 않아요. 당신이 없어도 살았고 당신이 떠나도 살 수 있어요. 그렇지만, 당신이 있다면 더 좋을거에요. 그게 나의 진심이고 진실이에요. 물론, 아직도 나는 가끔 자기만의 방 에 갇혀 당신이 불러도 나오지 않을지도 몰라요. 어떤 말도 어떤 날도 내게 위로가 되지 않아 그 방 안에 갇혀 두 다리를 끌어 모으고 고개를 숙여 어둠에 갇혀 있기도 할거에요. 당신은 그때의 나를 그 곳에서 꺼낼 어떤 레시피도 지금은 알지 못할거에요. 세상에 어른이 되는 레시피 가 없는 것 처럼요. 그렇지만 열심히 나를 불러줘요. 안녕, 안녕. 끊임없이 나를 불러줘요. 그러면 나는 나만의 방을 없애지는 못하겠지만, 첫번째, 방 을 뺄수는 없겠지만, 당신을 위한 두번째, 방 을 만들수는 있어요. 우리는 그 방안에서 이야기하고 웃고 떠들면서 때로는 침묵하면서 버라이어티 하게 우리만의 시간을 채울 수 있을 거에요. 심규선이 부디, 라고 간절히 애원하면서 뭐라고 노래했는지 알아요? 흔들리는 나를 일으켜주고 흔들리는 나를 잡아달라고 해요. 거친 파도가 나를 삼키지 않도록 말이죠. 나도 그래요. 나를 잡아주는 게 당신이었으면 좋겠어요. 나는 여전히 흔들리지만, 당신이 흔들리지 않도록 나를 단단히 받쳐줘요. 나는 조금 지쳐있지만, 당신이 나를 일으켜 세워줘요. 나는 다른 사람의 손을 잡을 자신은 없지만 당신이라면 그 손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부디, 내 손을 잡아줘요. 그리고 그 손을 놓지 말아줘요, 제발.
당신이 내 손을 놓지 않는다면 나는 당신의 손가락 사이사이로 얽혀있는 내 손가락을 풀지 않아요. 당신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면, 나 역시 힘을 줘서 그 손을 잡을거에요. 마주보는 우리의 웃음은 반짝반짝 빛날거에요.

 

 1-1. 첫번째, 방    
 1-2. 꽃처럼 한 철만 사랑해 줄 건가요?    
 1-3. 부디(Album ver.)    
 1-4. 고양이왈츠    
 1-5. 안녕, 안녕    
 1-6. Sue (Inspired by 'Fingersmith')    
 1-7. 두번째, 방    
 1-8. 어떤 날도, 어떤 말도     
 1-9. 버라이어티    
 1-10. 고양이왈츠 Acoustic    
 1-11. 어른이 되는 레시피    
 1-12. 웃음    
 1-13. 자기만의 방

 

부디 그대 나를 잡아줘
흔들리는 나를 일으켜
제발 이 거친 파도가 날 집어 삼키지 않게

부디 그대 나를 안아줘
흔들리는 나를 붙잡아
제발 이 거친 바람이 나를 넘어뜨리려 해

저기 우리 함께 눈물짓던
그 때 그 모습이 보여
이젠 눈이 부시던 날의 기억
그래, 그 순간 하나로 살테니

부디 다시 한 번 나를 안고
제발, 지친 나를 일으켜줘
우리 사랑 했었던 날들
아직 모든 것들이 꿈만 같아

부디 다시 한 번 나를 깨워
제발, 지친 나를 일으켜줘
다시 나의 손을 잡아줘
이제 잡은 두 손을 다신 놓지마, 제발

그대 이렇게 다시 떠나가는 날
이젠 언제쯤 다시 볼 수 있을지
우리 이렇게 헤어지면, 언젠가는 또 다시

부디 다시 한 번 나를 안고
제발, 지친 나를 일으켜줘
우리 사랑 했었던 날들
아직 모든 것들이 꿈만 같아

부디 다시 한 번 나를 깨워
제발, 지친 나를 일으켜줘
다시 나의 손을 잡아줘
부디 다시 한 번 나를 안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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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9-18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늘빵 2011-09-18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딱 리뷰가 이 음반 같잖아요. 두 철이면 되겠니?

다락방 2011-09-18 21:11   좋아요 0 | URL
므흣. 리뷰가 마음에 들어요, 아프? 저 이 앨범 마음에 들어요. [부디]가 참 좋아요. 히히.
두 철도 모자라요!! 므흐흣

비로그인 2011-09-18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악 한 다발이 한 편의 글로 남겨졌네요. 꽃처럼 한 철만 사랑해줄건가요, 이 제목이 참 좋아요.
자기 전에 들어봐야겠어요...

