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나의 비밀
문수정 지음 / 두레미디어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책 한권 읽었다. 정확하게 이야기 하면 늘 그렇듯 읽기는 많이 읽고 있지만 감상문을 남기지 못한거지만. 게다가 그 완성하지 못한 감상문들이 눈덩이 처럼 대굴대굴 굴러서 어깨를 짓누르고 있지마는...

  여튼, 책을 골랐다. 요즘은 춥고 마음도 싱숭생숭하고 해서 달달하고 달콤한 책이 무진장 보고싶지만 요즘 트랜드가 아닌지... 신간중에 썩 마음에 드는 게 없었는데 눈에 딱 들어온 「문수정」이라는 이름.

  전작 폐하의 아침, 그리고 시리즈로 공주님의 일과, 흑기사의 맹세를 재미있게 봐서 (사실 흑기사의 맹세는 내 취향이 아니었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는데다가 책도 적당히 얇은 편이라 (p.367가량) 마음놓고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왠걸, 단숨에 읽어버렸다.

 

  네이버책에서 이 글 평을 보니(그래봤자 겨우 2개였지만...) 별로 좋지 않던데, 반면에 나는 재미있게 읽었다. 재미있던 부분을 꼽으라면

  * 나름 귀신이야기라든가,

  * 가벼워보이지만 의외로 매서운 건희라든가,

  * 유지의 (내 표현대로) 아무것에도 관심없는 제 3자적 성격, 하지만 적절할 때 끼고 빠지는 성격이라든가,

  * 유지에게 지치지 않고 계속 이야기를 걸어주는 건희라든가,

  * 삼촌(귀신)의 살짝 방정맞은 성격도 마음에 들고.

 

  그래서 제법 깔깔 거리면서 읽을 수 있었다.

  나름 안타까운 부분은

  * 유지나 건희의 과거 부분은 무겁긴 하지만... 그렇게 부각되지 않은 점. 

 

  정도? 특히 건희의 과거 부분이 좀 더 있었으면 더 안쓰러워 보이지 않았을까- 생각하면서... 나는 건희를 그렇게 불쌍하고 안쓰러운 사람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첫 이미지가 그래서 갈수록 건희가 그랬다, 가족분위기가 이렇다 하는 것이 좀 생소했다. 그러고보니, 한량의 하경이와 비슷한 것도 같다. 하지만 하경이는 좀 이것저것 재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건희는 좀 더 적극적이고 곧장 유지에게 다가선 게 다른 점이라면 다른 점.

 

  두근두근 하면서 읽은 부분은 유지가 건희를 구하기 위해 호텔로 가던 그 부분. 그리고 범인과 대치하여 결국 건희를 구한 부분.

  나는 이런 진취적인, 행동파인 여자주인공이 좋드라~

  중간중간에 건희의 삭막한 집안에 뭔가.. 행복을 나눠주는 듯한 유지도 썩 마음에 든다.

  이야기속에서 유지는 자신이 (건희에 비해) 뭐 볼 것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 하지만, 건희야말로 유지를 업고 살아야 할 것 같다. 좋은 여자 만나서 집안도, 자신도 좋은 쪽으로 변할 수 있었으니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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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찾기 - 단편
현고운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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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흠, 없는 줄 알았는데, 집에 책이 있었다. 내가 언제 사놓은 거지? 예전에 책을 빌려보고, 이번에는 집에 있는 것으로 다시 읽었다.
  게다가, '인연찾기'와 세트인 '인연 사랑하기'까지 해서 읽어보자! 생각했다.
 
  우선 현고운님 글을 촘(!) 좋아하는 나. 특히 좋아하는 부분이 당차고 씩씩한 여주들이다. 외롭고 슬프고 힘들어도 이 엿같은 상황, 이 나쁜 남자 따위 사뿐히 즈려밟고, 내 입맛에 맞게 고쳐놓겠다! 하는 그 생각이 너무 재미있다.
  사실 '1%의 어떤 것'에서도, '마녀와의 사랑'에서도... 특히 '봄날의 팔광'은 더더욱 그렇다. 마치 세상의 나쁜 남자들을 선도하게 위해 나타난 착한 여자들이랄까.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라고 하기에는 한달가량 지나지만...) 나온 신간 사자's... 도 너무 궁금하다.

