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좋은 사람
줌파 라히리 지음, 박상미 옮김 / 마음산책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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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일들을 바로 잡아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 (뭍에 오르다, p.378) 라는 문장을 오래 생각했고, 여전히 가끔 생각나기에 다시 꺼내들은 책인데, 다시 읽는 <뭍에 오르다>는 그전과는 또 다르게 다가왔다. 이 소설을 슬픈 소설로 기억하지만, 다시 읽는 이 소설은 '아주 많이' 슬픈 소설이었다. <지옥-천국>을 가장 좋아했고, 그 소설을 여러번 읽었는데, <뭍에 오르다>를 자꾸 떠올렸다.



"그런데 왜 약혼반지는 안 끼고 있어?"

"없으니까."

그는 팔찌를 들여다보면서 천천히 돌렸다. "어떤 남자가 반지 없이 청혼을 하냐?"

그때 그녀는 청혼은 없었고, 네빈을 잘 알지도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시선을 돌려 테라스에 놓인, 말라버린 화분을 보며 말했다. 하지만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호기심에 가득 찬, 겁내지 않는 그의 눈빛은 느끼고 있었다.

"그러면 왜 그 사람이랑 결혼하는 거야?"

그녀는 그에게 사실대로 말했다. 이제까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진실이었다. "여러 가지 일들을 바로 잡아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 (뭍에 오르다, p.378)



나도 꼭 저렇게, 헤마와 같은 진실을 품고 있었던 적이 있었다. 헤마는 코쉭에게 말했고, 시간이 오래 지난 후에, 나 역시 친구에게 내 진실을 말했다. 진실은 때로 지나치게 가혹하고 잔인하기도 하다. 어떤 진실은 차라리 모르는 게 좋을 수도 있다. 







그들이 아직 헤어질 수 없는 건 서로에게 분명했다. 몇십 년 동안 보지도, 생각지도, 찾지도 않았지만 뭔가 귀중한 게 거기 있음을 느꼈다. 이 새롭게 생긴 감정이 그대로 방치되어서는 안 되고, 분명 정성을 다해 돌보아달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뭍에 오르다, p.376)

어느 날 그에게 웹사이트를 보여달라고 했더니 그가 보여주었다. 그는 보라고 하고서 저녁거리를 사러 나갔다. 헤마는 침대 위에서, 침대보를 몸에 두른 채 작게 윙윙거리는 그 노트북을 맨다리 위에 올려놓았다. (뭍에 오르다, p.380)

그녀는 그가 이제 다른 일을 할거라는 사실에 기뻤다. 코쉭의 어머니가 그랬을 것처럼, 홍콩에서 회의나 주재하면서 책상에 앉아 일을 하면 더 이상 위험한 일은 없을 거란 사실에 몰래 기뻐했다. (뭍에 오르다, p.381)

아주 처음부터 몇 주가 지나면 이 관계는 끝날 거라는 사실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2주가 더 지나면 모든 건 깨끗한 백지 상태로 돌아갈 테고, 그들은 각자 다른 나라에, 코쉭과 조반나 아파트의 열쇠도 각각 다른 사람들의 손에 있을 터였다. (뭍에 오르다, p.383)

심지어 코쉭이 매번 콘돔을 낀다는 사실에도 벽을 느꼈다. 그 작은 포장을 뜯느라고 잠시 멈출 때마다 지금 그들이 무슨 짓을 해도 결국 합칠 수 없다는 사실을 예감했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건 줄리안 때문이라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다. 정직하지 않은 사람을 그렇게 오래 사랑하고 난 후에 배운 몇 가지 중 하나였다. (뭍에 오르다, p.384)

˝나랑 함께 가자.˝ 코쉭이 말했다.
˝어딜?˝
˝홍콩에.˝ 그러고는 말했다. ˝그 사람이랑 결혼하지 마, 헤마.˝
그녀는 걸음을 멈췄다. 길가에 사이프러스 나무가 있는 계단 길 위였다. 밑으로 내려가던 길이었다. 뒤에서 걸어오던 사람들이 `실례합니다`라고 작게 말하며 지나갔다. 그녀는 갑자기 아찔해서 비틀거렸다. 자기에게 무관심하던 그 소년, 자기 것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 정사를 시작한 이 남자, 바로 그가 마지막 순간에 그 이상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 그녀는 뛸 듯이 기뻤다. 하지만 동시에 그 이기적인 말에, 그녀에게 어떻게 하라고 말하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네빈과는 달리, 그녀가 있는 곳으로 오겠다고 하지 않았다.
˝지금 대답하지 마.˝ 이렇게 말하며 그녀의 허리에 손을 둘러 자기 쪽으로, 계단 몇 개 아래로 끌어내렸다. ˝먼저 인도에 가서 생각을 해보라고. 내가 기다릴게.˝ (뭍에 오르다, p.389)