다락방 2011-09-18 21:12   좋아요 0 | URL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앨범이 나왔어요. 흑흑. 물론 저는 에피톤 프로젝트의 앨범을 더 기다리긴 하지만 심규선도 괜찮아요. 보이스도 마음에 들구요. 내내 듣고 있답니다. 아, 좋아요. 한없이 찌질해지고 한없이 감성에 쩔어있기... 후아-

마노아 2011-09-18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가 좋아서 귀를 잡아끄는데, 글은 눈을 잡아끄네요. 모두 노래 제목들이 엮여져 있어요. 다락방님은 참 감각적이에요!

다락방 2011-09-19 08:47   좋아요 0 | URL
오늘 출근길에도 들었어요. 목소리도 좋고 노래도 좋아요. 훗

달사르 2011-09-19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좋아요, 좋아. 한 번 글을 읽었는데, 음악 들으면서 한 번 더 읽어봤어요. 그러니 더 좋은데요? ^^

다음에 이 음반을 듣게 된다면, 다락방님의 이 포스팅이 고스란히 떠오를 거 같애요. 아..나는 음악보다 이 포스팅이 조금 더 마음에 듭니다. 에피톤이 이 포스팅 좀 사용하면 어떠냐고 연락오면 좋겠어요. ^^

다락방 2011-09-19 13:30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그럴리는 없겠지만 만약에 에피톤이 이 포스팅을 사용한다고 하면, 저는 '이 영광을 모두 달사르님께 돌리겠습니다' 라고 말할게요. ㅋㅋㅋㅋㅋ
노래 좋죠? 이 가을에 나와주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언젠가 홀로 울고 싶어지면 [부디]를 틀어놓고 울어야겠어요. 적절한 선곡일것 같아요. 헤헷

moonnight 2011-09-19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밤새 리플레이했어요. 좋아요. 목소리가 참 마음에 와닿았어요. 근데, 리뷰는 더 멋지잖아욧! 감사합니다. ^^

다락방 2011-09-19 18:02   좋아요 0 | URL
므흐흐흣 노래 좋지요? 당분간 아마도 심규선만 들으며 다닐 것 같아요. 시디가 나와줘서 감개무량 ㅠㅠ

웽스북스 2011-09-20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국에 심규선 싫어하는 사람이 저 하나뿐인 것 같아요 ㅋㅋ

다락방 2011-09-20 12:07   좋아요 0 | URL
이 세상은 다양한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웬디양님. 심규선을 싫어하는 건 죄가 아니에요. ㅎㅎ 괜찮아요, 맘껏 싫어해요.(뭐래 ㅋㅋㅋㅋㅋ)
 
환영
김이설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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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과 나는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방울을 달았다. 골목 밖으로 취객의 느린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눈알이 빠질 것 같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어나다, 그만 방울 자루를 건드렸다. 자루가 입을 벌려 쓰러졌다. 갇혔던 물이 터지듯 수천 개의 방울이 바닥으로 쏟아졌다. (p.192) 
 
   

현실을 반영한 소설에서 그것을 가장 리얼하게 설명할 수 있는건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아주 작은 것들에 대한 묘사라고 나는 생각한다. 방울 자루를 건드려 바닥으로 쏟아지는 장면이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지지 않는가. 여자가 백숙집에서 일하면서 몸을 파는 것에 대한 행위가 차마 현실이라고 받아들이기 끔찍해  미적미적 하다가, 방울을 바닥으로 쏟는데서 그만, 이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구나 하고 무섭게 깨달을 수 밖에 없다. 나는 물론 아름다운 문장을 좋아하지만, 그 문장안에 아주 많은 뜻을 담고 있는 것을 좋아하지만, 이렇듯 아무렇지도 않게 사소한 일상을 곳곳에 숨겨놓는 것도 좋아한다. 손에 잡힐 듯해서. 작가는 언제고 방울자루를 건드려 쏟아본 적이 있는걸까?  


이 책에서 여자는 차마 죽을수도 그렇다고 계속 살기도 힘든 삶을 살아내고 있다. 공부하는 남편의 뒷바라지를 위해, 아니 자신의 가족이 '먹고 살기' 위해 아침부터 밤까지 몸이 부서져라 일하고 틈틈이 몸을 판다. 몸을 팔지 않고서는 도무지 생활이 유지될 수가 없다. 남편은 시험에 번번이 낙방하고, 돈은 모이지 않고, 아이는 엄마를 알아보지 못하고. 그런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 삶이 지겹고 끔찍하다. 그 삶이 너무 끔찍해서, 더 나쁜것을 상상해보고 그래도 이게 최선이구나, 싶을 때 쯤 어김없이 상상하지도 못한 더 끔직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어서, 책을 읽다보면 신경질이 난다. 대체 이 여자더러 살라는거야, 말라는거야. 이 여자한테 어떤식으로 어떻게 희망을 주느냐고. 그런데 이 여자가, 잠시잠깐, 삶에 대한 의지를 버리지 않으려고 마음을 다잡는 순간이 온다. 

