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씽크 전략 - 비즈니스 세계의 트로이목마 전략 Harvard Business 경제경영 총서 35
번트 H. 슈미트 지음, 권영설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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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에 있어 지난 세기는 그야말로 가장 파란만장하고도 극적인 시간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하루가 무섭게 바뀌는 세상과 테크놀로지로 인해 비즈니스 전문가들은 방법을 발전시키고 바꾸는 것이 아닌, 비즈니스 자체를 재정의해야만 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불문율" 사업들이 하나둘씩 무너져내리면서 기존의 사고방식을 고수하다가는 평생 쌓은 사업 역시 장담할 수 없게 되었으니까요. 그래서인가 비즈니스 세계의 경영과 전략에 관한 책들은 2000년대 이후 유난히 Innovation에 집착하는 느낌입니다.


스스로 사업은 하고 있지 않지만 사실 제가 하는 일과의 상관성을 찾는 것이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음악 역시 어마어마한 변화를 겪으며 계속하여 새로운 시대의 국면을 맞이하고 있고, 예술산업 역시 대중의 호응과 관객의 관심을 얻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그저 "예술"에 집중하다가는 외면당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때문에 흥미로운 비즈니스 전략 서적이 출간될 때마다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됩니다. 과연 이 책에 쓰여진 노하우와 지식들을 어떻게 스스로의 영역으로 변환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말이죠.


오늘 소개할 책은 독일에서 태어나 현재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경영대학원의 석좌교수로 재직 중인 베른트 H. 슈미트 씨의 저서인 <빅 씽크 전략 Big Think Strategy>입니다. "비즈니스 세계의 트로이 목마 전략"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이 책이 말하는 빅 씽크가 무엇인지 함께 만나보시죠!





대단한 이노베이션, 하지만 과거의 이야기?


"트로이의 목마"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길고 힘들었던 전쟁의 판세를 뒤엎어버린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던 트로이의 목마는 발상의 전환과 언뜻 상관없어 보이는 것들의 결합이 얼마나 대단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인 동시에 수많은 비즈니스 전문가들에게 많은 영감과 도전을 가져다준 이야기일 것입니다. 저명한 경영학자인 슈미트 씨는 이러한 발상들을 "빅 씽크"라고 정의합니다.


이 책의 중심이 되는 "빅 씽크"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꼭 언급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원서인 Big Think Strategy의 발간 시점인데요, 이 책은 원서의 초판인 2007년에 대한 번역서인지라 책의 내용 역시 출간 시점인 2007년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인문학이나 소설이었다면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았을테지만 매 해 무섭게 변하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7년의 시간은 체감할 수 밖에 없는 거대한 늪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김난도 교수님의 지휘하에 매 년 발간되는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트렌드코리아>가 처음 발간된 것이 2007년이니 그간의 시리즈를 눈여겨봤던 분들이라면 7년 동안 얼마나 많은 일이 일어났는지 아실 테니까요 (사실 트렌드코리아는 1년 전 발간된 책만 보더라도 몇 년 전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다분합니다). 

때문에 <빅 씽크 전략>에는 요즘에 거의 들을 수 없는 이야기들도 등장하곤 합니다. 소셜 네트워크의 절대 강자이자 철옹성이었지만 2011년 헐값에 매각되며 씁쓸하게 퇴장해야겠던 마이스페이스라던가 이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추억으로 사라져버린 세컨드라이프가 그렇습니다. 이 책이 발간된 시점에서는 그야말로 "핫"한 트렌드였지만 이젠 역사책에서 등장할만한 이야기가 되어버렸으니까요. 때문에 이 책을 읽기 전 그러한 시대적 배경과 관용은 필수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가 다 "한 발 늦은" 것은 절대 아니지만, 지금의 현실에 1:1로 적응하기에는 확실히 무리가 있는 것만큼은 사실이니까요. 



모두가 원하는 빅 씽크의 정체


그렇다면 도대체 빅 씽크는 무엇일까요? 솔직히 이 책을 읽으면서 다소 책의 전개와 내용이 산만하다는 느낌을 받았답니다. 물론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며 스스로의 한계로 인해 잘 이해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지만, 후반부에 이르기까지 "빅 씽크"의 정체가 상당히 애매모호하게 뭉뚱그려지는 느낌이 들더군요. 마치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빌리지"를 보는 느낌이랄까요? 뭔가 대단하고 엄청난 것인줄은 알겠는데 정확하게 그것이 무엇인지 설명을 할 수는 없는... 게다가 책 전반에 걸쳐 약간은 혼용되어 사용되는 "빅 씽크"와 "아이디어" 등의 개념들이 이해를 오히려 힘들게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전반적으로 다 읽고 난 뒤에도 정확하게 무엇을 읽고 배운 것인지 정리가 잘 되지 않는 책이었던지라 다소 당황스러웠답니다 (아무래도 시간이 날 때 다시한번 처음부터 차근차근히 정리하며 읽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빅 씽크"의 정체를 제외하고 본다면 흥미로운 진단과 분석, 그리고 아이디어 제시 방법 등이 다양하게 등장합니다. 특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구체적인 단계라던가 혁신의 발목을 잡는 성우(sacred cow)를 버리는 법, 불가능해보이는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방법 등은 흥미를 일으키면서 실행해봐야겠다는 도전의식을 자극하더군요. 예로 등장하는 산업 역시 자동차, 음악, 의학, 스포츠 등 다양하기 때문에 자신의 분야와 연결시키는 과정 역시 수월할 것입니다. 



No risk, no fun


누구나 혁신을 부르짖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갈망하지만 진짜 혁신으로 인해 성공을 만끽하게 되는 사람들은 극히 소수의 인원일 뿐입니다. 때문에 극소수의 성공담을 통해 이런저런 이론들이 발생하고 차세대 성공 신화의 주인공을 꿈꾸는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실행되어지며 또 다른 트렌드가 창조되는 것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간발의 차로 트렌드 탑승에 성공하거나 한 발 늦어 헛물을 켜기도 하고요.

그런 면에서 2007년의 시점에서 쓰여진 이 책은 늦은 감이 확실히 있습니다. 그것은 저자의 역량이 부족하거나 연구가 미흡해서가 아니라 이 분야의 특성상 시시각각 상황이 너무도 빠르게 전개되기 때문이고요. 하지만 그러한 "트렌드"를 잠시 옆으로 미뤄두고 그 근본에 있는 경영 마인드나 전략을 본다면 이 책의 내용은 확실히 흥미롭고 유익한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 역시 다시 한번 시간을 내어 읽어보면서 처음 읽었을 때 정리되지 않았던 "빅 씽크"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시장을 뒤집는 아이디어, 리스크 만큼이나 거대한 혁신의 즐거움을 가져다 줄 "빅 씽크"는 모르고 넘어가기에는 너무 매력적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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