그는 그런 말을 미리 했어야 했나, 혹시 늦게 말해서 건성으로 들리지 않았을까 걱정스러웠다. 그녀가 거절했을 때 퉁명스럽게 대해 후회가 됐다. 어른이 되어 그의 과거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을 만난 건, 또 지속적인 관계를 갖고 싶은 감정이 들게 한 여자는 처음이었다. 다시 우연히 만날 때까지 기다리고 싶지 않았고, 다른 남자와 공유하고 싶지도 않았다. (뭍에 오르다, p.393)

하루 종일 정신이 없었어. 어머니와 이모들이랑 나가서 블라우스를 가봉하고 장신구들을 골랐어. 사리 상점에서 우리는 몇 시간 동안 얇은 푸통 위에 앉아 콜라를 마시고 양고기 롤을 먹으면서 남자들이 보여주는 물건들을 구경했어. 나는 다 좋았지만 빨간색 베나사리를 입겠다고 했어. 하지만 그러는 동안 나는 네 생각만 했어. 내가 실수를 하고 있다는 생각에 두려워하면서. 아직 약간 시차가 있었고, 우리 둘이 함께 먹던 음식들과 좋은 커피와 와인이 너무 먹고 싶었어. 트라이앵굴라 공원에 있는 부모님의 아파트로 돌아오면서, 사람들로 붐비는 거리에서 난 바보처럼 네 얼굴을 찾았어. (뭍에 오르다, p.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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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02-12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들로 붐비는 거리에서 난 바보처럼 네 얼굴을 찾았어.

다락방 2015-02-12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단편 참 좋다. 좋으네.

피오나 2015-02-12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너무 좋아해요!! 다락방님이 옮겨주신 글을 보니 다시 꺼내서 읽어보고 싶어지네요ㅎㅎ

다락방 2015-02-12 17:02   좋아요 0 | URL
아, 너무 좋죠, 피오나님! 줌파 라히리 같은 글을 쓰고 싶어요. 참 좋아요. 오늘 다시 읽은 뭍에 오르다는 참 좋습니다. 지옥-천국도 짱인데..

moonnight 2015-02-12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이런. ㅠ_ㅠ; 여기저기서 좋다는 이야기 많이 들었지만 어쩐지 자꾸 외면하게 되었던 작가인데 다락방님이 불을 지피시네요. +_+;;; 너무 슬플까봐 두렵. ㅠ_ㅠ;;;

다락방 2015-02-12 18:04   좋아요 0 | URL
책과 내가 만나는 것은 정말이지 타이밍인 것 같아요, 문나잇님.
다시 읽은 이 단편은 처음과는 아주 많이 다른 느낌을 주네요. 아 슬퍼요. ㅠㅠ
줌파 라히리를 외면하지 마세요, 문나잇님.
제 생각에 문나잇 님이라면, 이 단편집의 가장 첫번째 단편인 <길들지 않은 땅>을 좋아하실 것 같아요.

moonnight 2015-02-12 18:09   좋아요 0 | URL
네 이제는 만나야 할 시간인가봐요. 읽어볼께요. 불끈!

에르고숨 2015-02-12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읽어 더 슬픈 소설이라면 정말 슬픈가봅니다.ㅜㅜ 저는 `지옥-천국`까지 읽고 `읽지 않은 책` 코너에 꽂아뒀;; 문장 하나가 계속 생각나 다시 찾아보는 독서 참 좋네요, 다락방 님.

다락방 2015-02-12 18:13   좋아요 0 | URL
어떤 책은 내가 읽었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또 어떤 책은 `읽었다`는 것만 기억하게 되는데요, 아주 가끔 어떤 책들은 문장들이 기억나요. 외울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대략적인 뉘앙스와 내용 같은 거요. 그건 그 책과 내가 만난 타이밍이 맞았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기억나지 않는 책보다는 기억나는 책을 다시 읽게 되는 것 같아요. 다시 읽으면서 참 좋았어요. 흣 :)

2015-02-14 1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2-16 1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와 2015-02-16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줌파 좋다..
나도 다시 읽어봐야지.

다락방 2015-02-16 15:20   좋아요 0 | URL
좋죠 좋죠. 좋더라고요..
 
