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제445호 2016.03.26
시사IN 편집부 엮음 / 참언론(잡지)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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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김형민 PD의 <딸에게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 中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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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기 2016-03-31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라라가 남편 하버의 심장에 방아쇠를 당겼다면?
 
시사IN 제445호 2016.03.26
시사IN 편집부 엮음 / 참언론(잡지)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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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호 시사인에 실린 '임재성(평화 연구자)'의 글 중 일부를 옮겨온다.



체벌을 당한 아이들의 감정을 조사한 한 연구에서, 그 어떤 아이도 체벌 이후 '반성'이나 '미안함'을 느꼈다고 응답하지 않았다. 체벌을 당한 아이들이 품었던 감정은 당연하게도 무서움·화남·끔찍함·창피함·외로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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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매와 분노의 매가 다르다는 것은 전형적인 가해자의 논리다. 자신의 의도에 따라폭력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논리. 아이들에게는 맞는 이유가 사랑이든 분노든 다를 바 없다. (시사인 제445호, 임재성, <사랑의 매와 분노의 매, 과연 다른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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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6-03-28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학창시절은 평범하게 지낸 축에 속해서 그런지 어떤 체벌을 많이 받은 편은 아니였지만 몇번의 체벌은 기억이 나네요. 그 가운데서도 이 선생님이 정말 선생님 자신이 `분노`해서 때리는 건지, 정말 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한 `사랑`의 매인지는 구분 되던 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냥 단순히 제 개인적인 경험이니 그런지 모르겠네요. 여튼 당시의 제가 그렇게 구분 했던 이유를 생각해보니 결국 평상시에 그 선생님이 얼마나 학생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었냐에 따른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해도 체벌의 방법이 육박전을 방불케 하는 것이라면 그냥 이 선생이 `분노`해서 나를 때리네 라고 생각했지요(그렇게 매를 선사했던 선생님은 평상시에는 온화 하고 그래도 나름 학생들에 대한 애정도 많으셨던 분인데 예전 분이라 그러신 것 같네라고 지금은 생각되네요 ) 그래서 그런지 저런 이야기에 매우 공감이 가면서도 판단을 유보하게 되는 것 같아요.

다시 생각해보니 제 성격에는 그렇게 매를 안들고 말로 했어도 알아 먹었을 것 같기도 하네요. 선생님 말이면 무조건 들었던 `차칸??`학생이였다 보니...ㅋㅋㅋㅋ

다락방 2016-03-29 08:09   좋아요 0 | URL
저는 `사랑의` 매 라는 거 자체가 모순된다고 생각해요. 매는 어떠한 상황에서든 사랑일 수가 없다고 생각해요. `너 잘되라고 그러는거야` 라든가 `너 잘못했으니 이러는거야` 라는 논리라면, 맞는 사람으로 하여금 세뇌당할 수 있도록 하니까요. `아 잘못하면 맞는거구나` 라고요. 그러면 그 사람은 그 논리를 똑같이 행하게 되겠죠. 나중에 다른 사람이 잘못했을 때 `너 잘못했으니 맞아야 해` 하고요. 결국 이렇게 폭력은 대물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폭력의 악순환이 일어나고, 부모에게 맞은 아이가 자신의 아이를 때리는 일이 발생하는 거고요. 잘못했으면 맞아야 한다, 이 논리 자체가 저는 논리 성립이 안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맞는 행위, 때리는 행위가 `사랑`일 순 없다고 생각해요. 자신들이 거기에 `사랑`이란 이름을 포장해도 결국은 `때리는` 거고요, 그 때리는 건 자기 기분, 자기 감정인 거죠. 사랑해서 그러는거야, 라는 건 자기 위로, 자기 만족이고요. 만약 정말로 `사랑의 매`라는 게 존재한다면, 사랑의 매가 올바르게 나아가게 하는 거라면, 그게 옳은 거라면, 왜 더 많은 사람들이 사랑의 매를 들지 않을까요? 대체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저는 사랑의 매라는 이름을 가졌을지언정, 그것이 엄연한 폭력이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옛날 선생님들 정말 많이도 때리셨죠. 와, 진짜 저는 여고였는데 남자 선생님이 학생 발로 차는 것도 봤어요. 중학교때는 선생님이 학급 여자에 머리를 자르기도 했고요. 뺨 때리는 건 기본이었죠. 뺨과 머리를 때리는 걸 보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사랑의 매일 수가 없어요. 그건 상대보다 자신이 더 위에 있다는 걸 증명하려는 것 밖에 안된다고 생각해요. 일례로 같은 잘못을 했을 경우에 자신과 동등한 위치의 사람을 때리진 않잖아요. 회사 동료가 잘못했다고 그 잘못을 고치기 위해 때리진 않잖아요. 자신이 맞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선생님이 제자를 때리고 어른이 아이를 때릴 때는 맞는 자가 자신보다 약한 존재라는 걸 분명히 인식하고 있는거죠. 그건 폭력이고요.

