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 제15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최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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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최진영의 장편소설을 읽었다. 책장을 덮고 먹먹해진 나는, 종이를 한장 꺼내 생각나는 단어들을 적어 내려갔다. 그리고 기억해냈다. 영화 [똥파리]. 그 영화를 보고났을 때도 꼭 이런 느낌이었지. 집에 도착해 그 영화를 다시 한번 볼까 하다가 그만 두었다.

도처에 널린 비참함이 내게 무엇인지 자문했으나, 알 수 없었다. 문학이나 영화의 소명이 세상살이의 해결책 따위를 제시하는 것이 아닐지라도, 그 단어와 문장이, 보고도 보지 못한 현실을 내게 충분히 이해시킨다 하더라도, 나는 잘 모르겠다. 나를 먹먹하게 만든 이 문학이, 과연 나로 하여금 삶을 더 사랑하게 만들고 있는지.

"삶을비참하게묘사한소설이나영화를보면 어떤생각이들어요?"

"ㅎ뭘또갑자기 최고어려운 질문을."
"내게예술은더이상비참할수없을때까지비참해야해요 거기서 카타르시스를 느껴요"
"문자는확인했다 답문여러가지생각하다 으.. 춘천갔다오면서 생각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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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숲을 여행하다 - 인문학의 눈으로 바라본 여행의 모든 것
김재기 지음 / 향연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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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지에 관한 정보만 소개하거나, 혹은 주관적인 감상으로 일관하는 기존의 여행서와는 분명히 차별점이 있습니다. 여행을 계획하고 떠나서 다시 돌아오기까지, 누구나 한번쯤 고민했을 법한 다양한 지점과 층위의 고민들에 대해서, 저자는 묻고 답합니다.

- 모두에게 잘 알려진,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과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행의 기술>이 문학작품을 차용하여 서술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면, <여행의 숲을 여행하다>는 저자가 독자적으로 서술하고 있다는 점에서 훨씬 폭넓은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 아쉬운 점은, 대부분의 주제들이 양비론적으로 다루어지고 있을 뿐, 저자만의 일관된 여행철학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독자의 실망에는, 철학을 공부하고 가르치고 있는 저자의 직업적 이력에 대한 기대도 한몫 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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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내용은 개인편의상 임의적으로 요약정리한 것입니다.
본서의 내용과 다를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1. (왜 여행을 떠나는가?) 여행은 실용적이지 않다. 그러나, 여행은 영감과 위안, 통찰을 선사한다.
(여행은 현실도피인가?) 여행은 환상과 현실의 줄타기. 환상이 없어서도, 현실을 외면해서도 안된다.
- 자유와 안정은 인생의 딜레마이다.
- 여행은 계획하며 한번, 다니며 한번, 돌아와서 한번, 세 번 가는 것이다. "나는 내가 기억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보았고, 내가 본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기억한다." (디즈레일리)

2. (여행 준비는 얼마나 해야할까?) 때와 장소에 따라, 아는 만큼 보이기도, 아는 것만 보이기도 한다.
- 조금이라도 미심쩍은 것은 여행가방에서 빼라. "삶에서 필요한 것은 그리 많지 않다."
- "낯선 땅에서 여행자는 다섯 살 어린아이가 된다." (빌 브라이슨)
- 여행에서 맞닥드리는 위기상황을 서바이벌 게임으로 생각하라.

3. (어디로 떠나야할까?) 여행에 순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내키는 곳으로 떠나라.

4. (누구와 떠나야할까?) 개인여행과 단체여행은 장단점이 있다. 경비절약, 정보수집, 마음의 여유라는 측면에서 단체여행이 장점을 가지고 있다.
- 개인여행자들은 독선에 빠지기 쉽다.
 
5. (여행이 관광과 무엇이 다른가?) 여행자는 관광객과는 달리 현지 문화에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 공간이 바뀌더라도 영혼은 바뀌지 않는다.
-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사람들은 아프리카로 관광을 가지만, 아프리카인들은 허드렛일이라도 하기 위해 유럽으로 몰려든다.
- 박물관을 피한다, 술집에 간다, 비교하지 말자, 여행은 모험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파울로 코엘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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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책쟁이들 - 대한민국 책 고수들의 비범한 독서 편력
임종업 지음 / 청림출판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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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치바나 다카시 류의 실용성을 기대하고 책을 폈다. 기대는 반절 무너졌다.
이 책은 '책을 쟁이는 이야기'가 아니라, 말 그대로 '책쟁이들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이다.

