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쪽이야, 찰리
캐론 레비스 지음, 찰스 산토소 그림, 이정아 옮김 / 우리동네책공장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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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쪽이야, 찰리

캐론 레비스. 글

우리동네 책공장 』

 

우리는 매일 쏟아져나오는 새로운 소식과 만나며 살아간다. 코로나 19로 몸도 마음도 황폐해져가는 요즘, 즐겁고 신나는 소식만이 가득하다면 우리는 그 소식만으로도 충분히 기운을 충전해 나갈 수 있을텐데, 그렇지 않은 현실이 답답함을 가중시키는 듯 하다. 나와 다른 또는 약자이기에 참아내야 하는 불공평함이 많은 이들의 가슴에 상처를 남긴다.

 

 

『이쪽이야, 찰리』는, 작가 캐론 레비스가 미국 오클라호마주 클레어 모어에 있는 '와일드 하트 렌치(Wild Heart Ranch)농장에서 야생동물 구조 및 재활 센터를 운영하는 관리인 아네크 킹과 찰리라는 이름의 말과 염소 잭의 실제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쓴 작품이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염소 잭과 한쪽 눈의 시력을 잃은 말 찰리가 농장에서 시간을 공유하면서 갖게 되는 잔잔하면서도 진한 우정을 그린 그림책 『이쪽이야, 찰리』는, 어린아이부터 어른들에게까지 공감과 깨우침을 안겨주는 탁월한 작품이다.

 

 

염소 잭은 오늘도 혼자이다. 누군가의 다가옴이 두려운 잭에게 동물 쉼터 농장은 집이자 가장 안전한 공간이다. 동물 쉼터 농장은 도움이 필요한 모든 동물들을 위한 공간으로, 상처를 치료하고 편히 지낼 수 있는 안전한 곳으로, 관리인 아네크 킹과 의사 안토니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잭에게 동물 쉼터 농장은 최고의 공간이지만, 거침없이 다가오는 찰리 덕분에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은 곧 방해를 받고 만다.

 

잭은 알고 있다. 움직임이 많은 찰리의 분주함은, 그의 눈 때문이라는 것을. 잭은 찰리의 눈은, 어둠 속에서 헤맬 땡, 길을 가르쳐 주던 은든한 달빛처럼 흐릿하다는 것을.

 


 

한 공간에 있는 잭과 찰리. 함께 하는 것이 두려운 염소 잭과 한쪽 눈의 시력을 점점 잃어가는 말 찰리, 그들은 자신들이 가진 불편함과 두려움을 서로에 의해 회복해 가는 모습을 담은 『이쪽이야, 찰리』.

 

『이쪽이야, 찰리』는, 서로 다른 잭과 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잔잔하게 그린다. 그들의 부족함은 세상을 향해 내딛을 수 있는 용기가 되어 주었으며, 서로를 향한 따듯한 온기를 전한다.

 

 

 

"이쪽이야, 찰리."

 

잭은, 찰리가 좋아하는 마른 풀이 많은 곳으로 안내하고, 너무 더울 때는 그늘로 안내하며, 물가에 다다랐을 때는 일부러 첨벙거리며 걸어 찰리가 앞에 놓인 장애물이자 놀이터를 인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앞장서서 길을 걸으면서도 항상 뒤를 돌아보며 찰리를 배려하는 잭의 모습은 감동을 안긴다.

 

누군가의 도움이 간절히 필요한 잭과 찰리는, 서로에게 곁을 내어주며 서로가 있기에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두려운 것만은 아님을 깨닫게 된다.

