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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치 Niche - 왜 사람들은 더 이상 주류를 좋아하지 않는가
제임스 하킨 지음, 고동홍 옮김 / 더숲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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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평소에 잘 보고 있는 <김어준의 뉴욕타임즈>에서도 소개가 되었던 책이다. 그래서 그런지 책을 받자마자 빨리 읽고 싶었다. 이 책의 부제에서 말하는 질문처럼 "왜 사람들은 더 이상 주류를 좋아하지 않는가?"를 염두해 두며 읽었고, 읽으면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다.

 

 

  지난 20년 사이의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알고 사랑하는 대부분의 주류 브랜드들은 자체 브랜드를 앞세운 경쟁자들과 구분할 수 없게 되어버린 듯하다. 천편일률적으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GM의 자동차들과 주요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의 영화 대부분처럼 말이다.  <61p> 

 

  저자인 제임스 하킨(James Harkin)은 "니치"(Niche), 즉 "틈새"에 대한 의미 해석을, 여러가지 사례들을 통하여 매 장마다 풀어내고 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좀 지루한데, 나는 "블루오션(Blue Ocean) 전략"과 어떤 큰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물론 세세한 부분에서는 차이가 있겠지만, 전체적인 면에서는 별 다른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결국, "소품종 다양화"를 해야 된다는 것이 저자의 일관된 주장인 것 같다. 주류 산업들이 공통적인 분모에서 폭넓은 기준으로 대중적인 호응을 유도하려고 했다면, 이제는 매니아 중심의 특정 계층을 위한 맞춤식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문화적으로 잡식성이 되어가는 상황에서, 굳이 한 둥지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할 이유는 없고 메뉴에 나와 있는 모든 것을 시식해야 할 까닭은 더더욱 없다. 누군가 <아메리칸 아이돌>이나 <브리튼스 갓 탤런트>를 시청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애견인이나 고품질 드라마 마니아, 또는 오페라 애호가가 아니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다만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에 돈을 지불할 의향이 있을 가능성이 클 뿐이다. 공짜로는 다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그런 것들 말이다.  <207p>

 

  "니치"에 관한 여러 가지 사례들 중에 내 관심 분야는 영화 산업이었다. 예전과 달리 인기 스타나 엄청난 제작비가 흥행의 보증 수표가 되지 못한다는 주장은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들의 그러한 홍보 전략은 대중들을 향한 무차별 난사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현란하고 스펙터클한 영상들로 눈이 즐겁다면 영화 내용이 어찌 되었건 상관 없다는 전략과,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스타 배우가 출연한 이상, 그 책임을 제작진에게만 돌릴 수 없다는 전략은, 이미 어느 정도 성숙되어버린 관객들에게 더이상 효과를 볼 수 없는 전략들이다. 그만큼 인기 스타와 엄청난 제작비는, 제작진들에게 흥행 보증 수표와 보험이 될 수는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엄청난 리스크에 해당된다. 이와 다르게 특정한 관객들을 대상으로 제작된 영화들은, 그 관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영상들과 스토리로 작품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그래서 어느 정도 수익률을 예측할 수 있고 제작비에 대한 부담감은 줄어든다.

 

  대중들은 서서히 작품성을 요구하고 매니아적인 영화들을 즐겨 찾는다. 세계 4대 영화제는 주류의 상징이었지만, 이미 전 세계에는 다양한 장르를 주제로 한 영화제들이 많이 개최되고 있고, 그들만의 권위도 형성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는 주류의 산업이 비주류 산업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충분히 말할 수 있다. 다른 말로는 평준화 된다고도 볼 수 있다.

