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돌과 벽 (버섯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exile</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Thu, 23 Apr 2026 22:18:56 +0900</lastBuildDate><image><title>버섯</title><url>http://image.aladdin.co.kr/img/blog2/manage/profileimg.jpg</url><link>https://blog.aladin.co.kr/exile</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버섯</description></image><item><author>버섯</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우리가 희망을 믿어도 끝까지는 믿지 말자 - [밤의 공항]</title><link>https://blog.aladin.co.kr/exile/17177735</link><pubDate>Fri, 27 Mar 2026 19:3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exile/1717773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22137303&TPaperId=1717773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82/15/coveroff/k92213730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22137303&TPaperId=1717773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밤의 공항</a><br/>이원석 지음 / 타이피스트 / 2026년 03월<br/></td></tr></table><br/>이런 생각에 잠기는 것은 내가 순찰 중이기 때문이다순찰은 삶을 되감는 것이다가만히 있어도 흐르는 시간을 두 다리로 천천히되밟는 것이다<br>설정에 집착하는 것은 이 섬 전체가 하나의 작은 생각 위에 지어졌기 때문이다다른 자아가 개입할 여지가 없기 때문에물어볼 사람도 도움을 구할 존재도 없고모든 걸 스스로 설정해야 한다<br>미처 설정하지 못한 문을 열면 흰 벽이 나오고한 발자국도 더 나아갈 수 없다여기가 삶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면돌아가야 한다 폰트가 깨지기 시작한다<br>흰 벽을 그대로 두고문의 이음새가 될 가는 선을 그린다문을 열고 마주한 흰 벽은 사실숨겨진 또 다른 통로손잡이 없는 벽을 누르면걸쇠가 풀리며 문이 열리게 설계되어 있다<br>_이원석 시, &lt;순찰 기록&gt; 부분<br><br>물에 가라앉는 것이 필요해손에 쥘 수 있는 마음 같은 것쇠로 만든 막대 같은 것두드리면 울리고 손에서 놓으면 가라앉는 것내려다보면 일렁이는 바다바닥을 바라고 가라앉기 위해파도를 버리고 내려가는 위안<br>_이원석 시, &lt;쇠막대의 규격&gt; 부분<br>날이 좋은 날 공사를 시작하는 게이 바닥의 상식이지하지만 비 오는 날이 어울려아무것도 없는 돌무더기 위에 터를 잡고쇠락한 공항을 짓기엔 말이야교차로를 지나는 차량들처럼 모여든 사람들과서로 부딪혀 부서진 차들을 구경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피 흘리기를 주저하지 않는 사람과그 사람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을 일일이 설득해서돌려보낸다운전석에서 간신히 나와 소리친다이제 그만 피를 흘리겠어요그러니 모두 돌아가 주세요기념품으로 파편들을 모아 놓았으니한 조각씩 가지고 떠나 주세요더 달릴 수 있지 않겠냐고 어깨를 두드려 주는 친구도&nbsp;눈을 감고 마주 오던 사람도보조석에 허락 없이 앉으려던 사람도&nbsp;이젠 고개를 저으며 삼삼오오 떠나간다빈 병이 쓰러진 탁자에 엎드려 있었지손님이 모두 떠나고먼 자리부터 불이 꺼지고하나 남은 배려마저 캄캄해질 때까지기다리다가일어난다 비가 오는아무것도 없는 돌무더기 위에 서서바닥돌 하나를 골라반듯하게 놓아 본다 쇠락한 공항을 세우기엔비 오는 날이 제격이지보시기에 좋았더라 울기에 좋았더라우는 모습을 감추고 숨어들기에 좋았더라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살아남기에 좋았더라전자식 관찰소가 아니라 부서진 돌과 콘크리트로정밀한 기록들을 각각의 위치와 방향에 맞추어세워 놓기에 좋았더라아무것도 아니기에 좋았다<br>_이원석 시, &lt;기초공사&gt; 전문<br><br>“어려운 때 가게 되어 미안해요.