 

 

혼자는 살아갈 수 없는 세상, 함께 살아가는 이유가 분명한 세상에 놓인 우리들에게 부족하고 너무나 다른 잭과 찰리가 "친구"라는 새로운 관계를 이루는 모습을 통해 인정과 수용 그리고 베품과 용기가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되길 소원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쓴, 저의 객관적인 시선이 담긴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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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동생이 생겼어 상상놀이터 13
안네마리 노르덴 지음, 배정희 옮김, 원유미 그림 / 보물창고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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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동생이 생겼어

안네마리 노르덴 지음

보물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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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은, 엄마 아빠가 만든 울타리 안에서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하는 외동으로, 자유롭고, 온전히 자기 영역을 가지고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는 낮동안 이웃에 사는 7살 여동생을 봐주자는 제안을 한다. 필립은 반대하고 싶지만, 한 달동안 함께 지내보고 후에 결정하자는 제안까지 거절할 수 없어 받아들이고 만다. 누군가 자기의 공간에 들어온다는 것이 낯설고 경험이 없기에 필립은 새로운 변화가 그리 달가운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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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살 필립의 일상에 변화가 찾아온다. 없던 여동생이 생겼고, 상상놀이를 너무나 좋아하는, 필립이 무엇을 보여줄 때마다 "오~"를 외치는, 너무나 낯설기만한 미리암이 신경쓰이고, 거추장스럽다. 필립의 닫힌 마음은 부정적인 시선을 갖게 한다.

 


미리암의 말도 안 되는 상상놀이가 부담스럽고, 필립의 친구 페터와는 더 말도 안되는 상상놀이에 빠져 과학자가 되고, 차도 없는 건널목도 건너지 못하는 겁쟁이, 그럴 때마다 페터의 손을 자연스럽게 잡는, 필립은 하나부터 열까지 맘에 들지 않는다. 그 동안 온전히 자기 편이기만 했던 엄마 아빠 그리고 페터까지 맡겨진 아이 미리암의 편이 되어가는 것만 같아 필립은 서운하기만 하다.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는 제가 아니라 미리암이죠?

 

필립은 화가 나서 엄마를 흘겨보며 소리쳤다.

"오, 필립. 너는 엄마의 귀염둥이란다. 단 하나뿐인 엄마의 귀염둥이!"

 

엄마는 필립을 끌어안으며 말했다. 그러고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덧붙였다.

 

"네가 지금처럼 그렇게 못된 눈으로 엄마를 보더라도 말이야. 그리고 네가 미리암에게 꽃 몇 송이, 작은 장난감 자동차 한 대도 못 빌려주겠다고 욕심을 부려도 넌 엄마의 귀염둥이란다."

 

"물론 전 미리암에게 다 빌려줄 수있어요. 하지만 제가 화가 난 건, 그냥, 걔가…… 저는 ……."

 

필립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입을 다물고 말았다. 왜 화가 났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저 마음이 아주 복잡하다는 것 밖에는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었다.

『아주 특별한 동생이 생겼어』 79~80쪽

 

혼자였던 필립에게 미리암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서로의 것을 나누고, 함께 발 맞춰 나가는 것은, 특별하고도 새로운 경험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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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은 좋으나 싫으나 약속한 한달이란 시간동안은 미리암과 함께 지내야 한다. 함께 그림 그리고 암소연못에도 가고, 페터와 수영장에도 하고, 공원에 가기도 한다.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미리암에 대해 더 깊이 알게 되는 기회를 갖게 한다. 그리고 미리암에게 차없는 건널목일지라도 신호를 무시하고 달린 차로 인해 사고가 난 곳이기에 무서운 곳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한다는 것은,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참으로 힘든 일이다. 9살 필립과 7살 미리암이 서로를 향해 마음의 문을 열어가는 과정을 통해, 이해와 공감 그리고 인정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힘들지만 그것만이 서로를 연결해주는 고리가 될 수 있음을 전한다.

 

필립은, 미리암과의 관계가 편안해지면서 아무도 모르는 비밀의 공간을 보여주고, 책을 읽어주며 다정한 오빠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그들에게 닥친 위기의 상황, 필립은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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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암의 엉뚱하고도 현실적인 상상놀이에 잠깐동안 빠지는 재미와 필립의 이유있는 심통과 다가가고 싶지만 쉽게 모든 걸 내어놓지 못하는 어린 시절의 자존심이 어우러져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온다. 필립이 동네 친구에게 미리암에게 심각하게 고민을 털어놓는 모습과 수영장에서 미리암의 의기소침해지는 모습, 건널목을 건너지 못하게 된 미리암의 고백 모습에서 아이들의 깊은 속내를 살짝 들여다본 느낌이다.

