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이야기를 이야기하다 - 소설은 어떻게 쓰여지는가
정유정.지승호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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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의 작품은 <7년의 밤>을 읽은 것이 전부다. 이런 류의 '무서운' 이야기를 싫어해서 안 읽은 것인데 심리든, 성격이든, 상황이든 그 묘사가 생생해서, 읽으면서도 '아, 읽기 싫어.'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래서 좀 건너띄며 읽은 부분도 있을텐데 안 읽을 수가 없어서, 몰입력와 긴장감은 진짜 최고구나 했었다. 

소설을 쓰려는 사람들에게 방법론적으로도 좋은 참고가 될 책인 것 같다.

습작하며 힘들게 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좀 더 좋은 글을 쓰려는 사람들에게,

뭔가 하고 싶은 일이 가슴에 있는 우리 모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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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맹 - 자전적 이야기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백수린 옮김 / 한겨레출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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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값이 9,900원이길래 "와, 왜 이렇게 싸지?"라고 생각했다. 

(표지만 보면 엄청 두꺼울 것 같이 생겼는데.=.=; 이건 또한 무슨 소리?)

페이지 수를 살펴보는 경제관념조차 갖추지 못한 나는,  

받아 보고 너무 얇아서 깜짝 놀랐다.

이거 정말 너무 심하게 금세 읽는 분량 아님? 

 

그래도 좋긴 되게 좋았다.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의 작가여서 그랬다.

작가의 배경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읽으면서 완전히 몸으로 느껴졌달까.

그의 소설들이 새록새록 다 살아나는 기분이었다. 특히, 국경을 넘는 장면에서.

그래서 그의 소설을 읽고 이 책을 읽은 것이 좋았다. 

 

너무 슬프다. 너무 슬프게 아름답다.

그런데, 감히 그의 심정을 알겠다고, 이해하겠다고 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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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나는 중년 - 개정판
이상춘 지음 / 한문화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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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학교에서 '사춘기와 소통하는 법'을 강의하신 선생님이 추천하신 책이라서 목차도 안 읽어보고 바로 주문했던 책이었다. 아이들의 사춘기와 비슷한 시기에 엄마들의 갱년기가 겹치니 자신의 몸을 스스로도 잘 알아야 하고, 가족들에게도 두루 읽혀 널리 알게 하라고 하시는 말씀에 혹해서.

 

생각보다는 그저 그랬다. 2002년도 책이니 15년도 전의 책이라 그런지, 어쩌면 우리들 세대보다는 우리 엄마 세대들이 미리 읽었으면 좋았을 법한 이야기들인 것 같은 느낌. 읽는 내내 나보다는 사실, 엄마 생각이 더 많이 났으니까. 자신을 너무 희생하지 말고, 뭐든 하고싶은 일을 찾아서 해야 에너지가 생긴다는 거. 하고픈 말 억지로 참지말고 내뱉어야 한다는 거. 긴 노년을 대비해 계속 할 수 있는 뭔가를 준비라하는 말들. 뭐 대충 그런 이야기들. 생리적인 변화에 대한 이야기들을  심리적인 것들과 연관시켜서 좀 더 전문적으로 이야기하는 책인 줄 알았는데 그닥 그렇지도 않아 아쉬웠다.

 

열심히(사실, 대충)읽고 저자 후기를 보니 "내 나이 40 중반..."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어쩐지 본문에서도 "마흔이 되니까, 몸이...."이런 이야기가 나오더라했어. 지금은 물론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으시겠지만 이 책을 집필할 당시는 나보다도 어린 사람이었잖아. 싶으니까, 괜히 더 애착이 안 가더라는.

갱년기를 조금씩 공부해두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 싶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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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 털보 과학관장이 들려주는 세상물정의 과학 저도 어렵습니다만 1
이정모 지음 / 바틀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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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또 다른 일을 좀 하느라 책을 못사고 못보고 있는 와중에도

이 책은 금세, 잘 읽을 것 같아서 주저없이 바로 장바구니에 집어 넣었다. 

그런데 곧이어 부르릉... 거리는 문자.

알라딘 이웃님이 다정하게도 선물로 보내주신댄다. 감동. ㅠ.ㅠ

회사에서 받고 연신 방실방실거리며..... 

묻지도 않은 옆자리 동료에게 이러이러하게 선물받았다고 자랑질을 했다. ㅋ

 

어느 분야의 전문가가 그 전문분야를 바탕을 해서 세상을 읽고 써내는 글을 좋아한다.

