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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와 민주주의』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2012. 03.

 

  

이시대의 지성, 강준만 교수님의 안식년의 성과인 『자동차와 민주주의』가 나왔다. 『아이비리그의 빛과 그늘』에 이어 『자동차와 민주주의』가 출판되었다. ‘자동차’를 수단으로만 소비하지 않는 한국 사회를 생각할 때, 탐구 가치는 충분하다. 중화학공업의 모토로 경제 성장과 국가 자부심의 상징이었던 자동차는 여전히 대한민국의 국가 산업이다. 또한 ‘드림’은 - 자본주의 사회를 유지하는 중심축이 바로 ‘소비’이기 때문에 - 실체의 효용성으로 계산되지 않는 꿈이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의 ‘이데올로기’다. 자동차의 문화사를 촘촘하게 살펴보면 자본주의 실체를 더 잘 볼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을 닮은 어떤 나라』 데일 마하리지 지음, 김훈 옮김, 마이클 윌리엄슨 사진, 여름언덕, 2012. 02. 

 

강준만 교수님의 『자동차와 민주주의』가 외부자적 시선으로 미국 역사를 탐색한다면, 『미국을 닮은 어떤 나라』는 내부자적 관점에서 미국 사회의 위기를 진단한다. 정의(正義)와 부(富)의 상징이었던 아메리카 드림이 세계를 장악한지 불과 얼마 되지 않아서, 이제 미국은 거듭된 불황으로 껍데기만 남았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저자들은 미국이 겪고 있는 현재 상황을 대공황에 비유하며, 1980년 레이건 이후 누적된 결과라고 단언한다. 저자들의 30년에 걸친 연구의 성과라고 한다면 신뢰할만하지 않은가? 데일 마하리지는 모든 판단을 중지하고, 객관적인 관점에서 현장을 기록하였다. 미국 현실과의 직면은 한국의 미래를 생각하는 중요한 단초가 될 것이다.

 

 

 

 

 

 

90% 학생이 불행한 교육의 풍경 『최고의 학교』남승희 지음, 인카운터, 2012. 03. 

 

한국사회의 뜨거운 감자인 학교의 풍경과 그 기저에 깔려 있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점을 성찰할 수 있는 책이 나왔다. 교육문제의 모든 책임을 교사와 공교육에 전가시키는 사회적 담론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책 『최고의 학교』다. 학교는 더 이상 민주주의를 가능하게 하는 공적 공간이 아니다. 상징자본이 붕괴되어 버린 학교는 ‘입시 준비 기관’으로 전락하였다. 학교의 사회화와 선발의 기능에 매몰되어서 학교는 비판적 사고 자체를 마비시켰다. 한명의 엘리트가 만 명을 먹여 살리는 것이 아니라, 만 명의 행복한 인재를 만드는 것이 우리 교육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최고의 학교』는 도구적 기능인으로 계량화하는 학교 교육에 대한 비판적 성찰의 기회가 될 것이다. 교육 문제가 정치경제에서 기인한다 할지라도,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희망을 발견한다.

 

 

 

 

 

『학교폭력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문재현 지음, 살림터, 2012. 02.

 

 

 

『최고의 학교』와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이다. 학교 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현장에서 노력하는 교사와 전문가들의 연구팀이 펴낸 책이므로, 청소년 문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학교폭력은 사실 사회폭력의 축소판이다. 아이들은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계급사회를 경험한다. 학교의 문화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알게 될 것이다.

 

 

 

 

 

 

 

『영어 계급사회』남태현 지음, 오월의봄, 2012. 02. 

 

 

한국 교육의 최고 정점에 영어가 있다. 현재 수학능력시험의 영어 듣기를 5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고, 난이도에 따라서 다른 문제를 학생들이 선택하게 된다. 의학전문대학원, 치의학전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치러야 할 관문에는 ‘영어’가 있다. 얼마전 일요 스페셜에서는 소방공무원이 되기 위해서 공부하고 있는 서른세 살의 청년이 등장했다. 다른 과목은 모두 통과할 자신이 있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포기한 영어 때문에 공무원이 되지 못하는 청년은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이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영어 없이는 다른 능력을 갖춘다 할지라도 자신이 원하는 학교와 직업을 가질 수 없다. 광기에 가까운 한국의 영어 사교육과 국가 정책, 그 실체를 들여다보면, 영어를 통한 계급 간 구별 짓기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리얼 유토피아』 에릭 올린 라이트 지음, 권화현 옮김, 들녘(코기토), 2012. 02.

