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길에 지하철안에서 뭘 좀 볼까 하고 두리번거리다가 쿠팡 플레이에 이 영화가 있는 걸 보았다. <매직 마이크 3>. 아니, 매직 마이크 쓰리라고? 이 제목을 보자마자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그러면 매직 마이크 2도 있는거야?????????????????????'


언제 나왔지?? 모르겠네?? 여하튼 나는 2를 찾아보는 대신 눈에 띄는 3을 보았다. 이게 뭐 그렇게 전편과 크게 연관성이 있을 것 같진 않아서 보는데, 영화 줄거리에는 가구 회사 일하다가 망한 채닝 테이텀이 바텐더로 일한다고 되어있더라. 여하튼 그래서 지하철 안에서 재생 시켰는데, 일단 나처럼 지하철 안에서 재생할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니 미리 말해두자면,



안됩니다.

지하철 안에서 보지 마시오.

후방 개주의. 

처음부터 19금.



이 영화를 다 보지 않았는데 앞으로 다 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제 잠깐 본 부분 만으로도 할 말이 디지게 많아가지고, 그 말은 무슨 뜻이냐면 이해가 넘나 안되었다는... 그래서 다 보게 될지는 모르겠다. 이미 말이 안되는 것 같은데 앞으로는 말이 될까? 그러나 우리가 춤 영화를 볼 때는 사실 춤 볼라고 보는 거잖아? 내가 더티 댄싱을 사랑하는 이유입니다. 누가 인생 영화 물어보며 더티 댄싱 말하는 사람, 납니다. 왜냐하면... 그건 말이죠.. 내 나이 열다섯, 더티 댄싱 보고(보면 안되는 나이었음) '나는 미국에 가야겠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영화 덕에 팝송 가사를 달달 외우기 시작했고.. 그런데 지금은 그런 생각한다. 내가 열다섯이 아니라 스물다섯이나 서른다섯에 더티댄싱을 처음 봤다면 결코 인생 영화가 될 수 없었을 거라는... 각설하고,


자 채팅 테이텀은 가구 회사에서 일하다가 망해서(아마도 2편이 가구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이었던 듯?) 임시 바텐더가 된다. 엄청난 재벌 셀마 헤이엑은 집에서 자선 파티를 크게 여는데 채닝 태이텀은 거기의 바텐더로 그 날 하루 일하는거다. 그런 그를 알아본 여자가 셀마 헤이엑에게 그의 과거에 대해 말해준다. 그는 댄서였고 그가 춤을 추면 그냥 모든 걸 다 잊게 된다고. 그런데 그것은 단지 춤을 관람하는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었다. 그 춤은, 그 뭐지, 왜 스트립바에 가면 남자 의자에 앉혀놓고 일대일로 여자가 춤춰주는 장면 영화에서 많이 나오지 않나. 그것의 성별이 바뀌었다고 할까. 채닝은 더이상 자신은 춤추지 않는다고 하지만 셀마는 자기 너무 우울하고 힘들고 니가 원하는 만큼 돈을 주겠다고 하면서 계속 그를 붙잡는거다. 하는수없이 채닝은 그렇다면 음악은 있냐, 하고 의자에 그녀를 앉혀두고 그 앞에 서서는 '나도 내가 뭘할지는 모른다'고 하면서 춤을 춘다. 그런데 그게 말이 춤이지 춤을 빙자한 섹스에 다름아니여. 옷을 입고 있었지만 그 움직임이나 그런게 도무지 지하철안에서 볼 수 잇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래서 껐다. 그리고 집에 가서 조금 더 봤다. 그 춤 을 보려고. 춤 아닌 춤. 


그런데 이게 자기는 댄스라고 추긴 하는건데 채닝 태이텀 진짜 넘나 대박인게 그 .. 운동 이름이 있을텐데, 바(bar) 같은 걸 잡고 옆으로 몸 들어올리고 그러는 걸 하는 거다. 아니, 여보세요, 잠깐만요? 당신의 코어는 얼마나 대단한가요 대체? 어떻게 저게 되지? 대단하다. 나 얼마전에 요가에서 한 다리로 쭈그려 앉으면서 다른 다리 하나 앞으로 뻗으라고 해서 도대체 그게 어떻게 되는 부분이냐 못했는데, 세상의 저 코어 밑바닥에 내가 있고 저 코어 천상계에 채닝 태이텀이 있는건가? 대단하다. 극중에서 채닝 태이텀은 자기 나이가 마흔이라고 한다. 마흔이고 나 이제 춤 안춘다고. 그런데 그렇게 코어 힘 대단하기 있긔없긔. 개부럽.. 아니 그런데 채닝 태이텀 실제 나이 몇이지? 하고 검색해보니 1980년 생이다. ㅋ ㅑ - 저 영화 언제 나온거냐. 어쨌든 채닝 태이텀 40대. 80년 생이면 지금 몇 살이냐. 마흔넷? 그런데 그 육체 어쩔.


셀마랑 같이 비행기 안에서 밥 먹는데 야채를 다 내던지는 채닝 태이텀 보고 셀마가 지금 뭐하는거냐 묻자 채닝은 '나는 내 몸에 야채 안 넣어요' 이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셀마가 '그런데 어떻게 그런 몸이 유지되냐' 했더니 집안 내력이라나 뭐라나. 잭 리처인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정말 대단한 코어의 힘이어서 개부럽. 아 그런데 내가 하려는 얘기는 이게 아니고,


아무튼 그 첫만남에서 잘 알지도 못하는 바텐더에게 일대일 춤을 부탁하는 것부터가 나는 좀 충격이었다. 셀마는 극중에서 진짜 엄청난 재벌로 나오는데, 아니, 그거에 돈을 쓰는 것도 쓰는 거지만 그 큰 집에 오늘 처음 보는 남자랑 둘이... 물론 채닝은 춤추기 전에 내가 너를 터치해도 되냐고 묻는데 그 터치가 그냥 터치가 아니라니까? 세상에.. 아니, 있어봐봐. 그러니까, 그들이 오늘 처음 만났단 말야? 게다가 그 날 자선 파티인지 모금인지가 있었다고. 셀마는 호스트였고 채닝은 바텐더였고 그래서 계속 일했잖아. 계속 서 있었고 피곤하다고. 그 하루의 긴장감과 그 날 먹은 것들과 기타 등등, 아직 씻기도 전에 어떻게 그런...밀착을..... 하 쉬바 나는 안되겠어. 나중에 다리도 들고 신발도 벗겨주고 그러는데, 계속 힐 신고 있었으면 ㅠㅠ 이럴 때는 그런 끈적한 춤이 아니라 종아리 안마랑 발바닥 안마가 더 좋지 않나염? ㅜㅜ 그리고... 좀 씻고 와라 얘들아 ㅠㅠ 나는 넘나 냄새가 신경 쓰인다. 내가 매직 마이크 1 도 다시 봤을 때 중간에 보다 말았는데, 그 때도 등장인물 중 하나가 갑자기 불려나가 춤을 추고 여자 무릎에 앉고 그래서 ㅠㅠ 똥꼬 냄새 너무 신경 쓰이는데 니네는 그게 괜찮냐고 페이퍼 썼었잖아. 제가 너무 냄새에 예민한 것 같네요 ㅠㅠ


아니 그런데 나는 화면으로 보기에도 민망한 춤을 어떻게 내 눈앞에서 보는거지. 와 나는 돈 있어도 이건 못할것 같다, 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건 내가 돈이 있어본 적 없어서 상상조차 못하는건가? 돈 있으면 나도 남자 불러서 내 눈앞에서 일대일로 춤추게 할까? 그런데 겁나 민망하던데. 내 앞에서 막 꿀렁꿀렁 하고 막 나 만지고 내 신발 벗기고... 아, 역시 나는 안되겠다. 나는 안됩니다. 그래서 이것도 이해가 안되는데,


아니 이들이 정신차리니 침대였어요. 같이 누워있었죠. 그런데 셀마가 '한달간 나랑 런던 가자, 너에게 일자리를 줄게!' 하는거다. 그게 어떤 일인지 알려주지도 않고 무조건 '너가 좋아할거야, 가자' 이러니까, 그게 무슨 일인지도 모르면서 함께 가는 채닝 테이텀 무슨 일이죠. 아니, 이게 가능해? 그 날 하루 만나서 설사 그 날 잤다고 해도 아니, '나랑 한 달간 다른 나라 가자 내가 일거리 줄게' 이러면 '응 알았어 고고씽!' 이게 가능해? 이해불가. 무슨 일이냐고 계속 물어도 대답 안해주는 사람 따라가기 있긔없긔... 어휴 저제상 얘기다. 나에겐 말도 안되는 얘기야. 나는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못하겠다. 



그런데 영국 딱 도착했더니 셀마가 자기 소유의 극장 극단을 채닝에게 맡겨버리긔.......



네??



여기까지 보다가 말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춤추는 거 보고 싶은데... 아마 극단에게 댄스 가르치고 공연하고 그러지 않을까 싶은데 도대체 이 영화 처음부터 이만큼까지 '아니 저게 된다고?' 의 연속이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검색하다보니 실제로 매직 마이크 공연이 열리기도 하는가보다. 그리고 단순히 스트립 댄스가 아니라고 하는데, 3편의 마지막 춤이 정말 대단한 모양. 봐야겠다.



아무튼 코어의 힘을 키우자!! 나도 뭔가 bar 잡고 내 몸 공중에 띄우고 이런거 좀 해보고 싶네? 지금은 그런데 너무 무거워서 안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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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4-04-19 09: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무슨… 개연성 따위는 개나 줘버려 수준이네요 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결론은 코어힘을 키우자 인가요! ㅋㅋㅋ

다락방 2024-04-19 09:52   좋아요 1 | URL
개연성, 그게 뭐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4-19 09: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깐만 일단 ㅋㅋㅋㅋㅋㅋㅋ
˝안됩니다.
지하철 안에서 보지 마시오.
후방 개주의.˝
빵터짐.... 저 가끔 지하철에서 진짜 야한 동영상 보고 있는 아재들 보면 하...... 진짜.... 인간 혐오 깊어지는데요...
다락방이 그런 아재일 줄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4-19 09:52   좋아요 1 | URL
아니 그래서 껐다구요!! 안봤다고!! 집에 와서 봤다고!! 당황해서 껐다고!! 나 아재 아니라고!!
사실 그런데 아재랑 딱히 다를 바 없긴하죠. 술 마시고 뜨거운 국물 마시면서 다음날 출근하기 개 피곤해하고 땀 흘려야 술깬다 이러는 거 보면 딱히 다르진 않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4-19 09:59   좋아요 0 | URL
ㅇㅇ 다락방이 스스로 그래서 아재라고 부르기에 아재라고 해봤읍니다...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4-19 1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더티댄싱이 인생 영화라는 거 보고 의아했는데, 그런 이유라면 인생영화일 거 같아요. 저도 다락방님이 본 그 나이 비슷한 때 봤던 기억이 나네요. 애들이 야하다고 보자고 해서 봤는데..... 지금 기억나는 건 거의 물에 젖은 육체? 이런 것뿐...(˝물˝하니까 갑자기 그 소설 생각나네요. 누군가에게게는 엄청 야할 수도 있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껐다. 그리고 집에 가서 조금 더 봤다. 그 춤 을 보려고. 춤 아닌 춤.˝ 그냥 계속 끌 수는 없었던 거니??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 아 그놈의 냄새 타령! ㅋㅋㅋ 아 저 두 사람은 냄새마저 좋았나보죠. 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진짜 이 영화 기승전...전이 왜 저래요? ㅋㅋㅋㅋㅋ 극단 너무 웃기다. 저도 한번 상상해보겠습니다. 처음 만난 사람이 자자고 했는데, 자고 나서 런던 가자! 하고 런던 갔는데 (세계 최대) 출판사 하나 딱 차려준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처음 만난 날 자는 거부터가 안 되겠네.