저도 가끔 조카가 말을 너무 안들으면 한 대 쥐어박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 생각이 드는 마음은 `이렇게 해서라도 말 듣게 하고 싶다`는 충동인 것 같아요. 그건 분명히 잘못되었다고 보여지고요. 그래서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8-30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말씀 100% 공감합니다.
 
숨통이 트인다 - 녹색 당신의 한 수
황윤 외 지음 / 포도밭출판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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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석이라도 국회에서 차지할 수 있다면 뜻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비례대표 2번인 '밀양765kV 송전탑반대대책위 사무국장'인 '이계삼'까지 꼭 당선 될 수 있다면 좋겠다.



녹색당은 당원이 7천4백여 명에 불과하지만, 당비 납부율이 모든 정당을 통틀어 가장 높습니다. 무엇보다 당원 구성에서 여성들의 비중이 높은 유일한 정당입니다. 남성 가부장들이 군사주의 전체주의적 논리로써 망가뜨린 세상을 복원할 힘은 여성적인 가치에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것을 저는 밀양송전탑 투쟁 과정에서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밀양에 연대한 수많은 생협 활동가, 어린이책시민연대 엄마들, 페미니즘 연구자, 미디어·법률·인권단체에서 활동하는 여성활동가들, 밀양에 열성적으로 연대한 여성들을 보면서 여성적 가치가 어떻게 세상의 불의함을 바로잡는 동력이 될 수 있는지를 보았습니다. 무엇보다 '밀양 할매'라는 존재가 있었습니다. 10년 싸움의 과정에서 마을의 숱한 남성들이 먼저 나섰다가 포기하거나 타협해버린 싸움을 끝까지 버텨낸 분들은 아주머니, 할머니들이었습니다. 현장에서 가장 완강하게 싸우는 이들도 그분들이었습니다. 전국에서 찾아드는 수많은 연대자들을 환대하고 잠자리를 챙겨주고 이 싸움의 대의를 호소하면서 그들을 일깨워준 이들이 바로 '밀양 할매'였습니다. 녹색당은 여성적 가치가 이끌어가는 정당입니다. (이계삼, p.76)

흔히 꿈과 현실을 반대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역사를 보면, 꿈꿨기 때문에 변화가 있었고, 꿈이 현실로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나 인권도 한대는 모두 꿈같은 일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불과 120년 전까지만 해도 보통선거권이라는 것은 꿈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현실이 됐습니다.
꿈꾸지 않으면 변화가 없습니다. 반대로 꿈꾸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현실이 됩니다. (여는 글, p.17-18)

미세먼지 어플리케이션을 휴대전화기에 설치하고 매일 확인하지만, 솟구치는 미세먼지 수치를 보면 너무 화가 납니다. 우리는 적어도 오염되지 않은 물과 숨 쉴만한 공기, 방사능과 GMO에 오염되지 않은 음식을 먹을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 삶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들을 기업과 정부가 좌지우지 하도록 내버려두어선 안 됩니다. 막아야 할 것은 우리들의 `코와 입`이 아니라, 이윤과 권력을 위해 우리의 생존을 팔아먹는 나쁜 제도와 법입니다. (황윤, p.36)

저는 이 말도 안 되는 현실을 바꾸고 싶습니다. 살벌한 세상이 아닌, 살 만한 세상, 살기 좋은 세상으로 바꾸고 싶습니다. 어떤 것이 살기 좋은 세상일까요? 저는 제 아이뿐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이 안전한 세상, 자연에서 마음껏 뛰노는 세상, 우리의 유일한 서식지인 지구를 보살피고, 동식물을 존중하고 사랑하며 이웃과 더불어 사는 세상, 그런 세상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습니다. 엄마 아빠들이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고, 과도한 노동을 강요받지 않고, 그래서 삶의 여유를 찾아서 아이들과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그런 세상 말입니다. (황윤, p.37)

