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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있고, 만남이 있는 책"
 
현경과 앨리스의 神나는 연애
앨리스 워커, 정현경 지음 / 마음산책
 
좋은 책이란 그 속에 사람이 있고, 만남이 있고, 살아야지 하는 삶이 있는 책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달 '내맘대로 좋은 책'은 <현경과 앨리스의 神나는 연애>. 어느 문장을 읽다가는 연락 뜸한 오랜 친구에게 편지를 썼고, 어느 문장을 읽다가는 아빠께, 취업 준비한다고 고군분투하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누구에게는 여기 적힌 시 하나 읽어줬고, 누구와는 "여기 적힌 삶처럼 살고 싶다."하고 수다도 떨었다. 하루 종일 뛰어 다녀도 다 만나기 힘들 사람들을 책 한 권 읽으면서 다 만났으니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아빠 때문이야.
열두 개의 인형을 손수 꿰매 만들어준 아빠.
철마다 인형의 옷을 바느질하시며 남자 속의 여자를 보여주셨어.
아빠의 눈빛 속
나는 눈부신 해바라기
품에 안고 들려주신
어린 소녀 전사의 목숨 건 순례기들
나는 그냥 나라서
예쁘다는 믿음을
내 세포 하나하나에 새겨주셨어.
아빠의 사랑 때문에
나는 가부장제를 졸로 보지.
남자는 사실
부드럽고 아름다운 존재라는 걸 믿으면서 말이야.
그래서 나는 아직도
남자를 사랑하나봐.
(본문 54쪽에서)
 
사회.역사담당 김현주
(realsea@aladin.co.kr)
 
 
"노래는, 이렇게 만드는 것이다."
 
 
우타다 히카루의 2004년 최신 싱글인 이 앨범에는 단 한 곡이 담겨있다(트랙은 두 갠데, 하나는 노래, 하나는 연주곡). 두 곡 합쳐봐야 10분이 채 되지 않는다. 거기에 가격은 5,000원이니, 사실 좀 억울한 맘이 들기도 할 법 하다(실제 판매도 별로 없다).
 
하지만, '누군가의 소원이 이루어질 때'는 여태껏 발표했던 우타다의 노래 중 단연 최고라 단언할 수 있다. 피아노를 기본으로 담백하게 짜여진 멜로디와 군더더기 없는 편곡, 우타다 히카루의 한층 여유로운 보이스까지. 어디 하나 빠지는 곳이 없고 어느 하나 허투른 공간이 없다.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새삼 좋은 노래란 어떤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요란한 이펙트나 웅장함만 강조하는 천편일률적인 히트곡들 사이에서 우타다는 조용하지만 강한 톤으로 뭇 노래들을 압도한다. 그래, 노래는 이렇게 만드는 것이다.
 
얼핏 보면 비싸게 느껴지겠지만, 정말 좋은 'Song'을 만나고 싶은 분께 주저없이 권한다.
 
음반.DVD담당 서현
(mirinae@aladin.co.kr)
 
 
"존경합니다, 하이타니 선생님!"
 
내가 만난 아이들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원래 아무 때고 잘 우는 인간이긴 하지만, 책을 읽다가 정말로 엉엉 울어버렸다. 나는 자신을 선하다고도 생각지 않고, 사람들이 모두 선하게 태어났다고도 생각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이 책을 읽는 동안은 성선설을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어린이는 가르치고 이끌어야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배우고 살아가는 존재라는 하이타니 선생님의 말은 이제 하나의 교리가 되었다.
 
인문.예술담당 이예린
(yerin@aladin.co.kr)
 
 
"유쾌한 트라우마를 맛보고 싶은가!"
 
Trauma 트라우마 Vol.1
곽백수 지음 / 애니북스
 
스X츠서울에 연재되는 만화를 보고 웃은 적은 이때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큰맘먹고 읽어보려고 해도 몇 년이 지나도 똑같이 반복되는 이X세 풍의 심각한 만화를 보노라면 시도할 마음도 사라진다.
 
곽백수(본명이다;;)의 이 만화는 좀 다르다. 네컷 만화풍의 촌철살인을 시도하는데, 어딘지 모르게 핀트가 어긋난 웃음보가 터진다. 첫 연재물이지만, 베테랑 못지 않은 깔끔한 선과 개성있는 캐릭터(나중엔 이 캐릭터들의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난다), 쉽게 생각해내지 못하는 일상 속의 유머를 발굴해내는 솜씨가 훌륭하다. 이 더운 여름, 근심걱정 모두 잊고 선풍기 켜고 바닥에 누워서 보라며 주변인들에게 한 권씩 안겨주고 싶다.
 
* 만화를 미리 맛보고 싶다면, 다음 링크를 눌러보시라. 단, 보여지는 만화는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http://www.aladin.co.kr/foryou/mypaper/472243
 
외국어.실용담당 김세진
(sarah2002@aladin.co.kr)
 
 
"진실된 거짓말쟁이"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전3권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까치글방
 
내가 2003년 읽은 책 중 최고의 소설! 오랫동안 절판상태여서 정말 어렵게 구해 읽었다. 문장은 극히 간결하고 무감정하다. 3권에선 조금 느슨해지지만 1, 2권을 읽어보라. 주인공들의 고통을, 아픔을, 외로움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단어는 한마디도 없다. 다만 이런 식이다.
 
할머니가 우리에게 말했다.
-개자식들.
사람들은 우리에게 말했다.
-마녀의 새끼들! 망할 자식들!
...
우리들은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얼굴이 새빨개지고, 귀가 윙윙거리고, 눈이 따갑고, 무릎이 후들거린다.
우리는 더이상 얼굴을 붉히거나 떨고 싶지 않았다. 우리에게 상처를 주는 이런 모욕적인 말들에 익숙해지고 싶었다.
우리는 부엌 식탁 앞에 마주 앉아서 서로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이런 말들을 되는 대로 지껄여댔다. 점점 심한 말을.
하나가 말한다.
-더러운 놈! 똥같은 놈!
다른 하나가 말한다.
-얼간이! 추잡한 놈!
우리는 더이상 할 말이 생각나지 않고 귀에 들리지도 않게 될 때까지 계속했다.
우리는 매일 30분씩 이런 식으로 훈련을 하고 나서 거리로 바람을 쐬러 나갔다.
우리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욕을 하도록 행동하고는, 우리가 정말 끄떡없는지를 확인했다.
그러나 옛날에 듣던 말들이 생각났다.
엄마는 우리에게 말했다.
-귀여운 것들! 내 사랑! 내 행복! 금쪽같은 내 새끼들!
우리는 이런 말들을 떠올릴 적마다 눈에 눈물이 고인다.
이런 말들은 잊어야 한다. 이제 아무도 이런 말을 해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시절의 추억은 우리가 간직하기에 너무 힘겨운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정신훈련을 다른 방법으로 다시 시작했다.
우리는 말했다.
-귀여운 것들! 내 사랑! 난 너희를 사랑해! ...너희가 내 인생의 전부야.
반복하다보니 이런 말들도 차츰 그 의미를 잃고 그것들이 가져다주던 고통도 줄어들었다.
 
아아, 약해서 또 약해서 껍질 속에 숨어버린 인간들의 이야기이다. 버림받고 갇혀 제대로 자라지 못한 아이들, 사실 이 소설을 읽는 건 매우 고통스러운 경험이지만, 누구에게나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만으로 아쉬운 분께는 그녀의 다른 작품 <어제>를 추천.
 
p.s. 이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만 나오면 된다. ^^
 
문학담당 박하영
(zooey@aladin.co.kr)
 
 
"실용서는 실용서만의 접근 방법이 있다."
 
핵심만 골라 읽는 실용독서의 기술
공병호 지음 / 21세기북스
 
경영분야만을 뚝 떼어내서 다른 분야와 비교하는 것은 좀 그렇긴 하지만, 분명 느껴지는 차이점 하나는 경영 독자들은 문학이나 인문 분야에 비해서 책을 빨리 읽고, 또한 많이 읽는다는 것. 왜 그럴까 생각해 보면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아무래도 경영책은 정보와 활용법이 주가 되다 보니 이 책도 읽어보게 되고 저 책도 읽어보면서 비교하고 더 좋은 방법을 찾게 된다. 성공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도 책을 다독하게 되는 이유 중의 하나다. 늘 앞서나가고 성공하고 싶으니까.
 
늘 많은 책을 읽으면서도 더 좋은 책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는 나 같은 경영독자들에게 공병호 박사의 이번 신간은 그냥 지나치기에는 조금 아까운 책 중의 하나다. 우리나라에 출간된 거의 모든 경영서를 읽는다는 분이 실용 독서 기술을 정리했다면? 당연히 읽고 넘어가야 한다.
 
