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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으로 애경가족이랑 한 집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새해를 맞았다.그녀가 온다길래, 갖은 재료를 다 사다놓고 저녁거리를 만들고, 모두들 맛있게 먹어주고, 준비한 나의 수고를 배려하여 설겆이는 친구가 깨끗하게 마무리했다. 

아직 말도 못하는 한살배기 울 아들은 어쩐지 형들이랑 친해지고 싶어도 이로 물거나 코를 묻히거나 등뒤에서 꽉 안는 것 밖에 못해서 형에게 외면당하곤 했지만... 그래도 그들과 어울리고 즐거워하는 아들은 보니 왠지 가슴이 뭉클하다. 1시간 반거리인데도 근 3년 반만에 얼굴을 본다. 그래도 가끔씩 긴긴..멀티메일을 날려주고, 때늦은 육아에 대한 조언도 해주고..

일부러 신경쓰지 않고, 부담스럽지 않고 언제나 편한 친구가 젤로 좋은 친구다.  지금처럼만 간다면 절대로 의 상할 일은 없지 않을까. 천년만년 지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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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부서를 옮기고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유인즉, 괴롭히는 상사 한 사람 때문인데 이사람으로 말할 것 같으면 '자아도취'를 넘어 '자기만취' 상태다. 항상 자신의 판단이 옳으며, 나머지는 자신의 계도와 지시에 따라서 움직이는 한낱 하인 정도로 여긴다.  내가 이 부서로 오면서 개발팀에는 나까지 2명의 인원이 충원된 것인데, 이들 여인네들의 자존심과 정의감도 만만치 않은 것이라 사사건건 부딪히기만을 수십날 수개월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주 워크샵. 떨어져 있던 다른 팀원들도 만난 김에 허심탄회하게 다 털어놓기로 했는데 말이지, 결론은? 포기하자. 인간이 변하지 않더라는.... 슬픈 교훈만을 얻었다는.

아...그러나 중간중간에 튀어 나오는 그의 주옥같은 발언들은 옮기지 않을 수 없다.. "다 알고 있어. 여러분도 알다시피 내가 아이큐가 높잖아." (허걱... 유치찬란이다. 그런데 사실 그의 아이큐는 우리중 그 누구도 모른다...) "내가 누구야? 내가 임원이잖아...." (임원된지 한달 째인데 한 백만번 들은 소리다. 어쩌라고?)  "X차장, 무슨 말인지 알겠지?" (이런 식으로 책임을 전가한다.) "내가 하나씩 배워줄게. 나랑 같이 일하면 얻는 게 많을거야." (배워줄게..?는 어법에도 안맞는 것 같은데.. 말이지. 한국말이나 좀 배우지.)  "이해를 돕기 위해서 내가 설명해줄게" (이런 식으로 설명하는 척하면서 자기 의도대로 왜곡, 편집해서 확정해버린다.)

오늘 회의 끝나고 또 점심 같이 먹자길래 내키는 않는 걸음을 했는데. 6명이서 간 중국식당에서 볶음짜장 6개를 시켰다. 물론 물어보지도 않는다. (자기다 돈을 내야되는 상황이 되면)  '저는 밥 먹을게요. 송이덮밥요. 송이덮밥." "밥? 그럼, 이렇게 하지. 아주머니~! 여기 볶음짜장 5개랑 공기밥 하나 주세요." 이런 젠장~!!! 정말 쪼잔하기도 하늘을 찌른단 말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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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다녀왔다. 우마차와 벤츠와 자전거와 삼발트럭과 전차와 버스가 공존하는 곳.  횡단보도가 무시되고, 신호등도 중앙선도 무시되는 곳. 아슬아슬한 곡예와도 같은 운전. 첨엔 아찔했지만 점차 인간 본성!에 더 가까운 자유로움이 느껴졌다고나 할까. 어쩌면 우리야 말로 너무나 많은 제도와 규율과  '질서의식'에 묶여 인간성을 상실한 체 사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그리고 업무차 방문한 한 중학교. 그 학교에서도 가장 잘하는 우등반이라고는 하지만 그 활기찬 수업분위기와 달달달 외워대는 영어에는 기가 질렸다. 공산주의식으로 45도 각도로 순간에 쳐!올리는 손들에는 어찌 당황치 않을 수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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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5-04-20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이네요... 무질서 속에서 자유로움을 느끼셨군요^^

북극곰 2005-04-20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이 가셨더라면, 술에 대해서 한 글 쓰셨을 텐데. 술맛 모르는 제가 먹었는데도.. 참 목넘김이 좋더이다. 당연히 담날 숙취도 하나도 없고 말이죠. 양꼬치구이를 안주삼아 먹는 흑맥주는 취하지도 않더군요. 하하... 목마르시죠?
 

