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밭에 숨은 보물 찾기 초등학생이 보는 지식정보그림책 21
박신영 지음 / 사계절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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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릴 적엔 백과사전이 숙제부터 심심풀이용까지 활용되며 시간 떼우기에 좋은 책 중 하나였다. 그 때의 백과사전은 설명이 주를 이루고, 가끔 나오는 설명사진이 반갑기까지 했으며, 설명으로 부족한 것을 찾아볼 도구가 없었기에 짐작하는 것으로 그치기 일쑤였다.

세월이 흘러 두 아이를 키우면서 '세밀화'로 이루어진 도감을 만나게 되면서 식물 뿌리 하나까지 그려놓은 그림과 동물의 털 한올까지 그려진 그림을 보면서 마치 촉감이 느껴지듯 쓰다듬기를 반복했더랬다. 이젠 마치 살아있는 듯한 그림들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느껴질 만큼 다양한 책에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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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가 시작할 무렵, 벌겋게 달아오른 두 빰과 이마에 땀방울 맺혀가며 잠자리채 들고 아파트 뒷동산부터 캠핑장까지 종횡무진하던 아이들은 잡는 것보다는 보는 재미를 좋아할 나이만큼 자랐고, 세계가 '코로나 19'로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라 자연과 교감하는 시간도 마땅치 않은 지금, 너무나 행복한 책 한 권을 만날 수 있었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따듯해지는 책, 보는 것만으로도 자연의 포근함이 느껴지는책 『풀밭에 숨은 보물 찾기』 를 만나, 우리 가족은 무료함이 들 때마다 들춰보며 눈이 빠지도록 집중에 집중을 하며 보물 찾기에 여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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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계절이 다가오면 산에는 나무들이 우거지고, 나무를 둘러싸고 있는 꽃나무에는 본연의 색을 입힌 꽃들이 피어나고, 그 곁으로 찾아든 곤충들과 동물들이 자기만의 시간에 빠져든다. 새싹과 낙엽 그리고 바람에 곤충들의 날개짓에 찢겨져간 나뭇잎들이 한 공간 속에서 어우러진 모습들이 자연이고, 우리가 자연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 바로 인위적으로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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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에 숨은 보물 찾기』 는 자연의 한 장면 한 장면을 담는다. 그리고 그 곁으로 마치 시낭송을 하듯 읊어가는 글에서 음이 느껴지고, 살랑살랑 바람이 일어 마음을 흔들어놓는 듯한 즐거움이 느껴진다.

앗! 지친 애벌레를 살펴보다 개미집을 밟았어요.

개미집은 어디에 있나요?

부지런한 개미들이 무너진 집을 고칠 거예요.

미안한 마음에 개미집 근처에 내가 먹던 곡식 모양 과자를 뿌려 주었어요.

"미안해, 개미들아. 대신 과자를 줄게."

개미들이 잘 찾을수 있겠죠.

풀밭에 숨은 보물 찾기. 13쪽

"귀여운 물고기들아,

우리가 간 다음에는 작은 돌집에 와서 쉬렴.

놀라게 해서 미안해. 안녕."

풀밭에 숨은 보물 찾기. 15쪽

도토리를 숨기는다람쥐처럼

숲에서 주운 도토리를 나뭇잎 사이에 숨겨 놓았어요.

언젠가 싹이 나서 나무가 될지도 몰라요.

풀밭에 숨은 보물 찾기. 19쪽

산책을 나온 작은 아이가 손에 들고 있던 장난감들을 숲에 떨어뜨린다. 작은 인형부터 유리구슬까지, 쌓인 나뭇잎 사이에 떨어진 나뭇가지 위를 살피며 자연과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간다. 스쳐지나면 보지 못했을 겹겹이 쌓인 자연을 주머니 속에 들었던 장난감을 찾으러 다가가기 시작했지만, 결국은 자연이 주는 향과 멋스러움, 그 곳에 살고 있는 많은 생명들에 마음이 쏠려 사과할 일도 고마운 일도 다음에 찾아오겠다는 약속의 말도 점점 늘어만 간다.