 
 
  자신은 절대 '캐나다인'이라고 믿고 있는 빅토리아 한, 그러니깐 상은은 아버지의 (언젠가) 죽기 전 마지막 소원이라며 한국에 가라고 한다.
  특이한게... 그렇게 한국이 좋으면 왜 캐나다로 이민을 갔을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그녀의 아버지는 한국사랑이 좀 많이 과하다. 상은과 함께 상은의 지나치게 예쁜 동생 효은도 어려서 부터 아버지에게서 들은 '한국사랑'은 정말 한도 끝도 없다.
  개성 한씨... 이 부분에서 나는 무려 개성강한 한씨겠지.. 하고 생각했다. 개성이 그 개성인지 생각도 못하고 말이다. 흠, 어쨌든 그 아버지의 한국사랑은 정말 읽는 사람도 감당안되게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고 보면.. 사실 내용이 내용이랄것도 없다. 한 로맨스소설 수준에서, 눈과마음 수준으로 이뤄져있으니깐. 그리고 세월도 좀 흘렀고 말이다. 제목은 인연찾기 이지만, 이 둘의 첫만남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특별한 한국사랑에 또박또박 우수한 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상은은 한국에 도착한 즉시 자신을 현란하게 헌담하는 여준을 보게된다. 속은 부글부글, 그야말로 최악인 상황.
  상은 역시 여준에게 현란한 헌담을 한다. 둘을 이어주기 위해 계략에 계략을 짠 부모님들의 말 그대로 말이다.
 
  그렇다 사실 이 둘은 인연은 아주 치밀한 고도의 음모속에서 이루어졌지만, 그 둘만 이 중대한 사실을 모른다. 그러니 서로 만나자 마자 티격태격거리면서 미운 정이 들고, 딴애는 결혼 하지 않을 계획을 짠다고 너는 날라리로 나는 바람둥이로 가족들에게 심하게 어필하자! 라는 엉뚱한 말까지 서슴없이 하더니-하지만 여기서 그만 여준이 상은에게 심하게 반해버린다.- 어느새 둘이 알콩달콩 사랑하고 있다.
 
  아읏, 화나 부러워- 하겠지만, 현고운님 글은 이런 부분이 재미있다. 물론 다른 글쓴님들도 이렇게 사랑이 이뤄지기도 하는데, 뭐랄까... 현고운님 글속에 여자주인공들은 심하게 똑똑하고 현명하며 씩씩한데다가 당차다. 그 모습이 좋다. 이 책에서는 이 점이 좋고 저 책에서는 이 점은 별로지만 그건 좋고... 그래서 취향 없이 들쑥날쑥 그때그때 말이 바뀌긴 하지만.. 현고운님 글은 역시 당차고 씩씩한 여주들이 나와서 더 상큼하고 발랄해지는 것 같다.
 
  아 근데 정말 궁금한 사람이 있다. 내 생각....에는 '규한'이라는 주인공이 등장했던 이야기가 없었던 것 같은데... 여준의 형님..인가? 여튼 이 사람은 로맨스는 뭘까?
 
 

  요즘은 책을 많이 읽기는 한데 선뜩 글이 써지지 않아서 엄청 난처하다. 막상 컴퓨터 앞에 있으면 머리가 텅-하고 비어버린 것 같다. 점점 더워져서 그런가.... 벌써 더위 백만개 구워 먹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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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돈 대 사돈
이희정 지음 / 마루&마야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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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청 오랜만에 신간을 읽게 되었다. 과제가 눈앞에 산적해 있는 이 시점에서- 나는 [she's the man]을 대여하기 위해서 비디오대여점에 가게 되었다. 물론 비디오는 없어고 카운트 앞에 다소곳이 꽂혀있는 책 몇권을 골랐다. 그 비디오가 너무 보고싶다. 지난 겨울에 보지 못한 [the holiday]도 너무 보고 싶고... 진정 DVD의 길 밖에 없는 것인가!!

  어쨌든 오랜만에 신간을 읽게 되었다. 게다가 제법 좋아하는 이희정님 신간.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폈다. 제목만 보면 '사돈 vs 사돈'에 겹사돈이 소재구나~하고 생각하지만- 사실 속 이야기는 전작 [Till Love]의 주인공 서선과 일건의 동생과 사촌동생의 이야기이다.