늘 하던대로 이 책 또한 '뭐 건질 건 없나'하는 마음으로 보물찾기 하듯 쑥 읽어 내려간다. 아는 내용도 많지만 새로운 내용도, 알고 있었지만 잊고 있었던 내용도 많다. 메모지를 꺼내 새로 건져낸 독서 방법을 정리하는 것은 필수. 이렇게 해서 한 권 또 완독.
 
경제,컴퓨터담당 윤성화
(rain@aladin.co.kr)
 
 
"날지 못하는 돼지는 그냥 돼지에 불과해" "바보!!!!"
 
붉은 돼지 - (2Disc)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 대원DVD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바보처럼(-_-) 낙천적이다. [붉은 돼지]의 첫 장면을 보라. 유치원생들이 공적들에게 납치되면서도 어쩌면 저렇게 명랑한가. 타고 있던 비행선이 추락해도 유치원생들은 씩씩하다. "우린 수영부에요~" 퐁당퐁당 물 속으로 들어가 잘도 헤엄친다. 이렇게 전체적인 분위기는 바보같이 낙관적이고 동화처럼 평화롭지만, 주인공 포르코만은 툴툴거린다. 정말 가끔은 '포크 커틀릿'을 만들어 버리고 싶을 만큼 바보다.
 
벌써 네 번이나 본 [붉은 돼지]는 볼 때마다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엔딩곡의 가사를 읽으면 정말 눈물이 날 지경이다. "단 한 장의 남은 사진을 봐. 수염이 많았던 남자가 바로 너지. 어디에 있는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친구들도 몇몇은 있지만 그날의 모든 것이 허무한 것이라고 그 말은 아무에게도 말 할 수 없어. 지금도 마찬가지로 끝나지 않은 꿈을 기리며 내달리고 있겠지 어딘가에서."
 
바보처럼 낙관적인 분위기 속에서 혼자 인간을 불신해 '돼지'가 되어 버린 사나이 포르코. 파시스트가 되느니 돼지가 되는 게 낫다는 이 무정부주의 돼지를 누가 사랑하지 않으랴. 젊은 날의 열정이 모두 재가 되어 버리고, 같은 꿈을 바라보았던 친구는 이제 옆에 없고, 세상은 점점 자기가 살기 싫은 모습으로 변해가고, 자신은 현재가 아니라 과거 속에서만 살아 있는 사람이 되었다. 그래도, 그들의 꿈과 열정은 헛되지 않았다고 말해 주고 싶다. 숨이 멎을 때까지 내달린 그 젊은 날을 위해 건배!
 
어린이담당 류화선
(yukineco@aladin.co.kr)
 
 
"나무 이름도 모르는 내가 부끄럽다는 생각을 처음 하다."
 
 
초등학교 선생님인 동생이 들려준 이야기. 1학년 학급에 평소 밥도 많이 먹지 않고 덩치도 조그만 여자애가 하나 있는데, 어느날 급식을 싹싹 먹더니 반찬을 더 달라고 식판을 들고 오더란다. 기특하게 여긴 선생님이 "그래 **야, 무슨 반찬 줄까?"했더니, 배추무침 반찬을 가리키면서 왈, "나뭇잎이요."
 
물론 귀여운 이야기이지만, 남의 얘기가 아니다;;; 나 역시 숲에 가면 나무는 나무요 꽃은 꽃일 뿐. -_-; 지난 휴일에 회사 동료들과 난지도 하늘공원에 갔다가 더 절절히 느꼈다. 이런 자연치 같으니라구.
 
아마 다들 나같은 생각을 하시기 때문에, 꽃이나 나무도감 등이 최근 유독 많이 팔리는 것이리라. 이 책은 그야말로 평범한 한 아저씨의 구룡산 산책기이자 그림책이다. 척 보니 수성펜에 색연필로만 그린 것이 분명한 꽃이파리 그림이 이렇게 아름답다. 왠지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야생초 편지>보다는 아마추어의 솜씨 같고 글 역시 전문가의 것이 아닌 평범한 에세이이지만, 부럽다, 정말 놀랍다.
 
편집팀장 김명남
(starla@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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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다섯 살이 된 소설가 김연수는 <청춘의 문장들>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때로 취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는 것. 그게 바로 젊음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인생이란 취하고 또 취해 자고 일어났는데도 아직 해가 지지 않는 여름날 같은 것. 꿈꾸다 깨어나면 또 여기. 한 발자국도 벗어날 수 없는 곳. 군대에서 깨달은 '삶의 유일무이한 1대 비밀'은 그런 것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깨어나봐야 날이 저물지 않았음을 알고는 꿈만 꾸고 있는 게 아닌가?"
 
한 사람의 삶에서 소중하지 않은 시간이란 없지만, 스무 살은 왠지 '특별한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서른 살, 마흔 살과는 또다른 느낌. 이제 더이상 아이가 아니라는 아쉬움과 안도감, 조금도 예상할 수 없었던 나의 미래... 알라딘 편집자들이 자신들의 스무살에 함께 했던 책과 음악, 영화를 고백합니다. 당신 기억 속의 스무살은 어떤 모습인가요?

 
 
댄스 댄스 댄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대학교 1,2학년은 갑작스레 닥친 전공서의 홍수, 그리고 무라카미 하루키였다. 양사나이에게 뭔지 모를 연민을 느낀 동아리 사람들은 축제 때 양사나이 코스프레를 하자고 발악하며 외쳤지만 나를 포함한 극소수를 제외한 전체는 극렬하게 반대했다. 축제 당일까지도 폴리천을 뜯어와 양사나이 옷을 만들던 나를 어쩔 수 없이 끌어내던 하루키광팬 선배는 통렬한 눈물을 흘리고...라는 것은 좀 그렇지만, 어쨌든 내 주위 모든 이들이 하루키에 대해 정체불명의 애틋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틀림없었던 것 같다.
 
그 후 3, 4학년 때에는 어쩐지 하루키 책을 들고 서 있는 여학생을 보게 되면, '신입생이로군, 훗'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점점 '하루키=사회에 발을 들인 이들이 읽는 첫 소설'이라는, 이상한 나만의 공식을 가지게 된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접한 <먼 북소리>, <우천염천>같은 하루키는 또다른 맛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지만 말이다. 한 번 맛들이면 새우깡처럼 손이 가고, 찾게 되는 하루키들의 소설. 나의 20대가 다시 돌아온다면 여전히 강.력.추.천.이다.
 
외국어.실용담당 김세진
(sarah2002@aladin.co.kr)
 
 
 
삼십세
잉게보르크 바하만 지음, 차경아 옮김 / 문예출판사
 
스무살? 스무살에 읽은 책? 난데없는 질문에 잠시 멍하다. 스물에 나는... 세상에 책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잠시 잊었고, 진달래와 개나리와 햇볕 화창한 날을 못견뎌했으며, 봉숭아물 든 손톱을 아끼고 기차 꼬리를 밟으려 뛰어다니는 친구를 조소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바쁜 세월이었다.
 
그 어이없는 1년에서 책과 관련된 일은 딱 하나 있었는데, 어느날 나는 친구네 학교 축제에 놀러가 호수에서 배를 타고, 거기에서만은 영광이 채 사라지지 않았던 O 그룹의 공연을 보고, 내가 다니던 학교와는 확연하게 다른 학교식당 밥의 양에 잠시 압도당했다. 그리고 친구와 헤어지고 나오면서 역 앞 서점에서 잉게보르크 바하만의 <삼십세>를 샀다.
 
스무살의 찬란함을 즐길 수 없던 나는 매우 당연하게 서른에 대해서도 아무런 암시를 얻지 못했고, 양쪽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채 좋은 세월을 보냈다. 황지우가 말했던가, 최선을 다해 늙어가겠다고. 나에게 스무살은 최선을 다해 늙어가는 것이 무엇인지 상상조차 할 수 없던 나이였고, 그랬기에 지금에 와서 아름다운 시절이다.
 
인문.예술담당 이예린
(yerin@aladin.co.kr)
 
 
 
모순
양귀자 지음 / 살림출판사
 
내 나이 스무살, 내가 읽은 책은 양귀자의 <모순>이다.
 