자연의 모습과 다정한 글 그리고 자연 속에 숨겨진 장난감과 자연속 생명들을 찾아가는 함께 찾아보는 보물 찾기가 『풀밭에 숨은 보물 찾기』 의 중심이며, 자연을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우리의 시선을 한번에 빼앗아버리는 힘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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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연과 더불어 살고 있지만, 눈에 보이는 자연의 변화만으로 자연을 잘 아는 것처럼 행동한다. 땅으로 떨어진 작은 나뭇가지 하나도 새들에겐 안전하고 따스한보금자리가 되고, 동물들의 겨울 이불이 되기도 하며, 우리 아이들의 놀이감이 되어 숲이 주는 재미를 안기기도 한다.

『풀밭에 숨은 보물 찾기』는 세밀화와 보물 찾기로 이야기를 끝내지 않는다. 숲을 이루는 나무와 꽃들의 작은 요소하나까지도 귀하게 여기는 그 마음을 그대로 담아 우리들에게 차근차근 알려주고, 그들의 모습이 어떻게 다른지 그림으로 자세히 알려준다. 식물에 대한 상식이 없어도, 그림을 보고 설명을 보면서 잠깐이라도 자연과 교감을 나누는 시간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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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에 숨겨진 보물을 찾는 여정을 따라가면서 나도 모르게 곤충의 이름을 한 번 더 부르게 되고, 앞모습에 익숙했던 나에게 옆모습 뒷모습까지 보여주는 곤충들을 만나면서 자연과 동심이 참 많이도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보고 있음 절로 웃음이 지어지고, 작은 변화에도 꺄르르 넘어갈 듯 웃어제끼는 아이들처럼 기온의 변화에 색을 바꾸고, 바람이 불면 서로의 몸을 부딪히며 재미있다고 한참동안 온 몸을 떨어댄다.

우리의 누리는 자연 속에 담긴 보물 찾기, 우리는 무얼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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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경이 2020-07-26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신영입니다 소중한 리뷰 감사합니다

비니의화원 2020-08-02 21:42   좋아요 0 | URL
작가님의 댓글에 너무나 행복한 밤입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기적을 만드는 소녀 - 제4회 NO. 1 마시멜로 픽션 수상작 마시멜로 픽션
이윤주 지음, 이지은 그림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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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소에서 해마다 '걸스 심사위원단'을 선정해서 새로운 책을 세상에 보내고 있다. 2019년에 선정된 걸스 심사위원단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책이 드디어 내 손에 도착했다. 우리집 첫째 소녀가 2016년 제 1기 걸스 심사위원단으로 활동한 뒤로, 꾸준하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해마다 "마시멜로 픽션 수상작"을 읽으면서 어떠한 이야기들이 토론장을 오고갔을까 짐작해 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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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기 걸스 심사위원단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기적을 만드는 소녀』 은 현실과 SF의 판타지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SNS의 세계까지 곁들여져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기에 충분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

기적을 만드는 소녀 오로나는, 기적처럼 세상에 태어나 건강을 위해 꾸준하게 단련한 검도가 취미이자 특기이다. 로나는 인터넷 생방송 사이트에서 '금요일의 불시착'이라는 이름의 개인 방송을 하며 외계인, 유에프오의 존재에 대한 풀리지 않는 의문에 대한 진실을 찾아가는 중이다.

로나는, 공사가 중단된 공사 현장 7구역의 구덩이에 빠져 의식을 잃은 채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힘들게 깨어난 로나의 몸에는 '라솔라'라는 형체가 없이 에너지로 존재하는 외계인이 들어가게 되었고, 로나는 라솔라와 텔레파시로 환청처럼 서로의 생각을 나누게 된다. 로나는 갑자기 사라진 엄마와 그 날밤 7구역 하늘위로 떠오른 비행물체 그리고 라솔라까지 외계인에 대한 확신과 서로가 가진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촌각을 곤두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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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프 종족들은 지구를 떠날 거야. 더 이상 이곳은 안전하지 않아.'

