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또, 그런 사창가(私娼街)에는 보통 <진료소(診療所)> 같은 것이 마련되어 있기 마련이었다. 그래서 그는 마치 <직업병>처럼 그곳의 것에도 관심이 가고 있었다. 그것은 또 마치 어떤 외과의(外科醫)가 새로운 환자를 맞이해서 수술실로 들어가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과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또 그때 그 외과의는 이미 앞의 수술에서 성공을 했기 때문에 앞의 그 환자에 대한 생각은 이미 그의 머릿속에서 지워져 있을 것이었고, 그 병실에서 느끼는 것이라고는 단지 수술이 빨리 끝나기만 기대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또 그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살았던 때, 그의 어머니가 처음에는 생사불명(生死不明)이었던 자기 아버지의 운명(運命)에 대해서 마구 푸념을 늘어 놓았다거나, 일부러 당신을 속이기 위해서 연극이라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고 의심을 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가, 나중에는 케이크와 초콜릿 그리고 아이스크림 같은 것을 마구 먹어대던 것을 보았었다. 그래서 그는 인간의 감정(感情)이란 것은 <오르가슴(orgasme-남녀가 육체적으로 관계를 맺을 때에 쾌감이 절정에 이른 상태)>이나 <에클레르(eclair)> 같은 단순(單純)한 것으로도 치유(治癒)되거나, 진정(鎭靜)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것은 또 <찰리>의 예에서와 같이, 그리고 또 그것도 대화(對話)라고 할 수 있었다면, 어쨌든 그런 일방적인 이야기도 그와 맥(脈)을 같이 한다고 볼 수도 있었는데, 아무튼 그때 그는 갑자기 그런 생각이 났었고, 그러자 또 무슨 생각이 났다는 듯 옆에 있던 <테레사>에게 이렇게 물었었다.
"여기 혹시 <마리아>라고 부르는 아가씨도 있나?"
"네, 몇 명 있어요!"
"그럼 <코르도바> 출신은?"
"아, 아! 그 사람! 근데, 그 사람은 1년 전에 죽었어요!"
"뭐? 죽었다고?!"
"네, 그 사람 정말로 안됐었어요!"
"왜?"
"어떤 남자의 칼에 찔려서 죽였거든요!"
"아!..."
"그래서 그 남자는 감옥에 갔어요!"
"아, 그랬구나..."
그러자 또 그때, 마치 두 사람의 대화가 듣기 싫다는 듯 <사아베드라>가 이렇게 말을 했었다.
"아 미안, 많이 기다렸지? 그럼 슬슬 방으로 들어가 볼까? 오늘은 이 교양(敎養) 있는 분과 문학(文學)에 대해서 한번 논해보려고 했는데, 때가 좀 좋지 못한 것 같군? 사실은 한잔 더 하면서 이야기를 계속해 보려고 했는데 말이야?"
그러자 또 마치 <닥터 에드>가 그를 위로하듯이 이렇게 말을 했었다.
"다음에 기회가 또 있을 것입니다."
그러자 <사아베드라>가 머리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테레사>를 보면서 이렇게 또 말을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자 <테레사>! 그럼 우리는 슬슬 가볼까? 그리고 닥터는 여기서 잠시 기다려 주세요! 오늘밤에는 빨리 나올 것이니까!"
그러자 <테레사>가 또 이렇게 말을 했었다.
"제가 <살타>에 대해서 자세히 가르쳐드릴 게요!"
그러자 또 <사아베드라>가 이렇게 말을 했었다.
"응, 그래! 하지만 작가(作家)들에게는 언제라도 <이것으로 충분!>이라고 하는 순간이 있어! 그러니 너무 자세히 이야기하려 들지는 마?"
"네, 알았어요! 그러니 어서 가죠?"
그리고는 <테레사>가 <사아베드라>의 손을 잡고 자기 방으로 이끌었다. 그러자 <사아베드라>가 마치 못이기는 척하면서 <테레사>에게 끌려갔는데, 그래서 그는 그날 밤 <테레사의 성자(聖者-Teresa de Cepeda y Ahumada. 1515년 3월 28일 - 1582년 10월 4일. Teresa de Jesús라고도 불리며, 로마가톨릭의 신비자이자 수도원 개혁에 전념했던 인물=아빌라의 테레사)> 상(像) 아래에 양초가 켜져 있던 그 <테레사>의 방으로 들어갔고, 이어서 그 방의 문이 닫혔던 것이다.

<Teresa de Cepeda y Ahumada>
그래서 또 그는 언젠가 <닥터 에드>에게 <소설가의 일이란 슬픈 것>이라고 말을 했던 것과 같이, 그의 <슬픈 일>은 그날도 이어질 것 같았는데, 아무튼 또 그날 밤에 그 <세뇨라 산체스>의 가게는 그렇게 조용하기만 했었다. 그래서 또 그날은 손님들이 거의 없었던 날로 생각되었고, 그래서 또 그곳의 빈방들은 문이 다 열려 있었지만, 그러나 <사아베드라>와 <테레사>가 들어갔던 그 방과, 앞의 그 <점박이 소녀>의 방만 문을 닫고 있었을 뿐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제법 지났다고 생각했어도 <사아베드라>는 나올 줄을 모르고 있었다. 그러자 그는 술을 다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그 시간 <사아베드라>가 <테레사>의 다리를 어디에서부터 얼마나 자를지를 고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테레사>의 방 쪽을 바라보다가 그 안을 둘러봤다. 그러자 <세뇨라 산체스>는 문 앞에서 계속해서 뜨개질을 하고 있었고, 그녀의 옆에는 언제 왔던지 그녀의 친구 한명이 와서 그녀와 함께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같이 왔던 분은 좋은 짝을 찾았나요?"
잠시 후, 그가 밖으로 나가자 <세뇨라 산체스>가 이렇게 물었었다.
"네."
"그럼, 의사 선생은 마음에 드는 아가씨는 없었던가 보죠?"
"아뇨, 그런 게 아니라, 식사를 하면서 술을 너무 마셨기 때문에..."
"나중에 그 의사 분 <베네벤토(Benevento)> 씨에게 물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우리 아이들은 모두 다 깨끗해요!"
"아, 그렇겠죠! 그럼 다음에 다시 오겠습니다."
그러자 <세뇨라 산체스>는 앞의 예처럼 얼굴에 익은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인사를 했었다. 하지만 그가 그 집을 다시 찾아갔던 것은 그로부터 1년 이상이나 지났을 때였다. 그래서 그때는 그 <점박이 소녀>가 보이지 않았었다. 하지만 그때도 그는 아무런 감정, 즉 그 때문에 섭섭하다든가, 또는 어디로 갔을지 궁금하다든가 하는 마음도 전혀 들지가 않았었다. 그리고 그곳의 소녀들이나 분위기 등도 처음 찾아갔을 때와 달라진 것도 없는 듯했고, 그래서 한번 이야기를 나누었던 그 <테레사>와 만나서 잠시 1시간 정도 이야기만 나누고는 돌아갔던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