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지던트
이서윤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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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추천이라면 추천이랄까, 우연히 이웃님 블로그에서 감상을 보고 재빨리 골랐다. 머리 아픈 건 싫지만 기분 좋을 때는 제법 잘 읽는 '정치'나 '사회'에 대한 글. (경제는 숫자가 여전히 어지러워서) 여러모로 기분 좋게 간택했고 기대도 제법 되었다. 대통령과 연애에 관한 글 혹은 영화가 몇 있었고 그때마다 난 보고 좌절했었지만, 책 뒷편의 윗▲글을 읽고 완전 두근두근 기대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일단 이 책이 마음에 드는 이유는 통일했다는 것, 강국이라는 것, 젊은 사람에게 기회가 있다는 것.

  강유는 헌정사상 최초의 최연소 대통령으로 부드럽게, 카리스마있게 그렇게 나라를 이끌어나간다. 빡빡한 일정속에서 눈이 팽팽 돌아갈 정도로 바쁘게 살고 있지만 가끔 아주 가끔 그녀가 느껴진다. 그리고 그렇다 싶을 때 주위를 둘러보면 반짝반짝 그녀가 있다. 바로 강지후!

  친구의 동생으로 정치부 기자이지만, 여러반대급부를 생각해봐도 그녀를 놓칠 수 없다. 그렇게 결정하자마자 바로 그녀와 함께 할 자리를 만든다. 참으로 거침없는 행동파. 여러 일꺼리들, 음해, 스캔들.. 모든 것을 뿌리치고 둘은 두근대는 데이트를 즐긴다. 헬기를 타기도 하고(평양까지 다녀온다), 15분이니 30분이니 그 사이 얼굴 한 번 보기 위해 경호원에 뭐에 여러 사람들이 동원되기도 했다. 허허허:)

 

  사실..........

  그야말로 엄친아, 엄친딸의 만남이다. 보통 로맨스소설 읽다보면 평범한 사람은 잘 없어서(적어도 여주쪽은 많지만) 별로 엄친아·딸로 생각한 적 없었는데, 이 책은 정말이지 그렇게 느껴졌다.

  집안 대대로 살아온 그 곳에 여전히 3대가 모여산다. 대대로 의사집안이라 할아버지, 아버지, 오빠들 모두 의사. 하지만 하나밖에 없는 막내딸은 의사는 발에 채이는 직업이라며 (국제부)기자의 길을 택했다. 여튼 할아버지 노하시면 고급 관료들에게 전화하여 이러쿵 저러쿵 할 수 있는 명예 권력 가지고 있으며, 그녀의 아버지는 대통령의 주치의.

  대통령은 물론 머리 똑똑하겠다 막연히 생각하지만 그 정도가 아니다. 20대 초반에 사시, 외시 가볍게 통과하고 20대 국회의원 30대 대통령이 되었으며 높은 지지율과 더불어 연임역시 확실시 되고 있다. 그의 과거는 좀 복잡한데 가장 눈에 보이는 것만 이야기하면 어머니가 영국 귀족(황실과 관련잇는)의 부인이라는 점.

  여튼 꼬아서 이야기하면 이렇게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마냥 연애를 한다고 달달한 글은 아니다.

  사회나 국제문제를(현실이 아니라 책 속의) 적절하게 다루면서 그 사이 짬짬히 연애하는 모습이 보여서 좋았다. 또 지후가 남자의 "있음"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 스스로 생각하고 길을 개척하는 모습도 썩 마음에 들었다. 사귀고 있지만, 전쟁이 나자 제일 먼저 그 곳으로 가려던 그녀의 행동은 멋있었다!

 

  하얀 표지에 멋들어진 문양의 프레지던트는 급박한 장면을 위해서 (정치적인 면을 다뤄야 하는 부분에서) 공간이동을 하는데, 한 장면을 위해 여러번 하다보니 좀 번거로웠다. 긴박감은 느껴졌지만... 그냥 글자를 읽는 중인데 갑자기 내 눈이 핑핑 도는 것 같은 그 느낌.

