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19+ 성인용이며, 순수한 창작, 허구임을 얄려드립니다.

 


 

 

 

 

 

 

 22.

 

 그렇게 해서 두 사람은 뜻밖으로 다시 상봉(相逢)하게 되었고, 그러자 또 카츠라(桂)는 밖으로 나가서 스스키(薄)와 하루(春)에게 앞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소상하게 해주었다. 그러자 또 스스키(薄)는 몇 번이고

 

 "허허... 인연이로다... 인연이로다..."

 

 라는 말만 했으며

 하루(春)도 그때서야 안심을 하는 눈치를 보였다.

 

 * * *

 

 그리고 다음날부터 카츠라(桂)의 에이지(英治)에 대한 간호가 지극정성으로 계속되었다. 그러자 에이지(英治)는 혼자서 누워 있었을 때와 달리 많은 편안함을 느꼈고, 그래서 또 그로부터 며칠이 지났을 때, 에이지(英治)는 카츠라(桂)의 부축을 받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앉을 수 있게까지 되었던 것이다.

 

 그것은 또 물론, 에이지(英治)의 강한 체력 때문이기도 했지만, 하지만 또 여전히 상체(上體)의 부기(浮氣)는 많이 남아 있었고, 그래서 또 자유로운 거동도 당분간은 힘들어 보였다. 그래서 또 그때, 겨우 카츠라(桂)의 부축을 받아서야 일어나 앉을 수 있게 되었던 그는 조금씩 기운을 차리면서 회복을 이어가고 있었는데, 그런데 그날 오후, 에이지(英治)가 카츠라(桂)에게 이렇게 말을 했다.

 

 "그런데,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

 

 그러자 카츠라(桂)가 자신 있게 이렇게 답을 했다.

 

 "네! 무슨 말씀이든 하세요, 선생님!"

 "그런데 조금 위험할 수도 있는 일이야."

 "네! 하지만 선생님을 위해서라면 저는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음, 그럼 밤에 주인께서 들어오시면 말씀을 드리고..."

 "넷!"

 "내가 알려주는 곳으로 가서, 그곳에다 내가 쓴 편지를 좀 두고 오면 된다."

 "편지를!?... 네, 알겠습니다!"

 "미안하구나, 이런 부탁을 하게 돼서..."

 "아닙니다! 저는 선생님께서 시키시는 일이라면 어떤 일이든 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의 아버지께서도..."

 

 그리고는 카츠라(桂)가 갑자기 눈물을 뚝뚝 흘렸다.

 

 "왜? 무슨 일이 있는 것이오?"

 "아닙니다. 그건 나중에... 그럼, 다른 시키실 일은?..."

 

 그러자 카츠라(桂)가 급히 눈물을 닦고는 이렇게 말을 했다.

 

 "아, 그럼 편지를 쓸 종이와..."

 "네, 바로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는 카츠라(桂)가 재빨리 그 방을 빠져나갔다.

 

 * * *

 

 "괜찮겠니?"

 

 그날 밤, 집으로 다시 돌아왔던 스스키(薄) 부부가, 그때 에이지(英治)의 부탁을 받고 외출하려던 카츠라(桂)의 남장(男裝)했던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말을 했다. 그리고 또 그때, 스스키(薄)가 입던 검은 옷에다 머리에 갓까지 썼던 카츠라(桂)의 모습은, 그 비장했던 각오의 표정으로 인해서 오히려 요염(妖艶)하기까지 해보였는데, 아무튼 그러자 또 카츠라(桂)가 긴강감을 감추면서 이렇게 말을 했다.

 

 "네, 선생님의 말씀이므로, 어떻게든 잘 하고 올 것입니다! 그러니 일단 제가 나갈 때까지 바깥을 좀 살펴주십시오!"

 "그래, 알았다!"

 

 그러자 또 스스키(薄)가 이렇게 말을 했고, 하루(春)도 마치 자신의 딸처럼 이렇게 말을 했다.

 

 "그래, 조심해서 다녀오너라?"

 "네!"

 

 * * *

 

 그리고 잠시 후, 스스키(薄)가 밖으로 나가서 먼저 동정을 살핀 후, 카츠라(桂)가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에이지(英治)의 지시대로, 그때부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곧장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너무 급하게 걸어가서도 안 된다는 에이지(英治)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카츠라(桂)는 최대한 행인들의 눈에 띄지 않게, 그리고 행인들이 봤을 때도 별로 특별하게 보이지 않도록 신경을 써가면서 앞으로 걸어갔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 마을의 입구에 도착했다. 그러자 그때, 얼마나 긴장을 했던지 카츠라(桂)의 몸은 거의 땀으로 젖어 있었고, 주위를 경계하던 눈빛도 더욱 매서워져 있었다.

 

 * * *

 

 그리고 또 얼마 후, 마을을 무사히 빠져나왔던 카츠라(桂)는 이제 벌판을 걸어가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때, 카츠라(桂)는 에이지(英治)의 지시대로, 에이지(英治)가 돈을 감추었던 그 언덕으로 가고 있었던 것인데, 그러나 마을에서는 사람들의 눈에 띌까하여 긴장을 했지만, 그러나 그곳에서는 오히려 인적(人跡)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었기 때문에 그것이 더욱 무서웠다. 그리고 또 그때, 비록 달빛이 훤해서 주위를 식별하는 데는 별 문제가 없었다지만, 그러나 그곳에서는 야수(野獸) 등, 들짐승들이나, 들개 같은 동물들도 아주 많았기 때문에, 그래서 말을 타지 않고 걸어서, 그것도 아무리 남장을 했다지만 실제로는 어린 여자 혼자서 그 밤길을 걸어가기에는 너무도 위험했던 곳이었다. 거기다 또, 보통의 처녀들이 그러했듯이, 카츠라(桂) 역시도 그 마을에서 살면서 그곳까지 나갔던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을 것 같았는데, 하지만 그때, 카츠라(桂)에게서 그런 것은 이미 안중에도 없는 듯했고, 그래서였던지 또 그때, 카츠라(桂)는 난생 처음으로 나와 봤던 그 들판에서, 그리고 또 그 무서움으로 인한 공포심으로 인해 눈에서는 눈물이 계속해서 철철 흐르고는 있었고, 입은 감각이 없이 턱이 덜덜 떨리고 있었지만, 그러나 또 자신의 아버지와 에이지(英治)를 생각하면서 그 공포심들을 모두 이겨내며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 * *

 

 그리고 또 얼마 후...

 

 카츠라(桂)는 에이지(英治)가 가르쳐 주었던 곳에 당도했다. 하지만 그곳이 확실한지는 알 수가 없었는데, 그래서 카츠라(桂)는 몇 번이고 에이지(英治)가 가르쳐 주었던 것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그 위치를 확인했다. 그리고 잠시 후, 조그만 언덕 하나를 올랐을 때, 갑자기 주위의 조망(眺望)이 눈에 확 들어오면서 멀리 자신이 떠나왔던 이나게(稻毛) 마을의 불빛이 보였다.

 

 "아! 여기다!..."

 

 그러자 카츠라(桂)가 이렇게 소리쳤다. 그리고는 잠시 쉴 틈도 없다는 듯, 이번에는 에이지(英治)가 가르쳐 주었던 큰 나무를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갑자기 숲에서 무슨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그러자 카츠라(桂)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말았고, 그것은 또 카츠라(桂)의 생각으로, 그것이 무서운 들짐승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카츠라(桂)는 본능적으로 가능하면 소리가 나지 않게 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었다. 아니, 움직이고 싶어도 다리가 떨려서 걸음을 재대로 걸을 수 없을 것 같았는데, 그러자 잠시 후, 그곳에서는 더 이상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카츠라(桂)는 안심을 했다. 그래서 또 그때부터는 최대한 조용히 걸으면서 에이지(英治)가 가르쳐줬던 나무를 찾았다.

 

 "이상한데... 분명히 여기라고 했는데?..."

 

 하지만 그곳에 나무는 많았지만, 에이지(英治)가 가르쳐줬던 그 나무는 잘 구별해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카츠라(桂)는 그 나무를 찾느라 잠시 무서운 생각도 잊어버렸고, 그래서 또 그때부터는 자기도 모르게 조심성 없이 그곳을 둘러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또 그때였다!...

 

 카츠라(桂)는 주저앉을 정도로 깜짝 놀라서 그 자리에 얼어붙듯 서고 말았고, 그래서 또 그 순간에 카츠라(桂)는 자신의 몸에 나있던 모든 털들이 일제히 곤두서는 것을 느꼈던 것과 동시에, 머리에서 피가 다 빠져나가버린 듯한 어지러움을 느끼고는 그 자리에서 쓰러져버리고 말았는데, 그것은 또 그 순간에 즉, 카츠라(桂)가 나무를 찾느라 두리번거리던 중에 갑자기 앞에서 검은 물체 하나가 지면에서 불쑥 일어서던 것을 봤던 때문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카츠라(桂)는 너무도 놀라서 그 자리에서 기절을 하고 말았는데, 그리고는 잠시 후, 카츠라(桂)가 다시 눈을 떴을 때, 카츠라(桂)는 자신이 바닥에 누워있던 것을 확인했다. 그러자 카츠라(桂)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지만, 그러나 몸이 말을 잘 듣지를 않았다.

 

 그러자 또 그때였다.

 

 "사내 놈이 그렇게 간이 작아서야..."

 

 라고, 누군가가 마치 지옥(地獄)에서 들려오는 듯했던 목소리로 이렇게 말을 했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남자의 것이었다.

 그러자 또 카츠라(桂)는 그것이 꿈인지, 생시인지도 모른 채로 다시 기절을 해버렸다.

 

 * * *

 

 그리고 또 잠시 후...

 

 카츠라(桂)가 다시 정신을 차렸다. 하지만 그때는 바로 일어나지도 못하고 눈을 크게 뜨고는 하늘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자 그 하늘에서는 마치 별들이 보석처럼 반짝이고 있었고, 그것은 또 마치 하늘에 박힌 것이 너무 무거워서 한꺼번에 쏟아져 내릴 것처럼 보이고 있었다. 그래서 또 카츠라(桂)는 자신의 처지도 잠시 잊고 <아, 별빛이 너무 아름답다. 내가 저런 별빛을 보았던 적이 있었던가?..>라는 생각을 잠시 했던 바로 그때...

 

 "넌, 누구냐?..."

 

 하고, 조금 전의 그 남자의 목소리가 또 이렇게 들려왔다.

 

 그러자 카츠라(桂)는 마치 그것이 꿈이라도 되는 양, 그래서 또 그런 악몽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다는 듯 눈을 꼭 감았다. 그리고는 이번에는 절대로 정신을 잃지 않겠다는 듯, 입술까지 꼭 깨물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었는데, 그런데 또 그때, 그 남자가 이렇게 말을 했다.

 

 "이곳에 무슨 볼 일이 있었던가?"

 

 그러나...

 그것은 꿈이 아니었던 것이다.

 

 "네..."

 

 그러자 카츠라(桂)는 자신도 모르게 이렇게 대답을 하고 말았다.

 

 * * *

 

 그것은 또 그 순간에, 카츠라(桂)는 본능적으로 그 남자가 자신을 해치려고 했다면 얼마든지 그랬을 수도 있었을 것이데, 그런데도 자신이 두 번이나 깨어나기를 기다려서 그런 말을 했다는 것에 일단 안심을 했던 결과에서였다고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카츠라(桂)의 생각, 또는 본능의 느낌에 의했던 것이었을 뿐이었고, 그래서 또 그것은 그 난세(亂世)에는 죽음을 예약해 둔 것과도 같았다고 할 수 있었는데, 아무튼 그때서야 카츠라(桂)가 겨우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하지만 그 남자의 얼굴은 외면했던 채로 시선은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었다. 그러자 또 그 남자가 이렇게 말을 했다.