수학자들 - 세계적 수학자 54인이 쓴 수학 에세이
김민형 외 지음, 권지현 옮김 / 궁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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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중 누군가가(그는 가장 뛰어난 학자 중 한 사람이었다) 사진들을 훑어보더니 "각자 짧은 글을 쓴다면" 책으로 엮을 수 있으리라 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들은 모두 게임에 동참해주었다. 짧고, 위대하고, 격렬하고, 미묘하며, 암시적이기도 하고 직설적이기도 한 글들이 가을 낙엽 떨어지듯 속속들이 도착했다. 잠시 거쳐 가거나 더 오래 머물고 있는 수학자, 이론물리학자, 생물학자, 박사 논문 준비자, 명망 있는 연구자들로 이뤄진, 본질적으로는 허물어지기 쉬운 이 인간 집단은 망망대해에 수많은 작은 병들을 던졌다. 그 병들은 이 해안가에 발을 들여놓을 기회가 없었던 친애하는 독자 여러분과 우리 같은 육지 사람들을 향한 것이었다. - 프롤로그 中 (장 프랑수아 다르스, 아닉 렌, 안 파피요)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모두 프랑스의 '고등과학연구소'에 적을 둔 적이 있었던 수학자들의 것이다. 그들은 그 하나의 공통 분모로(수학을 사랑한다는 공통분모도 있지만) 각자 글을 쓰기로 하고, 그렇게 이 책은 태어났다. 나는 이 프롤로그를 읽으면서 이것이 꽤 좋은 기획이라고 생각되어졌으며, 이걸 다른 식으로도 응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졌다. 가장 먼저 생각난 것, 아니 유일하게 생각난 것이 바로 '같은 책을 읽은 사람들의 글' 이었다. 이를테면,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를 읽고 그 책이 좋았던 사람들의 글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내는 것이다. 그 책은 아직 '새벽 세시'를 읽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지침이 되어줄 것이고, 이미 '새벽 세시'를 읽은 사람들을 위한 의견 교환의 매개가 되지 않을까. 혼자 이런 생각으로 신났다가, 그러나 이것은 너무나 '매니아'스러운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팔리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책이 아닌가, 싶어졌다. 아마..많이 안팔릴거야. 1쇄나 고작 다 나가는 정도가 아닐까...

 

 

이 책을 읽는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고, 글자들을 다 읽어내긴 했지만 사실 이 책이 무슨 말을 하는지는 90프로 정도는 이해가 되질 않는다. 정신 빡 집중해서 미간에 힘 빡 주고 읽어보았지만, 그건 내가 힘쓴다고 되는 일이 아니더라. 뭐, 그렇다는 거다.

 

내가 이해한 10프로에서 수학자들은, 수학이 우리 모두의 삶을 개선시켜주리란 점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나는 아이들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음악에 노출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대여섯 살 때부터 음악을 듣기 시작한 아이는 지력에서 시감각이 차지하는 부분의 균형을 조금이나마 더 잘 맞출 수 있다. 시감각은 보이는 것에만 의존해서 얻는 놀라운 감각으로 아주 어렸을 때 익히는 것이며 기하학과 관련이 깊다. 음악은 대수학을 통해 시감각의 균형을 맞춘다. 음악이 대수학과 마찬가지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이다. 수학에는 뇌의 시각 영역에 해당하며 즉각적인 직감을 따르는 기하학과 대수학을 나누는 이분법이 대대로 전해져 내려온다. (알랭 콘, p.22)

지난 20년간 나는 유럽, 미국, 그리고 개발도상국에서 활동하면서 북반구의 동료들이 누리는 수준으로 지식을 발전시키는 데 기여하는 수학자들이 치러야 할 대가는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늘 간직해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된 사실은 개발도상국의 가장 뛰어난 인재들이 유럽과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그들 중 절반 이상이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아 두뇌유출에 한몫한다는 것이다. 나머지 중 일부는 의욕이 고취되어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몇 년이 채 지나지 않아 연구는 저지되고 만다. 능력이 있으니 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기 시작하고, 가르친 학생 중 최우수 인재들은 외국에 나가서 공부를 계속한다. 이렇게 악순환의 고리는 좀처럼 끊을 수 없다.
빈곤과 보건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개발도상국 정부는 연구를 할 여유도 없고 투자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없다.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나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천재들이 얼마나 많으며, 그로 인한 손실은 또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진다면 인류 전체가 과학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알리 샴세딘, p.115)