책의 첫머리에는 스물 여섯의 주인공 안진진이 자신의 신상명세서를 읽어가는 장면이 나온다. 이름에 얽힌 이야기, 좋아하는 것, 그리고 수중에 가지고 있는 사백팔십만원 정도의 재산, 그리고 그 다음은... 그 다음을 이야기하려던 진진은 자기의 신상명세서에 쓸만한 이야기들이 없음에 잠시 머뭇거린다. 자기의 삶이 겨자씨 한알도 심을 수 없을만큼 양감이 없다는 사실에 결국 눈주위를 타고 내리는 눈물..."이렇게 살아서는 안돼, 이렇게는 살지 않겠어..." 스무살의 내 머리속에 가장 인상깊게 자리잡던 장면.
 
스무살 때 나는 나중을 떠올려보며 정말 후회없이 가득 채우겠다고 생각하며 살았고, 막상 스물 여섯이 된 나는 아직도 부족하게만 느껴지는 내 양감을 채우기 위해 하루하루 질문을 던지며 살아간다.
 
 
경제.컴퓨터담당 윤성화
(rain@aladin.co.kr)
 
 
 
김광석 4집
김광석 노래 / 신나라뮤직
 
일어나 - 김광석

검은 밤의 가운데 서 있어 한치 앞도 보이질 않아
어디로 가야 하나 어디에 있을까
둘러 봐도 소용없었지
인생이란 강물 위를 끝없이 부초처럼 떠다니다가
어느 고요한 호수가에 닿으면 물과 함께 썩어가겠지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번 해보는 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끝이 없는 말들 속에 나와 너는 지쳐가고
또 다른 행동으로 또 다른 말들로 스스로를 안심시키지
인정함이 많을수록 새로움은 점점 더 멀어지고
그저 왔다갔다 시계추와 같이 매일 매일 흔들리겠지
가볍게 산다는 건 결국은 스스로를 얽어매고
세상이 외면해도 나는 어차피 살아 살아 있는 걸
아름다운 꽃일수록 빨리 시들어 가고
햇살이 비치면 투명하던 이슬도
한순간에 말라 버리지
 
김광석 4집. 94-5년. '스무살' 한 마디에 제일 먼저 생각난 노래. 이제는 다시 오지 않을 그 순간을 추억하며.
 
음반.DVD담당 서현
(mirinae@aladin.co.kr)
 
 
 
처음 만나는 자유
제임스 맨골드 감독 / 콜롬비아
 
[Girl, Interrupted], 내 작은 세계는 깨어졌다.
세상은 텅 비어 있었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몰랐다. 무엇을 해도 심심했고, 무엇을 느껴도 막연했다.
 
"삶은 나를 이렇게 궁지로 몰아넣는데, 나는 결정하는 게 두려워 결정지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며칠 후면 스물 두 살이다. 내가 이 영화의 청춘들처럼 얽혀있는 삶을 산다는 생각에 가슴이 답답하다. 조바심내면서, 그리고 아주 애틋하게 살자는 나의 열아홉살 부풀음은 다 꺼지고... 삶을 산다는 게 이렇게 쉬운 건가 하는 생각에 울고만 있다. 아니, 울지 말자. 스물 한 살의 내가 열아홉의 나와 같을 수는 없으니."
 
영화를 보고 남긴 짧은 메모. 그즈음 무언가에 나를 던져두고 있었는지 떠올린다. 마음의 기억보다 몸의 기억이 직관적인지 생각하기도 전에 가슴부터 눌려온다. 가슴이 이렇게 생생하게 그 시절을 기억하고 있는데, 지금, 저 글을 보며 묻어나는 웃음을 거둬야겠다. 지금의 눈으로 스물 한 살의 나를 바라보지 말아야겠다. 그 시절의 삶은 늘 거기에 있으니... 같은 이유로... 지금 나의 삶도 다만 여기에 있을 뿐이다.
 
오랜만에 이 영화에 삽입됐던 노래를 불러본다. "When you're alone and life is making you lonely, you can always go-downtown~ , When you've got worries all the noise and the hurry seems to help, I know, downtown~" 하는, 길을 걸으며 혼자서 중얼거리곤 했던 노래. 시간을 넘어서 그 시절의 공기가 다시 스며드는 듯 하다. 반갑구나... 다행히 멀리 있어... 반갑구나.
 
사회담당 김현주
(realsea@aladin.co.kr)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인싸이클로피디어브리태니커 지음 / 한국브리태니커 펴냄
 
내 스무 살은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다. 도서관 제일 아래층 참고도서란에 나란지 줄지어 있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그때는 인터넷이 막 시작되던 시절이라, 월드와이드웹도 초창기였고 - 이러고 보니 내 스무 살이 엄청 옛날 같다!! - 무엇인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펼쳤다. 지금도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복사해둔 파일이 꽤 있다.
 
20살때 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신봉자였다. 그때 나는 이른바 어떠한 주제 하나를 잡아서 그에 관련된 책을 전부 읽어치우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뭐든 모르는 게 있으면 무조건 브리태니커를 찾았다. 그때 만들어둔 파일을 보면, 정말 이대로만 했다면 나는 대단한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맨 앞장에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서 복사한 항목이, 그 뒤에는 읽어야 할 참고도서 목록이 10장 정도(!) 빽빽하게 쓰여져 있다. (이 글을 쓴다고 찾아보니 라틴어 문헌에 해외저널, 영인본도 적혀 있었다.) 그 때는 무엇인가를 알아가는 그 순간만이 정말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람이든, 도시든, 추상적인 개념이든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는 요술처럼 다 씌어져 있다.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간결하게 사실만을 절달하는 백과사전식 문체를 좋아하게 된 것은. 어디론가 가기 전에 꼭 지도를 챙기듯, 지적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브리태니커 사전을 펼쳐 사전 지식을 점검한다. 그래, 그렇단 말이지, 좋아. 그럼 다음 목적지는 저 책이다. 그렇게 지적여행을 떠났다. 내 스무살에 이 책들을 나침반 삼아 참 많은 책을 읽었다. 스무 살은 무엇인가 알고 싶어 안달이었다. 서른을 코앞에 둔 지금은? 어디론가 가고 싶어 안달이다. 그래서 요즘 제일 많이 읽는 책은 지도책이다.
 
어린이담당 류화선
(yukineco@aladin.co.kr)
 
 
 
내가 사랑한 사람 내가 사랑한 세상
곽재구 지음 / 한양출판 펴냄
 
돌이켜보면 나의 스무살은, 괜히 아프고 아파야 한다고 생각하던 이상한 나이였다. 갑작스레 다가든 넓은 세상 앞에 어찌할 줄 몰라했던 것 같기도 하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다 아는 양, 노래하고 술마시고 비틀거렸다.
 
그래서였을지도 모른다. 스무살에 읽었던 책 중 <내가 사랑한 사람, 내가 사랑한 세상>이 유독 기억에 남는 까닭은. 시작과 끝이 있는 여행, 지난 시간을 따뜻하게 감싸안는 시선, 삶과 세상의 아름다움을 찬찬한 언어로 풀어내는 시인의 기록. 여행이란 결국 자신과의 만남이다. 시인의 눈을 빌어 남도의 섬과 바다를 보고, 돌이켜 나를 보았다. 언어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책이기도 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마음 속의 공동으로 괴로워할 때, 그 안을 바닷냄새 묻어나는 훈훈한 바람으로 채워주었던. 내 스무 살의 책.
 
문학담당 박하영
(zooey@aladin.co.kr)
 
 
 
녹색평론선집 1
김종철 엮음 / 녹색평론 펴냄
 
전공을 화학으로 정한 스무 살, 친구들은 나름대로 열심히 전공공부의 한 길을 달려가고 있었다. 틈만 나면 도서관에서 소설책이나 뒤지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구미에 맞았던 나로선 전공이 과학이라는 것이 큰 의미가 없었다. 그렇다고 (소수의) 다른 친구들처럼 사회운동에 관심이 가져지지도 않았다. 그 때, 도서관에서 <녹색평론선집>을 만났다.
 
그 유명한 시애틀 추장의 연설문도 여기서 처음 읽었고, 리프킨이란 이름도 처음 들었다. 후에 <오래된 미래>로 '히트'를 치게 되는 헬레나 노르베리-호지의 글도 만났다. 또 기술과 과학의 사회성에 대해 분석한 여러 글들(특히 '나는 왜 컴퓨터를 안 살 것인가'라는 꼭지는 그 센세이셔널한 제목만큼이나 많은 생각을 불러 일으켰다)을 통해, 나는 비로소 내가 전공으로 택한 학문이 그저 똑똑한 자들의 지적 경주만은 아님을 깨달았다. 이 학문에도 입장과 신념과 윤리라는 것이 필요하구나!
 