 

  팝스타부터 정치 선전가에 이르는 모든 사람이 주류를 우회하고 자신의 추종자들과 직접적으로 얘기하는 법을 배움에 따라, 더 이상 통계적으로 가상의 고객을 떠올라 거나 흔해 빠진 상품을 바치며 비굴하게 조아릴 어떠한 필요성도 없게 된 것이다.  <272p>

 

  요즘 들어 뭔가 유니크하고 특별한 대상, 상황, 이벤트들을 주류 산업들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느낌이 다분히 든다. 골목 상권을 장악하려는 것도 그런 의도처럼 보이는데, 한편으로는 기업의 특성상 대규모 물량 동원이 가능한 강점을 이용하여 비주류 산업들을 장악하려는 의도처럼 보이기도 한다. 즉, 주류 산업은 강력한 재정과 재원으로 비주류의 장점들과 주류의 장점들을 동시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저자가 주장하는 "니치"는 정말 "니치"가 되어버리고 있다. 다시 말하면, 주류 산업들이 각 분야에서 "니치"를 장악하여 이제 더이상 "니치"는 없을 정도로, 단단하게 자기 영역들을 활성하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열렬한 고객을 꼬리처럼 뒤에 달고 있으면, 당신은 입소문을 퍼뜨리는 데 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들의 개별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당신이 더욱 열심히 일할 수도 있다.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은 당신이 만드는 제품이 아니라 부속 액세서리, 관련 용품, 내부 정보 등이 되곤 한다. 이런 것들은 무리의 일원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필수품이다. 추가 항목에 대한 접근이라는 특전을 제공하는 클럽을 형성하고, 그런 클럽을 활용해서 먹잇감을 찾는 매들을 단골 고객으로, 즉 입문자에서 숭배자로 변모시켜라.  <325p>

 

  결국 지금과 미래 시대에서 "니치"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주류 산업이 도저히 접근할 수 없거나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영역이 광범위하고 변화 무쌍한 인터넷 영역이다. 특히 SNS는 기존 주류 산업이 예상치 못했던 영역이었고, SNS를 기반으로 비주류 산업들이 새로운 주류 산업들으로 탈바꿈되었다. 즉 비주류와 하위 문화들이 급속도로 결속하여 하나의 주류와 문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또한 Apple의 Podcast는 다양한 방송들을 개설하여 여러 장르의 하위 문화들을 급속도로 대중들에게 전파시키고 있고, 한편으로는 급속도로 주류 문화를 형성하기도 한다. 

 

  이처럼 "니치"는 톰과 제리의 추격전과 같이, 비주류의 영역 마저 장악하려는 주류의 추격전에서 생겨난다. 왜냐하면 대중들은 주류가 만들어 낸 문화들 속에서도 살아가지만, 자기 자신들이 활동하는 구체적인 영역들에서는 비주류들이 만들어 놓은 문화들 속에서도 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주류 영역들 가운데서도 영향력이 커진 비주류들을 주류의 반열로 올라설 수 있다. 즉 "니치"는 비주류를 주류로 탈바꿈시키고, 새로운 비주류들에게도 주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렇지만 주류의 영향력은 결코 줄지 않을 것이다. 예컨대 현재 기업의 경쟁력만 따지고 볼 때, 지금의 "삼성"은 미래에도 "삼성"으로 존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있을 "니치"의 성공 사례는 개천에서 용 나듯 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잠시 주류의 반열에 있을 수도 있겠지만, 주류의 위치를 유지하기에는 지속력과 경제력 면에서 기존 주류들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     

 

 

