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쓰레기를 다시 쓰는 법 자신만만 생활책
이영주 지음, 김규택 그림 / 사계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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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파트의 재활용 수거는 월·목으로 정해진 요일이 있지만, 재활용부스가 따로 마련되어 있어 요일에 한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음식물쓰레기부터 일반쓰레기, 종이와 비닐, 플라스틱과 고철 그리고 스티로폼과 헌옷수거함까지 구역이 정해져, 붙여진 이름표만 잘 보면 실수할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상 나가보면 집에서 모아 가지고 나온 그대로 놓고 간 흔적부터 음식물이 그대로 붙은 채로 재활용 통에 버려진 것들을 볼 때면 씁쓸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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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라는 번거로운 과정과 일반쓰레기 봉투 값이라는 추가 비용이 들어가지면, 이것이 버리는 자의 정당한 의무이다. 또한 우리가 사용한 것이 쓰레기로 변하고, 버려지게 되기까지의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 우리의 선택에서 버려지는 것을 버리는 것으로 인식하면, 함부로 다루게 되기 십상이다.

버리는 순간까지 책임지는, 올바른 재활용과 쓰레기 다시 쓰는 법, 쓰레기로 배출하는 것들에 대한 똑똑하고 현명한 방법을 『재활용, 쓰레기를 다시 쓰는 법』 을 통해 쉽고 알차게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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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한 번 꾸준하게 재활용품과 일반쓰레기를 배출함에도 일주일 사이에 그 만큼의 쓰레기가 쌓이고 있다. 집집마다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 봉투를 열어 어떤 것들이 어떻게 들어가있는지 파헤치는 시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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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자주 보는 마크를 한 자리를 보여준다. 우리는 나름 최선을 다해 분리수거를 하고, 일반쓰레기로 내보내고 있지만, 꼼꼼하게 잘하지 않고 있었다. 세심하게 살펴볼 뿐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쓰레기가 버려지는 것이 아닌 다시 쓰는 것으로 전환될 수 있는 "미션"을 TIP으로 제시해 주어 버려지는 것을 막고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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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정에서 나오는 쓰레기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한끼 식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비닐·플라스틱·통조림또는 캔·스티로폼·음식물쓰레기·일반쓰레기까지 처리 과정이 모두 다른 쓰레기가 생겨난다. 그것들을 재활용하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세심한 사항부터 조심해야 하는 것까지 그림과 더불어 아주 자세하게 정리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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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책들에서 재활용에 대한 정보를 다루고 있지만, 자신만만 생활책 『재활용, 쓰레기를 다시 쓰는 법』 만큼 이해는 쉽게! 정보는 다양하게! 필요성은 강력하게! 재사용 팁은 확실하게! 알려주는 책은 처음이다. 온 가족이 함께 보면서 서로가 가진 잘못된 지식을 교정하고, 알고는 있었지만 명확한 이유까지는 몰랐던 지식까지 다지게 되는, 기회를 준다.

사람이 살아가는 곳에 '쓰레기'가 생겨나는 것은 당연한 일일 수 있다. 하지만 당연한 것이 처리과정까지 연결된다면 더할나위없이 건강한 지구를 만드는데 첫걸음이 된다. 쓰레기를 확실하게 구분하고, 재활용을 바르게 분리하고, 버려지는 것에 대한 미안함과 재사용에 대한 아이디어로 실천하는 노력을 기울여본다. 우리의 삶을 풍요롭고 안전한, 지금보다 건강하게 유지하고 싶다면 버려지는 것에 대한 책임부터 갖는다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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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지의 해맞이
진 윌리스 지음, 홍연미 엮음, 사라 폭스데이비스 그림 / JEI재능교육(재능출판)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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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은 언제 읽어도 참 좋다. 그림과 글이 전하는 메시지가 자유로워서 좋고, 내가 생각하는 만큼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어서 좋고, 다양한 표현 기법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참 매력적이다.