고등과학연구소는 방문학자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강의도 행정업무도 맡기는 법이 없고, 심지어 연구 실적을 강요하지도 않는다(적어도 단기간에는). 방문학자나 박사후연구원 선발 때문에 `가끔` 보고서를 주문하는 것이 고작이다. 단독으로 그리고(혹은) 다른 방문학자들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자유로운 연구와 사고가 전적으로 보장되는 지구상의 외딴섬과 같은 곳이다. 시끌벅적한 외부세계와 단절된 평화의 항구인 셈이다. 연구소내 연구평의회(Conseil scientifique)의 지지 덕분에 5년 동안 로랑 라포르그(Laurent Lafforgue)와 나는 이곳에서 앞으로 오랫동안 함께 일하게 될 열다섯 명 이상의 연구자들을 만났을 뿐만 아니라 파리 지역의 여러 단체들과 공동 세미나를 기획할 수 있었다. 국립과학연구원의 연구자라는 신분 덕북에 `랭글란즈 p진 프로그램`에 관한 연구를 순조롭게 진행시킬 수 있었다. 독자들을 위해 `랭글란즈 p진 프로그램`이 무엇인지는 생략하겠다. (크리스토프 브뢰유, p.117-118)

이제 알레고리는 필요 없다. 따뜻한 차와 건강한 음식이 있다면, 새로운 방문객이 길을 잃지 않고 연구실을 찾을 수 있다면, 대강당의 마이크가 잘 작동된다면, 인터넷 접속이 완벽하게 작동된다면, 글들이 TeX로 잘 바뀐다면, 잔디가 아름답다면, 공원에 꽃이 피었다면, 수학은 더 잘될 것이다. 이 조건들이 충족되면 또 다른 차원 앞에 모습을 감출 것이다. 그것은 바로 매력이다. (p.163)

우리의 추상적 개념을 자연 속에서 발견하는 것은 얼마나 큰 즐거움인가.

무지개와 쓰나미에서 발견하는 그래디언트의 특수성.
동양의 요술거울에서 발견하는 라플라스 연산자.
파란 하늘의 편광 현상에서 발견하는 타원적분.
양자학의 식별 불가능성에서 발견하는 비틀림과 곡선의 기하학.
필름의 후방 투영에서 발견하는 행렬의 퇴화.
작은 회절격자에서 나오는 빛에서 발견하는 가우스합. (마이클 베리,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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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고숨 2014-11-24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댓글에다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말을 써도 될지, 쓰게 될 줄이야.ㅎㅎ 근데 뭔가 달라졌네요? 알라딘이? 이제 `공감`하지 않고 `좋아`해야합니까?;;

다락방 2014-11-25 08:45   좋아요 0 | URL
아마도 북플이 생기면서 바뀐 것 같네요. SNS화 되는 느낌...이게 좋은건지 싫은건지 잘 모르겠어요. 전 여전히 SNS 알라딘 보다는 이렇게 우리가 피씨 앞에 앉아 찾아 들어와야 하는, 긴 글이 적힌 알라딘을 좋아합니다.

여튼, 저 이 책 읽는 거 정말 수고했어요. (응?) ㅎㅎ

서니데이 2014-11-24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이 좋아요가 되었네요.
두번 누르니까 처리중이라는데요. ^^

다락방 2014-11-25 08:45   좋아요 0 | URL
한 번만 누르세요, 서니데이님. ㅎㅎㅎㅎㅎ

2014-11-26 0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1-26 1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음의 서재 - 나만의 도서관을 향한 인문학 프로젝트
정여울 지음 / 천년의상상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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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공간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관계의 빈 공간'이 필요하다. 이 빈 공간에서만은 갈등을 드러내지 않고, 갈등이 아직 해결되지 않아도 서로 다가가고 만나는 것이 가능한, 마음의 중간지대를 마련하고 싶다. 가족, 연인, 친구 사이에도 이러한 관계의 여백이 필요하다. 사랑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속속들이 알아내려 하고, 믿는다고 해서 모든 것을 남김없이 털어놓으면, 관계가 숨 쉴 여백의 공간이 생기지 않는다. 사랑하는 이들끼리도 각자의 사유와 고독한 비밀의 공간을 남겨줄 수 있다면, 우리가 쓸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은 눈부시게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p.183-184)

나는 매력이 없다고 골방 속으로 숨으면 절대로 인연의 실타래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미모와 매력이 비례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외모 이상의 매력으로 상대를 사로잡는 유혹의 귀재들도 많다. 미모가 뛰어난 사람들보다 매력 넘치는 사람들의 인생이 실제로는 훨씬 행복하다. 매력은 미모처럼 자신을 `볼거리`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함께하고 싶은 존재`로 만드는 기술이다. 미를 감상하는 데는 `거리`가 필요하지만, 함게하고 싶은 인연을 만드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p.32-33)

아무리 매력이 철철 넘쳐도 고백의 용기가 없다면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가 `그 수많은 편지의 주인은 나`라고 고백했다면, 사랑은 이루어지고도 남았을 것이다. 록산은 시라노의 편지에 감동하여 외친다. ˝만약 오디세우스가 당신처럼 편지를 썼다면, 정숙한 페넬로페도 집에서 수나 놓으며 기다리고 있진 않았을 거예요.˝ 미모는 정태적이지만 매력은 동태적이다. 연애는 고백이다. 매력은 액션이다. 그러나 사랑은 고백과 액션을 훌쩍 넘어서는 용기를 필요로 한다. 사랑은 용기 있는 자에게 쏟아지는 축복, 마침내 영원히 움직일 수밖에 없는, 세상에서 가장 바지런한 동사다. (p.35)