  이 책의 최대의 단점은 책의 내용이 아닌, 책의 겉표지이다. 300페이지가 넘는 책인데, 대부분의 내용은 비슷하다. 하지만 그 비슷한 내용들이 책의 겉표지에 적혀 있는 머리말이 다 요약해 버리고 있다. 다시 말하면 겉 표지의 글들만 잘 읽어도 대략 이 책이 말하고 싶어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영리한 독자들은 책을 읽지 않아도 된다. 책은 독자로 하여금 읽을 마음을 들게 하는, 또한 읽으면 읽을수록 그 가치가 배가 되어야 하는데, 나에게 있어서 이 책은 처음과 끝이 너무 반전처럼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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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정치경제학]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하버드 정치경제학 - 하버드 케네디스쿨 및 경제학과 수업 지상중계
천진 지음, 이재훈 옮김 / 에쎄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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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은 1월에 느꼈던 기분과는 다른 "새로운 시작"의 느낌이 있다. 학생들은 학교에 가고, 추웠던 기온과 바람이 따뜻함으로 서서히 바뀌는 시간이다. 올해 대학원 졸업을 한 나는 이제 학교를 가지 않는다. 물론 유학을 준비하고 있지만, 현재 합법적으로 강의실에서 교수님에게 듣는 수업은 더이상 없다. 결국 나는 내가 머무는 곳을 강의실로 만들어서 책을 통해 저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야 했다. 그리고 이 책은 꽤나 이상적인 설정으로 내게 읽혀졌다. 총 1-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각 경제학적 시각을 가지고, 세계 경제 상황과 미국의 사회, 정치, 경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최근에 나는 우리나라의 국민들이 국가 경제에 대해 이렇게 큰 관심을 가진 시대가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그만큼 현재 국가 경제에 대한 관심은 국민 여론의 지배적인 관심사이고, 세계 경제의 위축은 '경제학'이라는 학문을 대중화시키는 것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1-4장은 세계와 미국 사회의 경제에 대한 하버드 교수들의 견해를 살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2장의 정치적인 지형 속에서 경제학이 어떤 역할을 하는 지는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미국의 의료보험 정책이 현재 핫 이슈인데, 데이비드 커틀러(David Cutler)는 이것을 평가하고 왜 문제가 되는 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당론에 이끌려서 수립된 의료보험 체제의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심지어 언론에서는 이 문제가 오바마의 재선을 위협하는 문제라고 보고 있으니, 커틀러 역시 오바마 정부의 실무자로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1장과 3장은 미국 경제의 현 상황과 역사적 발전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미국과 친해지는 느낌이 드는데, 사회적 현실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1장에서는 그리스 재정 위기에 대한 코멘트가 부록으로 나오는데, 참고할 만 했다. 그리고 경제학에 대한 역사적 흐름들은 현재의 경제 위기가 결코 우연이 아니며 역사 운명론적인 결과물이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4장은 '문화'에 대한 경제학적 시각을 설명하고 있다. 사회 문화가 어떻게 경제 분야에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비교적 흥미롭게 설명했다. 이러한 쟁점은 오래 전부터 있어 왔던 것인데, 문화 산업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우리나라가 대표적인 모델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한류 열풍은 이미 동양을 넘어서 서양으로 이어지고 있고, 개인적으로는 신 오리엔탈리즘, 헬레니즘 문화의 탄생이라고 생각할 정도이다. 그래서 책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문화는 인류에게 어떻게 영향을 주고 왜 그러한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지를 살펴 보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주요한 연구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5장은 미국의 저명한 학자들 간의 대화이다. 현재의 미국 상황과 국제적인 상황들이 어떻게 관련을 맺고 있으며 무엇이 과연 좋은 대안인지 고민한다. 이 부분에는 반가운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마이클 샌델(Michael Sandel)이나 석지영 교수의 생각들을 엿볼 수 있다. 짧게 짧게 중요한 부분만 간추린 느낌이 드는데, 오히려 이 부분들이 책을 읽으면서 유익했던 부분이기도 했다. 재미있는 것은 석지영 교수가 마이클 샌델의 정의론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하는 부분이 읽는 나에게도 무척이나 공감이 가는 말이었다.

 

  책 마무리 부분에는 이 책에 대한 저자의 후기를 담고 있다. 하버드에서 수학한 저자는 경제학자로서의 생각들을 이해하기 쉬운 단어들을 써가며 말하고 있고, 세계 경제 분야에서 하버드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하버드에서 하는 강의들이 책으로 엮여서 내가 읽고 그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이리 저리 유학 준비로 마음이 들떠 있는 나에게, 게으름을 타파하고 자극을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석학들의 견해와 주장들이다. 그들의 견해와 주장에 완전히 공감할 수 없는 것이고, 그렇다고 완전히 비판할 수도 없다. 중요한 것은 더 나은 대안과 발전된 안건들이 계속 나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읽는 것만으로 멈춰서는 안 된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상황을 비교해가며 나름대로의 소신과 생각들을 형성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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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퍼즐]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전략 퍼즐 - 비즈니스 스쿨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
제이 B. 바니 & 트리시 고먼 클리포드 지음, 홍지수 옮김 / 부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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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도서가 늦게 도착하여 1월 도서를 2월에서야 리뷰하게 되었다. 이론서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보니 소설이었다. 저자들은 소설의 형식을 사용함으로써 더욱 효과적으로 경영 이론들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읽어보니 소설의 형식만 빌렸을 뿐, 경영 이론 서적에 가깝다고 본다.