`어떤 사회가 되면 좋겠냐`고 묻는다면, 그 사회의 구성원들이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사회면 좋겠다고 답하겠습니다. (김주온,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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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8 0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03-28 10:00   좋아요 1 | URL
비례대표로 뽑는 국회의원이 지금보다 훨씬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건 뭐 1위가 아니면 다른 표는 숫제 죽은 표가 되어버리니 ㅠㅠ
녹색당 후보 분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기억의집 2016-03-28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진짜 오래만에 쓰신 것 같아요. 한참 기다렸어요. 하도 글이 안 올라오길래 어디 아프신가 했답니다~ 독감이 유행이라, 아니면 퇴사??? 잡생각하면서 기다렸어요^^

다락방 2016-03-28 10:01   좋아요 0 | URL
헷. 기억의집님, 고맙습니다. 억지로라도 쓰지 않으면 앞으로 영영 글을 못 쓸것 같아서 오늘은 `쓰자`라고 마음 먹고 썼어요. 기다려주셨다니 고맙습니다. 누군가 내가 쓴 글을 기다려준다니, 정말 근사한 기분이에요. 큰 힘이 됩니다. 정말로요. 고맙습니다.
:)
 
먼 북쪽
마르셀 서루 지음, 조영학 옮김, 무라카미 하루키 후기 / 사월의책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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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에 읽었던 [숨통이 트인다]도 생각나고 [더 로드] 그리고 영화 [매드맥스]도 생각난다. 이 모든 걸 떠나서, 그냥, 이 책 자체 만으로도 아름답고 고요하다. 이러저러한 것들을 떠올리지 않아도 그러니까 소설, 그 자체로도 완벽한 것이다. 

글이 안써져서 더이상 덧붙이지를 못하겠고, 그러니까, 진짜 좋은 소설이란 말을 꼭 하고싶다!!


책 뒷편에 실린 무라카미 하루키의 후기를 보면 작가가 이 소설을 쓰게 된 계기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다.


그는 그때 체르노빌 근교에 사는 '갈리나'라는 이름의 여성을 취재했다. 원자력 발전소 폭파 사고 현장에서 반경 30킬로미터 안쪽 지역으로는 사람의 접근을 일절 금지하는데, 그녀는 그 금지령을 무시하고 고향의 작은 마을로 돌아가 농사를 짓고 산다. 이곳에는 그런 사람들의 수가 적지 않아, 그들을 '복귀 거주자'라고 부른다. 그녀는 오십대 후반의 과부로 홀로 소와 닭을 치고, 방사능에 오염된 땅에서 양배추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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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에 체르노빌을 다시 방문했을 때, 나는 이런 식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만일 사태를 되돌려보면 어떨까 하고. 현대 사회에서 갈리나는 그저 무지한 여자일지도 모른다. 그녀는 인터넷도 휴대전화도 스시 레스토랑도 모른다. 하지만 영락해버린 세게에서는, 기근과 역병과 전쟁, 혹은 체르노빌에서 일어난 것 같은 공업 사회가 불러온 재난으로 곤궁의 처지에 몰린 세계에서는 또 제임스 러브록이라는 학자의 무시무시한 예언이 묘사하듯 대변동이 일어난 세게에서는, 내가 알고 있는 전문 지식 같은 것은 아무런 가치도 가질 수 없다. 어느 버섯을 먹어도 될지 판단하는, 양배추를 재배하는, 음식을 보존하는, 이런 유의 지식을 모르면 살아남기가 매우 어렵다. 또 남성보다는 여성이 보통 오래 살므로, 이 행성에서 인류라고 하는 존재의 마지막 모습에 체르노빌 '거주 금지구역'의 원시적 생활에 가까운 것이 되는 것은 아닐지. 내 머리에 퍼뜩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사람들이 떠난 땅은 다시 야생이 힘을 되찾고 있었다. 여자들은 이미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나이가 지나버려 후대를 품지 않고, 오염된 땅에서 작물을 키우고 있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후기, p.324-325)






봉지마다 파종 기한 날짜를 스탬프로 찍어두기는 했지만 어차피 허튼 짓이다. 씨앗은 나름대로의 힘이 있다. 서쪽 사막에는 씨앗 상태로 100년 동안 비가 오기를 기다리는 식물들도 많다. 그저 다시 꽃 피울 날만 기다리는 것이다. 직접 본 적은 없지만 비가 100년 만에 내렸는데도 바위와 모래가 온통 꽃과 식물로 뒤덮였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다. (p.35)