- 책쟁이들은 연령도, 직업도, 관심사도 다양했다. 너르게 책 읽는 분들이야 흥미가 있을 것이나, 나처럼 관심사가 편협한 사람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책이다. 그들은 내가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고, 임종업 기자도 이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 다독을 하다보면, 이렇게 많이 읽어 무얼 할까.. 한권이라도 제대로 읽어 나만의 텍스트를 만들어야지.. 싶다가도, 금새 또 허기가 져서 폭독을 하게 된다. 다독을 위한 타협은 메모에서 이루어 진다. 텍스트는 못되더라도, 메모라도 남겨두는 것. 그리고, 내 마음대로 다독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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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 1994-2005 Travel Notes
이병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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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문에 공감하는 것이, 적어도 내게는 그리 만만찮은 일이다. 산문은 리포트에 비해, 사실은 적고, 느낌이 많다. 사실이 적은 것은 읽는 이로 하여금 상상을 위한 여백을 마련하지만, 문제는 느낌이다. 서술의 양과 질이 조금만 지나치거나 부족해도, 읽는이는 쉬이 지쳐 글쓴이에게서 멀어지기 마련이다.

- 나도 이병률의 산문이 좋더라. 그의 글이 가진 문학적 성취에 대해서는 논할 깜냥이 못된다. 다만, 글을 물론 편집에까지 묻어나는, 1인칭이 배제된 검박함도 좋더라. 읽는이의 호흡을 배려한 듯, 길고 짧은 글들도 좋았다. 그는 어떤 대목에서는 두 면 가득 사실만을 보도하다가도, 어떤 대목에서는 한면에도 여백 있는 감상을 툭, 하고 놓아두는 것이다.

- 전체적으로 보면, 여타의 여행산문에 비해 극도로 절제되어 있는 감상이, 이 책의 미덕이라고 할 수 있다. 그저 신변잡기에 그칠 수 있는 개인의 활자들에도, 타인의 시선이 오래도록 머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그의 섬세한 배려 덕분이다. 아 참, 그의 프로급 사진도 분명히 한몫을.

[보탬] 아랍 노인의 책방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 일전에 이 부분을 읽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은희경의 문장배달'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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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라이터 - 대한민국 베스트 여행작가들이 공개하는 여행.글.사진의 트리플 노하우
박동식 외 지음 / 시공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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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에 관한 일련의 책을 모아서 보고 있다. 일반적인 여행 안내서에서 시작해, 디테일한 주제를 담은 여행기, 감상을 담은 산문, 농도 깊은 문장들까지.
와중에, 여행작가들의 글모둠이 있다 해서 슬쩍 읽어본다. 작가에 대한 실용서라면 명로진 씨가 쓴 <인디라이터>도 있지만, 여행작가라면 좀 더 디테일한 무엇이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 여행작가 다섯 분의 글 각각에 대한 평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책에 대한 평은 할 수 있다고 본다.
부분이 훌륭하다고 해서, 전체가 훌륭한 것은 아니다. 잘 되면 시너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했을 때는 산만해지는 것이다. 이 책이 그러한데, '여행에 관한 글쓰기'라는 소재를 제외하면 주제와 내용이 조금씩 달라, 다양하다기 보다는 산만한 느낌을 준다. 편집자가 짠 목차 안에서 작가들이 내용을 분담했다기 보다는, 그저 각자의 글쓰기를 모아놓은 듯한 인상을 준다.

- 책의 색깔도 분명하지 않다. 산문이라 하기에는 구체적이고, 실용서라 하기엔 무루뭉실하다. 작가의 글과 글 말미에 덧붙여진 인터뷰는 생경스러울 정도로 질감이 다르다.

- 하지만, 뭐. 다섯 명의 작가를 소개받을 수 있고, 약간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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