 

  "바람 부는 방향을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되지만, 우리가 할 일은 기업이 그 바람을 이용해서 수익을 창출하고 다른 목표들을 달성하도록 해주는 걸세. 기업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반대로 바람이 불어도, 즉 산업구조분석이 특정 산업 진출에 완전히 부정적인 결론을 내려도 마찬가지일세."  <97p>

 

  MBA출신의 신참 저스틴 캠벨은 팀원들과 함께 HGS의 플라스티웨어가 시장 상황에 비추어 효과적인 활용 방안이 무엇인지 컨설팅을 하는 임무를 맡는다. 이 임무 과정 속에서 기업과 하청 기업 간의 관계와 기업 내부에서 생겨나는 갈등 요소들을 저스틴의 생각과 주변의 인물들의 조언들로 설명되고 있다. 기업의 운영진들이 최종 판단을 내리겠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기업은 단순히 이윤추구를 위해 움직인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기업은 이윤추구를 포함하여 스스로 하고 싶어하는 동기나 직감이 없다면 어떤 일도 추진하지 않는다.

 

  물론 저자들의 의도적인 장치겠지만, 저스틴의 순수한 행동과 말은 이 책이 소설이기보다는 이론서에 가깝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그냥 이론서로 정리되어 출간되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았다는 생각도 했다.

 

  인상적인 것은 '시너지 효과'에 대한 설명이다. 같은 회사 내에서 처부끼리 협력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별 소득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나로써는 처음으로 듣는 말이었다. 오히려 오외부 업체와 협력하는 것이 더 낫다는 사실은 회사 내부가 그만큼 기업 목적을 완전히 몰입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하는 것일까? 이런 점에서 이 책은 경영의 현실적 실용성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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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의 몰락]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아파트의 몰락 - 내 집 마련이 절실한 3040세대가 반드시 알아야 할 진실
남우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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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정책들을 보면서 나는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정말 최악이었다. 가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대출을 하고 집을 사라니! 부동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현재로서 아무것도 없다.

 

  이 책의 표지를 보는 순간 내용을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90-2000년대 중반까지 부동산 투기가 과열되어 부동산 버블이 심하게 생겼을 때, 2008년 세계 경제 위기는 그 버블을 한번에 날려버렸다. 서서히 날려 버렸으면 좋았겠지만, 한번에 날려버림으로써 부동산의 실체를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저자는 우리나라에 부동산 버블이 생긴 이유와 버블 이후의 전망을 실감나게 말하고 있다.

 

  보통 부동산 담보 대출을 받을 때 사람들은 그로 말미암아 통화량이 늘어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레버리지(대출)을 동원한 자신의 투자가 전체 경제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너도 나도 빚을 내어 투자하게 되면 결국 통화량 팽창을 가져오고, 이는 앞서 통화에 대해 언급한 것처럼 자본재나 소비재보다 자산(주식이나 아파트)의 가격을 더 크게 밀어올린다.  <80p>

 

  나는 우리나라 은행권의 대출이 심각한 수준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그 배경에는 정부의 정책이 한 몫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담보 대출을 하려면 말 그대로 담보할 수 있는 신용이 어느 정도 충족되어야 한다고 보는데, 현재까지는 그 기준이 낮다고 본다. 게다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빚을 내어 아파트를 구입하면 빚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하지만 많은 서민들이 이러한 계략에 넘어가 부동산 투기로 낭패를 보았다.

