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는 중년 - 개정판
이상춘 지음 / 한문화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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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학교에서 '사춘기와 소통하는 법'을 강의하신 선생님이 추천하신 책이라서 목차도 안 읽어보고 바로 주문했던 책이었다. 아이들의 사춘기와 비슷한 시기에 엄마들의 갱년기가 겹치니 자신의 몸을 스스로도 잘 알아야 하고, 가족들에게도 두루 읽혀 널리 알게 하라고 하시는 말씀에 혹해서.

 

생각보다는 그저 그랬다. 2002년도 책이니 15년도 전의 책이라 그런지, 어쩌면 우리들 세대보다는 우리 엄마 세대들이 미리 읽었으면 좋았을 법한 이야기들인 것 같은 느낌. 읽는 내내 나보다는 사실, 엄마 생각이 더 많이 났으니까. 자신을 너무 희생하지 말고, 뭐든 하고싶은 일을 찾아서 해야 에너지가 생긴다는 거. 하고픈 말 억지로 참지말고 내뱉어야 한다는 거. 긴 노년을 대비해 계속 할 수 있는 뭔가를 준비라하는 말들. 뭐 대충 그런 이야기들. 생리적인 변화에 대한 이야기들을  심리적인 것들과 연관시켜서 좀 더 전문적으로 이야기하는 책인 줄 알았는데 그닥 그렇지도 않아 아쉬웠다.

 

열심히(사실, 대충)읽고 저자 후기를 보니 "내 나이 40 중반..."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어쩐지 본문에서도 "마흔이 되니까, 몸이...."이런 이야기가 나오더라했어. 지금은 물론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으시겠지만 이 책을 집필할 당시는 나보다도 어린 사람이었잖아. 싶으니까, 괜히 더 애착이 안 가더라는.

갱년기를 조금씩 공부해두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 싶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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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공에서 앨라배마까지 - 2012 뉴베리상 수상작 한림 고학년문고 25
탕하 라이 지음, 김난령 옮김, 흩날린 그림 / 한림출판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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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공이 북베트남에 의해 함락될 즈음, 하 가족은 베트남을 탈출해서 미국으로 간다. 
모든 게 낯설고 우호적이지 않은 새로운 곳. 열 살 하는 이렇게 말한다. 
"때때로 평화로운 앨라배마보다 전쟁 중인 사이공에 살고 싶을 때가 있다."

베트남을 떠날 준비를 하는 장면에서 폭풍 눈물을 쏟았다. 
한 보따리만큼의 물건만 선택하고, 나머지는 두고  가야한다면 나는 무엇을 담을까.
남겨진 것들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라는 상상만으로도 슬퍼졌다. 
시로 담아낸 간결한 이야기라서 그런지 
길게 풀어쓴 이야기보다 훨씬 더  감정적으로 와 닿았다.  

상황을 직시하고 또박또박 지적질하는 꾸앙 오빠는 가끔 통쾌했고,
부르스 리를 흉내내는 부 오빠는 든든했고,
병아리의 죽음에 슬퍼하는 섬세한 코이 오빠는 안스러웠고 
욱하면서도 당당하고 재잘재잘대는 막내딸 하는 무척 귀엽고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싱그러웠다.  
그리고 남편은 전쟁 중 실종되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 땅에서 
이 모든 아이들을 책임져야 하는 엄마의 현실.
시 쓰고 멋만 내고 살았던 엄마가 
마음에 없는 소리를 하며, 알면서도 모른 체 하며 억척으로 살아내야 했던 삶은 얼마나 무거웠을까. 엄마의 심정으로 이 아이들을 바라보니 또 눈물이 또르르....


------------------------
....
외할아버지도 뒤따라오실 예정이었지만
외할아버지는 아들인 외삼촌을 기다리는 중이었고
외삼촌은 외숙모를 기다리는 중이었고
외숙모는 일주일 뒤에 태어날
배 속에 든 아가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바로 그 주에
남과 북이
문을 닫아 버렸다.
더 이상
왕래도 못하고
편지도 안 되고
가족을 만날 수도 없었다.

---------------------------
...
고구마 꼭지를
엄지손톱만큼
잘라 내려다가,
마음을 바꿔서
손톱 초승달만큼만
잘라 내기로 한다.

음식을 아끼는
내 알뜰함에
스스로 대견해서
마음이 뿌듯했다.
엄마의
깊은 눈에 맺힌
이슬을 보기 전까지는.......

"에그...... 우리 딸,
반 입 거리도 안 되는
고구마 꼭지
아까워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곳에서 자랐어야 하는데......."