특히 야생동물의 그림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주고, 어른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사라 폭스데이비스」의 새로운 그림을 만날 수 있다는 행복감에 선택하게 된 『두더지의 해맞이』는 읽는 동안 책장을 빨리 넘길 수 없는, 한 장 한 장이 귀하게 다루게 된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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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지의 해맞이』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두더지와 해맞이를 소재로 한 그림책이다. 시력이 나쁜 두더지, 땅 속 마을에서 사는 두더지, 밤을 사랑하는 두더지가 해를 맞이하게 된다는, 불가능하리라 생각한 경험을 두더지가 과연 해 낼 수 있을까?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의 조합은, 책 표지를 보는 순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만큼의 매력을 지녔다.  「사라 폭스데이비스」만이 가진 은은하면서도 선명한 색채와 동물들의 특징을 잡아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모습을 담아낸, 그의 그림은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뚜렷하게 전달하면서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는 여운을 전달하기에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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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지는 아침밥을 먹는 중에 서둘러 집을 나서는 갈밭쥐에게 어딜 급하게 가는지 묻는다. 두더지는 한번도 고민해보지 않았고, 한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단 한번도 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해맞이"를 하러 간다는 대답을 듣게 된다.

 

두더지는 자신이 모르고 살았던 새로운 세상의 변화에 마음이 흔들려 갈밭쥐를 따라 해맞이의 경험을 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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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밭쥐의 안내로 호숫가에 가게 된 두더지는 환하게 빛나는 해를 바라볼 수 없다. 바라본다고 해도 시력이 좋지 않기에 자세히 볼 수 없지만, 어둠에 익숙한 두더지에게 햇빛은 그저 불편한 빛일 뿐이다.


그러나 "해맞이"를 보기 위해 모인 갈밭쥐와 청설모, 토끼와 참새는 호숫가 위로 떠오르는 해의 모습을 두더지에게 자세하고도 다정하게, 두더지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묘사로 표현해 준다. 두더지는 친구들의 설명을 들으며 자신이 아는 색과 모양을 떠올리며 친구들과 행복한 해맞이 시간을 만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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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높이 올라오고 있어. 이젠 반쯤 올라왔어. 꼭 버터 두른 프라이팬에 넣은달걀처럼 지글거려. 아, 지금 막 터졌다!

뜨겁고 샛노란 노른자가 여기지기로 뚝뚝 흘러내는 것 같아."


"이제는 구름이 산딸기 아이스크림처럼 보여."


"생크림을 넣고 휘휘 저은 블루베리 아이스크림 같기도 해."


두더지는 꿈에도 생각지 못한, 친구들과의 "해맞이" 아름다움에 행복감을 느낀다. 두더지의 상상을 위해 눈높이를 맞춰준 표현은, 두더지의 가슴에 남아 날마다 아름다운 "해맞이"로 피어날 것이다. 아름다운 풍경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 자연이 피어낸 변화를 그대로 끌어안을 수 있는 순수함, 비록 보지 못했지만 마음을 다한 친구들의 정성에 고마워할 줄 아는 마음, 이것이 바로 최고의 아름다움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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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 있는 '독서 활동지'를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번 만큼은 대환영이다. 친구들이 두더지에게 표현한 '해맞이' 그럼 나는 친구들이나 가족에게 어떤 해맞이를 선물하고 싶은지 상상해 보는 시간이다. 달걀과 단추, 아이스크림으로 표현하여 두더지의 행복한 상상을 전달한 친구들처럼 자유롭게 나만의 해맞이를 상상해보는, 즐거운 시간을 안겨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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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히어로들에게도 재수 없는 날이 있다 I LOVE 그림책
셸리 베커 지음, 에다 카반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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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에게는 마음 속 영웅이 있어요. 언제 어디서든 위험한 상황에 나타나 감쪽같이 해결하고, 있었지만 없었던 것처럼 사라지는 영웅, 우리는 그들을 슈퍼 히어로라고 부르지요. 한 번만이라도 만나봤으면 하는 설레는 상상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하게 행복하고, 그들이 지나간 흔적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들에 대한 경이로움과 존경심이 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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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 최고의 히어로는, 어린 시절 잊지 않고 챙겨봤던 태권 V였어요. 근엄한 표정의 태권V가 하늘을 나는 장면은 절대 잊지 못할 나만의 명장면이에요. 성인이 되어 만난 다양한 히어로들에게는 다양하고도 매우 지능적인 무기를 장착한 현대판 히어로들로 보는 것으로도 그들의 매력을 느낄 수 있어요.

『슈퍼 히어로들에게도 재수 없는 날이 있다』는 다양한 모습과 다양한 재능을 가진 히어로들의 모습을 담고 있어요. 외모부터 스타일, 기술까지 다채로운 그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호기심이 발동하고, 그들이 앞으로 벌일 활약상에 절로 관심이 기울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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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들은 위험한 곳이면 언제든 달려와 시민들을 구하고, 홀연히 사라져요. 그들의 모습을 함부로 시민들에게 발각시키지 않기 아주 빠른 속도로 해결하고 사라지지지요. 그들에겐 시민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의무가 있기에 위험한 상황에서도 자신을 희생하는걸 당연하게 여겨지요.