 

  가계의 부채를 줄일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가계부채의 주요 원인인 부동산을 부동산 시장의 위기가 오기 전에 최대한 빨리 처분하는 것이다.  <219p>

 

  가계 부채의 원인은 대부분 담보 대출에 따른 부채이다. 저자는 3040세대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팁들을 제공하는데, 현재 부동산으로 인하여 부채로 허덕이는 사람들에게 빨리 부동산을 처분할 방법들을 알려준다. 부동산의 가치는 계속 떨어질 것이고, 가지고 있는 것보다 놓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보기 때문에, 부동산은 더 이상 불패의 신화를 가질 수 없다고 본다.

 

   다양한 지표와 설명은 이 책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려준다. 책을 읽고 있으면 앞으로 예측될 부동산 상황을 실시간으로 듣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더이상 부동산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것과, 부동산의 불패 신화가 끝났다는 것이다. 집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아끼고 부채를 줄여가며 때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현재는 부동산 거품이 조금씩 걷어지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전세를 구하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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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배반 -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안 보이는 것이다
존 캐서디 지음, 이경남 옮김 / 민음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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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려우면서도 꼭 필요한 정보가 있는 책이다. 가끔 내가 추천한 책이 서평 기자단의 책으로 선정되면 기쁘지만, 만만치 않은 책이라는 것을 알기에 읽기가 버거울 때가 있다. 특히 이런 책은 두툼한 책 두께와 함께 나를 집중하게 만든다.

 

  서문을 읽어보니 저자의 생각은, 2008년 세계 경제 위기 이후 보았던 책들과는 다른 내용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은 경제학 이론들을 중심으로 2008년 세계 경제 위기를 진단하고 있다. 

 

  자유 시장 이데올로기는 세상을 바라보는 정교하고 총체적인 방식이다. 나는 사상사와 금융 위기의 설화와 해결책을 하나로 묶어 보려 했다. 최근의 사태는 그것이 전개된 지적, 역사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11p>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역사적인 맥락에서 세계 경제 흐름을 살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부터 그리스펀까지 역사적인 관점에서 시대별로 있었던 다양한 경제 사례들을 분석하면서 저자는 자신의 주장이 왜 옳은지 서서히 독자들을 이해시킨다.

 

  인상적인 것은 저자는 1, 2부로 나누어서 고전 경제학자들의 논리를 "유토피아 경제학"으로 보고 있으며, 현대 경제학자들의 논리를 "현실주의 경제학"으로 나누어 판단하고 있다. 그리고 둘의 문제점과 적용 사례들을 대비하며 시장 실패에 대한 원인과 결과를 말한다.

 

  연준은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함으로써 하나의 버블을 다른 버블로 대체하고 있었다.  <296p>

 

  3부에서는 2008년 경제 위기의 원인를 진단한다. 특히 앨런 그리스펀의 행적을 추적하면서 '연준'을 바탕으로한 미국의 경제정책을 살펴본다. 저자는 1.2부에서 설명했던 '정보의 비대칭성'과 '죄수의 딜레마'. '비합리적 군중심리', '금융 시장의 본원적 불완성'을 3부에 여러 부분 적용한다. 재미있는 것은 2008년 금융 위기가 대세처럼 말해왔던, 일부 경제학자들과 CEO들의 탐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것이다. 저자는 시장 시스템의 지속된 오류들이 쌓여져 발생한 위기라고 주장한다.    

 

  2008년 세계 경제 위기 이후 각 나라마다 금융을 중심으로 한 구제 경제 정책으로 파탄에 빠진 국가 경제를 회복하려 했다. 그 과정 중에 많은 세계 지식인들은 세계 경제 위기의 원인과 대책에 대해 고심했고, ‘인간의 탐욕이라는 원초적인 부분부터 실제적인 복잡한 금융 상품들의 부문별한 투자와 이해부족’, ‘중앙 정부의 경제 규제 약화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했다.

 

  이 책을 읽어보니 단순히 '인간의 탐욕'을 경제 위기의 근원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시장 경제 시스템 자체가 인간의 탐욕을 불러 일으키는 역할을 가능하게 했고, 합리적이라고 믿어왔던 이론들이 그렇게 믿은 사람들을 배신한 것이다.

 

  이 책은 꾸준함이 없는 독자에게는 매우 지루한 책이다. 그러나 꾸준하게 읽고 집중하다보면 경제학의 기본 개념들과 이론들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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