라솔라가 로나에게 계속 텔레파시를 보냈지만 로나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것처럼 앞만 보고 걸어갔다.

'로나! 멈춰!

라솔라가 소리쳤다.

"너희는 우주 어디든 갈 수 있을지 몰라도 지구인들은 그렇지 못해! 그러니 맞서는 수밖에. 넌 평생 벌벌 떨면서 도망자처럼 지내! 지구가 어떻게 되든 상관 말고, 비겁한 외계인! 내 몸에서 당장 나가 버려!'

로나가 씩씩거렸다. 라솔라의 에너지가 파르르 떨리는 느낌이 들었다.

'라솔라 공주!'

실비안이 잠시 망설이는가 싶더니 조심스레 텔레파시를 보내왔다.

'나도 지구에 남고 싶어요."

동시에 로나의 팔이 뜨끈해지는가 싶더니 이내 다리가 뜨거워졌다. 라솔라가 할 말을 찾지 못해 안절부절못하며 로나의 몸을 돌아다니고 있는 것 같았다.

기적을 만드는 소녀. 86쪽

로나는 갑자기 사라진 엄마와 라솔라의 존재로 외계인에 대한 확신과 함께 주위 친구들의 변화 또한 연관이 있음을 서서히 알아가게 된다. 친구에 대한 미움과 욕심이 친구를 해치게 되고, 친구를 향한 죄책감이 커지면서 자신을 잃어가는 모습 또한 부자연스럽다는 것을 감지한다.

지구인은 선과 악의 마음을 함께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지구인들은 선한 마음으로 살아가려고 한다. 악한 마음을 품으면 다른 사람이 상처 받거나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상처 받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또다른 이유는 죄책감 때문이다. 죄책감은 스스로가 부끄러워지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것이다. 이것은 지구인들에게 있는 독특한 마음씨다. 나쁜 말이나 행동을 한 후 죄책감이 들면 지구인들은 괴로움을 느낀다.

기적을 만드는 소녀. 125쪽

지구를 빼앗기 위해 지구인들의 마음을 조정하며 병들고 상처주며 소멸시키고자 하는 이들의 소행은, 전자기기에 지나친 중독을 가진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아이들의 마음을 현혹시키고자 하는 마스커의 지시임이 밝혀진다. 로나는 가장 믿었던 아빠와 친구 휘가 마스커의 유혹에 넘어가 지시를 받아 친구들에게 미움과 배신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그것이 모두 사라진 엄마를 찾기 위한 아빠의 절실함에서 일어났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로나의 혼란은 더욱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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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사라진 날 7구역에 뜬 비행물체는 '더블유 함'으로 마스커의 우주 함선이다. 마스커는 아름답게 보존된 행성을 수집하기 위해 행성에 살고 있는 생명체들이 스스로 소멸하도록 조정한다. 로나의 몸에 들어가 있는 '라솔라'가 살던 이프 행성또한 마스커의 손에 의해 수집되었고, 라솔라는 소멸되지 않기 위해 도망나오게 되었다고 로나에게 이야기한다. 태양의 에너지를 듬뿍 받은 황금빛 행성, 지구보다 작지만 행복으로 가득했던 곳 이프 행성의 라솔라는 로나의 탄생의 순간을 함께 한, 지구인에게 기적을 믿게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라솔라의 에너지를 받아 태어났기에 로나의 몸에서 라솔라가 함께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때였다. 갑자기 휘의 바지 뒷주머니에 꽂혀 있는 휴대폰에서 소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지지지직 지지지직, 기분 나쁜 소리가 계속 울려 댔다. 잠시 뒤 휘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눈동자는 끝이 뾰족한 초승달처럼 구부러졌다.

'휘가 최면에 걸리고 있어!'

라솔라가 다급하게 텔레파시를 보냈다.

"모두 마음을 단속하지 못한 그대들의 잘못.”

