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아이들 방학식이라고 휴가를 내고 놀았으면서,(사실은 두통으로 내내 골골...)

오늘도 회사 와서 일하기 싫어 이러고 있다.

 

알라딘 서재에서 활동하시던 분이 낸 책이라는 걸 최근에야 알았다. 이 책 읽으면서 좀 깔깔거리고, 정말 이 분도 대단하다....라고 감탄하면서도 그 심정이 이해도 된다. 내 위치는 '와이프'이다보니, 내 남편이 이런다면...이라는 감정이입도 해보고. 이런 경우라면 이 사람의 와이프보다는 이 사람이 되는걸 선택하겠어. 혼자서 맘속으로 그래 결심했어! 라며 줄타기도 해보고. ㅎㅎ

 

오마이뉴스에서 '독서가를 위한 친절한 간식 안내서' 기사도 보았다. 재미있다.

(왜 링크가 안 걸리지. 난 참 못하는 것도 많고나....) 

 

 

 

 

이웃님의 서재에서 보고 도서관에서 빌린 책. 예상대로 좋았고,

아이들에게도 읽어보라고 주고.

 

 

 

 

 

 

 

 

 

 

이 책이 갑자기 읽고 싶어졌는데, 오늘은 당일배송은 안될테니

구정이 끝나고서야 볼 수 있겠구나. 그래, 7시간이 걸릴 명절 귀성길에 읽기에는 적합하지 않을지도 몰라. 집에서 노는 다른 책을 찾아보자.   

 

 

 

 

 

 

 

 

 

한동안 알라딘 머그에는 욕심을 안 부렸는데, 서재를 돌아다니다보니 왜 이렇게 예뻐보이는 컵들이 많은지. 다시 슬금슬금 욕심이 난다. 알라딘 컵으로만 쌓아둔 어느 분의 부엌을 보니, 어찹 세트로 쫙 맞춰져 있지도 않은 우리집에 맞는 컨셉인거 같아 막 반기게 된다. 이제 관심을 좀 가져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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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18-02-14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만담이 알라디너 분께서 낸 책이엇어요? 오오.... 몰랐다는... 재밌게 읽었는데요... ..두번째 소개하신 책도 찾아봐야겠어요!!!! 명절에 내려가세요? ^^ 즐거운 명절 되셔요! 북극곰 님!!!

북극곰 2018-02-14 11:28   좋아요 0 | URL
그렇더라고요! 저도 간만에 서재를 둘러봤더니. ^^ 이카루 님도, 맛난 거 많이 드시고 덜 힘든 명절 보내세요. 저는 외며느리, 머나먼 부산으로 고고합니다. 물론 친정도 있긴 하지만요. ^^

박균호 2018-02-14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독서만담을 쓴 박균호 입니다. 다음 책은 아내와 싸우는 이야긴 거의 없어요..ㅎㅎㅎ 제가 참 부족한 남편이죠.

오마이뉴스 링크는 저도 못 걸겠네요..ㅠㅠㅠ

북극곰 2018-02-14 13:19   좋아요 1 | URL
반갑습니다~ ^^ 재밌게 잘 읽었어요. 다음 책들도 읽어보려구요.
그래도 아내 분이 대부분은 이기는 것 같고, 님도 굴하지 않고 책을 사고 읽으시니 서로 윈윈?한다고 위로해봅니다. ㅋㅋ

설 연휴 잘 보내세요~!!
 
별 볼 일 없는 4학년 - 주디 블룸 장편동화 재미있다! 세계명작 10
주디 블룸 지음, 윤여숙 옮김, 오승민 그림 / 창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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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4학년짜리 피터가 별 볼 일 없는 4학년처럼 느끼는 이유는,

무슨 짓을 해도 사랑받는 치명적인 나이인 4살 짜리 동생이 있다는 것.

즉, 상대적인 박탈감이라고나 할까. 이런 남매 사이의 오묘한 심리를 잘 그려내고 있다.

사실 주디 블롬의 작품을 한번도 읽어본 적이 없어서 궁금하던 차에,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책으로 고른 것인데 셋 다 재미있게 읽었다.

 

4살 짜리의 생일 파티 장면을 피터의 눈으로 묘사한 장면에서 나는 갑자기 빵 터져서 아이들에게 읽어주다가 말고 깔깔깔 숨 못쉬도록 웃었다. 애들이 '엄마 왜 저래? 웃기긴 하지만 저 정도는 아니잖아?'라는 눈빛을 서로 교환하는데도, 그 장면을 상상하니, 그리고 그런 4살을 한심하게 쳐다보면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피터를 상상하니 너무 웃겼다.