-----------------------------------
...
모두 알고 있었다.
얼마 있지 않아서 이 배가
마치 개미집이 붕괴되어
미친 듯이 기어오르는 개미들처럼
꾸역꾸역 올라타는
사람들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가라앉을지도 모른다는 것들.

하지만
그만 태우라고
할 만큼
매정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만일 자신들 바로 앞에서
줄이 끊긴다면
그 심정이 어떨지
다들 짐작하기 때문이다.  


---------------------------------------

...
엄마가
카우보이의 친절에
고마워서 어쩔 줄 몰라 하시자,
꾸앙 오빠가 한 마디 한다.
그건 미국 정부가 후원자들에게
지급한 돈이라고.

엄마가
미국 정부의 관대함에
더욱 놀라며 고마워하시자,
꾸앙 오빠가 또 한 마디 한다.
그건 전쟁에서 패한
죄책감을 덜기 위한 거라고.

엄마 얼굴이 불붙은 종이처럼
잔뜩 구겨졌다.
엄마가 꾸앙 오빠를 꾸짖는다.
그 입 다물라고. 

  "다른 사람의
   호의로 살아가는 사람들한테
   정치적 의견 따위는 다 배부른 소리야.
   이래저래 따질 여유가 없는 거야."


--------------------------------

...
한 아주머니가 옆에서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자기 머리는 도리도리.

난 동정받는 게 싫어서
뒤로 물러섰다.
동정받는 사람은 기분 나빠도
동정하는 사람은 기분 좋다고
엄마가 그러셨거든.


----------------------

...
"얘들이 나를 쫓아다니고,
나한테 '부-다, 부-다' 소리 지르고,
팔뚝 털을 잡아당기고,
팬케이크 얼굴이라고 놀리고,
교실에서 나를 툭툭 쳐요.
그래도 제가 참고 기다려야 해요?
저는 그 애들을 때리면 안 돼요?"

   "오, 내 딸아,
    때때로 싸워야 할 때가 있단다.
    하지만 되도록
    주먹이 아닌 다른 방법을 쓰도록 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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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8-06-22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뭔가 하고 가서 보니 Inside out & back again 이군요. 시라서 한국말로 되어있으니 낯설게 느껴졌어요. 아이들은 별생각 없던데 제가 더 그 상황에 감정이입되어 무척 가슴아프게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북극곰 2018-06-22 08:52   좋아요 0 | URL
그쵸. 가정이입이 막. 번역본 제목이 조금 아쉽긴해요. 너무 고전적인 느낌이랑 사람들이 좀 덜 읽었을 것 같아 혼자 막 아쉬워했답니다.
 

내 나이...

 

어제는 이런 책을 주문했고요,

 

 

 

 

 

 

 

 

 

 

 

 

 

(더불어 '문맹'도 주문했지만.)

 

오늘 회사에 오니 희망퇴직을 받는다고 합니다.

A or B, or C인 사람들이 대상이라고 하는데

저는 A and B and C이군요.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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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6 1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07 1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5 (반양장) - 개정판 해리 포터 시리즈
J.K. 롤링 지음, 최인자 옮김 / 문학수첩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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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둘째가 해리포터의 마법에 빠졌다. 1권부터 쭉 사들이고 있는 중. 이거 권수가 많아서 만만치 않네. 곧 원서를 읽게 되면? 이건 안 들여다볼 것 같은데 말이야. 멈출 수 없는 그 기분 아니까..... 책상에 쭈르륵 일렬로 쟁여놓고 싶은 그 기분 아니깐..... 일단 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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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8-04-27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극곰님, 축하드려요!!! 시리즈물을 읽는 아이를 바라보시며 얼마나 기쁘고 설레실까!?!? ^^

북극곰 2018-05-02 13:37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러게요. 막 제가 신나는데, 해리포터도 안 먹히는 우리집 아드님이 있어서... 7권까지 다 샀더니 20만원이 훌쩍 날아갔어요. ㅜ..ㅜ 어린이날 선물은 충분히 퉁쳐도 되겠어요. ㅋ

단발머리 2018-05-25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라고 하면.... 저희 아이들 인생의 책이라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페이퍼가 완전 반가운대요.
웰컴 투 해리 포터 월드!!!!!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 털보 과학관장이 들려주는 세상물정의 과학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1
이정모 지음 / 바틀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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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또 다른 일을 좀 하느라 책을 못사고 못보고 있는 와중에도

이 책은 금세, 잘 읽을 것 같아서 주저없이 바로 장바구니에 집어 넣었다. 