 

 "이상한 놈이군! 그리고 이렇게 깊은 밤에, 이런 곳에서 무슨 볼 일이 있었던가?"

 "..."

 "혹시, 먹을 것을 찾아 다니는 유민인가?!"

 "..."

 "그럼, 말을 할 수 없다는 말인가?"

 "네..."

 "그럼, 넌 죽을 수도 있어!"

 

 그러자 또 카츠라(桂)의 몸에서 다시 일제히 털들이 곤두서기 시작했고, 온몸에서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또 금방이라도 입이 마르고, 숨이 차서 기절을 할 것만 같았는데, 하지만 카츠라(桂)는 다시 입술을 꼭 깨물었다. 그리고는 용기를 내서 이렇게 말을 했다.

 

 "죽어도... 말을 할 수 없습니다!"

 "흥! 꼴은 그래도, 심지는 꽤 있는 놈이로군?"

 "..."

 "좋다! 그리고 여기는 아무나 올 수 있는 곳! 그러니 나에게 해(害)만 되지 않는다면 너를 그냥 돌려보내 주겠다. 그러니 말해 보라! 여긴 왜 온 것이냐? 그것도 이 한밤중에!"

 "서!... 선생님의 부탁을 받고 왔습니다."

 "선생님? 어떤 사람인가?"

 "저도 아직은... 아니, 그것은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자 또 카츠라(桂)가 이렇게 말을 하고는 머리를 좌우로 크게 흔들었다.

 그러자 또 그 남자가 카츠라(桂)를 유심히 보면서 또 이렇게 말을 했다.

 

 "흥! 아주 웃기는 놈이로군?! 게다가 선생님이라니! 그럼, 너도 무사(武士)냐?"

 "네? 아, 아닙니다!"

 "그럼, 사무라이(侍)도 아닌 놈이, 이 야밤에 여기서 무얼 하려고 왔단 말인가?!--------------"

 

 그러자 그 남자가 이렇게 고함을 꽥 질렀다. 그러자 그 소리에 놀랐던 카츠라(桂)는 금방이라도 다시 기절을 할 것만 같았는데, 하지만 또 그 소리에 놀랐던 것은 카츠라(桂) 뿐만은 아니었던 것 같았고, 그래서 또 그 남자가 소리를 질렀던 것과 거의 동시에 그 숲에서 잠을 자던 새 몇 마리가

 

 <꺄----------------악!-------------->

 

 하고 소리를 지르면서 날아갔다.

 그리고 또 그와 동시에

 그때까지 간간이 울어대던 풀벌레들의 소리조차도 멈추었다.

 

 * * *

 

 "편! 편지를!..."

 

 그리고 잠시 후, 카츠라(桂)가 그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기어이 이렇게 말을 해버리고 말았다.

 

 "응? 편지?..."

 

 그러자 또 뜻밖이라는 듯, 그 남자가 이런 반응을 보였는데, 하지만 또 그때, 카츠라(桂)는 자신도 모르게 그 말을 해버렸다는 것에 절망을 해서 바로 그 자리에서 죽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후회를 했다.

 

 * * *

 

 그러니까 카츠라(桂)가 생각했을 때, 모든 것은 그것으로 끝이 나버렸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리고 필시, 그 남자는 그 편지를 보려고 할 것이고, 그러면 또 자신은 반항을 해야만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세상물정이라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그냥 순수한 처녀였을 뿐이었다. 거기다 더욱이 남자의 세계라든가, 무사(武士)들의 세계는 더더욱 몰랐다. 그래서 그녀는 더욱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었는데, 그러자 또 그 남자가 이렇게 말을 했다.

 

 "그럼 혹시... 그 선생님이란 분이, 키가 아주 크신 분이냐?"

 "네? 넷! 아주 크신 분이십니다. 네? 아, 아니오, 저는 모릅니다!"

 "흠!... 그렇다면, 그 분은 무사(武士)인가?"

 "!..."

 "그렇다면, 너는 어디서 왔느냐?"

 "넷? 저는 이, 이나게(稻毛) 마을!... 아니, 그것도 모릅니다!"

 "흥! 아주 웃기는 놈이로군?! 제 입으로 말을 다 해놓고도 계속해서 모른다고만 하니? 그럼, 그 분이 며칠 전에 그 마을로 들어오신 분이시냐?"

 "아!..."

 

 그러자 카츠라(桂)는 모든 것이 들통 나고 말았다는 생각에 이렇게 절망했다.

 그래서 다시 기절을 해버렸다.

 

 * * *

 

 다시 얼마 후...

 

 카츠라(桂)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그 남자는 자신에게서 등을 돌렸던 채로 서서 이나게(稻毛) 마을 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카츠라(桂)의 기척이 느껴지자 그렇게 섰던 채로 이렇게 말을 했다.

 

 "그 분의 존함(尊銜)이 혹시... 미야모토(宮本) 에이지(英治)신가?"

 "저는 모릅니다!"

 

 그러자 그 남자가 갑자기 홱, 하고 돌아서더니 이렇게 또 고함을 질렀다.

 

 "뭐랏?! 자기가 모신다는 선생님의 존함도 모른단 말인가?!-------------------"

 "네, 정말입니다."

 "이런 놈을 봤나?! 그럼, 그 분과 만난 지는 얼마나 되었는가?"

 

 그러자 카츠라(桂)는 체념했다.

 그래서 또 이렇게 말을 했다.

 

 "며칠 전에... 하지만 더 이상은 아무것도 말을 할 수가 없으니, 차라리 저를 죽이세요!---------"

 "응?..."

 

 그러자 이번에는 그 남자가 잠시 멈칫했다.

 하지만 또 잠시 후에 이렇게 말을 했다.

 

 "그 분이 직접 오지 않으신 것을 보니, 분명히 무슨 일이 있으신가 보군?..."

 "몰라요! 더 이상 저는 아무것도 말을 할 수 없어요!-----------------"

 

 그러자 이번에는 카츠라(桂)가 갑자기 이렇게 고함을 질렀다. 그러자 또 그 남자가 그렇게 섰던 채로 움찔했는데, 하지만 그것은 카츠라(桂) 자신도 놀랄만한 했던 일로, 자신의 내부에 그런 것이 숨어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던 때문이었다. 그래서 잠시 카츠라(桂)는 덜덜 떨면서 흥분을 삭히고 있었는데, 그러자 또 그 남자가 조용히 이렇게 말을 했다.

 

 "그 편지를 다오!"

 "넷? 아, 안돼요!-----------"

 "괜찮다! 그 편지를 읽을 사람은 바로 나니까!"

 "네? 그게 무슨?..."

 "글을 아느냐?"

 "모, 모릅니다... 하지만 조금은..."

 "그럼, 그 편지를 꺼내서 아는 데까지 읽어보라. 그러면 아마도 그 내용 중에 내 이름인 사나카(佐中)나, 아니면 첫 자인 사(佐) 자(字)가 보일 것이다."

 

 하지만 카츠라(桂)는 그 남자를 믿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망설이고 있었는데, 그러자 또 그 남자가 이렇게 말을 했다.

 

 "너는 운이 아주 좋은 아이로구나, 그 분을 선생님으로 모시게 되었다니!"

 "넷? 그러시면?..."

 "그래, 우리는 한편이다! 그리고 그 편지를 읽을 사람은 바로 나다. 그래서 비록 멍청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너는 일을 제대로 한 것이다!"

 "아!..."

 

 그러자 카츠라(桂)가 온몸에서 긴장이 풀렸던지 이렇게 탄성을 토하고는 땅바닥에 두 손을 짚었다. 하지만 금방 머리를 쳐들어서 그 남자의 등을 한번 지그시 노려보더니, 돌아앉아서 자신의 허리춤 깊숙이에 숨겨놓았던 그 편지를 꺼냈다. 그리고는 달빛에 의지해서 재빨리 그 내용을 읽어보았다. 하지만 그 글씨는 마구 흘려서 썼던 글씨였기 때문에 카츠라(桂)로서는 도저히 읽어낼 수가 없었다. 그러자 또 그때, 그 남자가 언제 다가왔던지 카츠라(桂) 앞에 서서 이렇게 말을 했다.

 

 "그 분은 지금 어디에 계시냐?"

 "네? 네! 지금 많이 아프세요!"

 "응? 그럼, 다치셨단 말이냐?"

 "네... 총상(銃傷)을..."

 "뭐랏? 총상(銃傷)을?!..."

 "네, 그래서 제가 간호를 해드렸는데, 오늘 조금 나으셔서는, 이곳으로 편지를 가져가라고 하셔서..."

 "음, 보자!"

 

 그러자 카츠라(桂)는 자신도 모르게 그 편지를 그 남자에게 내밀었다.

 그러자 사나카(佐中)가 재빠르게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그것을 품에 넣고는 이렇게 말을 했다.

 

 "앞장 서라!"

 "넷? 어디로?..."

 "어디긴 어디겠느냐? 그 분이 계신 곳이지!"

 "넷? 넷!..."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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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그로부터 얼마 후...

 

 스스키(薄)의 집으로 세 명의 인영(人影)이 차례로 들어갔다. 그런데 이상했던 것은, 처음 문을 열고 들어갔던 사람은 그 집 안으로 들어가고서도 불을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어서 두 번째 인영(人影)이 그 집 앞에 나타나서는 재빨리 그 집 안으로 들어갔지만, 그러나 그 집에서는 역시 불이 켜지지가 않았다. 그리고 또 조금 뒤, 제일 나중에 나타났던 인영(人影)은 그 집으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바깥을 잠시 살폈으며, 그리고는 또 조용히 안으로 들어갔는데, 하지만 불은 그로부터 조금 뒤에 켜졌다.

 

 그러니까, 그 정도로 용의주도했던 세 사람...

 

 그들은 당연하게 스스키(薄)와 그의 부인 하루(春) 그리고 카츠라(桂)였지만, 하지만 그 세 사람은 집 안으로 들어가서도 혹시라도 미행하는 자가 있을지 몰라서 그 사이에도 바깥 동정을 살폈고, 그리고는 모든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이 되었을 때야 불을 밝혔던 것이다.

 

 아무튼...

 

 카츠라(桂)는 그때서야 그동안 참고 또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그러자 하루(春)가 그녀를 살며시 안아서 달랬다.

 그리고 또 그때, 스스키(薄)가 이렇게 말을 했다.

 

 "그래, 카츠라(桂) 쨩! 네 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만, 그러나 일단은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한다! 그리고 아직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이긴 하지만, 어쨌든 마음을 단단히 먹고, 이 어려움을 우리 한번 같이 극복해보자꾸나! 그리고 너의 아버지와 내가 알아왔던 것도 벌써 십년도 넘었으니, 나를 삼촌이나 아버지로 생각하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는 여기서 지내는 것이 좋겠다."

 

 그러자 카츠라(桂)가 오열(嗚咽)을 하면서도 머리를 끄덕였다.

 그러자 하루(春)도 그 옆에 앉아서 눈물을 훔쳤다.

 

 "그리고..."

 

 잠시 후, 스스키(薄)가 또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말을 꺼내놓고 보니 조금 부담이 되었던지 잠시 뜸을 들였는데, 그러자 카츠라(桂)가 벌써 퉁퉁 부은 눈으로 하루(春)와 스스키(薄)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면서 다음 이야기를 기다렸다. 그러자 스스키(薄)가 또 이렇게 말을 했다.

 

 "그런데 카츠라(桂),... 사실, 지금 이 집에는 우리 말고 다른 사람이 한명 더 있다."

 "네? 누가?..."

 

 그러자 카츠라(桂)가 이런 반응을 보였는데, 그것은 또 그때까지 카츠라(桂)가 알았기로, 스스키(薄) 부부에게는 자식이 없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 집에는 그 부부 두 사람만 살고 있던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그러자 또 이번에는 하루(春)가 카츠라(桂)의 눈을 똑바로 보면서 이렇게 말을 했다.

