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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 - 30년간 정신과 의사로 일하고 15년간 파킨슨병을 앓으며 비로소 깨달은 인생의 지혜 42
김혜남 지음 / 갤리온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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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당신은 사는 게 재미있습니까?란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어떤 대답을 하게 될까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사는 게 즐겁나, 재미있나... 물론 즐거울 때도 있고 행복을 느낄 때도 있지만 가끔씩은 사는 게 뭔지라며 한숨을 쉬게 되는 경우도 있다.그냥 되는대로 살아가고 있다, 시간이 너무도 빨리 가버린다는 허무함이 느끼게 되는 요즘이다.

 

평범한 사람에게 삶이 재미있냐는 물음에 들리는 대답과 15년간이나 파킨슨병을 앓은 사람에게 지난 삶이 재미있었냐고 묻은 후 듣는 대답은 다를 것이다.이 책은 바로 그걸 담고 있다. 실제로 이 책의 저자는 신경정신과의원 원장으로 환자를 돌보던 의사였다. 지금은 거기에 15년간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이란 수식어가 붙게되었다. 2001년 마흔세 살. 젊은 나이에 강의를 나가기 전 파킨슨 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환자를 상담하는 의사로 시어머니를 모시는 며느리로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 억척스럽게 살았다.저자는 갑작스러운 병앞에 처음엔 의연하지 못했다고 한다. 세상이 원망스러웠고 아무것도 못하고 한달 동안은 침대에 누워 천장만 바라보았다고 한다.

 

 

 


어린 시절 소울메이트였던 언니가 교통사고로 하늘 나라로 떠나 심한 방황을 했지만 결국엔 살아진다는 것을 알았고 누워있는다고 현실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다. 그녀는 하루를 살았고, 또 다음날을 살았다. 그리기를 반복해서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서 15년이란 세월을 살아냈다. 온몸이 굳어가는 병, 마트에서 갑자기 굳어지는 몸때문에 일하는 아줌마의 도움을 받아 카트에 앉아 화장실로 옮겨져야했고 20초면 갈 수 있는 집화장실을 한발 한발 걸어내느라 5분이 걸렸다. 하지만 그녀는 병앞에 좌절하지 않았고 지금까지 15년을 살아오며 진료도하고 강의도하고 두 아이를 키우고 5권의 책을 냈다.

그 열정과 용기와 의지에 박수를 보낸다.

 

세상살기 힘들어졌다며 건강한 몸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주저앉아버리기가 일쑤인 현대인들에게 일침을 놓을 수 있는 실화다. 그리고 그녀는 지금도 그런 열정을 현재진행형으로 불태우고 있다. 나는 지금도 꿈꾸기를 멈추지 않는다는 그녀는 사람들에게 하루를 어찌 살아가야할지 대인관계를 어찌해야할지, 자신의 아들, 딸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들을 담았다. 실제로 저자에게 상담을 해온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기에 좀 더 친근하게 공감하고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이다.

 

 

 

 


참 어려운 말이다. 남의 역사가 아닌 내 역사를 살아가는 것. 살아가는 게 평탄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다들 한번쯤은 엎어지고 실패라는 것을 맛보게 된다. 그때마다 어떻게 대처하느냐 자신을 추스리느냐가 중요한데 이 책을 읽다보면 내 마음을 다독이게 된다.나약해지지 말고 조금은 독하게 두주먹 불끈!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된다.


저자는 정신과 의사이기에 남편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부부문제는 정신과 의사나 평범한 사람이나 똑같은 것 같다. 말하지 않고 표현하지 않으면 절대로 모르는 것! 책에 소개된 문정희 시인의 '남편'이라는 시의 한구절이 아주 절절하게 다가온다. 이 무슨 원수인가 싶을 때도 있지만 지구를 돌아다녀도 내가 낳은 새끼들을 제일로 사랑하는 남자는 이 남자일 것 같아. 이 얼마나 마음에 다가오는 문구인가!