그런데 곧이어 부르릉... 거리는 문자.

알라딘 이웃님이 다정하게도 선물로 보내주신댄다. 감동. ㅠ.ㅠ

회사에서 받고 연신 방실방실거리며..... 

묻지도 않은 옆자리 동료에게 이러이러하게 선물받았다고 자랑질을 했다. ㅋ

 

어느 분야의 전문가가 그 전문분야를 바탕을 해서 세상을 읽고 써내는 글을 좋아한다.

비전공인은 관심을 두지 않거나, 전혀 몰랐던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재미있기도 하고,

내 시선에서 바라볼 수 없었던 것을 이리저리 연결해서 내놓는 통찰이 빛나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해하기 쉽게, 재밌게 써준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고.

이 책이 그렇다. 즐겁게 읽었다.  

 

과학은 삶의 태도다

 

......지식을 쌓는 것은 부지런하기만 하면 되지만 생각하는 방법과 삶의 태도를 바꾸는 데는 연습이 필요하다. ... 우리가 조금만 더 과학적이면 좋겠다. 세상을 조금만 더 합리적으로 본다면 우리의 삶의 조건도 바뀌지 않을까?                                                      - 서문에서

 

꽃들도 안다. 자잘한 꽃들을 당연히 뭉쳐서 흐드러지게 피어야 하며, 큰 꽃들은 홀로 피어야 한다...... 서민 한 명 한 명의 힘은 작다. 우리가 주인이 되는 길은 꽃처럼 서둘러 흐드러지게 피는 수 밖에 없다. 이제는 우리가 흐드러질 때다.

 

숨바꼭질이 재미있는 까닭은 아무리 숨어도 결국에는 들키기 때문이고, 고무줄놀이가 재미있는 까닭은 결국에는 고무줄에 걸리기 때문이다. 술래가 절대로 찾지 못하고 고무줄을 아무리 높이 들어도 명랑하게 노래를 부르며 끝까지 넘을 수 있다면 그 놀이는 재미가 없다. 놀이가 재밌는 까닭은 결국에는 실패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그 실패를 담담히 받아들이고 납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적인 실패는 우리를 즐겁게 한다...... 앞으로는 과학관도 '실패'를 경험하는 곳이어야 한다. 실패가 거듭되고 일상이 되면 그것은 놀이가 된다. 인공지능 시대에 놀이의 근육을 단련시키면서 이세돌의 품성을 품으려면 '실패'에 익숙해져야 한다. 실패하기 위해서는 일단 해 봐야 한다. 과학과은 과학을 보는 곳이 아니라 과학을 직접해보고 실패하는 곳이어야 한다.

 

'도마뱀 꼬리 자르기'는 힘센 놈들이 자신의 죗값을 힘없는 약자에게 온전히 덮어씌우고 빠져나가는 행위를 표현하는 말이다. 이런 데 도마뱀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 도마뱀은 그들보다 훨씬 훌륭하다. 도마뱀은 남의 꼬리가 아니라 자기의 꼬리를 잘라낸다. 엄청난 자원을 포기한 것이며 이후의 삶도 만만히 않을 것을 알면서도 잘라낸다. 그리고 일생에 단 한 번만 꼬리를 잘라낸다.

 

혼자서는 지도자에 저항하지 못하지만 반기를 드는 물고기 수가 충분해지면 어리석은 지도자를 따르지 않고 안전을 택했다. 물고기는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최소 규모의 집단이 필요함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 민주주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물고기도 알고 있다.

 

다른 재미있는 구절들과 속시원한 구절들도 많았지만, 너무 많아서. 안 인용. ^^

 

몰랐던 사실을 읽다가 그게 너무 생활밀착형 과학 이야기라 아들에게도 알려주면 좋겠다 싶어서 몇 꼭지를 읽어주었다. 어미의 똥을 먹는 코알라 이야기나, 잎보다 꽃을 먼저 튀우는 봄꽃 이야기, 모기가 물면 왜 간지러운지를 알려주는 이야기 등등. 다른 꼭지도 모두 무난하게 이해하고 재미있게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길이도 짧아서 하루에 두어 꼭지 정도를 읽어도 좋겠다. 과학에도 관심을 한번 가져보렴,하는 계산이 있기도 했지만, 과학을 매개로 세상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도 같이 들어봤음 싶었다. 그리고 '매일 실패하는 과학자'처럼 실패를 겁내지 않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계산이 들어가 있기도 했다. 

 

감사한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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