 

어찌할 수 없이 귀여움이 뿜뿜 터져나오는 4살 짜리를 누가 말릴 수 있으리. 하지만 4학년의 입장에서 본다면, 별로 이쁜 짓도 아닌데 어른들이 귀엽다고 넘어가고, 모든 잘못에도 아직 어리다고 넘어가는 관대로움에 뿔이 나기도 할텐지.

 

우리집 큰 아이도 두 살 차이 동생에게 그런 감정을 느끼는 듯하다. 같이 자란 아이들이라면 누구라도 그런 감정을 느끼겠기에 감정이입이 되어 위로받을 수 있는 작품이지 않을까 싶다. 

 

자신이 그렇게도 아끼던 애완거북이까지 꿀꺽한 동생은 절대로 용서할 수가 없을테지만, 그런 슬픔과 분노에 잠긴 아이를 외면하지 않고 강아지를 사주면서 '이건 피터의 강아지'라고 위로해주는 부모님이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다 싶었다. 아니었으면 내가 다 억울했을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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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8-02-06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애 키울때 읽었는데 막내와 읽으면 다른 느낌ㄹ 갖겠네요. 오랫만에 만나는 반가운 블룸 작가님!

북극곰 2018-02-06 16:39   좋아요 0 | URL
힘든 환경, 가슴 아픈 청소년 소설만 계속 보다가, 주디 블룸의 밝고 귀여운 소설을 읽으니 좋았어요. 엄마의 관점으로 보게 되니 그것도 재밌고요.

라로 2018-02-06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살 차이나는 형제도 그래요~~~ㅎㅎㅎㅎ 가만 4살과 4학년이면 정말 저희 아들들 비슷한 얘기네요~~~ㅎㅎㅎㅎㅎ 중간에 밝은 소설 읽어주는 것은 꼭 필요한 듯해요. 저도 요즘 Ella Enchanted 아주 재밌게 읽고 있어요~~~ㅎㅎㅎㅎㅎ

북극곰 2018-02-07 08:38   좋아요 0 | URL
정신 건강을 위해서도 필요한 듯 해요. ^^ Ella Enchanted 아직 못 읽어봤는데, 봐야겠어요. 요즘 어린이, 청소년들 책에 재미 붙였어요. ㅎㅎ

꿈꾸는섬 2018-02-08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집도 두살터울이라 매일 티격태격해요.
여동생이 오빠와 비슷하게 커버려서 요샌 친구같아 보여요.
좋은 날 되세요.^^
 
찰스 램 수필선 범우문고 105
찰스 램 지음 / 범우사 / 199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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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수필의 정의를 왜 그렇게 암기과목처럼 알려주셨던가.

붓 가는 대로 쓰는 글이라니...

이토록 치밀하고 치열한 글을 붓 가는 대로 쓱쓱 쓴다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세익스피어의 이야기를 소설 형식으로 정리하고 새로 쓴 찰스 램의 수필집이다. 정신병으로 어머니를 살해한 누나 메리 램을 평생 보살피면서 살아간 그의 비극적인 삶은 처음 알았다. 문학적으로 뛰어났던 메리 램은 찰스 램에게 또 문학적인 영감을 주는 존재이기로 했다다고 한다. 참, 둘 다 안쓰럽다. 

 

찰스 램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일지 그려진다. 일상의 행위들을 이토록 면밀히 관찰하고 그것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공감하고, 갸우뚱 고개도 저어보고, 반발해보기도 하는 사람. 하지만 따뜻하고 재치가 넘치는 유머러스한 사람.

 

오래 전 이야기지만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 내가 경험한 일이지만 결코 글이나 말로는 설명할 수 없었던 아주 사소한 부분, 혹은 알지 못했던 부분을 드러내보이기도 해서 재미있다. 전반적으로는 뭔가 진지한 느낌인데 읽다가 큭큭큭 웃긴 대목도 있다. 문학작품에서 따온 등장인물과 대사들도 많이 등장하고, 그런 것들로 말장난을 해놔서 각주가 주렁주렁 달렸어도, 불평하지 않을 수 있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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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는 짧지 않았건만, 일년은 어느 새 또 쑥 흘러가버렸다.

올해는 회사에서 많이 부대끼지 않고 편하게 지냈다.

어쩌면 삶의 중심점을 조금 더(훨씬 더) 회사에서 멀리 놓고 편해지는 방법을 조금 더 터득한 건지도 모르겠다. 왠지 그 점이 스스로도 썩 맘에 든다. 하하.  

 

몇몇 친구들과는 더 단단해졌고, 몇몇 사람들과의 부질없는 관계는 끊어졌다. 이것도 괜찮은 것 같다. 그렇잖아도 몇 없는 친구들이긴 하지만 부러 그 수, 늘일 필요도 없는 것이고. 쓸떼없이 산만스러운 삶 말고 요렇게 미니멀한 삶도 꽤 괜찮을 것 같다. 왜 이렇게 올해는 괜찮은 짓만 한것 같담. 하하.