스무 살에 이 책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나는 전공에 대한 긍지와 책임감은 고사하고 환경 문제나 기술 정책 문제 등에 대해서도 무감한 채 살았을 것 같다. 책을 읽은 직후 '그래, 나도 평생 무엇무엇은 하지 않고 무엇무엇은 하면서 살 테야'라고 결심했던 내용들 중 현재까지 지키고 있는 것은 한두 개 밖에 없다. 그래도 쓰레기 분리수거를 할 때마다, 친구들이 '너는 자동차 안 사냐?'라고 물을 때마다, 가끔 이 책을 생각하고 그 때의 치기어린 결심을 생각한다.
 
편집팀장 김명남
(starla@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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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rysky 2004-05-17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저의 스무살이 정말 그립군요. 그때는 사회과학책 이외에는 책 참 안 읽었었는데.. ^^
어릴 때부터 집에 브리태니커 영문판 스물 몇 권짜리가 있었습니다. 영어를 잘 못해 단어 몇 개만 겨우 줏어 읽으면서도 그 사진이며 그림들이 어찌나 좋던지 늘 침대 옆에 쌓아놓고 지냈었지요. 그리고 인터넷 초창기에 브리태니커사에서 반쯤 무료로 서비스하던 시절, 엄청나게 많은 파일들을 긁어서 프린트 해놓고 보던 것도 기억납니다. ^^ 요새도 백과사전이나 사전류가 왜 이렇게 계속 탐이 나는지.. 책욕심은 정말 나이 들어서도 못 고치는 고질병입니다.

방긋 2004-05-18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무살이란 말에서는 풋풋한 사과내음이 난다.
그땐 무뇌증 환자처럼(?) 마냥 즐겁고, 마냥 낯설고, 마냥 방황했다.
그냥 어설픈 어른 행세를 하느라 애썼던 것 같다.
책이라면...
그 땐 아무거나 눈에 보이는대로 마구 읽어치우고
밤을 새워가며 책을 읽곤 했다.
그래도 멀쩡하게 다음 날에도 또 밤을 새우곤 했는데..,.
공부와는 전혀 관계없는 책읽기로...

ROSE 2004-05-19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무살이라.....
정말 무언가가 미칠듯이 그립구 또 그래야 할것같은 나이였다구 생각 한다.
항상 새롭구 낯설구 두려워하던 지금 생각하면 그래서 정말 정말 좋았던 나이.....
책과 밤새 씨름하고 또 하며 그 세계속으로 열심히 여행하던 어설픈 여행가
그때가 있어서 그나마 지금의 내가 있는 건 아닌지.....
 




"꽃이 지기 전 나는 봄으로 돌아갔다"
 
열네 살
다니구치 지로 지음, 양억관 옮김 / 샘터사
 
'우리들 대부분은 너무나 빠르게 움직이는 인파에 묻혀, 그저 이 기차에 올라탔다 저 기차로 갈아탔다 정신없이 삶을 내몰게 된다. 어느 봄날의 꿈같은 과거로의 기차 여행. 꽃이 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누군가 그 꽃을 지켜봐 주어야 한다.' --만화평론가 이명석의 추천사 중
 
마흔 여덟 살의 중년 남자. 물론 그에게는 아내와 아이들이 있고, 번듯한 직장이 있다. 기차로 시작한 출장길에서 어이없게도 열네 살로 돌아가버린 주인공. 바이어를 상대하던 솜씨를 발휘해 영어시험에서도 1등을 하는가 하면, 어른의 체력으로 달리기 1등은 맡아놓은 당상이다. 와하, 이거야말로 내가 꿈꾸던 세계가 아니던가. '이 정신, 이 머리 그대로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다면 우린 아마 다른 삶을 살고 있을꺼야'라고 항상 떠들던 나와 친구들이었으니 말이다.
 
유감스럽게도 만화는 그렇게 신나지만은 않다. 말 한 마디 건네보지 못하고 졸업했던 반의 미인인 여학생이 관심을 보이고, 무뚝뚝한 담임선생님은 부쩍 오른 성적을 대견스럽게 칭찬한다. 그러나 이 남자의 머리는 내내 복잡하고 고민스럽다. 열네 살 무렵 돌연 가족을 버리고 사라져버린 아버지 때문이다. '붙잡을 수 있는 지금이라면, 아버지를 잡을 수 있을지도 몰라.' 돌아간 열네 살에서야 알게 된 미묘한 가정사, 마흔 여덟 해를 경험한 후에 마주 보게 된 마흔 여덟 무렵의 아머지. 결말이 어찌 되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나는 아직 서른 살을 넘지 않은 여자이다. 그러므로 "마흔 여덟 살 먹은 아저씨의 마음이 생생하게 전달됐어."라고 하는 것은 아마도 거짓말일 것이다. 그러나 어찌됐건 이 책을 읽고 가슴 한 켠이 시큰했다. 그리고 '좋았다'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인생이 아닌, 다른 이의 인생을 살아주고 있는 듯한 느낌을 가지는 요즘 사람이라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 여겨졌다.
 
자칫하면 신파로 흐를 수 있는 이야기를 담담하면서도 문학적인 내음이 물씬 풍기는 만화로 꾸며낸 작가의 역량이 돋보인다. 온통 흑백으로 된 가느다란 펜선의 만화이지만, 갖가지 단상을 안겨주는 그림체도 편안하게 다가오는, 모처럼 주위 사람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만화였다.
 
* 덧붙이자면, 다니구치 지로는 아직 국내에는 생소한 만화가이다. 산악만화인 <K2>가 유일하게 소개되었지만,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일본과 유럽에서는 그의 만화에 더욱 열광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일찌감치 이 만화에 '앙굴렘 국제만화 페스티벌 최우수 시나리오상'을 안겨준 바 있으며, 일본에서는 그의 작품들을 학급문고의 단골도서로 추천하고 있다.
 
외국어.실용담당 김세진
(sarah2002@aladin.co.kr)
 
 
"나의 슬픈 마음을 고요하고 확고하고 기쁜 것으로 해준 음악이여, 그림이여"
 
랩소디 인 블루
백순실 그림, 이인해 글 / 한길아트
 
어제까지만 해도 여기에 이 책을 가져올 생각은 없었다. 이번 달에는 내가 좋아하고 또 좋아하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책이 나왔으니까. 나름대로 어떻게 쓸지도 대강 생각해 두었다. 그러나 어제 배달된 이 책을 보고, 사람은 진실로 한치 앞을 볼 수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
 
음악과 미술이 어우러진 책이다. 바흐의 무반주 첼로곡, 비발디의 사계 등을 듣고 백순실이 그린 그림과 이인해가 쓴 해설을 겸한 글이 실려있다. 소개된 곡들을 부분적으로 실은 76분 분량의 CD가 부록. 또 출간을 맞아 5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헤이리에서 백순실의 전시회가 열린다고 하니 그야말로 3차원 구성이다. (책의 표지는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에 대한 백순실의 그림 중 부분)
 
이 책에 실린 그림들이 그 음악에 대한 나의 감상과 맞아 떨어지더라고는 말하지 않겠다. 그 그림들이 모두 마음에 들더라고도, 독자의 편의를 위해서 곡을 마구 잘라내어 하나의 CD를 만든 것이 참신한 시도라고도, 하지 않겠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것은 진심으로 즐거웠으며, 음악과 미술과 그 표현방법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 Mr. 츠바이크, 나의 사랑이 식은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나는 여전히 '정신적인 작업이 언제나 가장 순수한 기쁨이었고, 개인의 자유가 지상 최고의 재산이었다'는 당신의 삶을 찬양하고 있습니다.
 
인문.예술담당 이예린
(yerin@aladin.co.kr)
 
 
"행동하지 않는다면, 이 많은 계획들이 무슨 소용이랍니까!"
 
실행에 집중하라
래리 보시디 외 지음, 김광수 옮김 / 21세기북스
 
수많은 경영서를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완벽한 기업, 성공의 최정상에 오를 만한 기업을 그려보게 된다. 인재는 어떻게 관리하고, 전략은 어떻게 짜야 하는지, 경쟁사에는 어떤 전략으로 대응해야 하는지... '음, 이 정도면 완벽한 기업이군'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나에게 이 책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요소, 바로 '실행력(Execution)'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었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아마존이 '2003년 최고의 비즈니스책'으로 주목했다는 이 책에는 현재 미국 기업 경영자들이 안고 있는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완벽에 가까운 전략, 훌륭한 인재,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환경...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건 더 많은 전략, 더 좋은 전략이 아니라 바로 결과를 만들어 내는 '행동'이다.
 