 

 "카츠라(桂), 놀라지 말거라! 어젯밤에 사실, 이 동네에서 무슨 일이 있었단다..."

 

 그리고는 그 이야기를 나름대로 간추려서 카츠라(桂)에게 들려주었다.

 그러자 카츠라(桂)가 깜짝 놀라면서 이렇게 물었다.

 

 "네? 그런 일이 있었어요?!"

 "그래..."

 "그럼, 이제 어떻게 해요?"

 

 그러자 또 이번에는 스스키(薄)가 이렇게 말을 했다.

 

 "음, 그런데다 너의 일까지 이렇게 겹쳐서 우리도 지금 정신이 없는데, 그래서 일단은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네..."

 "음, 그리고 아무래도 이번 일은 뭔가 서로 연관이 있는 것 같은데..."

 "네?..."

 "아니, 그건 내 추측이지만..."

 

 그리고는 아내 하루(春)를 쳐다봤다. 그러자 또 그때, 하루(春)도 불안하고 답답했던지 머리를 숙이고 있었다.

 그러자 스스키(薄)가 하루(春)에게서 눈길을 거두고는 이렇게 말을 이어갔다.

 

 "음, 그러니까 너의 일과 저 분의 일이 묘하게도 같은 때 일어났기 때문에 하는 말이지만, 아무튼 그래서 또 말이지만..."

 "네..."

 "그리고 너도 지금 경황이 없을 것이라 말을 하기가 좀 그렇지만, 그러나 당분간은 여기서 지내게 되면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하는 말인데..."

 

 그러자 이번에는 하루(春)가 마치 무슨 말을 하려고 저렇게 뜸을 들이나 하듯이 머리를 들어서 스스키(薄)를 쳐다봤다.

 그러자 또 스스키(薄)가 말하기 어렵다는 듯, 하루(春)를 다시 한 번 힐끗 쳐다보고는 조심스럽게 이렇게 말을 했다.

 

 "그래서 말인데... 그러니까 네가 조금 힘이 들 수도 있겠지만, 여기 있는 동안만 네가 저 분의 간호를 좀 맡아주면 어떻겠나 싶어서 말이지?..."

 "네? 제가요?!"

 "아니, 당신!...

 

 그러자 이번에는 하루(春)가 깜짝 놀라는 얼굴로 이렇게 낮은 소리로 강하게 말을 했다.

 그리고는 또

 

 "아무리 상황이 급해도 그것은!..."

 

 하고까지 말을 했을 때

 스스키(薄)가 마치 다 안다는 듯이 또 이렇게 말을 했다.

 

 "알아요! 하지만 저 분을 저렇게 두면 정말로 죽게 될지도 몰라요! 그렇다고 우리가 곁에서 간호를 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고! 그리고 또 만약에 저 분이 저렇게 죽게 된다면, 그때는 우리가 어떻게 처리를 할 것이오?!"

 

 그러자 또 하루(春)가 깜짝 놀라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을 했다.

 

 "하지만 죽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잖아요?!"

 

 그러자 또 하루(春)를 달래듯이 스스키(薄)가 이렇게 말을 했다.

 

 "아, 그건 만약의 경우요! 그리고 또 사실, 저 분의 몸이 저렇게 튼튼해서 저 정도로 견디고 있는 것이지, 우리 같은 사람들이 저런 일을 당했다면 벌써 죽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요! 아니, 분명히 죽었을 것이요! 그렇기 때문에 또, 이 상황에서 토우케이카(刀圭家=醫師 또는 약 같은 것을 제조하던 사람)에게 보일 수도 없는 일이고, 그래서 또 만약의 경우를 가정해서 했던 말인데, 하지만 또 저 상태에서 치료를 잘 못하면 그때는 정말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그래서 카츠라(桂)의 도움이라도 받으려고 하는 것이오!"

 

 * * *

 

 그러자 하루(春)도 이제는 무슨 뜻인지를 알겠다는 듯 카츠라(桂)를 보면서 머리를 끄덕였는데, 그것은 또 두 말 할 것도 없이 만약에 정말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때는 두 사람, 아니 그 세 사람 모두 죽은 목숨이나 다름 없다고 봐야 했기 때문이었고, 그것은 또 만약에 에이지(英治)가 저대로 죽는다면 그들은 그 시체와 함께 생활을 해야 한다든지, 아니면 그 시체가 다 삭아 없어질 때까지 어떻게든 견뎌야 한다든지 해야 했는데, 그러나 그것은 말 그대로 말도 되지 않았고, 그렇지 않다면 또 어떤 수를 써서든 그 시체를 밖으로 내다 버려야 한다는 말이 되었는데, 그러면 또 분명히 그런 과정에서 부랑자들에게 들킬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또 거의 여자 3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그 세 사람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힘든 일이었기 때문이었고, 거기다 또 아무도 모르게 그런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은 완전 불가능했기 때문에, 그래서 또 만약에 그런 일을 강행하다가 부랑자들에게 들키기라도 한다면 그들은 에이지(英治)를 숨겨줬다는 책임을 면할 수가 없을 것이었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죽은 목숨이나 다름이 없었다고 했던 것이었지만, 아무튼 그래서 또 그때, 스스키(薄)는 물론이었지만 하루(春)와 카츠라(桂)도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서 인식을 하기 시작했던가 보지만, 그러자 또 스스키(薄)가 이렇게 말을 했다.

 

 "그래서 카츠라(桂)! 네가 지금 힘든 상황이라는 것은 알지만, 하지만 또 솔직히 우리도 저 분이나, 너를 숨겨준 것으로 해서 위험에 처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또 현재 이 집에서는 아무도 편한 사람이 없게 된 것이야. 그래서 이런 상황일수록 서로 도와서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것이 좋겠는데, 그렇게 되려면 우선적으로 저 분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스스로 이 집을 떠나는 것이 가장 좋고, 그 다음은 너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으로 해서 우리도 자유롭게 될 수가 있을 것이란 것이지. 그래서 비록 네가 처녀의 몸으로, 그리고 생면부지의 남자를 간호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그러나 어렵고 힘든 것은 내가 미리 손을 써놓을 것이니까, 너는 우리가 없는 동안에 저 분이 물을 찾거든 물을 좀 가져다 주고, 배가 고프다고 하면 먹을 것이나 조금 챙겨주고 하는 간단한 일만 도와주면 나로서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란 것이지..."

 "음, 그래! 그 정도야 나도 반대는 하지 않겠다! 어차피 우리는 현재 전부 힘든 상황에 몰린 것이 사실이니까! 그래서 주인(主人)의 말씀대로, 우리는 현재 서로 도와야 하는 입장이잖니?"

 

 그러자 또 하루(春)가 스스키(薄)의 말에 힘을 실어준다는 듯이 카츠라(桂)를 보면서 이렇게 말을 했다.

 그러자 또 스스키(薄)가 머리를 끄덕이고는 카츠라(桂)에게 이렇게 말을 했다.

 

 "그러니 이건 부탁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네가 조금 우리를 도와주면 고맙겠다."

 "네, 네..."

 

 그러자 카츠라(桂)가 결심을 했던 듯, 머리를 크게 끄덕이고는 이렇게 말을 했다.

 

 "네, 알겠습니다! 그 일은 제가 하겠습니다!"

 "오, 그래!"

 

 그러자 스스키(薄)가 흐뭇한 표정을 지으면서 이렇게 말을 했다.

 그리고는

 

 "그래, 고맙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다 할 것이니까, 너는 우리가 없는 동안에 저 분에게 무슨 일이 없는지나 조금 살펴주고, 혹시 또 저 분이 뭐 필요하다는 것이 있으면 그런 것만 좀 챙겨주면 될 것이야!"

 "네!"

 

 그러자 또 그때서야 스스키(薄)가 조금 안심이 된다는 얼굴로 하루(春)를 쳐다봤다. 그러자 하루(春)도 어쩔 수 없다는 듯, 카츠라(桂)의 얼굴만 쳐다봤다. 그러자 또 스스키(薄)가 할말은 다 했다는 듯, 이렇게 말을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자, 그럼 지금 같이 가서 환자를 한번 보도록 하자!"

 "네!"

 

 그러자 카츠라(桂)가 이렇게 답을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자 하루(春)도 같이 자리에서 일어섰고, 그렇게 해서 세 사람은 함께 에이지(英治)가 누워있던 방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그러자 또 에이지(英治)가 그때는 혼절에서 잠시 깨어나 있었던지 세 사람이 방으로 들어오자 눈을 살며서 떴다. 그러자 스스키(薄)가 반기는 얼굴을 하면서 이렇게 말을 했다.

 

 "아, 몸은 좀 어떠시오?"

 "네, 덕분에..."

 "음, 다행이구려! 아무래도 건강한 몸이라 회복 속도가 빠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음..."

 

 그러자 스스키(薄)가 머리를 끄덕이다가

 마치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카츠라(桂)를 보면서 이렇게 말을 했다.

 

 "아, 그리고 사람을 한명 소개하겠소! 그러니까 이 아이는 내 조카나 다름없는 아이인데, 앞으로 우리가 없는 낮에 우리 대신으로 당신의 간병을 도울 것입니다."

 "아, 그렇게까지야!..."

 

 그러자 에이지(英治)가 부담스럽다는 듯이 이렇게 말을 했다.

 그러자 또 스스키(薄)가 뜻밖이라는 듯 이렇게 말을 했다.

 

 "아, 왜요? 불편하시겠습니까?"

 "아닙니다! 저 하나 때문에 많은 분들이 피해를 보시게 되어서..."

 "네, 그러니까 하루 빨리 자리에서 일어나셔야죠! 그게 모두에게 좋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네, 그건 그렇지만!..."

 "네, 아무튼..."

 

 그러자 스스키(薄)가 처음으로 미소를 지으면서 이렇게 말을 했다.

 

 "얘야 인사를 드려라."

 "네!"

 

 그러자 그때까지는 스스키(薄)와 하루(春) 뒤에서 머리를 숙이고 있던 카츠라(桂)가 이렇게 대답을 했다.

 그리고는 머리를 숙였던 채로 이렇게 인사를 했다.

 

 "앞으로 간병을 도울 카츠라(桂)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

 

 그러자 그때, 갑자기 에이지(英治)의 입에서 이런 탄성이 흘러나왔다.

 그러자 또 바로 그 순간...

 카츠라(桂)가 놀라서 머리를 들고는 에이지(英治)를 쳐다봤다.

 그리고는 잠시 입만 벌린 채로 있다가

 

 "아니, 서, 선생님?!-----------------"

 

 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또 그와 동시에 스스키(薄)와 하루(春)도 깜짝 놀라면서 카츠라(桂)와 에이지(英治)의 얼굴을 번갈아서 쳐다봤다. 그러자 또 카츠라(桂)가 눈을 크게 떴던 채로 이렇게 말을 했다.

 

 "아저씨, 아주머니! 저 분이 바로 저를 구해주셨던 그 선생님이세요!"

 "아, 그러냐?..."

 

 그러자 또 스스키(薄)와 하루(春)도 이미 그 이야기를 알고 있었던지 이런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또 카츠라(桂)가

 

 "네!"

 

 하고 답을 하고는 얼른 무릎으로 빨리 걸어서 에이지(英治)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에이지(英治)에게 거의 안기면서 이렇게 소리쳤다.


 "선생님, 어쩌다가 이렇게 되셨어요?! 제가 그만큼 몸 조심하시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그리고는 에이지(英治)를 끌어안으며 통곡하기 시작했다.