 

정신과 의사로서의 조언이기도 하지만 아내, 며느리, 딸, 엄마로 살아가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에 그 이야기에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 같다. 책 곳곳에 추상적이고  이상적이지 않은 지극히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한 인생을 즐기는 법이 소개되고 있다. 정말 사는 게 재미있는 건 내 마음먹기 달렸다는 걸 느끼게 된다.

 

당신은 오늘 하루를 재미있게 살았나요?라는 질문에 고민없이 네!라는 대답을 할 수 있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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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프 앤턴 - 살만 루슈디 자서전
살만 루슈디 지음, 김진준.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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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프 앤턴 살만 루슈디 자서전


"이슬람교와 예언자 무함마드와 쿠란을 모독한 '악마의 시'의 작가에게, 그리고 이 책의 내용을 알면서도 출판에 관여한 모든 자에게 사형을 선고합니다.

어디서든 그자들을 발견하는 즉시 처단하기를 모든 무슬림에게 촉구합니다." - 16page


이란의 최고 지도자 호메이니가 한 작가에게 사형선고를 내린다.

[악마의 시]가 이슬람에 대한 모독이라며 작가를 처단하라는 종교칙령 파트와를 선포했다.

현상금 100만 달러가 걸린 작가.

이후 출판사에는 협박 전화가 쇄도했고 [악마의 시]를 판매하던 미국의 서점에서 폭탄이 터지고 영국서점, 오스트레일리아의 서점에서도 폭탄이 터진다.

이탈리아어 번역가, 노르웨이 출판사 대표는 칼에 찔려 중상을 입고 일본어 번역가 이라가시 히토시 교수는 살해되었다.


이쯤에서 도대체 [악마의 시]가 어떤 책이길래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질까 궁금해진다.

1998년 출간된 이 책은 아랍 세계 전역에 금서로 지정된다.

이슬람교를 연상케하는 가상의 종교가 탄생하는 과정에서 경전에 기록된 예언자의 말의 절대성에 의구심을 표현하는 듯한 대목때문이라는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번역본은 출간되지 않았다. 책 속에서 악마의 시의 이야기를 조금씩 감칠맛 나게 접할 수는 있다.

이제 파트와가 종결되었으니 그 실체를 곧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조지프 앤턴은 살만 루슈디의 가명이다. 신분을 감추기 위해 신분을 감추고 살아야했기에 새로운 이름으로 살았다.

하지만  새로운 삶은 감옥이나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이 책은 영국 정부의 신변보호에서 벗어난 그의 회고록이다.

죽음을 무릅쓰고 지키고자했던 표현의 자유. 그건 과연 어떤 것일까.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을 수 있게 되기 전에는 역사를 쓰지 말아야 해." - 64page


"사람들이 어떻게 말하는지 모른다는 것은 그들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뜻이고 따라서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쓸 수도 없다.

아니 쓰면 안 된다. 짧고 간략하든, 길고 장황하든, 사람들이 말하는 방식은 그들에 대해 많은 사실을 알려준다.

출신지역, 사회계층 성격은 온화한지 사나운지, 따뜻한지 냉정한지, 입버릇은 점잖은지 고약한지, 예의바른지 무례한지,

그리고 이런 성격의 저변에 감춰진 본성은 이지적인지 천박한지, 솔직한지 교활한지, 심지어 좋은 사람인지 나쁜사람인지까지 알 수 있다." - 64page


"젊음은 비참할 때가 많은 시절이다. 자신의 참모습을 찾으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갈가리 찢기기 일쑤다.

그러나 투쟁의 과정이 지나가면 좋은 시절이 오기도 한다."

- 74pgae

자서전이라는 말에, 어마무시한 두께에 선뜻 잡기가 두려워지는 첫인상과 달리 마치 소설을 읽는 듯한 이야기였다.

감옥과 마찬가지의 삶을 살아야했기에 그 감정들을 고스란히 책에다 쏟아부었나란 생각이 들 정도의 두께였다.