다락방 2024-04-19 10:17   좋아요 2 | URL
제가 냄새에 좀 집착하는 편입니다. ㅋㅋㅋㅋㅋ

아니 저는 처음 만난 날 자는 거는 될 것 같거든요? 뭐 그럴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일자리 줄게 다른 나라 가자 하는데 따라나선다? 그건 좀 다른 문제인것 같아요. 내 인생 뭘 믿고 이 사람한테 맡기나 싶고요. 물론 한 달간만 이라고 하더라도.. 저한테는 안될말.

잠자냥 님, 저는 집에서 그런 영화를 계속 끄고 있지 않습니다. 망고님이 또 저에 대한 환상 깨진다고 하실까봐 말하기 저어되지만, 저는 집에 가서 혼자 있을 때면 야한 영화를 봅니다. 그런데 세상에 저를 만족시킬만한 흡족한 에로틱 영상이 별로 없습니다. 추천 부탁드립니다. 흠흠. 좀 내용 있는 야한거요. 그 야함에 내가 동화될 수 있는 그런 야한 영화라면 ..

나 책 샀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4-04-19 11:32   좋아요 2 | URL
또다시 와장창ㅠㅠ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4-19 11:42   좋아요 2 | URL
아니 망고 님, 다락방을 어떻게 상상하는 거예요? ㅋㅋㅋㅋ
저런 다락방이 더 좋지 않나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님... 암만 생각해도 제가 즐겨보는 영화에서는 야한 장면이 잘 안 나오네요;;ㅋㅋ 가장 최근에 본 야한 영화 가 뭐 있지???? 하고 생각해 보니 그나마 프랑수아 오종 <영 앤 뷰티풀 Young & Beauitful>이 떠오르는데... 다락방 님이 오종 아시다피시 다락방 님이 좋아하는 그런 류가 아님 ㅋㅋㅋ 보고 있음 골아파져서 ㅋㅋㅋㅋㅋㅋㅋ 야한 생각 1도 안 드는 그런 영화입니다. ㅋㅋㅋㅋㅋ

망고 2024-04-19 11:45   좋아요 1 | URL
저는 좀 덜 아재버전의 다락방님을 상상ㅋㅋㅋㅋㅋㅋ솔직히 발라드 부르며 흐느낀다가 가장 큰 충격이었어요🤣

다락방 2024-04-19 12:16   좋아요 2 | URL
잠자냥 님은 야한 영화를 추천해주실 순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잠자냥 님은 에로 보다는 예술 쪽이시기에... 저는 최근에 <에로스>라는 영화 봤는데요, 에로스를 주제로 한 옴니버스 영화거든요? 저는 잔뜩 기대를 하고 공리 주연 왕가위 감독의 첫번째 영화를 보았는데 흐음 .. 안야했어요. 대신 3편이 제 타입 이었습니다. 내용이 아니라 섹스씬에서 ㅋㅋㅋ 아 이건 비밀인데 은밀하고 사적인 취향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 섹스신이 바로 제가 원하는 섹스신 입니다. 남주는 별로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이건 비밀이에요. 저의 너무나 사적인 에로스 취향이기 땜시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님, 저는 세상에 찌든 그리고 술에 찌든 아재 다락방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가 발라드 부르며 흐느껴 울긴 했지만, 그게 매번 그런 건 아니고요 그 때는 애인하고 헤어진지 얼마 안됐을 때였어요. 그래서 남동생도 옆에 있었어요. 제가 한달간을 울며 지냈던 바로 그 시기였던 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음, 저 변명하고 있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4-04-19 12:45   좋아요 2 | URL
네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4-19 13:08   좋아요 0 | URL
왕가위 <에로스> 저도 예전에 봤어요. ㅋㅋㅋㅋㅋ 그거 제목만 <에로스>일 텐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실망한 다부장 얼굴 상상됩니다~!! 🤣🤣🤣 아 근데 3편이 뭐였더라?!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다시 볼까?!🤣🤣🤣

다락방 2024-04-19 14:13   좋아요 1 | URL
3편은 서로에게 심드렁한 부부가 부부관계 회복하자고 여행을 가지만 그건 뜻대로 되질 않고 남편은 여행지에서 낯선 여자를 만나 섹스를 하게 되는 내용입니다. 그 섹스신이 넘나 제 타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 다시 볼 필요가 있겠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왕가위 감독 편은 에로스가 제 기대와 다른 것도 다른거지만 성매매여성에 대한 판타지와 순애보, 그리고 그 여성이 나이 들어 더이상 성적 가치가 없어지는 내용 이런게 너무 남성의 로망 다룬 것 같아서 별로였어요.

잠자냥 2024-04-19 14:3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저는 2005년 개봉 당시 시네코아(지금은 없어진 ㅋㅋㅋㅋ)에서 봤는데 보고 나서 셋 다 별로라고 생각하고 나왔던 거 같아요. 왕가위 때문에 보긴 했는데... 에이 별로다 싶었던. 저 안그래도 아까 밥 먹으면서 3편 내용이 뭐였지? 찾아보기는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굳이 다시 보지는 않을 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4-04-19 1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매직 마이크 궁금해서 찾아보니 맷 보머도 출연진에 있네요? 매튜 맥커너히도 있고 출연진이 꽤 화려한것이 인기있는 영화였나봐요 왜 몰랐을까...저도 볼래요ㅋㅋㅋ

잠자냥 2024-04-19 11:4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실망이다! 하더니 갑자기 ˝저도 볼래요˝로 귀결...ㅋㅋㅋㅋㅋㅋ
매튜 맥커너히 나온다는 거 보니 어쩐지 대충 그려집니다.
이 남자도 근육 넘치죠? 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4-04-19 11:47   좋아요 0 | URL
매튜 맥커너히는 약간 더티 섹시 쪽?으흐흐흐흐흐

다락방 2024-04-19 12:10   좋아요 1 | URL
매직 마이크 1 출연 당시 매튜는 엄청 젊었습니다. 물론, 그걸 극장 가서 환호하고 봤던 저도 젊었습니다. 제가 뭣땜시였지 하여간 매직마이크1을 얼마전에 다시 봤는데 중간에 꺼버렸어요. 못보겠더라고요 ㅋㅋㅋ 그런데 제가 모르는 사이 3편까지 나왔더라고요? 이 매직 마이크가 실제로 공연으로도 있나 보더라고요. 3편은 춤이 스트립 댄스와는 다르다고 하는데 그래서 3편도 기어코 다 보기는 해야겠다 생각하고 있긴 합니다.

hellas 2024-04-19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들짝 화면종료하는 모습이 떠올라 웃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4-19 15:48   좋아요 0 | URL
영화 시작부터 너무 끈적했던 것입니다!! -0-

dollC 2024-04-19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에서 잠 깨자마자 로맨틱하게 키스하는 씬 볼때마다 냄새 신경쓰여서 몰입이 안됐었거든요. 양인들은 모닝 구취도 없는 거냐 싶어서요ㅋㅋ 근데 발마사지까진ㅋㅋㅋㅋ
원래 개연성이 없는 게 개연성인 영화지만 갑자기 호기심이 동하는데요. OTT에서 순위 급상승 영화로 뜨면 다락방님의 선한(!) 영향력이라고 생각할께요ㅋ

은오 2024-04-19 20: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제 해 지기 전의 퇴근길이었나요?! ㅋㅋㅋㅋㅋㅋㅋ 밤에는 전철에서 옆사람 앞사람뿐만아니라 창문도 신경써야 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에 또 전철에서 야한영화 보실 다락방님을 위해 알려드립니다...

독서괭 2024-04-19 20:33   좋아요 1 | URL
푸하하하하ㅎ

잠자냥 2024-04-19 22:3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옳소 나도 딴 사람이 뭐 보는지 그렇게 알게 된 거 많음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4-19 22:35   좋아요 0 | URL
귀여운 곰탱이 ♥️♥️♥️

꼬마요정 2024-04-19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야한 영화보다는 공포 영화가 좋아요^^ 공포 영화도 지하철에서 보기 좀 그럴 때가 있답니다. 저는 안 놀라는데 옆사람이 놀라더라구요 ㅋㅋㅋㅋㅋ 어두워질 때 창문도 조심!! ㅋㅋㅋㅋ

코어에 물구나무서기가 좋다고 해서 요즘 물구나무 서는데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네요. 그런데 재미있어요. 다락방 님도 요가하시면서 물구나무서기 하시죠?
 

김혜리 기자의 팟빵이었나 정희진 쌤의 팟빵이었나, 어쨌든 정윤수가 게스트로 나와 '이엔 앙'의 [댈러스 보기의 즐거움]을 언급한 적이 있었다. 그 때 오오 겁나 재미있겠어, 하고는 급박하게 샀었고, 요즘 그 책을 읽고 있다.
















<댈러스>는 오래전에 아주 흥행했던 미국드라마 라고 한다. 정유 부자 일가의 에피소드를 다룬 드라마라고. 제목은 들어본 것 같지만 본 적은 없다. 자, 우선 당연하게도 이엔 앙은 댈러스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해준다. 함께 보자.


<댈러스>는 원칙적으로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지는 텔레비전 드라마 연속극이다. 이야기는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몇 마일 떨어진 사우스포크(Southfork)라는 호화로운 목장 저택에 살고 있는 유잉(Ewing)이라는 부호 가문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이야기가 시작할 때는 총 7명의 구성원이 이 저택에 살고 있다.
자크(Jock)와 엘리 (Ellie) 유잉, ‘제이 알‘ (J. R.)로 더 잘 알려진 이들의 첫째 아들 존 로스(John Ross)와 그의 아내 수 엘런 (SueEllen), 막내아들 보비 (Bobby)와 그의 아내 패멀라(Pamela), 그리고 부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둘째 아들 게리 (Gary)의 딸 루시(Lucy)이다.
드라마 속 사건들은 항상 이 가족 구성원들의 행복과 불행을 둘러싸고 복잡하게 펼쳐진다.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은 제이알이다. 제이알은 가족 기업인 유잉 정유 (Ewing Oil)를 악독한 방식으로 운영하고 그의 아내를 무시하며 부모에게도 필요할 때만 공손히 대한다. 하지만 다른 인물들도 똑같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제이 알이 이 드라마의 주인공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가족의가장인 자크는 40여 년 전 큰돈을 벌기 위해 친구 디거 반스(DiggerBarnes)와 함께 텍사스의 유전에 왔다. 어느 정도 성과를 이룬 자크는 디거를 저버리고 유잉 정유를 설립했고 영향력 있는 기업으로 발전시켰다. 게다가 자크는 사우스포크 저택 주인의 딸이자 디거의 연인인 엘리 사우스워스를 빼앗았다. 엘리 (옮긴이 주: 극중에서는 ‘미스엘리‘로 불린다)는 자크와 결혼을 했지만 디거에 대한 마음을 간직한다. 그 사이 디거는 리베카(Rebecca) 라는 여성과 결혼하고 아들 클리프 반스(Cliff Barnes) 와 딸 패멀라 반스를 얻는다.