용기를 잃지 말고 항상 즐겁게 지내세요”라는 유언을 남기고<br>_이원석 시, &lt;우리들의 리스트&gt; 부분<br><br>우리가 희망을 믿어도 끝까지는 믿지 말자_이원석 시, &lt;이고 있는 이야기&gt; 부분<br><br>날이 매우 추워독감이 유행이래한번 걸리면 일주일을 아프다고 했어로이는 전자식 자연 관찰소에 박제되어 있으니가끔 만나 보러 가도 좋을 거야다행이다 그치고통도 수치도 망각하고 일그러진 표정 그대로멈춰 있을 테니시간을 탈각시킨 고통은 중심을 잘라 얇게 저며 낸뇌의 단면처럼아주 잠깐이자 영원일 테니까플래시처럼 터지는 한순간의 고통이영원의 기억 속에 끼얹어져그걸 불러일으킨 존재를 쉼 없이 재생시키고 있을 거야행복하게<br>그가 떠나기 전에내게 메시지를 남겼는데읽어 보지 않았어<br>타이레놀과 알코올은 함께 먹으면 안 된대<br>&lt;Duo showdown&gt;은 잘 읽었어둘의 이야기가 계속되었으면 좋겠다아주 세세한 것까지그들은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무슨 일로 돈을 벌고 어디에 집을 얻었는지사는 곳 근처에 차이니즈 레스토랑은 있는지아직도 양장피를 좋아하는지그 둘의 이야기와 우리의 맹세와어릴 적 이야기까지 하나하나 생각하다 보면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하나의 세계가 완성되고그러면 너는 거기 가서 너의 슬픔을 위해 울 수 있을 거야<br>_이원석 시, &lt;겨울 편지&gt; 부분<br><br>시계는 새벽 세 시를 가리킨다. 세계는 고요하다. 시간은 분절되지 않고 이어져 있다. 지금이란 감각은 물처럼 흐르는 시간 속에서 내가 붙잡고 싶어 하는 밤의 한가운데 있다. 매 순간 인생에서 가장 아끼고 붙잡고 싶어 했던 시간, 그 시간 속에서 가장 순정한 나로 존재했던 순간이 지금이다. 이런 밤은 매일 주어지지만 매번 잡을 수는 없고 내가 무언가에 사로잡히는 순간 간신히 붙잡을 수 있는 패닝 접시 위의 결정으로 존재한다. 그 결정을 내 운명의 접시 위에 남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의 모래를 흘려보내야 했는지 생각해 본다.<br>(-)<br>중학생이었던 나는 너와 &lt;다락방의 꽃들&gt;을 바꿔 읽고 각자의 학교에서 이란성 쌍둥이라고 말하고 다녔다. 문을 잠그고 몇 시간씩 전화 통화를 했다. 밤에는 촛불을 켜고 교회에서 나누어 준 작은 밥상을 껴안고 앉아 사과즙을 짜내어 세필로 비밀 편지를 썼다. 쌍둥이는 떨어져 있어도 고통을 함께 느낄 수 있대. 다락방에서 빠져나가려면 어른이 되어야 해. 하지만 넌 늘 손발이 가늘고 키가 자라지 않는구나.<br>사랑은 유실될 수밖에 없다. 그와 함께 너도 유실된다.세계를 밤과 너, 둘로 나누고 그중 하나에 내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잃어버린 것을 찾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가장 있을 법한 곳부터 찾아 나가는 방법과 가장 없을 법한 곳부터 찾는 방식이다. 나는 없을 법한 곳부터 찾는 사람이다. 있으리라 짐작되는 곳은 다른 모든 곳을 찾아본 후, 가장 나중에 찾는다. 왜냐하면 가장 있을 법한 곳부터 찾는다면 찾을 수 없음을 너무 빨리 알게 되기 때문이다. 세계를 밤과 너, 둘로 나누고 밤의 순찰을 시작한다. 모든 밤의 바깥에 너는 있고 나는 내내 밤을 헤맨다.&nbsp;<br>_이원석 산문, &lt;럼주 상자&gt; 부분<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82/15/cover150/k92213730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821534</link></image></item><item><author>버섯</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그런데 사람들은 그건 ‘여성의 복장’이 아니라고 말했다. - [우리가 마지막 순간을 함께할 수 있을까 - 사랑과 돌봄에 관한 퀴어한 참조]</title><link>https://blog.aladin.co.kr/exile/17142039</link><pubDate>Tue, 10 Mar 2026 16:1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exile/1714203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52137060&TPaperId=1714203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72/13/coveroff/k35213706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52137060&TPaperId=1714203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우리가 마지막 순간을 함께할 수 있을까 - 사랑과 돌봄에 관한 퀴어한 참조</a><br/>캔디(윤다림) 지음 / 들녘 / 2026년 02월<br/></td></tr></table><br/>나는 돌봄에 대해 아예 생각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그렇게 아무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상태로, 나는 력사의 보호자가 되어 있었다. _30쪽<br>하지만 어느 순간 알게 되었다. 