휘가 낮고 음산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오로나, 네가 이런다고 아이들이 달라지지 않는다. 아름다운 지구는 우리의 것. 방해하는 모든 인간은 사라지게 된다."

"이런 나쁜 녀석! 네가 납치한 남자아이는 어디로 보낸 거야? 어서 말해!”

로나가 휘의 멱살을 다시 잡았다. 휘가 안간힘을 쓰며 로나한테서 벗어나려고 했다.

"마스커는 납치하지 않는다. 인간들이 제 발로 따라왔을 뿐."

기적을 만드는 소녀. 117쪽

기계의 발전이 기계의 노예가 되는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는 요즘, 우리 아이들의 손에는 전자기기가 너무나 당연스럽게 들려있고, 그것을 이용한 다양한 활동들을 하게 되면서 편리함이 중독이라는 병을 일으키게도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이 아닌 기계와의 일방적 소통이 이루어지면서 관계의 어려움이 경험하게 되고, 상대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아닌 나의 감정에 치우치게 되는 현상을 불러온다. 우리 아이들의 그 마음을 이용해 다가온 '더블유 함'의 마스커. 마스커의 지시에 따르게 되는 수많은 아이들. 그들에게 씌워진 마스커의 최면은 과연 풀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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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을 잡고 하늘을 날아오르는 소녀의 모습에서 정의를 찾아가기 위한 검객의 모습을 상상했다. 행성에서 온 외계인 '라솔라'의 에너지를 받아 검으로 지구를 지켜가는 용기있는 소녀 로나의 이야기는 상상을 초월함과 동시에 마음을 단속하지 못했을 때 벌어질 수많은 일들이 아찔하게 여겨진다.

기적으로 태어난 소녀와 에너지로 존재하는 외계인의 존재 그리고 아름다운 행성을 수집하기 위해 나선 외계인과 주파수를 이용해 지구인의 마음을 흔들어놓는 보이지 않는 이의 지시까지 그 어느 것도 예상치 못하였다. 현실과 새로운 발상이 만들어낸 『기적을 만드는 소녀』 , 소녀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이야기임을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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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플래닛 - 그림으로 보는 지구별 패션 100년사 I LOVE 그림책
나타샤 슬리 지음, 신시아 키틀러 그림, 전하림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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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패션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유행하는 옷을 사지도 않고, 유행하는 옷차림이 부담스러워 보이기도 하는 패션에 대해서는 '꽝'인 사람에 가까운 사람이다. 다만 자신의 체형에 맞게 옷을 잘 입는 모습을 부러움으로 또는 존경을 담은 눈빛으로 바라보는, 패션을 따라가는 이들보다는 자기만의 패션을 찾는 것에 점수를 후하게 주는 편이다.

패션에 '꽝'인 나에게 온 『패션 플래닛』 은 "그림으로 보는 지구별 패션 100년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그림책으로, 시대별로 변화되는 패션과 패션이 그 시대를 이끌 수 있었던 배경을 알 수 있도록 간단하면서도 꽤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패션의 현장을 찾아가는 『패션 플래닛』. 시대와 장소를 여행하듯 떠나는 패션 100년사, 생각만으로도 설레고 패션이 만들어지는 그 시대와 그 장소를 간다는 것만으로도 흥분하기에 충분한 요소가 된다.



'패션'에 1도 모르는 내가 책장을 넘기면서 혼자 흥분을 했다면 믿겨질까. 그 동안 다양한 매체를 통해 만난 패션들이 『패션 플래닛』 한 권에 모두 담겨있다니, 시대를 하나 만날 때마다, 장소를 이동할 때마다 반갑고 놀라지 않을 수가 있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의 드레스부터 40년 전의 어깨뽕 정장까지, 지금까지도 여전히 입혀지고 있으며, 약간의 변형으로 새로운 패션을 낳고 있다는 것이 나를 흥분하게 만든다.