 

혼자가 편하다고 하는 외동에게 필립과 미리암의 한달은, 또다른 환경을 통해 성장해 나가는 모습의 예시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쓴, 저의 객관적인 시선이 담긴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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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다 (20만 부 돌파 특별판) - 세계를 놀라게 한 자랑스런 한국인 이형진의 공부철학
이형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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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새해의 시작과 함께

컴퓨터 관련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세웠다.

자격증 취득이 나의 삶에 큰 변화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 생활을 함에 있어

잘하는 것과 자격을 갖춘 것은

선생님 한 분의 조언으로 알게 되었다.

 

겨울방학 동안 아이들을 케어하면서

나의 능력 향상과 공부 습관을 잡기 위해

목표를 세우고 시작하기에 앞서

엄친아(?)로 자랑스런 한국인으로 너무나 잘 알려진

『공부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다』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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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사랑하는사람은,

자신의 인생에 대한 꿈이 있는 사람은

기꺼이 공부를 즐길 수 있다.

내가 즐겨하는 말이 있다.

"공부는 나 자신의 인생에 대한 예의다."

『공부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다』 프롤로그 중에서

우리의 현실 속 '공부'는 좀 더 나은 학교로의 진학과 더 높은 점수를 위한, 객관화된 기준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이고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 물론 이 또한 정확한 목표가 있기에 잘못되었다, 옳지 않다고 말할 수 없다. 다만 점수보다는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공부'가 된다면 마음과 몸이 건강한 공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수많은 세상'을 내게 좀더 많이 다양하게 보여주고, 그래서 숨어 있는 '수많은 기회들'을 놓치지 않게 하는 것, 그것이 나에 대한 예의라고 말하는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를 착실히 하는 것, 그래서 훗날 내가 도전하고픈 꿈이 생겼을 때 부족한 준비로 인해 그 꿈을 포기하는 불상사를 만들지 않는 것, 즉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그것이 나에 대한 예의라는 이야기다.
『공부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다』 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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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미국 발령으로 시작된 이민생활, 이형진은 미국에서 태어난 재미교포 2세이다. 아이비리그 9개 대학 동시 합격과 화려한 프로필을 가진 그는, '자랑스런 한국인'으로 선정되기까지의 노력과 꿈을 향해 달려온 자신의 이야기를 『공부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다』에 담는다.

 

한국 그리고 미국이라는 공부하는 공간의 다름과 교육을 이끌어가는 주체의 모습이 다름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 또한 자율 속에서 학생 스스로 학습을 주도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보면서, 자신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자신을 위한 아낌없는 투자의 시간이 없다면 결코 이뤄내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하는 방향대로 따라가는 것은, 곧 지치게 될 것이고, 의사 표현에 무뎌질 것이며, 타인의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결코 우리가 바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등이든 꼴등이든, 등수 자체는 내게 별다른 의미가 없었다.

나에게 의미 있는 것은

'내가 지금 어디쯤 와 있나'하는 것 뿐이었다.

 


'공부'는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이 될 수도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열어주는 가장 친밀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싸울 것인가, 도구로 잘 활용할 것인가는

나의 선택이다.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내 마음을 통제하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할 것은 바로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기울이는 일이다. 다른사람 이야기에 휩쓸리다 보면 정작 내 마음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없다. 내 마음 상태도 제대로 몰면서 그것을 통제하기 란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결국 셀프컨트롤은 내가 내 삶과 생각에 있어 주인의식을 가질 때, 내 마음의 소리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이해할 때야 비로서 실현 가능한 기술인 것이다.