살말 루슈디가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지만 1인칭이 아닌 3인칭으로 자신을 지칭하며 써내려갔기에 더욱 그런 느낌이 드는 듯하다.

종교에 관한 이야기를 썼다가 현상금에 사형선고까지 받는 신세가 되었던 그는 무신론자였다.

하지만 우리는 어디서 왔을까? 기왕 태어났는데 어떻게 살아야 좋을까?란 거창한 실존 질물은 던지는 여러 종교들이 그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고 한다.


그가 작가로서 인정받고 성공하기까지 늘 순탄한 날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악마의 시로 인해 감옥같은 생활이외에도 살만 루슈디의 삶이 담겨있다.

자기가 하지도 않은 일로 벌금을 내야했고 졸업장을 받기 위해 무릎을 꿇기도 했다.

소원해진 아내를 뒤로하고 몰래 바람을 피우기도 했다. 술주정하는 아버지를 결딜 수 없어서 주먹을 휘두르기도 하지만 아버지를 향한 마음 또한 담았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자신의 치부도 꺼리낌없이 보여주는 자서전이다.

인생의 밑바닥을 경험하고 눈부신 성공을 마주했다. 그리고 또 파트와로 인해 밑바닥을 경험한다. 인생의 굴곡이 어마어마하다.


"책은 작가의 책상을 떠나면서 변모한다. 아무도 단 한 구절도 읽지 못했을 때부터, 글쓴이 말고는 그 누구의 시선도 스치기 전부터,

책은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일으킨다. 이제 읽을 수 있는 책이 되었으니 더는 작가의 소유물이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책이 자유의지를 갖게 되었다고 말해도 좋다. 책은 제멋대로 세상을 여행할 테고, 작가가 간섭할 방법은 없다.

작가 자신도 문장 하나하나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본다. 이제 남들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장 하나하나가 달라 보인다.

책은 이미 세상으로 나아갔고 세상은 책을 바꿔놓는다." - 129page


"사람들의 종교적 신념을 모독하지 말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예를 들자면 살만 루슈디의 그 책도 우리 임직원이라면 아예 출간할 생각도 안했겠죠."

- 144page


그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그가 쓴 책들에 그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녹아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굉장히 솔직하다!

아마도 그랬기에 이란 최고 지도자의 심기를 건드린 것일지도 모른다.

의견분쟁이 생긴 선배에게 쓴 편지를 읽다보면 의외로 살갑고 자상하다. 살만 루슈디 이 작가가 궁금해진다.

'악마의 시'로 인해 고통받았던 이야기들만 실려 무겁게만 다가올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엔 그가 사랑하는 가족의 이야기와 함께 그가 써내려간 책에 관한 이야기도 담겨있어서 그리 무겁지만은 않았다.

그가 쓴 다른 책들에도 눈이 가기 시작했다. 특히 BBC 방송이 5부작 미니시리즈로 각색하려 했다던 '한밤의 아이들' 이 책은 꼭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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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폴리스 2015-04-03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야 겠습니다

cocomi 2015-04-03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 작가인데 꼭 읽어야겠네요! 소개 감사합니다^^

cocomi 2015-04-03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마의 시>번역본 있어요. 상, 하 두 권이에요.

꿀꿀페파 2015-04-14 18:40   좋아요 0 | URL
오! 그래요? 전 없는 줄 알았어요!
잽싸게 읽어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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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괜찮은 하루 (윈터에디션)
구작가 글.그림 / 예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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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뜻이 있겠지. 처음에는 스스로 다독이려고 주문을 걸어봤어요. 그렇지만... 왜? 어째서? 왜 나야? 대체 왜? 아무리 생각해봐도 납득이 되질 않았어요. 청각장애 하나라도 이제까지 충분히 버겁게 살았는데..."

 

왜 내 것만 자꾸 뺏어가는 걸까요? 

아... 아침부터 이 책 보다가 눈물을 그냥 줄줄 흘렸습니다.

