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분 다이어리 - 작지만 확실한 행복
도미닉 스펜스트 지음, 김윤재 옮김 / 행성B(행성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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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처음에는 여러 종류의 필사 도서들이 크게 유행하더니, 몇년 전부터는 "5년 다이어리" 같은 일기 형식의 책들이 등장했어요. "책에는 절대 낙서하지 마라"는 저희 아빠의 말씀이 무색하게, 요즘엔 자신의 이야기로 채워나가는 책들이 참 많아졌습니다. 


저 역시 5년 다이어리를 한참 사용했었어요. 1년 365일 같은 질문을 5년에 걸쳐 대답하는 형식이었는데, 나중에 한꺼번에 보면 정말 재미있는 기록이 되겠더라고요. 그렇게 쓰기 시작했지만... 의외로 매일 몇 줄을 채우는 것이 쉽지가 않더라고요. 시간이 많이 들거나 어려워서는 아니었고, 단순히 기록물을 남기는 것 외에 크게 의의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안타깝게도 저의 5년 다이어리는 그렇게 미완성인 채로 벌써 1년 가까이 책상 한 켠에 쓸쓸히 머무르고 있답니다. 

그러던 중 좀 색다른 신간소식을 듣게 되었어요. "5년 다이어리"와 비교하면 말도 안되게(?) 짧은 시간인 <6분 다이어리>! 책 표지에 Das 6-Minuten Tagebuch라고 쓰여져 있는 것을 보니 아마 독일에서 처음 출간된 책이겠구나 싶었답니다. 이 책의 부제 "작지만 확실한 행복 - 인생이 바뀌는 아주 작은 반복"도 굉장히 매력적이었는데, 한번 어떤 책인지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드디어 베일을 벗은 <6분 다이어리>!


저는 올해 몰스킨의 가장 작은 미니 사이즈 데일리 다이어리를 쓰고 있답니다. 지금의 저에게 가장 이상적인 다이어리인 것 같아요. <6분 다이어리>는 일반 책 크기지만 두께는 몰스킨 데일리 다이어리와 비슷해 꽤나 묵직해요.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뉘어져 있는데, 첫 파트에서는 저자 도미닉 스펜스트가 <6분 다이어리>의 아이디어와 그것의 독창적인 효과를 필두로 하여 사용법을 아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는 갑작스럽게 심각한 사고를 당해 4개월간 병원에서 보내게 되는데, 이 때의 경험을 토대로 <6분 다이어리>를 구상했다고 해요. 


사실 "6분"이라는 단어는 조금 과장된 면이 없잖아 있어요. 마치 집을 소개하면서 "역과 5분거리"라고 하는 것과 비슷하달까요? (우사인 볼트 정도의 체력이 있어야 5분만에 갈 수 있는 그런 곳인 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6분이라는 시간은 아침 저녁으로 총 여섯 개의 항목을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나왔는데, 이것은 각 항목을 작성하는데 1분 미만이 걸려야만 가능하니까요. 하지만 부담되지 않는 짧은 시간인 것만큼은 확실합니다. 

아침과 저녁으로 작성하게 되는 항목은 다음과 같아요. 

아침
1) 지금 감사한 일들!
2) 이렇게 멋지게 살자!
3) 이런 사람이 되겠어!

저녁
4) 어떤 좋은 일을 했나?
5) 이랬으면 더 좋았겠다!
6) 멋지고 행복했던 순간들!

매 주 첫 날에는 이것과는 별개로 한 주를 이끌어나가는 여러 질문들에 대답하게 되는데요, 6분 다이어리를 쓰는 22주동안 이 질문은 매 주 변하기 때문에 자신을 살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나중에 모아서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외에도 저자는 다이어리를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자세한 팁을 소개하는데, 취향에 따라 조금씩 변형해서 사용해도 좋을 것 같아요. 월말에는 자신의 한 달을 결산해보는 일종의 "성적표"를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22주 동안 자신이 어떻게 변했는지 이 월간 체크리스트를 통해서도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요.


<6분 다이어리>를 대표하는 해시태그를 두 개 고르라면 #긍정심리학 과 #UrBestSelf 가 아닐까 싶어요


후자인 UrBestSelf 중 Ur는 독일어로 기원을 뜻하는 말로서, 사회화가 되기 전, 문화나 어떤 사건에 의해영향받지 않은 본연의 자신을 뜻하는 것이랍니다. 거기서 가장 최고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6분 다이어리>와 만들어 가는 것이죠. 