 

 * * *

 

 그리고 또 그것은, 아마도 카츠라(桂)는 그때까지 참고 있었던 불안감이나, 자기 아버지에 대한 걱정, 그리고 또 언제까지가 될지도 몰랐던 채로 남의 집에서 숨어서 살아야 한다는 절망감 등으로 해서 갈등하고 있었는데, 그런데 갑자기 그런 곳에서 자신이 믿고 따를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에이지(英治)를 만나자 마치 어리광이라도 하듯이 그런 행동을 보였던 것으로 생각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모습을 보고 잠시 놀랐던 스스키(薄)와 하루(春)는

 마치 그런 카츠라(桂)의 심정을 다 알겠다는 듯이 머리만 끄덕이고 있었다. 


 "허허... 인연이로고..."

 

 그리고 잠시 후, 스스키(薄)가 이렇게 말을 했다.

 그런데 또 바로 그때였다.

 카츠라(桂)가 얼른 에이지(英治)에게서 떨어졌다.

 그리고는 눈물을 닦고, 누구라도 들으라는 듯이 이렇게 말을 했다.

 

 "네, 제가 하겠습니다! 제가 선생님을 반드시 자리에서 일어나시게 하겠습니다!---------------"

 

 그리고는 또 스스키(薄)와 하루(春)를 보면서 다시 이렇게 말을 했다.

 

 "그럼, 이제부터 제가 뭐부터 하면 돼죠?! 선생님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테니까, 제가 할 일을 가르쳐 주세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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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9+ 성인용이며, 순수한 창작, 허구임을 얄려드립니다.

 


 

 

 

 

 

 

 20.

 

 또 비슷했던 시각...

 

 그러니까 묘시(卯時) 즉, 아침 7시경에 카츠라(桂)는 장사에 쓸 야채 등을 구입하기 위해서 시장에 나가 있었다. 물론, 어물이나 중요한 물품들은 그의 아버지가 새벽 일찍 항구에 나가서 직접 구입해 오고 있었지만, 그러나 간단한 부재료나 야채 등은 그녀가 시장으로 나가서 구입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그때도 카츠라(桂)는 그날 쓸 것들을 구입하고는 가게로 다시 돌아오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데 그때...

 

 "오하요(御早う-안녕? 또는 잘 잤니? 라는 뜻을 가진 아침인사. 주로 아랫사람에게 쓰는 인사말) 카츠라(桂) 쨩(ちゃん)?"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카츠라(桂)가 그 소리 났던 곳을 돌아다보면서 이렇게 인사를 했다.

 

 "아, 아저씨! 인사가 늦었어요! 안녕하셨어요?"

 "오, 그래! 아버지는 잘 계시고?!"

 "네, 아주머니께서도 잘 계시죠?"

 "그럼, 그럼! 하하하... 카츠라(桂) 쨩은 언제나 봐도 예쁘단 말이야?"

 "아이, 또 놀리시려구?!..."

 

 그런데 카츠라(桂)를 그렇게 불러 세웠던 사람은 다름 아닌 바로 스스키(薄)였다. 그리고 그 두 집(屋)은 전에부터 한 시장(市場) 안에서 장사를 오래 해왔기 때문에 벌써부터 서로 잘 알고 지내던 사이였고, 그래서 카츠라(桂)도 그렇게 스스키(薄)를 삼촌처럼 대하면서 친하게 지내던 중이었던 것이다.

 

 "아, 카츠라(桂)?!"

 

 그런데 또 그때, 스스키(薄)의 부인 하루(春)가 가게 안에서 얼굴을 내밀면서 이렇게 아는 척을 했다.

 그러자 또 카츠라(桂)도 반갑다는 듯이 얼른 이렇게 인사를 했다.

 

 "아, 아주머니도 안녕하셨어요?"

 "그럼! 아버지께서도 잘 계시지? 요즘, 며칠 보이시지 않으시던데!"

 "네, 잘 계셔요!"

 "그래, 그럼 나중에 또 봐?!"

 "네, 아주머니! 안녕히 계세요?!"

 

 그리고는 카츠라(桂)가 스스키(薄)에게도 인사를 하고는 다시 가게로 돌아가려고 몸을 돌렸다.

 그런데 또 바로 그때였다!-----------------------

 

 "잠깐!..."

 

 하고 낮은 목소리로 스스키(薄)가 카츠라(桂)를 불러 세웠다.

 그러자 또 카츠라(桂)가

 

 "네?"

 

 하고 돌아섰을 때, 스스키(薄)가 얼른 가게 안으로 들어오라고 손짓을 했다. 그러자 카츠라(桂)는 갑작스런 스스키(薄)의 그런 행동에 의아해 했지만, 그러나 일단 무슨 일이 있나 싶어서 그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스스키(薄)가 어리둥절해하던 카츠라(桂)와 자신의 아내 앞에서 이렇게 말을 했다.

 

 "카츠라(桂) 쨩, 절대 바깥으로 나오지 말고 잠시 여기서 기다려?! 그리고 당신은 혹시 모르니, 카츠라(桂)를 숨길 곳을 마련하시오!"

 "네------------에?!"

 

 그러자 스스키(薄)는 그 두 여인이 동시에 이렇게 부르짖는 소리에도 아랑곳 않고 얼른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는 또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조금 전에 하던 일을 계속했다. 하지만 그때, 그의 눈은 곁눈질을 하면서 계속해서 한곳을 응시하고 있었는데...

 

 * * *

 

 그것은 또 사실, 바로 그때, 그러니까 카츠라(桂)가 막 스스키(薄)와 헤어져서 돌아가려고 몸을 돌렸을 때, 스스키(薄)의 눈에 칼 등(等)을 들었던 일단(一團)의 남자들이 그쪽으로 걸어오고 있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었고, 그런데 그 남자들이 망설임도 없이 카츠라야(桂屋)로 들어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또 그때, 그들을 손님으로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나 그 가게 즉, 카츠라야(桂屋)에서는 아침손님은 받지를 않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이 그때 아침요깃거리가 필요했다면 오히려 그 카츠라야(桂屋)가 아니라 스스키(薄)가 경영하던 국수가게로 오는 것이 마땅했던 것이다. 아니, 그것이 더 자연스러웠다는 이야기였지만, 그런데도 그들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카츠라야(桂屋)로 몰려 들어갔고, 그래서 또 그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스스키(薄)가 거의 본능적으로 카츠라(桂)를 불러 세웠던 것이다. 그리고는 재빨리 안으로 데려 들어가서 절대로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던 것과 동시에, 자기 부인에게는 혹시 생길지도 모를 불상사를 미리 예견해서 그렇게 카츠라(桂)를 숨길 자리까지 마련하라고 말을 하고는 밖으로 나갔던 것인데, 그것은 또 직감적으로, 자신의 집에 숨겨두었던 에이지(英治)와도 무슨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그 순간에 번개처럼 뇌리를 스쳐지나갔기 때문이었다.

 

 * * *

 

 아무튼 또 잠시 후...

 

 제법 시간이 흘렀다고 생각되었는데도 그들은 카츠라야(桂屋) 안으로 들어가서는 좀처럼 나오지를 않았다. 그러자 스스키(薄)는 초조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일단 바깥의 동정을 살피면서 천천히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하루(春)에게 조용하게 이렇게 다시 말을 했다.

 

 "어서 이 아이를!..."

 

 그러자 하루(春)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이렇게 말을 했다.

 

 "아니, 왜 갑자기?..."

 "쉿! 조용히 하시오!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해줄 테니, 지금은 빨리 내가 시키는 대로 하시오! 그리고 카츠라(桂)! 너도 지금은 아무 말 말고 내 말을 들어라!"

 

 그러자 카츠라(桂)가 무슨 불길한 예감이라도 느낀 듯 이렇게 말을 했다.

 

 "아버지! 저의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죠? 네?!"

 "쉿! 조용히 하라니까! 그리고 지금은 아무것도 묻지 말고,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해라, 응?!"

 

 그러자 그때, 카츠라(桂)의 눈에서는 이미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현명하고도 강한 여자였다.

 그래서 그녀는 스스키(薄)에게 머리를 끄덕여 보이면서 애써 울음을 참고 있었다.

 

 * * *

 

 그리고 또 사실, 그 카츠라(桂)의 경우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그때는 난세(亂世)도 지독한 난세였다. 그랬으므로 또 그때는 카츠라(桂)의 어머니처럼 언제, 어디서, 어떻게, 무슨 꼴을 당할지는 아무도 모르던 시대가 바로 그 시대였던 것이다. 그래서 또 당시, 서슬이 퍼랬던 막부(幕府)가 있었다지만, 그러나 당시에 대부분의 도시와 촌(村)에서는 거의 자치적으로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더욱 폐단이 많았던 시대였던 것이다. 그래서 또 그때는 사람들이 스스로 조심하지 않으면 무슨 일을 당할지 알 수 없었으며, 그래서 또 억울하게 죽어가는 사람들 또한 많았던 때가 바로 그때였던 것이다. 그래서 또 그때, 스스키(薄) 역시도 본능적으로 그런 행동을 하고 있었는데, 그런데 그로부터 한참 뒤에야 그들은 바깥으로 나왔다. 하지만 무엇이 불만이었던지 그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위협을 가하기도 했고, 그러다가 또 그 중의 몇몇은 시장 쪽으로 방향을 잡고는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면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시장의 장사꾼들은 애써 그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분주히 몸을 놀렸다. 그리고 또 나머지 사람들은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갔는데, 그래서 또 그때, 스스키(薄)도 그들과 눈을 마주치는 일 없이 하던 일만 열심히 했다. 그러자 그들은 곧 그 골목에서 사라졌고, 그로부터 얼마 후에 스스키(薄)는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어떻게 되었나?"

 

 그러자 하루(春)가 이렇게 말을 했다.

 

 "네, 일단 비밀 방에 들어가 있게 했어요!"

 "음, 잘했소!"

 

 그리고 또 그 <비밀 방>이란, 그 가게에서 스스키(薄)와 그의 부인 하루(春)만 알고 있었던 장소로, 그 가게의 한쪽 벽에 조그마한 공간을 만들어서 중요한 물건을 넣어두거나, 혹시라도 생길 수 있을 불상사에 대처하기 위해서 그들이 미리 준비해 두었던 공간을 말했다. 그래서 그 두 사람은 자기들만 알 수 있게 그렇게 부르고 있었는데, 그러나 또 그런 것은 당시에는 흔하게 있었던 것이었기 때문에, 스스키(薄)의 집에만 있던 특별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아무튼...

 

 그러자 스스키(薄)는 일단 안심을 하고 바깥으로 나가서 하던 일을 계속했다.

 그리고 또 그때, 카츠라(桂)는 몸만 겨우 숨길 수 있었던 그 비밀의 방에서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 * *

 

 그로부터 또 조금 지났던 시각...

 

 노다(野田)가 다시 텐사쿠(傳作)에게 보고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 텐사쿠(傳作)의 얼굴은 노기(怒氣)로 가득했고

 결국 참지 못했던 텐사쿠(傳作)가 이렇게 소리를 질렀다.

 

 "노다(野田)! 자네 그렇게 무능한 사람이었나?! 어떻게 시장상인 하나도 제대로 족치지를 못했단 말인가?!"

 "죄송합니다. 아이들만 보냈더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러면, 그 자는 죽었는가?!"

 "..."

 

 그러자 노다(野田)가 답을 하지 못했다.

 그러자 또 텐사쿠(傳作)가 이렇게 소리를 질렀다.

 

 "이런 바보 같은 놈들!--------------- 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네, 칼등으로 한번 내리쳤다는데, 그런데 그것이 불행히도 급소에 맞았던 듯..."

 "뭐라?! 그럼, 아무것도 알아내지도 못한 채 사람만 죽였단 말인가?!-------------"

 "하지만 죽은 것은 확인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건 또 무슨 소린가?!"

 "네, 기절을 했기 때문에, 그래서 조금 더 기다렸는데도 깨어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그곳을 지킬 감시(監視)역 두 명만 남겨두고는 다시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럼, 아직 살아있을지도 모른단 말인가?!"