아주 감동적이고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하게 해주는 이야기였어요.

이런 책 너무 좋다!라는 말이 나오는 이야기, 딸이 있기에 더 감정이입해서 읽게 된 이야기입니다.

 

구작가님의 책을 더 많이 그림을 더 많이 볼 수 있게 되길 기대합니다! 구작가님 파이팅!!!

 

표지의 귀여운 토끼 그림이 눈에 들어와 보고 싶었습니다. 사전 정보없이 하루의 일상을 귀여운 그림과 함께 담았겠구나란 생각으로 집어들었다가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에 아침부터 그냥 눈물을 펑펑 흘리고 말았습니다. 정말 오래간만에 책을 읽으며 닭똥같은 눈물을 흘렸던 것 같습니다. 마음을 울린다는 게 이런 거겠죠.

 

 

 

 

 

 

책 속 저자의 현실이 정말 비극적인 일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어릴 적 병으로 소리를 듣지 못하고 살고 왔는데 이제 새로운 꿈을 갖고 그 길을 향해 가려고 했는데 이제는 눈이 안보일 수 있다니... 왜 내것만 자꾸 뺏어가는 거냐는 책 속 문구가 자꾸만 생각납니다. 정적 속에서 산다는 것도 엄청난 일인데 거기에 암흑이라니. 그 상황이 상상도 할 수 없을만큼 무서워집니다.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난다면? 아니 그런 상상조차 하기 두렵습니다. 이미 가진 것들, 눈으로 듣고 귀로 보아온 것들이 떠오르며 가슴이 답답해지고 맙니다.

 

 

 

 

티비를 보며 소파에 앉아있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며 "엄마...미안해."라는 저자의 모습이 떠올라 눈물이 펑펑 나왔습니다.

저자가 아직 젊기에 그 모습을 보며 딸아이를 떠올리게 됩니다. 내 아이게 눈이 안보이게 된다면 어쩌지?라는 생각에 머물고 그러면 내 눈을 줘야겠다는 생각을 시작으로 아니 그러면 아이가 평생 부담스러움을 담고 살 것 같다. 그러면 내가 옆을 지켜주다가 건강하게 눈을 가지고 있다 먼저 내가 눈을 감으면 줄 수 있을까 등 별 말도 안되는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저자의 이야기를 저자의 엄마의 감정에 이입에서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자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눈물이 벅차올라서 참 힘들었습니다. 이렇게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할 것도 많은데 마음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안타까움은 잠시 저자는 더이상 볼 수 없다는 현실에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주저앉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더 감동적입니다. 눈이 안보이기 전에 꼭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를 작성해서 하나씩 실천해나가기 시작합니다. 우선 작업실을 만들어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런데 저자의 이야기를 접한 주변 사람들이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 이야기들에 또 뭉클. 어린 시절 별다른 이유도 없이 절교한 친구가 떠올라 마음이 아파 SNS에 올렸는데 건너 건너 그 이야기를 접한 절교한 친구가 장문의 카톡을 보내왔다는 이야기. 상처로 남았을 학창시절 저자에게 힘을 준 은사의 감동의 메시지. 이 책 속엔 암울한 미래보다는 따뜻함과 '오늘'을 감사하게 보낼 수 있는 힘이 담겨있었습니다.

구작가에게 기적이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계속 그녀가 그린 그림들을 볼 수 있게 되길 간절하게...

아직 실천하지 못한 책 속에 담긴 버킷리스트들을 하나하나 완성해가는 구작가의 모습을 그림으로 다시 만날 수 있게되면 좋겠습니다. 아니 기대하겠습니다! 곧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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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좀 많습니다 - 책 좋아하는 당신과 함께 읽는 서재 이야기
윤성근 지음 / 이매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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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좀 많습니다

 

제목때문이라도 읽어보고 싶어지는 책이다! 책 좋아하는 당신과 함께 읽는 서재 이야기.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의 서재를 들여다보고 싶어질 것 같다.