22주라는, 너무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은 시간을 통해 만들어보는 긍정적인 습관. 무심결에 지나쳤던 것들도 감사하고 더 나은 것으로 만들어가려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멋진 다이어리 같아요. 

신랑에게도 한 권 선물해서 함께 시작해봐야겠어요.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조금씩 성장하는 자기 자신을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것은 덤일테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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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nd Up - 초급과 고급 과정의 실전 페미니즘
율리아 코르빅크 지음, 김태옥 옮김 / 숨쉬는책공장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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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째 뉴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미투고백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참 심란해집니다. 우리 사회에 이렇게나 성폭력이 만연했다는 사실도 경악스럽지만, 그것을 대하는 사람들의 상반된 반응이 더 경악할 노릇이니까 말이죠. 게다가 이 모든 것이 여성인권운동과 "페미니즘"과 연결이 되면서 상황은 더욱심각해진 것 같습니다. 지지받고 도움이 필요한 성폭력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젠더의 대립이 일어났으니 말이죠. 혹자는 이것이 "반드시 거쳐야 할 과도기적 사건"이라고 했지만, 불처럼 번져가는 사회적 현상이 결국 어디로 향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저는 페미니스트는 아닙니다. 이것은 제가 "실제로" 페미니스트가 아니라는 뜻이 아니라, 한국에서 통용되고 이해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마치 정치적으로 보수론자에 속하지만 한국에서는 "보수=자유한국당"으로 통하기 때문에 보수론자라고 말하지 않는 것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터진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그리고 그것들이 조금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페미니즘에 대한 구체적인 공부와 이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페미니즘이 옳다고 말할 수도, 옳지 않다고 말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죠. 때문에 "초급과 고급 과정의 실천 페미니즘"이라는 부제에 이끌려 이 책 <스탠드 업(STAND UP)>을 읽게 되었어요. 


이 책의 저자 율리아 코르비크는 1988년 생으로, 젊은 페미니스트이자 <더 유러피언>의 편집자입니다. "남자아이들만큼이나 팔굽혀펴기를 잘한다"는 체육선생님의 칭찬을 거북하게 느꼈던 그녀는 대학에서 유럽학, 커뮤니케이션학, 그리고 신문방송학을 공부하면서 남자 저자들의 책만 실어놓은 것에 화가 났다고 합니다. 새로운 반향을 이끌고 있는 30대의 대표적 페미니스트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녀의 문체는 다소 공격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제가 아는) 다른 페미니스트들에 비해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느낌이 들었던 책이었습니다. 물론 혼전성관계나 낙태, 성소수자에 대한 그녀의 의견은 우리나라에서 그 자체만으로도 거북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이것은 어쩔 수 없는 문화적 장벽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책에서 등장한 TV 프로그램 <Germany's Next Top Model>이나 특히 <Bachelor> 같은 프로그램을 직접 보면 저자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도 정말 무리는 아니다 싶으니까요. 성적으로 대단히 개방적이지만 그것이 상당히 남자들에게 유리하게 국한되어 있고, 많은 여자들이 그러한 "개방된" 문화 안에서 역차별을 당하거나 성적인 유린대상이 되어버리는 것은 - 적어도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거기에서 우리나라 정서와 공통분모를 찾는 것부터 무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런 불편한 감정과 선입견을 내려놓고 이 책을 읽는다면 "아, 페미니즘이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고자 하는구나"의 맥락을 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이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모든 말에 동의하지도 않았고, 마음이 불편한 때가 없었다고 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필요한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적어도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한 명의 여자 - 그리고 아내, 아들을 가진 엄마 - 로서 조금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볼 수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이런 자아성찰과 고민은 현대를 살아가는 누구나 가슴 속에 담아두어야 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페미니스트들은 "당신도 페미니스트이며, 이제 그것을 인정하라!"고 수없이 권하지만, 저는 아직까지도 제가 페미니스트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물론 페미니즘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정신 - 사람은 누구나 성별(젠더)에 관련없이 동등한 기회를 부여받아야 한다 - 에는 전적으로 동의하며 그렇지 않은 불의가 일어날 때 분노합니다. 하지만 "페미니즘"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지지하고 그 편에 서기에는 페미니즘 역시 너무나도 많은 모순과 자기합리화에 물들어있다는 생각에 쉽지 않아요. 


