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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법률콘서트 - 다양한 법률이슈를 예리하게 담아낸
이임성 지음 / 미래와사람 / 2024년 6월
평점 :
품절
대학원에 다닐 때 낙제를 간신히 면한 과목이 있습니다. 선택 과목으로 수강했던 <저작권법>이었는데, 나름 열심히 공부했던 것 치고 처참한 성적에 망연자실했던 기억이 나요. 그때만 해도 사실 법은 저같은 범인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미지의 것 같았어요. 그래서인가 <시사법률콘서트>처럼 일반인도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법률 이야기에는 언제나 관심이 갑니다. 저자 이임성 변호사님은 지난 1년여간 쓰신 시사법률 칼럼의 글들을 모아 이 책을 펴내셨다고 해요. 프로필 사진을 볼 땐 젊은 변호사님인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환갑이 넘으신 베테랑 변호사님이시더라고요.
책은 총 다섯 개의 챕터로 구성되어있고 각 챕터에는 현장감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실무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갓 나온 따끈따끈한 신간인지라 최신 업데이트된 내용들을 담고 있어 아주 유익했어요. 2024년 1월 25일부터 시행된 머그컵샷부터 몇 년 전부터 첨예한 문제로 떠오른 촉법소년 문제에 대한 단상도 인상적입니다. 1958년에 제정된 소년법이 아직까지도 개정되지 않은채 시행되고 있어 시대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현실도 알게되고, 그외에도 많은 (정말 시급한) 현안들이 국회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하고 몇 년 째 계류중이라는 사실에는 참담한 마음마저 들었어요. 그 어느 곳보다 긴박하고 집중되어 돌아가야 할 국회가 서로가 서로를 헐뜯는 말싸움장으로 전락해버린 것 같아 씁쓸합니다.
얼마 전 변호사님은 두 번째 고소를 당하셨다고 하는데, 고소공화국인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쉽게 고소고발이 남발되는지 알 수 있었어요. 사실 이 부분은 여러 유튜버의 일화를 통해 이미 일반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사실이죠. 걸핏하면 고소하고, 거의 관성에 가깝게 맞고소를 날리고... 이런 "관행"들로 인해 야기되는 공권력의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자성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일선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신 변호사님 같은 분이 두 번 밖에(?) 고소를 당하지 않으셨다는 게 대단한 일인 것 같네요.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경기도 분도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얼마 전 경기도를 북부와 남부로 나누면서 김포가 서울시에 편입될지도 모른다는 뉴스로 떠들썩했죠. 갑자기 경기도를 왜 나눈다는 건지 의아했는데 알고보니 벌써 30년 가까이 공약에 등장했던 내용이더라고요 (놀랍게도 공약을 내건 정치인이 당선되더라도 단 한 번도 이 업무를 위한 예산이나 인력을 편성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이번이 처음이라고 해요). 8년차 파주 시민으로서 경기 북부가 분도를 통해 그간의 차별에서 벗어나 발전할 수 있길 바라게 되었습니다. 분명 뉴스에서도 나왔을 법한 내용인데 변호사님의 설명을 들으니 한방에 이해가 되더라고요.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예리하게 지적하고 설명하시는게 신기하고 감사할 뿐입니다.
가짜 뉴스가 판을 치고 편을 갈라 싸우는 게 일상이 된 요즘, 가장 시급한 건 '누구 편에 설 것인가'에 대한 결정이 아니라 '지금 처한 문제가 무엇인가'에 대한 이해가 아닐까 싶어요. 대중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쥐고 흔들려는 미디어를 맹목적으로 따라가지 않도록 스스로 공부하고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정말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