이사회에서 에커드 파이퍼를 해고한 뒤, 컴팩의 회장이자 창업자인 벤 로슨(Ben Rosen)은 그동안 전략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토로하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바꿔야 할 것은 우리의 행동입니다...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이고 회사를 더욱 효율적인 조직으로 바꿔야 합니다"
 
경제.컴퓨터담당 윤성화
(rain@aladin.co.kr)
 
 
"인생이 안풀리십니까?"
 
마피아 경영학
V 지음, 원재길 옮김 / 황금가지
 
'다른 사람 대신 대답하는 자가 계산을 치른다'
'폭풍을 만났을 때는 신께 기도를 올리되, 계속 해안을 향해 노를 저어라'
'사람을 믿되, 맹세는 믿지말라'
'승리할 수 없다면 적이 승리를 거두기까지 엄청난 댓가를 치루게 만들어라'...
 
어때, '필'이 꽂히는가? 이 책은 96년에 초판이 나왔으며, 난 그 판을 소장하고 있다. 내 인생에 무시못할 가치관을 형성해준 책. 이번에 개정판이 다시 나왔다. '현실'이 뭔지 알고싶은 사람, 어설픈 자기계발서보다 100배는 짜릿하고 생산적인 충고가 가득하다. 사실, 마피아만큼 삶이 절박한 집단이 또 어디 있겠는가.
 
음반.DVD담당 서현
(mirinae@aladin.co.kr)
 
 
"정치적 태도란 끊임없는 대화의 과정에 자신을 놓는 것"
 
선거는 민주적인가
버나드 마넹 지음, 곽준혁 옮김 / 후마니타스
 
"깨어있으렴, 긴장하렴, 니가 알고 있는 것이 맞는지 물으렴, 왜 질문하기를 멈추었는지 물으렴. 하여, 너의 빈약한 정치적 상상력을 뛰어넘으렴" 하고 시종일관 말을 걸던 요 놈! 요 놈과 함께 침대에서 책상으로, 책상에서 다시 도서관으로 헤매던 밤이 며칠이던가... 허나, 기분 좋은 긴장이었다.
 
민주주의에 얽힌 다양한 경험과 주장을 읽으면서, 우리의 정치적 상상력이 얼마나 빈약한 것인지를 줄곧 생각했다. 무엇 때문에 빈약해졌는지, 실제로 그 빈약한 상상력은 우리의 삶을 얼마 만큼이나 제한해 온 것인지... 차마 이 책처럼 거창하게 근대를 탓하지는 못 하겠고, 다만 잠시나마 눈 닫고 귀 닫고 한 세상 편히 살고자 한 내 게으름을 탓하련다. 민주주의의 생명력은 다른 가능성을 사유 할 수 있는 힘, 변화를 제도화 하는 힘에 있다고 한다(민주주의만 그럴까 싶지만). 알고 있듯, 변화의 시작은 끊임없는 대화의 과정에 자신을 놓는 것이다. 허니, 대화하자. 이 책 정도면 그 대화상대로 충분하다.
 
사회담당 김현주
(realsea@aladin.co.kr)
 
 
"알라딘 어린이 담당자의 어린이날 책 구매기"
 
어린이책 담당자로 일하다보면 어린이책을 오히려 많이 안사게 된다. 웬만한 책은 회사 자료용 서가에 다 있고, 신간도 꼬박꼬박 들어오기 때문. 아무래도 한 번 읽은 책들은 다시 사지 않게 된다. 그.러.나. '소장본'은 언제나 나를 유혹한다. 다시 읽기는 힘들어도 책꽂이에 꽂아두고 싶은 거다. 그리하여 이번 어린이날 행사를 맞이하야 벼르고 벼르던 어린이 책들을 사버렸다. 무엇을 샀는고 하면...
 
/ 레이먼드 브릭스, 비룡소
곰 아저씨에게 물어보렴 / 마조리 플랙, 비룡소
달구지를 끌고 / 바바러 쿠니, 비룡소
까마귀의 소원 / 하이디 홀더, 마루벌
눈사람 아저씨 / 레이먼드 브릭스, 마루벌
은지와 푹신이 / 하야시 아키코, 한림출판사
미산 계곡에 가면 만날 수 있어요 / 한병호, 보림
사과와 나비 / 이엘라 마리, 보림
거짓말쟁이와 모나리자 / 코닉스버그, 사계절
 
아직도 어린이라고 주장하는 나를 위한 어린이날 선물이다. 그나저나 <곰>은 과연 꽂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사족 1 : 이달에 나온 내맘대로 신기한 책 퍼레이드
<내 맘대로 꾸미는 포피 하우스> 책을 펼치면 인형집이 된다. 가재도구도 갖추어져 있고, 인형에 옷도 갈아입힐 수 있다. @.@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책+인형)> 머리에 따끈따끈한 똥을 얹은 두더지 인형이 들어 있다. ㅎㅎ 얼마나 귀여운지는 직접 본사람만 안다.
<내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세요? - 퍼즐보드북> 책을 열면 그림 부분은 퍼즐로 되어 있다. 퍼즐 맞추기 좋아하는 아이에게 강추!
 
사족 2 : 5월은 선물을 달, 내맘대로 선물받고 싶은 책 퍼레이드
<로알드 달 베스트 - 전3권> 케이스가 예술이다. ㅠㅠ 얼핏 보면 예쁜 초콜릿 상자같다.
<피터 래빗 그림책 시리즈 -전23권> 낱권도 파니, 전집으로 사주기 힘들다면 몇개월에 걸쳐 낱권으로 사줘도 무방!
 
어린이담당 류화선
(yukineco@aladin.co.kr)
 
 
"이 세상엔 이상한 일 같은 건 아무것도 없다네, 세키구치군."
 
우부메의 여름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 펴냄
 
밀실에서 한 젊은 의사가 감쪽같이 사라지고, 그의 부인은 이후 20개월 동안(!) 임신상태다. 갖가지 추측과 풍문이 난무하는 가운데, 소설가 '나'는 독설쟁이 음양사, '남의 기억이 보이는' 탐정과 함께 사건의 해결에 나서게 된다.
 
이웃나라 일본에서 썩 잘나가는 소설가 교고쿠 나츠히코의 데뷔작인 이 추리소설은 정말로 대단히 독특하고 재미있다. 굉장하거나 또는 어이가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밀실 트릭. 앞부분에 깔린 복선과 암시 하나하나가 결말부에 이르러 풀려나갈 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마음과 의식과 뇌의 관계, 양자역학과 민속학 등에 대해 논하는 도입부 100여 페이지만 어렵게 넘기고 나면 그다음은 일사천리.(설명이 많아 조금 지루해도 열심히 읽어두는 게 좋다.) 600여 페이지에 이르는 두꺼운 책인데, 이야기의 전개가 궁금해서라도 절대로 손에서 놓을 수 없을 것이다. 대낮에 읽어도 왠지 주위가 어둑어둑, 으스스한 느낌에 휩싸이니 주의할 것.
 
작가의 현란한 지적 이력이 소설의 내용을 탄탄하게 받치고, 사람의 공포와 호기심을 적절히 자극하는 구성 또한 뛰어나다. 이 책을 보고 나면, 우리는 사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사는 게 아닐까 의심하게 될 듯. 한여름은 아니지만 필독을 권하고 싶은 추리소설!
 
문학담당 박하영
(zooey@aladin.co.kr)
 
 
"이쁘구나... -_-;;;"
 
대부 - 보급판
마리오 푸조 지음, 이은정 옮김 / 늘봄 펴냄
 
나름대로 여러 가지 사정이 많았던 한 달이라 많은 책을 읽지 못했다. (하긴 뭐 언젠 안 그랬나;;;) 그런데다가 내용과 상관없이 순전히 책의 겉모양 때문에 내맘대로 좋은 책을 선택하게 되니 자괴감 금할 길이 없다.
 
좌우간, <대부 - 보급판>은 그 만듬새가 내 마음에 쏘옥 들어버린 책이다. 이 책은 2003년 4월 나왔던 양장본 <대부>를 작은 판형, 가벼운 종이, 싼 가격의 페이퍼백으로 다시 낸 것이다. 속을 볼라치면, 아아! 가독성도 뛰어나구나! 출간 1년 후 보급판을 내는 관행은 우리나라에선 흔한 것이 아닌데, 그 이유 - 독서시장의 규모가 작아서 여러 판을 낼 정도가 안된다고들 한다 - 야 익히 알아 별 투정을 부리고픈 마음은 없지만, 그래도 보급판을 보니 참 좋다. 어디 여행이라도 간다는 친구가 있으면 배낭에 넣어주고 싶다.
 