서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을 것만 같기도 한데 나와 책읽는 성향이 비슷하거나 내가 좋아하는 책을 소장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왠지 마음이 더 가고만다.

이상한 동질감이 느껴지면서 친밀감이 느껴진다고 할까. 책은 참 그런 면에서 책 자체로도 묘한 매력이 있다.

책탐이 있는지라 언젠가는 나만의 서재를 꾸며보고 싶은 꿈이 있다. 집안 곳곳의 벽마다 책이 가득한 책장으로 뒤덮고 싶기도 하지만 나만의 소중한 서재를 갖고 싶어지는데

이 책은 자신만의 서재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소개하고 있다. 유명인이 아닌 일반인이라는 사람들의 서재는 뜨악할 정도로 어마어마했다.

 

 

 


 

책 속에 소개된 책장을 보나 내 책장을 보게 된다. 아이들 책은 중요한 가운데 자리를 차지하고 좋은 자리에 고이 모셔져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책들, 내 책들은 책장안에는 못들어가고 책장 위를 차지한다. 천장에 닿을 것 같은 내 책들 제대로 서있지도 못하고 누워있다.

안타깝게도 저자별로 분류되어있지도 분야별로 나눠있지도 못하다 그저 읽는대로 가져다가 책장 보이는 구석에 올려놓기 바빴다.

나는 애서가가 아니라 장서가였나보다. 나름 책을 즐긴다고 생각했는데 택도 없는 생각이었다.

중요한건 책많이 읽는 것도 많이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라는 아주 당연한 것을 다시 깨닫게 된다.

내가 추구하는 건 장서가가 아닌 애서라가는 걸 명심해야겠다.


"허섭 씨가 책 읽는 방법은 유별나다. 어떤 책에 한번 관심이 생기면 거기에 관련한 책은 직성이 풀릴 때까지 사 모아서 읽어야 한다.

예를 들어 '삼국지'를 읽자는 생각이 들면 월탄 박종화는 물론이고 이문열, 황석영, 장정일이 쓴 것까지 다 사서 읽는다.

심지어 일본사람 요코야마 미쓰테루가 그린 60권짜리 만화책 '전략 삼국지' 세느도 갖춰 읽었다. 이렇게 폭넓게 읽으면 책에서 얻는 지식이

편협해지지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알고 싶은 분야의 책 몇 권만 읽고서 쉽게 단정하고, 자기 지식으로 만들어버린다.

이것처럼 위험한 게 없다. 좁게 쌓아 올린 지식은 높아질수록 위태롭게 흔들리다가 바람이 불면 한꺼번에 무너진다." - 17page


폭넓게 읽는 것이 왜 중요한 것인지도 깨닫게 되었다. 가끔씩 자신의 생각만을 고집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나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도록, 좁게 쌓아 올린 지식은 높아질수록 위태롭게 흔들리다가 바람이 불면 한꺼번에 무너진다는 말을 마음 속에 콕 박아놔야겠다.

편협해지는 걸 멀리해야한다는 것 책을 많이 읽어갈 수록 그 필요성을 많이 느끼게 된다.


"많은 책을 읽다보면 우연히 마음에 쏙 드는 좋은 책을 발견하게 되는 일이 있는데, 이럴 때는 마치 금맥을 찾은 것처럼 기쁘다.

허섭 씨는 그런 책이 있으면 보통 십여 권씩 사뒀다가 마음 맞는 사람에게 읽어보라며 선물하는 걸 즐긴다.

학사재 구경을 마치고 다시 학교로 돌아와 교무실 한쪽에 있는 선반을 여니, 그렇게 한꺼번에 사둔 책들이 한가득 들어차 있다." - 18page


 

 

 

 


책이 좀 많습니다에 소개되는 사람들은 일반이라고 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기엔 책에 관한한 대단한 고수들이라 생각된다.

