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것과 역사적 가치를 동일시할 수는 없습니다. 그둘이 같다면 저나 댁이나 지금 가치 있는 사람이 되어 있어야겠지요." - 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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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웰 역시 행동으로 그점을 증명해 보였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이 출간될 무렵 그는 이미 스페인 내전을 취재하기 위해 떠난 상태였다. 기록을 위해 전쟁터로 떠나는 일이야말로, 약한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오웰은자신의 과거와 화해하려 했다. 중산층이었고, 명문 학교를 나왔고, 관리자로서 식민지에서 일했던 과거가 있다. 특히 마지막 일은 현재의 자신으로서 부정해야만 하는 과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없었던 것으로 치부할 수 없는 그 과거를, 그렇다면 그는 미래를 위한 자산으로 삼기로 한다. 엠마뉘엘 카레르는 초기 기독교의 역사를 다룬 픽션 왕국」에서 종교학자에르네스트 르낭을 인용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어떤 종교의 역사를 쓰려고 할 때, 그 최적의 조건은 그것을 믿었다가더 이상 안 믿게 되는 것"이라고 제국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해 오웰은 "믿었다가 더 이상 안 믿게 되는 어떤 상태에 있었고, 바로 그렇게, 한때 몸담았다 빠져나온 사람으로서 자신이 - P25

표현할 언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에 관련된 이해도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장애와 관련한 경험들은 단어에 굶주려 있다.(앤드루 솔로몬, 고기탁 옮김, 부모와 다른 아이들 IⅡ(열린책들, 2015), 26쪽) - P29

앤드루 솔로몬의 책에 나오는, 그리고 내가 제작하고 있던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경험이 대표적이다. 그들의 경험이 단어에 굶주려 있다는 것은 사회적인 의미에서그들의 경험이 온전히 대접받지 못하고 차별받고 있다는 뜻이며, 개인 대 개인의 관계에서는 내가 아직 상대의 언어를익히지 못했다는 뜻이다. 외부인의 세계에서도 편견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정확한 언어가 찾아지지 않은 경험을 전하는 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어눌하게, 조심스럽게 풀어 갈 수밖에 없다. 우리 사이에 공통의 언어가 아직 없기 때문에 그의이야기는 듣는 내게 낯설다. 내가 익히지 못한 단어들, 혹은내가 알고 있는 뜻과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는 단어들이 모여 이야기가 될 때, 그 이야기가 내 안에 혼돈을 만들어 내는것이 당연하다. 그 혼돈을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일 때, 그리하여 내 안의 단어들의 지평이 넓어질 때, 나는 성장할 것이다. 조는 간호사가 되어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그를 만난 이틀 동안 그가 나에게 준 ‘도움‘은 간호사가 환자들을 도와주는 것과는 다른 성격의 도움이었다. - P45

쉽게 함부로 쓰이는 단어들이 있다. ‘이해‘도 그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타인에 대한 이해는 "자기 자리에 앉아 결정할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님에도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자리에 꼼짝도 않고 앉아서는 누군가를 이해했다고 말한다. 그런 건 이해가 아니라 자신의 맥락 안에 타인의 이야기를 맞추어 넣는 것일 뿐이다. 그때 만남은 바뀌지 않는 나의 맥락에 하나의 ‘장면‘을 추가하는 것일 뿐이다. 그런 마주침 후에나의 이야기 분량이 늘어날 수는 있겠지만 이야기 자체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달라지지 않는다는 건 성장하지도 않는다는 뜻이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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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위대한 남성 뒤에는 그 위대함을 위해 헌신한 여자가 있는 반면, 모든 위대한 여성 뒤에는 그를 끌어내리는 데 혈안이 된 남자가 있다는 앤절라 카터의 주장도 그렇고. - P80

정말 우울해요. 안뜰에 앉은 남자가 말을 이었다. 나이 많은어르신들은 이미 안 좋은 일을 많이 겪으셨잖아요. 우리가 사는이 사회엔 독기가 가득해요. 나쁜 놈들 몇몇의 문제가 아니에요. 힘없는 사람들을 등쳐먹으려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은 것 같다고요. 이해를 못 하겠어요. 그런 사기꾼들은 어떤 불쌍한 사람의 인생을 망쳐놓고 기분이 어떨까요? 그 피해자의 돈을떻게 신나게 쓸 수 있을까요? 다른 사람의 불행으로 잔치를 벌이는 거잖아요. 도대체 거울은 어떻게 보죠? 스스로에게 무슨말을 할까요? - P109

할머니가 그보다 더 놀란 것이 딱 하나 더 있었는데, 그것은 내가 결혼을 한 번도 하지 않았고 자식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것이 - P102

무슨 비운이 아니라 내 선택이었음을 그는 절대 받아들이지 못했다.
할머니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는데, 올버니에 사는 그 아들은한 달에 한두 번, 대개 일요일에 모친을 보러 왔고 항상 혼자 온그는 부인과 이혼했다. 그에게는 자식들도 있고 손주들도있지만 누구도 할머니를 보러 오지 않았고, 할머니는 멀리 가지않으려 했기 때문에 손주들을 한 번도 보지 못한다. 그래서 할머니가 볼 수 있는 사람은, 올버니에서 한 달에 한두 번 일요일에 찾아오는, 한 법률회사에서 회계사로 일하는 아들뿐이다. - P103