편집팀장 김명남
(starla@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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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긋 2004-05-08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읽고 싶은 책들이 많군요!!!
오늘 여길 들른 게 정말 잘 한 일 같아요. ^^
특히 어린이책 목록은 참 맘에 듭니다.
저도 어린이책이라면 동화든, 뭐든 정말 좋아하거든요.
동지를 만난 느낌임돠~~
 





"이 책을 역시 사랑할, 어딘가의 당신에게"
 
테마가 있는 미술여행
유경희 지음 / 아트북스 펴냄
 
나는 이야기를 좋아하고 이야기가 있는 모든 것을 좋아한다. 내가 처음 미술책을 읽게 된 것은 그림에 대해 알고자 함이었으나, 이제 나는 이야기를 품고 있는 매개체로 그림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런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들어차 있는 책이다. 게다가 그 이야기들이 찰나의 재미가 아니라 깊게 정돈되어 있는 것이어서 더욱 즐겁다.
 
아직 부모가 되어보지 않은 나는 정말로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는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지난 3년 간의 경험으로 특히 아픈 책이 있다는 것은 알게 되었다. 모든 사람이 좋아해 줄 것 같지는 않지만, 당신은 분명히 열광하게 될 책. 이제 나는 당신에게 메세지를 날린다. 당신이라면 이 구석진 자리를 빌려 타전하는 나의 마음까지도 이미 헤아렸을 것이다.
 
인문.예술담당 이예린
(yerin@aladin.co.kr)
 
 
"나의 CDCase를 훔쳐보아요~"
 
뭐 할까 고민했다. 고민하다가, 그냥 내 휴대용 CD Case에 들어있는 열 장의 CD를 나열해 보기로 한다. 그게, 바로 지금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반이니까. 허나, 제목만 써 내면 왠지 불친절해 보여... 한 줄씩 짤막한 코멘트를 달아본다.
 
1. Every Little Thing - Every Best Single 2
출근할 때 자주 듣는다. 신나고 짜릿한 J-Pop의 특성이 모두 담긴 앨범.
 
2. M To M - 사랑한다 말해줘
첨엔 시큰둥 했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좋다.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3. Hirahara Ayaka - Odyssey
노래 참 잘한다. 4월 내한 콘서트 한다던데... 기대 중! 추천트랙은 'Jupiter'.
 
4. B'z - Loose
비즈. 마이 페이보릿 아리스트! 만쉐이!! ^___^
 
5. 김윤아 2집 - 유리가면
이 음반을 듣고 있으면 작곡하는 '감'은 타고나는 것 같다. 부럽다.
 
6. George Michael - Patience
조지 마이클의 목소리에는 '색기'가 흐른다. 뭐 그래서 좋아하는 건 아니다;;
 
7. Eric Clapton - Me And Mr. Johnson
여유로운 느낌 하나. 풍성한 기분 둘. 오랜만에 에릭 클랩튼이 기쁘게 한다.
 
8. L'Arc en Ciel - Clickes Best 13+2
[Smile] 발매가 임박했으니, 한 번 귀를 적응시켜 주자는 차원에서.
 
9. Tan Dun - Water Passion / After Saint Matthew
28일 공연의 충격이 아직 남아있다. 내 생에 다시 이런 공연을 볼 수 있을까.
 
10. Brad Mehldau Trio - Anything Goes
하나의 생각이 계속 확장되는 느낌. 전작을 모으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이고 있는 중.
 
음반.DVD담당 서현
(mirinae@aladin.co.kr)
 
 
"정말이지 닮고 싶다"
 
미쳐야 미친다
정민 지음 / 푸른역사 펴냄
 
'최흥효는 온 나라에 알려진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이다. 일찍이 과거를 보러 가서 답안지를 쓰는데, 한 글자가 왕희지가 비슷하게 되었다. 앉아서 하루 종일 뜷어지게 바라보다가 차마 능히 버리지 못하고 품에 안고 돌아왔다.' (본문 29쪽에서)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不狂不及! 우연히 왕희지와 같게 써진 글씨에 제 스스로 취해서 과거 답안지를 차마 제출할 수 없었던 최흥효. 정말이지 그 단순한 열정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칼날같은 긴장이 흐르는 과거 시험장, 그 틈에서 제가 쓴 글씨에 취해 묘한 웃음을 짓고 있을 한 사람. 조금 뒤면 조용히 일어서 제 글씨를 가슴에 품고 시험장을 나서고, 집으로 가는 길 중간중간 멈춰서 글씨를 보고 또 보았을테지... 세상을 다 얻은 듯한 웃음을 얼굴 가득 품은 모습이 선하다. 시험장의 엄중한 분위기를 한방에 다 날려버릴 만한 호탕한 웃음. 무수한 말들을 잠재우는 단순한 열정.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건 아마도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냥 좋아서, 하지 않을 수 없어서 하는 것. 그 자체로 전부인 것. 그것 외에 다른 얻고 잃음을 마음에 두지 않는 것. 매 순간 제 가슴 속의 뜨거운 것을 따르는 일을 소홀히 않은 이 책 속 사람들의 삶, 읽을수록 닮고 싶어진다. <백이전>을 1억 1만 3천번 읽었다는 김득신 만큼의 우직함(?)은 아니더라도, 묵묵히 제 길 갈 수 있을 만큼의 은은한 열정은 정말이지 닮고 싶다.
 
사회.역사담당 김현주
(realsea@aladin.co.kr)
 
 
"나처럼 해봐요, 요렇게~"
 
신기한 시간표
오카다 준 지음, 윤정주 그림, 박종진 옮김 / 보림 펴냄
 
이번 달에 내가 제일 즐겁게 읽었고 제일 여러 번 반복해서 보았던 책은 오카다 준의 <신기한 시간표>의 '지우개 도마뱀'에 수록된 아래의 그림이다.(^^;;;) 얼마나 깜찍한가. 한동안 나는 주변 사람에게 시도때도 없이 이 도마뱀 포즈를 취해달라고 요청해 원성을 사곤 했다. 포인트는 시선 처리에 있다. 그런데 한 번 해 보면 만화 <파타리로>의 '쿡 로빈'의 춤처럼 여러모로 활용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이 <파타리로>와 비슷한 류의 책이라고 오해하지 마시라! 아아주 사랑스러운 학교 이야기다.
 
 
사실, 내가 이번 달에 올리려고 했던 책은 <채링크로스 84번지>였다. 이 책은 독자와 책을 매개로 만나는 나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처음으로 고객 메일을 받은 날, 얼마나 고민하면서 답신을 했던가, 내가 좋다고 추천한 책을 읽고 정말 좋았다는 마이리뷰를 보고 얼마나 기뻤던가. 3년차가 겪는 권태와 매너리즘에 빠져 있을 때 읽은 이 책은 내게 바로 그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원고마감을 독촉받는 순간 책을 잃어 버려서 ㅠㅠ(도대체 어디로 갔는지, 오늘 이 책 찾느라 지각할 뻔 했다) 한달내내 침대맡에 두고 20번 정도는 읽었던 <신기한 시간표>로 낙점해 버린 것이다.
 
한달 내내 내 CDP에서 과다한 노역에 시달린 B'z의 [LOOSE]에도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8번 트랙 'LOVE PHANTOM'은 들을 때마다 운동회날 아침처럼 신이 났다. 음반몰 담당자님! 약속 지켰습니다.
 
어린이담당 류화선
(yukineco@aladin.co.kr)
 
 
"어느날. 문득. 멀리서."
 
먼 북소리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펴냄
 
오고 가는 지하철에서 끝나는 게 아쉬워 매일 매일 조금씩 아껴서 읽었다. 오늘 다 읽어버리면 이 재밌는 걸 내일은 못 읽을 것 같아서.
 
어느날 문득 멀리서 북소리가 들려서 여행을 떠났다는 더할 나위없이 낭만적인 이유. 다음에라도 문득 일어나 여행가방을 싸고 있을 때 자고 있던 친구가 눈을 비비며 어디가냐고 물어보면 이 말을 써먹어야겠다. "그저, 멀리서 들렸어. 먼 북소리가 말이야..."
 
어리숙한 이웃집 형 같은 하루키와의 여행 속, 다른 건 잘 모르겠는데 두 가지는 확실히 기억에 남는다. 세상에서 가장 여행을 많이 하는 민족은 독일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이탈리아 사람이랑 같이 사는것은 조금... 음... 힘들겠다는 것.
 
