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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과 떨림
아멜리 노통브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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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과 떨림

 

둘 모두 심장에 파동을 만들지만, 원인과 성질은 다르다.

 

두려움은 대상을 모르는데서 시작한다.

막연한 미래가 주는 공포 같은 것.

 

떨림은 대상을 알아가려는 욕망에서 기인한다.

대상에게 좀 더 나은 나를 알리거나 혹은 들키고 싶은 것.

 

두려움은 수동태라면, 떨림은 능동태.

오늘 두 마음이 오락가락한다.

두려움이 지금의 나의 상태를 부정하는 것이라면,

떨림은 현재에서 비약하고자 하는 자신을 긍정하는 상태

 

천박한 낮이 갔다.

이제 밤이 오겠지.

어제처럼 끔찍한 밤은 아니기를……

 

십년도 더 전에 읽었던 아멜리 노통의 두려움과 떨림을 다시 찾아 읽어야 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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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적 보편주의 - 권력의 레토릭
이매뉴얼 월러스틴 지음, 김재오 옮김 / 창비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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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적 보편주의 : 권력의 레토릭, 이매뉴얼 월러스틴 지음, 김재오 옮김, 2008. 8.

 


 

    

월러스틴이 주장해 온 세계 체제는 근대 세계가 자본주의의 작동원리에 의해 팽창되어온 하나의 전일적인 체제를 의미한다. 그는 자본주의의 팽창과 보편적 보편주의가 한계에 도달했다고 본다. 더 이상 보편성을 언급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 보일 만큼, ‘보편성에 대한 혐오는 도처에 존재한다. 신자유주의는 시장의 만능성을 보편적 진리로 내세웠다. 근대 서구 기독교 문명은 비서구를 미개로 규정하고, 서구적 가치를 보편적 가치로 등치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인권, 민주주와 같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지키기 위한 성전(Great war) 이라는 미명 아래 자행되었다.

 

문명과 정체성을 폐쇄된 봉인된 실체로 보았던 사무엘 헌팅턴 조차 (문명의 충돌에서) 보편 문명이라는 개념은 서구적 개념일 뿐이라고 언급했다. ‘보편 문명이 가능할 수 있다는 생각은 단지 서구적 생각일 뿐이다. 이는 대다수 아시아 사회의 특수주의(particularism)를 볼 때, 그리고 하나의 민족을 다른 민족과 구별하는 차이에 대한 강조로 볼 때 서로 맞지 않다. “서구사회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가치가 세계적 차원에서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현대 민주주의 정부도 서구에 기원을 두고 있지만 그것이 비서구 사회에서 발생할 때는 서구의 식민주의나 강제의 산물일 경우가 일반적이다.

 

유럽적 보편주의에서 월러스틴은 16세기는 자연법과 기독교, 19세기는 문명화 사명, 20세기 후반과 21세기에는 인권과 민주주의(55)를 보편적인 윤리적 가치로 내세우면서 세계 각 지역에 개입해 온 과정을 비판한다. 유럽이 절대적인 윤리적 가치로 내세우는 문명, 인권, 민주주의 등이 특수한 보편인 유럽적 보편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보편적 보편주의’ - 다양한 보편들의 연대

 

월러스틴의 문제의식은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비판이 일체의 거대서사 및 보편주의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를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떻게 하면 옥시덴탈리스와 오리엔탈리스트를 거부하면서 보편적 보편주의를 획득할 것이지가 중요한 관건이다. 프란츠 파농(Franz Fanon)은 유럽과 백인을 보편적 기준으로 보는 유럽중심주의에 대해 잘못 대응할 경우 유색인 역시 자기중심주의의 나락으로 빠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파농은 절대적 보편성을 가진 개인이나 공동체는 없다고 보고, 각자의 폐쇄적 공간으로 퇴각하려는 상대주의 역시 비판한다. 월러스틴 역시 특수한 보편이 절대적 보편의 자기 모순적 주장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특수한 보편주의를 넘어선 보편적 보편주의를 제안한다. 다양한 보편들의 연대가 필수적이다. 사회적 현실에 대한 본질주의적 성격 부여를 거부하고, 보편적인 것과 특수한 것 모두를 역사화하며, 과학적인 것과 인문학적인 것을 단일한 인식론으로 재통합해야 한다. 공동체의 외부로 나아가는 것, 그리하여 보편의 지평을 향해 나아가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의무라고 말한 바흐친의 사상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월러스틴은 보편적 가치의 역사적 필요성을 세계체제 차원에서 연역하고, 보편주의가 가능할 수 있는 역사적·윤리적 조건들에 관해 사유하게 한다. 우리는 유럽적 보편주의뿐 아니라, 과학적 보편주의에 대해서도 반성적 성찰이 필요하다. 월러스틴은 분과학문을 통합하여 모든 지식의 사회과학화 함으로써, 오리엔탈리즘과 보편적 과학주의를 넘어선 새로운 형태의 보편적 보편주의에 다가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에 대해서는 우리의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교사 역시 지식인으로서 반드시 세가지 차원에서, 즉 진리추구에서는 분석가로서, 선과 미의 추구에서는 윤리적 개인으로서, 그리고 진선미를 통합하는 데 있어서는 정치가로서 활동(139)해야 한다.

 

 

 주1> 에드워드 사드의 헌팅턴 비판은 크게 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문명을 실체로 규정한 점, 둘째, 서구 대 비서구라는 냉전의 사고 방식이다. 헌팅턴은 문명의 충돌에서 유대교와 기독교로 대표되는 유럽 북미 문명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2> 강우성(2008), ‘역사적 보편주의의 가능성을 묻다 : 이매뉴얼 월러스틴 저, 김재오 옮김’, 영미문학연구회, 안과밖 25, 200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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