 

"정당하고 인간적인 삶의 가능성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정표를 제공하기 위한 책이 나왔다. 유토피아를 꿈꾸던 사회주의가 몰락하고,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는 전세계를 자본주의라는 하나의 바운더리로 통합하는 듯 보였다. 사회주의 붕괴가 자본주의 체제의 우월성에 있지 않다는 것은 바로 드러났다. 지역 간, 인종 간, 계급 간의 양극화가 첨예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구조적 악순환에 절망한 채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 딜레마를 극복하고, 진정 리얼한 유토피아를 건설할 수는 없을까? 미래는 희망의 꿈을 놓지 않는 자(者)의 것이다. 여러 사람이 같은 꿈을 꾼다면, 유토피아는 real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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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출간 도서는 정말 탁월한 책들이 많았습니다.

추천하는 모든 도서에 각별한 애정을 느낍니다.

겨울이 다 가기 전에 멋진 책들과 연애하시기를 바라며, 추천합니다.^^*

 

 

 

『웃음의 심리학』마리안 라프랑스, 윤영삼 옮김, 중앙books(중앙북스)

 

 

‘웃음’ 만큼 다양한 의미를 함의하는 표정도 없을 것이다. 관계성을 담고 있는 웃음을 과학적으로, 심리학적으로, 사회학적으로 분석하는 책이라면, 한번쯤 읽고 싶지 않은가? 『웃음의 심리학』은 심리학의 대가인 예일대학 마리안 라프랑스의 저서다. 실험사회심리학자인 저자는 자세, 목소리 톤 등 비언어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여 인간의 감정과 사회적 관계를 분석한다. 웃음은 사회적 결과를 기대하는 행동이라는 주장을 과학적으로 객관적인 자료를 근거로 증명한다. 전략적인 웃음, 조작된 웃음의 정치학을 읽어내는 비법(?)까지 전수받을 수 있는 책이다.

 

 

 

 

『집단 기억의 파괴』로버트 베번, 나현영 옮김, 알마

 

건축물은 사람들의 삶을 담고 있다. 그 공간에 터전을 일구었던 사람들의 철학과 가치가 스며들어 있다. 전쟁으로 파괴 되거나, 정치 세력이 바뀌면서 용도가 달라져 훼손된 건축물을 여행 중에 만나면 우리는 오래 오래 심장이 에인다. 단지 여행자의 시선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 안에 무의식의 토양이 된 인류 유산의 상실이다. 건축물은 물적인 가치로 국가의 소유가 아니라, 인류의 자산임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집단 기억의 파괴』는 집단의 정체성을 말살하기 위한 이기적이고 야만적인 파괴의 실상을 고발하다 나치가 파괴한 이슬람의 건축물,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의 건물을 불도저로 밀어버린 일, 일본의 한국문화 말살 등은 정복당한 공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과거의 말살이고, 이는 그들의 미래를 통제하는 방식으로서 집단 기억의 파괴를 의미한다. 건축 저널리스트 로버트 베번은 전 세계 저널리스트들의 기사와 전공 분야의 학자, 역사가, 운동 단체, 인권 단체의 저작을 참고하여 집단 기억의 파괴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보여준다.

 

 

 

 

『융합학문, 어디로 가고 있나?』김광웅 엮음,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general한 specialist를 요구하는 21세기 키워드는 통섭, 융합이다. 『융합학문, 어디로 가고 있나?』는 서울대학교에서 주관한 ‘미래 대학 콜로키엄’의 두 번째 이야기를 엮은 책으로, 각각의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인 10명의 석학이 4년 간 발표했던 내용을 정리하였다. 융합은 단순히 지식이나 기술의 통합을 의미하지 않는다. 의미 있는 새로운 가치를 요구하고 생산하는 것이다. 변화하는 세계에 적응해야 하는 개개인의 삶을 전망하는 미래학으로도 유용한 책이 될 것이다.