(이반 일리히의 유언을 읽고)나는 내 결핍을 채워주고, 내 불안을 잠재우는 감정이 사랑이라 믿었다. 한 번도 나를 파괴하는 사랑에 몸담아 본 적이 없다. 그런 감정이 다가올 때마다 용케도 잘 피하며 이런 위험한 감정은 사랑이 아니라 부정했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원래 나였던 나, 나라고 믿었던 나를 파괴하는 사랑이야말로 내가 한 번도 끝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사랑임을 알게 되었다. (p.45-46)

저 수많은 인간의 정의 중 하나를 굳이 고르라면 나는 `호모 에로티쿠스`를 택하련다. 인간이 `다른 동물들처럼`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를 미소짓게 만들지 않는가. 어떤 존재든 일단 사랑하기만 하면 간도 쓸개도 내줄 줄 아는 아름다운 광기가 있어, 인간은 `다른 동물들처럼` 아직 지구에 살아남은 것이 아닐까. 사랑의 그 끔찍한 계산 불가능성이야말로 결코 정의할 수 없는 인간의 소중한 공통분모가 아닐까. (p.116)

우리는 언어 때문에 위로받지만 언어 때문에 고통받는다. 무심코 던져진 수많은 타인의 말, 익명으로 정체성을 숨긴 수많은 네티즌의 발언, 심지어 자신이 던진 자신의 말에도 우리는 상처를 받는다. 언어는 화살표다. 반드시 어떤 것을 가리킨다. 가리켜서 아름답게 치장하기도 하지만, 가리켜서 처참하게 훼손하기도 한다. 음악은 이러한 날카로운 화살표로부터 자유롭다. 무언가를 구체적으로 가리키지도 않고, 애써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는다. 음악의 힘은 불가피하게 언어를 쓸 수밖에 없는 인간들의 피로한 영혼을 치유해주는 것이 아닐까. 음악은 증명할 필요가 없다. 음악은 해명하거나 비난하거나 공격하지 않는다. 음악은 단지 존재를 감싸준다. 존재를 날카롭게 가리키지 않고, 존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준다.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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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24 2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1-25 08: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여름 2015-05-19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좋아서 구매했어요. 디자인이 바뀌어 새로 나왔던데 전의 책 디자인이 더 나은 듯 했어요. 그리고 좋아서 글짓기 좋아하는 아이한테도 선물하고. 정여울의 글들은 한겨레와 시사인을 통해 읽었는데 책을 통해 보니 참 좋더라구요. 소개된 책들도 읽고 싶어지고. 다른 책들도 읽었어요. 4월에 수술한다고 또 병원에 입원했을 때는 `잘 있지 말아요` 읽었는데 이것도 좋았어요. ^^ 그래서 또 구입.

다락방 2015-05-19 09:31   좋아요 0 | URL
오, [잘 있지 말아요] 좋다고 하신 말씀에 지금 보관함에 넣어두고 왔습니다. 헤헷.
저도 시사인을 통해 정여울의 글을 읽고 있어요. 매번 읽을때마다 좋아서 자꾸 보관함에 넣는 책이 늘어가요. 최근엔 시사인 보고 <소공녀>넣어뒀어요. 그렇지만... 아직 구매하진 않았어요. 구매엔 절제가 필요하니까요. 하핫.
잘 있지 말아요도 언젠가 읽어봐야겠어요.

여름 2015-05-19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공녀`읽고 담아뒀는데. 찌찌뽕. ㅋㅋ 몸만 좀 더 나으면 더 많음 책 읽고 같이 이야기 나눴으면 좋겠어요.
 
싸가지 없는 진보 - 진보의 최후 집권 전략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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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었던가. 최근의 강준만을 읽은 친구가 '그는 나이들면서 약해졌다, 보수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다'는 말을 했었는데, 만약 그렇다면 나는 이미 보수쪽인 건가. 강준만의 이 책에 많은 부분 동의했다.


내 주변의 여자지인이 대학시절 학과 공부가 무척 재미있어 좋았는데 친하게 지내던 남자선배가 운동권으로 들어오라고 권유했었단다. 지인은 싫다고 답했고, 너가 운동권하면 잘 하겠는데 왜 안들오냐는 거냐며 손바닥으로 뒤통수를 때렸던 적이 있다고 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자꾸 이 대화가 생각났다. 