운명 (또는 플롯)은 패멀라가 자크와 엘리의 막내아들인 보비 유잉과 결혼하게 만든다. 따라서 패멀라는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패멀라는 반즈 가문 사람이고 부모를 사랑하지만 원수인 유잉 가(家)의 아들과 결혼했기 때문이다. 특히, 오빠 클리프는 유잉 정유를 몰락시키고 아버지를 위해 복수할 결심을 했기 때문에 패멀라는견디기 어려웠다. 클리프 반스와 제이 알 유잉은 서로에게 최대의적이다. 클리프는 변호사이자 정치인으로서 제이 알에 대항하지만제이 알이 늘 한 수 위인 탓에 싸움에서 이기지 못한다. 한편 클리프는 제이 알의 아내인 수 엘런과 불륜 관계를 가지기 시작한다. 수 엘런은 늘 제이 알과 언제나 싸울 기세지만 클리프에게는 금세 싫증을느낀다. 그녀는 항상 위기감을 가지고 살아가고 정신과 의사를 찾아간다. 때로는 술에 빠지게 되고 제이 알을 떠나고 싶어 하지만 그 방법을 알지 못한다.


패멀라와 보비의 관계는 좋다. 그런데 패멀라가 몇 차례 유산을했고 아이를 갖지 못한다는 사실이 이들의 행복한 결혼 생활에 어두움을 드리우게 되었다. 다행히 패멀라는 패션숍에서 일하게 되면서걱정거리를 잊고 집중할 것을 찾게 된다. 한편 스무 살 정도의 루시는 스스로의 삶을 살아간다. 때때로 아버지인 게리가 아내 벌린(Valene)과 함께 사우스포크 목장에 들르기도 한다. 게리는 미스 엘리가 가장 아끼는 아들이다. 과거에 게리가 목장을 떠난 이유는 아버지와 제이 알의 석유 사업과 관계를 맺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여기서 보비는 중간적 입장을 취한다. 목장의 카우보이로 사는 삶을 좋아하지만 도시에서 근대적인 사업을 하는 삶에도 매력을 느낀다). 미스 엘리 역시 석유 사업에 대해 회의를 느끼는데 그 이유는 석유 사업이목장 주변 미개간지에 쓰레기를 만들고 안타깝게도 가족을 분열시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목장은 카우보이인 레이 크랩스(RayKrebbs)가 운영하는데 놀랍게도 자크의 사생아임이 밝혀지게 된다. - P30~32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ㅋㅋㅋ 아니 그러니까 막장 .. 이잖아? 자크와 디거는 동업하려다가 원수가 됐는데 자크는 디거의 여자친구를 빼앗아 결혼했고 그들 사이에 낳은 아들중 하나가 디거의 딸과 결혼... 했으며 디거의 아들과 자크의 며느리는 원수 가문인데 또 불륜... 무슨일이죠.. 늬들은 사람이 서로의 가족들 뿐인거야?? 게다가 저기 목장에 있는 남자는 또 자크의 사생아래. 목장에 있는 남자의 사랑이야기 좀 궁금합니다. 카우보이 라면 할리퀸 로맨스 소설 한 편 뚝딱 나올 수 있지 않나염?




아무튼 이 복잡한 막장 가문에 대한 사랑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들이 서로 원수가 되어서 복수하겠다고 으르렁거리면서 상대 가족 구성원과 사랑에 빠지고 불륜관계가 되고 그러는 걸 보니 나는 참 답답해지는데, 그러니까 이것이 왜 그러느냐하면, 이들이 너무 상대만 보기 때문이다. 서로 상대의 가족에게 집착하다보니 사랑도 그 사람들 속에서 찾아버리잖아? 내가 이러라고 했니? 일찍이 내가 말이지, 제한된 환경 내에서 사랑에 빠지는 것을 하지 말라고 했잖아? 세상은 넓고 사람도 많은데 말이지, 맨날 복수하겠어!! 이러던 사람하고 사랑에 빠지고 말이야. 물론 사랑에 빠지는 것은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더 많은 사람을 본다면 그 때는 좀 달라질 수도 있지 않겠네? 


작게는 버지니아 앤드류스의 [다락방의 꽃들]에서부터 그렇다. 사춘기 시절에 몇년간 다락방에 갇혀있다 보니 친남매가 사랑하게 된 부분.. 하아- 그리고 우리의 그 뭣이냐, 폭풍의 언덕이 있다. 내가 또 이런 멋진 글을 일전에 써둔 적이 있지.


https://blog.aladin.co.kr/fallen77/14169919



어디로든 이동할 자유가 여자에겐 없었던 일에 대해서도, 그래서 가만히 그 곳에 머물면서 찾아오는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된 경우에 대해서라면, 가재가 노래하는 곳도 있고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도 있다. 역시, 내가 써둔 글이 있다.


https://blog.aladin.co.kr/fallen77/14259404


https://blog.aladin.co.kr/fallen77/8954224



저기 사생아 목장남 카우보이 나와서 갑자기 생각나는데, 얼마전에 페이퍼에서도 언급했지만, 나는 살면서 꼭 한 번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어느 나라에 있는지는 알지만 그 나라의 어느 주, 어느 도시에서 사는지는 몰랐고, 너 어디 사니? 물어볼 수도 없었다. 연락처를 알지 못했거든. 언젠가는 무작정 그 나라에서 가서 그 사람을 찾아봐야지, 찾기만 해봐라, 너가 기혼이냐 미혼이냐 그런거 묻지 않고 일단 한 번 들입다 자겠어!! 이런 생각을 햇더랬다. 과연 그를 찾으러 언제 갈까, 무작정 가보자, 라고 생각했는데, 아니 그 나라가 얼마나 넓은데 무작정 가서 어떻게 찾는단 말이야? 그때 내가 생각한 게 말이었다. 마침 내가 본 영화에서 자신의 일에 회의를 느낀 남자가 마침 그 나라로 가 조용히 혼자 살고 있었고 그를 만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은 말을 타고 와야하는 장면을 보게되었고... 그래서 나는 앗 저거다!! 했더랬다. 일단 무작정 그 나라를 가자, 그 나라를 가서 말을 타고 그를 찾으러 다니자!! 내가 말을 타고 당신을 찾으러 가게쒀!! 이랬더랬다. 어때유, 카우보이 할리퀸 로맨스 소설 한 편 뚝딱 나오겠쥬? 


현실에서는 그와 연락이 닿았고 도시에서 만났지만 ㅋㅋㅋ 할리퀸에서는 여자가 목장으로 가 드디어 재회하는 장면 만들어 주게쒀!! 그런 후에 내가 잘 쓰지 못하는 19금 아니지 39금 쯤으로 몇 장 써주겠다!! 가자, 할리퀸으로 고고씽!! 사실 나는 딱히 카우보이를 좋아한다거나 어떤 로망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 뭣이냐, 로맨스 소설 표지 보면 카우보이들 괜찮더라고요?
















여기에 내가 한 편 추가하겠다!! 표지모델 내가 해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 타고 있는 다락방 ㅋㅋㅋㅋㅋㅋㅋ머리를 바람에 휘날리며.........가 안되겠다 숏컷이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게 뭐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댈러스>를 드라마로 보게 된다면 어쩐지 매번 할 말이 되게 많아질 것 같다. 맨날 욕 쓰고 있었을 것 같지만, 맨날 욕을 쓰게된다는 건 맨날 보고 있다는 걸 뜻하는 것. 그런데 이게 너무 오래전 작품이라 지금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제가 댈러스를 좀 보고 싶습니다. 욕하면서 보고 싶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간식으로 쪽파크림치즈베이글 먹었는데 와, 입에서 파냄새 작렬한다. 양치하러 가야겠다. 슝 =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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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4-18 1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 님, 나 페이퍼 썼어요. 나 미워하지 마요!!

잠자냥 2024-04-18 11:11   좋아요 0 | URL
선물 주니까 페이퍼 쓰는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4-19 07:54   좋아요 1 | URL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고 선물은 다락방을 글 쓰게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목련 2024-04-18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까지 그리며 소설 읽는 다락방 님.
등장인물 많고 복잡하 가계도 등장하면 저는 포기를 택하게 되는데.
근데, 곧 점심인데 간식을 드셨군요....

다락방 2024-04-19 07:54   좋아요 0 | URL
원래 그림까지 그려가며 소설 읽는 타입은 아니고요 저도 복잡하면 복잡한대로 포기하고 읽는 스타일인데, 이건 페이퍼를 쓰려다보니 그려놓는게 글을 읽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그러니까 제 페이퍼를 읽는 독자들을 향한 배려..정도라고 할까요? ㅋㅋㅋ

점심 전에 늘 간식 먹는 다락방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런데이 3주차인데도 살이 안빠지는 건 다 까닭이 있는 거겠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4-18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저 가계도 봐도 모르겠어요. 근데...ㅋㅋㅋㅋㅋㅋㅋㅋ 잠깐만, 동공지진... ˝너가 기혼이냐 미혼이냐 그런거 묻지 않고 일단 한 번 들입다 자겠어!!˝ 들입다 자고 싶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다락방 아직 늙지 않았따...ㅋㅋㅋㅋ 카우걸 사진 한번 갑시다. ㅋㅋㅋㅋㅋ말타고 저 모자 쓰고 채찍 휘두르는 다락방!

다락방 2024-04-19 07:53   좋아요 1 | URL
저는 읽다 보니까 대략 알겠더라고요. 그리고 드라마 보고 싶어요. 아마 보다가 중간에 또 포기하겠지만... ㅋㅋㅋ

들입다 자고 싶다고 생각한 건 몇 년전이었어요. 과거에 그랬습니다. 지금은 그런 생각 안합니다. 왜냐하면 지금은 몹시 피로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런데이 30분 만으로도 이미 가진 체력을 다 소모하므로 들입다 자는.. 건 인생에서 빼버릴까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힘들어요. 머릿속 섹스 만으로도 이미 기운 빠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혹시 압니까, 알라딘 더 오래 하다 보면 언젠가 말 위에 타서 카우걸 모자쓰고 상체탈의 한 다락방의 뒷모습을 보게 될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하수 2024-04-18 11: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숏컷이어도 카우보이 모자 쓰면 멋질거 같은데요~~~ !
말 타고 달리는데 뭔들이겠어요.
그 자체로 멋지네요^^

다락방 2024-04-19 07:51   좋아요 0 | URL
말이 힘들지 않게 일다 다이어트를 해야겠네요. 말아, 너 힘들지 않게 내가 체중을 좀 줄여볼게!!

햇살과함께 2024-04-18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표지 정말… 등짝이나 가슴은 참아보겠는데 정면 얼굴은 좀 힘드네요 느끼해….ㅋㅋㅋ

다락방 2024-04-19 07:51   좋아요 1 | URL
등짝은 저에게 참아야 할 것은 아니고 아흙 넘 좋아 정도인데 얼굴은 솔직히 저도 힘듭니다. 굳이 얼굴이 나올 것 까지야 없지 않나 싶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04-18 13: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얼마 전 어떤 노래 제목 보고 다락방님 생각나서 찍어뒀었는데 이 글 보니 다시 생각났어요. Alec Benjamin의 <King Size Bed>.

