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이 되는 아들. 여기저기서 자꾸만 '예비고1'이라며 문자들이 날아든다. 

내 일하고 내 것 챙기느라 영, 수 학원 두 군데만 보내고 내 할 일 다 한 것처럼 굴었는데  

고입을 앞둔 시점이 되니 주위의 분위기에 마음이 급해졌다.

고등학교 내신과 복잡해진 입시 공부는 덤으로 스트레스. 


너무 학원에 치이게 하고 싶지 않아서 학원도 늦게 보냈는데(그렇다고 뭐 시~원하게 놀지도 못했고, 그저 어정쩡한 포지션이 되어 버린 것도 같다.) 지금 와서 보니 (선행) 해 놓은 게 없어서 애 고생만 시키는 건 아닌가 싶어서 미안해진다. 저렇게까지 공부를 시켜야하나 싶다가도 공부를 어느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사이를 무한 진동... 하는 사이 중학교 생활이 끝나버렸다. 중학교 때는 책만 좀 읽어라, 라고 했지만 본인이 의지가 없어서 읽지 못했네. 책 분량으로 책을 고르는 아들이었던지라. 


고등학교 들어가면 정신이 없다고들 하는데, 학원 알아보고 하는 요 일이 주에도 나는 벌써 방전되는 기분이다. 벌써부터 이러니 고등학교 생활 3년이 무섭다. 부모까지 이래야 하는 건지. 나이 들어 애 키우기 힘들고나. 이 나이에 나는 여유롭게 앉아서 책이나 보고 싶은데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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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12-06 11: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효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는군요. 저렇게 주변에서는 고등학생 되면 어째야 된다고 난리고 나는 하나도 모르겠고, 아이는 공부할 생각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고 .... 이건 5년전 3년전 제 모습이에요. ㅎㅎ 그래도 어쨌든 일은 어찌어찌 되고 또 시간은 지나가더라고요. 힘내세요. ^^

북극곰 2021-12-06 11:54   좋아요 1 | URL
으앙... 어찌어찌 지나가겠죠? 사실, 입시 공부 저도 하기 싫어서 계속 미뤄두고 있습니다. 뭐가 복잡하더라고요. =.=; 지나고 나면 다들 그러시더라고요, 자기(아이)가 알아서 하는 수 밖에 읎다. ㅋ 이러고 또 저는 슬며시 빠져나갈 핑계를...
 
사회과학책 만드는 법 - 시대에 필요한 질문을 던지는 편집자의 공부 땅콩문고
김희진 지음 / 유유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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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재미있게 읽었다. 그래서 정색하고 정독함. 내가 하는 일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꼭 같은 일을 하지 않더라도 세상 모든 일과 생활을 관통하는 가치는 동일하기 마련이다. 엄밀한 의미에서의 사회'과학책'은 아니고 우리가 익히 접하는 사회서나 인문 교양서를 만드는 법에 대한 이야기다. 


편집자라는 직업을 통해 겸손함과 덜 꼰대스러움을 얻었다고 하는 부분이 특히 좋았다. 오랫동안 일하고 그것을 얻었다면 좋은 직업이지 않은가.


좋은 기획자는 대체로 좋은 독자다. ... 문제 의식이 분명할 뿐 아니라 사회 여러 이슈에 관심을 갖고 책과 다른 매체를 왕성하게 소비한다. 그 책이 왜 좋은지 어떻게 과대평가 혹은 과소평가되는지에 대한 자기 기준과 언어로 설명할 수 있다.

편집자는 기본적으로 섬세하고 신중하다. 공장에서 상품을 찍어 내는 종류의 일이 아니라 타인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잘 소화해서 더 잘 전달되도록 하는 일이다 보니 조심스럽고 신중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이 일은 정말로 '좋아하지 않는'사람이 진입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가끔씩 매너리즘에 빠지는 경우는 있어도 애초에 영혼 없이 일하는 사람도 드물다.

