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 재단 : 확보하고 격리하고 보호하라 8 - 비일상 미스터리 그래픽 노블 SCP 재단 그래픽 노블
Team. StoryG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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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이렇게 재미있을 일인가!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들었던 생각이에요.


SCP 재단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유치원에 다니던 아들이 어느 날부터인가 계속 "사이렌 헤드" 이야기를 했거든요. 또래보다 항상 더 아기 만화를 좋아했던 아들이라 (신비아파트는 무서워서 보지도 못함) 어디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는지, 그리고 엄마가 보기에도 상당히 괴기(?)스러운데 왜 이렇게 관심을 가지는 건지 궁금해서 SCP와 서브 컬쳐에 대해 알아봤던 기억이 납니다.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첫 인상은 그렇게 좋지 않았어요. 엄청난 상상력의 집대성은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굳이 미스테리한 설정과 음모론을 발전시켜 끔찍한 이야기를 만들 필요가 있을까 싶었거든요. 


아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이젠 막는 게 능사가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오히려 관심을 가지는 주제라면 - 엄마의 취향과 생각에는 부합하지 않더라도 -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 <SCP 재단>의 신간을 읽어보기로 했어요. 특히 책 소개 마지막에 "이 책은 어린이들도 읽을 수 있는 안심 도서로 선정성, 폭력성, 반사회성 행위 등의 표현을 제한하거나 생략했다"는 문구가 든든했거든요. 먼저 제가 읽어보고 그 다음에 아들에게 읽게 하려고 다소 비판적인 시선(?)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세상에... 


이게 이렇게 재미있을 일인가요?!


잠들기 전 반 정도만 읽고 자려고 했는데 단숨에 다 읽어버렸답니다. 심지어는 저도 모르게 1권에서 7권의 행방을 휴대폰으로 찾고 있더라고요. 깜빡하고 있었네요, 저도 한때는 RPG 광팬에 세계관과 설정에 취약한 덕후였음을... 중간중간 SCP들의 설정과 히스토리, 특징들이 등장하는데 이 부분이 정말 매력적입니다. 실제로 SCP 재단 사이트가 성장하고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이후 웬만한 실력으로는 등재되기 어렵다고 하던데, 그렇게 엄선된 설정과 전사들이라 그런가 아주 탄탄하고 독창적이어서 엄청 몰입이 되더라고요. 초자연적인 존재들과 극한의 샤머니즘, 그리고 과학의 만남이라니 도저히 지나칠 수 없는 조합이에요. 


지난 이야기를 모르는 상태에서 읽었더니 처음에는 캐릭터들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땐 어느새 잘 아는 친구처럼 되어버렸습니다. 앞으로의 이야기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에요. 아이들을 위한 만화가 아니라 어른들도 읽을 수 있는 소설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아쉽게도(!) 만화로만 스토리북이 나와 있더라고요. 분명 니즈가 있을텐데 말이죠. 아쉬운 대로 나무위키를 뒤지고 <SCP 기밀 보고서>를 읽고 있는 중입니다. SCP 이거 아주 중독성이 있어요. 


아이러니하게도 엄마가 이렇게 관심을 가지자 아들은 오히려 조금 소원해진 듯 합니다 (그래서 게임을 하지 말라고 할 게 아니라 공부하듯 닥달해서 안 하게 하라고 하는 건가요..?). 어쩌면 방대한 SCP의 세계관이 아직 아들에게는 조금 이른지도 모르겠어요. 쭉 보더니 사이렌 헤드나 슬렌더맨 같이 익숙한 크리쳐들이 나오지 않으니 관심이 뚝 떨어져버리더라고요. 지난 시리즈에서 사이렌 헤드가 등장하는 내용이 있는지 찾아봐야겠습니다. 혼자만 입덕할 수는 없으니 말이죠!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어른까지 푹 빠져 읽을 수 있는 <SCP 재단 8권>. 극단적인 두 단체의 정면충돌과 전설 속 신 마키네의 등장까지, 숨쉴 틈 없이 이어지는 놀라운 이야기에 푹 빠져보세요. 그나저나 다음 책은 언제 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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