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정수의 탐나는 하우스파티 (탐나는 파티세트, DVD 포함) 탐나는 스타일 DVD북 시리즈 4
변정수 지음 / 이덴슬리벨 / 201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임신을 하고 크게 달라진 것 중에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그동안 그 위력을 무시해(?)왔던 호르몬의 영향력을 믿게 되었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내가 내 몸의 상태를 정말 모르겠구나"는 깨달음입니다. 호르몬이 분비되며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다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에이, 설마 이렇게 드라마틱 하려고' 하며 대충 넘기곤 했는데 임신한 후 호르몬의 변화가 신체와 감성변화에 직결되는 것을 보면서 조금 더 조심하게 되었고, '이 정도는 가뿐하지!'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하나 둘씩 힘에 부치고 스스로의 마음과 결심과는 관계없이 여러 제약을 받게 되면서 '내 몸이 내 몸이 아니구나'라는 생각마저 들었답니다. 막달이 다가올 수록 점점 무거워지는 몸 탓에 조심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게 되어버렸기 때문이죠.


뱃속 아기가 커질 수록 요즘엔 세가족의 모습을 상상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예비 엄마라면 누구나 생각할 "이런 엄마가 되어야지"부터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나 행동, 이벤트까지 고민할(?) 것이 참 많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이나 유행에는 워낙 관심도 취미도 없는 저희 부부인지라 하고 싶다가도 "요즘은 다들 이렇게 하더라고"라는 말에 오히려 관두는 청개구리 심보가 발동하곤 한답니다. 때문에 뭔가 더 특별하고, 뭔가 더 우리스러운(?) 것을 찾다가 드디어 특별한 책 한 권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카리스마 넘치는 모델이자 패셔니스타인줄만 알았던 변정수씨의 더 대단한 이야기. <변정수의 탐나는 하우스 파티>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일반 수퍼맘들은 가라! 진짜 수퍼맘의 진짜 파티 이야기


처음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것은 뭔가 틀에 매여있지 않은 우리만의 파티를 열고 싶어서였답니다. 베이비페어에 가면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들에게 교육보험을 권하고, 소위 '요즘 엄마'들이 선호한다는 유명 패밀리 레스토랑에서의 돌잔치 혹은 생일파티 패키지를 예약하라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하기도 합니다. "저희는 아직..."이라고 대답하면 "요즘은 다 미리미리 해두시는데, 안그럼 나중에 후회하세요"라는 획일적인 멘트가 날라오곤 하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태아보험은 들어두었지만 거기까지. '더이상 부모의 마음을 이용한 상술에 넘어가지 않겠어!'라고 다짐한 터라 꿋꿋하게 돌아서면서도 진짜 내 아이만 생일파티를 거하게 해주지 않는다고 실망하거나 속상해하면 어쩌지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그렇다고 단지 다른 아이들과 비교당하지 않거나 시쳇말로 "꿇리지 않기" 위해 거액의 파티 계약을 하는 것도 전혀 내키지 않고요.