 "네..."

 "그럼, 그 계집아이는?"

 "네, 그 때문에..."

 "왜?!"

 "네, 그때는 그 집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계집아이의 행방에 대해서 물었는데, 그 자가 대답을 거부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것을 취조하던 중에 그런 일이..."

 "흠!... 정말로 답답한 노릇이군... 그럼 그 아이는 그 집에서 자지 않았다는 말인가?"

 "네, 그것 때문에 지금 부하들을 풀어서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알았네! 빨리 가서 확인해보고 나에게 보고하게! 어쩌면 이 일로 해서 마치부교우(町奉行)와 다이캉(代官)까지 찾아 뵈어야 할지도 모르니까!"

 "넷!-----------"

 

 * * *

 

 그렇게 해서 그날 정오(正午)경까지 노다(野田)가 알아냈던 것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그 집의 딸, 즉 카츠라(桂)는 그 집에서 계속해서 숙식을 하고 있었다는 것.

 둘째, 그녀는 자주 아침에 부재료 등을 구입하기 위해서 시장으로 갔다는 것.

 셋째, 그러나 그날은 그때까지 한 번도 보이지 않았다는 것.

 넷째, 그러나 또 돈과 협박으로 한 상인을 취조했던 결과, 아침에 시장을 가는 것까지는 보았던 사람이 있었다는 것 등이었다.

 

 하지만 그 뒤의 행방에 대해서는 아무도 아는 자가 없었다. 그리고 또 불행이었던지 다행이었던지, 카츠라야(桂屋)의 주인인 모리(森)는 아직 죽지는 않았지만, 그러나 마치 식물인간처럼 사람을 전혀 알아보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거동 일체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 * *

 

 그러자 텐사쿠(傳作)가 머리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또 이렇게 말을 했다.

 

 "그럼... 아직 마치부교우(町奉行)와 다이캉(代官)까지 찾아갈 필요는 없겠군? 그런데 그 계집아이의 행방은? 그리고 앞의 그 자의 행방은? 그리고 또 어젯밤 사건을 일으켰다던 그 수상한 자의 행방은?..."

 

 하지만 노다(野田)는 그 많았던 질문에도 한마디도 답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자 텐사쿠(傳作)가 다시 이렇게 소리를 질렀다.

 

 "빨리 가서 아무 것이라도 알아 오라! 그리고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그 즉각 나에게 보고를 하도록!"

 "넷!-------------"

 

 그러자 노다(野田)가 이렇게 대답을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서려고 했다.

 그러자 또 그때, 텐사쿠(傳作)가 또 이렇게 말을 했다.

 

 "아, 그리고!... 그 주인 이름이 뭐라고 했지?"

 "네, 모리(森)라고..."

 "아, 그래! 어쨌든, 그 자가 죽으면 일이 더 곤란해질지도 모르니까, 부하들을 시켜서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도록 당분간 곁에 있으면서 수발 같은 것이라도 하라고 지시하게!"

 "넷!"

 "그리고..."

 "넷!"

 "그 가게는 그 모리(森)란 자의 소유인가?"

 "아닙니다! 주인이 따로 있다고 합니다!"

 "음... 그럼, 그 자에 대해서는 알아봤나?"

 "넷! 하지만 그 사람은 우리 구미(組)에 상납도 잘 해오고 있는 사람이고, 평소 별 문제가 없는 사람이라..."

 "음, 알았네! 어쨌든, 무슨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니까, 그 사람에게도 충분히 주의를 주도록!"

 "넷, 알겠습니다!---------"

 

 * * *

 

 그렇게 해서 시간은 또 속절없이 흘러갔고

 그날 저녁...

 

 날이 어두워지고, 시장에 손님들의 발길도 뜸해져가고 있었을 때, 스스키(薄)가 자기 부인에게 눈짓을 했다. 그러자 하루(春)가 조심스럽게 비밀의 방을 열어서 그곳에서 웅크리고 있던 카츠라(桂)를 불러냈다. 그러자 그때, 카츠라(桂)의 얼굴은 불안과 초조, 거기다 눈물까지 흘렸던 탓으로 퉁퉁 부어있었고, 그러자 또 그 모습이 애처로웠던지 하루(春)가 카츠라(桂)를 꼭 끌어안고는 같이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카츠라야(桂屋)에 들어갔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니, 간혹 손님으로 보였던 남자 몇 명이 아무것도 모르고 그 안으로 들어갔지만, 그러나 곧 혼비백산한 얼굴로 나와서 줄행랑을 쳤고, 그래서 또 그 안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어떤 상태로 되어있는지에 대해서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게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스스키(薄) 불안도 더욱 깊어졌지만, 하지만 또 괜히 그런 것을 알아본답시고 그 앞을 어슬렁거렸다가는 어디선지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를 자들의 눈에 띄어서 자신이 봉변을 당할 수도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감히 그 앞을 얼씬하지도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때, 스스키(薄)로서는 카츠라(桂)의 아버지가 제발 무사하기만을 빌고 또 빌고만 있었을 뿐이었던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바깥으로 나왔던 카츠라(桂)는 얼른 스스키(薄)으로 옷으로 남장(男裝)을 했다. 그러자 또 그 사이에 스스키(薄)와 하루(春)는 가게를 정리했고, 그 모든 준비가 끝나자 하루(春)가 먼저 가게를 나섰다. 그리고는 천천히 걸어가면서 곁눈으로 주위를 살폈는데, 하지만 그때 바깥에서는 별 이상한 기운은 느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또 조금 뒤...

 

 이번에는 그 가게의 뒷문에서 아직 앞머리를 밀지 않은 젊은 남자 한명이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리고는 곧바로 하루(春)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또 그 조금 뒤에 스스키(薄)가 마지막으로 가게 문을 단속하고는 밖으로 나왔으며, 그리고는 주위를 두리번거리지도 않고 곧장 앞만 보면서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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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9+ 성인용이며, 순수한 창작, 허구임을 얄려드립니다.

 


 

 

 

 

 

 

 19.

 

 그로부터 약 30분쯤 지났을 때...

 

 "거기, 누구시오?..."

 

 라고 했던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그때, 에이지(英治)는 거의 실신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그 물음에 답을 할 힘도 없었다. 그래서 그는 그냥 그렇게 앉아만 있었다. 그러자 또 그 목소리의 주인공, 즉, 그 집의 주인 남자가 그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손끝으로 살짝 에이지(英治)를 건드렸다. 그리고는 깜짝 놀라서 뒤로 물러섰지만, 그러나 소리를 지르거나 하지는 않았다.

 

 * * *

 

 하지만 또 그때, 그 주인 남자도 당황했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리고 또 앞에는 자기도 모르게, 또는 그 순간에는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언뜻 들었기 때문에 그렇게 했던 것이었지만, 그러나 그 추격자들이 돌아가고 나서도 어떤 확신 같은 것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또 그는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가서 불을 끄고 잠을 청해보려고 했는데, 그런데 그것이 자꾸 신경에 거슬렸던 것이다. 그래서 다시 확인하는 차원에서라도 그 창고로 갔던 것인데, 그런데 그것이 정말로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 역시도 놀랐던 것이지만, 그러나 연륜(年輪)이 있었기 때문이었던지 그는 침착하게 행동했고, 이어서 에이지(英治)에게 이렇게 묻기까지 했다.

 

 "혹시, 어디 다친 것이오?"

 

 하지만 에이지(英治)는 역시 움직이지를 못했다.

 그러자 그 주인 남자가 다시 이렇게 말을 했다.

 

 "아무래도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은데, 일단 내가 한번 보겠소! 그러니 실례가 되더라도 용서하시오!"

 

 그리고는 에이지(英治)를 안듯이 해서 바닥에다 뉘였다.

 

 "아! 상처가 심하군요?!"

 

 그리고는 에이지(英治)가 입고 있던 마대 옷에 피가 흥건하게 적셔져 있던 것을 보고는 놀라서 이렇게 말을 했다. 하지만 역시, 에이지(英治)는 말이 없었다. 그러자 그때부터 그 주인 남자가 그 거구의 에이지(英治)를 껴안아서 집 안으로 거의 끌듯이 하면서 데리고 들어갔다. 그리고는 잠시 후, 다시 밖으로 나와서 주위를 한번 확인했던 후에, 에이지(英治)가 가져왔던 총을 최대한 몸에 숨겼던 채로 재빨리 안으로 들어가서 문을 잠갔다.

 

 * * *

 

 "이게! 뭐예요?!"

 

 잠시 후, 그 남자의 부인이 어둠속에서 이렇게 외쳤다. 그것은 또 그때, 혹시라도 또 다른 추격자들이 올 줄 몰랐기 때문에 그 주인 남자가 괜한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서 불을 꺼두었던 때문에, 그래서 또 아무것도 모르던 상태에서 그런 상황을 맞이했던 그의 부인이 놀라서 그렇게 물었던 것이었다.

 

 "쉿! 조용히 하시오!"

 

 그러자 그 주인 남자가 급히 이렇게 말을 했다.

 그러자 또 그의 부인이 낮은 소리로 이렇게 말을 했다.

 

 "네, 근데?..."

 "사람이 다쳤소!"

 "네? 다친 사람?!..."

 "그렇소!"

 "근데, 그런 사람을 집 안으로 데리고 오면 어떡해요?!"

 "그럼, 이대로 죽게 내버려 두란 말이오?"

 "하지만... 그럼, 그것이 정말로 사람이었단 말이에요?"

 "그렇소! 그리고 포수도 제 품에 든 새는 죽이지 않는다고 했소! 그러니 이것도 다 인연이라고 생각하고, 어서 가서 물과 상처를 닦을 헝겊 같은 것을 좀 가져오시오!"

 "네, 알았어요!"

 

 그리고 잠시 후...

 

 에이지(英治)가 의식을 차렸다.

 그러자 주인 남자가 약간 기뻐하는 표정으로 이렇게 물었다.

 

 "아, 정신이 좀 드시오?!"

 "네, 감사합니다..."

 "아니요, 필요한 말만 하시오! 잠시 보니, 상처가 심한 것 같은데!..."

 

 그러자 에이지(英治)가 희미한 시선으로 머리를 조금 끄덕였다.

 그러자 또 주인 남자가 이렇게 말을 했다.

 

 "아, 그럼 여기서는 곤란하니까, 일단 방으로 들어가야겠습니다!"

 "네..."

 "그럼, 조금 힘들겠지만, 참으시오!"

 "네..."

 

 그러자 주인 남자가 자기 부인을 보고는 말없이 턱으로 문간방 쪽을 가리켰다. 그러자 부인이 알았다는 듯, 고개를 크게 끄덕이고는 재빨리 방으로 들어가서 이불을 폈다. 그리고 또 그 사이, 그 주인 남자는 에이지(英治)를 부축해서 천천히 그 방으로 들어갔던 다음, 이불 위에다 다시 천천히 그를 눕혔다. 그러자 그때 에이지(英治)는 실신을 했던 듯 머리를 힘없이 옆으로 기울였다.

 

 "아, 이거 큰일이군!"

 

 그러자 주인 남자가 이렇게 말을 했다.

 

 "그럼, 이젠 어떡해요?"

 

 그러자 또 그 부인이 이렇게 다급하게 물었다.

 

 "글쎄, 나도 지금으로서는... 아무튼, 당신은 나가 있으시오, 내가 일단 대충 상처를 보고 밖으로 나갈 것이니까!"

 "네..."

 

 그렇게 해서 부인이 밖으로 나가자, 주인 남자가 그때부터 에이지(英治)의 상처를 확인하기 위해서 옷을 전부 벗겼다. 하지만 그것이 쉽지는 않았는데, 그러나 그는 인내심을 가지고 옷을 하나씩 천천히 벗겨나갔고, 그리고는 헝겊에 물을 묻여서 에이지(英治)의 몸을 정성스럽게 닦아나갔다.