 

 

 

 

 

 

『유체도시를 구축하라』이와사부로 코소, 서울리다리티 옮김, 갈무리

 

책도 흥미진진하지만, 역자가 예사롭지 않다. 아니 역자들이다. 진보적 번역모임 <서울리다리티>에서 집단 번역한 책 『유체도시를 구축하라』의 역자인 소량, 디디, 하지메는 전업역자가 아니다. 직업이 다양하다. 비정규 가사 노동자 겸 인류학자인 하지메, 중학교 국어교사인 디디, 소량은 공상적 국제가내수공업 연대 조직에서 빵을 굽는다고 한다. 이 책에서 인류의 90%가 거주하는 다중적인 공간 ‘도시’는 ‘유토피아’와 ‘움직이는 신체’라는 두 개의 개념으로 설명된다. 인류의 꿈과 욕망이 도시라는 공간으로 탄생했다는 것이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하여 총 11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각 장 마다 뉴욕 민중의 생명력과 활기가 하나의 신체처럼 그려지며 생생한 현장을 느끼게 한다.

 

 

 

 

 

『따뜻한 경쟁』맹찬형, 서해문집

 

무한 경쟁, 승자독식의 신화가 한국의 지배 담론으로 자리 잡았다.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의 당연한 귀결이라고 정당화할 수 없는 차가운 논리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상승을 꿈꾸는 사람들의 사다리에는 위계에 있으나, 아무리 올라가도 끝은 없다. 경쟁은 또 다른 경쟁으로 이어지며, 우리의 삶을 피폐화한다. 패러다임의 전환 없이 개인이 사다리를 걷어찰 용기를 실천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때문에 더욱 더 우리의 관심을 끄는 책이 있다. 바로 유럽본부 주재 특파원으로 있는 맹찬형의 『따뜻한 경쟁』이다. 그는 외부자의 시선으로 경쟁사회 한국을 분석한다. 현실사회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성찰의 결과물이다. 열심히 살아가는 누구도 패자가 되지 않는 사회를 꿈꾸며 일독을 권한다.

 

 

 

 

『소셜테이너』장윤선, 오마이북

 

김제동, 김미화, 김여진, 이 세사람의 이름을 엮어 주는 공통 분모, 바로 ‘소셜테이너’다. 소셜테이너(Socialtainer)는 ‘소셜(Social)’과 ‘엔터테이너(Entertainer)’의 합성어로 사회적 발언이나 활동을 하는 대중문화예술인을 의미한다. 특정 직업인으로 분류되기에 앞서, 이들은 언론·집회·출판·결사의 자유를 가지고 있는 시민이기도 하다. 저자는 문화예술인으로서 사회적 실천과 발언을 하는 소셜테이너를 2010년부터 1년여 동안 인터뷰하여 <오마이뉴스>에 연재했던 기사를 추려 책으로 엮었다.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해 고민하고 실천하는 소셜테이너 19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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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도둑 2012-02-10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앙 난 왜 이 책들을 처음 보는 거죠?
신간 검색을 제대로 안했나봐요...ㅡ.ㅡ
저는 그냥 책만 올리고 사라졌는데 정성스레 페이퍼 작성하셨네요,,^^
 
<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마지막 인사

 부조리한 세상을 향한 진검 승부,

 

<부러진 화살>(2011), 감독 : 정지영, 출연 : 안성기 박원상

 

 

<부러진 화살>은 2007년 ‘석궁 테러 사건’에 바탕을 두고 있다.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는 억울하게 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하자, 1년 6개월에 걸쳐 여러 정부 부처에 수많은 진정서를 내고, 1인 시위를 했다.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한 그가 마지막으로 기댔던 곳이 사법부였으나, 교수 지위 확인 재판에서 상식 밖의 재판으로 패소하였다. 제도권을 불신하고 재판 결과에 불복하여 담당판사였던 박홍우를 찾아가 석궁으로 위협하면서 김명호 교수는 ‘석궁 교수’라고 불명예를 짊어졌다. 그는 현재 4년 형기를 마치고 지난 1월 출소했다. 이 영화는 실제 사건을 극화했고, 사법부의 재판 결과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뜨거운 논쟁의 도마 위에 올려있다.

