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양을 줄여야지

건강검진 결과가 나왔다. 작년에 비해, 몸무게는 1킬로가 찌고 키는 1센티가 줄었다. 콜레스테롤이 정상치를 벗어났고, 작년과 마찬가지고 철결핍성 빈혈이다. 소변검사에선 케톤이 양성반응이라는데 당뇨나 대수술, 발열이 아니면 기아일 경우에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한다. 앞의 것들이 크게 상관이 없으니 아마도 원인은 기아. 음식 섭취량이나 균형이 문제인가 보다. 게다가 복부는 피하형 4단계. 울 팀에 비쩍 마른애가 1단계인 걸 보니 단계도 유의미하긴 한가보다. 콜레스테롤이 쌓일 건 뭐가 있을까? 그닥 기름진 것도 안 먹고 술도 자주 안 먹는데. 생각해보니 가장 자주하는 요리법이 볶기이다. 편하고 빨리 되니까. 계란말이, 어묵볶음, 게다가 난 가지도 버섯도 감자도 다 볶아먹는다. 그리고 테이크 아웃 커피점이 회사를 둘러싸고 미친듯이 생기는 바람에 하루에 한 잔만 먹던 커피를 두 잔씩이나 먹게 되었는데 나는 또, 단 음식은 질색하면서도 유독 커피만은 시럽을 듬뿍넣어서 라떼를 먹어댔으니... 그런지가 어언 2년을 넘어가고 있나보다.

나이가 들면 칼로리 소모가 줄어든다고 하더니, 먹는 건 그대로이고 연소시키지 못하니 곳곳에 쌓이나보다. 이런 생각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는데 아침 한겨레에 '1일 1식'에 대한 기사를 봤다. 그렇게는 못하더라도 먹는 양을 좀 줄이긴 해야겠다. 몸이 무겁다는 느낌이 계손 들던 있던 참이다. 하루에 한번만 요리해서 올리는 상이라면 나도 고귀하고, 행복한 노동으로 생각할텐데. (휴일에 있어보면 정말 하루 3끼 차리고 먹는 일이 진정 짐승스럽다는 생각이 절루 든다. ㅋㅎ 그러니 나가서 사먹고.. 몸은 또 나빠지고. ㅎㅎ) 아무래도 주부에게 하루에 3끼를 먹여야한다는 건 가혹한 노동이다. 또 엄한 곳으로 감정이 튀어 끝맺는 글. ㅎ

아흑

오늘도 아침을 다툼으로 시작하고 말았다. 애들 앞에서. 그이는 욱해서 버럭하고(나는 이게 제일 싫다.), 그러고나면 나는 그만 기분이 상해버려서 입을 확 다물고 행동거지가 거칠어진다. 애들 옷 입히는 손도 빠르고 거칠어지고, 밥먹고 양치하라고 다그치는 내 목소리에도 상냥한 기는 쏙 빠져있다. 무서운 명령조로 돌변하면 애들은 슬슬 기면서 옷을 챙겨입고 양치를 하지만, 그 와중에도 해원이는 분위기를 어떻게든 풀어보려고 엉뚱한 애교를 부려본다. 불안에서 벗어나려는 모습이 애처롭다. 자동차를 굴려놀면서 그냥 상황을 주워삼키는 제호도 안스럽고.

요즘 이런 일이 잦다. 서로 노력하는 타이밍과 코드가 맞게 않고 돌아가는 느낌. 결혼한 지 10년이 다 되어가는데, 이런 위기. 이렇게 출근한 아침이면 꿀꿀한 기분이 그대로 남아서, 계속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다가 결국은 그래, ...했으니 자기도 힘들었겠지. 나도 ...은 참 미안하네. ...도 못 챙겨주고. 뭐 이런 처절한 자기 반성의 단계가 찾아오고 그러면 기분은 더 꿀꿀해지고. ㅠㅠ

난 하루종일 기분이 찝찝한테 사과의 말도 없고, 풀어볼 생각도 안 하고, 답답해진 내가 얘기라도 해서 풀어볼라치면, 자기는 일하다보니 화가 가라앉았다며 미안하다.라는 둥 얼척없는 소리를 하고. 구체적으로 뭐가 미안한지, 앞으로 어떻게 했음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도 없이. '미안하다'는 말로 상황종료하고 피하고싶어하는 느낌. 얘길해도 뭔가 풀리지 않는 요즘 상황. 답답해.