13페이지의 강준만의 말대로라면, 나는 변종 중에서도 변종 한국인인걸까.

나도 맹목적 빠 싫어...

내가 공개적인 지지 후에도 그 40퍼센트나 30퍼센트로 인한 문제가 드러날 경우 비판을 하는 건 내겐 아주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빠`들은 그걸 변절이나 배신으로 보는 (내가 보기에) 이상한 두뇌를 갖고 있다.
한 번 사랑했으면 끝까지 무조건 사랑해야 한다니, 정치적 지지가 무슨 연애질인가? 아니 연애도 그렇게 하진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하는 사람이 의리도 있고 일관성도 있다고 극찬하고 추종까지 해대니, 나로선 그게 뭐하는 짓인가 싶다. 그렇지만 나는 그건 비판이나 논쟁으로 넘어설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또 나 같은 사람이 오히려 소수에 속하는 `변종 한국인` 이라는 걸 오래전에 깨달았다. 나는 다양성 존중과 평화공존 차원에서 그런 사람들도 있으며 그들 역시 내가 손을 잡아야 할 동지들이라는 쪽으로 생각을 정리했다. 그들이 손잡기를 거부한다 해도 계속 손을 내밀며 애써보련다. (p.13)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 때 입당한 열성당원이기도 했던 영화감독 박찬욱은 2003년 『월간 말』인터뷰에서 진보 진영에 대한 쓴소리를 주문하는 기자에게 긴 시간 침묵을 지키더니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낸 적이 있다.
˝가치관이나 세계관이 혼란스럽기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그 혼란이 점점 더한 건 과거 사악한 집단으로 여겼던 자본가나 기득권층이 직접 만나보면 상당히 젠틀하고 착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느낄 때다. 화가 나서 미치겠다. 문제는 지금 그들이 창업자나 자수성가한 사람들이 아니라 2세들이라는 점이다. 그들은 꼬인게 없는 자들이다. 그래서 착하다. 그러니까 더 화가 나는 거다. 예전엔 못 가지고 무식한 사람들이 착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그렇지도 않다는 것, 빈부의 격차가 인격이나 인성마저도 그렇게 비틀고 있다. 어떻게 게 이 세상을 바라봐야 할 지 참 답답하다. (p.46)

많은 경우 일부 운동권의 `꼬임`은 도덕적 우월감과 독선에서 비롯된다. 그런 기질은 발생론적으로 타당한데, 현시은 늘 발생론적 기원을 배반한다. 이타적인 정의감 하나로 운동에 뛰어든 것은 숭고하지만, 오랜 세월 고난과 시련을 겪다보면 이타적인 정의감을 압도하는 다른 부정적 행태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는 아무리 감안된다 해도 제값을 다 못 받는 법이다. 숭고한 동기로 시작한 일이라도 사람들은 그런 과거보다는 현재 보이는 부정적 행태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압도적 우위 앞에서 과거에 대해 `쿨`해질 필요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지만 그게 영 뜻대로 안 되는걸 어이하랴. 안타깝고도 가슴 아픈 일이다. (p.47)

˝인간의 지성은 일단 어떤 의견을 채택한 뒤에는‥‥‥모든 얘기를 끌어들여 그 견해를 뒷받침하거나 동의해버린다. 설사 정반대를 가리키는 중요한 증거가 훨씬 더 많다고 해도 이를 무시하거나 간과해버리며‥‥‥미리 결정한 내용에 죽어라고 매달려 이미 내린 결론의 정당성을 지키려 한다.˝ (p.92 드루 웨스턴, 감성의 정치학:마음을 읽으면 정치가 보인다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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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4-11-10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유와 유머가 없는 진보는 결국 자멸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다락방 2014-11-11 09:17   좋아요 0 | URL
진보가 정말 원하는 건 뭘까요? 일단 자기들이 뭘 원하는지를 먼저 알아야 되는 것 같아요.

단발머리 2014-11-11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변종 한국인에 대한, 가시적 `변절적` 행위에 대한 `분노`를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정적으로 그게 잘 안 돼요. 저는 `빠` 성향이 강한 사람이예요. 아하~~ 하고 감동하면 기타 조금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어도 그냥 덮고 넘어가죠. 일테면 이런 식이죠.

노무현 대통령의 이라크 파병, 한미 FTA 체결, 전 모두 반대합니다. 그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고, 존경하고, 삶 전체를 돌아보았을 때, 우리 한국현대사에서 부끄럽지 않은 정치인 중 한 분 이었던, 그의 선택이었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겠지. 합리적 이유가 있었을거야.˝라고 이해해 버리는 편입니다.
그런데, 제가 물론 존경하는 분이시지만, 강준만 교수님이 자신이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분에 대해, 가차없이, 사정없이 비판하는 글을 보면, 사실 좀 그렇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싶죠.

