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나의 첫 토론 수업 - 생각하는 십 대를 위한 이슈를 디베이트하다
홍진아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젠가 한 교육전문가가 학부모들의 영어 교육 욕심의 헛점을 찌르며 한 말이 기억납니다. "자신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모르는 아이는, 영어를 배워도 할 말이 없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언어를 배우는 것도, 책을 읽는 것도, 문해력을 키우려는 것도 결국은 스스로 생각하고 사유할 수 있기 위함인데도 불구하고, 자꾸만 "인풋(Input)의 늪"에 빠져 정작 아웃풋은 뒷전이 되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청소년을 위한 나의 첫 토론 수업>을 읽기 시작한 것도 비슷한 맥락 때문이었습니다. 그저 머릿속에 지식을 채워 넣으려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것을 깊게 사유하고, 토론을 통해 나누며 "더 좋은 길"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요. 


아직은 조금 생소한 개념인 디베이트(debate). 이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나 많은 디베이트 대회가 있었는지 처음 알게 되었어요. 해외 청소년들은 이미 학생 때부터 이런 토론 문화에 익숙해져 있다니, 참 부러운 일이네요. Part 1에서는 디베이트의 전반적인 개념과 역사를 설명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여러 디베이트 행사를 소개합니다. 디베이트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도 상세하게 나와있어 유익했어요. 굳이 해외 대회까진 아니더라도 뜻이 맞는 친구들끼리 모여 정기적으로 디베이트를 하며 실력을 키워나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될 듯 싶습니다. 


Part 2부터는 각각 교육 이슈, 사회 이슈, 차별 이슈에 관한 가상 디베이트가 펼쳐집니다. 클래스에 참여한 네 명의 고등학생 친구들이 어찌나 생생하게 그려졌는지, 나중에는 디베이트 주제만 봐도 어느 친구가 어떤 의견을 낼지 알겠더라고요. 여러 이슈들을 접하면서 지금 고등학생들에게 가장 와닿는 시사 테마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때때로 굉장히 첨예한 이슈도 등장하는데 - 현실에선 누군가 이야기만 꺼내도 금새 싸움으로 번질 것 같은 그런 이슈 말이죠 - 가상의 토론 친구들이 디베이트 안에서 서로를 존중하며 여러 목소리를 내는 모습이 참 바람직해 보였어요. 몇몇 테마의 말미에는 여러 전문가의 개인적인 의견이 짧게나마 덧붙여져 있어 여운을 가지고 생각에 잠길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책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이슈들이 옳고 그름을 분명히 가리기 어려운 것들이기 때문에 애초에 찬성과 반대 중 어느 편에 설 것인지부터 고민이 많이 되거든요. 


신기한 건, 좀처럼 이해되지 않았던 이슈들도 디베이트 형식으로 접하다 보니 좀 더 다각적이고 입체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찬성과 반대의 입장이 각각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근거를 논리적으로 제시할 수 있고, 상대편을 존중하며 그의 발언권을 보장해주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성숙한 토론 문화가 우리 사회에 정착된다면 참 많은 문제들이 절로 해결될 것 같은데 말이죠. 


토론은 "누가 옳은가가 아닌 무엇이 옳은가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한 저자의 말이 큰 울림을 줍니다. 십 대 청소년들과 교육자들께 진심으로 권하고픈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