유행은 돌고 돈다고, 지금 당장 입지 않은 옷이라도 보관하고 있으면 몇 년 뒤에 다시 입게 될 거라는 패션니스트들이 한 말이 결코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을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시간이 되었다. 시대의 암울함과 부의 축적 그리고 삶의 의미의 변화가 패션의 변화로 그대로 이어진다는 것 또한 흥미로움을 안겨 주었다. 내가 알고 있던 프리다 칼로의 멕시코 의상과 존트라볼타의 의상 그리고 힙합 음악과 함께 유행한 힙합 스타일의 의상과 현재 다양한 무늬로 출시되고 있는 레깅스까지 긴 세월동안 변화되어 온 패션과 지금의 패션과 비교하는 또 다른 재미를 안겨 준다.




『패션 플래닛』 지구별 패션 100년사를 담은 책인 만큼, 시대별 패션의 특징과 신발과 용어 정리를 해 두었다. 또한 책 속에 숨겨진 패션과 더불어 함께 했던 삶의 모습들을 찾아보는 코너를 마련하여 끝까지 흥미를 늦추지 않는다.

패션은 돌고 도는 법, 『패션 플래닛』 을 통해 지구별 패션 100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영광을 누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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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딱이야 - 2022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도서 I LOVE 그림책
민 레 지음, 댄 샌탯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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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표지가 안겨주는 느낌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표지가 내용을 모두 포용할 수는 없지만, 책이 주고자하는 의미와 감정들을 고스란히 안겨줄 때도 있다. 오늘 내가 만난 책이 바로 그렇게 나에게 다가왔다. 책장 속에 담긴 이야기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무슨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되고, 책을 덮고 난 후의 감동이 표지로 그대로 전해져 바로 책을 내려놓을 수 없는 여운을 오래도록 남긴 그림책이 있다.




엄마의 차에서 내려 혼자 길을 걸어가는 한 소년, 엄마는 바로 출발해야 하는, 자동차의 시동도 끄지 못한 채 소년과 인사를 한다. 긴장과 불안의 마음이 그대로 얼굴에 담겨진 소년은 현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체념의 발걸음을 옮기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바로 보물창고 I LOVE 그림책 『우리는 딱이야』 이다.




엄마의 부재를 채워줄 누군가는, 식성도 언어도 다른 할아버지이다. 오늘의 만남이 서로에게 너무나 어색한 시간, 서로 사용하는 언어도 다르기에 둘 사이는 마음을 열기가 쉽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할아버지와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은 손자는, 혼자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일을 찾는다. 그것은 바로 그림그리기.

할아버지는 손자의 그림에서 뜻밖의 반가움을 느끼고, 그 동안 닫아두었던 스케치북을 열어준다. 손자가 그린 색연필 그림 옆에 할아버지가 붓으로 그린 그림을 나란히 놓아본다.


 


붓과 먹물로 그린 할아버지의 그림은 손자가 색연필로 그린 그림과 흡사 닮아있다. 어린 시절 한번쯤은 상상해봤을 법한 영웅의 모습이 그들 사이에 놓인다. 마술봉을 든 손자의 영웅과 마치 창을 연상케하는 붓을 든 할아버지의 영웅이 세대를 거슬러 만난 듯, 서로의 마음을 대신하여 펼쳐진다.

 



우리가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진 바로 그때

그 해묵은 거리감은

으르렁거리며 되돌아고 말았지.

이제 난 두렵지 않아.

왜냐하면 난 우리가 길을 건널 수 있다는 걸 알거든.


할아버지와 손자의 그림은, 서로 다른 언어의 벽을 허물어 마음을 열어주는 첫 단추가 되어 주었고, 생활하는 순간순간마다 찾아오는 언어의 장벽은, 서로를 향한 부담감과 불편함이 되어 때로는 거리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세대가 다른 두 사람에게 시간은 거리감으로 이어져 서로를 단절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할아버지와 손자는 서로가 그린 그림으로 마음을 열었고, 서로가 꿈꾸던 그 마음을 알아버렸다. 언어와 세대가 주는 장벽이 때로는 너무나 높지만, 서로가 다르면 다른대로 소중하고 이 순간이 주는 행복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아버린다.