다락방 2024-04-19 07:50   좋아요 1 | URL
건수하 님 머릿속에서 어떻게해야 다락방의 킹사이즈 침대 몰아낼 수 있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04-19 10:26   좋아요 0 | URL
제가 좀, 큰 그림보다 사소한 디테일에 강합니다 ㅋㅋㅋ

다락방 2024-04-19 10:38   좋아요 0 | URL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 수하님께 저의 킹침대 평생 따라다닐 것 같네요. 그걸 없애는 방법은 제가 기어코 킹침대 이벤트를 성공시키는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4-18 1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위의 줄거리 정리 읽다가 @@ 이랬는데, 다락방님 요약 설명 읽고, 아아~~ 하는 사람 저 말고 누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워졌다 사랑하게 되는 걸 저는 별로라 생각하는데, 이미 생성된 미운정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저의 이론 때문이오며...
카우걸 표지에 39금 할리퀸 예약합니다. 일단 선주문 20권!!

다락방 2024-04-19 07:50   좋아요 1 | URL
미워졌다 사랑.. 하는 거 하니 얼마전에 읽은 ‘알리 헤이즐우드‘의 [러브 온 더 브레인] 생각이 나네요. 단발머리 님 나중에 그거 읽으시면 저랑 이야기 나눕시다. 물론 책에서는 서로 상대가 나를 미워한다고 오해하는 것이었는데, 그런 일이 아니라면 저도 단발머리 님 말씀처럼, 미워졌다가 사랑하는 일은 뭐 딱히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봅니다.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저의 경우에는 웬만해서는 사람을 미워하는 일이 없고 그냥 다 좋아하기 때문에 미움 생겨버리고 나면 돌이킬 수 없어져버려요. 그래서 미움이 찾아오는 순간 힘들어집니다. 으..

카우걸 표지.. 도 저 남자들처럼 등근육 보여주면 더 좋겠죠? 말 위에 올라탄 상체 탈의 카우걸의 뒷모습... 정도면 어떨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달자 2024-04-18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댈러스 요약 줄거리 읽다가 점점 산에 산으로...가서 아니 이게 뭐야 ㅋㅋㅋ했는데 또 다락방님께서 친히 인물도를 그려주셨네요...! 말타는 다락방님..상상만으로도 멋져,,,

다락방 2024-04-19 07:46   좋아요 0 | URL
저는 왜 늘 산으로 가는지.. 그러니까 제가 이 페이퍼를 쓰려고 작정하고 인용문 가져올 때만 해도 이런 식의 결말은 아니었는데.. 저도 제가 등록을 누르기까지 어떤 글을 쓰게 될지 알지 못합니다. 하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타는 다락방에 대한 호응이 대단해서 언젠가 정말 말 타고 남자 찾으러 떠나야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4-04-19 06: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4-19 07: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금요일에는 친구들을 만났다.

우리는 고사리 삼겹살을 앞에 두고 근황을 전했다. 그러던중 친구1은 내게 요즘 여성주의 책은 어떤걸 읽냐 물었고, 나는 입 안 가득 삼겹살을 넣고서는 주섬주섬 가방안에서 책을 꺼냈다. 요즘엔 이거 읽어요, 라고. 친구1은 책을 살펴보았고 친구1이 살펴본 책은 이제 친구2에 게로 가있었다. 그 책은 당연하게도 이 책이었다.

















책을 가지고 있어서, 그리고 꺼내 보여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지 뭐야?

내가 가진 책에는 플래그가 몇 개 붙여져 있었다. 밑줄긋기로 옮겨두려고 했는데 아직 못하고 있었다.



친구 2는 내 책을 보면서 '어디에 밑줄 그었나 보자' 하고는 플래그 있는 부분들을 살펴 읽었다. 아니, 그런데 이거 왜 부끄러워? ㅋㅋ 내가 어디에 줄을 그었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뭔가 나를 들키는 느낌적 느낌? ㅋㅋㅋㅋ 요즘 뭐 읽냐고 묻고 어디에 밑줄 그었는지 살피는 친구들을 보니, 아 역시 책 읽는 친구들은 이렇다니까 하면서 상당히 즐거웠다. 도대체 누가 내가 읽는 책을 궁금해한단 말인가. 책을 읽는 친구들만 가능하다. 친구1도 친구2도 모두 알라딘에서 만난 여자사람 남자사람이어서 내가 읽는 책을 궁금해하고 밑줄 그은 부분들을 살핀다. 아 즐거워. ㅋㅋㅋㅋ 너무 좋아 ㅋㅋㅋㅋㅋㅋ 난 이런거 참 좋아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가 밑줄 그은 부분을 살피는동안 나는 2008년 2월의 일이 떠올랐다.

그 때 나를 만나러 우리 동네로 왔던 그 친구가 생각났다. 의정부가 집이었으니 먼 길이었는데 그는 내게 가도 될까 물었고 나는 화들짝 놀라서는 그래 오렴, 했더랬다. 그리고는 책장 앞으로 가, 가만있자, 그 친구가 오면 책을 한 권 줘야겠다, 하고는 내가 읽었던 책들 중 뭘 줄까 고민하고는 한 권을 가방에 챙겨넣었더랬다. 그 책은 이 책이었다.

















지하철역에서 만난 우리는 까페로 갔다. 아마도 카프리 맥주를 시켜두고 얘기했던 것 같다. 오는 길에 책을 읽었다길래 보여달라고 했더니, 그는 자신의 가방 안에서 책을 꺼내 내게 보여주었다. [호밀밭의 파수꾼] 이었다. 나, 호밀밭의 파수꾼 엄청 좋아하는데! 책을 넘겨보는데, 형광펜으로 밑줄 그은 부분들이 보였다. 그중에는 내가 밑줄 그었던 부분과 겹치는 곳들이 있더라.


"밑줄 누가 그었어요?"

"우리 누나가요."

"아. 나는 나랑 겹치는 부분 있길래 물어봤어요."

"거긴 내가 그었을 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래가지고 빵터졌던 기억이 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거짓부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구라쟁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저 책이 그 책인줄 모르고 나는 개정판으로 또 사서 읽었더랬다.
















이 책 사서 읽다가 읭? 이거 읽은것 같은데? 하고 검색했더니 이 책이 저 책이었던 부분.. ㅎ ㅏ -



토요일에는 여동생이 혼자 와서 엄마 아빠와 함께 올림픽공원을 산책하기로 되어있었다. 여동생은 오기 전에 '언니 혹시 토마토스프 해줄 수 있어? 내가 토마토 가져갈게' 하길래, 토마토는 우리 집에도 있으니까 그냥 와 하면서 고개를 갸웃했다. 타미가 토마토스프 좋아하는 건 알지만 여동생이? 지난번에 맛보니 갑자기 생각났다? 아무튼 집에 있는 재료들로 만들 수 있을 터였다. 그렇지만 우리는 저녁을 외식하기로 했는데 토마토스프는 언제 먹는다는거지? 그렇게 부모님을 모시고 오후에 올림픽공원으로 향했다.


엄마와 아빠와 나는 좀 일찍 도착했고 여동생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편의점에서 아이스커피를 사서 마시고 있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여동생이 올림픽공원 역에 내렸다고 연락이 왔고, 나는 4번 출구로 나오라고 하며 그 앞에서 기다렸다. 그런데 뒤에서 내 이름을 불렀고, 돌아보니 거기에 여동생이 있었다. 반갑게 인사했는데, 여동생이 두리번두리번 거리면서 누구를 찾는거다. 엄마 아빠는 저기서 기다리셔, 하는데 아니 그게 아니라 또 두리번 두리번, 아니 왜 너 여기서 누구라도 만난거야? 했는데 갑자기 내 눈앞에 타미가 똭-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꺅 소리지르며 이 예정에도 없던 만남이 반가워 타미를 안고 방방 뛰었다. 너 뭐야, 너 안온다며, 했더니 서프라이즈 하려고 했다는 게 아닌가. 나는 너무 좋아서 타미의 팔짱을 끼고는 아니 어떻게 왔어, 하고 히죽히죽 하는데, ㅋㅋㅋ 뒤에서 여동생이 크게 내 이름을 부르며, 언니 뭐냐 왜 나는 두고 가냐,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타미는 우리 엄마 아빠의 뒤로 가서는 또 깜짝 놀래켜주었다. 그래서 즐겁게 산책했다.




좌 엄마 우 타미 되시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녁은 여동생이 사준 초밥과 사시미를 듬뿍 먹고 집에 와서는 피자를 시켜서 후식으로 먹었는데(네?) 엄마는 그런 나와 여동생을 보고 '니네 밥 안먹은 사람들 같아 '하셨다 ㅋㅋㅋ 타미는 토마토스프 자기가 먹고 싶었던 거라길래, 어쩐지 ㅋㅋ 하면서 그런데 지금은 배불러서 못먹을텐데? 했더니 내일 아침에 먹겠다는 게 아닌가. 나는 초밥과 소주를 마셨고 또 집에 와 피자에 와인을 마셨지만, 늦은 밤, 냉장고에서 주섬주섬 재료들을 꺼내어 후딱 토마토스프를 만들었다. 타미는 다음날 아침 식사로 내가 만든 토마토스프를 두 그릇이나 먹었다.


문득, 나라는 사람이 너무 좋아졌다. (네? 갑자기요?)


그러니까 나는 이렇게 되고 싶었던 때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찾아보니 2014년인데, '김기창'의 [모나코]라는 소설을 읽고서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뚝딱 음식을 만들어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글을 썼던 적이 있다. 한 남자 노인이 옆집에 사는 미혼모에게 마음이 있는데 저녁 식사에 그녀를 초대한다. 그녀를 맞이하기 위해 음식을 준비했지만 그녀는 약속 시간이 많이 늦었고 자신이 만들어둔 음식은 이미 맛이 없어진 상태. 그러나 힘든 시간을 보낸 것 같은 그녀에게 급하게 명란젓 오차즈케를 만들어주는 장면이 나오는거다. 지금 찾아보니 글이 좀 빻아서 링크는 안걸겠다 ㅋㅋㅋㅋㅋㅋㅋ그때만 해도 할 줄 아는 요리도 하나도 없었고 그뒤로 시도해도 뭔가 마음에 드는 것들이 별로 없는 가운데, 수시로 그 사이사이, 이런 나의 바람에 애인들도 그렇고 가족들도 그렇고 '고생하지 말고 사먹자'고 했더랬다. 나 역시 돈 벌어서 그냥 사먹자고 생각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것저것 해보다 보니, 이제 타미가 내가 만들어주는 토마토스프를 좋아하게 되지 않았나. 와, 나는 정말, 그렇게 되어야겠다, 마음먹으면 그렇게 되는 사람이구나 싶으면서 스스로 또 내 뽕에 차는 거다. 
















내가 뉴욕에 처음 다녀왔을 때,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너 그렇게 가고 싶다더니 갔네' 라고 했고, 내가 책을 냈을 때는 '결국은 니가 그렇게 될 줄 알았어'라는 말을 들었었다. 나는 만나고 싶었던 사람을 만났고 그 사람과 하고 싶었던 것도 해냈다. 연락처도 알지 못했던 사람과 그렇게 될 수 있었다. 간절히 원하면 사람은 그 길로 가기 위해 작은 선택하나하나 그 방향에 맞게 조절하는 것 같다. 타미는 이제 이모의 토마토스프를 찾고 있다. 내가 해냈다. 만세!! 사실 뭐 대단한 요리는 아니지만 말이다.



