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황현산 지음 / 난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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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 때 들고가 읽고 있었는데, 집에 돌아와 기사를 보니 부고가 떠 있다. 이번 여름은 참으로 가혹하네. 다정하고 단단하고 조용조용한 글로 세상을 제대로 보게 해주셨던 분이었는데. 책 제목이 어쩜 이리 적절하가 싶어, 새삼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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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고고한 연예
김탁환 지음 / 북스피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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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 '달문'을 읽으며,

조르바와 홍길동과 노회찬이 생각났다.

 

시기가 겹쳐서인가 서럽게 눈물도 많이 났다.

꼭 그분이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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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번역에서 완전한 언어로
정영목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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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번역에 관한 책을 들게 됐다.
머리를 식힐 책을 찾고 있었는데, 도서관에서 그만 눈에 띄었지 뭐야, 이런!

번역(가)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진지하게 해볼 수 있었던 책.
번역가의 무거운 자리를 잠시 잊었었구나,라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잘 읽히는 번역이 좋은 번역이라고 생각했는데, 좀 다르게 생각해 보게 됐다. 구체적으로 고민.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하도 여러번 들어서 내 생각처럼 굳어진 것인지,
출판사에서 원하는 것이라 그렇게 맞춰진 것인지도 이젠 잘 모르겠다. 
연령대에 따라서 그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성인물에서 지나치게 의역을 하거나 덧붙여 설명해주는 번역서는 사실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기도 하다. 정영목 님이 "이른바 '초를 치는 번역은 싫어해요. 번역이 설명이 아니잖아요? 원문 풀어쓰기paraphrasing도 아니고요."라고
하듯이 독자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까.

 

결국 번역이라는 작업은 읽기의 일이라는 것,

그러므로 역자가 인간을 대하는 방식이 드러날 수 밖에 없다고 한 부분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무튼, 나도 "독자의 편의를 염려하는 것은 편집자 소관이고 역자는 저자가 어떻게 말한
것인지를 충실히 옮기는 것이 당연하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싶다.
현실은 오역이 있지 않을가 전전긍긍하는 처지. ㅜ.ㅜ


 

*책의 앞부분에 있는 <씨네 21> 김혜리 기자와의 인터뷰 글에서
번역은 저자의 스타일을 향해 가려고 애쓰는 것이기에 문제는 내가 우리말을 잘 쓰느냐보다 저자의 문체를 우리말로 잘 옮겼냐입니다.

문학 텍스트는 오역이 아닌 이상 번역가의 기질과 성향, 세상과 만나는 방식이 결정적인 것 같아요. 제 경우 굳이 어느 쪽이냐를 묻는다면 직역쪽에 가깝습니다.

번역에서 말귀를 알아듣는게 가장 중요하고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비단 저자뿐 아니라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관심이 깊어야 누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맥락을 잡을 수 있지 않겠어요?


*책의 본문 중에서
흔히 직역이나 의역을 번역가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처럼 생각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그 번역가 안에 이미 주어져 있는 것이다. 따라서 쉽게 이쪽이나 저쪽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다.
....  번역은 기본적으로 타자를 상대하는 행위, 그것도 상당히 깊은 수준에서 상대하는 행위이며, 그렇기 때문에 번역에는 번역가가 한 인간으로서 타자와 맺는 방식이 반영되기 마련이다.

번역을 일차적으로 쓰기보다는 읽기의 문제다. 나는 번역의 쓰기도 창작의 쓰기와는 상당히 다르다고 보는데, 창작의 쓰기는 쓰기가 쓰기를 이끌고 나가는 면이 강하다면, 번역의 쓰기는 기본적으로 읽기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하다.

이미 모든 게 주어져 있다는 사고, 원문 텍스트는 완결된 고정된 실체라고 가정하는 사고, 그 안에 고정되어 있는 의미를 건져서 다른 언어의 외피를 씌우겠다는 사고가 들어서게 되는데, 이것이야말로 번역을 둘러싼 모든 기계적 발상, 또 기계번역의 토대가 되는 발상이다. 반대로 텍스트가 열려 있을 뿐 아니라 그 기초에는 언어의 불완전성이 자리잡고 있으며, 번역 언어가 그 불완전성을 그 나름으로 보완하면서 원래의 언어와 더불어 새로운 언어로 나아간다는 베냐민 같은 발상이 있고, 그런 발상에서 새로운 시야를 얻을 수 있다...

작가라면 나의 언어를 갈고 다듬고 살찌우고 또 갱신하고, 그러면서도 자기 목소리를 잃지 않으면 될 것이다. 그러나 번역가는 나의 언어에서, 나의 목소리에서 벗어나는 것이 숙명이다. 외국어가 그 매개가 될 것이다. 즉 번역가는 외국어를 붙득고 나의 언어에서 나오는 존재이다. 그러나 문제는 외국어를 외국어를 잡고 밖으로 나와 나의 언어를 대자적으로 바라보지만 다시 나의 언어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것, 또는 돌아가면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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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이야기를 이야기하다 - 소설은 어떻게 쓰여지는가
정유정.지승호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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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의 작품은 <7년의 밤>을 읽은 것이 전부다. 이런 류의 '무서운' 이야기를 싫어해서 안 읽은 것인데 심리든, 성격이든, 상황이든 그 묘사가 생생해서, 읽으면서도 '아, 읽기 싫어.'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래서 좀 건너띄며 읽은 부분도 있을텐데 안 읽을 수가 없어서, 몰입력와 긴장감은 진짜 최고구나 했었다. 

소설을 쓰려는 사람들에게 방법론적으로도 좋은 참고가 될 책인 것 같다.

습작하며 힘들게 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좀 더 좋은 글을 쓰려는 사람들에게,

뭔가 하고 싶은 일이 가슴에 있는 우리 모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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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맹 - 자전적 이야기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백수린 옮김 / 한겨레출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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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값이 9,900원이길래 "와, 왜 이렇게 싸지?"라고 생각했다. 

(표지만 보면 엄청 두꺼울 것 같이 생겼는데.=.=; 이건 또한 무슨 소리?)

페이지 수를 살펴보는 경제관념조차 갖추지 못한 나는,  

받아 보고 너무 얇아서 깜짝 놀랐다.

이거 정말 너무 심하게 금세 읽는 분량 아님? 

 

그래도 좋긴 되게 좋았다.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의 작가여서 그랬다.

작가의 배경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읽으면서 완전히 몸으로 느껴졌달까.

그의 소설들이 새록새록 다 살아나는 기분이었다. 특히, 국경을 넘는 장면에서.

그래서 그의 소설을 읽고 이 책을 읽은 것이 좋았다. 

 

너무 슬프다. 너무 슬프게 아름답다.

그런데, 감히 그의 심정을 알겠다고, 이해하겠다고 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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