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냄새>

 

 

 

 퀴퀴한 곰팡내는 아니다

 그러나 산에서 부는 신선한 바람의 냄새도 아니다

 그것은 패배 뒤의 쓰린 냄새도 아니며

 멀뚱 지나치는 노신사의 냄새도 아니다

 

 고독의 냄새는 따로 있다

 그것은 진한 소주의 냄새일 수도 있으며

 그리움의 냄새일 수도 있는 것이다

 더욱이 오늘처럼 흐린 날의 냄새라면

 

 피곤 뒤의 귀갓길에서 만난 낡은 가로등의 흐린 불빛

 박스를 줍는 할머니의 구부러진 그러나 다부진 어깨

 공(空)치고 돌아가는 과일장수의 표정 없는 얼굴

 이런 것들에서 우리는 고독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그러나 고독냄새는 아무나 맡을 수가 없다

 설사 그 대상이 본인이라고 하더라도

 고독의 냄새는 오직 스스로 고독한 자만이

 맡아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나는 늘

 그 냄새를 맡으며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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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삶>

 

 

 

 원(圓)에 걸쳐 나서 원 밖의 삶

 원을 알고는 진입 시도와 실패

 그 후론 죽 원을 잊고 살았었다

 

 원이 몇 겹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을 안 것은 불과 얼마 전

 원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안 것도 불과 얼마 전이다

 원에서 나서 원에서의 마감

 

 원의 중심으로 가려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그곳은 아주 먼 곳

 사는 동안 도착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꼭 가야한다면 가다 죽어도 가겠는가

 

 새로운 삶

 만만치가 않다

 하지만 이미 결정된 일이라면

 이제는 힘을 내야 할 때

 

 

 

 

 

 

 

 

 

 

 

 

 

 

 

 

 

 

 

 

 

 

 <참고: 하지만 어제서야 본인은 그것이 불가능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즉, 태생은 따로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지금도 그런 노력들은 도처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그로인해 수많은 상처들와 죽음들이 켜켜이 쌓여간다는 것이 슬플 뿐이다. 즉, 자신의 길이 아니라면 제발 가지 말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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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관세음보살>

 

 

 

 너무 지쳤을 때

 차라리 힘들어서 쓰러지고 싶을 때

 더 이상 꼼짝도 할 수 없을 만큼 기력이 소진되었을 때

 가녀린 음성으로 내뱉어보는 한 마디

 나무관세음보살

 

 실체가 아니더라도

 비록 주문 같은 것에 불과할지라도

 한숨을 쉬듯 자연스러운 것일지라도

 그 한마디의 말로 모든 것을 다 씻는다

 나무관세음보살

 

 특정한 대상도 없고

 그래서 특별한 원함도 없고

 가슴 울렁이는 희망 더욱 없이

 그저 한마디면 족한 말

 나무관세음보살

 

 하나님도 좋고

 부처님도 좋고

 엄청난 자연이라거나

 쓴 인생

 질긴 인과(因果)들

 차라리 형체 없는 공기와 바람이라도

 그 순간 생각나는 무엇을 향해서라도 그렇게

 나무관세음보살

 

 편해지는 마음 있거든 감사를 잊지 말고

 더욱 답답해지면 한 번 더 부르고

 이것저것 다 귀찮아지면 소리라도 지르면서

 하지만 절대로 포기할 수는 없는 소리

 나무관세음보살

 

 그래서 나는 지금도

 나무관세음보살

 아무 생각도 없이 그저

 나무관세음보살

 지금이 바로 그것을 또 욀 때일 것 같아서

 

 

 

 

 

 

 

 

 

 

             

                                                                     <동래 범어사의 부처님들>

 

 

 

 

 

 

 

 

 

 참고: 해마다 <부처님오신 날>에 올리던 <쌀 한 알 깨 한 알>에 이어서 이런 글도 한번 올려봅니다. 그리고 현재 본인의 상태도 위의 내용과 다르지 않은데, 그래서 또 그것으로도 13년이 지났어도 상황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음을 알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므로 부디 이 방을 찾아오시는 분들, 금번 <부처님오신 날>을 맞이해서 꼭 <성불(成佛)>하시고, 큰 기쁨 누리는 인생 되시길 간곡히, 간절히 기원합니다.... 2015년 5월 12일. 엄동화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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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창(詩窓)>

 

 

 

 창(窓)만 열면

 시(詩)가 들어온다

 계획도 없이

 기대조차 없었어도

 

 시(詩)는 저절로

 바람을 타고 들어오고

 그래서 나는 다만

 받아 적기만 하는 것이다

 

 창(窓)이 있어 행복한 나는

 그 창에서 시를 얻고

 그 창을 통해서

 세상 엿보기를 하고 있다

 

 오늘은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오늘은 누가 눈물을 흘렸으며

 오늘을 제일로 행복해하는 사람은 누군지를

 그저 받아 적기만 하면서

 

 

 

 

 

 

 

 

 

 

 

 

 

 

 

 

 

 

 

 

 

 

 행복한 <불금>과, 새봄을 만끽하는 주말, 주초 연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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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빗소리>

 

 

 

 처척, 툭, 투툭...

 

 둔탁하게

 막힌 숨 겨우 토해내듯 절박하게

 아직 동도 트지 않은 이 어스름 새벽에

 

 처마 골로

 기왓골로 흘러

 축담과 흙 마당을 적시고

 

 강아지 우두커니 서서 바라보며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게

 봄비 밤새 그렇게 내리고 있다

 

 들리는 것은 빗소리뿐

 보이는 것도 온통 비뿐

 봄비 그렇게 내 마음도 적시고 있다

 

 

 

 

 

 

 

 

 

 

 

 

 

 

 

 

 

 

 

 

 

참고: 전에도 몇 번이나 소개를 했던 바 있었지만, 어쨌든 현재 본인이 차가 없는 관계로, 그리고 인터넷이 되지 않는 관계로, 그리고 또 도서관도 제법 먼 관계로, 그래서 걸어다니기가 힘들어서 자전거를 타고 도서관에 다니고 있는 중인데, 그러나 어제처럼 비가 많이 오는 날 등에는 도서관에 올 수가 없어 글을 올려드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방을 찾아주시는 분들은 그 점 충분히 인지해주시며, 그에 또 넓으신 아량도 아울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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