   
  죽을 게 아니라면 살아야 했다. 살 것이면 제대로 살아야 했다. (p.155) 
 
   

그래, 그러자. 이 여자야, 좀 살아보자. 살다보면 좋은날도 오지 않겠어? 그러나 이렇게 말하기가 무안해진다. 삶은 확실히, 가난한 자들의 편은 아니다. 삶은 분명히 비참하게 사는 사람들까지 돌보려고 하질 않는다. 삶은 그러니까 늘 제 맘대로 흘러간다. 아무리 간곡하게 더 나아지게 해달라고 빌어도, 울어도. 

 

현실이 얼마나 끔찍한지는 우리는 굳이 소설을 읽지 않아도 늘 알고 있다. 뉴스를 봐도 신문을 봐도 끊임없이 말해주지 않는가. 그러니 이 소설속의 여자가 사는 삶이 단지 소설속의 일이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 그녀는 현실을 살고 있음이 분명한데. 이 책을 읽으며 독자가 화를 내고 짜증을 내고 신경질을 내고 힘들다고 느낀다면, 그건 그만큼 그것이 현실임을 알고 있다는 뜻일테다. 

작가의 전작들중 나는 단편집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들』에 실린 단편 「손」을 좋아한다. 그 단편은 그녀의 소설 『나쁜피』와도 그리고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들』에 실린 다른 단편들과도 또, 『일곱가지 색깔로 내리는 비』에 실린 그녀의 단편 「키즈스타플레이타운」과도 다르다. 그 단편은 가장 나직했고 가장 외로웠다. 그녀가 극한으로 표현해내는 다른 글들보다도 오히려 더 여운을 남겼다. 그 작품이 너무 독특해서 나는 읽으면서 작가가 이런식의 작품을 더 써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다른 작품들이 슬픔을 표현하려고 했다면 또 인생이 얼마나 힘들고 무서운지를 말하려고 했다면 그녀는 그 모든작품들에서 성공했다. 그러나 그녀의 작품은 '좀 더 갈 수 있는 데까지' 가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나 스스로도 정확한 표현을 찾을 수가 없어 많이 망설여지는데, '좀 더 갈 수 있는 데' 가 '문학적 깊이와 완성' 을 말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으며 재미를 느낀다는 것, 책에 흠뻑 빠져들어서 분노를 하고 울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한다는 것은 분명 그 책이 이야기를 잘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그 이야기들을 읽기 좋은 문장으로 써냈다면 금상첨화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이 두가지를 다 잘해냈다. 이야기에 집중하게 했고, 허투로 읽히는 문장도 없다. 그러나 나는 좀 욕심이 난다. 책장을 덮었을 때, 그 뒤에 무엇을 줄것인가. 왜 그 뒤를 '좀 더' 책임을 지지는 못하는가, 하는 것이다. 나는 소설이 나를 건드려주기를 바란다. 읽으면서 인상을 찡그리게 하고 눈물을 닦게 했다면 읽고 나서는 무언가 와서 가슴에 박히기를 원하는 것이다. 책을 읽는 동안만이 아니라 읽고 나서도 여전히 칼로 배를 쑤신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줄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이 책이 주는 여운 때문에 사람들과 더 이야기하고 싶게 만들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이 작품은 '고발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그 후의' 감상에 대해서라면 좀 부족한 느낌이다. 그래서, 좀 더 해보자는 거다. 좀 더. 그걸 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좀 더 해보자고. 별 셋이야, 재미있게 읽었지만 이제 끝이지, 하는게 아니라 이봐, 별을 넷밖에 못 주겠잖아, 다섯개 왜 못주게 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해봐, 라고 자꾸 부추키고 싶은 것이다. 모든 책이 '깊이'를 담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또 그 '깊이'라는게 사람마다 느끼는 부분이나 잡아내는 부분이 다르겠지만, 나는 이 책이 '좀 더' 깊이 있을 수 있는 책인것 같은데 거기까지 다다르지 못한 것 같아 내내 아쉽다.  