이 책을 읽으면서 변정수씨의 새로운 면모를 볼 수 있었답니다. 젊은 나이에 힘겨운 암투병 생활을 하며 좋은 일을 많이 하셨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나 구체적으로, 꾸준하고 열정적으로 어려운 아이들을 돕고 계셨는지는 몰랐어요. 바쁜 일정과 두 아이의 육아만으로도 벅찰텐데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의 엄마로써, 태어나자마자 고아 아닌 고아가 되어버린 불쌍한 아이들을 돕기 위해서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존경스럽기만 했습니다 (이 책의 모든 판매 수익금은 SOS 어린이마을에 기부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많은 일을 하면서도 아이들의 생일 파티와 할로윈, 자신의 특별한 생일과 리마인드 웨딩까지 말 그대로 "특별하게" 준비하고 해내는 그녀는 진정한 수퍼맘인 것 같아요! 이 책에서는 모두 여섯 번의 특별한 파티를 위한 준비과정과 내용이 적혀 있었는데, "무슨무슨 파티는 이렇게 하라"는 직접적인 조언이 아닌 다양한 아이디어와 노하우를 공개함으로써 독자 스스로가 자신의 파티를 디자인해볼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체력도, 손재주도, 추진력도 모자란 저로써는 엄두가 안나는 부분이 한두개가 아니었답니다. "아니, 세상에, 이걸, 어떻게 혼자 다 했지!!"라고 외치고 싶은 순간도 있었어요. 변정수씨처럼 멋진 파티를 해내려면 여간 힘이 넘치고, 부지런하지 않으면 안되겠구나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그에 상응하는 경제적 여유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크고 작은 아이디어와 노하우를 엿보면서 '아, 이것은 이렇게 응용해도 되겠다'는 팁을 많이 얻을 수 있어 만족스럽기도 했답니다. 굳이 처음부터 끝까지 계획하고 실행하지 않아도 (적어도 처음엔) 부분적으로 파티를 계획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하나부터 열까지, 내 마음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파티 문화"가 생소한 것 같습니다. 유럽에서 살 때는 나름 이런 저런 파티에 다녀보고 직접 작은 파티를 열기도 했었어요. 파티라고 하니까 거창해보이지만 제 주변 친구들의 파티는 말 그대로 형식도 규칙도 없는 "내맘대로" 파티였기에 부담없이 즐길 수 있었답니다. 처음 이 책을 읽으면서 "이걸 어떻게 다하지?" 겁을 먹을 필요가 없는 것이, 결국 어떤 파티가 될 지 정하는 것은 어느 누구도 아닌 파티의 주인인 자기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 하는 파티는 돈을 많이 들이거나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지 않아도 분명 즐거운 시간이 될테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티를 열기 전 변정수씨의 책을 권하고 싶은 이유는 바로 아직까지는 부족한 파티 문화에 대한 의식 때문입니다. 좋은 의도로, 즐겁게 준비했다 하더라도 아직 익숙하지 않은 문화에 손님들이 불편해하거나 잘 어울리지 못하면 얼마나 속이 상할까요. 변정수씨는 파티에 처음 온 손님들까지도 즐겁게 참여하고 어색하지 않아할 수 있는 여러가지 노하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몇 번의 파티를 거친다면 어느새 자신의 주변에는 특별한 파티를 기다리고 즐길 수 있는 지인들이 점점 많아지지 않을까요? 준비하는 사람도, 초대받은 사람도 끝까지 즐겁게 누릴 수 있는 파티를 위한 여러가지 조언을 아끼지 않는 변정수씨 덕분에, 한국에서도 이색적인 파티를 계획해볼 용기가 생겼답니다!



엄마의 진심은 '통한다'


"우리 가족만의 특별한 전통을 만들고 싶어."


얼마 전 신랑에게 뜬금없이 건네본 말입니다. 생일이면 친구들과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고, 어린이날에은 놀이공원에 가는 틀에 박힌 이벤트가 아니라, 생일은 물론 새해 첫 날과 마지막 날, 크리스마스와 다른 기념일을 조금은 색다르게 누릴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계획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익스트림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아빠의 생일에는 가족 모두가 헹글라이더, 번지점프 같은 체험을 하러 떠난다거나 매 달 첫번째 목요일에는 좋아하는 단골 식당에서 외식을 한다던가. 뭔가 아이가 조금 자라서도 즐겁게 함께하고 훗날 추억할 수 있는 일들을 만들고 싶더군요. 특히 어느 순간 부모와 정신적으로 멀어질 사춘기가 오기 전에 함께 나누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놓고 싶었답니다.


어느새 부쩍 자라 사춘기에 들어선 첫째딸을 위한 변정수씨의 조금 더 특별한 파티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녀 나름대로 딸과 가장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열심히 찾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자신의 것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딸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해보고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의 모습이 참 멋있었어요!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면 들 수록 점점 다른 사람(특히 자식)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어려워지는 것이 당연한데, 그녀야말로 정말 "친구같은 엄마"가 아닐까 싶었답니다. 아무리 반항하고 싶고 부모님이 이해가 가지 않는 사춘기라도 엄마의 진심을 통하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까요?


결국 파티의 가장 근본적인 의미는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조금 더 가까이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는 것.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술을 마셔야 서로 친해진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마치 알코올 없이는 서로 가까이 갈 수 조차 없는 일부 사람들의 사회능력 부족에 씁쓸해지곤 한답니다. 술에 취하지 않고도 충분히 상대방을 알아갈 수 있고, 술을 마시지 않고도 충분히 즐거운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가장 쉽게 만들어볼 수 있는 자리가 바로 "파티"가 아닐까 싶네요. 저 자신도, 주위에서도 조금 더 이런 특별한 이벤트가 활성화되어서 함께 나누고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