그들은 언제 어디서든 필요로 하는 시민들의 위험을 감지하고 출동하는, 매우 위험할 수 있는 일들을 해결하는 것이 항상 즐겁고 행복할까요? 날마다 조금씩 다른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히어로가 갖춰야 하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가능할까요? 항상 같은 감정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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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히어로는 항상 씩씩하고 당당한 모습을 가졌다고 생각해요. 그건 아마도 우리가 히어로들에 대한 편협한 생각이 만들어낸 허상이 아닐까요.

히어로들도 제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어요. 화가 나서 일수도 있고,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그런 경우일 수도 있고, 슬퍼서 현실을 직시할 힘이 없어서일 수도 있어요. 그건 그냥 재수 없는 날이기 때문이지요.

그들은 그렇게 재수 없게 힘이 들면 얼굴을 찡그리고 한숨을 쉬기도, 울기도 해요. 자신의 마음에 쌓인 무게를 쏟아내야만 그들은 내일 다시 히어로의 모습을 다시 일어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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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히어로들에게도 재수 없는 날이 있다』는 슈퍼 히어로 여덟명의 활약상을 통해 그들이 우리에게 주는 존재감을 뽐내주고 있어요. 그러면서 동시에 그들도 항상 변화되는 감정으로 힘이 들 때도 있음을 전달해요. 다만 그들은 자신에게 난 화를 감당하는, 건강한 방법을 소개해줘요. 화는 참는 것이 아니라, 다시 자신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건강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또 다른 감정이라는 것을 말해 주지요.

감정에 대한 다양한 그림책들이 이미 시중에 나와 있지만, 우리의 영웅들을 통해 배우는 '화'라는 감정을 다룬 그림책은 처음인 거 같아요. 히어로들에 대한 믿음과 함께 그들에게서 배우는 감정 표현법이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화 풀어내기'로 매우 유익함을 안져주리란 믿음이 생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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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배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65
이루리 지음, 김정민 그림 / 북극곰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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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바탕에 커다란 배 하나. 배 꼭지와 잎사귀 한장까지 푸짐하고 복스럽게 생긴 배를 두고 모인 셋, 배를 향해 두 손을 들고 있는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위에 바라본 배와 그들의 모습에서 진지함이 느껴져 책장을 넘기기도 전부터 궁금증과 웃음이 절로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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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믿고 보는 그림책, 아직까지 단 한권도 믿음을 저버리지 않은 「도서출판 북극곰」에서 새로운 책이 나왔다는 소식에 한 번 기뻤고, 이루리 편집장님께서 이번엔 그림책작가로 나서주심에 또 한 번 기뻤다. 책을 받는 순간부터 지금까지도 참 따듯하고 자꾸만 미소가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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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좋아하는 도지와 아지는, 야구를 하는 순간만큼은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모습엔 짜증이 잔뜩이다.

골목에서 쫓겨난 도지와 아지는 이제 어디로 가야 맘껏 야구를 할 수 있을까? 도지와 아지에게 재미와 자유를 줄 수 있는 곳은 과연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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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와 아지는, 배를 따기 위해 낑낑거리는 아저씨를 보고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푸짐하게 배를 담아 가는 아저씨의 뒷모습을 지켜본 뒤, 도지와 아지는 바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도지와 아지의 계획은 순탄하게 잘 될까? 이번엔 어른들의 눈총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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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와 아지가 던진 야구공이 향한 곳은 바로 나무에 열린 탐스러운 배, 그 아래에서 야구 글러브를 끼고 있는 아저씨. 셋은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는 배를 향해 고개를 들고 시선을 떼지 못한다. 도지와 아지의 야구공은, 아저씨의 야구 글러브는 정확히 한 곳을 향하고 있다. 도지와 아지는 좋아하는 야구를 실컷 하고, 아저씨는 낑낑 거리며 배를 따지 않아도 된다는 것, 도지와 아지는, 그리고 아저씨는 계획이 다 있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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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와 아지는 이제 본격적으로 모였다. 이제는 배트와 글러브까지 장착하고.

이번엔 사과? 하고 환한 미소를 짓는다. 도지와 아지, 이번에도 계획대로 잘 이루어질까?