저자는 - 상당히 적은 부분이긴 하지만 - 여자들이 차별받는만큼 남자들 역시 자신의 성 때문에 많은 차별을 받고 있고, 이것 역시 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굉장히 공감되는 부분이에요. 자신에게 유리한 이권은 그대로 누리면서, 차별당하는 것만 억울하다고 주장한다면, 우리나라에서건 어디에서건 페미니즘 운동은 결코 범국민적인 지지와 이해를 얻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부터도 공감할 수 없으니까요. 

책을 읽던 중, 지금의 "미투 사태"에 맞는 구절도 찾을 수 있었어요.


그러나 이는 우리가 생각하던 틀에 맞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경험한 것을 강간에 포함시켜야 하는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피해자가 많다. 게다가 그들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인지의 여부까지. 칼을 든 낯선 사람이 수풀 속에서 튀어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가해자에게 연대의식을 느끼며 보호하고 싶어 하는지도 모른다. 그는 원래 좋은 사람이었어! 아무도 자신을 믿어 주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차라리 관계를 유지시키려는 것이다. '진짜' 강간의 신화는 여성들이 친분관계를 끝내고, 연락을 끊고, 고소하는 일을 어렵게 만든다. (272 페이지)


개인의 잘못이나 실수, 범죄, 이례적인 일이라고 치부하지 말고, 이것을 사회적으로 분석해보고 어떤 변화가 필요할지를 생각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서로가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배려하는 가운데"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성 자체를 적으로 간주하고 뭐든지편을 갈라 적대관계를 조성한다면, 과연 이것이 성숙한 인격적인 성장을 위한 것이 될 수 있을까요?

책에 등장하는 몇몇 인물은 "여성, 남성이라는 말 자체를 없애야 한다"라고 주장하는데,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았던 부분이에요. 저는 "한국인"이고 무엇이 어떻게 되건 끝까지 "한국인"으로 남을 거에요. 설사 언젠가 국적을 바꾼다 하더라도 제가 "한국인"이라는 데에는 변함이 없을 테니까요. 마찬가지로 저는 "여성"이고, 제가 무슨 일을 하건 어디에 가건 "여성"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것을 부정하거나 지우려 하는 것은 "여성"이라는 것 자체가 마치 열등하거나 감추어야 할 것처럼 치부하는 것 아닐까요. 저는 여자이고, 이대로가 좋아요. 제 남편과 아들이 남자이고, 그대로가 참 좋은 것처럼요. 여성이 여성으로서 존중받고 싶다면 남성을 남성으로서 존중해야 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보수와 진보 만큼이나 이번 미투 사태는 남성과 여성의 대립구도 속에 그 본질을 잃어가고 있지 않나 걱정이 됩니다. 성경은 "사랑은 이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고전13:7)"라고 말합니다. 서로에 대한 존중과 이해, 그리고 사랑이 있다면 거쳐야만 하는 이 힘든 상황을 성숙하게 해결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많은 남성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도 불편하고 "욱" 치밀어 오르는 순간도 있겠지만, 적어도 "반대되는 입장의 사람들의 생각"을 알기 위해 한번쯤은 읽어볼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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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점프한다 - 좋아하는 일, 꿈꾸던 일, 돈 되는 일로 JUMPING!
마이크 루이스 지음, 김보미.송민교 옮김 / 움직이는서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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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작년 말 대학 강의를 접으면서 당분간은 학생들을 만날 일이 없겠구나 싶었는데, 의도치 않게(?) 다시 교편을 잡게 되면서 세 명의 학생의 전공레슨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만나고 함께 수업하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인데, 알게 모르게 부담이 되고 마음이 무거워지는 건 그 누구도 함부로 예측할 수 없는 미래 때문입니다. 불과 열 살 남짓 어린 아이들인데도, 제가 살아온 시대와 그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는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이죠. 이러니 부모님 세대와 우리 세대의 차이는 오죽할까요. 

2017년, 소울메이트같은 작가님과 함께 사업자등록을 하면서 가장 두려웠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생각하면 "원하지 않는 일을(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게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던 것 같아요. 그것이 싫어서 사업체를 만든 것인데, 이것마저도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갈까봐, 그래서 무료하고 힘든 일상이 반복될까봐 가장 걱정이 되었던 것이죠. 물론 여기에는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돈까지 못 벌면 어떡하지?"라는 상당히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걱정도 포함이 되어 있었습니다. 