  아, 파란미디어 책이구나. 우리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뒷편은 언제 나오는지.. 왕궁금하다는 생각을 남기면 감상은 여기서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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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사랑을 한다
문정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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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럼에도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의 이기적인 모습조차

  아프지만 그럼에도 사랑하는,

  맘 여린 작은 여자의 그래도 사랑하는 이야기.

 

  책은 400쪽도 안되는데 330쪽이 넘어서야

  그녀를 생각하는 못난 남자가 나오는 이야기.

 

  볼 거라고 단단히 다짐하고서 보긴 했지만,

  내가 생각하기로는 해결된 게 없어 보인다.

  슬퍼라. 

 





  p.342
 

  "또다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된다고 해도 그 사람이 첫 번째가 될 수 없어요. 어쩌면 그 사람을 많이 울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난 몹시 이기적인 인간입니다. 상대가 원하는 만큼 그 마음에 부응해 줄 수 없어요. 하지만 만약…… 이런 나도 괜찮다면 정인 씨가 내밀어 준 손, 잡고 싶습니다."

 

  정인에게 자신은 무슨 말을 했던가. 오만하고 추악한 입으로 무슨 말을 했던가. 자신의 이기심에 오싹 소름이 돋았다. 짙은 혐오감에 전신이 덜덜 떨렸다.

 


 


  그런 남자라는 거 알고 봤지만, 그래도 정말 싫었다.

  신파(내가 규정한) 좋아하지만, 이런 소리 듣고 그래도 사랑한다는 바보같은 여주도 싫었다.

  이 장면은 이제서야 좀!!! 정신 챙기고 정인을 찾는 원진이 생각하는 부분.

  이 바보 같은 여자는 그래도 사랑한다며, 그 여자도 사랑한다고 이야기 했다.

  하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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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치료하기
연두 지음 / 노블리타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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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요즘 부쩍 '자궁'에 관심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암은 쉽고 조용히 우리를 찾아왔더랬다. 너도나도 '암'이라지만 이렇게 쉽게 찾아올 줄 몰랐기 때문에 더 화가 나고 지치는 것 같았다. 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나와 가까운 사람이 아팠기 때문에 그 관심이 더 했다.

  연두님 글은 반려 이후 처음이다. 일부러 안보려고 하는 분 중 한 명. 너무 슬프고 막막해서. 게다가 왠지 삐뚤어져 보이는 주인공 심상은 백 번 공감되서 더 거부하게 된다. 이번에는 아기자기한 제목에 방심했다.

 

  심한 생리통에 병원을 찾게 된 무영에게 날아든 병명 '자궁내막증'.

  게다가 신중하게 산부인과 여 의사를 선택했는데, 수술은 남자 의사였다. 무려 '우선희'라는 여자 이름인 의사 말이다. 하지만 젊다기 보다 하얀 새치, 나이들어 보이는 행동 말투 때문에 할아버지 의사라고 생각했더니...

  그랬더니 어느새 젊은 남자 의사가 되어 또 그녀앞에 서있다.

 

  남자답게 생겼다는 무영은 씩씩하고 당당하다. 자기 자아가 강하고 자신을 충분히 사랑하고 있다. 거칠것 없이 당당하던 그녀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건 주치의 우선희 선생. 회진때부터 은근히 신경전을 벌이곤 하면서 어느새 정이 들었는지 수술 후 한달에 한 번씩 병원에서 진료받는 때 조차 심각하게 신경전을 벌인다. 이 사람의 이 말, 행동, 외모에 대한 아주 자세한 분석까지 하면서. 그러면서 둘은 점점 삽으로 자기 키만큼 땅을 판다. 이게 남녀관계겠구나 싶었다.