금요일에 만난 친구1도 요즘 <눈물의 여왕>을 보고 있다고 했다. 

나는 어제 눈물의 여왕 본방송을 보았다.

나는 보면서 '윤은성'이란 캐릭터가 정말이지 너무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니까 윤은성(박성훈)은 홍해인(김지원)을 좋아한다. 김지원의 마음이 자기에게 있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해서 구애한다. 자신의 옆에 홍해인이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릴 적부터 좋아한 아주 오래된 감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김지원은 자신의 전남편인 백현우(김수현)를 좋아하고, 자신의 회사를 빼앗기까지 한 윤은성을 좋아한 적도 없지만 더욱이 좋아할 수 없게 되기도 했다. 자신에게 백화점 사장 자리를 다시 주겠다는 윤은성에게 홍해인은 '너는 나를 구해주는 것 같지만 그런 상황에 나를 몰아넣고 곤경에 처하게 한 게 너야' 라고 말한다. 이건 대단히 정확한 지적인데, [여자는 인질이다]가 생각나는 대사가 아닐 수 없다. 윤은성이 백화점을 빼앗지 않았다면, 홍해인에게 백화점 사장 자리를 '다시' 줄 필요가 없었으니까.




여자는 남자가 보호해준다는 데에 감격해서 애초에 보호가 필요한 이유가 남자의 폭력 때문이라는 점을 잊는다. -[여자는 인질이다], 디 그레이엄, p.190









아, 내가 이해가 안되는 지점은,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힌 사람에게 계속해서 자신의 옆에 있기를 요구하는 바로 그 지점이다. 백현우랑 늘 같이 저녁을 먹는 그것, 자신은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던 거라면서 홍해인을 초대해 집안의 가사도우미들을 부려 근사한 스테이크를 차려내고 또 좋은 와인도 준비한다. 입맛도 없고 너랑 밥 먹을 기분도 아니고 게다가 이자리까지 강제적으로 오게된 홍해인은 이 저녁 자리가 마땅치 않다. 안먹겠다는데도 계속해서 먹어달라고 애원하는거다. 자신이 얼마나 홍해인을 좋아했는지, 얼마나 오래전 시작된 사랑인지 얘기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해서 홍해인이 스테이크를 한 조각 먹어줬다한들, 그것이 본인의 의지로 기쁨에 충만해 먹는 자리가 아닌데, 그런데도 괜찮단 말인가? 자신을 피해 가려는 사람을 억지로 자기 옆에 데려다 놓으면, 그러면 자신의 사랑이 이루어진건가? 상대의 마음은 다른데에 있는데 단지 옆에 앉혀놓으면 되는거야? 그것을 자존심이 허락하는가? 왜 휘성 노래 가사에도 있지 않나. 


안되나요 나를 사랑하면 
조금 내 마음을 알아주면 안되요 
아니면 그 사람 사랑하면서 살아가도 되요 
내 곁에만 있어 준다면 



아니, 이게 괜찮아? 다른 사람 사랑하면서 내 옆에 있기만 하면... 그러면 돼? 그건 내가 나한테 너무 불친절한 거 아니냐? 내가 나한테 좀 너무하지 않아? 마음으로 다른 사람 사랑하면서 그런데 나랑 같이 밥 먹고 나랑 같이 자면, 그러면 되는 부분?? 너무 간절하게 상대를 좋아해서 저런 마음이 들 수도 있을 거라 생각이 들지만, 그런데 그게 정말 괜찮을 거라는 생각을 나는 정말이지 할 수가 없다. 싫다잖아. 내 옆에 있기 싫다잖아. 다른 사람 좋아한다잖아. 그런데 대체 왜그러냐고, 대체 왜 내 옆에만 있어 달라고 하는거냐고. 그렇게 옆에 있는게 도대체 어느 지점에서 의미가 있는 거냐고. 나는 이게 정말이지 너무 이해가 안된다. 그게, 정말 괜찮아????




아무튼 월요일이고 책탑 사진 올려야 하지만 지난 주에 책 한 권도 안샀지롱~ 메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람이 너무 바쁘면 쇼핑을 못합니다.

내가 토마토스프 하니까 치아바타도 만들고 싶었지만 강력분 똑 떨어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리미리 사두는 나지만 내가 요즘 쇼핑을 못한다. 하아- 인생.....



그럼 이만 빨빨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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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4-04-15 1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등인거 같은데.,
책탑이 없다니... 왜 허무하죠 ㅠㅠ
저도 눈여 본방사수!!!~~^^
남남 보고 윤은성, 전재준... 박성훈 배우 좋아했는데 참 이해할 수 없는 남 캐릭터... 부글부글했는데
결정적으로 거짓말까지... 어떻게 그런 거짓말까지 하는 거뉘...
살려줬다는데도 싫은 해인 그 표정... 돌변해서 뭔 일 날까 무섭더라고요

다락방 2024-04-15 12:31   좋아요 1 | URL
자기 옆에 두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마음을 잡기 위해서 거짓말까지 하는 것 같은데, 진실이 밝혀지면 더 정나미 떨어질텐데 아무튼 이해하지 못할 어릭석음 입니다. 마음 뭔지, 그 마음은 정말 해인을 사랑하는 마음일까요? 저는 해인이 옆에 있음으로 비로소 완성되는 자신의 모습에 취한게 아닌가 싶어요. 으.. 제가 정말 싫어하는 마음 입니다.

다음주에는 책탑 사진이 있지 않을까요?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4-15 12: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허르ㅡㅡㅡㅡ...탑이 없다니... 허무하다...-_-;
빻은 글 읽고 싶네요. 검색해봐야지...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오잉? 타미는 완전 어른이네요?!
다락방 님 글만 읽으면 아직도 애기애기한데.. ㅎㅎ 언제 저렇게 컸나요!

밑줄이라는 게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면 내가 그은 밑줄인데도 나 스스로 오그라들 때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요즘엔 거의 안 긋는데...
호감 가는 사람이 나랑 똑같은 책에 밑줄 그은 거 보면 구라치고 싶을 거 같기도 하네요.

다락방 2024-04-16 09:07   좋아요 1 | URL
이번주도 이제 화요일을 시작했는데 저는 아직 책을 안사고 있습니다. 이대로 저는 2024년에 책을 사지 않는걸까요? ㅋㅋ
타미 아주 쑥쑥 자라고 있어요. 이제 제할머니 키를 넘겼습니다. 우리 타미 흑흑흑 ㅠㅠ

저는 요즘에 밑줄 안긋고 플래그만 붙이는 편이긴 한데 그건 다시 팔기 위해서.. 입니다. 읽다가 팔지 않을 것 같으면 사정 없이 그어버립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나중에 제가 그은 밑줄 보고 제가 오그라들때도 있더라고요. 으으 이건 누가 안봤으면 좋겠다 싶기도 하고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호감가는 감정이란 거, 참 오래 잊고 살고 있네요. 인생...그러나 인간은 본디 외로운 존재!!

얄라알라 2024-04-15 13: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게나 바쁘신대도...친구1 친구2 그 호칭이 익명 숫자인데.애정 뿜뿜으로 느껴집니다

다락방 2024-04-16 09:08   좋아요 1 | URL
학교 다닐 때는 미처 몰랐던 기쁨이에요. 같은 취미를 가진 친구라는 거요. 제게 알라딘에서 만난 친구들이 특별한 이유는 우리가 함께 책을 읽는 사람들이라는 사실 때문인 것 같아요. 너무 좋습니다!! >.<

망고 2024-04-15 14: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안되나요 왜 따라 부르고 있을까요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4-16 09:08   좋아요 1 | URL
굉장히 처절한 노래죠. 저도 막 흐느끼며 따라 부르게 되긴 하지만, 그러다가도 ‘안돼, 그러면 안돼, 너 자신에게 그러지마, 그게 뭐야‘ 막 이렇게 됩니다. ㅋㅋㅋㅋ 저는 휘성의 그 노래도 따라불렀습니다. ˝너와 결혼까지 생각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랬던 때가 저도 있어서 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4-04-16 09:35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안 흐느끼면 안되나요ㅋㅋㅋㅋㅋ 아 진짜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4-16 09:42   좋아요 1 | URL
흐느껴야 제대로죠. 저 발라드 부르면서 얼굴 표정 일그러져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술마시고 따라 부르면 울기도 한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가사가 제 심장에 포크 꽂아버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4-04-16 09:45   좋아요 1 | URL
아악ㅋㅋㅋㅋ제발 제 안의 다락방님에 대한 환상을 깨지 말아주십시오ㅋㅋㅋ

다락방 2024-04-16 09:4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어째서 왜 때문에 환상이 있는거죠. 제가 그렇게나 언제나 진실한 저의 모습에 대해 쓰고 있는데 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4-04-16 09:51   좋아요 0 | URL
그래도 술 먹고 발라드 부르며 흐느끼는 이미지는 아니었단 말입니다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4-16 10:0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놔 어쩌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4-04-15 17: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헐~ 다락방님 진짜 바빴다~!

다락방 2024-04-16 09:09   좋아요 1 | URL
저 장난 아니에요 진짜 ㅠㅠ 너무 바빠요 ㅠㅠ 머릿속이 계힉으로 꽉 차있어요. 엉엉 ㅠㅠ

달자 2024-04-15 17: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다락방님 오늘 글도 너무 좋네요 하나의 소설같습니다.. 다락방님의 토마토스프.. 한다면 하는 사람… 오늘도 또 한번 당신에게 반하고 갑니다

다락방 2024-04-16 09:09   좋아요 1 | URL
아아 달자 님, 큰일났습니다. 알라딘에는 혹독한 전염병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다락방 앓이.. 다락방에 빠지면 약도 없다고 합니다. 이제 어쩌나요, 달자님을... 하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달자 2024-04-16 18:07   좋아요 0 | URL
제가 또 사랑하면 불나방처럼,주의라서요,,,, 다락방님이야말로 큰일나셨습니다 🦋

은오 2024-04-15 20: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타미님이 어린이가 아니었다니...?! 지금까지 다락방님 글에서 되게 어리게 상상하면서 읽었던 거 같은데.... 대반전 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되고 싶었던 때가 있었는데 이렇게 된 다락방님...크😍

달자 2024-04-16 02:27   좋아요 1 | URL
저두 타미님은 어린이일 줄 알았는데 놀랐너욬ㅋㅋㅋ!!

다락방 2024-04-16 09:10   좋아요 1 | URL
저희 타미 님의 경우 지금 중학생 이라고 합니다. 작년말부터였나 할머니보다 키가 커져버렸습니다. 아마 다음번에 오면 저보다 더 커져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중학생 타미... ㅋㅋㅋㅋㅋ 중학생은... 어린이인가요, 아닌가요? 잘 모르겠네요?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4-16 15: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 좋아하는 친구들만 그런 걸 물어보죠. 지금 읽는 책이 뭐니? 지금 가지고 있는 책이 뭐니? 어제 산 책이 뭐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그런 걸 물어보는 친구, 그걸 궁금해하는 친구가 좋아요.
근데, 다락방님 넘 바빠서 책 안 사고, 책탑도 없다고 하니, 무척 기분이 거시기하네요. 이건 있어서도, 있을 수도 없는 일 아닙니까! 조속한 알라딘 정상화를 위해 제가 양재동 가서 1인 시위라도 하렵니다.