김이설 작가님, 

조금 더 해봅시다. 조금 더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가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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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1-07-04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조금 더. 조금 더. 하는 다락방님의 격려가 막 들리는 것 같아요. 저도 더 갈 수 있는 그 곳이 어딘지, 무엇인지 알고 싶어요. 오늘 주문합니다. ^^

다락방 2011-07-04 12:29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이 책은 조금만 더 가면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질 못한것 같아서 아쉽더라구요. 그런데 앞으로의 작품들에 대해서는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에요. 책을 읽으시면서 푹 빠져드는 문나잇님이시니, 아마도 이 책을 읽으시면서 많이 힘드실 것 같아요. 마음 단단히 여미시고!

네꼬 2011-07-04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김이설 작가는 좋겠네. 이런 독후감 편지라면 작가도 감동하겠어요. (나 이 책 읽진 않고 여기저기서 얘기만 듣고 있는데 엄두가 안 나. ㅠㅠ)

다락방 2011-07-04 12:31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제가 웬만하면 알라딘에 리뷰는 안쓸라고 하는데 이 작품이 참 아쉬워서, 이 말을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네꼬님. 뭔가 어휘력이 풍부하고 문장구사력이 뛰어나다면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저는 지금 제 리뷰도 부족하게 느껴져요. 누군가 딱 들어맞는 표현을 좀 알려줬으면 좋겠어요.
엄두가 안나는 네꼬님, 저는 차마 읽어보라는 말을 할 수가 없어요. 어휴..

무스탕 2011-07-04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우리동네 도서관에 신청하고 왔어요. 다락방님의 주문은 힘이 있어요!

다락방 2011-07-04 12:32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박범신의 [비즈니스] 읽으셨어요? 전 그 책과 이 책이 비교되더라구요. 아마도 아내들이 몸으로 돈을 버는 소재 때문인가 봐요. 비즈니스는 그러나 환상쪽이라면 이 작품은 끝끝내 현실이에요.

무스탕 2011-07-05 09:44   좋아요 0 | URL
비즈니스는 다락방님 덕분에 잘 읽었죠 :)
환상과 현실이라..
환영이라는 제목을 들었을때 <환영=어서오세요> 인지 <환영=헛것>인지 잘 모르겠었는데 여전히 모르겠네요. 읽어봐야 아려나봐요.
아, 어제부터 읽기 시작한 책이 박범신의 '촐라체'에요. 박범신 퍼레이드네요 ^^

다락방 2011-07-05 10:14   좋아요 0 | URL
저는 비즈니스에서 그 도둑이 '환상적인'존재 같더라구요. 여자주인공은 그 도둑이 '상큼'하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 그건 작가의 로망이었던 것 같아요.
이 책에서의 환영은 아마도 '어서오세요'의 환영일 겁니다. 시 경계의 어서오세요, 라는 간판을 여자가 간혹 보는 그 장면이 나오거든요.

2011-07-04 1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04 1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poptrash 2011-07-04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제가 하고 싶은 얘기도 바로 이런 거였어요! (살짝 묻어가기...)

다락방 2011-07-04 17:10   좋아요 0 | URL
뜨거운 순대가 먹고 싶어요. 흑흑 ㅠㅠ

2011-07-04 2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04 2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달사르 2011-07-05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터지는 방울 자루와 '환영'이라는 제목이 잘 어울립니다. 다음에 이 책을 읽게 되면 저 방울 자루가 언제쯤 나오나 기다리며 읽을 듯해요. ㅎ 그래서, 일부러 페이지 표시는 건너뛰고 안 봤습니당~

작가에게 말을 건네는 듯한 이런 리뷰, 아..사랑스럽네요. ^^

다락방 2011-07-05 12:55   좋아요 0 | URL
이히히히 사랑스럽다 해주시니 고맙습니다, 달사르님. 방금 점심 먹고 후랑크쏘세지 길쭉하게 들어간 패스츄리도 하나 덤으로 먹었어요. 일종의 디저트..랄까요. 오늘은 무척이나 소세지가 먹고 싶더라구요. 하핫.

달사르님은 점심 드셨습니까?
:)

달사르 2011-07-07 20:41   좋아요 0 | URL
ㅎㅎㅎ 배부를 때가 젤루 기분좋은거 같애요. 점심 먹고 나서 돌아서자마자 또 먹는 디저트. 캬..정말 맛있지요. 게다가 소세지라면 더욱더. 흐릅..

먹는 이야기가 있는 댓글 공간이라서 아주 화목한 느낌입니다요. ^^ 저도 오늘 저녁 먹고 또 빵으로 간식을..헤헤헤

2011-07-07 14: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13 1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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