더 나쁜 사람, 더 기막히게 나쁜 사람, 더 계획적으로 나쁜 사람, 훨씬 더 많아요.
어떻게든 해보겠다는 이 착한 사람한테, 도대체 왜 이러시는 거예요?

그렇습니다....
물론, 애정에서 나온 비판이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말 통하는 진보한테 이야기 해야겠죠.
너희들 좀 잘해라~~~
그래서, 저는 일단 이 책을 읽어봐야겠네요. 서문만 읽고 말았는데,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다락방 2014-11-11 09:27   좋아요 0 | URL
저는 늘 저에게 빠 성향이 좀 떨어지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단발머리님 처럼 빠 성향이 강한 사람과는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뭔가 잘못을 했다면 그에 대해 말을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덮어놓고 믿는 것 보다는요. 물론 신뢰는 중요하고, `당신에게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겠지` 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고 사정이 있어도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 게 낫다고요. 저는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뭔가 잘못을 했다면, 당연히 말하고 싶습니다. 그건 아니지 않아? 라고. 이것이 상대를 미워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언제나 옳은 선택만 내릴 수는 없는 거니까요. 물론 저도 마찬가지고요.

더 나쁜 사람이 있다, 더 기막히게 나쁜 사람이 있다는 것은 이유나 변명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좋아하는게 그 사람이 `착해서`가 아닌데, 다른 나쁜 사람이 있는 것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존재 이유, 좋아할 이유가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만약 더 나쁜 사람이 있는데 이 착한 사람한테 왜이래? 라고 하는건 역설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더 나쁜 짓을 해야만 돌아서겠다는 것 같잖아요? 혹여라도 나쁜 점이 있다면 그걸 얘기하고 더 나쁜 쪽으로 가지 않도록 서로 고쳐나가야 할 수 있는 거 아닐까요?

제가 빠 성향에 대해 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92쪽에 인용된 드루 웨스턴의 말처럼 `일단 좋아하기로 했으니` 그 뒤에는 `좋게 보려는` 것만 자신에게 보이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자신이 선택한 것이 틀렸다고 말하는 걸 좋아하지 않으니까요. 아마도 이런 생각들이 저는 강준만의 생각과 일치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단발머리님 말씀처럼 좋아하기 때문에 나온 말이라고 생각하고요. 좋아하지 않았다면 사실 제 경우엔, 무슨 짓을 해도 별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어차피 너랑 나랑 살게 아니니까, 라고 생각하죠. 그러나 너랑 잘 지내보고 싶다면 서로를 불편하게 하는 것에 대해서는 얘기를 하는 게 낫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는 그것을 `변절`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단발머리 2014-11-11 09:55   좋아요 0 | URL
저는, 사실 친한 사이에도, 아주 친한 친구한테도. 아닌건 아니라고 잘 말하지 못하는 성격이예요. 용기내 말하고나서도, 많이 후회하는 편이지요. 그런 식이예요, 저는.

선거 때마다 들리는 경상도의 `우리가 남이가?`와 저의 이런 정서 및 판단이 어느 지점에서 차이나는지 전 잘 설명은 못 하겠어요.

다만, 저는 이런 거예요.
제가 어떤 사람, 공적인 영역에서 사회를 위해 일한다고 하는 어떤 한 정치인, 그러니까 단적인 예로,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지지하고 `좋아한다는 건`, 그의 정책과 철학, 역사관이 제 생각과 일치하는 면이 많기 때문이예요. 이걸 다른 말로 하면, `그의 생각`이 다른 어떤 정치인의 그것보다 더 `착하다`고 생각한다는 거지요.

대북 관련 기본 입장이나, 경제 민주화에 대한 판단, 국가 균형발전이나 지방분권화, 대미 외교 전략등의 정책에서 그의 생각이 다른 더~~~ 나쁜 사람들의 생각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유익을 줄 수 있는 `착한` 생각이라는 거죠. 그걸 알고 있는, 잘 알고 있는 강준만 교수님이, 이거, 이거, 요거 잘못했다, 이야기 하면, 이해는 되지만, 서운하다는 겁니다. T.T

이건 다른 말로 하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 정치적으로 나와 생각이 비슷하다고 믿었던 어떤 사람이 더 나쁜 짓을 하면, 돌아설 수 있다는 거죠. 만약 제가 좋아하던 사람이 남북 전쟁분위기를 조장하는 발언을 마구 해대고, 무상급식, 무상교육 모른 척 해버리면, 일테면 더 나쁜 짓을 해버리면, 저는 돌아섭니다. 안녕~~