저같은 사람들을 위해, 혹은 아직 직장에 있지만 매일 다른 생활을 꿈꾸며 쳇바퀴같은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인생에서 "점프"를 감행한 마이클 루이스가 집필한 <나는 지금 점프한다>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일, 꿈꾸던 일, 돈 되는 일로 JUMPING!"이라는 부제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가슴이 설레던지. 과연 이게 가능한 일일까요?

저뿐만이 아니라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은, 이상하리만치 위로가 되는 일입니다. 모두들 자기 길을 잘 찾아가고 있는데 혼자 방황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상황과 내용은 달라도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고민을 하고 비슷한 경로와 비슷한 모험을 거쳐 자신이 원하는 길을 향한 도전을 하고 있다는 것은 지금까지 읽었던 많은 책들보다 훨씬 구체적인 희망을 보여주는 것 같았답니다. 

저자인 마이크 루이스는 젊은 나이에 확보한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프로 스쿼시 선수로 데뷔한 사람입니다. 여기서 벌써 조금 괴리감이 느껴지긴 했어요. 사실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자면 일을 그만두는 것은 고사하고 "안정적인 직장"을 얻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게 보일 때가 많으니까 말이죠. 
하지만 저자의 사례를 비롯하여 이 책에서 소개되는 수많은 사례들을 읽으면서 "점프"라는 것은 결코 불가능하지도 않고, 추상적이거나 이상주의적인 것이 아니라고 확인할 수 있었어요. 저자는 현재 글로벌 커뮤니티인 <When to jump(점프해야 할 때)>를 통해 인생의 터닝포인트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는 사람들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요. 아마 이 책에 수록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커뮤니티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사람일거고요. 

책의 서두에서도 이미 말하고 있듯 이 책에 소개된 사례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돈 많이 벌고, 사업에 성공하고, 그후로 계속 행복하게 살았다는) 성공과 거리가 있는 경우도 있어요. 모든 점프가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죠 (반대의 경우가 더 많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혹은 가지게 되었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의지와 끈기로 결국 일구어나갔다는 거에요. 여기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용기와 인내가 필요했고요. 

저자는 점프의 단계를 네 개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1단계: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여라
2단계: 계획을 세워라 
3단계: 스스로 운이 좋게 하라 
4단계: 뒤돌아보지 말라 

총 네 단계에 거쳐 자신의 점프를 소개하는 한편, 각 단계에서 도움이 될만한 다른 사람들의 여러 실제 사례를 소개하는 것으로 이 책은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는데, 저자 혼자 이 책을 집필했다면 그저 "인생의 반전에 성공(?)한 한 사람"의 이야기로 끝났을 것 같아요.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 다른 모습으로 "점프"를 하는 것을 읽으며 많은 용기도 얻었고, 반성도 했고, 앞으로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며 가슴설렐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인상적인 것은 모두 "점프"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갔는데, 이 점프라는 개념과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 실행하는 과정, 유지하는 과정이 사람에 따라 미묘하게 달랐던 거에요. 여기에서 다시금 "모두에게 완벽한 솔루션"은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무작정 다른 사람이 하는 대로 따라할 것이 아니라 충분한 내적 준비과정을 거친 후에 신중하게 점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 이 책에서 소개된 사례들을 보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무모하기 짝이없는 시도였다 하더라도, 당사자 본인은 철저하게 계산하고 준비한 경우가 많았어요. 절벽 아래로 점프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계획과 검증을 거친 후에 용기있게 실행하는 것이죠. 책에는 예술을 비롯하여 여러가지 직업으로 점프한사람들의 많은 사례가 소개되어 있으니, 자신이 꿈꾸는 방향이 있다면 그 사례를 중점적으로 연구해봐도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답니다. 

당신의 가치를 알라.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믿고 더욱 집요하고 끈기 있게 밀어붙여라. 
점프를 통해 나는 처음으로 나 자신을 진정으로 신뢰했다. 
(302 페이지)

책을 읽는 도중에도 자꾸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라 잠시 책을 내려놓고 메모를 하기도 했답니다.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믿고, 자신이 해낼 수 있는 일에 대한 신뢰로 어려움을 헤쳐나갔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마음속이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졌어요. 다른 누구의 허락이 필요한 일도 아니고, 세상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신경쓸 일도 아니었던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이루어나갈지인데 말이죠. 