너 기분 나쁘라고 하는 말은 아닌데 난 저 사람 예전부터 늘밥맛이었어. 친구가 덧붙였다.
공격적이고, 오만하고, 자기 잘난 맛에 사는 남성 언론인, 친구는 그를 그렇게 부르며 그 유형에 속하는 다른 이름도 줄줄이 댔다.
그렇지만 내가 의지한 사람이 바로 그였다. 모든 것을 다 털어놓은 상대가 그 사람이었다. 이 시련이 다 끝난 후에 내가 찾을 사람이었다. 하지만 친구에게 이런 말은 하지 않았다. - P157

다들 어떻게 해나가는 걸까. 수년 동안 한집에서 살고, 같은침대에서 자고, 같은 (혹은 감히 같다고 믿는) 미래의 계획을세우며 삶을 함께한다. 수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상대의 의사를 묻지 않고는 어떤 일도 시작하지 않고, 두 사람의 경계가어디인지도 알 수 없는 그런 지점에 이르고ㅡ
"사진 있어?"
- 그리고 믿을 수 없지만 바로 그 생애에 (결국 얼마나 짧은지) 상대방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조차 전혀 모르게 되는 날이 온다.
"물론이지. 하지만 정말로 보고 싶은 거 아니잖아. 예의상 하는 말이지." -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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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4월~12월(2022년)

아니, 이 페이퍼까지 쓰면 오늘 총 세 개의 글을 쓰네. 리뷰 하나, 페이퍼 둘. 세상에 글 제조기여 뭐여.. 아무튼,


6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는 '거다 러너'의 《가부장제의 창조》입니다.
















여성주의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이 책도 언젠가 한 번은 꼭 읽어보겠다! 생각하신 분이 많으실텐데요, 그러나 두꺼운 분량에.. 뒤로 미루거나 중단한 분들 역시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 이번 기회에 도전!!



도나 해러웨이 책이 너무 어려운데도 여러분 다들 열심히 읽어주셔서 정말 뿌듯합니다. 여러분 최고!!


자, 그럼 우리 6월에도 열심히 달려봅시다.

6월 이후의 같이 읽기 목록은 연결된 먼댓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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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5-31 10:1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만 총총… 걸어가실 때 총총총총 소리가 울리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젤 좋아하는 <가부장제의 창조> 넘나 기대됩니다!!

다락방 2022-05-31 11:28   좋아요 4 | URL
단발머리 님 이번에 읽으시면 도대체 몇회독 이신가요? 저는 드디어!! 재독을 하게 됩니다. 저는 재독을 위해 깨끗한 책을 또(!) 마련해 두었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5-31 11: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글 제조기 오늘은 세 가지 메뉴를 허하노라.......

다락방 2022-05-31 11:29   좋아요 3 | URL
흐음. 세 가지 까지는 못먹을 것 같은데. 일단 생선까스랑, 우동이랑... 밥도 먹을까요? ㅋㅋㅋㅋㅋ

mini74 2022-05-31 11: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 담아서 총총 ㅎㅎㅎ

다락방 2022-06-02 08:23   좋아요 1 | URL
미니 님, 6월도 화이팅입니다!!

persona 2022-05-31 12: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저는 리뷰와 페이퍼의 차이를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ㅋㅋㅋ 쓰기도 그냥 한 메뉴에 욱여넣기 ㅋㅋㅋ

다락방 2022-06-02 08:23   좋아요 2 | URL
뭐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저는 페이퍼가 더 잘 써지긴 해요. ‘리뷰‘라고 하면 어쩐지 각잡고 쓰게 되어서 더 못쓰겠더라고요. 저는 페이퍼가 더 잘 맞습니다. 후훗.

singri 2022-05-31 12: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무슨책인가 궁금하던참입니다ㅎ
어려워보이지만 화이팅

다락방 2022-06-02 08:24   좋아요 2 | URL
싱그리 님, 도나 해러웨이보다는 낫지 않을까, 합니다. ㅋㅋㅋ 도나 해러웨이를 읽은건 다른 어려운 책을 좀 더 쉽게 느끼게 하기 위함이 아닐까........ ㅋㅋㅋㅋㅋ
싱그리 님, 6월도 화이팅이요!!

거리의화가 2022-05-31 13: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뒤늦게 구매 안한거 알고 후다닥 구매해서 모셔두었네요. 다음달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다락방 2022-06-02 08:25   좋아요 1 | URL
거리의화가 님, 우리 6월에도 힘내서 읽고 씁시다. 화이팅!

2022-05-31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02 08: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02 15: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22-05-31 23: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두껍습니까.. 후.. 저는 <나는 고백한다>를 시작해버렸고.. ㅠㅠ

잠자냥 2022-06-01 09:17   좋아요 2 | URL
오, 드뎌!