오늘 배송분

  알라딘 외국소설 MD가 추천한 책.

  책 소개 중에 '이런 분들은 주의!'라고 쓰여진 문구에 반해서 그만

  바로 구매해버렸다. 이런. 

  이런 분들은 주의!: 시대물이라면 당연히 로맨스가 있겠지? / 느린 

  호흡이 무슨 뜻이에요? / 여자친구 책선물 추천해 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요 책.

  그녀에게서 위로받고 싶어 골랐는데, 과연 옳은 선택일지.  

   아이들 책.

   어릴 때 할머니와 보냈던 시간들이 소록소록 생각난다.

   어쩜 이렇게 잘 포착해서 이야기를 꾸리고 그려냈을까.

   '보리'책은 실망하는 적이 거의 없다.

   보고픈 우리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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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까 말까.....

   탐난다.

   아들녀석은 그닥이겠지만, 해에게는 초등학생때까지도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려줄 수 있지 않을까.

   이틀 연속으로 책을 질러서 꾸욱 참고 있는데,

   곧 결제를 .......

  귀엽네.

  여자아이라면 홀릭할 듯.

  이렇게 아이들 책이 세트로 보관참을 채우게 된 건, 책과 함께

  배송된 '우수고객을 위한 유아, 어린이책 쿠폰북'때문이다.

  그런데 우수고객 쿠폰번호가 아니라도 홈페이지에서 바로

  다운받을 수 있댄다. 5년 만에 로긴했다는 회사 동료도 우수고객

  이었던 거! 우수고객 되기 쉽다.

시간이 훌쩍,

    우리 딸, 다 큰 것 같구나.

해에게서 젤 좋은 건 까만 눈동자.

아침 출근 길에 까만 눈동자를 반짝반짝 빛내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는데, 이 아이도 커서 공부하느라 힘들어할 때도 있을테고, 엄마 말을 죽어라고 안 들을 때고 있을 거고, 사랑 때문에 가슴이 아파 울 날도 있겠지... 라는 생각이 주루룩 스쳐지나간다.

딸, 친하게 지내자. 난 친구처럼 지내는 엄마-딸 관계가 젤 부럽더라. 

(왠지 벌써부터 비굴해지는 모드네, 쩝.)

선물 좋은 날

지난 주에 생일이었다.

최근 들어 제일 선물을 많이 받지 않았나싶다.

아침에 일어나니 아들, 딸이 선물을 준다.

아들, 자기 용돈 봉투에서 꺼낸 현금 5천원. 엄마 사고 싶은 거 사. 라고 한다. 

당당한 저 표정은 머지? 여자에게 선물은 역시 현금.이라는 걸 벌써 알아버린 것일까? 

딸, 일주일도 전 "엄마, 생일축하해요. 사랑해요"를 써달래서 써줬더니,

앞면에 하트 그리고 색칠해서 내민다. 이래서 딸 키우는 맛은 다른건가? 기여운 지지배.

친구, 밀짚모자를 사줬다. 담주 회사 행사때 꼭 필요했는데 햇빛에 얼굴 찡그릴 일 없겠다.

또 친구, 반바지를 사준댄다. 더웠는데 좋다.  

또 친구, 주방기구인데, 이유식할때처럼 음식 재료를 넣고 썰고 다지고 하는데 편한 건가보다.

또 친구, 담주에 보면 준다네. 멀까?

또 고마운 님, 좋은 책을 두 권이나 보내주셨다. 생일인 줄은 모르셨겠지만,

나를 무척 들뜨게 한 선물이다. 한 권은 어젯밤에 홀라당 까먹어치웠다.

나, 금빛 도금을 한 휘황찬란한 시계와 운동화를 사줬다.  

우리 남편님, 뭘 하신거지? 

정신없이 4월이 갔네. 내 생일 지났으니 무슨 낙으루 살지? 크..

이사가는 5월도 마찬가지겠지? 정신없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