그들이 날 ‘진정한 보호자’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배우자도, 가족도, 친인척도 아닌 ‘그냥 친구’니까. 그래서 이후 나는 ‘환자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친구’라 답했던 일을 내내 후회하게 된다. 그리고 생각하기 시작했다.<br>‘보호자의 자격은 무엇인가?’ _33쪽<br>(-) 사회생활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여성스럽지 않고 결혼도 하지 않은 력사를 신기하게 여겼고 궁금해했다. 력사는 이성애자로 보이려고 노력하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그가 이성애자로 보이지 않는 것과 동성애자로 의심받는 것은 좀 다른 문제였다. _55-56쪽<br>‘호스피스 병동에 자리가 난다는 것은 대부분 누군가가 죽어서 나갔다는 뜻이겠지. 아, 내가 죽을 준비를 하러 들어가기 위해서는 다른 누군가가 죽어야만 하는구나. (-)’ _78쪽<br>하지만 취직을 준비하기 시작하면서 력사가 자기 스타일을 고수하는 데 어려움이 생기기 시작했다. 면접관들이 생각하는 ‘단정한 옷’과 력사가 생각하는 ‘단정한 옷’은 너무나 달랐다. 사회는 력사에게 ‘여성의 복장’을 요구했던 것이다. 여성인 력사가 입는 옷이라면 당연히 ‘여성의 복장’이 아닌가. 그런데 사람들은 그건 ‘여성의 복장’이 아니라고 말했다. _96-97쪽<br>“아무개에게 여자 수의를 입힐 수 있었어요.”아무개 씨는 트랜스여성이다. 많은 퀴어의 장례식에 다니면서도 나는 한 번도 그들이 어떤 수의를 입었을지 궁금해한 적이 없었다. 수의에 남성용과 여성용이 나뉘어 있으리라는 생각 자체를 해본 적이 없다. 97-98쪽<br>(-) 어머니는 끊임없이 찾아오는 이들이 누구인지 궁금해했다. 내 친구들을 소개하는 게 너무나 어려웠다. 누가 봐도 퀴어인 저 퀴어를 나는 뭐라고 소개해야 하지? 좋았지만 난감하고, 어렵고, 맘이 복잡해지는 순간. 나는 끊임없이 거짓말을 해야 했다. 같이 성소수자 인권운동을 하는 동료들은 “일하다 만난 좋은 일 하시는 분”이 되었고, 커뮤니티의 친구는 “동호회 친구” “같이 운동(!)하는 사람”, 하다하다 “제 사촌동생”이 되었다. (-) 딱 거기까지가 내가 그 장례식장에서 가질 수 있는 자리, 행사할 수 있는 권리였다. _102-103쪽<br>(-) 나는 력사와 통화를 많이 하는 편이었다. 워낙 장거리 연애를 오래 하기도 했고, 요양병원에 있는 동안에도 계속 떨어져 지내야 했으니까 가능한 시간에는 최대한 전화를 걸어 자잘하고 소소한 이야기까지 시시콜콜 늘어놓았다. 그날도 목욕하고 나와서 개운한 마음으로 나도 모르게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깨달았다.‘아, 이제 나 전화할 사람 없지.’그래서 길에 지나다니는 사람이 있든 없든, 내가 어떻게 보일지도 신경 쓰지 않고 ‘아 몰라! 배 째!’라는 심정으로 펑펑 울었다. 114-115쪽<br>친구가 물었다. “넌 언제 력사 생각이 나?” 나는 “머리 감을 때”라고 대답했다. 력사가 아프고 나서 쓰기 시작한 샴푸가 있다. 력사만 그걸 쓰고 나는 다른 걸 썼었다. 력사가 가고 남은 물건들 중 어떤 것들은 정리하고 어떤 것들은 남겨놓았는데, 정말 어쩌다 보니 그 샴푸가 나에게 왔다. 좋은 물건이라 버리긴 아깝고, 쓰던 물건을 남에게 줄 수도 없어 그냥 뒀다가 내가 쓰기로 했다.이후 쓰던 샴푸가 다 떨어진 뒤부터 력사의 샴푸를 쓰기 시작했는데, 머리를 감을 때마다 력사 생각이 났다. ‘력사가 머리를 감고 나오면 촉촉이 젖은 머리카락에서 이 향기가 났었는데’ 하고. _137쪽<br>(-) 유품을 정리하는 것조차 눈치를 봐야 하는 현실이 싫었다. 집을 정리하면서 우리의 추억을, 퀴어로서의 력사를 보여주는 모든 물건을 몰래 챙기고 필사적으로 숨기고 있는 내가 비참했다. 력사 옆에서 십수 년을 함께했는데, 나에게 남은 권리는 호의를 기다릴 권리밖에 없다는 것이 너무 서러웠다. 그리고 이미 죽은 사람임에도 그의 결심을 지켜주겠다고 여전히 좋은 친구인 척하고 있는 나 자신도 너무 싫었다.그래서 그때 굳게 다짐했다. 다음 사람을 만나면 꼭 결혼을 하겠노라고. 더럽고 치사해서, 세상 사람들이 다 알게 떵떵거리면서 결혼할 거라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_194쪽<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72/13/cover150/k35213706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721334</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