간만에 신촌에 갔다. 2호선을 타고, 5호선을 갈아타야 집에 온다.

동대문에서 내렸다. 환승역이니까.

다른 때 같았음 환승하기 쉬운 을지로 4가나 왕십리에 내렸을 텐데,

어제 따라... 웬 동대문. 

어정쩡한 사람이랑 우연히 집방향이 같아서 타게 된 전철이 아마도 부담스러웠던게지. 어쨌거나 잘가시란 인사를 하고 나는 5호선 화살표를 보고 뚜벅뚜벅 올라갔다.그리고 한참을 전철에서 뭘 들여다 보고 있다가.. 이제쯤 왔겠거니 하고 고개를 들어봤더니.... 건대 <--"구의" --> 강변 아..... 웬.. 구의?... 구의라면, 2호선...뭐... 2호선? 

근데 내가 왜 2호선을 타고 있지?.. 나는 분명히 동대문에서 내렸는데.....

느릿느릿 움직이는 내 기억은... 5호선 화살표를 보고 계단을 올라가던 그 기억에서 딱 멈춰선다.

그 다음은... 바로 그 때 그 상황, 서서히 출발하던 전철창 밖으로 보이던 바로 그 '구의'역이었다.

도대체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전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억지로 가능한 상황을 조각조각 맞춰보니, 아마도 5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계단을 올라가서는,

바로 맞은편의 계단으로 다시 내려가서.... 때맞춰 오는 2호선을 또 집어탔었나 보다. 

이런.......

순간 짜증보다.... 더럭 겁이 났다. 나... 왜 이러지? 아픈 가슴을 안고.... 결국은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왔다. 

이야기를 들은 동글뱅이의 말....

당신은, 환승역에 내려서 서 있으면...2호선 떠난 다음에는 5호선 전철이 오는 줄 알았나?

푸하하하하....

하하하하.....

그러나 나는 심히 걱정이다.  설마 맥주 500 때문이랴..  -.-

에슐리아 이러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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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5-01-14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주 500 때문에 그런 실수를.... 1천씨씨 마시면 어떻게 하실지 기대됩니다. 하핫.

북극곰 2005-01-14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주엔 좀 더 강하답니다. =..=

마태우스 2005-01-14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주에 강한 사람이 진짜 술꾼이죠. 맥주 잘마시는 사람은 사실 술꾼이라기보다, 방광이 큰 사람이라는 설이....
 

영화관에서 잤다는 한 서재인의 글을 보다보니...괜시래 옛생각이 났다.

크리스마스 즈음이었을까? 외국에 있던 K군이 한국에 왔었을 때다. 항상 떨어져 있던 때라, 만나기만하면 평소때 못하던 남녀친구 노릇이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연애한다면 가장 흔한 꺼리인 영화를 보러갔다. 별반 영화에 흥미가 있었던 것 같지도 않은 K군. 해리포터를 보러갔었다. 나는 책에서 본 내용이 그대로 재현된 것만 같아서 무지 들뜨고, 신나 있었다. 근데... 이 K군이 옆에서 잠깐씩 자는 거다. 그러다 쌔끈거리는 고른 숨소리를 내면서 깊은 잠에 빠지려는 순간 나는 부끄럽기도하고.. 해서, 쿡쿡.. 깨웠다. 그런데도 계속 자길래 그.만. 코를 잡아당겨버렸다. 갑자기 잠이 깬 K군이 막 화를 냈다. 그래서 나머지 시간동안 썰렁하고, 어색하게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왜 그 장면은 두고두고 나를 미안하게 만드는지.

생각해보니, 쓸떼없이 아이 같기만 하던 K군은 나를 본다고 설레서 밤잠을 못잔거다. 그리고 뱅기타고 와서는 피곤한 아이를 내가 빡세게 여기저기 델구 댕기면서 괴롭힌거다. 졸음이 몰려올만도 한데... 그거 하나 이해못하고, 내 하고 싶은 대로 한 거다.  첫사랑 이었으니까, 나는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 그래서 해해년년 어떤 일에 마주치면 K군에게 못한 것들만(정말 잘한 일은 하나도 없을지도 모른다. 무섭게도)이 생각나서 새록새록 미안하고 아프기만 하다. 왜 그렇게 어렸던지.  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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