언어도 세대도 다른 할아버지와 손자, 이들은 서로의 존재가 서로에게 소중함을 알게 하는 "딱"인 존재로 가슴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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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그리는 아이 - 뉴베리 상 수상작 상상놀이터 12
패트리샤 레일리 기프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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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책을 읽다보면, 읽어도 읽어도 책장은 넘어가고 있지만 마음으로 읽혀지지 않는 책이 있다. 나의 손에서 마음에서 2주내내 떠나지 않은 책이 한 권 있다. 읽고는 있지만, 나의 마음에 어떻게 담아내야 하는지를 모르겠어서 읽고 또 읽고 반복을 하며 내내 맴도는 책, 한 소녀의 성장을 담담하고도 꾸밈없이 이야기 한 『마음을 그리는 아이』 이다.



홀리스 우즈는 부모에게 버림받은 소녀, 그녀가 버려진 '홀리스우즈'라는 장소의 이름을 그대로 불린다. 그녀는 꽤 많은 위탁 가정을 돌아다니며 마음은 열지 않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일종의 방어기제가 되었다. 그런 홀리스가 마음을 표현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림이다. 그녀는 매우 투명하며 자신의 삶에 매우 진지하다. 자신의 존재가 의미있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감지하고 무의미하게 사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드는지, 존재있는 사람이고 싶은 간절함이 얼마나 외롭게 만드는지 너무나 일찍 알아버린다. 그러나 어른들의 시선에 그녀는 문제 투성이에 입양하고자 하는 가정이 없는, 꽤나 거칠고 불편한 존재일 뿐이다.


"홀리스, 네겐 신선한 공기, 자여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골 생활이 필요해."

그러나 이 말은 진심이 아니었다. 나는 회벽 집 여자가 전화로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

[중략]

"아직도 입양이 되지 않은 게 이해가 되요. 홀리스 우주란 아이는 정말 문제가 산더미같이 많은 아이예요."

마음을 그리는 아이. 20쪽


홀리스에게 그리움은 습관이고,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한번쯤 가져보는 것이 간절한 소망이다. 그러나 홀리스는 가족이 무엇인지, 가족이 서로를 향해 뻗어가는 관심과 사랑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그녀에게 가족은 자신을 거절한 존재로 낙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음을 그리는 아이』 를 읽는 동안,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아 고통스럽게 살아가던 아이들이 세상에 알려지는 일들이 일어났다. 선택하지 않았지만 보호받을 권리를 가지고 세상에 나온 아이들이 태어나면서 유일한 내 편으로 믿고 있었던 부모로부터의 학대, 그 아이들이 겪은 배신감은 신체적 고통보다 더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을것이다.

홀리스 우즈, 그녀는 스스로 가족의 울타리를 박차고 나온다. 사랑을 받아 본 적도 자신의 존재도 인정받아 본 기억이 없기에 가족으로 받아들여지는 과정 속에서 자신이 버림받을 것이 두려워 먼저 버리는 것을 선택해 온 것이다. 그녀의 버림은 자시을 지켜내는 유일한 방법이며, 스스로가 더 초라해지지 않기 위한 방어인 것이었다.

홀리스 우즈는 기꺼이 가족의 울타리를 열어준 리건 가족과 마음의 안정을 찾아준 조시 아줌마가 있었기에 자신의 존재가 의미있음을 배운다.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을 필요로 하고,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곳이 어디인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성장한다. 이는 리건 가족과 조시 아줌마가 보인 책임감과 있는 그대로의 홀리스를 받아들였기 때문일 것이다.



조시 아줌마는 이제 더 이상 내가 누구인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아줌마는 항상 손을 뻗어 내 뺨을 만졌다. 가끔 베일이 달린 아줌마의 갈색 모자를 쓰면 아줌마의 눈에서 나를 알아보는 기색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음을 그리는 아이. 208쪽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소녀의 성장기를 들려주는 『마음을 그리는 아이』 는, 어른들의 무책임과 편견이 얼마나 나약하고 힘없는 핑계인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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