저도.... 토마토 스프 만들어볼래요. 치아바타, 스콘, 다 자신 없는데, 그건 할 수 있을 거 같은, 나도 모르는 자신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다려라, 토마토 스프!!! 내가 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4-18 11:42   좋아요 1 | URL
전 이번주에도 무척이나 바빴지만 퇴근길에 책을 주문해서 어제 박스가 도착했고 그 안에서 책은 오늘 꺼냈습니다. 박스 뜯을 시간도 없는 나란 여자.. 아무튼 샀습니다. ㅋㅋㅋㅋ 뭐샀게염? 그건 다음주 페이퍼에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토마토 스프는 이제 제가 정착한 게 너무 간단해요. 버터에 야채 볶다가 토마토퓨레(혹은 스파게티용 토마토 소스)와 원하는 농도가 되게끔 물을 넣고 간은 치킨스톡으로 맞추고(그러나 시판 소스는 굳이 간 맞출 필요 없더라고요) 오레가노 뿌려주고(없으면 생략) 좀 더 팔팔 끓이면 끝입니다!! 네덜란드에서 먹었던 그 맛은 아니지만 이건 또 이것대로 맛이 좋은지 타미가 잘 먹습니다. 정말 고마운, 좋은 조카입니다 ㅠㅠ

나중에 만들면 인증해주세요, 단발머리 님! 성공을 기원합니다. 빠샤!! ㅋㅋㅋㅋㅋ
 

요즘은 정말이지 너무 바빠서 책을 살 시간도 없다. 

책을 살 시간이 없으니 책 읽을 시간은 어디 있고 또 글 쓸 시간은 어디 있단 말인가. 매일 더 읽지 못해서 그리고 쓰지 못해서 초조하다.

그렇게 회사에서 영혼을 탈탈 털리고 일하노라면 가끔 내뱉는다.


"나든 보쓰든 둘 중 하나가 그만둬야 돼."


그러면 내 말을 듣던 동료 직원들은 "더 오래 근무한 보쓰가 그만두게 하죠." 한다. 아니면 내가 "그런데 나는 먹고 살아야 되니까 보쓰를 그만두게 해야겠어." 하든가. 뭐, 아직까지 우리 둘 다 다니고 있지만... 나를 바쁘게 하는건 보쓰는 아니지만 내 영혼이 털리는 건 보쓰 때문일 때가 종종 있다. 휴... 


퇴근할 때는 그래서 재미있는 걸 보고 싶다. 요즘엔 SNL 의 임시완과 황정음 편을 봤고(한예슬 편은 재미 없어서 보다 껐다) 그리고 드라마 <눈물의 여왕>도 보고 있다. 여기에도 내가 싫어하는 설정이 있는데, 김지원과 김수현이 사실 고등학교때 우연히 만났었다는 거, 그 만남으로 김수현은 고딩 김지원을 너무 예뻤다고 기억하며 그녀의 엠피쓰리플레이어를 가지고 있는데, 그런데 김수현은 모르지만 사실 그게 지금 어른 김지원이다, 뭐 그런 거. 이 사랑은 필연적이다 혹은 이 사랑은 운명이다, 뭐 그런 말하고 싶은건가.. 나는 어릴적 사랑이 어른 사랑.. 이게 왜이렇게 싫지? ㅋㅋ 그런데 그 설정이야 뭐 잠깐 나오는거니까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아니, 그리고 내가 그냥 안넘어가면 어쩔건데? 각설하고,


김수현과 김지원은 이혼했다. 

상대가 나를 싫어하고 미워할거라 생각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상대를 사랑하고 있고,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김지원과 김수현은 현재 이혼했음에도 같이 있다. 어제 내가 본 장면에서는 김수현이 나쁜놈들과 싸우고와 얼굴에 맞은 자국이 있고 김지원은 그런 김수현의 얼굴 상처에 연고를 발라주고 밴드를 붙여준다. 다음날 출근 때도 약을 발라주던 김지원을 두고 출근하는 마음 너무 아쉬운 김수현, 5분 후에 출발하겠다며 그 둘은 나란히 김수현 어머니가 하는 슈퍼 평상에 앉아 쮸쮸바를 하나씩 먹는다. 그리고 김수현은 말한다. 우리도 왜 다쳤냐 묻고 상처에 약 발라주고 밴드도 붙여주고 그랬다면 이혼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그러자 김지원은 시간을 더 그전으로 돌린다. 아니, 우리가 과거에 여기서 쮸쮸바 먹고나서 헤어졌어야 돼. 그러면 우리는 서로에 대한 좋은 기억만 남겼을거야, 너는 나보다 더 친절하고 따뜻한 여자를 만나 잘 살았을 거고. 그러나 김수현은 '그렇게 된다면 너는 내가 어떻게 사는지 몰라도 나는 니가 어떻게 지내는지 알았을 것이고, 그런 너를 보면서 너를 놓친 걸 계속 후회했을거다' 라고 말한다.  


-그래도 이렇게 될 걸 그 때 알았다면,


-알았어도 그렇게 했을 것 같아. 대신 지금 아는 걸 그 때도 알았다면 너한테 자주 물어봤겠지. 오늘 하루 어땠냐고, 요즘엔 뭐가 힘드냐고. 왜 그걸 묻지 못했을까.



그러니까 김수현은 결국 이렇게 헤어지게 될 걸 알았다 해도 과거로 돌아간다면 같은 선택을 할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김수현의 말에 공감했다. 왜냐하면 내가 그런 사람이니까. 


나는 시간이 흐른 뒤에 내게 계속 되묻는 사람이다. 그 때 다르게 결정했다면 어땠을까, 그 때 너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니? 하고. 

나는 그 때 후회한다는 대답을 하고 싶지 않아, 무언가 결정 혹은 선택해야 할 때가 오면 당시에 내게 또 묻는다. '먼훗날 이 결정에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라고. 그런 선택과 결정들로 나는 지금에 이르렀다. 내가 그런 질문을 반복해 한다고 해서 후회가 전혀 없는 삶을 사는 건 결코 아니다. 다만, 다시 물었을 때, '그 때로 돌아간다면'을 물었을 때, 여전히 그 결정을 똑같이 내렸을 거라는 대답을 자주 하게 된다. 



내 결정에 고통이 있었고 아픔이 있었다. 한달 내내 매일 울던 날들이 있었다. 걸으면서도 울고 지하철 안에서도 울었던 시간들이 있었다. 그렇다면 그렇게나 아프고 고통스러웠으므로 그 때로 돌아간다면 그 결정을 하지 않았을까? 묻는다면, '아니, 나는 그런 결정을 또, 역시 내릴 사람이었다' 괴로웠지만 잘했다고 생각하고 그 후의 시간들이 나를 단련시켰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렇게나 아팠던 건, 그 전의 시간이 진심으로 행복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행복했고 즐거웠으므로 아픔이 따라왔다. 무의미한 시간들이었다면, 정성을 쏟지 않았다면, 나는 아프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아팠다는 것은 그 전에 큰 기쁨을 분명 누렸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모스크바의 신사가 있다.


"그 지방 설화에 따르면 숲속 어딘가 깊숙한 곳에 석탄처럼 까만 사과가 열리는 나무 한 그루가 숨겨져 있대요. 그런데 그 나무를 찾아서 열매를 먹으면 삶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겁니다.

백작은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이 소소한 민담을 끄집어낸 것에 흡족해하며 몽라셰를 넉넉히 들이마셨다.

"그럼 당신은?" 여배우가 물었다.

"뭐 말입니까?"

"당신은 숲속에 숨겨진 사과를 찾으면 그걸 먹을 거예요?"

백작은 잔을 탁자에 내려놓고 고개를 저었다.

"삶을 새롭게 시작한다는 생각에는 확실히 매력적인 게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어떻게 집과 여동생과 학창 시절의 기억들을 포기할수 있겠어요." 백작이 탁자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어떻게 이 기억을 포기할 수 있겠어요?"

안나 우르바노바가 냅킨을 접시에 내려놓고 의자를 뒤로 밀치면서 일어나더니, 탁자를 돌아서 백작에게 다가가 백작의 옷깃을 잡고 그에게 키스했다. -[모스크바의 신사], 에이모 토울스, p.196















아픔과 고통으로 인해서 삶을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들 수 있지만, 정말 그것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면 나는 그 까만 사과를 먹을것인가. 아니, 나도 그 아픔과 그 고통을, 그에 앞서 그것들을 가져다 줬던 기억들을 결코 포기할 수가 없다. 나는 지금의 내가, 그 기쁨과 그 찬란함과 그 아픔과 그 고통을 가진 상태의 내가 좋다. 이런 나를 새롭게 세팅할 생각은 없다.



책을 샀다.

아니, 그러니까 책을 살 시간도 정말 없어서, 책 한 권 사지 않는 한 주 였다.

토요일 저녁 친구를 만나 저녁을 먹고 와인잔을 들어 건배를 하면서도 '이번주에 책을 한 권도 안샀어!' 해서 친구를 놀라게 만들었는데, 그래서 흐음 다음 월요일에 책탑 페이퍼를 쓸 수 없겠군, 했는데, 어째서,

왜때문에,

술 마시고 집에 돌아가는 토요일 밤, 길거리에서 주문을 해버린거죠?

왜 월요일 점심때 책들이 도착한거죠?

이것은 그러니까, 지난 주에 산 책들이..맞잖아?



책들 봐라. 난리났다.
















책박스 뜯고 나니 소설을 고작 한 권 산 거 실화냐. 이게 무슨 일이야 대체... 아무튼 샀다. 다섯 권. ㅋ 그리고 약과랑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들도 읽기 시작했다. <서문> 다 읽고 <주적> 읽는 중이다.

















어제는 집에 돌아가 피자를 시켜 와인을 마셨고 오늘은 친구를 만나 순대에 소주 마실 생각이다.

어제 남동생에게 전화해서 "나 운동중독인 것 같아" 했더니 남동생 빵 터지면서 "또 운동중독이야?" 했는데 ㅋㅋㅋㅋ 일전에 내가 사랑했던 남자 사람 둘이(한명은 내 남동생) 운동을 좋아했고 내가 몇 년전에 '나 운동중독 같아' 해서 둘을 빵 터뜨린 적이 있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 운동 중독의 뜻이 바뀌었니? 하고. 너 운동 정말 잘 안하잖아, 하는 그들에게 '응 그런데 해야겠다는 생각은 계속 해. 운동중독이지?' 이래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 둘다 빵터졌는데, 여튼 그 뒤로 내가 '나 운동중독이잖아' 간혹 말하고 다닌단 말이지. 그래서 어제도 남동생한테 운동죽독이라고 하니까 "또 운동중독이야?" 한거다.


자매품으로는,


"나 다이어트 심하게 해서 요요 오면 어떡하지?" 가 있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남동생은 이렇게 대꾸한다.