 

 

영화는 노동 전문 변호사인 박준이 김경호 교수의 항소심을 변호하게 되면서 시작한다. 캐릭터의 이름과 성격이 살짝 바뀌고, 영화적 구성을 위해서 몇몇 가상 인물이 삽입되었지만, 재판 속기록에 바탕을 두고 있는 만큼, 기소 과정, 재판 내용은 당시의 사실 보도 자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 사건의 법정에서 이루어지는 공방을 다루고 있으므로, <의뢰인>과 같은 법정 장르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법정의 규칙과 논리보다는 실제 일어난 사건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부러진 화살>은 5억이라는 저예산으로 제작되어 2012년 흥행가도의 첫 주자가 되었다는 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지만, <남부군>, <하얀 전쟁>의 정지영 감독이 1998년 <까>라는 영화 이후, 13년만에 연출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현재 개봉 당시 보다 두 배 이상의 상영관으로 확대되면서 헐리웃 영화들에 대적하고 있다. 이는 오로지 관객의 입소문과 영화 자체의 힘이다.

 

 

부조리한 세상을 묘사하는데 코미디만한 것이 없다. <부러진 화살>의 강점은 사건 자체의 무거움을 그대로 옮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사자인 김경호 교수는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주어진 장애들을 하나하나 뛰어넘거나 한계 상황을 인정하고 수용한다.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의 법정에서 현시대에 일어나고 있는 상식 밖의 사건 앞에서 마땅히 느껴야 할 분노는 유머가 대신한다. “유머는 가장 큰 슬픔에서 나온다.”는 마크 트웨인의 말이 생각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주연, 조연 모두 코미디 캐릭터를 변주해서 오락가락하기 때문에 비장함이 상쇄되고, 그것이 이 영화의 강점으로 작용하다.

 

코미디 설정으로 새롭게 구성된 캐릭터들은 김경호 교수가 피고이고 피해자일 뿐, 범죄자이거나 가해자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억울한 피고인 김경호 교수는 변호사를 선임하고서도, 스스로 재판을 준비하는 데, 그 과정이 관객을 숙연하게 만든다. 이는 권위와 위엄을 상징하는 대한민국 사법부에 대한 도전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보수 꼴통’이라고 자처하는 김경호 교수를 통해서 진정한 보수가 존재하지 않는 한국 사회를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보수는 원칙을 가지고 신념을 실천한다면, 한국의 보수를 꼴통이라고 하는 이유는 원칙도, 철학도 모두 부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강점에도 불구하고, 다큐멘터리나 고발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에 ‘영화적’ 아쉬움이 남는다. <부러진 화살>은 팔구십년대 영화의 클래식함을 벗어나지 못했다. 임권택 감독의 백한번째 영화 <달빛 길어 올리기>를 보면서, 감독의 전작들을 뛰어넘지 못했다는 불편한 느낌을 발화하기가 쉽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부러진 화살>의 클래식한 우직한 느낌은 촌스러운 영화 용법으로, 영화의 젊은 감각과 방식을 따라잡지 못했다는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배우들의 연기와 대사, 도식적인 관계 구성은 과거 영화로 회귀한 듯 답답한 느낌을 준다. 노장의 손길과 뚝심이 느껴지지만, 그 클래식함은 21세기 관객의 눈높이를 맞추지는 못했다.

 

 

다만 관객들이 이 형식적 취약성을 보지 않거나, 볼 수 없는 것은 영화의 진정성이 압도하기 때문이다. 저예산으로 홍보도 약했고, 상영관 수도 적었으나, 이것이 이렇게 개봉관을 늘려가면서 흥행에 성공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사실과 허구의 경계에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면서 시대를 비판하고 대안을 찾고자 하는 시민들의 바람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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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여, 마르크스를 읽자』

우치다 타츠루, 이시카와 야스히로(지은이), 김경원(옮긴이), 갈라파고스 2011. 12

 

스물에 만났던 Marx는 아직도 읽히지 않고, 앞으로도 제대로 읽기는 어려울 듯하다. 우리와 다른 시간 개념으로 세상을 읽고,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세계에 대하여 끝없이 고민했던 위대한 철학자와의 조우. Marx라는 거대한 산의 초입에서 그를 다시 만나고 싶은 열망으로 추천한다. 현실의 대안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Marx는 넘을 수도, 포기할 수도 없는 존재이다.