 

  산부인과 남자 의사로서 환자와 절대 그 '뭔가'가 있어서는 안된다며 엄청나게 절제하던 선희는 만날때마다 변신하는 무영때문에 혼란스럽다 못해 점점 주체할 수 없는 관심을 보이고, 무영은 삶에 대한 고뇌까지 할 정도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무영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어떤 사람인가. 다른 사람들에게 특별히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사실 그녀는 아주 철학적이다. 인간이라면 할 수 있는 생각을 아주 진지하게 마주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에 내가 새삼스러운 만큼. 이럴 때는 '별 헤는 밤' 같은 시가 필요할 것 같은.. 그런 느낌 말이다. 유부남인가 아닌가에 대한 고민, 그가 나를 특별하게 생각하는가 아닌가에 대한 고민, 그가 날 그냥 환자로 보는건가 하는 고민... 갖은 고민은 반 년 가까이 하더니 그의 환자가 아니게 된 그 날, 둘은 드디어 서로를 알게 된다.

 

  다만 선희에게는 무영의 특별하고 난처한 조건이 붙긴 했지만...

  선희는 혼수에 대해 크게 고민하는 무영을 위해 '자신을 위한 동화'를 혼수로 달라고 했다. 그 뒤 무영은 선희를 주인공으로 한 글을 쓰기 시작한다. 덕분에 선희는 무영을 잘 못봐 힘들어하지만 말이다. 그러던 중 무영이 마지막으로 내놨던 그 글 '새치머리 아빠'.

  글 속의 동화는 정말... 마지막 장면에 나도 모르게 고슴도치 살려내!! 하고 말했다.

 

  책 제목이 자신을 너무 소중히 생각하는 무영이 아팠기 때문에 그 병을 치료하는 데서 그렇게 생각했는데... 책을 끝까지 다 보니 으음~ 그렇구나!

  왠지 둘은 행복할 것 같다. 가끔 무영이 선희 속을 히떡 디비지 않는다면 말이다. 선희에게 (1억을 호가하는)캠핑카를 요구하며 북한과 관계가 좋아지면 러시아까지 가보고 싶다거나, (중고로 5천을 호가하는) 경비행기를 요구하며 세계를 돌아보고 싶다니... 선희는 병원을 둘째치고 무영이 잡으러 전 세계적으로 놀아야 할지 모른다.

 

  참, 

  이 의사 참 잘생겼구나 싶었던 게 그 꼬장꼬장한 성격에 무영이 울고 아파하면 금새 마음 풀리고.

  왠지 그런 모습에서 인간적인 면이 느껴졌다. 크큭.

 

  더불어,

  못된 소리 하는 의사선생님때문에 손으로 궁시렁궁시렁 거리던 무영의 모습도 재미있었다.

 

  제일 멋있는 장면은, 역시 뭐니뭐니해도 무영이 상자 가득 선희에게 마음을 전하는 장면이 아닐까..(어쩜 좀...다를 수도 있겠지만)

 






 

  ( p.310 )   "이무영의 시간을… 나에게 …나눠줄래요?"


  선희의 프로포즈에 드디어 마음을 여는 선희!

  인간으로 태어나 즐겁게, 행복하게 살다 가지 못했던 30년동안 고생만하다 죽은 큰언니를 생각하며,

  진작에 이혼하여 자식들 키우며 살아온 부모님을 생각하며,

  언젠가 결혼을 뒤엎을 때를 생각하며,

  그렇게 겁을 내고 이것저것 자신을 위해 재고 또 재던 선희가 드디어 마음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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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18Mhz
정하윤 지음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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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스러운 이야기였다.

  언덕 위에 살고 있는 해아는 생각이 참 많다. 집안 형편이 기울면서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에게 결별을 통보받고 그 뒤 해아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간신히 정신차리고 보니 자신은 대인기피증이 생겼다...고 생각하는 지경에 있었다. 밖을 나가려 하지않고 사람들과 부딪히려 하지 않고.