『공부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다』 144~145쪽

『공부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다』라고 말한 이형진은, 공부뿐 아니라 운동 악기 독서토론 등 다양한 방면에서 탁월한 능력을 가졌다. 한국에서 말하는 '엄친아'의 조건을 너무나 완벽하게 갖추었다. 그러나 책을 통해 본 그는 결론적으로 '엄친아'의 대열에 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결코 탁월한 유전자도 타고난 재능을 갖춘 것은 아니었다.

매일 5시에 일어나 1시간 예습한 습관

연계 독서를 하며 과목과 과목으로 연결시키는 학습

손들고 질문할 수 있는 용기

배움을 위해 선생님을 직접 찾아가는 적극성

타인들의 수근거림에 귀를 닫고 자신에게 집중한 자존감

쓰기와 정리를 소홀히 하지 않은 근면함

배움이 주는 즐거움을 스스로 찾아가는 모험정신

 

무엇을 공부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에서든 배우려는 마음인 것'

 

미국이라는 땅과 학생들의 자율을 허락한 교육시스템은

지금의 이형진을 만들어낸 도구일 뿐

자신에게 집중하고

배움을 진심으로 받아들인 이형진 본인의 노력이며

셀프컨트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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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해서,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첫째 소녀에게 권하고자 읽게 된

『공부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다』

'이형진만큼, 이형진처럼'이 아닌

배움의 의미와 자신을 위한 공부의 가치를

바로 알고

내 인생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꿈을 향한 올바른 공부를 실천하기를 바란다.

 

객관화된 점수에 자신을 끼어넣기 위해

자신을 황량하게 만드는 시간이 아닌

자신을 성장시키는 시간으로 채워가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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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라
김지윤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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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태어나기 전부터 관계를 맺게 되고, 나도 모르는 사이 관계의 가지는 더 멀리 더 깊게 뻗어나가고, 의도치 않은 관계들 속에서 우리는 외로움도 쓸쓸함도 안정감도 충만감도 느끼며 살아가게 된다. 한 번 시작된 관계는 상황에 따라 변화되기도 하고, 때로는 그 관계로 인해 삶이 엉뚱하게 흘러가 걷잡을 수 없게 흘러가기도 한다. 우리는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희미해져가는 선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으며, 적정 속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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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라』의 저자이자 관계소통을 위한 연구소를 운영하는 김지윤 소장은, 자신의 맺은 관계 속에서 겪은 아픔과 답답함, 무지함 속에서 참았던 지난날을 담담하게 담는다. 또한 선택의 관계로 이루어진 가정에서 남편과 아들과의 관계에서 변화되어가는 자신을 애써 감추지도 꾸미지도 않고 그대로 담아내어 독자에게 변화를 위한 대화와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그래서 노력했다. 창백하고 앙상한 나 자신을 있는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에서출발해 살을 붙여갔다. 나 자신을 위해 많이 울었고, 누군가는 용서했으며 누군가에게는 용서를 빌었다. 사랑이 관계와 자기 표현의 영역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마음의 필요와 슬픔을 표현하는 방법들을 조금씩 배워갔다.

『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라』 에필로그 중에서

『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라』는, 다섯 챕터로 구성한다. 

#1.  사랑은 언어다 

우리는 사랑받고 사랑하고 싶다. 그런데 사랑만큼 어려운 것은 없다. 사랑은, 말해야 안다. 상대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 말하지 않아도 되는 것 그런 사랑은 서로의 감정을 감정 따위로만 여기기에 오래갈 수 없으며, 서로에게 상처만을 안기는 사랑으로 시간만 보내는 연애가 될 수 있다. 김지윤 소장은, 말한다.

재미있는 연예인 얘기도 하지 말고 친구 얘기도 하지 말고

내 얘기를 하라고? 내 무슨 얘기?

바로 Family, History, Issue이 세 가지를 말하면 된다.

『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라』 47쪽

#2. 슬픔을 말해야 당신이 산다

나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꽤 잘 참아내는 편이다. 불편해도 괜찮다고 말하고, 힘들어도 내가 하겠다고 한다. 어색한 관계가 나에게 또다른 불편을 주기에 내가 좀 힘들어도 참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의 참음 용량 그릇은 그리 넓고 깊지 못하다. 일방적인 한 사람의 참기는, 참음 용량 그릇이 채워지면 곧 끝이 나고, 관계가 끝난 뒤에야 참음이 관계를 깨뜨릴 수 있다는 것 또한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야 깨닫는다.

