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전문가 조철선의 기획 실무 노트 - 전략가를 지향하는 당신의 책상 위에 놓인 단 한 권의 경영 전략 실무서
조철선 지음 / 전략시티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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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에 읽기 시작했다가 즐겁게 읽고 끝나는 책이 있는가 하면 두고 두고 읽으면서 읽을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느끼는 책이 있습니다. 어떤 책들은 다 읽은 후에는 소장하기도 그렇고 누구에게 주기도 그래서 '애물단지'가 되어버리기도 합니다. 

워낙에 많은 책을 사고, 받다보니 집안 곳곳이 책들에게 점령당해있는지라 정기적으로 좋은 책들을 나누어주기도 하고 교회 도서관에 기증하기도 합니다. 원칙적으로는 다 읽은 책만 다른 분들에게 나누어드리고 있지만 가끔은 미처 읽지 못한 책들이 섞이게 되기도 하고요.

정기적으로 책나눔을 하면서 이제 "이번에는 어떤 책을 나눠볼까?" 하며 책장을 훑어보는 것이 점점 익숙해집니다. 이 경험은 참 뭐라고 할 수 없는 신비로운 경험인데요, 한 권 한 권의 책 제목을 읽으면서 읽었을 때의 추억과 대강의 내용이 머리에 스쳐지나갑니다. 신기한 것은 책장에 오래 있던 책들일 수록 더욱 더 오래 간직하고 싶은 소망이 생긴다는 것인데, 논리적으로 보자면 오래 가지고 있었으니 새 것으로 다시 채우고 싶을 법도 한데 오히려 그 책들은 책장이 누렇게 바랠때까지 계속해서 간직하게 되곤 합니다. 그런 책들을 저에게 마치 "평생의 친구이자 스승"과도 같은 존재인 것 같습니다.

 

여러 책들을 만나다가 새로운 "평생의 친구"를 만나는 것은 독서 가운데 가장 흥미진진하고 보람찬 경험 중 하나입니다. 책을 받아들었을 때부터 쿵쿵 뛰던 심장이 책장을 넘기면 넘길 수록 더욱 뜨거워지면, "아, 드디어 한 권을 또 찾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요, 오늘 소개할 책 역시 두고 두고 곱씹고 되뇌이며 읽고 또 읽을 책이랍니다. 전략가를 지향하는 당신의 책상 위에 놓인 단 한 권의 경영 전략 실무서! <경영전략전문가 조철선의 기획 실무 노트>를 소개합니다!

 

 


 

 

 

기획과 전략의 모든 것을 담았다

 

처음 책을 받고 깜짝 놀랐습니다. 무게감이 있을거라고는 생각했지만 839 페이지의 방대한 분량과 오랫동안 사용해도 끄덕없을 견고한 제본은 역시 포스부터 달랐는데요, 특이하게도 이 책은 A4 크기이지만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세로 형식이 아닌 가로(Portrait)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처음 몇 장을 읽고 나니 저자가 어째서 이러한 종이 레이아웃을 선택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는데, 단순히 종이 포맷을 바꾼 것만으로도 이전 책읽기와 전혀 다른 형태로 독서를 시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일단 침대에 편안하게 누워서는 도저히 들 수 있는 무게나 모양이 아닐 뿐더러 옆으로 길고 위아래로 짧다보니 정자세로 읽지 않으면 목까지 아파오더군요. 

가로로 긴 페이지에는 그렇게 많은 (저자의) 글이 담겨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오랫동안 생각하고 분석해봐야 할 모형들과 도표가 가득하고 한쪽에는 그것과 관련된 사례가 깨알같은 글씨로 적혀있기 때문에 한 페이지에서 머무르게 되는 시간이 다른 책들보다 길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책이 아니라 한 폭의 그림을 감상하듯 오래도록 보면서 과연 이것이 나타내고자 (혹은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되더군요. 종이 레이아웃이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칠줄이야, 읽으면서 내내 놀라웠답니다. 이러한 "종이 선택 역시 저자의 전략 중 하나겠지"라고 생각하니 새삼 기획과 전략의 효과가 실감이 나더군요.