제가 아쉬운 건, 애정에 근거한 강교수님의 비판이 오히려, 더 나쁜 사람들에 의해 역이용당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 쪽 애들은 그런 쪽으로 아주 강하거든요.
이 쪽은 힘이 빠져 기가 팍 죽고, 저 쪽은 더 기세등등해 지는 모습이요.
제가, 세상을 너무 흑백으로 보나요..... @@

다락방 2014-11-11 10:20   좋아요 0 | URL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어요, 단발머리님. 음, 그렇지만 더 나쁜 놈들이 역이용할까봐 무서워서 하고 싶은 말을 안할수는 없잖아요. 세상 사람들이 모두 하나의 생각만 가지고 살아가는 것도 아니고 또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도 아주 많은 사소한 생각들에서 다르잖아요. 누군가 말을 못하는 것에 대해서 누군가는 말을 하고, 누군가 선한 의도로 행한 것을 누군가 역이용하고.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는 것들이 이미 벌어지고 있는 세상에서 우리는 했던 말들과 안했던 말들을 서로에게 내보이며 타협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이미 뱉어낸 말들이 역이용 당할 수 있다면 참고 있는 말들도 오해의 소지는 충분히 있는거고요. 저는 위 리뷰에도 언급한 것처럼 맹목적인 추종을 굉장히 꺼려하는 사람인데, 그렇다고 맹목적으로 추종하지마 라는 말들이 그들에게 먹힐거라고도 생각하지 않아요. 그것 역시 제가 제 생각만 옳다고 주장하는 게 될테니까요. 다만, 저는 저대로 또 단발머리님은 단발머리님대로 옳다고 믿는 대로 끊임없이 말하고 조율하면서 타협해야 하는게 아닐까요. 결국엔 강준만 교수가 계속 손을 내밀며 애써보기로 결론을 내린것처럼 말이지요.

단발머리님은 강준만의 발언들이 서운하다고 한 것처럼,
저는 빠들이 자신들처럼 맹목적 추종을 해야 의리를 지키는 것처럼 말하는 것이 매우 불편해요.

강준만의 발언 하나로 저쪽이 기세등등해지고 이쪽이 한없이 약해진다면, 그건 강준만 때문이 아니죠. 이쪽이 가진게 강준만 뿐이었던 거지. 강준만이 아니어도 힘이 빠지지 않도록 애초에 힘을 길러야 하는 것 아닐까요?
 
몽환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4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14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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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은 3.5 입니다.

별점에 반 개도 표시되면 좋겠다.

"나도 말이야, 너와 똑같았단다. 네 아버지와는 피를 나눈 남매인데 마음이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어. 딱히 언제라고는 할 수 없지만 잠깐이지만 벽을 느꼈다고 해야 하나. 나한테 뭔가를 숨기는 것 같았거든." 아야코가 창을 등지고 소타를 바라봤다. "하지만 소타, 그건 말이야, 건드리면 안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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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사이 2014-07-08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요, 얼마 전에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었거든요.
읽은 사람들의 평이 재미있다, 감동적이다.. 하도 좋아서 읽었는데
저는 별로 그렇게 썩 좋다, 는 느낌이 없었어요.
사실,,, 히가시노 게이고가 글을 참 잘 쓴다, 는 생각도 안 들거든요.
뭐, 그 사람의 책을 다 읽어본 건 아니라서 제가 잘 몰라서 그런 건지도...
그냥 순간, 다락방님이 별 세개 반이라니까,
나만 그런 게 아닌가 보다, 하는 반가움에.. 횡설수설 댓글을 달고 가요. ^^;;

다락방 2014-07-09 12:06   좋아요 0 | URL
아우..저 어제 섬사이님 페이퍼를 읽고 정말 좋았어요! 한 달에 한 번 먼 외출, 콩다방에서의 기다림..다 좋더라고요. 오랜만에 오셔서 아름다운 글 올려주시는 섬사이님. 후훗 :)

히가시노 게이고가 글을 참 잘쓴다 라는 생각은 저도 들질 않고요, 그의 어떤 책들은 재미있게 보았기에 작품들이 나오면 오, 이런 책이 나왔구나 하고 한 번 더 들여다보기는 해요. 그렇지만 그의 모든 책을 다 읽고싶진 않더라고요. 그래서 한동안 히가시노 게이고를 끊었는데(!) 이번 몽환화는 재미있다는 말에 그래, 어디 한 번, 하고 읽었거든요. 재미있고 책장도 팔랑팔랑 잘도 넘어가고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도 있고..괜찮았지만 좋다고 감탄할 만큼은 아니었어요. ㅎㅎㅎㅎㅎ 알라딘에 별점 반 개도 표시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