주변 사람들에게 몇 권 사서 선물해주고 싶을만큼 유익한 책이었답니다. 여러 사례가 소개되어 있어 이야기를 읽듯 단숨에 읽어내려갈 수 있는 책이기도 했어요. 마지막으로 저와 여러모로 상황이 비슷했던 한 사람의 글을 소개할까 합니다.

점프가 두려울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점프를 하지 않는 선택은 더 나쁘다. 
좋아하지 않는 일에 더 오래 머무르는 만큼 
더더욱 덫에 갇힌 기분이 들 것이다. 
우리 인생은 한 번뿐이고 나만 해도 벌써 서른다섯 살이다. 
어쩌면 앞으로 35년을 더 일할 수도 있을 테고, 
35년이면 내가 그동안 살아온 만큼의 시간이다. 
나는 그 시간을 즐기고 싶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 
그리고 내 아들이 관심도 없는 일을 하는 엄마를 보며 자라는 것은 
원치 않는다. (323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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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적 아이의 힘 - 이해하는 만큼 발견하는 아이의 잠재력
이정화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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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을 읽게 된 건 "아들이 내성적인 아이구나"라는 확신 아닌 확신에서 시작되었답니다. 누구보다 잘 웃고 장난이 가득한 아이지만, 시끄러운 소리가 나면 금방 힘들어하고 조금이라도 갈등이 생기거나 낯선 상황에서 도망가고자 하는 때가 많았거든요. 넘어지거나 다쳤을 땐 오히려 울음이 짧은데, 다른 아이들은 신나게 노는 환경을 무서워한다거나, TV에서 조금만 긴장 상황이 연출되면 보고싶지 않다고 하니... 내성적인 아이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어요. 

그러니 자연스럽게 (아들은 내성적이고 이런 아들의 힘을 찾아야겠구나 ㅋㅋ) 이 책의 제목에 매료되었고, 아이를 다그치지 않으면서 최대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지도해주고자 읽게 되었답니다. 물론 첫 1/3을 읽기 전에 "아, 우리 아들은 내성적(내향적) 아이가 아니구나"라는 깨달음(?)이 들었지만요.


제목은 "내성적" 아이이긴 하지만, 책 전반에 걸쳐 저자는 "내향적" 아이와 "외향적" 아이를 구분합니다. 어떻게 해서든 두 기질의 아이들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양쪽 성향의 일반적인 모습이나 특징을 많이 설명하는 편인데요, 자세히 읽다보면 서로 상충되는 부분이 꽤 많습니다. 엄마 입장에선 "도대체 그래서 우리 아이가 내향적이라는거야 아니면 외향적이라는거야?"라고 할만한 부분이에요. 

하지만 저자는 저명한 심리학자 융(Jung)을 인용하여 내향적 성향(혹은 기질)과 외향적 성향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외향성과 내향성을 구분하는 기준은 '에너지의 방향성'으로 결정된다. 
외향성은 에너지가 외부로 흐르는 특성이고,
내향성은 에너지가 내부로 흐르는 특성이다.

이 전제를 기준으로 바라보면 아이가 내향적인지 외향적인지 파악하기가 훨씬 쉬워지는 것 같아요. 물론 아이들 중에는 양쪽 성향을 동시에 가진 "양향성" 아이들도 존재한다고 합니다. 

아들의 행동과 패턴을 생각하며 책을 읽다보니, 아들은 확실히 외향적 성향이 강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 입장에서는 일부 아이들처럼 어느 상황에서나 능숙하게 대처하거나,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율동을 따라하지 않는 것이 내향적이어서 그런가 싶었는데, 단지 쑥스럽거나 꼭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그랬던 것 같더라고요. 아들이 평소에 보이는 반응이나 행동을 보면 스스로의 생각에 잠기는 것 보다는 주변 사람들에게 끝없이 말을 걸고, 물어보고, 자기 감정을 표현하는 전형적인 외향적 아이의 특성을 보이는 것 같았답니다.