  한 여름, 해아는 집으로 올라가는 길 그 빈집에 호롯이 서 있는 플라타너스 나무(그 나무던가;;;)를 보면서 하루하루 견디고 있었다.

  해아는 홈페이지를 운영하는데, 그 나무와 관련하여 사진을 올리고 그날그날 글을 올리는데, 자신의 직업과 맞물려 잘 꾸리고 있었고 제법 인기도 많은 홈페이지다.

 

  그 아랫집에 이사 온 재희는 기획사 사장인 아버지의 막무가내식 사업에 질려있었다. 강압적이고 아들은 보려하지 않는 그런 아버지. 그래서 유학을 갔다오고 난 뒤에도 그냥저냥 돈 떨어지지 않을 만큼만 아버지의 일을 도우며, 몸을 피해 살고 있다.

 

  그런 둘이 만났다.

  재희는 해아에게 호감을 느끼고 다가서려고 하지만, 해아는 재희가 부담스럽다. 하지만 나무를 베지 않게 하려면 그 집에 들어가야 하는 해아는 작은 부담과 동시에 작은 설렘도 느끼며 나무를 관리한다.

 

  좀 별난 여자를 만나려니 이 우유부단한 남자가 할 일이 너무 많다.

  라디오를 듣고 경품을 모아 혼수로 하겠다는 이상한 이야기를 듣고 재희는 해아를 위한 라디오 채널을 만들었다. 오직 그녀만을 위한 라디오.

  그녀 한 명의 사연과, 그녀를 위한 선곡을 하며 해아는 차갑게 얼어붙었던 마음을 풀게 되었다. 아, 로맨틱하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점은 해아의 이런 잔잔한 변화는 마음에 들었는데, 재희가 오히려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너무 강한 아버지 밑에 자라서 그 사람의 의견에 반대하고 자신의 길을 찾고 싶지만, 그 사람이 주는 현실적 안락함에 그만 그렇게 살고만다는... 그렇더라도 좀 더 의욕적으로 사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해아를 웃게 만들고 행복하게 해주었으면서 자신은 해아를 믿지 않은 건지, 그냥그렇게... 그녀와 연애를 하려고 했던 것인지.

 

  책을 다 읽고나서, 분명 이 아버지와 재희는 잘 살게 되었을 것이고, 해아의 아버지와 오빠는 중국공장 잘 되었고 그래서 집안이 급격하게 잘살게 되며, 해아와 재희는 기획사에 들어가 좋은 가사, 곡으로 많은 인기를 벌어 잘 먹고 잘 산다는 이야기.... 라고 생각하며 (나는 아주 격하게 결말을 중요시 하는 사람이다) 여기서 글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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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만두 다섯 개 1 베스트 프리미엄 컬렉션 Best Premium Collection 5
이지환 지음 / 두레미디어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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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기씨, 애기씨~ 하는 게 맘에 쏙 든 이야기 이다. '핸드폰'을 '손전화'라고 하는 말도 왠지 간질간질했다. 음... 글쓴님 이야기는 '화홍'이 전부인 것 같다. 그러니깐 다른 글도 좀 보려고 하면... 사실 너무 취향타서... 이 글쓴님은 여주를... 너무 심각하게 괴롭힌다. 뒤에 남주가 아무리 여주에게 잘해줘도.. 내가 용서할 수 없을 만큼 괴롭힌다. 그래서 좀 힘들어서 잘 보는 편인데, 제목이 재미있어서 고르게 되었다. 그리고 결과는 완전 만족!

 

  상황자체가 도규입장에서 보면 황당하고 재미있지만, 사실 애기씨 입장에서 보면 하루하루 고난의 연속이다. 이십 년 넘가 집안을 지키고 되려 아버지의 품 한 번 안기지 못한 애기씨, 또 버림받은 애기씨의 어머니. 애기씨 어머니 돌아가시고 애기씨는 아버지가 계신 서울에 올라가게 된다. 하지만 서울 어머니 계시고, 그 아이들이 있는.. 제일 큰 문제는 절대 친해지고 싶지 않은 알고 싶지 않은 아버지가 있는 집에 들어가야 된다는 것. 게다가 하루도 부족하다고 집 팔라고 전화오는 도규. 학교에서는 얌체처럼 친한 척 하면서 사람 등꼴 빼먹는 나쁜 놈 하나, 이상한 사람들...이상한 여자들...