상상해보라. 3만의 도시 인구 중 이제 여자 둘과 태아 하나만 남았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지금이 훨씬 더 좋다는 사실이다. (p.37)

 나는 종묘상에 건너가 몇 시간씩 텃밭에 뿌릴 씨앗을 골랐는데, 갈색의 작은 봉지 씨앗들 덕분에 뭐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덤으로 얻을 수 있어 무척이나 행복했다. (p.39)

영양실조로 허약할 대로 허약해진 데다 한곳에 오랫동안 웅크리고 지낸 터라, 열 발짝을 주기로 발을 내딛기가 힘들었다. ˝몸이 약해 빠졌어.˝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몸은 강한데 마음이 물러터진 것이다. 다 포기하고 눈 속에 누워버리라고 부추기는 쪽은 늘 마음이다. 자기 몸이 얼마나 강한지는 오직 여자듣만이 안다. 당장은 고통으로 온몸이 산산조각 날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p.131)

누군가를 향한 상실감이 너무도 혹독해 그 고통에 허리를 부여잡을 때가 있다. 때로는 마치 해돋이나 창문 색깔처럼 상실감은 함께 살아가야 할 삶의 일부이기도 하다. 조상이 물려준 세상이 갑자기 끝장났을 때 우리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종말과 맞서야 했다. 내게도 상징적인 일들이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세탁이었다. 리넨 천을 빠노라면 어딘가 차분하고 일상적인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행군 중에는 당연히 깨끗한 리넨을 볼 수가 없었다. 방식이 색다르긴 해도 줄푸가에게는 그 대상이 옛날 차였을 뿐이다.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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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6-08-30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리뷰를 보니 책을 즐겁게 읽었던 감회가 떠올라서 좋네요^^ 감사합니다ㅎ

다락방 2016-08-30 21:18   좋아요 1 | URL
저 이 책 엄청 좋아해요 , 고양이라디오님!! 고양이라디오님도 좋게 읽으셧군요. 으흣.

고양이라디오 2016-08-30 21:33   좋아요 0 | URL
하루키씨가 추천해서 읽었어요ㅎ
 
청춘의 독서 -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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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 중 일부분인데, 지금 여기 얘기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엠비를 대통령으로 두고 살았던 나라에서 '아 이럴 수도 있구나' 했는데, 지금은.........................





그래도 우리의 국민성은 타락하지 않기를.

어제 시사인에서 이런 문장을 봤다.



하지만 나 몰라라 할 수는 없다. '정치 무관심에 대한 최고의 형벌은 자신보다 못한 사람의 지배를 받는 것' 이라는 잠언이 전하듯 총선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는 나의 삶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혐오만 하기에는 정치가 너무 중요하다. <시사인 제 443호 28쪽, 정리 김은진 기자>



내가 그런 사람이었다. '나 몰라라' 하던 사람. 국회가 저모양이지 뭐, 정치야 뭐, 하던 사람. 나는 학생때 운동권이었던 것도 아니고 정말 귀를 닫고 살았었다. 한 번은 대학교에서 등록금 인상 반대 시위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걸 보면서 나는 '저런다고 등록금이 인하되나' 이러고는 지나쳤더랬다. 이런 일화를 들자면 수도없이 많다.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친구들에게도 말했었는데, 그 시절의 나는 '없는 사람' 이었다. 아빠가 말해주는 세상이 세상의 전부인 줄만 알았더랬다. 그러나 정치가 중요하다는 걸 요즘에야 깨닫는다. 나와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다가 테러방지법 통과되는 걸 목격하고는, 이것이 내 삶과 직접적으로 연관될 수도 있겠구나, 한다. 그래서 대통령을 잘 뽑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누구를 대통령으로 뽑아놓느냐 하는 것은, 그 대통령에게 표를 준 사람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 더 악한 사람을 권력자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표를 '주는'행위가 필요하다. 사생활에 대한 것도, 노동에 대한 것도, 그것들이 법안이 되어 통과되는 순간 내 삶에 아주 깊숙하게 침투한다. 나는 악한 사람의 지배를 받고 싶지 않다. 정말 그러고 싶지 않다. 악하고, 고집세고, 다른 사람과 대화할 줄 모르는 사람에게 권력을 주고 싶지 않다. 정말 그렇다. 