좁디 좁은 월세방에 살아도 책들은 커다란 집에 놓는 사람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집이 아닌 다른 곳에 컨테이너를 빌려 자신만의 서재 공간을 만들고 오래된 상가를 빌려 책을 두는 사람들.

보통 사람들이 아니다! 정말 책이 좀 많습니다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만큼 책을 소중하게 좋아하는 사람들이니 말이다.


'책장 하나 살 돈이면 책을 더 많이 살 수 있는데...'라고 생각하며 책을 다시 바닥에 쌓게 된다는 책속 대학생의 말은 정말 공감하게 된다.

집안이 책으로 도배가 될 것 같아서 쌓아둘 곳이 없어서 가구거리에 책장을 사러 갔었다.

아이들이 있기에 몇백만원하는 으리으리한 책장이 포함된 가구들이 눈에 들어오고 고민을 하고 있을 때쯤.

가구점 주인 아주머니께서 한마디 던지셨다. 그거 살돈으로 그냥 아이들 책이나 더 사서 보라고.

9만원짜리 책장에 넣어도 충분하다며 몇 백만원짜리 대신 십만원짜리 3단 책장을 권하셨는데 지금 돌아보면 참 양심적이신 분이었던 생각과 함께

그 말에 감사함을 느낀다.


"그저 무엇때문에 어떤 책을 읽기 시작하면, 그런 이유가 없을 때는 읽지 않게 된다.

책은 읽는 과정 자체를 즐겨야 한다.

책을 읽어서 그 안에 담긴 걸 빨아들여야겠다고 생각하거나, 읽을 책이 너무 많은데 어떻게 다 읽고 제대로 이해하느냐고 생각하면

책읽기가 어려워진다. 늘 과정이 중요하고, 책마다 숨겨진 매력을 찾아내는 게 즐거운 일이다.

그리고 그럴 때 오히려 많이 발견하고 느낄 수 있다." - 140page


요즘 책읽는 것이 시들시들해지고 있었는데 이 문장을 읽고는 아차했다. 언제부터인가 책에서 뭔가를 찾으려고만 했다.

책이라면 이렇고 이래야한다는 말도 안되는 기준을 잡아놓고 그 틀에 맞춰서 책을 판단하고 이야기를 느꼈던 것 같다.

그걸 충족시키지 못하면 기대이하라 실망하고 그게 반복되면 책읽기가 힘들어지고 기대 이상의 책을 만나면 또 의욕충만해지는 반복.

아이고 의미없다. 이게 바로 이럴 때 쓰는 말인것 같다. 책은 그냥 읽는 과정을 즐겨야하는데 말이다.

진정한 책읽기는 그런 것인데 한동안 뭔가 의미있는 걸 찾으려고 하다보니 읽는 것이 버거워진 듯하다.

 

 

 


 

"어떤 분야든 다 그렇겠지만 책은 확실히 겸손함이 중요하다. 책처럼 범위가 넓고 깊은 매체도 없기 때문에 책을 잘 안다고 자부하는 것 자체가 무리수다.

무엇보다 책 자체에 겸손함을 가져야 더 넓은 곳까지 책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자기 배에 제아무리 큰 돛을 갖고 있ㄷ고 해도 그 사람이 다른 어떤 사람보다

바다를 잘 아는 건 아니다." - 190pgae


책을 좋아하는, 아니 사랑하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책을 읽고 지금 어떻게 책을 소장하고 있는지 책에 대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지에 대해 들어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책으로 통하는 이야기들. 나도 이들처럼 진정한 애서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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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엔 돌아오렴 -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엮음 / 창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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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 기록 금요일에 돌아오렴


세월호...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먹먹해지고 맙니다.

한동안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며 방송이며 지면을 가득 채우더니 이제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세월호란 단어를 눈에 담기가 어려워집니다.

아마도 이 책은 이런 시기에 꼭 필요한 이야기가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그 죄 없는 아이들 보낸 지가 얼마나 됐다고 세상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때만 잠깐 아이들 수학여행 보내지 않고 있다가 또 잠잠해지니 변한 것이라곤 하나도 없습니다.