 

그리고 또 의미있는 한 가지는 드디어 내가 번역기획한 책으로 번역서를 냈다는 것. <월간 윤종신>을 보고 감탄한 적이 있어서(그 바쁜 와중에도 정기적으로 하는 뭔가를 해낸다는 '성실'의 관점에서,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본업)을 놓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나도 <월간 ***>을 내는 마음으로 올해를 보내야겠다 마음을 먹고, 한달에 하나 꼴로 기획서를 써서 출판사에 보냈다. 폴더명도 <월간 ***>이었다. 그리고 이러저러한 끝에 어쨌거나 올해가 가기 전에 내 인생의 첫 번역서를 냈다. 일하면서 좋은 인연도 만나고, 고마운 일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그 과정들이 너무 신나고 재미있었다. 생활의 활력소 같은 느낌. 천천히 가더라도 꾸준히 갈 수 있기를.

 

올해는 내 일에 더 집중하느라고 잘 살펴주지 못하는 동안 아이들은 훌쩍 커버렸다. 첫째는 대답이 짧아지고 간혹 승질도 부리는 초딩 5학년이, 둘째는 친구들과 한 문자 좀 보여달랬더니 자기 프라이버시를 지켜달라는 초딩 3이 되었다. 초등고학년이 되어 첫째를 수학 학원을 보내보긴 했는데, 숙제하면서 하도 짜증을 내서, 돈 내고 짜증까지 덤으로 받는 건 아닌것 같아 수학학원도 끊어버리고... 다시 자기주도학습모드로 돌아가보자 하고 있지만, .... 엄마 없이 자유가 철철 넘쳐날 방학에 어쩐담 싶긴 하다. 게임과의 전쟁으로 사이가 안 좋아지는 중이기도 하고. (이거 정말 어째야 해... -,-;;)  

 

아들이 그려온 생활계획표는 아침먹기, 자유시간, 점심먹기, 자유시간, 방과후 농구, 영어학원, 숙제, 자유시간, 저녁먹기, 가족과 함께 시간 보내기, 잠자기...... 이런 식. 오전이 너무 텅텅 비어서 부랴부랴 한체대에서 하는 스케이트 강습을 신청했다. 집에서 걸어갈 수 없는 거리라, 둘이서 처음으로 대중교통으로 엄마아빠없이 다니는 건데 잘 할 수 있겠지.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일텐데도, 괜히 엄마가 더 겁을 낸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아이들도 자기들끼리 해내는 경험이 필요하다 싶어서 신청하긴 했는데, 나도 훈련이 필요하다. 자꾸자꾸.

 

올해는 집값과 전세값이 자꾸 올라서, 속상하고 화가 나서 나도 뭔가 분양을 받아야 하나라고 생애 처음으로 관심을 가지고 보았더니, 하하.... 이미 분양을 받을 수도 없는 분양가더라고. =.=; 대출을 내더라도 살 수 있지가 않더라고. 하하......하. ㅜ.ㅜ.

 

회사에 번역일에 애들에... 한꺼번에 해내기에 만만히 않은 일들이었으니, 어디엔가는 구멍이 났을테고, 그럴때면 제일 만만한 가족들이 그 구멍이 되는 것 같다. 내년엔 조금더 남편과 아이들에게 신경써야지. 

 

올해 알라딘을 수없이 들락거렸지만, 서재글들은 자세히 보지 못했다. 연말이라 책 좀 지르고, 서재를 둘러보니 책읽던 분들이 여전하셔서들 기쁘고 든든하다. 알라딘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 모두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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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9 1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29 1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transient-guest 2017-12-30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모두 사는 모습들이 비슷하기도 한 것 같습니다. 책사랑을 매개로 해서 이렇게 인연이 생기는 것도 생각해보면 참 신기합니다. 내년은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보여줄지 궁금합니다. 2017년 잘 마무리하시고 밝고 기쁜일만 가득한 2018년이 되기릴 기원합니다.

북극곰 2018-01-02 09:28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심심할 때 알라딘에 들어오면 언제나 읽을 거리들이 풍성해서 ^^ 좋습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icaru 2018-01-18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시간 여유를 잠깐 내구, 이렇게 북극곰 님 서재에 왔어요! ㅎㅎㅎㅎ
미니멀한 직장인의 삶, 넘 부럽다 하고 있었어요!
저는 이 생활의 의미를 쥐어짜내고 있는 중인데, 아마 올해 안에 종지부를 찍을 것도 같고 아닐 것도 같고 운명의 기로에 서 있기는 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분명한 사실은.
지쳤다, 라는 것 같아요 ㅎㅎㅎㅎ;;;;


북극곰 2018-01-18 15:09   좋아요 0 | URL
미니멀하려고 암만 마음을 먹어도 사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굴러가는 영역이 있잖아요. 작년 올해는 어쩌면 제 마음가짐보다도 회사 상황이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요.(그냥 공을 저한테 돌리는... ^^)
오랫동안 해 오던 일에 종지부를 찍는다는 결심이 쉽지 않으실 것 같아요.
저는 그럴 마음을, 휴직하는 바람에 조금은 시간은 벌고 온 셈인데...
마냥 그만두지 마세요, 할 수도 그래도 다니세요 할 수도 없네요.
때가되면 결정을 저절로 내려지지 않을까요? 싶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 잘 챙기시고 편하게 생각하시라는 응원 보탭니다!!!