전남친 중에 한 명이 내게 했던 말이 생각난다. 너는 '비학습 좌파' 라고(정확히 이런 워딩이었나??). 학교때 공부도 못했고 운동에도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살아가면서 생활에서 좌파로 변하고 있다고. 요즘의 나는 전남친의 그 말이 생각난다. 그때는 그런가, 했는데, 요즘에는 그렇구나, 한다. 내가 좌파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딱히 진보적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데, 뒤늦게야 좀 알게 되고 보이는 것 같다. 내가 '없었던' 시절을 돌려받고 그 때로 돌아가 더 열심히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내가 지금의 나인채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면, 과거로 시간을 돌린다해도 나는 그때와 아마 똑같이 행동할 것이다. 똑같이 무심하고 똑같이 혐오하고 똑같은 사람과 사랑에 빠지고... 결국 그런 시간들을 거쳐서야 비로소 나는 지금의 내가 된 것일 거다.


유시민의 이 책이 진짜 참 좋다. 지금의 내게 맞춤한 책이다. 다 읽고나면 또 글을 쓰게 되겠지만, 어쨌든 좋다.



결과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더 악한 사람에게 권력을 주지 않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거다. 그것이 투표라면, 나는 그것을 할 것이다. 지금도 나는 많은 주변 사람들, 나의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내가 젊은 시절에 무심해서 이 나라를 이지경으로 만들었는지도 몰라. 이 꼴 되지 않게 하려고 했던 당신들에게 미안해. 나는 약간의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이런 죄책감을 앞으로는 갖고 싶지 않고, 이런 미안함을 앞으로도 갖고 싶지 않다. 간혹 친구들에게 '너는 그때 그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야 한다는 걸 어떻게 알았니? 나는 몰랐는데' 라고 말하는데, 그럴때마다 과거의 나로 인해 미안해진다. 나이들면서 아주 많은 것들이 미안해진다. 페미니즘에 관심 없었던 게 미안해지고 정치에 관심 없었던 게 미안해진다. 내가 모르는 채로 지냈던 많은 것들에 대해 미안해진다.


엊그제는 오래전부터 유시민을 좋아했던 한 친구에게, 이제서야 네가 왜 그를 좋아하는지 알게됐다, 그동안 몰라봐서 미안하다, 라고 말했다.


나는 참 늦되구나..




그나저나

진선미 의원에게 표를 주고 싶은데 진선미 의원은 강동갑... 나는 강동을.. ㅠㅠ


테러방지법 통과되고나니 글 쓰는 게 쫄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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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애 2016-03-09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서민 교수님의 경향신문 칼럼을 보며 시원하긴 한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사랑방 (뒷)담화 같다는, 우린 줄곧 그런 이야길 나누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판은 하지만 절실하지 않은. 반성하고 고민하게 됩니다.

아무개 2016-03-09 09:00   좋아요 0 | URL
저도 오늘 아침에 그 칼럼을 읽었어요. 아애님 말씀에 공감 백만개 드리고 갑니다...

다락방 2016-03-09 11:58   좋아요 1 | URL
음 저는 조금 생각이 달라요. 글을 쓰는 사람이 글로 하는 얘기, 그리고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람을 대상으로 쓴 글은 이미 뒷담화의 수준을 넘어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밖으로 퍼진 말은 분명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고요. 저는 글을 쓸 때 제게 어떤 식의 악플이 달릴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요. 그런데 그걸 매체에 발표하는 사람이라면 더 크게 알고 있겠지요. 그럴 경우에 비판하는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이 어떤 말을 혹은 어떤 욕을 듣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감당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그래서 그것은 `우리끼리 하는 뒷담화`의 수준을 넘어간다고 생각합니다. 아애님만 하더라도 벌써 그 글을 읽고 반성과 고민으로 넘어가셨잖아요. 그렇다면 이미 뒷담화를 넘어선 거 아닐까요?

반성하고 고민하게 된다는 말씀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건배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랄까요. 저 역시 최근 몇 년간 많은 것들을 반성하고 고민하고 있어요.

아애 2016-03-09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자각이 절실해지면 행동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다락방님의 생각이 점점 많은 이들의 자각이 되고 그러면 변화 되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꿈을 여전히 꿉니다.

다락방 2016-03-09 12:00   좋아요 1 | URL
말씀하신 것처럼 자각이 절실해지면 행동으로 옮겨가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나 자각은 그 단어가 말하는 것처럼 `스스로` 해야하는 것이죠. 저는 움직이지 않는 자들을 움직이게 하고 싶은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제 힘이 너무나 미천하다는 것을 알아요. 그래서 글을 씁니다. 어딘가의 누군가는 어떤식으로든 제 생각과 글로 말미암아 조금이라도 영향을 받고 변화로 나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해서요.

