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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1~9 완간 박스 세트 - 전9권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ㅣ 미생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미생 드라마 웹툰 같이 보는 맛이 쵝오!
와! 17일부터 드라마로 방송되는 미생을 보며 또 한번 감동의 쓰나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아니, 현실의 지독함을 본 씁쓸함으로 슬퍼진다고 하는게 맞을까요?
드라마를 혼자서 보면서 아주 웃다고 울다가 장그래 화이팅을 나도 모르게 외치고 있습니다.
이미 다 본 웹툰이라 결론까지 다 알고 있으면서도 또 다시 들춰보게 됩니다.
드라마랑 웹툰이랑 뭐가 다른지 살펴보며 또 비교해가며 다루지 않는 내용들은 다시 또 보면서 같이 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네요.
웹툰으로는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직장인 필독서라 불리며 유명한데요.
드라마에서는 '바둑'에 관한 이야기는 그다지 나오지 않는 것 같아요.
1,2화만 방송된 상태라서 앞으로 어떻게 다룰지는 모르겠지만요.
미생 뜻은 '바둑에서 집이나 대마가 아직 완전하게 살아 있지 않음'을 말하는데요.
주인공 장그래가 바로 치열한 생존경쟁의 현실 속 미생입니다.
현실의 월급쟁이들, 직장인들이 바로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겠죠.
이야기속 기가막힌 바둑의 이야기에 급 바둑이 배워보고 싶단 생각까지 들었는데
그런 면들이 드라마에서는 많이 다뤄지지 않고 있어서 좀 아쉽긴 합니다.
빠진 부분들은 이렇게 책으로 다시 한번 살펴보고 있지요.
책을 보고 나서 드라마를 같이 보는 것이 빠진 부분, 추가된 부분들을 살펴보며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더욱 생생하게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드라마에서 장그래가 외국인에게 내던 바둑 퀴즈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이런 것들이 웹툰에는 아주 자세하게 나와있어요.
평생 바둑만 알고 살던 장그래. 스물 여섯이 될때까지 '바둑'만 알고 살았습니다.
어릴 적 바둑천재라 불리며 사람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늘 입단에 실패하고맙니다.
"나는 변한 게 없다. 없어야 한다.
열심히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열심히 안 해서인 걸로 생각하겠다.
기재가 부족하다거나 운이 없어 매번 반집 차 패배를 기록했다는 의견은 사양이다.
바둑과 알바를 겸한 때문도 아니다. 용돈을 못 주는 부모라서가 아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자리에 누우셔서가 아니다.
그럼 너무 아프니까.
그래서 난 그냥 열심히 하지 않은 편이어야 한다.
난 열심히 하지 않아서 세상으로 나온 거다.
난 열심히 하지 않아서 버려진 것뿐이다." -27page
열심히 하지 않아서 세상으로 나온 거다. 난 열심히 하지 않아서 버려진 것뿐이다라는 대사에서
어찌나 마음이 짠하던지. 환경이 받춰주지 못했던 장그래의 삶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우리네 삶이 그런 것 같습니다.
아무리 현실에서 발버둥쳐도 위로 올라가지는 못하고 자꾸 제자리걸음이거나 수렁으로 빠지기만 할때
좌절하고 마는데요. 가혹하지만 이게 진짜 현실이기에 장그래에게 감정이입이 되는 것 같아요.
미생은 그렇게 버려진 장그래가 차갑고 냉정한 현실에 버려서 당차게 일어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론 초반이라 여기저기 처참하게 뭉게지는 모습을 보게됩니다.
남들이 보기엔 제대로 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무능한 사람처럼 보이는 장그래에게 응원을 보내게됩니다.
세상은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압니다.
목욕탕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새벽엔 대리운전을 하는 젊은 장그래의 모습은 정말 그런 걸 제대로 느끼게 해줍니다.
돈이면 다냐?라고 현실은 외치질 못하게 하죠.
낙하산으로 좋은 직장에 낙하산으로 들어가게되지만 앞으로 펼쳐질 그의 험난한 사회생활이 짐작됩니다.
돈이 없어서 아버지의 커다란 양복을 입는 모습에서 참 짠해집니다.
요즘 젊은이 같지 않다는 느낌에 더욱 응원하게 되는데요.
이기적이기 보다 남을 배려할 줄 알고 내세우기보다 차분하고 조용한 그에게 눈이 갑니다.
빠릿빠릿하고 스펙이 넘치는 인턴 동료들 사이에서 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마친, 달랑 컴활자격증 하나밖에 없는 그는 루저로만 보입니다.
세상에 스펙이 다가 아니란 말이다! 한방 먹여줘!라는 말을 하게 되는데요.
앞으로 쓰리 펀치 제대로 날려줄 장그래의 활약을 기대해봅니다.
괜시리 올려다보지 못하는 지독한 현실에서 제대로 한방 먹이는 그의 모습에 대리만족하게 됩니다.
드라마 캐스팅 싱크로율 완전 퍼펙트합니다!
반쯤 감긴 눈이 독특한 힘없어 보이는 장그래, 눈이 뻘건 오과장, 정있어 보이는 김대리등
웹툰 속 캐릭터들이 딱 떨어집니다. 장백기가 너무 잘생겨졌다라는 점만 빼고는.
책이랑 드라마는 순서가 완전히 같지는 않아요.
마지막 장면이 1화에서 조금 등장하는데요. 내용이 가물가물해서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항상 일하느라 눈이 뻘겋게 충열된 오과장!
낙하산으로 떨어진 인턴 장그래에게 정을 주지 않으려고 일부러 냉정하게 굴지만
다른 인턴의 실수로 장그래가 혼나게 되자 마음이 안좋아 술에 취하죠.
그리고 "우리 애만 혼났잖아!"라는 말을 던집니다.
드라마에서도 이 대사가 계속 반복되지만 진짜 멋진 상사였습니다.
내가 회사다닐때도 이런 상사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란 생각과 함께
세상의 상사들이 모두 이런 상사였라면 회사다닐 맛 진짜 나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오과장 최고!!
니가 짤리지 않으면 내가 짤리고!
너를 밟고 일어서야 내가 성공한다는 직장 섭리에 딴지를 거는 제대로된 이야기입니다.
화기애애한 직장인들의 회식자리를 보며 내가 낄 자리는 세상 어디인가를 생각하는 장그래의 모습에 또 짠해지고 맙니다.
늘 혼자 바둑을 두며 혼자였던 장그래에게 직장 동료들이 생기며 같이 하는 사회생활을 배우고
도피하듯 사회에 나왔지만 그 속에서 자기 자리를 잡는 그의 모습이 앞으로 더 기대됩니다.
3화가 며칠 후 시작될텐데요 그 아쉬움을 책으로 달래봐야겠습니다.
장그래 화이팅!!
세상의 미생들이여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