야구를 좋아하는 도지와 아지는 골목에서 놀이를 멈추고 만다. 도지와 아지의 웃음소리를 소음으로 느끼는 어른들마다의 상황이 있기에 눈총으로부터 자유를 얻기 위해 또다른 곳을 찾아 나선다. 잠시 어른들의 생활에 방해가 되었던 도지와 아지가 배나무 주인 아저씨를 만나 놀이를 통한 재미와 아저씨의 배수확을 돕는 쾌거를 이루는 이야기를 전하는 『마지막 배』

짧은 대사와 책장을 가득 메운 그림이 독자들에게 자유로운 상상의 기회를 나눠준다. 책장 그림만에서 주는 조마조마함과 도지와 아지의 개구진 표정이 주는 즐거움, 수확의 기쁨과 배부름의 행복함을 느끼는 그들의 모습에서 다정함을 만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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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이 지나면
이시이 무쓰미 지음, 아베 히로시 그림, 엄혜숙 옮김 / 살림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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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서일까, 죽음 또는 이별을 주제로 다룬 책을 만나는 순간은 마음은 겸허해지고 진지해진다. 대상이 누구인지가 아닌, 누구라도 거쳐야 하는 과정이며, 나 또한 그 대상이 되는 자연스러운 수순을 맞이해야 함을 이제는 아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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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향한 눈꼬리와 꾹 다문 입술을 가진 사자와 앙증맞다는 말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새 한마리, 그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이 그려진 『100년이 지나면』

강렬한 색채로 시선을 사로잡은 표지와 친구라고 하기엔 너무나 부자연스러운 두 동물의 마주침이 주는 신선함과 그윽한 사자의 눈빛이 주는 애절함이 책장을 여는데 힘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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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초원을 지키는 사자에게는 친구도 맛난 고기도 없다. 아무것도 없는 그의 생활은 때론 고기를 먹기 위해 초원을 달리던 예전 생활을 그리워하지만 현실과는 어울리지 않음을 알기에 체념하고 받아들이며 오늘을 살아간다. 사자는 큰 즐거움은 없지만, 욕심을 내려놓는 법을 터득해나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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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이방인이 초원을 찾는다. 아무것도 없는 초원에 온 손님, 새는 사자의 손님에서 친구가 된다. 고요한 초원에서의 둘은 서로에게 집중하며 서로의 소리에 반응하며 따듯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새는 곧 마지막 인사를 건네게 되고, 100년 뒤의 만남을 약속한다. 사자와 새에게 이별이란 먼 훗날 다시 만날 날의 또다른 만남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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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 떠난 그 곳에서 사자는 100년이란 시간을 기다린다. 100년이란 시간을 알지 못하는 사자는 그렇게 하염없이 기다리며 조용히 눈을 감는다. 새의 마지막 시간에 함께 한 약속을 새는, 사자는 지켜낼 수 있을까?

바다의 작은 파도는 암벽에 붙은 조개에게 바다 소리를 들려주기 위해 끊임없이 다가간다. 조개가 없어진 뒤에도 파도는 쉼없이 암벽을 치며 마음을 다한다. 어디선가 새의 노랫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새와 사자는, 서로가 있는 곳이면 무엇이 되든 함께 하는 100년이란 시간과 마주하게 되는 우연이자 운명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결코 서로의 존재를 전할 수는 없지만, 서로를 느끼는 감각으로 슬픔과 기쁨을 통해 서로를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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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삶을 견디어가는 사자에게 온 새 한 마리는, 삶의 새희망이 되기도, 이별의 아픔을 안기기도 한다. 또한 이별을 견디는 연습을 하게도 하고, 100년이란 막연한 시간이 주는 기다림을 안겨주는 존재가 된다. 새가 말한 100년 후라는 약속은 잊히기 쉬운 시간이지만, 그들은 간절한 마음을 다해 서로의 곁을 지킨다.

내가 지난 해부터 올해 방송된 두 드라마를 통해 '죽음'과 '만남'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고 있다. 허구의 이야기이지만, 죽음과 그 후 그리고 떠난 자와 남은 자의 모습에 여러 생각이 드는 요즘에 그림책 『100년이 지나면』 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100년이란 시간은 우리에게 기다림을 전하고 있다. 죽음은 현실이지만, 그 현실이 곧 이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하고 싶다. 우리가 만나는 바람에도 햇살 한 줄기에도 기다리는 이의 온기가 담겨 있을 거라 믿고 싶다. 간절한 마음을 다해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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