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움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7가지 방법
가바사와 시온 지음, 김윤희 옮김 / 책이있는풍경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요즘은 정말 사는 것이 어렵다" 라는 말을 자주 듣고는 합니다. 세계 자살 1위 국가라는 불명예가 어쩌면 고달프고 괴로운 우리의 현실을 반영해 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괴로움은 우리의 살아가는 가운데 떨쳐내기 힘든 존재로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뜬금없이 "괴로움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7가지 방법"이라니, 참 용감하고도(?) 대담한 제목을 읽고는 바로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 마음먹었습니다. 이미 "365 시리즈"로 알고 있던 책이담긴풍경 출판사에서 발간된 책이라니 더욱 궁금해졌죠. (2012년 2월부터 이 출판사에서 발행된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을 항상 침대 옆에 두고 읽곤 한답니다. 짧은 문구에도 힘이 되고 도전이 되는 글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반복해서 읽어도 즐거운 책이에요^^)

이러한 배경으로 읽기 시작한 "괴로움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7가지 방법". 과연 이 책은 어떤 내용일지. 마술사의 주문처럼 요술을 부리는 것일지 아니면 너무 많은 것을 약속해버린 제목일지… 읽는 내내 흥미로웠던 이 책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과학으로 풀어보는 감정

 

만약 지금 내가 느끼는 괴로움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것이 전적으로 나의 선택이며 내 능력 안에 있다면?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은 어려움이 단지 생각의 전환만으로 해결될 수 있다면?

다소 허무맹랑하게 들리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가바사와 시온 박사는 "YES!"라고 답합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괴로움이라도, 심지어는 자살만이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돌출구라 느껴지는 희망없는 상황에서도 생각의 전환 만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얼마나 꿈같은 이야기인가요? 하지만 가바사와 박사의 설명을 차근 차근 따라가다 보면 이것이 마술사의 주문도, 이상한 종교의 눈속임도 아닌 "생활 안에서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가장 쉬운 실천에서 얻어지는 가장 효과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죠.

또한 이 책의 주장이 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는 것은 회의적인 사람들에게 또 하나의 신빙성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저자는 삿포로 의과대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일리노이대학 정신과에서 우울증과 자살 예방에 관한 연구에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름을 딴 심리학연구소를 설립한 뒤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풍부한 경험과 지식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이라니 아무리 회의적인 입장이라도 충분히 귀기울여 들을만한 가치가 있지 않겠습니까.

 

"도파민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간과 '하고야 말겠다'는 동기 유발을 높여주는 호르몬이다. 도파민이 많이 분비될 수록 '해낼거야', '좀 더 노력하자'는 의지는 더 강하게 우러난다" (35페이지)

 

지금까지 감정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어려운 난제라고 생각해왔던 저에게, 이 모든 감정의 흐름이 물질로 환원된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했습니다. 그것은 바꾸어 말하자면 다룰 수 없다고 치부되었던 감정을 충분히 지배할 수 있다라고 풀이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감정의 흐름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서 그 지식을 통해 내게 유리한 쪽으로 움직이는 것. 그것이 저자가 이 책을 통하여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이자 의의입니다.

생각만으로 괴로움을 극복하고 능동적인 삶을 살 수 있다? 만약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충분히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더군다나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이 어렵기는 커녕 우리가 쉽게 생활에 적용시키고 실천할 수 있는 것이라면 말입니다.

 

 

트위터가 훌륭한 정신 치유의 수단?

 

이 책이 가진 또 하나의 큰 장점은 저자가 누구보다도 현재, 바로 이 시점에서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고민을 해결해준답시고 시대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공감하기 힘든 가설이나 방법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바로 이 순간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방책을 소개하는 것이 특별합니다.

 

그 중 인상깊었던 하나만 소개하자면 바로 "트위터"에 대한 저자의 제안입니다. 가바사와 박사는 자신의 블로그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여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에 큰 기쁨을 느끼는 사람입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매일 3만 3천명 이상의 사람들이 방문한다고 합니다. 이 책을 내게 된 계기 역시 자살과 우울증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사람들을 보다 직접적으로 돕기 위해서는 보다 넓은 독자층과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서문 중, 7페이지). 이미 "트위터 고수가 알려주는 페이스북 기술" 이라는 책을 썼을 정도니 SNS에 대한 저자의 지식과 애착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 싶습니다.