  춘천 최고의 바람둥이 영건이 무려 5년 동안이나 서화를 마음에 두고 있다-라는 어마무시한 내용으로 시작한다. 전작을 봐도 알겠지만, 다소 일건의 평판은 악의에 가득차 그렇다 쳐도 영건은 정말 바람둥이같은 면이 있기 때문에 애교고 나발이고 서화랑 어울리기는 할까 하고 생각했다. 읽는 내내 말이다. 영건이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하는 모습이 웃기기도 하고, 나중에는 안쓰럽기도 하고- 하지만 과거의 실수(사랑)때문에 아직까지 흔들리는 서화가 더 안되보이기도 하고.

 

  집에서나 밖에서나 깍쟁이에 모진 말도 좀 하고 타인에게 곁을 잘 안주는 서화는 5년 전 서선과 일건의 결혼식날 실연했다. 부잣집 마나님이 서화에게 넌 우리 아들 짝이 아니다-하는 말에 서화의 표현으로- 깨달았다. 아니구나. 그 뒤로 더더욱 마음을 꽁꽁 닫고 있는데, 예상치도 못하게 영건이 그녀의 마음을 건들이는 것이다. 안그래도 모나고 못된 성격, 더 틱틱거려도 영건은 상처를 받지도 않는 것인지 다시금 서화에게 와서 애교질.

  보는 그대로 영건은 외로워도슬퍼도 절대 울지 않고 7번 넘어지면 8번 일어나는 캔디영건이었던 것이다.

  나는 이렇게 질긴(?)남자 안 좋아하는데, -게다가 바람둥이. 하지만 서화에 대한 진심어린 마음이 참 좋았다. 정말 좋아하면 간도 쓸개도 내어주는 점도 마음에 들었고, 끝까지 기다리고 인내하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둘 사이의 애정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안고 있던 서선과 일건은 둘에게 '한달동안 점심식사를 함께 하라'는 판결을 내려주고- 이 시간동안 영건은 서화에게 제 마음을 느낄 수 있게 만들고 싶었고, 서화는 영건이 저를 좀 포기 해줬음 좋겠다 계획했다. 이런 판결을 내린 서선의 생각이 기발한 것 같다. 점심을 한달동안 같이 먹으라니- YES 아니면 NO라고 대답을 할 것 같다, 나는.

 

  어쨌든 이 둘이 기묘하고 아슬아슬 위태위태한 점심시간과 회사생활과 사생활이 시작된다.

  사돈과 연애할 수 없다는 관념적인 사실에 얽매여있는 서화와, 사돈과 연애를 하더라도 예전처럼 함부로 할 수 없어서 많이 참는 영건.

 

  음음, 읽으면서 내내 내가 조마조마했다. 서화 말을 정말 어디선가 들어 본 듯한 착각이 막막 드는데- 알고 보니 내 바로 밑에 동생이 딱 서화틱하다. XX고, XXXX고, XXXXXX고. 정말 듣는 내가 영건이 된 것 처럼 마음이 아팠다. 앞서 영건의 바람끼의 나쁜점 따위 다다 날려버리고, 영건이 서화의 독설에 살아남는게 더 안쓰러웠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과제가 코앞이고, 책 반납일도 코앞이고, 재미있게 읽었던 Till Love의 후속에- 가끔가끔 나와주는 서선과 일건의 행복한 모습에 나도 행복- 상범과 미자의 알콩달콩 모습에 나도 행복- 흐흐, 역시 시리즈는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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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후반 14분
김랑 지음 / 마루&마야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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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드디어 다 읽게 되었다. 이 책에 대해서 주저리를 펼쳐보면 책 자체는 작년에 봤고, 그래서 대여를 했지만! 어쩐지 이것저것 일이 덥치고 겹쳐서 하는 수 없이 반납해버리고, 그 뒤 항상 눈도장만 찍다가 이번에서야 드디어 다 읽게 되었다.

  물론 반납 기일이 조금-, 로맨스소설은 거의 구입해서 읽는 편인데 요즘은 어찌 된 일인지-내 눈에 내가 좋아할 만한 내용이 없어서- 잘 구입하지 않게 된다. 그래도, 운송료 내더라도 이 책은 가지고 있어야 겠다.

 

 

  첫 장면은 두 소꿉친구가 만나 이야기 하면서 시작한다. 큰 덩치 낮은 목소리에 어울리지 않게 쭈쭈바를 빨면 쭈그려 앉아있는 호태, 선 본다고 목욕탕에서 마사지까지 받고 나온 수영. 어찌나 수영이 둘의 과거를 비비적비비적 숨기는지 뭐 대단한가-싶었지만!! 뭐, 대단한건가?