경제.컴퓨터담당 윤성화
(rain@aladin.co.kr)
 
 
"과학 분야의 <먼 나라 이웃 나라>"
 
만화 21세기 키워드 2
이인식 원작, 홍승우 글.그림 / 애니북스 펴냄
 
지난 해부터 은근히 과학교양서 출간이 붐이다. 과학책 애호가(^^;;)로서야 반가운 일. 또 최근 출간되는 과학책들은 질이 좋고 고르다. 당연한 일인 것 같기도 하다. 분야의 개척자로 발탁되는 책들은 외국에서 이미 호평을 받은 검증된 책이거나, 이름만 들어도 믿을 수 있는 분의 책이게 마련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나는 그 중에서도 이 <만화 21세기 키워드 2>(1은 오래 전에 나왔다)가 너무너무 좋다. 정말이지 과학책 분야의 <먼 나라 이웃 나라>다. 짧고 쉬워서 얕지만, 폭넓고 균형잡혀 있다. 한 주제를 깊게 다루는 책도 좋지만, 이처럼 전 주제의 프론티어를 깔끔하게 머릿 속에 지도로 넣어주는 책도 꼭 필요하다.
 
나름대로;; 과학을 전공한 나조차 이 책 속의 모든 것이 경이로운데, 다들 그렇지 않겠는가? 과학의 대중화는 시민의 정치참여 만큼이나 중요한 미래사회의 핵심 역량이라는 면에서 이 책이 <먼 나라 이웃 나라> 만큼 아이와 어른에게 널리 읽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슬프다. 과학저술 분야에서 용맹분투하고 계신 원작자와 나름의 경지에 오른 만화를 그린이에게 혼자 박수를 보내었다.
 
편집장 김명남
(starla@aladin.co.kr)
 
 
"단편소설의 모범"
 
제발 조용히 좀 해요
레이몬드 카버 지음, 손성경 옮김 / 문학동네 펴냄
 
드라마로 치면 '한뼘 드라마'랄까. 레이몬드 카버의 소설은 짧다. 그야말로 손바닥만한 이야기. 미국 중하층 계급 - 그중에서도 부부 - 을 주 소재로 삼는 레이몬드 카버의 소설은 진짜로 작고 작다.
 
평범한 사람들과 그들이 빚어내는 평범한 이야기. 사실 별 특별한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의 소설을 읽고 나면 묘하게 섬뜩해진다. 누군가 나의 등짝을 발로 차고 도망간 기분. 니 앞을 똑바로 보란 말야! 작은 자극에도 이리저리 흔들리는 내면, 같은 침대에 누워 있어도 엇갈릴 수 밖에 없는 그와 나 사이, 지지부진하고 무료한 생활. 카버는 결코 쉽게 위로하지 않는다. 괜찮다고, 괜찮을 거라 말해주지도 않고, 차가운 바람 가운데 우리를 세워놓는다. 그렇게 삶의 단면을 쪼개고 쪼개 수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내는 그는 진짜 대가다.
 
문학담당 박하영
(zooey@aladin.co.kr)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스티프 - 죽음 이후의 새로운 삶
메리 로취 지음, 권루시안 옮김 / 파라북스 펴냄
 
"이 몸이 죽고 죽어, 골백번 죽고 죽어" 무엇이 될꼬하니, 시체밖에 더 되겠는가. 예전에 심심치 않게 '어떤 방법으로 장례를 할까'라는 주제로 수다 한 판을 벌인 적이 있다. 압도적인 지지로 '화장'이 선택되었다. 말로는 국토가 좁아서라고 해도, 실은 느리게 땅 속에서 썩어갈 몸을 생각하는 것이 끔찍해서였을 것이다.
 
나는 신이 아니니 부활은 못 하겠다만, 이 책을 보니 시체로 한번쯤 '다시 태어날' 수도 있을 것 같다. 에어백 테스트 모델, 살인사건 시체감식용 부패기간 테스트 모델, 물론 주위 사람들은 극구만류하겠지만 말이다. 시체에 대해 시종일관 유머러스하기만 했다면, 분명 나도 거부감을 가졌을 것이다. 정중하고도 친근한 저자의 시체 '친구'들을 만나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궁금하지 않은가?
 
외국어.실용담당 김세진
(sarah2002@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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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바람 2004-04-02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편집팀의 '내맘대로 좋은 책'을 볼 때마다 편집자들 각각, 자신이 좋아하는 책에 대한, 음반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는 것에 놀랍니다. 재밌고 그리고 부럽습니다^^

風月樓主 2004-04-02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 비즈랑 라르크! 감동입니다 ㅠㅜ

비로그인 2004-04-02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시끌벅적한 만우절 이벤트가 지나고, 이번엔 4월 내맘대로 책 페이퍼가 올라왔군요~ 아무리 봐도 보기도 편하고 좋다니까요. 또 차근차근 훑어봐야겠다는. ^^

2004-04-05 1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방긋 2004-04-05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링크로스 84번지는 읽어보았어요.
20년간의 서신교환이었다는 점에서 놀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한 번도 만날기회가 없었다는 점에서 슬펐어요.
우리의 인생도 그런 것인지...
날마다 꿈만 꾸며 행동에는 옮길 수가 없는건지...
그렇게 그냥 바쁘게 시간따라 흘러가다가 인생의 막이 내리는 것인지...
시간과 공간을 넘어선, 성별과 나이를 넘어선 우정에는 부러운 마음이었지만,
엉뚱하게도 제겐 인생이란 이런건가 하는 쓸쓸하고 슬픈 느낌을 받았어요.
게다가 헬렌이 이렇다할 작품이 없는 작가에서 이 편지묶음으로 일약 유명해졌다는 사실도
인생의 아이러니를 느끼게 했습니다.
여러모로 인생을 생각하게 했어요. 제겐...

마음의 평화 2004-04-20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버의 소설..저도 참 좋던데...전 사랑에 대해 말할때 우리들이 하는 이야기를 읽었어요. 제발 조용히 좀 해요에 실린 단편들과 중복되는 건 없는지 한 번 보러 가야겠네요...

zooey 2004-04-21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레이몬드 카버가 참 좋더라구요. ^^ 이번 문학동네 판하고 예전 집사재 책하고 일부분 겹칩니다. <숏컷>과 <사랑에 대해 말할 때...> 둘 다요. 아마도 집사재 책이 편집본이라 그런듯 하구요. 이번 문학동네 책이 연대순으로 잘 정리되어있는듯 합니다. 전4권으로 낼 예정이라네요.

마음의 평화 2004-04-23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홍..좋은 정보 감사합니다..근데요..제가 목차를 찾아보니까 <사랑에 대해..>랑 겹치는게 없는거 같던데..제가 기억을 잘 못하는건지 아님 제목을 다르게 펴낸건지...
 




"중국판 <내 생애의 아이들>"
 
상상의 초가교실
차오원쉬엔 지음, 전수정 옮김 / 새움 펴냄
 
'제발 읽어주세요.'라고 외치고 싶은 책이 가끔 있다. 차오원쉬엔의 성장소설 연작(<빨간 기와>, <까만 기와>, <상상의 초가교실>)이 바로 그 경우다. 몇십 년 전 중국, 한 계절을 겪으며 훌쩍 자라나는 아이들. 리뷰에도 썼지만 차오원쉬엔의 작품만큼 가슴을 울리는 성장소설을 보지 못했다. 이런 표현은 좀 웃긴데, 편집자추천을 '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거의 불가항력이었다.) 가벼움과 무거움, 기쁨과 고통, 희망과 상실감. 그야말로 삶 자체를 마주할 수 있는 한 권의 소설.
 
우리 나라에 번역된 3권 모두 결국엔 비슷한 캐릭터, 같은 패턴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읽을 때마다 새롭다. 이미 다 자란 나지만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다시 한번 삶을 배운다. 책의 표지만 보아도 눈밑이 무거워진다는 누군가의 말에 백번 동감. 최근에 읽은 <상상의 초가교실>은 너무 재미있지만 외려 다시 집어들기가 쉽지 않다. 사무실에서 이 책을 읽다가 몰래 울기도 했다. 눈물이 차오르는 걸 막을 수가 없었다. 차오원쉬엔의 이 멋진 성장소설들이 좀더 많이, 그 가치만큼 사랑받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아, 그러나 사실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는 편이다. 얼마나 안타깝고 또 안타까운지 모른다.
 
문학담당 박하영
(zooey@aladin.co.kr)
 
 
"청춘, 그 다음은 사랑이다."
 
연애소설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펴냄
 
<GO>와 <레벌루션 NO.3>로 뭇 남성들의 심장을 뛰게 만들었던 가네시로 카즈기, 그가 이번에는 사랑 이야기를 들고 돌아왔다. 가슴이 뛰어 아무말도 못할 것 같은 첫사랑의 풋풋함부터 진실함으로 읽는 이의 코끝을 시큼하게 적시는 이야기까지. 열심히 뛰어다니는 글만 잘 쓰는 줄 알았는데, 사랑 이야기도 멋지다. 가네시로 카즈기, 앞으로도 기대할께.
 