우리는 말은 배웠지만 말하는 법은 배우지 못했다.

소통은 진심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술이 필요하다.

연습을 해야 한다.

『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라』 137쪽

#3. 사랑인 것과 사랑이 아닌 것

연인 관계에 더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라는 말이 있다. 사랑하는 순간에는 '약자'임에도 행복하다. 그러나 관계 속에서 강자와 약자가 존재한다는 것은 언제든 그 입장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예견한다. 입장이 바뀌는 순간, 강자의 자리를 누렸던 사람은 인정할 수 없다.

사랑은 동시에 시작할 수 없는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향한 발걸음의 보폭이 같아야 하며, 서로의 보폭을 고려해 기다리고 주춤거리는 순간에도 함께 해야 한다. 어느 관계든 일방적인 것은 집착으로 변형되어 또 다른 괴로움을 떠안게 된다. 사랑은 떳떳하고 당당하게 하자!

당신이 집착하고 있다면,

인정해야 한다.

세상의 중심을 상대에서 당신 자신으로 바꾸어라.

원인을 추적하라.

안전장치를 만들어라.

집착과 애착 사이에서 길을 잃지 마자.

『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라』 167쪽

#4.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실수한다. 또는 나의 뻣뻣한 말투로 상대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관계를 깨지 않기 위해 무던히 애쓰고 노력한다. 관계라는 공간이 아슬아슬하게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우리는 치열하게 싸우지만, 결과는 여전히 냉탕과 온탕을 오간다. 그 원인을 알았다. 서로의 다툼과 소통 부재의 원인을 상대의 잘못이라고 몰아가는, 나는 잘못이 없다는 오만이 상대를 지치게 하고, 서로의 거리를 넓혀가게 하였다는 것을. 함께 하는 공간에서 잘못은 서로에게 똑같이 50대50이라는 것, 너 잘난 나 잘난이 아닌 서로 잘못했다는 것을 우린 과감하고도 용감하게 인정해야 한다. 그것이 관계의 공간을 잘 지켜내는 첫번째 방법임을 나는 오늘에서야 깨닫는다.

부부는 서로에게 문제의 원인을 제공하는 존재다.

핑퐁 게임을 하듯 서로 원인을 주고받는다. 그래서 부부사이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한쪽은 검사가 되고,

다른 한쪽은 피의자 신분이 되 는것은 공정하지 않다.

문제를 풀어가는 데 공정한 시작점은 50대 50

혹은 무죄 추정의 원칙처럼 0이다.

『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라』 225쪽

#5. 누구 뭐래도 소중한 당신 

우리는 연인,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등 다양한 관계를 맺고 그 속에 또다른 나를 만나게 된다. 관계의 형성과 성격이 다르기에 우린 다양한 모습으로 그들과 만난다. 우리는 모든 관계의 사람들에게 '좋은 나'이고 싶은 지나친 욕심을 부릴 때도 있다. 진정한 나를 잃어가는 관계에서의 나는 쉬이 지치고 스스로 나가떨어지게 마련이다. 온전한 나를 보이는 것, 힘들다면 관계라는 공간 속 거리를 넓히는 것, '좋은 나'가 아닌 '그냥 나'로 서는 것을 연습할 필요가 있다.

예전에 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가족 안에서 해결을 봐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가족 전부가

통째로 바뀌지 않는 한 변화는 일어나기 힘들다.

그렇다고 계속 미워하면 나만 힘들다.

용서와 이해를 하기 위해 거리가 필요하다.

더 이상은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는 안전 거리를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 거리는 쉼을 주고, 용서의 공간이 된다.

독립은 그렇게 시작되는 것이다.