비전공인은 관심을 두지 않거나, 전혀 몰랐던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재미있기도 하고,

내 시선에서 바라볼 수 없었던 것을 이리저리 연결해서 내놓는 통찰이 빛나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해하기 쉽게, 재밌게 써준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고.

이 책이 그렇다. 즐겁게 읽었다.  

 

과학은 삶의 태도다

 

......지식을 쌓는 것은 부지런하기만 하면 되지만 생각하는 방법과 삶의 태도를 바꾸는 데는 연습이 필요하다. ... 우리가 조금만 더 과학적이면 좋겠다. 세상을 조금만 더 합리적으로 본다면 우리의 삶의 조건도 바뀌지 않을까?                                                      - 서문에서

 

꽃들도 안다. 자잘한 꽃들을 당연히 뭉쳐서 흐드러지게 피어야 하며, 큰 꽃들은 홀로 피어야 한다...... 서민 한 명 한 명의 힘은 작다. 우리가 주인이 되는 길은 꽃처럼 서둘러 흐드러지게 피는 수 밖에 없다. 이제는 우리가 흐드러질 때다.

 

숨바꼭질이 재미있는 까닭은 아무리 숨어도 결국에는 들키기 때문이고, 고무줄놀이가 재미있는 까닭은 결국에는 고무줄에 걸리기 때문이다. 술래가 절대로 찾지 못하고 고무줄을 아무리 높이 들어도 명랑하게 노래를 부르며 끝까지 넘을 수 있다면 그 놀이는 재미가 없다. 놀이가 재밌는 까닭은 결국에는 실패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그 실패를 담담히 받아들이고 납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적인 실패는 우리를 즐겁게 한다...... 앞으로는 과학관도 '실패'를 경험하는 곳이어야 한다. 실패가 거듭되고 일상이 되면 그것은 놀이가 된다. 인공지능 시대에 놀이의 근육을 단련시키면서 이세돌의 품성을 품으려면 '실패'에 익숙해져야 한다. 실패하기 위해서는 일단 해 봐야 한다. 과학과은 과학을 보는 곳이 아니라 과학을 직접해보고 실패하는 곳이어야 한다.

 

'도마뱀 꼬리 자르기'는 힘센 놈들이 자신의 죗값을 힘없는 약자에게 온전히 덮어씌우고 빠져나가는 행위를 표현하는 말이다. 이런 데 도마뱀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 도마뱀은 그들보다 훨씬 훌륭하다. 도마뱀은 남의 꼬리가 아니라 자기의 꼬리를 잘라낸다. 엄청난 자원을 포기한 것이며 이후의 삶도 만만히 않을 것을 알면서도 잘라낸다. 그리고 일생에 단 한 번만 꼬리를 잘라낸다.

 

혼자서는 지도자에 저항하지 못하지만 반기를 드는 물고기 수가 충분해지면 어리석은 지도자를 따르지 않고 안전을 택했다. 물고기는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최소 규모의 집단이 필요함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 민주주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물고기도 알고 있다.

 

다른 재미있는 구절들과 속시원한 구절들도 많았지만, 너무 많아서. 안 인용. ^^

 

몰랐던 사실을 읽다가 그게 너무 생활밀착형 과학 이야기라 아들에게도 알려주면 좋겠다 싶어서 몇 꼭지를 읽어주었다. 어미의 똥을 먹는 코알라 이야기나, 잎보다 꽃을 먼저 튀우는 봄꽃 이야기, 모기가 물면 왜 간지러운지를 알려주는 이야기 등등. 다른 꼭지도 모두 무난하게 이해하고 재미있게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길이도 짧아서 하루에 두어 꼭지 정도를 읽어도 좋겠다. 과학에도 관심을 한번 가져보렴,하는 계산이 있기도 했지만, 과학을 매개로 세상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도 같이 들어봤음 싶었다. 그리고 '매일 실패하는 과학자'처럼 실패를 겁내지 않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계산이 들어가 있기도 했다. 

 

감사한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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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입은 옷
줌파 라히리 지음, 이승수 옮김 / 마음산책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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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엄청 중요하게 생각하고, 표지 보고 책을 사는 일도 허다한 나. 더군다나 줌파 라히리가 쓴 글이라 주저않고 골랐다만, 절반도 못 읽고 말았다. 나머지 절반이 이 아쉬움을 채워줬을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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