  재미나게 본 부분은 초반에 호태가 전기를 느끼는 부분이다. 1암페어가 10암페어가 되더니 20이 되고 100이 되고 1000이 되면서 수영에게 짐승이 됨을 느끼는 호태가 엄청 웃겼다. 혼자 안절부절, 심전도를 하니 무슨 검사를 하니 하면서 혼자 생각하는 것도 재미있었고 말이다. 수영은 은근히 느끼고 있으면서 확실하지 않다고 다르게 생각하고 다 호태 탓이라고 덮어씌우고.

 

  둘의 이야기를 따로따로 좀 더 해보자면-



  호태는 세상을 뒤흔들었던 축구신동이었고, 수영은 석달부도수표(?)다.

  호태는 어려서 부터 축구를 해왔고, 축구만 해왔고, 축구밖에 못했다. 그만큼 축구에 큰 재능을 보였고, 노력도 엄청난 최고의 선수였다. 막 세계를 향해 그 실력을 보이려던 순간에 죽을 위기를 맞게 되고, 살 수 있게 되었지만 그의 축구인생은 끝내 죽어버린다.(아, 정말 아깝다!) 그 후, 몇 년 폐인으로 살다가 자신때문에 변해버린 상황을 보게 되고-결혼할 여자는 떠나고, 할머니는 충격으로 치매에-, 살겠다는 일념하게 쇼핑몰을 시작하게 된다.

  그렇다면 수영이는 또 어떤가. 그녀가 회사에 입사를 하면 3달안에 그 회사는 부도를 맞는다. 어찌된 일인지, 그러면 수영은 차라리 좋은 남자 만나서 결혼하자 싶어 선을 보고 하지만 막상 남자를 만나게 되면 큰 상심을 하고 다시 일을 찾고... 벌써 몇 번짼지, 어쨌든 수영은 그렇게 살고 있다.

 

  이 이야기에서 내가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은 호태의 사랑이야기이다.

  내가 영 경험이 없어서 그런걸까, 결혼을 할 뻔할 정도로 사랑했던 여자, 자신을 진흙구렁텅이에서 구해준 여자.

  도와주고 미안하고 아까운 여자, 위로받고 기대고 싶은 여자. 내가 너무 비약하는 건가.

  원래 사랑을 하면 좀 참고 좀 용납하고 좀 지켜봐주는 게 되는 걸까 하고 고민해보지만, 역시 해본 적 없어서 모르겠다. 그냥 수영이가 그 둘 사이를 오해했던 그것처럼 마음이 쿵-하면서 오해할 만 하다 싶은 기분만 들었다. 뭐 그래도 호태가 수영을 많이 좋아하고 수영이 앞에서는 응큼해질 수 있으니깐 뭐 됐다 싶다.

 

  이 이야기에서 나름 내가 공감할 수 있었던 부분은 수영의 과거 이야기다.

  어린 시절 둘만 가지고 있는 비밀스럽고 아주 조심스러운 사랑이야기 말이다. 오지게 싸워대고, 점점 멀어지고.. 그러면서 그냥 동네 친구 사이가 되어버린 둘. 어느 날 대화하다가 호태가 말하길, 결혼 할 뻔한 그 여자가 첫사랑이라고 했다.

  그러자 수영은 생각했다. 그럼 너와 내가 했던 사랑은 뭐냐고-.. 왠지 내가 슬펐다. 수영은 영악한 척 해도 그 사랑도 착실하게 카운트에 넣어놨는데, 호태는 완전 잊고 그 결혼할 뻔한 여자만이 진짜 사랑이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으니깐.

 

  이 글은 수영이 혼자 주절주절, 궁시렁 궁시렁 대면서 이야기를 진행하다. 오로지 수영의 시선에서 본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더 재미난 것 같다. 수영이 마음 일면을 훔쳐본 그런 기분? 호태 기분따위- 뭐 .

  참, 수영의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곁다리에 틈틈히 나오는 수영의 언니 아영의 이야기도 재미있다. 미혼모가 되서 14년 동안 아이 하나 바라보며 꽃집하면 그렇게 살다가 만난 그 남자!!! . 이 쪽 이야기도 궁금하고 추리 해보는 것도 쏠쏠하고. 게다가 딱 요즘 중학생인 정현이도 재미나고 말이다.

 

 

  아, 모두 행복할 수 있어서 아주 기분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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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님의 일과
문수정 지음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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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하의 아침'과 함께 시리즈인 '공주님의 일과', '흑기사의 맹세'.