 

 "음, 아주 큰일을 치렀던 모양이군?"

 

 그러면서 그는 에이지(英治)의 몸에 났던 상처가 어깨뿐만이 아니었던 것을 알고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부인에게 비상약통을 가져오게 하고는, 거기서 고약(膏藥) 같은 것을 꺼냈다. 그리고는 감염이 되지 않게 상처부위에 천천히 바르고는, 그 위에다 헝겊을 대는 것으로 치료를 대충 마쳤다. 그리고는 이불을 덮어주고 그 방을 다시 나왔는데, 그러자 또 그때까지 밖에서 서성이던 부인이 그에게 달려들듯이 하면서 이렇게 말을 했다.

 

 "그럼, 이제부터는 어쩌실 생각이세요?"

 "글쎄..."

 "하지만! 나쁜 사람인지도 모르잖아요?"

 "그건 아닌 것 같소!"

 "네? 어째서요?"

 "생각해보시오! 저 사람을 찾는 놈들이 어떤 놈들인지! 그러니꺄 최소한 그런 자들과 한패는 아니란 말인 것이지!"

 

 그러자 부인이 조금 안심이 된다는 듯, 머리를 끄덕였다.

 하지만 역시, 걱정이 된다는 듯, 또 이렇게 말을 했다.

 

 "하지만 저들과 대립하는 또 다른 패거리라면?..."

 

 그러자 또 주인 남자가 무엇인가 생각하는 얼굴로 머리를 조용히 흔들면서 이렇게 말을 했다.

 

 "당신도 들어서 알고 있지 않소? 며칠 전, 저런 남자가 갑자기 나타나서 불량배들을 혼내줬다는 것을!"

 "네! 그거야 이 동네 사람들이라면 다 아는 이야기죠!"

 "그래서 내 생각에는, 아마도 그 사람이 아닐지?..."

 "네? 정말 그럴까요?"

 "아무래도 내 직감으론 그런 것 같소."

 "하지만 일이 잘못 되는 날에는 우리까지 피해를 볼 수도 있어요!"

 "흠! 그렇긴 하겠지만, 그러나 일단 이렇게 된 일, 그리고 지금은 시간이 늦었으니 내일 다시 한 번 생각해 봅시다."

 

 그러자 부인은 여전히 뭔가 두려워하는 눈치를 보였지만, 그러나 그녀로서도 별 뾰족한 수는 없었던지 주인 남자의 말에 순종했다. 그러자 또 그때, 에이지(英治)의 가녀린 신음소리가 그 두 사람의 귀에 들려왔다.

 

 * * *

 

 다음날 인시(寅時) 즉, 새벽 4시경...

 

 주인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에이지(英治)에게로 갔다.

 그러자 그때, 에이지(英治)는 다시 정신이 돌아와 있었다.

 그러자 또 주인남자가 기뻐하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을 했다.

 

 "아, 정신이 돌아왔군요?!"

 "네, 감사합니다..."

 "아, 말을 하지 마시오! 그리고 일단 내 말만 들으시오!"

 

 그러자 에이지(英治)가 주인남자를 쳐다보면서, 알아들었다는 듯, 머리를 약간 끄덕였다.

 

 "네, 그리고 이왕에 이렇게 된 것, 그리고 언제 다시 떠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이런 것도 다 인연이라고 생각하고, 아무튼 나는 스스키(薄)란 사람이오! 그리고 안사람의 이름은 하루(春)라고 하오! 그리고 어제 잠시 봤는데, 혹시 총상(銃傷)을 입은 것이요?"

 

 그러자 에이지(英治)가 머리를 약간 끄덕였다.

 

 "음, 역시 그랬군요! 그리고 사실 내가 총상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하지만 다행으로 총알은 관통을 했소. 그러니 상처만 잘 다스리면 될 것 같소!"

 

 그러자 에이지(英治)가 이를 꽉 깨물었던 채로 머리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어눌한 말투로 이렇게 물었는데, 그것은 또 그때 그의 입에 문제가 있어서 그랬던 것이 아니라, 어깨의 총상으로 인해서 그의 상체와 얼굴이 완전히 퉁퉁 부어있었기 때문이었고, 그래서 또 그 부기(浮氣)로 인해서 그의 입이 자유롭게 움직이지를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혹시... 의술(醫術)을 하십니까?..."

 

 아무튼, 그러자 또 스스키(薄)가 이렇게 말을 했다.

 

 "아니요! 하지만 소싯적에 에도(江戶)에서 그런 일을 하시던 분을 조금 도와드렸던 적이 있었소! 그러니 영 문외한은 아니니 그런 것은 걱정을 안 하셔도 될 거요!"

 "네..."

 "음, 하지만 내가 어제 잠시 살펴보니 상처는 그곳 한곳뿐이 아니었소! 하지만 다른 곳은 경미한 상처라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나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래서 일단 다른 곳에도 응급처치는 해두었소!"

 "네, 고맙습니다."

 "네, 그리고 우리는 사실 장사꾼이오! 그래서 저 앞 항구 쪽에서 조그만 국수가게를 하나 내서 장사를 하고 있는 중인데, 그래서 낮에는 이 집에 사람이 아무도 없소. 그래서 일단 우리가 돌아올 때까지는 혼자서 계셔야하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그러자 또 에이지(英治)가 머리를 끄덕이면서 이렇게 답을 했다.

 

 "네..."

 "네, 그러시다면 일단 안심이 됩니다만, 그리고 또 솔직히 그 내막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어쨌든 지금도 밖에서는 어젯밤에 찾아왔던 사람들이 당신을 찾고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되는데, 그래서 또 만약에 우리가 장사를 하러 가지 않으면 더 의심을 받을 수도 있소! 그러니 조금 고통스럽더라도 우리가 돌아올 때까지 혼자서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 같소!"

 

 그러자 또 에이지(英治)가 머리를 끄덕였다.

 

 "음, 그럼 그렇게 하기로 하고! 그리고 또 혹시 모르니 물과 죽을 좀 넣어드리고 갈 테니, 힘들더라도 요기를 좀 하는 것이 좋을 듯싶소!"

 

 그러자 또 에이지(英治)가 머리를 끄덕였다.

 

 "네, 그럼 저녁에 다시 보기로 합시다."

 

 그리고는 스스키(薄)가 자리에서 일어서서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에이지(英治)가 다시 혼절을 했던 듯, 머리를 힘없이 떨어뜨리며 눈을 감았다.

 

 * * *

 

 그리고 잠시 후...

 

 아직 해도 뜨지 않았던 새벽에 스스키(薄) 부부가 가게로 나가기 위해서 집을 나갔다. 그리고 또 그것은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원래부터 새벽 일찍 나가서 문을 열고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그래서 스스키(薄) 부부도 그때 장사 준비를 위해서 새벽 일찍 가게로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날도 그들은 평상시처럼 밖으로 나가서는 안에 아무도 없다는 듯 문을 잠갔고, 그리고는 또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태연하게 시장(市場)으로 향했던 것이다.

 

 그리고 또 얼마 후...

 

 다시 정신을 차렸던 에이지(英治)는 그때까지 일면식(一面識)도 없었던 스스키(薄)의 집에서, 그것도 아무도 없던 방에 홀로 누워서 처참한 고독(孤獨)을 맛보고 있었다. 하지만 또 평소 때 같았다면 그런 것은 아주 사소했던 것으로, 그래서 또 그 정도로까지 약해질 그가 아니었지만, 하지만 또 그때는 몸에 상처도 많이 입고 있었고, 거기다 또 스스키(薄) 부부로부터 뜻밖의 친절까지 받고나자 그런 기분이 저절로 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또, 그때까지는 사실 자신의 실력만 믿고 그 난세(亂世)에 칼만 휘둘러왔던 그로서는 그때까지도 세상에 그런 인정(人情)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것이 약간 생소하게만 느껴졌던 이유도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아무튼 그래서 또 그는 그런 몸으로 그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처량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또 그나마 목숨이라도 건졌다는 것은 그에게서는 정말로 다행이었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 아무튼 또 비슷했던 시각, 제니야스(錢安)는 잇페이(一平)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었다.

 

 "그래, 확인은 했는가?!"

 "네, 정말로 처참했습니다!"

 

 그리고 또 그때, 제니야스(錢安)로부터 지시를 받았던 잇페이(一平)는 새벽부터 자신의 수하(手下) 두 명과 함께 밖으로 나가서 직접 그 사건 현장을 확인하고 왔던 참이었다.

 

 "흠..."

 "하지만 그 이상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자 제니야스(錢安)가 머리를 끄덕이면서 또 이렇게 말을 했다.

 

 "그렇다면, 선생(先生)을 포함해서 모두 사망했다는 말인가?"

 "하지만 그것도 지금으로서는..."

 "알았다! 계속해서 알아보도록!..."

 "넷!"

 

 그러자 또 제니야스(錢安)가 무슨 생각을 하는 듯, 방을 나가던 잇페이(一平)의 등을 지그시 쳐다보았다.

 

 * * *

 

 그리고 또 얼마 후...

 

 "뭐랏?!------------- 그, 그게! 흔적도 없이 사라졌단 말인가?!----------------"

 

 하고, 이번에는 텐사쿠(傳作)가 또 노다(野田)에게 이렇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그러자 노다(野田)가 마치 죽을 죄를 지었다는 듯, 머리를 조아리면서 이렇게 답을 했다.

 

 "네..."

 "그렇다면, 그 원인은?"

 "그것이... 모두 전소(全燒)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그래서 밝힐 수가 없다?!------------------"

 "네, 하지만 해안에서 의문의 시체 한 구가 발견되었고, 그 입구를 지키던 우리 조원(組員)들이 살해된 것으로 봐서, 누구의 습격을 받았던 것은 확실하다고 생각됩니다."

 "뭐? 습격?!------------ 도대체 누가 감히?!-------------"

 "그것이 아직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만... 아무래도 제니야스구미(錢安組) 쪽에서..."

 "뭐?! 제니야스구미(錢安組)-------------가?!... 왜, 그렇게 생각하나?!"

 "네, 그 상황으로 보아서 몇 명의 습격대가 저지른 짓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몇 명이?!..."

 "네!"

 "아니, 겨우 몇 명이 그런 짓을 저질렀단 말인가?! 그리고 우리 쪽에서는 최신의 무기로 무장을 하고 있었지 않았는가?!"

 "네, 그랬습니다만, 어쨌든 알아본 결과, 대규모의 인원이 움직였던 것을 봤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문 근처에서 소로 보이는 동물이 두 마리나 죽어 있었던 것으로 봐서, 아마도 우마차 같은 것을 이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을 한 것인데, 그래서 현재 이곳에서 그런 습격대를 조직할 수 있는 집단이라곤, 바로 그!..."

 "제니야스구미(錢安組) 뿐이다?!"

 "네, 그럴 것으로..."

 "그럼, 바닷가의 그 시체에 대해서는 알아봤나?"

 "네, 하지만 그것도, 시체가 바닷물에 불고, 거기다 카니(蟹-게) 등, 바다 생물들이 시체를 파먹어서 상태가 몹시 좋지 않은데다, 입고 있던 복장이란 것도 거리에 떠도는 부랑자들처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그 신원을 파악하기는 좀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럼?"

 "네, 그래서 그 자는 아마도 화약고의 전소(全燒)와는 관계가 없는, 그러니까 어쩌면 그냥 그곳에서 사망했던 자라거나, 아니면 다른 곳에서 사망했던 후에 그곳까지 떠내려 온 시체일 수도 있기 때문에, 그래서 정확하게 알아내기는 힘들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자 텐사쿠(傳作)가 기가 찬다는 듯이 머리를 돌려버렸다.