이 책이 정말 유용했던 것은, 지금까지의 많은 육아서들이 "아이를 충분히 기다려주라"고만 했다면, 이 책을 통해 "왜 기다려줘야 하는지, 언제까지 기다려줘야 하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아무것도 못하는 꼬꼬마 시절에는 그렇게 관대한 엄마일 수 없었는데, 제법 말도 하고 논리도 생기고 나니 저도 모르게 바라는 것이 점점 많아지게 되더라고요. 예전같으면 그냥 웃으며 넘어갔을 법한 일인데 "왜 이렇게 꾸물거렸어! 멍하게 있으면 안되잖아" 하고 잔소리가 저절로 튀어나와요. 돌이켜보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말들을 하는 걸 멈추고 싶었는데, 이 책으로 제대로 동기부여가 되었답니다. 

특히 아이들이 많은 것을 흡수하고 전반적인 성격을 형성하는 유아기의 경우, 자신의 성향과 기질을 양육자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피드백을 주었느냐에 따라 아이의 자존감은 물론, 정서적 건강과 앞으로의 발달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해요. 습관적으로 "왜 이렇게 느려터졌어?", "그러면 그렇지. 또 잃어버렸지." 혹은 "하여간 불같은 성격은 누굴 닮아가지고" 라는 말을 들은 아이가 (도저히 바꿀 수 없는) 자신의 성향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자존감이 낮아질 것이라는 건 아마 누구나 예측할 수 있을테니까 말이죠. "뭘 하고 싶었어?",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신중한 것도 좋지만 우리 몇 시까지는 이걸 끝내볼까?" 하고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건강한 정서를 위한 양육의 첫걸음이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답니다. 

아이가 있는 엄마들, 그리고 당연하지만 아빠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에요.
요즘 흔히 "구나" 체라고 해서, "아~ 그랬구나, 힘들었구나" 등의 어투가 유행하곤 하죠. 잘 모르고 따라만 했다가 머리에서 스팀이 나는 경험을 하신 분이라면, 아마 이 책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아이가 내향적이든, 그렇지 않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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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노트 사용설명서 - 2nd Edition
홍순성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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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에버노트의 초록색 코끼리와 만난 건 거의 10년이 다 된 일입니다. 프리미엄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유료 사용자가 된 것도 어느덧 8년차네요. 

공부하거나 일하는 데 있어서 저에게 가장 드라마틱했던(!) 변화를 꼽으라면, 저는 주저없이 1) 아이패드와 2) 에버노트와의 만남이라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저의 "외장두뇌"라고 할만큼 이 두 가지가 없으면 어떻게 앞가림하고 살까(?) 생각마저 들거든요.


무려 8년을 유료 서비스를 사용하며 웬만한 기능은 다 알고 있다고 느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버노트 사용설명서 2nd Edition>의 출간 소식에 "어멋, 이건 꼭 읽어봐야 해!"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 우리나라에 에버노트가 생소할 때부터 에버노트와 함께하는 스마트 라이프를 설파하던 저자가 10년간의 에버노트 사용기를 담아 두 번째 집필한 책이니까 말이죠.


솔직히 고백하자면, 작년에 잠깐(?) 외도 아닌 외도를 했었어요. 작년 여름을 기점으로 iOS의 에버노트 앱이 지나치게 무거워졌었거든요. 물론 그 전에도 점점 속도가 느려진다거나, 갑자기 튕긴다던가 하는 문제가 발생했지만 여름 즈음 되었을 때는 견디기 힘든 수준이었답니다. 조금 과장을 보태 이야기한다면앱을 실행시켜놓고 화장실에 다녀와야 노트를 볼 수 있었다고나 할까요 ㅎㅎ
그래서 "에버노트와도 여기까지야!"하고 아주아주 예전에 쓰던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인 DEVONthink로 돌아갔었답니다. 석사 논문을 쓰던 시절 무려 몇 십만원을 주고 구매했던 프로그램이었죠. 맥을 쓰시는 분들(그리고 맥으로 논문이나 책을 집필하시는 분들)은 아마 대부분 아실거에요.