독서괭 2022-06-01 10:53   좋아요 2 | URL
갑자기 확 당겨서 집어들었는데, 재밌네요 ㅠ 흐름 끊기지 말고 꾸준히 읽어보려고요~!

다락방 2022-06-02 08:26   좋아요 2 | URL
아.. 저도 있는데 말입니다. 나는 고백한다...... 전 언제 읽을까요? 하하하하하

가부장제의 창조, 화이팅!!

책읽는나무 2022-06-01 07: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번 달은 이 책이 맞나?? 헷갈려 하던 중였어요.
한 6 개월치를 미리 사다 놓았었는데, 이제 벌써 이 책이 마지막 책이 되어 있어서 깜놀했습니다. 언제 이렇게 시간이?????
암튼 궁금했었던 책이었어요.
단발님과 다락방님 글을 읽다 보면 늘 인용되던 책이었기에 읽어 봐야지~하면서도 돌아서면 까먹고, 또 인용문 보면 아, 맞다~만 도대체 몇 번이었던지!!!ㅋㅋㅋ
읽을 기회를 주셔 늘 감사해요^^

다락방 2022-06-02 08:39   좋아요 2 | URL
책나무 님, 아마 책나무 님도 밑줄 박박 그어가며 읽게 되실겁니다. 시간이 정말 빠르죠? 벌써 6월이라니..
그래도 그냥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고 매달 여러분들과 같은 책을 읽는다는게 뿌듯합니다. 뭔가를 하면서 보내는 것 같아서요. 대단치 않은 일이라도 무언가 했다는 기억이 남는게 참 좋으네요. 그 길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나무님. 우리, 6월에도 힘내서 열심히 가봅시다!!

독서괭 2022-06-01 10: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이책 우주점 중고로 담고 6월 적립금 나오면 사려고 기다리다가 두번이나 놓치고 세번째 조금 비싼 중고로 주문에 성공했습니다 ㅋㅋ 앞에 두분 누구세요 ㅋ

다락방 2022-06-02 08:40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는 처음에 중고로 읽었는데 결국 새 책 다시 샀어요. 제가 새 책에 밑줄을 긋겠다는 각오로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힘겹게 득템에 성공하신 독서괭 님, 우리 화이팅!!

얄라알라 2022-06-02 15: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부장제의 창조] 이번 주에 받아 볼 수 있습니다. 완독할 수 있을지는 실물을 보고 판단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다락방 2022-06-07 08:25   좋아요 0 | URL
얄라알라 님, 우리 함께 완독합시다!!(그러나 저 아직 시작 안했다능 ㅋ)

등롱 2022-06-03 07: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5월의 해러웨이 선언문 정말 어려웠지만 보람차게 읽었습니다! 관심있는 주제로 가득한 책이었어요~
관련해서 읽고 싶은 책들이 자꾸 생겨나고, 관련한 사상가들을 따라가고 싶어졌습니다.
어 물론 현실은 매월 같이 읽기 책 따라가는 것도 벅차지만... 꿈은 크게 갖는 걸로!!

가부장제의 창조는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입니다!
다락방님 덕분에 도나 해러웨이도 읽어냈으니 가부장제의 창조도 도전~
이번달도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닷~!

다락방 2022-06-07 08:26   좋아요 2 | URL
등롱 님, 저는 도나 해러웨이의 책을 선정하고 아마도 많은 분들이 중도 포기하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러나 제 예상과는 달리 어렵지만 다 읽었고 무슨 말인지 잘 이해 못해도 뿌듯하다, 하시는 걸 보고 제가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여러분께 막 감사한 마음이 들고, 여러분이 너무 자랑스럽고 그렇습니다.
저도 도나 해러웨이의 책을 읽고 다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렇지만 도나 해러웨이의 책을 읽고난 후에 제가 생각하는 많은 것들이, 제가 지향하는 것들이 도나 해러웨이의 생각과 닿아있지 않나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모르더라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무언가 읽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필요한 일이라고요.

등롱 님,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고 우리 가부장제의 창조 도 힘내봅시다!

등롱 2022-06-07 12:32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다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어딘가 닿아있는 느낌만으로도 더 읽고 싶고 더 공부하고 싶어져요~! 해러웨이 관련해서 책을 잔뜩 체크하고 있습니다 ㅋㅋ 어려워도 해러웨이 선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달도 힘내서 가부장제의 창조 도전입니다 ㅎㅎㅎㅎ

공쟝쟝 2022-06-07 12:33   좋아요 1 | URL
도전 😤🫡🫡🫡🫡
 

거짓은 양심에 부담을 준다. 진실은 자유를 준다. 이것이 보편적 생각이다. 하지만 사실은 다르다. 진실이 거짓보다 다루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진실은 거짓보다 상처가 될 수 있다. 어떤 진실은 아무도 지켜주지 못하고 오히려 거짓이 보호한다. 중요한 것은 거짓과 진실을 택하는 당신의 마음가짐 이다. - P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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