아애님, 저도 그런 꿈을 꿉니다. 그리고 그 꿈을 멈추는 순간 변화 자체도 멈추는 거라고 생각해요.
계속 꿈을 꾸도록 합시다, 아애님.

단발머리 2016-03-09 10: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악한 자가 나가면 더 악한 자가 들어선다, 가 지금의 우리 상황이죠.
MB를 보면서 아...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피로 얻은 민주주의가 이렇게 한번에, 단번에 후퇴할 수 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웬걸로... 박근혜는 한 수 위네요. 더 할 수 없을 거라는 한계를 넘어섭니다. 여기에서 방심하면 안 되는데, 이게 끝이라 생각하는 순간, 더한 사람이 대통령 될 수도 있다는 거, 그런 생각을 하면 또 머리가 띵해집니다.

오래전부터 유시민 좋아했던 친구가, 제가 아니란 말입니까. 아... 누구신가요. 그 분은.
유시민에 대해서라면 저도 나중에 따로 글을 쓰고 싶네요. 내가 그를 좋아하는 이유, 뭐 이런 제목으로요.

<진보와 빈곤>은 대학 때 읽었는데, 오랜만에 보니 반갑네요. 저쪽 방 어딘가 있을텐데, 다가가서 먼지 한 번 털어주는 센스. 점심 맛난거 드세요, 다락방님~~ **^^*


다락방 2016-03-09 12:03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님도 유시민을 좋아하셨군요. 게다가 진보와 빈곤도 읽으셨다고요? 하아- 단발머리님, 단발머리님께 무한한 질투의 감정이 생깁니다. 우리는 같은 시대를 살았고, 지금도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데, 왜 저는 이렇게 갈 길이 멀기만 한걸까요. 누군가 진작 깨달은 것을 왜 저는 이제서야 깨닫고 있는 걸까요. 이미 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알고 계셨던 단발머리님께 저는 질투가 납니다.

진보와 빈곤은 이 책에서 읽고 너무 인상깊어서 다음에 책 살 때 사야겠어요. 너무 읽어보고 싶어지지 뭡니까. 인용문들만으로 진짜 근사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2016-03-09 1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09 1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8-30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참 늦었습니다. 정치도 진보도 페미니즘도요. 그리고 유시민도요. 투표말고 사회참여도 해야되는데 `책만 읽는 바보`가 되었습니다ㅠㅋㅋ

다락방 2016-08-30 21:16   좋아요 1 | URL
일단 읽는 걸로 시작합시다, 고양이라디오님. 읽다보면 생각하게 되고 생각하다보면 또 실천하고 싶어지기도 할테니까요. 바보 아니에요, 고양이라디오님. 그리고 이미 어느 정도는 행동하고 계신다고 생각해요. 책 읽고 부지런히 글 쓰시잖아요. 그 글을 보고 누군가는 자극 받아서 책을 읽기도 할텐데, 그것만으로도 영향력 있는 일을 하고 계신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고양이라디오 2016-08-31 10:06   좋아요 0 | URL
ㅠㅠ 다락방님 감사합니다. 생각해보니 저도 다락방님 덕택에 좋은 책들을 많이 읽게 되었습니다. 다락방님의 저서부터해서 <곰스크로 가는 기차>, <청춘의 독서>, <악어 프로젝트> 등등이요.

저도 사람들의 독서율이 올라가면 세상이 좀 더 살기 좋아지리라 생각합니다. 거기에 손톱만큼이나마 이바지하고 싶네요^^

singri 2016-08-30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로서의 유시민이랑 정치인으로서의 유시민이 좀 어긋나 보일때가 있어서 요즘 전 유시민 다시 보기 중입니다 ㅋㅋ

다락방 2016-08-30 21:16   좋아요 0 | URL
전 정치인으로서의 유시민에 대해 관심이 없었는데, 이 책 읽고 이사람 책 차근차근 다 읽어봐야겠다!! 생각했어요. 아직 그러고있진 못하지만요 ㅋㅋㅋㅋㅋ

징가 2016-08-31 0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냥 유빠 입니다. 🤗

다락방 2016-08-31 06:33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제 친구중에도 유빠가 있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