『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라』 291쪽

『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라』는, 관계로 존재하는 다양한 만남과 그에 속한 시간들을 통해 경험한 다양한 사례를 김지윤 소장의 담담하고도 진솔된 고백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관계 속의 나의 모습을 관찰하는 시간을 준다. 내가 잘못하고도 있었던 행동이나 말을 꼬집지 않으면서 현실적 조언 또한 간단명료하게 전달한다.


관계라는 고리는, 깊이도 넓이도 모두 다르다. 하지만 그 속에 속한 '나'는 '나'일 뿐. 관계에 나를 맞추어 끼어넣는 것이 아니라, 관계라는 공간을 유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거리의 유연성을 잘 활용하는 내가 되는 것, 그것이 바로 나답게 살아가는 가장 현명하고도 지혜로운 방법임을 깨닫는다. 오늘. 그래서 난 앞으로 만들어질 새로운 관계가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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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군인들이 베개를 들고 싸운다면? - 상상력과 용기를 담은 실화들 I LOVE 그림책
헤더 캠로트 지음, 세르주 블로크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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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끔 안 될 것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만약에? 진짜 만약에?" 하며

끝없는 상상 속으로 우리를 몰아가본다.

상상이기 때문에 뾰족한 결과를 낳는 건 아니지만

잠깐의 상상이 우리를 기분좋게 하기도 하고,

때로는 상상만으로 나락으로 떨어져 침울해하기도 한다.

'상상은 상상일 뿐'이지만

상상이 밑거름이 되어

우리의 다음을 결정짓게도

우리를 성장시키는데 힘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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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읽은 그림책 『만약에 군인들이 베개를 들고 싸운다면?』은,

우리가 상상했던 일이 현실로 일어나는,

상상이 가진 힘이 현실에서 발휘되는,

강력하고도 짜릿한 실화를 담고 있다.

『만약에 군인들이 베개를 들고 싸운다면?』은,

우리에게 말한다.

상상하는 우리에게는

현실과 만나는 우리에게는

보이지 않는 힘이 분명 존재한다고.

우리의 상상은

현실이 되고,

현실은 희망이 되어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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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군인들이 베개를 들고 싸운다면?』을 읽기 전에는

'하늘에서 음식이 쏟아진다면'과 같은 상상과 재미가 만난 그림책을 생각했다.

책장을 열고 〈만약에 군인들이 베개를 들고 싸운다면?〉을 읽는 순간

재미로 읽겠다고 앞장선 나의 생각이 너무나 미안해질 정도로

매우 진지하고, 인물들이 가진 용기가

나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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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차 세계대전 배경의 영화로 만들어진

양심적 병역 거부자 '데즈먼드 도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살 수 있다는 전쟁터에서

의무병이 되어 75명의 생명을 구한 이야기를 전한다.


총대신 생명을 구하기 위해 붕대를 잡았던 '데즈먼드 도스'

내전 중에 축구로 하나가 된 '코트디부아르'

콜롬비아 내전 속에서 평화협정을 이끌어낸 '어린이 평화 운동'

콩고 민주 공화국을 탈출한 10대 난민 '은둠'의 라디오 프로그램 '시시 콰 시시'

베트남 전쟁을 반대했던 복싱선수 '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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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상상이 현실속에서 만난 용기와 변화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만약에 군인들이 베개를 들고 싸운다면?』은,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각자의 자리를 지키며

용기 내어 변화를 일으킨

매우 과감하고도 매우 현실적인 이야기를

재미난 그림과 간결하고 명확한 설명글로

우리의 상상이 걸코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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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끊임없는 상상과

우리의 끈질긴 질문은

결코 헛되지 않는다.

상상이 현실이 되고,

질문은 대답이 되고,

우리는 변화의 한가운데 서게 된다.


상상과 현실이 만나 용기를 만들어내고

용기는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고

변화는 우리의 삶을 따듯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우리가 한 오늘의 상상력에

용기를 불어넣어 주세요.

분명 우리의 물음에 명확한 답이 들려올 거에요.

 

 

캡처.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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