"아니 누나, 요요가 올만큼 뭔가 다이어트라는 걸 좀 해봐, 그 뒤에 걱정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요요 올까봐 다이어트를 못하는 운동중독 다락방은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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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4-09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지난주에 책 한 권도 안 산 거 같아요. 적립금 준 거 아직도 고스란히 있다는??!! 이런 일이?!! ㅋㅋㅋ
책도 꾸역꾸역 겨우 한 권 읽은 것 같습니다...
<계급횡단자> 누가 샀는가 했더니 다락방 너였구나!!(다락방 말고 한 사람 또 있는데...) 땡투 감사합니다. 이 책 아름다워요. 저는 아름다운 구절이 많아서 밑줄 많이 그었습니다.... 오늘 페이퍼 올릴 예정입니다.....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쮸쮸바만 먹다 헤어졌어야 하는 사이라는 걸 알아도 아마 둘은 사랑했을 겁니다. 헤어질 줄 알면서도?!
저도 그런 사람이라서.... ㅎㅎ

운동중독 ㅋㅋㅋ 저도 요즘 운동중독입니다. 음악만 들으면 자전거 타고 싶어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4-09 15:11   좋아요 1 | URL
아아 책 한 권도 안사는 한 주가 가능하군요. 저는 끝내 그렇게 되진 않았지만.. 하하하하하
저는 그래서 적립금 또 빵원이랍니다? 후훗. 들어오자마자 날아가버리는 적립금, 지가 월급이야 뭐야..
계급횡단자 누구냐, 바로 접니다. 네, 잠자냥 님의 적립금을 두둑하게 만들어주는 사람, 접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만세!!

제가 토요일에 외출하면서 지하철을 탔는데요 마침 한강을 건너던 차, 으음, 잠자냥 님 오늘도 자전거 타고 한강 나가셨을까, 생각했습니다. 자나깨나 잠자냥 생각.. 샤라라랑~

잠자냥 2024-04-09 15:1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참 자나깨나 내 생각하는 인간들이 왜케 많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습니다. 토요일에 자전거 타고 한강 나갔어요. 낼도 나갈 걸요?!
저 약간 요즘 허벅지 근육 터질 거 같기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는 40대 운동중독자입니다.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4-09 15:23   좋아요 1 | URL
저도 오늘은 소주 마시고 ㅋㅋㅋ 내일은 달릴 생각입니다. 저는 31세 운동중독자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4-09 16:12   좋아요 0 | URL
헐 그럼 난 32세 운동중독자여....... 와 좋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4-10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 말이 좋아요. 그러니깐....
그 때 다르게 결정했다면 어땠을까, 그 때 너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니? 하고 물었을 때.....
알았어도 그렇게 했을거야.
전, 이 대답이 다락방님을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 축에 속하기는 합니다.

<페미니즘 역사의 재구성: 가족과 성욕을 둘러싼 쟁점들> 담아갑니다. 2003년에 나온 책인데, 이 좋은 책 어떻게 찾으신 거에요? @@

다락방 2024-04-11 09:45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 님도 그렇게 생각하는 축에 속하시는 분이군요! 저는 선택과 결정을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훗날 시간을 돌려도 그렇게 했을거야, 라는 답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잘 지내봅시다, 단발머리 님.

제가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에 진심이기 때문에 언제나 눈에 불을 켜고 함께 읽기에 좋은 책을 찾아나서고 있습니다!! 빠샤!!

라파엘 2024-04-10 20: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개인적으로 어떤 결정을 잘못했다는 생각에 후회의 감정에 심하게 빠졌었는데, 다락방님의 이 글이 정말 많은 위로와 도움이 되었어요. 다락방님은 자기 자리에서 잘 살아가시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 중요한 도움이 되는 정말 멋진 분이에요~!! 😊

잠자냥 2024-04-11 09:28   좋아요 2 | URL
오랜만에 나타난 대천사...

다락방 2024-04-11 09:44   좋아요 2 | URL
자기 자리에서 잘 살아가는 건 자신을 위해서이기도 하고 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최선이기도 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라파엘 님도 잘 지내셔야 해요.
오랜만에 나타난 대천사 님. 샤라라랑~

은하수 2024-04-12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차를 보니 넘 맘에 들어오는 책이네요. 크리스틴 델피 읽다 1세대 페미니즘, 2세대 페미니즘 궁금했었거든요~~
음.. 자그마치 시집을 사셨군요
ㅋㅋㅋ 시집도 좋아하시는 줄 몰랐습니다~~~^^

다락방 2024-04-16 09:35   좋아요 1 | URL
시집은 좋아하지 않고요 좀 어려워요. 지금 이 시집도 사서 조금 읽어봤는데, 역시 어렵네요.
최근에 읽은 책에서 이 시집을 좋게 평가하기에 사봤는데 역시 저에게 시는 어렵습니다. ㅠㅠ

페미니즘책 부지런히 읽읍시다, 은하수 님!!
 














토요일은 듄을 함께 읽기로 한 친구와 만나 듄 읽기를 같이 시작하기로 했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사전투표를 한 후 요가에 가기 전 잠깐 까페에 들러 전날부터 읽기 시작한 이 책을 꺼내들었다. 아니, 너무 재미있잖아? 요가를 마치고 집으로 가 백팩에 듄을 넣었다. 이거 한 권만으로도 두꺼운데, 아아, 친구를 만나 같이 시작할거니 그 전까지는 이 책, [러브 온 더 브레인]을 읽자! 그렇게 가방 안에 이 책도 넣어버렸다. 아, 내 팔자여...


약속 장소로 이동하는 지하철 안에서도 이 책을 읽고, 약속 장소에 도착해서도 친구가 오기 전까지 나는 이 책을 읽었다. 친구가 도착했고 이제 우리는 함께 듄을 읽어야 하는데, 아, 이 책 끝까지 읽고 싶지만 하는 수 없지, 참았다.


우리는 한 테이블에 엇갈리게 앉아 듄을 읽었고, 저녁 먹을 때가 되어 레스토랑으로 갔는데 웨이팅이 좀 있어 대기해야 했다. 나뿐만이 아니라 친구 역시 듄 말고 다른 책을 가져왔더라. 대기하는 동안 책 읽자, 하고 친구는 자신이 가져온 책을 읽고 나는 또 이 책을 꺼내 읽었다. 



나사에서 우주용 헬맷을 개발하는 일에 참여하게 된 '비'는 자신과 공동으로 일을 진행할 사람이 대학원시절 자신을 원수처럼 여기던 남자 '리바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오만년만에 재회하게 된 그들은 좀 껄끄러운 사이인데 알고보니 리바이가 비를 싫어했던 게 아니고 비는 유부녀가 아니었고, 그래서 그들은 사랑을 하게 된다는 것이 이 이야기의 줄거리이다. 로맨스 소설의 줄거리는 사실 처음부터 너에게 반했는데 그런데 우리 둘 사이에 오해가 있었고 그게 풀리니 우리 사랑 이대로 샤라라랑~ 이정도 되는 것이겠다. 그렇다면, 그 줄거리가 뻔한데도 나는 왜 그렇게 로맨스 소설을 읽느냐. 그 뻔한 몸통, 그들이 반했고 오해가 있었지만 결국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라는 그 곁에는 아주 사소한 많은 다른 이야기들이 있기 때문이다. 한 개인-남자든 여자든-에게는 그 개인의 역사가 있고, 그 역사로 인해 형성된 그 개인의 성격이 있으며, 나와는 다른 상대를 만나 부침을 겪고 익숙해지고 배려하면서 이제 '둘의 역사'를 써나가는 것이 무척 즐겁기 때문이다. 나는 내 연애도 재미있게 하는 편이지만, 남들 연애 읽는게 더 좋은데, 왜냐하면 남들의 연애에는 내가 성가실 필요가 없기 때문...


이라는 얘기를 하려는게 아니고, 나는 이 책 속의 '비'와 그런 비를 보는(읽는) 나를 얘기하고 싶다.


비는 어릴 적에 부모님을 모두 여의었고 친척집들을 전전하며 자라게 된다. 비는 외동이 아니라 다행스럽게도 쌍둥이 여동생 '라이케'가 있지만, 그러나 라이케는 비와 성격이 정반대라 언제나 해외 이곳저곳을 여행하며 살고 있다. 물리적으로 비의 옆에 없다는 얘기다. 친척집을 옮겨다녔다는 것은 비가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을 다 가봤다는 걸 의미했는데, 그런 삶이 왜 라이케에게는 성인이 되어서도 독립적으로 그렇게 떠도는 생활을 하게 만들고 똑같은 그런 삶이 왜 비에게는 한 곳에 안정적으로 머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했을까. 어쨌든 비는 머물고 싶은 사람이다. 안정을 원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 안정을 타인에게 받을 수 없다는 것을, 결코 타인이 해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타인에게 기대했으나, 자신과 결혼을 약속한 남자가 내내 바람을 피웠고 심지어 비의 베프와도 섹스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비는 타인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놓는다. 타인에게 아무것도 기대해서는 안돼. 사랑은 결코 영원하지 않다. 누구보다 안정을 원하는 비는 그러나 그 안정을 줄 사람을 기대하지 않는다.


그런 그녀가 리바이를 만난다. 키가 190이 넘고, 언제 운동하는지 알 수 없지만 근육질인 이 남자, 비 처럼 비건인 남자. 비를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비한테 홀랑 빠져서 비를 알게된 후로는 아예 여자 자체를 만나지 않았던 남자. 그것에 대해서라면, 비의 친구가 이론을 하나 제시한 적이 있다.



애니가 줄곧 주장하던 재밌는 이론이 있다. 누구나 인생이 획기적으로 변하는 원년이 있다는 이론이다. 살다 보면 어느 시점에 특별한 사람을 만난다고 한다. 그 사람이 인생을 뒤바꿀 만큼 너무나 중요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후 10년, 20년 아니 65년이 지나서 돌아보면 자신의 인생이 두 시기로 나눠지는 순간이 그때였음을 안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등장하기 전(기원전)과 등장한 후인 나만이 서력기원(기원후)으로 나뉜다는 말이다. 개인별 그레고리력이라고 할까. -p.351



나는 애니가 주장한 이 재미있는 이론에 대해 동의한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밖에서 보는 내 인생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해도, 나는 분명 요동쳤던 시간이 있고, 어떤 사람을 만났던 것을 축으로 해서 그 전과 후의 인생의 기준 자체가 바뀌었던 적이 있다. 애니가 말한 이론 속의 사람은 반드시 연애 대상이라는 얘기는 아닐 것이다. 그 사건이 연애만을 의미하는 것도 아닐 것이고. 어떤 사람은 스승으로, 친구로, 동료로 누군가를 만나 인생의 기준이 바뀌어져서 그 사람을 만나기 전과 만나고난 후의 삶의 방향과 시선이 바뀌는 경험을 한 사람들이 나는 나 말고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이 존재하는 인생이 반드시 가치 있는 인생이라는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아니, 그런 사건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그런 사람을 만날 수도 있고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 것과는 아무 관심없고 상관없는 삶을 살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애니의 이론을 알고, 동의하고, 그 이론을 나라는 개인에 대해서 혼자 정립했던 사람이었다. 나에게는 그 사람을 만나기 전의 삶이 있고 그 사람을 만나고 난 후의 삶이 있다고. 나는 지금 그 사람을 만나고난 후의 그 삶을 계속 살고 있다. 그렇게 산 지가 어언...