 

그렇다면 저자는 어째서 트위터가 훌륭한 정신 치유의 수단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일까요?

 

"트위터를 하는 사람들은 이해하겠지만, 단순히 신변잡기를 긁적이기만 해도 전혀 모르는 사람들까지 곧바로 반응을 보인다. 트위터에는 대화 상대가 없는 것 같지만 사실은 존재한다. 특히 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사람의 심리 속에는 사람들이 자기 글을 읽어 줄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깔려 있다. 심지어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까지 반응해 준다면……" (135 페이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속이 후련해지고 그 고통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은 불특정다수 (그것도 대부분 오프라인에서는 알지 못하는 관계의 사람들) 에게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 (혹은 자신의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 것) 을 표현하는 것으로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또한 "후폭풍"을 감당해야 하는 지인이 아니라 자신에 대해서 구체적인 것은 모르는, 그러나 친분이 있는 사람들에게 털어놓는다는 사실은 하기 힘든 말을 좀 더 쉽게 꺼낼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어줍니다.

 

저자는 더 나아가서, 가장 개인적이고 가장 들키고 싶지 않은 "일기"가 어째서 인터넷 공간에서 공개적으로 성행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합니다. 트위터가 가진 장점에서 조금 더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일텐데, 블로그던 SNS던 누구나 쉽게 아무런 돈을 들이지 않고 시작하고 유지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저자는 자신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 이 매체들을 적극 활용할 것을 권유합니다.

이 모든 이론에는 결국 우리 모두가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전제가 바탕되어있는데, 상태가 심각하고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케이스의 경우, 전문가의 상담을 병행하는 것을 제안합니다.

 

언어가 달라서 대부분 이해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저자가 활발하게 인터넷 상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소개한 만큼 그의 트위터나 블로그 주소를 남겨두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궁금해서 인터넷으로 조금 찾아보았는데 그의 영문 이름 (Kabasawa Shion) 으로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찾을 수 없더군요. 한자 이름을 알 수 없는 저로서는 검색이 무리인 것 같습니다^^; 구글 번역기를 통해서라도 그의 포스팅을 구독하고 싶은 만큼, 혹시라도 주소를 알고 계신 분께서는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치료와 예방, 두가지의 답안

 

언제나 그렇듯이 치료가 중요한 만큼 예방도 중요합니다. 애초에 건강하고 아프지 않다면 병을 치료할 이유도 없어지겠죠. 그런만큼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습관을 소개합니다. 책을 소개하는 제 1장 후 제 2장에서 5장까지 괴로운 상태를 극복하는 치료에 대해 다루었다면, 제 6장은 어떻게 하면 나의 정신을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귀중한 조언들이기 때문에, 평소에 스트레스로 크게 고민하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도 – 그런 사람이 과연 현대에 존재할까라는 의문이 있습니다만 – 몇 번이고 읽어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이 아무리 중요하다 하더라도 그것 역시 건강이 있을 때의 중요도이지 만약 암 말기로 투병하게 된다면 무의미하게 될 것입니다. 육체의 건강은 정신의 건강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최소한 우리가 육체의 건강을 위해서 노력하는 것 만큼 정신의 건강에도 투자해야 할 것입니다.

 

 

자살을 하려는 사람들 중 도움을 요청하거나 상담을 받으려 하는 사람들은 불과 40%라고 합니다. 과반수가 넘는 사람들이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택할지언정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입니다. 기분이 좋고 정신적으로 건강할 때야 자신은 그런 바보같은 짓은 하지 않겠다고 단언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고통과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진 후에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요? 현대인과 스트레스가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라면, 그 스트레스를 제압하고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가는 것은 스스로의 몫일 것입니다.

 

직장을 다니는 분들 뿐만 아니라 학생들, 주부들 그리고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도 이 책을 적극 추천하고 싶은 것은, 읽어나가면서 저자의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마인드에 전염될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와 싸워 승리한다는 것은 이미 현대인이라면 꼭 갖추어야 할 필수불가결의 스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완독한 후 서평도 완료했지만, 아마도 이 책은 정기적으로 꼭 한번씩은 저 자신을 위해 읽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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