 

  아닌 척 하면서 엄청 스트레스 받을 상황에서 애기씨 생각들을 읽어보면 또 얼마나 웃긴지 모른다. 제 스스로 직접 참여하지 않는다. 제 일이긴 하지만 한 발짝 떨어진 곳에서 관망하듯 말하고 행동하고 생각하는게 좀 불쌍하기도 하면서 재미있다.

 

  슬금슬금 도규씨는 집 팔라고 다가오고, 슬금슬금 오라비의 여친은 속셈을 드러내며 다가오고, 슬금슬금 오라비의 이상한 친구는 사귀자고 다가오고...

 

 

  내 입장에서 애기씨가 다른 거 다 치이고 헤지는 건.. 별로 괜찮은데, 안타까운 건 아버지와 관련된 가족 이야기이다. 죽은 제 어머니는 한 번도 제대로 찾아주지 않았으면서 서울어머니 아프다고 제 어머니 제사 안 내려오는 것도 이해해야 하는게.. 나는 이해가 안된다. 속상하다. 이야기 속에서 죽은 사람 잊는데 3년이라고... 죽은 사람은 기다려 주지만 산 사람은 그렇지 않는다 하더라도.. 진짜 속상하다. 대체, 그 어머니는 뭔 죄로 다 뒤집어 쓰고 혼자 쓸쓸하게 죽은 건지.. 으아, 진짜 싫다.

 

  말로만 미안하고 죄스러운 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란 말이다!!! 젠장.

 

 

 

  각설하고, 신분의 차이를 초월하고 사랑을 나누는 애기씨와 도규가 사실 즐거웠다. 물론 신분의 차이만 초월한 것이 아니다. 나이도 초월했다. 9살 차이!

 

  그러고 보니 애기씨가 도시 사람들에 관해서 자기가 관련된 입장임에도 남처럼 관망할 수 있었던 것은... 적응이 안되서 아닐까 싶다. 이야기 중에서도 나오는데... 구식인 애기씨가 서울에 와서 세련된 생각, 세련된 외모...같은 것은 도무지 따라갈 수도 생각할 수도 없는 것이다. 아무렇지 않게 준영(애기씨의 배다른 오라비)의 여친과 잤다는 말, 그리고 애기씨의 김치만두를 그 여자에게 준다고 한 일...을 애기씨는 이해할 수 없었다. 차라리... 제 아버지과 서울어머니, 제 어머니의 삼각관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둘다 이해안되지만 말이다. 관망하는 것 같은 말투와 행동을 하면서 사실은 누구보다 착하고 곱고 바른 애기씨!

 

  도규는 그런 애기씨에게 차근차근 다가가 잡아먹을 준비를 하는 것이다!! 탕탕, 그렇게 나는 생각한다. 애기씨는 제가 똑똑해서 그런 줄 알지만, 애기씨는 애기씨도 모르게 도규에게 잡힌 것이다! ㅋㅋㅋ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따뜻하다. 밋밋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읽는 중간중간 책장을 덮을 만큼도 아니다. 그러니깐, 차분하게 한 장 한 장 집중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한 숨 쉬려고 하면 또 닥치는 애기씨 이야기, 한 숨 쉬려고 하면 다시 닥치는 애기씨 이야기로 말이다.

 

  나한테는 뭔가 해결된 것이라고는 애기씨와 도규의 로맨스 밖에 없기는 하지만, 이건 견해의 차이일 뿐이고... 재미있다. 취향 안타고 볼 수 있는 이야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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