유부만두 2018-01-18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북극곰님!
책 내신 것 축하드려요!

실은 저도 윤종신의 월간 프로젝트에서 많은 걸 배웠어요. 한번에 큰 것 만큼이나 작게 꾸준한 것도 의미 있다고요. 아 뭐 ... 전 윤종신과 비슷한 건 나이대 뿐이지만요 .., ^^;;;;

새해에 북극곰님 가족 모두 건강하시고 (아... 첫째가 저희 막내랑 동갑이네요. 사.춘.기.소.년.)
좋은 책과 함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북극곰 2018-01-19 08:5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

네, 만두님 막내랑 저희 첫째 나이가 똑같죠? 사춘기가 왔다갔다 하나봐요. 어쩔 때는 애기 같다가 어쩔 땐 뜬금없이 버럭하고. +.=;;;

올해는 알라딘도 자주 들어와서 좋은 책도 많이 나눌 수 있음 좋겠어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18-01-19 0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19 0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06 15: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06 16: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06 18: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07 08: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07 09: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츠바키 문구점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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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실컷 우리책을 읽고 있다.

크리스마스 이브이건만 남편은 한 쪽 팔에 깁스를 하고, 딸래미는 독감 끝이라 어딜 나갈 엄무도 못내고 집에서 삼시세끼 하느라(집밥이든 배달이나 인트턴트든 꼬박꼬박) 힘들어죽겠지만, 그래도 내일도 쉰다는 것에 다행스러워하면 연휴를 즐기는 중. 

 

주인공 포포와 바바라 할머니와 5살 큐피와의 우정이 부러웠다. 부러 꾸미지 않으나 적당한 예의를 차리는 관계가 가장 자연스럽고 안정적인 관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일본 전통 풍습에 관한 내용이나 지명이나 식당 이름이 너무 많이 나와서(이상하게 일본어는 우리말로 써 놓으면 그게 그렇게 눈에 탁 익숙해지지가 않아서) 성가셨는데, 나중에는 그 정취를 느껴보고 싶어서 책을 읽다가 지명을 찾아서 이미지를 검색해보기까지 했다. 세밀한 음식에 대한 묘사를 읽으면서 참으로 일본스럽다는 생각도 했다.

 

편지를 통해서 선대와 화해하는 포포를 보면서 엄마에게 못되게 굴지 말고(난 아직까지도 가끔은 불량소녀 주인공같은 말을 내뱉을 때가 있다) 나도 생전에 잘하자는 반성을 하면서는 울컥 콧날이 시큰해지기도 했고, 다양한 사연을 갖고 대필을 의뢰하는 사람들을 읽으면서는 세상사는 거 다 똑같구나 싶기도 했다. 여러모로 연말에 읽기에 적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바라 할머니처럼 그냥 오늘을 이렇게 살아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는 거 잊지 않고 살았음 싶다.

 

종이를 고르고, 필기구를 고르고, 우표를 고르고, 인장을 세심하게 고르는 주인공. 글귀 하나에도 고민하고, 마음에 쏙 드는 글이 떠오르지 않으면 괴로워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내 일과 겹쳐 있는 부분이 있어서 공감되어 즐거웠고, 한편으로는 내 자세도 새삼스럽게 다짐해보게 되었다.

 

올해는 새롭게 시작한 일이 있어서인지, 어떤 장르의 책을 읽더라도 작가가 하는 말에서 내가 올해 경험한 것들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뭔가를 처음으로 경험하면서 그만큼 또 얻은 것들이, 또는 다시 한번 확신하게 된 나만의 신념들이 많았던 해인가 보다.

 

정성을 다하면 상대가 그것을 알아채는 것 같다. 상대의 입장이 되어서 최선으로 배려해주니 또 그 대가가 따르는 것 같다. 올해, 같이 일을 하게 되어서 고맙다고 카드까지 보내주어서 깜짝 놀랐다. 그야말로 아주 간만에 받아보는 손 편지글도 함께. 이 책을 읽고 보니 정말 예쁜 펜으로 손편지를 쓰고 싶어지기도 한다.

 

올해 시작한 일을 내년에도 즐거이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뭐 그건 나한테 달려있는 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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