 

 

 

 

 

 

 

『왜 분노하지 않는가』- 2048, 공존을 위한 21세기 인권운동

존 커크 보이드 (지은이), 최선영 (옮긴이)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1년 12월

 

누구나 인권을 말하지만, 인권의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이 책은 그 사각지대에 대한 감수성을 키우는 것의 출발이 될 책이다. 단지 인권과 관련한 문서를 만들고 재정비한다하여 인권은 존중되거나 지켜지지 않는다. 타인과의 공감을 키우고, 사각 지대에서 침해받고 있는 인권을 볼 수 있는 메타적 시각이 필요하다.

 

 

 

 

 

 

『커넥티드』 - 모든 것이 연결된 세상 새로운 기회가 온다

SBS 서울디지털포럼 사무국 (엮은이) | 시공사 | 2011년 12월

 

네트워크가 중요한 시대, 시공간을 좁혀 가는 촘촘한 관계망 안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기회이기도 하고, 존재를 드러내야 하는 불안을 야기하기도 한다. 우리는 - 싸이월드에서 시작해서 트위, 페이스타임 등 -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서, 몇 단계만 거치면 지구 상의 모든 사람과 접속할 수 있는 가능한 시대를 살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관계의 시대를 함께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제왕과 책사』천하를 얻는 용인과 지략의 인간학

렁청진 (지은이) | 박광희 (옮긴이) | 다산북스 | 2011-12-15

 

대서양에서 출발한 세계사의 흐름은 중국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담론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5천년 중국 역사 속에 담겨있는 지혜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간을 이해하는 소중한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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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히, 아름다움』 

김병종 | 김혜순 | 안상수 | 최재천 | 최창조 | 백영서 | 전중환 | 배병우 | 민현식 | 이건용 | 홍승수 | 김현자 | 정두수 (지은이) | 이음 | 2011-11-28 

‘아름다움’이란 과연 무엇일까? 시대의 지성 열한분이 미학의 전문 영역으로 다루어진 ‘아름다움’을 자기 삶에 용해하여 드러낸다. 저자들은 통섭의 형태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아름다움’이라는 주제를 자기 고백적 방식으로 표현하였다. 각기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 역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간다는 점에서 공감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하다. ‘아름다움’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건축가 민현식, 진화심리학자 전중환, 디자이너 안상수, 지리학자 최재천, 생물학자 최재천 등의 소통하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M. Foucault가 『성의 역사 』3권에서 이야기했던 주체적 삶은 자신의 삶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아름답게 만들고, 이를 통해서 노예적 삶을 탈피하는 것이다. 이는 타자의 윤리를 내면화하지 않고, ‘자기 배려의 윤리’를 실천하는 길이다.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미학으로 가꾸는 각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는 어떻게 죽고 싶은가?』

원제 Wie wollen wir sterben? (2010)
|미하엘 데 리더 (지은이) | 이수영 (옮긴이) | 학고재 | 2011-11-25  

죽음에 대한 사유와 성찰은 “그렇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진다. 인간은 누구나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을 향해서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생명의 탄생만큼 도처에 퍼져 있는 죽음을 외면한다면, 온전한 삶을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의학 기술의 획기적인 발달은 끊임없이 윤리의 딜레마 상황을 가져오기도 한다. 직업상 누구보다도 죽음 과 밀접할 수밖에 없는 응급실과 중환자실에서 일하는 의사는 과연 죽음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30여 년 동안 독일 의료 현장에서 일한 의사 미하엘 데 리더는 수많은 말기 환자와 임종환자의 사례를 통해서 존엄사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한해의 끝에서 죽음과 소멸을 받아들이는 법에 대하여 깊게 사유한다면, 달라진 새해를 맞이할 수 있으리라.
  