 

어마어마한 분량 덕분에 길을 잃기 쉽지만 이 책은 크게 다섯 파트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1. 전략과 전략적 사고에 대하여

2. 반드시 알아야 할 사업 전략 기획

3. 성패를 좌우하는 마케팅 전략

4. 전략적 리더에게 필요한 전사 기업 전략

5. 사례와 함께 알아보는 기획서 작성 스킬 

 

각 파트는 세 개 혹은 네 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사실 이 책은 어떤 지침서나 조언서라기보다는 하나의 사전 혹은 백과사전의 개념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어야 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를 먼저 읽고 그 주위의 내용을 읽어나간다면 엄청난 분량에도 겁먹지 않고 즐겁게 읽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경영같은 방대한 분야에서 "단 한 권의 경영 전략 실무서"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책이 몇 권이나 될까요? 처음에는 '조금 지나친 광고 카피 아냐?'라는 의구심도 들었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절대 허투루 한 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제가 하는 일이 직접적인 경영과는 거리가 멀고 경영 전문가는 커녕 초보 수준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기획하고 어떤 전략을 펼쳐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기획은 모든 것을 '실현'시키는 힘이다

 

기획이나 이론 등의 개념에서 가장 오해받고 있는 부분이 바로 이것들이 '탁상공론'이라는 선입견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습이 없는 이론은 존재할 수 없고, 음악에 있어서 대부분의 이론들이 스스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오랫동안 유지되어 고착된 음악적 현상들을 체계화시킨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론'이라는 말에는 어딘가 '현실(실습)과는 동떨어진 탁상공론'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기획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꼭 마케팅부에 소속되어 있다거나 거대 프로젝트의 기획자여야지만 기획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크고 작은 것의 차이가 있을 뿐 우리는 사실 매일매일 기획이라는 과제를 안고 살아갑니다. 정해진 시간과 버짓 안에서 일을 해결하는 것은 물론 크고 작은 행사를 준비할 때 스스로가 기획자로 나설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전문 기획가가 일을 도와준다면 그야말로 즐겁고 행복한 일이겠지만 여러가지 사정상 웬만한 것은 스스로의 선에서 해결하게 됩니다. 이 때, '나는 뮤지션이니 기획은 몰라' 같은 변명은 자기 자신에겐 통할지 몰라도 칼같은 비즈니스 세계에선 공허한 메아리밖에 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기획력은 자신의 꿈을 펼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추어야 할 기초적인 소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전략적 사고라고 하면 분석적이거나 계획적인 사고에 국한하여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략적 사고는 분석적이거나 계획적인 사고에 필요한 논리적 사고뿐만 아니라 열린 사고와 비판적 사고 등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37 페이지)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현대에도 컴퓨터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면 바로 이 '전략적 사고'가 아닐까 싶습니다. 자료를 수집하고 그것에 대한 통계를 내는 데에는 컴퓨터가 유용할지 몰라도 그것을 구조화하여 분석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요. 특히 요즘은 정보가 부족하여 어려움을 겪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오히려 정보가 너무 많기 때문에 그것들을 일일히 판단하는 능력이 요구되고 있고요. 수많은 정보 가운데서 가치있는 것을 찾아내어 가공하는 것. 이것이 바로 전략적 사고이며 기획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 페이지가 멀다하고 소개되는 수많은 사례(Case)들은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조금 더 정확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론적으로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도 사례를 읽으면서 비로소 제대로 이해하게 되곤 했습니다. 이렇게 수많은 사례를 수집하여 정리한 뒤 가장 적절한 부분에 삽입한 저자의 노고가 정말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없었는데, 간결한 설명과 핵심을 이미지화한 그래픽 혹은 도표, 그리고 실제 사례의 3박자가 자칫 놓치지 쉬운 디테일까지도 확실하게 잡아주는 듯 합니다.

 

 

한 권으로 충분하다 

 

요즘 기획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말 그대로 초보 중 상초보이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이것이 저는 물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내용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기획은 논리적 사고와 비판적 사고가 필수적이며 효과적인 가치판단으로 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이죠. 앞서 언급했듯이 사실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것은 기획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조금 과장해서 이야기하자면 하루를 계획하는 것도, 과제나 시험을 준비하는 것도 모두 기획으로 연결될 수 있지 않을까요? 굳이 대형 공연이나 큰 프로젝트가 아니라도 말입니다.

 

경영 초보가 읽기에는 책의 내용이 상당히 방대했습니다. 또한 여러 개념들이 (아마도 경영에서는 너무도 당연시되어지기 때문에) 설명되지 않고 지나가 따로 찾아보아야 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중에 포기하지 않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던 것은 아까 언급한 3박자(간결한 설명과 이미지, 그리고 사례)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어 한 쪽에서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이 다른 쪽으로 인해 보충되었기 때문입니다. "기획 실무 노트"라는 전문적인 제목과 한눈에 보기에도 압도적인 분량 때문에 '나는 경영하는 사람도 아닌데 이런 책은 필요 없겠지'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책이야말로 두고 두고 다시 읽고 또 읽으면서 조금씩 기획과 친해지고 자신의 실력을 쌓아나갈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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