 그리고는 또 조용히 이렇게 말을 했다.

 

 "그럼 또... 그 수상한 자는 어떻게 되었나?"

 "네, 그 자도 현재 오리무중이라..."

 "그럼, 그 자도 결국 놓쳤다는 말이군?"

 "네, 현재로서는..."

 "그런데, 그 자는 부상을 당했다고 하지 않았었나?"

 "그것도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그럴 것으로..."

 "그럼, 이 동네를 빠져나가지는 못했을 것인데! 그런데도 아직 찾아내지를 못했다?"

 "네, 동네를 이 잡듯이 샅샅이 뒤졌지만, 그 흔적도 찾아내지를 못했습니다."

 "그럼, 혹시 누가 그 자를 보호해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러자 또 텐사쿠(傳作)가 머리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또 이렇게 말을 했다.

 

 "그럼, 혹시!... 그 계집아이가?..."

 "하지만 그것은 아닌 것으로..."

 "왜?"

 "네, 그 집도 확인을 했습니다만, 그러나 그 집의 주인은 그런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그곳을 탐색하라고 보냈던 조원(組員)들의 말에 의하면, 그 시간에 그 두 부녀(父女)는 평상시처럼 장사를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후에도 별 이상한 것은 없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혐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 둘 뿐이지 않는가? 그러니 그 가게를 한 번 더 족쳐 봐! 그리고 그 계집도 이리로 데려와 봐! 내가 직접 신문을 해봐야겠다!"

 "넷?! 아, 넷!----------"

 

 그렇게 해서 노다(野田)는 텐사쿠(傳作)의 거처를 나왔다.

 그리고는 부하들에게 다음과 같은 명령을 내렸다.

 

 "자, 두목의 명(命)이시다! 너희들은 지금부터 카츠라야(桂屋)로 가서, 어떤 정보든 알아서 오라! 그러나 끝까지 알아내지 못할 경우, 그 집의 딸아이를 이리로 데려오라, 알았나?!"

 "넷! 그런데 그 계집아이는 왜?..."

 "두목께서 친히 신문을 하실 것이다!"

 "넷! 알겠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부하들이 모두 나가자 노다(野田)는 생각에 잠겼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자신으로서는 도저히 그 범인을 알아낼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그러자 그는 머리를 잔잔히 흔들었다. 그 정도로 그 일은 미궁(迷宮) 속에 빠진듯해서 그랬지만, 하지만 또 그것은 어떻게든 밝혀내야하는 문제이기도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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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잠시 후...

 

 에이지(英治)가 해안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러자 그때, 그 해안 쪽으로 연(沿)했던 길에서 토우켄구미(唐犬組)로 보였던 남자들 2,30명이 손에는 소총과 긴 요도(腰刀)를 들고 화약고 쪽으로 달려 가던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러자 에이지(英治)는 최대한 그들의 눈에 띄지 않게 몸을 숙이면서 재빨리 그곳을 벗어났다.

 

 그러나 또 잠시 후...

 

 그렇게 해서 에이지(英治)는 이나게(稻毛) 해안(海岸)은 무사히 벗어날 수 있었지만, 그러나 그 지역은 온통 토우켄구미(唐犬組)의 구역이었다. 그리고 또 그때는 이미 토우켄구미(唐犬組)의 화약고가 폭파 또는 소실(燒失)되었다는 것이 다 알려졌을 것으로 생각되었기 때문에, 그래서 그곳의 경비는 더욱 삼엄해져 있을 것이 충분히 예상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우선 앞의 그 유곽(遊廓) 앞에서 진을 치고 있던 토우켄구미(唐犬組)들을 피해야 했으며, 가도(街道)에 마련되어 있던 반쇼(番所)까지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어야 했는데, 그것은 또 그 때쯤에는 그 반쇼(番所)에도 무슨 지시 같은 것이 내려졌을 것이란 예상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평상시라면 별로 문제가 없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그때는 그도 이미 지쳐있었다. 그래서 그는 최대한 어둠에 몸을 숨기면서, 그리고 조심스럽게 그리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러자 곧 홍등가(紅燈街)가 나타났다. 그리고 또 역시, 앞의 그 유곽(遊廓) 앞을 지키고 있던 토우켄구미(唐犬組)들은 그 숫자가 더욱 늘어난 것처럼 보였다. 그러자 에이지(英治)는 더욱 긴장했다. 그래서 그는 또 망설였다. 그리고 잠시 후, 그렇게 망설였던 에이지(英治)가 선뜻 그 자리에서 돌아섰다. 그리고는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조금 더 앞으로 걸어갔을 때, 홍등가(紅燈街)로 들어 가던 길의 입구가 나타났고, 그 너머와 옆으로 주택가가 펼쳐진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러자 그는 적당히 어두운 곳으로 몸을 숨겨가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또 그때, 그는 다른 사람들과 달랐다. 그러니까 그의 몸은 보통사람들보다 훨씬 컸기 때문에, 그래서 그 확 트였던 길에서 몸을 숨기기가 용이하지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또 그때 <미마와리(見回り-순찰을 도는 사람)>들이 동네의 야경(夜警)을 도는지 남자들의 목소리들도 두런두런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는 얼른 어둠 속에 몸을 숨겼다. 그러자 다행히도 그들은 형식적인 야경(夜警)이었던지 주위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서로 이야기만 나누면서 지나갔다. 그러자 에이지(英治)는 그들이 완전히 사라졌던 것을 확인하고는 그 어둠 속에서 나왔다. 그리고는 재빨리 앞으로 내달렸다.

 

 하지만 또 그때였다!-------------

 

 그때 갑자기

 

 "거기, 누구냣?!-------------"

 

 하는 소리가 어디선지 들려왔고, 그러자 에이지(英治)가 재빨리 그 소리 났던 곳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그곳에는 미마와리(見回り)인지, 토우켄구미(唐犬組)의 조원(組員)인지 세 남자가 서 있었다.

 

 <아차!------------>

 

 그러자 에이지(英治)가 속으로 이렇게 부르짖었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돌이킬 수도 없었던 상황...

 그러자 그가 선뜻 이렇게 말을 했다.

 

 "아, 미마와리(見回り) 님들! 수고가 많습니다!"

 

 그리고는 성큼성큼 걸어서 그들 쪽으로 다가갔다.

 

 "잠깐! 거기 서랏!------------"

 

 그러자 또 그와 동시에, 그들이 어둠 속에서 걸어오고 있던 에이지(英治)의 큰 신체에 공포를 느꼈던지, 에이지(英治)를 경계하면서 이렇게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에이지(英治)는 가던 걸음을 멈추지 않으면서 다시 이렇게 말을 했다.

 

 "아, 나는 이 동네에 사는 사람인데, 속이 좀 좋지 않아서 잠시 산책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아, 그렇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못미더우시면 저를 확인해 보시지요!"

 

 그러자 그들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약간 경계를 푸는 듯 보였다. 그러자 에이지(英治)는 더욱 빨리 걸어서 금방 그들 앞에 섰다. 그러자 그들이 들고 있던 요도(腰刀)를 그에게 겨눴다. 하지만 다음 순간, 에이지(英治)의 두 손이 번개처럼 앞으로 뻗어나갔다.

 

 "욱!-------------"

 

 그러자 앞에 있던 두 사람의 목이 옆으로 꺾기면서 이렇게 신음소리를 냈고

 그 다음 순간, 그들은 바닥 아래로 쓰러졌다.

 그러자 에이지(英治)가 다시 성큼 걸어서 나머지 한사람에게로 다가섰다.

 

 하지만 또 그때...

 갑자기

 

 "앗!--------------"

 

 했던 소리와 함께

 

 <타!-------------- 앙!-------------->

 

 하는 소리가 골목을 울렸다.

 

 "욱!-----------------"

 

 그러자 에이지(英治)가 급히 어깨를 거머쥐고는 이렇게 신음소리를 냈다.

 

 * * *

 

 그러니까 에이지(英治)는 그때, 그들이 모두 요도(腰刀)를 들고 있었기 때문에 나머지 한사람이 들고 있었던 것은 앞의 그 화약고에서 토우켄구미(唐犬組)들이 사용하고 있었던 최신식 양총(洋銃-콜트 5연발소총 56口徑)이었던 줄은 어둠 때문에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그 총을 맞자 왼쪽 어깨에서 마치 불에 덴 듯 화끈거리는 느낌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그 충격 때문에 잠시 정신까지 깜빡 놓쳤으며, 그런 다음에는 또 자신도 모르게 거의 본능적으로 다시 손을 뻗어서 그 나머지 한사람의 목을 힘껏 가격했던 것이다.

 

 "욱!------------------"

 

 그러자 그 나머지 한 남자도 맥없이 땅바닥으로 쓰러졌다. 그러자 에이지(英治)가 얼른 바닥에 떨어졌던 양총(洋銃)을 주워들었다. 그리고는 다시 어딘지로 모를 곳으로 방향을 잡고는, 우선 그곳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앞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 * *

 

 다시 잠시 후...

 

 그곳에, 그러니까 사건의 현장에서 났던 총소리를 듣고 달려왔던 미마와리(見回り)들과 토우켄구미(唐犬組)들이 모여들었다. 그리고는 쓰러져 있던 세 사람의 신원을 확인하고는 이렇게 소리를 질렀다.

 

 "우리 조원(組員)들이 누군가에게 당했다! 그리고 총이 발사된 것으로 보아서 그놈은 지금 부상을 입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직 멀리 가지는 못했을 것이니, 빨리 흩어져서 그 놈을 찾아랏! 그리고 그 놈은 폭파된 화약고와 관계가 있는 놈일지도 모르니, 꼭 살려서 데려와야 한닷!----------------"

 

 * * *

 

 비슷했던 시각...

 

 "뭐랏?!--------------------- 방금, 뭐라고 했나?!------------------"

 

 텐사쿠(傳作)가 앞에 앉았던 노다(野田)에게 이렇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화약고가... 폭파 또는 소실(燒失) 되었습니다..."

 

 그러자 노다(野田)가 이렇게 대답했다.

 그러자 텐사쿠(傳作)가 잠시 화를 가라앉혔던 후에 또 이렇게 물었다.

 

 "왜? 이유가 뭐냐?!------------"

 "그것이... 그 창고를 지키던 조원(組員)들이 다 죽었거나, 소사(燒死) 또는 사라졌기 때문에..."

 "그럼, 그 이유조차 모른단 말인가?!--------------"

 "넷, 그리고 밤이라... 그래서 아무래도 내일 날이 밝은 다음에 다시 조사를 해야 할 것으로..."

 "알았다! 일단, 확실한 조사부터 하랏!---------------"

 "넷!"

 

 * * *

 

 또 비슷했던 시각...

 

 "아, 그래?! 성공을 했단 말이지?!---------------"

 

 이번에는 제니야스(錢安)이 이렇게 소리치고 있었다.

 그러자 잇페이(一平)가 이렇게 말을 했다.

 

 "넷! 정탐을 하고 왔던 조원(組員)의 말에 의하면, 그곳에서 분명히 아주 큰 불이 났다고 합니다!"

 "아, 하하하하하하!------- 그래, 그래! 역시, 훌륭하군, 아주 잘했어! 아하하하하!---------"

 

 그러자 제니야스(錢安)가 이렇게 대소(大笑)했다.

 그러더니 또 이렇게 말을 했다.

 

 "그런데, 에이지(英治) 선생(先生)은 어떻게 되었나? 그리고 아카이(赤井)는?! 그리고 다른 형제들은?!"

 "하지만 그것이..."

 

 그러자 잇페이(一平)가 이렇게 머뭇거렸다.

 그러자 제니야스(錢安)가 또 이렇게 말을 했다.

 

 "왜? 설마... 사고를 당한 것은 아니겠지?"

 "그것까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럼?..."