각설하고,


자, 비는 안정을 원하지만 타인에게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건 나와 같다. 나는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연애가 혹은 사랑이 반드시 끝난다고, 끝나는 지점이 존재한다고, 그것은 영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줄리언 반스는 자신의 책에서 '모든 사랑은 잠재적으로 비탄의 이야기'라고 말했는데, 그 말을 한 건 줄리언 반스지만, 나 역시 그렇게 근사한 문장으로 써내지 못했을 뿐, 그 생각을 언제나 하고 있었다. 자, 비가 사랑 앞에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자꾸만 도리질치며 사랑의 끝을 얘기하는 걸 들어보자.



"나도 할 수만 있다면 고양이 수십 마리 끼고 늙어 죽는 여자가 되고 싶어요. 근데 그럴 수가 없어요."

"왜죠?"

"그냥요." 나는 대답을 주저한다. 슈뢰딩거가 내 손가락 마사지에 가르랑 소리를 낸다. 녀석에게 점점 빠져든다. "감당할 수 없어서요."

"뭘 감당 못하는데요?"

"죽는 거요."

리바이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나를 본다.

"한참 후의 일이잖아요. 20년 넘게 사는 애들도 있고. 데려와서 헤어지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걸 같이할 수 있는데요."

"그렇지만 끝이 오긴 오잖아요. 불가피하게. 살이 있는 것들 간의 관계는 언젠가는 어떻게든 끝나게 마련이에요. 세상 이치가 그렇잖아요. 한쪽이 먼저 죽거나 다른 생물학적 욕구에 이끌려 떠나버리죠. 감정이란 본래 순간적인 거예요. 애초에 오래가지 않게 설계되고, 신경생리학적 변화로 초래된 일시적 상태일 뿐이라고요. 그런데 신경 체계는 항상성 상태로 돌아가야만 하죠. 정서적 사건으로 맺어진 모든 관계는 끝이 나게 되어 있어요." -p.353



비의 이런 생각은 그간 비의 경험과 삶으로부터 온 것이다. 어릴 때 부모가 떠나고 세상 친한 동생도 물리적으로 옆에 있지 않고, 약혼자는 친구와 바람펴서 헤어지고. 그런 비에게 안정이 절실한만큼 그러나 사랑은 어떻게든 끝난다는 것이 박혀있다. 그런데, 나에게도 비와 똑같은 생각이 박혀있다. 나 역시 이런 생각을 갖고 있고, 그래서 나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는 연애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던 사람이다. 아니, 제일 소중한 사람, 제일 잃고 싶지 않은 사람과는 연애하지 않아, 가 나의 마인드이자 자세였다. 삶은 그런 식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일 소중한 사람과 제일 친근하게 지내지 않는다면, 언제나 약간의 거리를 둔 채로 오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가장 소중한 사람을 가장 친근하게 두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내게 일단 한 번 가보자, 한 번 해보자, 라고 말을 했던 사람이 있고, 나는 '이러면 안되는데', '이것은 그간의 내 신념을 배반하는 일인데' 하며, 한 번 해보자는 상대의 말을 믿고 뚜벅뚜벅 상대의 품으로 뛰어들어갔다. 그러나 내게 돌아온 건 이별이었고, 다시는 그를 만날 수 없다는 현실이었다. 친구로도 지낼 수 없게 되었다. 이 일은 그간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에 확신을 품어주었다. 거봐, 내가 안한다고 했잖아. 가장 소중한 걸 가장 가까이 두었더니, 가장 멀어졌잖아. 다시는 안 해.


내가 궁금한 건, 애초에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했느냐이다. 비처럼 나는 어릴 때 소중한 사람과 헤어지는 삶을 살았던 것도 아닌데, 내가 소중한 사람들은 늘 내 옆에 있었는데, 왜 성인이 된 나에게 가장 좋아하는 사람과 사랑하지 말자 같은 신념 같은게 생겨버렸냐고. 내 인생의 어느 지점에서 어떤 사건이 나를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을까? 그런 획기적 사건 없이 그냥 나라는 사람은 그렇게 생겨먹은걸까? '그냥' 나는 '본래' 이런 사람이었던 걸까?



리바이도 안정을 원한다. 그 안정에는 비와 함께이고 싶다. 그런 비에게 재차 손을 내밀고 자, 이제 비는 그 손을 잡는다. 리바이의 손을 잡고 새끼 고양이 한마리 냥줍해서 리바이에게 찾아간다. 이런 결정은 비에게 용기다. 사람의 삶은 어느것도 장담할 수 없어서 지금 이렇게 뜨겁게 사랑하고 용기를 내도 어느 순간 돌아서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도 지금 현재 용기를 냈다. 그렇다면 어디, 나도 한 번 용기를? 

아니, 나는 그런 용기 안낸다. 비는 고작 서른살이다. 나는.. 서른 한살이다. 비보다 나이가 많다. 어떤 용기를 내기에도 몹시 기운이 딸린다는 얘기다. 


아무튼 오늘 아침, 허브공원을 달리고 왔다.



성인 로맨스 소설이니 섹스 이야기가 빠질 수 없는데, 자, 여기까지 읽었던 미성년자는 이제 읽을 부분 없으니 돌아 나가시오. 비는 리바이의 너무나 큰 고추를 보고 깜짝 놀란다. 그리고 섹스가 그런 줄 몰랐는데 너무나 어메이징한 섹스를 매일 하게 된다. 큰 고추가 언제나 좋은 섹스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뻔한 사실 말고 나는 그것이 어떻게 왜 좋지 않을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들을 좀 얘기하고 싶지만, 그러나, 이 신성한 공간에서 그런 얘기는 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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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4-07 22: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기가 신성한 공간은 아닌 거 같긴한데……🤔

다락방 2024-04-07 23:22   좋아요 0 | URL
응? 아닌가요? 🙄🙄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4-08 08: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 저는 알리 헤이즐우드의 책을 두권인간 세권 읽었거든요. 전 제가 이 책 읽을 줄 알았어요. 근데 아닌 거죠. 내용이 너무 생소해서 제가 가지고 있는 책이 뭔지 봤더니(이북) <Under the roof>였네요. 당연히 제가 내용을 모르겠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 애니가 줄곧 주장하는 이론에 ‘동의‘해요. 그러니깐 ˝누구나 인생이 획기적으로 변하는 원년이 있다는 이론˝ 말이예요. 그게 연인일 수도 스승일 수도 있겠고, 친구일 수도 있겠지만, 교회에서도 이런 만남에 대해 자주 이야기합니다. 그러니깐 그 만남은 예수님과의 만남일 테지요. 개인별 그레고리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 사랑이 꼭 30세 이전이어야 한다는 건 다락방님의 고정관념인거 같아요. 우리는 이제 예전보다 빨리 달리지 못하고, 예전만큼 많이 먹지 못하고, 예전보다 잘 보지 못하지만.... 사랑은, 사랑이라면 더 잘 할 수 있을거 같단 말이지요.

4. 어메이징한 39금 이야기를, 신성한 이 공간에서 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그 이야기를, 어디에서 하시겠다는건지 알 수가 없네요.
후속 페이퍼 기다립니다. ------------- 이 문장이 이 댓글의 하이라이트에요. 명심 바랍니다!

다락방 2024-04-08 10:21   좋아요 1 | URL
우엇, 저도 단발님이 당연히 이 책을 읽으셨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알리 헤이즐우드 책을 더 읽으시는 것 같아서 당연히 이 책일거라 생각했어요. [사랑의 가설]후 번역된 게 이 책이라서요. 그런데 아니었군요! 으.. 이 책도 읽게 되시면 꼭 좀 알려주세요. 다른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이 이 책 안에 있습니다. 음, 그런데 39금이라 망설이다 페이퍼 본문에는 쓰지 않았어요. 하하하하하.

단발머리 님도 애니의 이론에 동의하시는군요! 저는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지만, 그 기준은 정말 종교가 될 수도 있겠어요. 저는 신앙을 갖고나서 인생이 달라졌다고 말하는 그런 사람의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럴 수 있지요. 개인별 그레고리력!! 그것이 꼭 사람이기만 하겠습니까!

사랑이 꼭 삼십세 이전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고요, 우리의 올리브 키터리지처럼 72세에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이제 못하겠다.. 입니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즐겁게 시간을 보내면 에너지가 뿜뿜 솟아나고 나 자신이 충족되며 또 충만한 기쁨을 느끼기도 하지만, 음, 저는 어째 시간이 흐를수록 혼자가 더 편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것도 익숙해지는 것일까요? 그런데, 저라는 인간 자체가, 원래 친근한 사람 만드는 것을 원치 않는 그런 부류의 사람인 것 같아요. 인간은 본디 외로운 동물이다, 나는 더 그렇다, 정도랄까요.

어메이징한 39금 이야기는, 음, 나중에 우리가.. 좀 만나도록 하지요, 단발머리 님. 흠흠. 페이퍼로는 차마... (먼 산)

달자 2024-04-08 22:45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댓글의 3번과 4번에 대한 사족 !
3-1 최근...이라고 말하려 했는데 벌써 어언 3-4년 전이네요, 코로나 초기였으니까(time flies,,,,,,). 그때 갑자기 혼자 사랑의 열병에 앓은 적이 있었고, 이 감정에 대해 저보다 나이가 8살 정도 많은 언니와 고민상담아닌 상담을 했었던 적이 있어요. 그 언니는 이제 저도 만년 이십대 청춘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불같은 사랑 할 시기는 지났다, 그런 감정은 다 찾아오는 시기가 있는 법이다. 그러니 지금 너가 느끼는 그 감정이 아마 너 인생에 마지막일 확률이 매우 높으니 한번 따라가 봐라, 라고 하셨어요. 그 말을 듣고 나서는 오히려 상대와의 관계에 대한 고민 상담 내용보다 ‘지금 이 열정이 네 인생의 마지막일 거다, 사랑에는 다 시기가 있는 법이더라‘라는 말에 반발심이 들더라구요. 아닌데? 나 아직 어린데? 그리고 난 나이먹어도 아니에르노같은 불같은 사랑 할건데(???)
결론적으로 그 친구에게 가졌던 감정은 불타는 감정은 맞았으나 사랑까지는 아니었고, 결국 잘 되지 않았어요. 그치만 그 이후에 또 다른 불같은 사랑을 했고(!!!) 그 언니의 말이 틀렸다는 걸 전 제 삶으로 증명하게 되었죠, 적어도 저에겐 그 말이 틀리다는 걸요.

4-1 후속 페이퍼 기다립니다 222222 이런 얘기 여기 아니면 어디다 하죠?! 흠흠!

달자 2024-04-08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상관 없는 얘기긴 해서 다락방님께 죄송하지만...후기를 읽다가 다 마치지 못하고 이 말을 꼭 써야할 것 같아서요... 자꾸 비 비 그러니까 연예인 비(정지훈)가 떠올라요...이 생각을 한 번 하고 나니까 후기에 집중을 할 수가 없어요 모두가 정지훈(비)가 주어인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후기 마저 읽고 오겠습니다...

다락방 2024-04-08 22:38   좋아요 1 | URL
제가 아무래도 꼭 그럴 것 같아 굳이 bee 라고 덧붙였는데요. rain 이 아니라.. 흑흑 ㅠㅠㅠㅠㅠ

달자 2024-04-08 22:45   좋아요 0 | URL
태양을..피하,,,고싶..었어....아무리 달려..보ㅏ도....

다락방 2024-04-09 08:09   좋아요 0 | URL
태양은 계속 내 머리 위에 있고.... 하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