 

『아이비리그의 빛과 그늘 - 능력주의 사회와 엘리트의 탄생 』 

  강준만 (지은이) | 인물과사상사 | 2011년 11월

 시대의 최고 지성 강.준.만 교수의 책을 빼놓지 않고 읽는 애독자로서 눈길이 가는 책이다. 그의 글은 발터 벤야민의 모자이크 글쓰기처럼 온갖 인용과 그에 대한 분석으로 이루어진다. 그는 사회 현상과 이슈에 대하여 새로운 이면을 보게 하는 놀라운 통찰력을 지녔다. 거대 담론 사이사이 박혀 있는 미시사를 발굴하는 강준만 교수의 분석은 인쇄된 모든 원자료를 읽고, 분석하고, 재단하여 다시 바느질하는 우직한 장인정신을 느끼게 한다.  

좀처럼 연구실을 벗어나지 않는 강준만 교수는 『아이비리그의 빛과 그늘』을 쓰기 위해서 아이비리그 대학을 직접 탐방하였다고 한다. 그는 이전에도 『입시 전쟁 잔혹사』『서울대의 나라』등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학벌주의를 심도 깊게 논의한 바 있다. 미국의 명문대학의 실체를 보게 된다면 - 조기 영어 교육, 조기 유학 등 - 우리나라의 교육 문제의 원인과 예후를 진단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 태어난게 잘못이야』와 함께 읽게 된다면 미국 사회를 보다 더 적확하게 볼 수 있는 시야를 확보하게 될 것이다.   

 


『 글로벌 슬럼프 - 위기와 저항의 글로벌 정치경제 이야기』
 
  데이비드 맥낼리 (지은이), 강수돌, 김낙중 (옮긴이) | 그린비 | 2011년 11월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많은 유권자들은 도덕성을 포기하고서라도 ‘경제’만 해결해준다면 누구라도 괜찮다는 신념으로 대표를 선출했다. 그러나 실업, 물가상승, 전세 값 폭등 등 서민의 고통은 오히려 더 배가되고 있을 뿐이고, 세계의 거대 자본은 서민의 생계를 가지고 사채업을 하고 있다. 국가 단위의 경제가 불가능한 세계화 시대, 국가 내, 국가 간, 대륙 간의 빈부 격차는 점점 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주류 언론은 현재의 위기를 자본주의 흐름상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주기적 불황 현상에 불과하고, 이는 곧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펼친다.

캐나다 진보 정치경제학자인 데이비드 맥낼리는 글로벌슬럼프를 정치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연대와 민주주의를 강조한다. 그는 이 시대의 정치경제를 전면적으로 재구성할 것을 요청한다. 경제 위기에서 중요한 정치적 의미를 심층적이고 체계적으로 분석한 그의 글을 통해서 의미 있는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학자연하는 현란한 언어가 아니라, 치밀하되 명쾌하고 쉬운 언어로 다가오는 그의 글을 글에서 희망을 읽기를 바란다.
  
 


『불편한 진실과 마주한 미래, 과연 희망 버스는 달릴 수 있을까?』
 
| 원제 Hopes and Prospects 촘스키, | 희망을 묻다 전망에 답하다
노엄 촘스키 (지은이) | 노승영 (옮긴이) |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 2011-11-09

변형생성문법이론으로 언어학에 끼친 영향만큼, 1960년대부터 활발한 사회운동 참여로 미국을 대표하는 비판적 지식인으로 평가 받고 있는 노암 촘스키의 신간이 나왔다. 책의 원제가 『희망과 전망』이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이번에도 21세기에 닥친 위험을 분석하여 앞으로의 전망을 제시하였다. 그가 생각했을 때 희망은 미국에 대항하는 라틴 아메리카의 민중 권력들에게 있다. 그는 “라틴아메리카의 민중 투쟁은 전 세계의 양식 있는 민중의 목표가 되는 세계화를 향한 공동 노력에서 전 세계의 귀감”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정권 위기 상황을 초래하면서까지 기습적으로 통과시킨 한미 FTA와 ISD(투자자 국가소송제도)로 정국이 시끄러운 이즈음, 이 책을 통해서 미국을 제대로 알고, 한미 FTA 조약을 재분석하여 우리가 미국 경제에 종속되지 않도록 무력화하는 해법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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