기존의 세계관이나 상식으로 분별하기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그것을 서둘러 부정하고 비난하기보다는 그것이 '있다'는 사실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내가 만드는 책이 읽히는 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설계하고 전략을 짜고 조준을 하지만 정작 읽히지 않는다고 해도 독자를 탓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나는 이런 편집자의 소양이 개별 인간으로서의 삶에도 도움이 되었다고 믿는다. 나는 독자들의 오해, 독자들의 선택, 혹은 독자들의 영광을 두고 그것을 가치 판단하기보다는 그것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는 훈련을 해 온 것이다. 이런 훈련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보다도 훨씬 더 꼰대 같은 인간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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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새와 관 짜는 노인
마틸다 우즈 지음, 아누스카 아예푸스 그림, 김래경 옮김 / 양철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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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를 읽고 잠들면, 은빛 바다 물결이 반짝이는 바다를 헤쳐 그 꿈같은 세계로 노를 저어가는 꿈을 꿀 것만 같다. 따뜻하고, 밝고, 반짝이는 저 책 표지가 이야기에 아주 맞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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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웃 님의 서재에서 보고 따라해 보기 

이 책 읽고 슈테판 츠바이크의 책이라면 다 샀다.... 


새삼스럽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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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7-07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2000년 노암 촘스키랑, 연암 박지원, 오주석선생의 책들요. 저도 저 책들 이후에 줄기차게 첫 책의 저자분들 책은 사 댔다는..... ㅎㅎ

북극곰 2021-07-07 16:15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 님은 2000년부터 시작하셨군요! 와, 이제 알라딘하고도 20년 지기.
다들 징하게들 눌러 앉아서 책을 읽어요. 알라딘에서 상 줘야 해~~
 

번역 기획을 해보려고 보던 책이 출간되었길래 궁금했다. 그런데 그 책이 리뷰 대회를 한다길래 이래저래 잘 되었다 싶어서 사서 읽어보았지. 그렇게 적립금에 흑심을 갖고 아주 뜸했던 서재에 돌아왔다. 구매할 일이 생기면 아직도 알라딘에서 하지만 도서관에서 빌려보는 일이 훨씬 많아져서 구매도 뜸했다. 책이나 서재를 둘러보러 늘 들락거리기는 했지만 한번 서재를 돌아보기 시작하면 빠져나올 수 없는 개미 지옥이라서 매번 들러보지는 않았지만. 한참 동안 못 본 리뷰를 읽기도 하고, 이 친구에서 저 친구로 건너가서 또 읽고 하다 보면 시간은 순삭이고, 해야 할 일은 산더미로 남아 있어서 현타가 오는 지라.  


간만에 와도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읽고 있는 친구들을 보니 좋다. 그대로 있어주셔서 얼마나 고마운지. 둘러보다 보니 그간 텅 비었던 보관함에 또 책들이 하나둘 담기기 시작한다. 외국 소설 쪽의 레퍼런스와 같은 분들이 마구 칭찬하는 소설을 안 담을 수가 없었다. 오만 원 받은 걸로 바로 플렉스. 


이 소설을 읽기 전에 먼지만 쌓여가는 <스페인 내전>을 읽어볼까 했지만 아무래도 그러긴 어렵겠지? 소설 책 3권이 째려보고 있는데 그 두꺼운 <스페인 내전>을 읽어내진 못할 것 같아. 


딸아이에게 엄마가 적립금 받아서 바로 책을 샀다고 좋아했더니, 엄마처럼 책 많이 보는 사람은 정말 드문 것 같다고 한다. 그래서 알려줬지, 야, 알라딘에 득시글득시글해. 엄마는 읽는 축에도 못 낀단다. 아무 때나, 아무에게나 책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권하고, 꾀고 하는 댓글들을 읽으니 웃음이 난다. 친정에 돌아온 듯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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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6-04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정집 같은 그 기분! 저도 압니다. ㅎㅎ

북극곰 2021-06-04 17:08   좋아요 0 | URL
헤헤... 바람돌이 님도 계셔서 기쁜 것도 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