어제도 방송에서 12살 아이가 수련원에 갔다가 안전사고로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도대체 왜.

사람들은 하나같이 돈에 눈이 먼 것일까요?

당신들은 세월호를 잊은 건가요?

자식이 없어서 아이들을 소중히 해야 한다는 죄책감이 요만큼이라도 없는 건가요?

아이들이 돈으로만 보이는 건가요?

울분에 찬 질문들을 쏟아내게 됩니다.

이런 것들이 저만 느끼는 것들이 아닐 텐데요. 힘 있는 누군가는, 변화를 줄 수 있는 누군가는 왜 변화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인지 답답합니다.

그들을 향해 더 심한 말을 내뱉고 싶어집니다.

 

 

 

 

 

처음에 이 책을 봤을 땐 누가 세월호를 팔아 돈을 벌려고 하는 책인가? 하는 불신의 눈초리로 보게 되었습니다.

어느 누가 아이들을 상대로...

하지만 이내 이 책의 취지를 알고 나서 사람들이 잊어버리기 전에 다시 한번 기억하게 해주려 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방송에 더이상 거론되지도 않아서 이제는 끝난 것 같은 이야기.

하지만 아직도 유가족에겐 끝나지 않은 이야기. 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인터뷰 형식으로 세월호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유가족의 이야기는 그냥 읽기엔 정말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그 답답하고 억울하고 가슴 아픈 기억이 그대로 전해져서 책장을 넘기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아이가 있기에 더더욱 그런 느낌이 들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학생들은 3박4일의 수학여행을 마치고 금요일에 돌아오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배에 갇힌 일반인 승객들과 더불어 끝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것은 남겨진 가족들이 가닿을 수 없는 수백 개의 금요일에 관한 기록이다."


처음 사건이 일어나던 때를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아이들이 찍은 배 안의 생생한 장면들도 기억납니다. 살아서 만나자는 그 떨리는 목소리를 기억합니다.

울컥해서 눈물이 차오르고 마는데요. 너무도 아픈 일이기에 머릿속에 오래 담아있기가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다들 마음에 묻어버리려고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도 끔찍한 일이기에 있어서는 안될 일이기에 없었던 일처럼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지내고 싶어지는 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일들이 여기저기서 여전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눈 감고 아웅한다고 또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란 법은 없겠죠.

그래서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더 나은 지금을 위해 애써야 한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는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누군가는 지켜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힘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책임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허락도 구하지 않고 카메라를 들이대는 언론과, 주위를 어슬렁거리며 가족들의 이야기를 엿듣는 정보경찰은 있었으나,

아무도 상황에 대한 정보를 가족에게 전하지 않았다. 침몰의 원인을 되짚기 위한 항적도 완성되지 않았고, 교모하게도 침몰 시점에 즈음해

멎은 각종 기록장치들은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다. 이제 밝혀야 할 진실도 물어야 할 책임도 더는 없는 듯 세상이 굴러간다.

그러나 4월 16일은 떠나온 과거가 아니다. 시간은 흘러가다가도 다시 그날로 붙들려간다." - 본문 중에서


누군가 책임을 질 사람 하나를 찾아 모든 죄를 묻고 떠넘기면 끝날 일은 아닙니다.

그런다고 벌어진 일이 없었던 일이 되지도 않고 아이들이 돌아오지도 않겠죠.

생각하는 것조차 참 머리를 지끈거리게 하고 마음을 먹먹하게 해서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일이지만

더 이상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한 노력은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가족이 던진 "빨리 따뜻하게 해주고 싶었어요."라는 문구는 쉽게 다음 페이지로 넘길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한동안 책을 덮고 다른 생각에 빠져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벌써 240이란 시간이 흘렀다니 그럼에도 이렇게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운데 유가족들의 아픔은 도저히 헤아릴 수가 없네요.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나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기에 참 미안합니다.

그 대신 절대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 그리고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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