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라기보다는 자국의 학생이 가지고 있을 법한 방의 일면이죠.
제가 사진을 찍고 있는 곳은 침대입니다.
기껏해야 제 소유의 책은 이 녀석들이 전부이지만,
제 손으로 직접 사 읽은 거라 뿌듯함이 천장에 닿습니다.

작년쯤 MDF 박스를 들여놔서 정리한 모양새가 이겁니다.
가운데 짙은 갈색의 거대한 책장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샀는데 10년이 지나도록 멀쩡합니다.
책장 구석의 회색 노트북이 보이시나요. 아빠가 쓰시던 건데 달랑 워드만 됩니다.
아빠는 멋진 최신형 노트북을 들고 다니시고 저는 저 구형 노트북으로 밤을 지샙니다.
가운데 책장부터 소개하자면,

이렇습니다. 저는 책을 작가별로 분류하는 터라 위칸은 작가별로 분류한 소설책이고
두번째 칸은 공간이 커서 기타 잡지와 일러스트북과 각종 자료가 꽂혀있습니다.
다른 분들의 서재를 죽 둘러보니 주로 상실의 시대는 공통적으로 꽂혀있더군요.

오래동안 모은 런치박스와 페이퍼입니다.

세번째 칸과 네번째 칸도 역시 소설들이고 만화책도 있네요. 주로 박희정의 만화책입니다.
만화책 앞에 세워져 있는 엽서는 책갈피로 쓰고 있습니다.

마지막 칸은 소량의 사진집과 버리지 않은 교과서와 예전부터 모은 테잎들입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폴라로이드는 소외당하고 있어요.
이 박스엔 주로 전공 서적을 분류해 놓았습니다.

자세히 보시자면,

매혹적인 영화의 세계가. 하하하.

두꺼운 책은 두꺼운 책끼리. 그러고 보니 다 알라딘에서 구입한 책이네요.

이건 아빠가 주신 슬라이드 영사기입니다. 박스 한칸을 다 차지해서 골치입니다.
이번엔 씨디입니다.

자주 듣는 씨디는 다른 곳에 두었습니다. 이 곳에 있는 씨디와 자주 교체합니다.
씨디의 분류법은 장르입니다. 워낙 편협하게 듣는 터라 아티스트 분류보다는 그게 쉽습니다.
마지막 칸은 규격 사이즈가 아닌 복잡한 패키지의 씨디들이 있지만 지저분한 관계로.
책상 밑입니다.

방이 워낙 좁아서 책장을 더 들여놓을 여유가 없어 바닥에 쌓아뒀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샀던 책인데 가끔 꺼내 읽으면 재밌어요.
저 구형 타자기도 둘 곳이 없어 제 발 밑에 머뭅니다.

제 5공화국 자료를 부탁해 아빠가 구해주신 책입니다. 언제나 멋지신 분이예요.
제가 가지고 있는 책보다 아빠가 가지고 있는 책이 더 많지만 온통 한문 투성이라 좀 벅차요.
마지막으로 몇달 전에 찍어둔 책상 사진.

원래 책상이란 것이 깔끔하면 맛이 없지요.
심은하 사진이 유독 눈에 띄네요.
늘 깔끔하게 치워두고 번쩍번쩍 빛이 나는 서재는 어쩐지 쓸쓸해 보여요.
한권 두권 주인의 손길이 묻었다기 보다 전시를 위한 서재 같아서요.
단 한권의 책이라도 내 인생의 콜라 같은 책이 있는 곳이 진짜 서재가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저도 안치우고 평상시 그대로 찍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