그러다가 운명의 그 날(?), 미처 해지하지 않았던 에버노트 프리미엄 연간(!!!) 멤버십이 결제되었고 허무하게 날아간 돈 55,000원이 너무도 아까워 다시 에버노트로 돌아온, 웃지못할 해프닝이 있었답니다. 뭐, 결론적으로는 다행스러운 일이었지만요.
왜냐. 에버노트만큼 제게 꼭 맞는 프로그램이 없었으니까요 ㅎㅎㅎ


에버노트의 "사용설명서"답게 이 책은 에버노트 회원가입부터 앱 설치 방법까지 자세히 나와있습니다. 제 기준으로 보자면 지나치게(?) 친절했던 것 같아요. 책 상당부분이 스크린샷을 동반한 설치에 지면을 할애하고 있어 (그것도 윈도우와 맥, 안드로이드와 iOS, 그리고 웹이라는 다섯 개의 버전으로!!) 내용에 집중하기 좀 어렵다는 느낌도 들었답니다. 에버노트가 영어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한글 패치가 완벽하게 되었기 때문에, 굳이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실을 필요가 있었나...하는 개인적인 느낌입니다.

하지만 에버노트 안에서 유효한 검색 Query라던가 더욱 스마트하게 검색 폴더나 바로가기를 생성하는 방법은 정말 유용했어요. 이 책을 한 번 읽고 마는 것이 아니라 책장에 꼽아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볼 이유가 생긴 것 같더라고요 (그러나 물론 에버노트 헤비 유저들은, 필요한 페이지만 사진으로 찍어 스캔한 뒤 에버노트에 저장한다는 옵션을 선택할 것입니다만 ㅎㅎ;;). 
특히 자신에게 특화된 검색어를 조합한 검색 폴더를 잘 활용하면 트리 구조로 되어있는 에버노트의 한계를 넘어 좀 더 유연한 사고와 아이디어를 조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 부분에 있어서는 여러 다양한 시도를 해보면서 자신에게 가장 맞는 방법을 찾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아마도 저자는 윈도우즈와 안드로이드에서 에버노트를 사용하고 계신 것 같은데, 이 책이 이번에 업데이트 되어 출간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아이폰/맥용 에버노트 설명에 오류가 있었어요(대부분이 기능을지원하는데도 지원하지 않는다고 소개하시는 부분이었죠). 한 가지 예를 들자면 128 페이지에서 아이폰에서는 첨부파일 기능이 제공되지 않아 공유방식 중에 Evernote로 가져오기를 선택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이미 오래전부터 아이폰에서도 아이폰 혹은 외부 저장소에 저장된 파일들을 첨부할 수 있습니다.


일반 노트에서 +를 터치하면 맨 아래에 "첨부파일 삽입" 메뉴가 있답니다. 이것을 클릭하면 아이폰 안의 파일은 물론 iCloud나 Dropbox, Google Drive, OneDrive 등 아이폰에 설치되어 있는 외부 클라우드 서비스의 파일들을 불러올 수 있어요.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된 또 하나의 즐거움(!). 별책부록으로 온 "최적의 생각 정리 도구" Workflowy랍니다. 
처음 Workflowy라는 이름을 보고 "어랏, 내가 모르는(?!) 어플이 있었나" 싶었어요. 생각을 정리하는 마인드맵부터 브레인스토밍, 카드로 정리하는 앱 등 다양한 앱들을 워낙에 좋아하는 터라 앱스토어의 Productivity 카테고리는 줄줄 꿰고 있거든요 ㅎㅎ 

얼른 검색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예전에 다운받아 썼던 앱이더라고요.

그때는 워낙 심플한 레이아웃과 커스터마이징이 거의 불가능한 인터페이스 때문에 별 매력을 못 느꼈었는데, 저자의 매뉴얼을 읽고나니 에버노트에서 아쉬웠던 점들을 훌륭하게 커버할 수 있는 협력툴이라는 생각이 들어 얼른 다시 설치했답니다. 며칠 쓰면서 나름의 생각 구조를 정리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아주 만족스러워요!


지금까지 꽤 많은 사람들과 협업을 하면서 에버노트를 거의 종교처럼(?) 전파하곤 했답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제 주위 사람들이 그런건지 몰라도) 처음 입문하기가 좀 어려워서인가 금새 포기하고 흥미를 잃으시더라고요. 협업을 할 수 있는 최고의 툴 같은데, 상대방을 설득시키지 못해 결국 네이버 BAND나 카카오톡으로 작업을 진행하며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참 많았어요.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다음에는 그냥 이 책을 한 권 사서 선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만큼 에버노트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부터 고급기능까지 다양하게 소개한 훌륭한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 책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에버노트와 친해지고 그로 인해 머리를 좀 더 쉴 수 있는 순환이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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