 "네, 일단 그 누구라도 나타나봐야, 그에 대해서 알 수 있을 것으로..."

 "흠!..."

 

 그러자 제니야스(錢安)의 얼굴에서 일말(一抹)의 걱정이 스쳐갔다.

 

 * * *

 

 그리고 또 비슷했던 시각...

 

 마치부교우(町奉行) 마사토시키시모토(岸本正壽)와 다이캉(代官) 사카이사다유키모리(酒井定之守)에게도 그런 사실은 보고가 되었다. 그러자 그들은 핫슈우(八州) 미마와리(見回り)의 건도 있었고 해서였던지 잠시 동요하는 듯도 했지만, 그러나 다시 또 일단 조금 더 지켜보자는 쪽으로 의견의 가닥을 잡았고, 그래서 그들은 그때도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 * *

 

 그리고 또...

 

 그렇게 부상을 입고 어디론 가로 달려갔던 에이지(英治)는 점점 더 심해져 왔던 고통과, 상처에서 빠져 나갔던 피로 인해서 정신이 자꾸 혼미(昏迷)해져 감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주저앉을 수도 없었는데, 그것은 또 마치 피 냄새를 맡고 따라오는 사냥개에게 쫓기는 맹수 같은 신세가 그때 에이지(英治)가 겪고 있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또 그때...

 

 실제로 그의 뒤로는 그를 잡으려는 추격자들이 여기저기서 수색을 벌이고 있었으며, 그들은 또 불이 켜진 집은 어김없이 들어가서 수색까지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에이지(英治)는 그때 도망가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또 그때였다.

 

 "어이, 거기 누군가?! 서서 신분을 밝혀랏!--------------"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에이지(英治)는 얼른 어둠 속에서 몸을 웅크렸다.

 그러자 또 그 모습을 보고 더욱 수상하게 생각했던지, 그 자가 또 이렇게 소리를 질렀다.

 

 "이쪽이닷!----------------- 여기 수상한 자가 한명 있닷!--------------------"

 

 그러자 에이지(英治)가 마치 생각할 겨를도 없다는 듯, 들고 있던 총으로 그 자를 쏘았다.

 

 <타!-------------- 앙!------------->

 

 "윽!--------------"

 

 그러자 다행히도 그 자가 제대로 맞았던지 이렇게 비명을 지르고는 그 자리에 쓰러졌다. 그러자 또 에이지(英治)는 다시 달렸다. 그러자 또 그때, 그의 뒤로 사람들이 몰려오는 소리가 났으며, 잠시 후에는 길이란 길들에서 모두 사람들이 모여드는 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아, 여기서 이렇게 끝나는 것인가?!----------->

 

 그러자 에이지(英治)는 위기감을 느끼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 * *

 

 하지만 또 그때, 에이지(英治)는 정신이 계속해서 혼미해져가고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그는 더 이상은 달릴 수가 없었다. 그러자 그는 일단 길가에 있던 어느 한 집으로 숨어들었다. 그리고는 그 집 본채의 뒤편에 조그맣게 마련되어 있던 한 허름한 창고 같은 곳으로 소리가 나지 않게 살금살금 걸어서 갔다. 그리고는 그곳의 문을 확인해본 결과 다행히도 문이 잠겨있지 않아서 그는 안심을 했다. 그러자 그는 조금이라도 소리가 나지 않게 더욱 조심하면서 문을 열고는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그 안에는 가정에서 쓰는 철물(鐵物)이나, 낡은 가구 몇 개가 보관되어 있었을 뿐, 그 외에 자신의 몸을 은폐(隱蔽)시킬 그 무엇 하나도 없었다.

 

 "흠!..."

 

 그러자 에이지(英治)는 절망적인 마음으로 이렇게 신음을 흘렸다.

 하지만 또 그때, 그에게서는 그것도 하늘이 내려준 선물 같았던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일단 조용히 그 한옆에 앉아서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러자 곧 피로가 엄습해왔고, 허기도 느껴지기 시작했다.

 

 * * *

 

 하지만 또 어떻게 생각해보면, 그곳은 바로 그가 죽을 자리, 즉, 그에게서는 사지(死地)나 다름없을 수 있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그 자들이 그곳으로 와서 문을 여는 순간 그는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때 더 이상 걸을 수도 없었던 상태였기 때문에, 그러니까 그는 그때 완전히 탈진했던 상태였기 때문에 그래서 그 모든 것을 하늘에 맡기고는 일단 심호흡부터 시작했던 것이다.

 

 하지만 또 잠시 후...

 

 그러니까 채 10분도 지나지 않아서, 그 근처에서도 추격자들의 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는 다시 긴장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들고 있던 양총(洋銃)을 문 앞으로 겨누고는, 꺼져가던 정신을 겨우겨우 붙들고 있었다.

 

 <이런 순간에도 잠이 오는가?!... 그러나 이대로 잠이 들면 정말로 끝이다...>

 

 그리고 또 잠시 후...

 추격자들이 그 집 앞까지 왔던지

 그들의 목소리들이 똑똑히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상하군! 도대체 어디로 튀었지?"

 "글쎄... 길은 이제 거의 다 막혔기 때문에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는데?..."

 

 그런데 또 그때였다.

 

 "응? 저건 뭐지?!"

 

 하는 소리가 또 들려왔다.

 그러자 또 다른 자가 이렇게 말을 했고, 그래서 잠시 그 두 사람의 대화가 이렇게 이어졌다.

 

 "뭘 말이야?"

 "저것 말이야!"

 "저건, 창고잖아!"

 "근데, 뭐가 꼭 들어있을 것 같지 않아?!"

 "그야 뭐! 이 집에서 쓰는 것들을 보관!..."

 

 하지만 그때, 그 말을 하던 자가 갑자기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또 이렇게 말을 했다.

 

 "일단 한번 확인 해보자! 아무것도 없으면 그만이니까!"

 "그래, 그게 좋겠지?"

 

 그리고는 그 집으로 들어오는지 발걸음 소리가 났다. 그러자 에이지(英治)가 또 긴장했다. 그래서 그는 그때 마치 타 들어가는 초의 심지 같은 기분을 느끼고 있었는데, 그래서 입이 말랐던 것은 벌써 오래였지만, 온 몸에서 마치 전기가 돌아다니는 듯이 찌릿 거리는 기분까지 느끼고 있었고, 그래서 또 머릿속에서는 마치 시장 바닥처럼 시끄러운 이명(耳鳴)까지 들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또 마치 마지막 꺼져가는 불처럼, 남았던 정신을 한곳에 집중시키고는 들고 있었던 양총(洋銃)을 더욱 고쳐 잡고 문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상대는 두 명... 그러므로 잘만 하면...>

 

 하고 생각하고 있었을 때

 그런데 또 바로 그때였다!-----------------

 

 갑자기 그 집의 본채에서 불이 켜지고, 금방 그 집의 주인이었던지 중년의 남자 한명이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을 했다.

 

 "무슨 일이 있습니까?"

 

 그러자 추격자들이 그 주인을 보고는 일단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을 했다.

 

 "아, 좀 전에 총소리를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 근처에 위험한 자가 돌아다니고 있소!"

 "아,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그렇소! 그리고 우리들은 현재 그 자를 찾아다니는 중인데, 협조를 좀 해주시오!"

 "네, 당연하죠! 그럼 제가 어떻게 해드리면 좋겠습니까?"

 "일단 저곳을 좀 수색해보고 싶소!"

 

 그러면서 그 자가 손으로 창고를 가리켰다.

 그러자 그 집의 주인이 또 이렇게 말을 했다.

 

 "아, 저기라면 우리 집에서 쓰는 잡동사니를 넣어둔 창고인데, 뭐가 있으려고요?!"

 "아, 그래도 일단 확인은 한번 해두는 것이 좋겠소!"

 

 그러자 그 집의 주인이 선뜻 이렇게 승낙을 했다.

 

 "아, 그러세요! 저도 그런 사람이 우리 집에 없다는 것이 확인되어야 안심이 될 테니까요!"

 "네, 그럼 실례!"

 

 그러자 추격자들이 그때부터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그리고 긴장을 한 표정으로 그 창고로 다가갔다.

 하지만 또 바로 그때였다!---------------

 

 <웨------엥!--------------->

 

 하고, 무엇에 놀랐던지

 도둑고양이 한 마리가 갑자기 이렇게 소리를 지르면서 담을 넘어갔다.

 

 "앗!-------------"

 

 그러자 그때, 그곳에 있었던 사람들은 전부 긴장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자신들도 모르게 이렇게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그것은 에이지(英治)도 마찬가지였는데, 그런데 또 그때였다. 갑자기 순간적으로 에이지(英治)의 머릿속에서 한 가지 생각이 반짝하고 스쳐갔고, 그러자 에이지(英治)는 곧바로 자신의 몸을 벽 쪽으로 향하게 하고는 최대한 몸을 움츠렸다.

 

 "아, 도둑고양이가 아닌가? 깜짝 놀랐군!"

 

 그러자 그때, 추격자들이 이렇게 말을 했다.

 그리고는 그것이 도둑고양이라는 것을 알고는 잠시 긴장이 풀렸던지 그 중의 한사람이 또 이렇게 말을 했다.

 

 "이거, 괜한 짓을 하는 거 아니야?"

 

 그러자 또 다른 자가 이렇게 말을 했다.

 

 "그러게! 우리가 신경이 너무 과민했어! 그러니 어서 문만 열어보고 가자고!"

 

 그리고는 긴장이 풀린 듯한 둔탁한 걸음소리가 들려왔고

 결국, 그 창고의 문은 그렇게 해서 열렸다.

 

 <삐------------ 걱------------>

 

 하지만 어두운 밤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급히 출동했던 차에 손에 등불 같은 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그 창고의 문을 열어놓고도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자세히 볼 수가 없었다.

 

 "뭐, 별 거 없구만! 그냥 가지!"

 

 그러자 그 중의 한사람이 이렇게 말을 했다.

 그러자 또 나머지 한사람도 머리를 끄덕이고는 돌아서려던 찰나, 그가 다시 돌아서면서 이렇게 말을 했다.

 

 "그런데, 저건 뭐지?"

 

 그러자 또 그 앞에 섰던 세 사람이 일제히 한곳을 응시했다.

 

 "뭐 말이야?"

 "저기, 저것!"

 

 그러자 또 바로 그때였다.

 잠시 그 남자가 가리키던 것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던 그 집의 주인 남자가 급히 이렇게 말을 했다.

 

 "아, 저건! 못 쓰는 마대자룹니다! 나중에 혹시 쓸 일이 있을까 해서 뭉쳐둔 것이지요!"

 

 그러자 추격자들이 안으로 들어가서 확인을 해보지는 않고 머리를 끄덕였는데, 그것은 또 굳이 안으로 들어가서 확인할 필요도 없이, 그것은 그냥 봐서도 마대자루였기 때문이었고, 어쨌든 그러자 또 한사람이 이렇게 말을 했다.

 

 "자넨, 아무래도 신경이 날카로워진 것 같어! 이젠 아주 헛것이 보이는 모양이군?!"

 "그런가?..."

 "그래, 이젠 다른 곳으로 또 가보자구!"

 "음, 그렇게 하지!"

 

 그러자 그 두 사람은 주인에게 실례했다고 말을 하고는 그 집을 나갔다.

 그러자 또 그때, 다른 사람들이 그곳으로 몰려오면서 그 두 사람에게 이렇게 물었다.

 

 "여긴, 별 이상 없는가?!"

 

 그러자 그 두 사람이 동시에 이렇게 대답했다.

 

 "응! 이쪽은 아닌 것 같어!"

 "그래? 이 쥐새끼 같은 놈! 도대체 어디로 튄 거지?!"

 

 그리고는 다시 다른 곳을 수색하기 위해서 그 골목을 빠져나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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