경제.컴퓨터담당 윤성화
(rain@aladin.co.kr)
 
 
"나는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났는가?"
 
탁석산의 한국의 민족주의를 말한다
탁석산 지음 / 웅진닷컴 펴냄
 
얼마 전 다른 나라 사람과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그 나라는 '단일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물어보게 되었다. (왜 물어보았을까요 -_-;) 상대방은 '민족'이 무엇인지 되물었고, 나는 막막한 심정이 되었다. 민족이란 무엇인가? 민족주의란 무엇인가? 기승을 부리는 민족주의에 넌더리를 내면서도 이미 무의식에까지 파고든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탁석산은 이런 의문들에 단서를 제공한다.
 
인문.예술담당 이예린
(yerin@aladin.co.kr)
 
 
"그렇다. 그들은 도시를 만들었다."
 
도시
데이비드 맥컬레이 지음, 이민아 옮김 / 한길사 펴냄
 
데이비드 맥컬레이의 건축 시리즈는 원서로도 사보고 싶을만큼 좋아하는 시리즈다. 치밀한 고증을 거친 꼼꼼한 그림과 글, 역시 30년간 꾸준히 사랑받은 이유를 알 수 있다. 현재 번역된 4권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은 로마의 도시 설계와 건설을 다룬 <도시>다. 다른 이유는 없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좋아하다보니 이 책이 제일 마음에 든 것이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로 유명해진 로마의 도로. 하지만 그 도로를 기능하게 했던 것은 도시들이다. 로마의 인프라스트럭처 문제를 다룬 <로마인 이야기 10>과 함께 일독을 권한다.
 
어린이담당 류화선
(yukineco@aladin.co.kr)
 
 
"절망과 희망의 경계"
 
Best ~軌跡~ : The Single Collection
자드 (Zard) / Being Music
 
우울하고 끔찍한 마음이 하루에서 서너 번씩 오가는 요즘이다. '내 의견'을 말하기가 이렇게 힘들 때가 없고, '내 주장'을 펼치기가 이렇게 두려울 때가 없다. 무섭게 몰려가는 사람들의 생각이 과연 옳은지 그른지 스스로 판단할 기준마저, 기운마저 상실해 버렸다.
 
나도 걱정되고 되도록이면 좋은 쪽으로 나갔으면 한다. 우리나라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러리라 믿고도 싶다. 하지만 믿음이란 얇고 서늘한 유리판 같은 것. 분노의 최종 종착역이 어디가 될 지, 아니 지금 곳곳에서 나오는 분노가 과연 '분노'가 맞기는 한지, 옳은 것을 찾고 싶은 나의 생각이 맞기는 한지, 이제 어느 것에도 나는 자신있게 말을 할 수가 없다.
 
이럴 때, 귀를 막고, 눈을 감고 음악을 듣는다. 이 음반은 잠시나마 지금을 잊을 수 있고, 조금이나마 나를 달랠 수 있고, 그렇게 불완전하나마 다른 세상을 만날 수 있는 앨범이다. 정말 요즘처럼 세상에 드리워진 끈을 놓고, 음악에 의지할 때가 없다. 내가 두렵고, 세상이 두렵고, 사람이 두렵다.
 
음반.DVD담당 서현
(mirinae@aladin.co.kr)
 
 
"좋거나 혹은 나쁘거나 겠지만"
 
빈 서판
스티븐 핀커 지음, 김한영 옮김 / 사이언스북스 펴냄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현대과학에 있어서도 가장 미지의 영역은 인간의 마음과 행동일 것이다. '본성 vs 양육'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이 책에 대해 극단적인 평가가 오가는 것은 전혀 놀랍지 않다. 어쨌거나 아직은 아는 것보다는 모르는 것이 더 많은 분야인 것이다. 이 책은 본성 쪽에 무게를 실은 주장의 경전이라 할 만 하다.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핀커의 책을 옮긴 번역가의 노고가 책에 고스란히 묻어있어 더욱 좋다.
 
편집장 김명남
(starla@aladin.co.kr)
 
 
"친구가 되자, 응, 이라는 심플함을 몰랐던 나는"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
와타야 리사 지음, 정유리 옮김 / 황매 펴냄
 
'같은 풍경을 보고 있으면서도 분명, 나와 그는 전혀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다. 이토록 아름답게, 하늘이, 공기가 파랗게 물들어 가는 곳에 함께 있으면서도, 서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148p
 
누가 보더라도 명백하게 다가오려 했던 친구가 있었고, 누가 보더라도 민망할 정도로 거부하던 몇 년 전의 내가 있었다. 운동장 바닥에 운동화로 그림을 그리고 있어도, 집에 가는 어두컴컴한 교문 하교길에서 신을 갈아신을 때에도, 연습장에 낙서를 끄적이고 있을 때에도, 칠판 앞에 불려나가 수학문제를 풀 때에도, 언제 어디서나 나를 바라보는 눈이 있었다.
 
친구가 되자, 라는 간단하고도 쿨한, 여고생답지 않은 그 아이의 말에 나도 모르게 좋아, 라고 대답했다면 이야기는 간단했겠지만 말이다. 음식냄새처럼 일상에 스며든 그녀가 친구라는 단어보다 소중해졌을 무렵, 우리 사이엔 높고도 단단한 벽이 세워져 있었다. 내가 쌓아올린 그 벽을 다시 부수기엔 그 아이는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았다.
 
친구가 되자, 내가 다시 말했을 때 그녀는 싫어, 라고 말했다. 전날밤 무선전화기로 나와 통화하며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라던 그녀가 아니었다. 넌 그냥 친구가 필요하지, 내가 필요한건 아니잖아, 그리고 그녀도 나도 대학에 왔다.
 
피크닉용 바스켓에 아직도 그 아이에게서 받은 이백통이 넘는 편지가 차곡차곡 담겨있다. 시간이 흐르고 다시 편지들을 읽어보니, 우린 분명히 같은 곳을 보며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니나가와와 하츠도 그랬다. 하츠도 그 아이처럼 가슴이 아프고, 어쩌면 내 등뼈가 부러질 정도로 패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어디선지 재주도 좋게 벽돌을 주워와, 도저히 부술 수 없어 보이는 벽을 자꾸만 세우는 내가 미웠는지도 모른다.
 
이 소설은 어둡지 않다. 히로스에 료코를 닮은 20세의 일본 여자아이가 쓴, 60% 정도 경쾌한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으며 그 때의 내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리고 안심했다. 니나가와는 예상보다 단단하지 않고, 하츠도 생각 외로 약하지 않다. 주제넘지만, 그들은 괜찮을 것이라고, 그렇게 결정해버리기로 했다.
 
외국어.실용담당 김세진
(sarah2002@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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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3-26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렇게 해두니 정말 보기도 편하고 좋은데요~ 호감가는 책들이 많네요. ^^

starla 2004-03-26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맘대로 좋은책이 저희 게으름 때문에 몇달 쉬었습니다. ㅠ.ㅠ 진즉 이런 형태로 하려고 했었거든요. ^^ 간혹 메일 보내서 물어오신 분들도 계신데, 죄송하단 말씀 드립니다~ 여러분 모두 즐거운 주말 되십시오!

_ 2004-03-26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보기 좋습니다. 꼭 보지는 않더라도 편집팀분들의 내맘대로 좋은 책이 참으로 흥미롭던데 부활(?)하다니 기쁘기 그지 없습니다. ^^

▶◀소굼 2004-03-27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젠; 달마다 이런 식으로 볼 수 있는거죠?:) 활성화 될 수 있길~

paviana 2004-03-28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달이 바뀌면 편집팀분들의 내맘대로 좋은책에 어떤 책이 올라왔는지 궁금했었습니다..그중에서 사서 읽은 책들도 있고 찜만 해둔 책도 있고..항상 재미있게 읽었는데, 요 몇달 없어서 참 섭섭했습니다..이제 계속 하실거죠?

biseol 2004-03-30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신난다 .저두 그냥 책 소개보다
편집팀 분들의 일상사가 배인 글들이 재밌어서
매달 초가 되면 홈페이지 오른쪽부터 확인했습니다.

만약 여력이 되신다면 '이주의 테마'도 같이 부활했으면 좋겠어요.

smila 2004-07-28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맘대로 좋은 책에서 좋은 책을 많이 소개받았었죠. 중간에 왜 사라졌나 몰라요. 다시 부활하니 기쁘네요. 근데 이전 글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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