  그런데 '흑기사의 맹세'는 읽다가 좀 취향이 아니라서 중간에 일단 관둬버리고 좀 더 취향인 '공주님의 일과'만 끝까지 읽게 되었다.

  '흑기사의 맹세'가 재미없었다는 게 아니라 그절 괄괄하고 섹쉬-한 언니가 보고 싶었을 뿐이다.

 

  어쨌든, '공주님의 일과'를 읽은 소감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고정관념을 깼다! 라고 할 수 있다.

  겨우 한 번 글쓴님 이야기를 읽었을 뿐이지만 -'폐하의 아침' 말이다- 참 이야기 순수하게 쓴다, 착하게 쓴다 싶었다. 그 이야기에는 그 둘을 갈라놓을 제 3자도 없었고, 흑심이 없다 하더라도 둘을 이간질하는 사람도 없었다. 그저 둘의 마음만 있었을 뿐이었다. 게다가 소곤소곤 진행하는 것도 그렇고 못됐다 얼음이다 하면서도 사실 마음이 여린 폐하도 그렇고 너무 착하고 예쁘고, 야함-이라는 단어는 저 멀리멀리.. 이런 이미지였는데!

  이번 이 이야기는 좀 더 끈적하기도 하고 서로 밀고당기기도 하는 게 재미있었다. 당겨지고 끌기도 하고 얼굴만 보면 으르릉 싸우기도 했다가 다시 화사하게 친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페하의 아침'이 말 그대로 버터 냄새 고소한 쿠키맛이 난다면, '공주님의 일과'는 진~한 커피향이 난다. 한 번 마시면 딱 중독되어버리는 그런 커피맛, 커피향 말이다.

 

  이형이라는 캐릭터가 참 재미있었다. 결혼조차 계획대로! 생각하던 그 사람말이다. 1년인가 2년안에 결혼하되 마당이 있는 전원주탁이던가, 아이는 2명정도- 알콩달콩 (순종하는 여자와 살겠다 하고 계획했는지는 모르겠다마는), 우연히 진애는 딱 한 번 보고나서는 계획이 완전 어긋나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에는 완전히 중독되어 버려서 그녀만 보인다. 차선도 없고 대책도 없이 말이다.

  사실 제 마음 제가 간수 못해서 두근두근 거리는 거면서 계속 진애만 보면 진애가 뭐... 한 여자인 것 처럼 들들 볶고 화내고 짜증내고- 그러면서 속으로는 어찌할 바 모르는 그런 모습이 재미있었다.

  그러다 결국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하고서는 완전 폭풍처럼 진애는 사로 잡는다. 진애 성격도 이형 만큼이나 한 성격하는데 그럼에도 이형이에게 완전 잡혀서 연애하네 마네 하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사실 둘 다 쿨 한 척 하면서 속으로는 안달하는 모습이라던가, 괜한 오해에 죽네마네하며 다니는 모습이라던가- 이 책은 이야기도 이야기거니와 둘의 절묘하고 심하게 강한 성격이 충돌하는 것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진애가 '우훗-♥'하면서 유혹하면 이형은 그런 진애는 아주 심하게 경계하면서도 그녀의 유혹에 넘어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제대로 알게 되고, 이형이 눈빛으로 그읏윽하게 진애는 보면 그 뜨거운 눈길에 진애는 몸둘바를 모르고- 그러면서 서로 믿고 서로만 생각하는 둘이 신기하기도 하다.

  접점이라고는 '폐하'밖에 없으면서 어떻게 어떻게 서로를 만나게 되는 게 신기하달까- 그러니깐 인연은 따로 있다.. 라고 하는 걸까 하는 곁다리 생각도 해봤다. 결혼이람녀 질색하던 진애가 이형과 결혼을 생각해보고, 자신의 계획을 완전 뒤흔드는 무뚝뚝한 모범생 이형이 어느샌가 진애를 아내로 바라보는 그 과정이 재미있었다.(어찌나 둘이 치고박고 싸우는지....)

 

  '자기'가 입에 붙은 진애가 다른 남자에게 '자기~'하면 눈에 불을 켜고 달라들고 나에게만 그렇게 이야기 하라는 모습이 재미있었고..

  그러고 보니 이형이 진애 대신에 입덧해주는 모습에-뭐니뭐니, 애네 두 사람 정말 천생연분 아니야 하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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