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칭 단수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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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은 역사의 중요한 사건이나 인물은 반복된다고 말했고, 마르크스는 역사가 한 번은 비극, 한 번은 희극으로 반복된다고 말했다. 나는 그런 거대담론의 정의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데, 중요한 사건이나 인물이 아니어도 인생에서는 많은 것이 반복되고, 삶은 비극과 희극으로 명확히 구분할 수 없는 순간의 지리멸렬한 반복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하루키 단편집 『일인칭 단수』의 표제작이자 마지막 단편이었던 「일인칭 단수」를 읽은 뒤에도 그랬다. 하루키는 연례 행사처럼 평소 입지 않는 슈트를 입고 산책을 즐겼고 낯선 바에 가서 책을 읽었다. 그는 거울 속의 자신을 보다가 문득 스스로가 낯설게 느껴졌다. 그의 에세이 「고양이를 버리다」에서도 말했듯이 다른 방향을 선택했다면 거울에 비친 자신은 이곳에 없을 것이었다. 그러는 중에 모르는 여자가 다가와 삼 년 전에 여자의 친구에게 그가 몹쓸 짓을 했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터무니없는 오해와 불쾌한 행동이었지만 그는 서둘러 자리를 빠져나왔다. 기분 좋고 평화로웠던 저녁은 한순간에 사라졌다. “부끄러운 줄 알아요”라는 여자의 마지막 말을 나도 들은 적 있다. 내가 누군지 확인도 없이 대뜸 긴 장문의 비난을 쏟아낸 이가 있었다. 사연에 대해 물으니 답은 돌아오지 않아서 혼자 억울하기만 했다. 이 외에도 시시때때로 불쾌한 일을 당하는데 살면서 이런 일을 당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왜 하필 이렇게 께름칙한 뒷맛의 단편을 마지막에 배치했을까 한참 생각했다. 이 단편집에는 달콤하고 환상적인 이야기가 많지만, 우리가 사는 삶은 달콤하지만 날카롭게 찌르는 맛의 보드카 김렛 같은 맛이 더 많다는 걸 시사하려던 걸까. 모종의 악의는 「크림」에서도 등장하는데, 열여덟 살의 하루키는 친하지 않던 소녀의 초대장을 받고 찾아갔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 그때 우연히 만난 노인이 선문답 같은 인생 지침을 선물했다. “시간을 쏟고 공을 들여 그 간단치 않은 일을 이루어내고 나면, 그것이 고스란히 인생의 크림이 되거든.” “중심이 여러 개 있으면서 둘레를 갖지 않는 원”처럼 설명도 안 되고 이치에도 맞지 않으면서 ‘마음만은 지독히 흐트러지는 사건’을 겪을 때 눈을 감고 지나가게 두는 것이 쉽지 않아서 우리는 다른 것으로 해결책을 찾는다. “어떤 것인지 대충 알겠다 싶을 때도 있었지만, 더 깊이 생각하다 보면 다시 알 수 없어졌다. 그러기를 되풀이한다. 아마 그것은 구체적인 도형으로서의 원이 아니라, 사람의 의식 속에만 존재하는 원일 것이다. (중략) 이를테면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무언가에 깊은 연민을 느끼거나, 이 세상의 이상적인 모습을 그리거나, 신앙(혹은 신앙 비슷한 것)을 발견하거나 할 때, 우리는 지극히 당연하게 그 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되는 게 아닐까.” 하루키의 ‘크림’은 글쓰기 작업으로 되었고 우리는 공감하며 읽게 되었다. 세계의 일들과 하루키라는 작가와 독자로서의 우리가 만들어내는 서클은 정말 ‘중심이 여러 개 있으면서 둘레를 갖지 않는 원’ 같다.

 

하루키 단편집이 대체로 그렇지만 이 단편집도 편안했다. 책상에 각 잡고 앉아 읽는 게 아니라 소파에 파묻혀서 앨범을 넘겨보듯이 그렇게 읽었다. 내가 잊고 있었던 추억과 감각들, 그리고 나를 간간이 생각할지 모르지만 대부분은 잊고 지낼 사람들도 떠올렸다. 자기만의 짝사랑 속에서 살며 자비출판으로 단카短歌 가집을 출간한 「돌베개에」의 그녀도 꼭 내가 아는 사람 같았다. 좋아하는 재즈 뮤지션에 대한 오마주라고 할 「찰리 파커 플레이즈 보사노바」를 읽을 때 나는 찰리 파커의 음악을 틀었다. 비틀스 열풍이던 시절엔 비틀스 음악이 벽지壁紙처럼 둘러싸이게 놔두고 앨범으로 듣게 되는 건 한참 나중 일이었던 일화나 기억 속에 강렬한 이미지로 남은 소녀, 첫 여자 친구와의 이별과 나중에 황망히 듣게 되는 죽음, 누군가의 기묘한 병 등등 「위드 더 비틀스 With the Beatles」에 나오는 이야기도 내게 오버랩 되는 게 많았다. 사람 삶의 패턴과 확률은 비슷해 이런 우연의 일치가 놀라울 것도 없지만 하루키의 단편은 이해가 바로 되어서 거리 두기가 어렵다. 비틀스 음악에 대해서라면 故 신해철의 표현을 가장 인상적으로 생각한다. 라디오를 틀면 언제나 만나게 되는 비틀스 음악을 구닥다리 선곡으로만 여길 게 아니라 누군가에겐 처음 듣는 명곡일 수 있다는 걸 생각하자고. 연예인 중 내가 유일하게 덕질 했던 신해철처럼 어느 때의 우리는 누군가의 팬이다. 하루키가 좋아하는 진구 구장에서 야구를 보다가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일화가 유명하듯이 「야쿠르트 스왈로스 시집」은 하루키가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팬으로 남기는 글이다. 자비출판으로 정말 이런 시집을 냈던 걸까. 가상의 <찰리 파커 플레이즈 보사노바> 음반이 있었다는 단편을 읽고 난 뒤라서 이걸 믿어야 하는지 의심스러웠다. 어쨌거나 약체 팀이었던 야쿠르트 스왈로스가 구단 창설 이십구 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을 달성하고 일본시리즈도 제패한 1978년은 하루키가 스물아홉 살에 처음으로 소설을 완성하고 소설가가 된 해이기도 했다. 이런 우연들이 겹치면 깊은 인연으로 발전한다. 야쿠르트 스왈로스는 여전히 건재하고 하루키의 소설 쓰기도 그의 인기도 건재하다. 「사육제」는 하루키 소설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기묘한 매력을 지닌 인물을 만나 그 가면과 민낯에 대해 고찰하게 되는 이야기다. 이 단편에서는 인물보다 음악 이야기에 더 교감했는데, “우리는 피아노곡을 좋아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물론 오페라도 듣고, 교향곡도 듣고, 실내악도 듣는다.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것은 피아노 독주곡이었다. 그리고 그중에서 특히 애호하는 작품이, 신기할 만큼 정확히 겹쳤다. 우리 둘 다 쇼팽의 음악에는 그다지 항구적인 열의를 품지 못했다. 적어도 아침에 눈뜨자마자 듣고 싶어지는 음악은 아니다. 모차르트의 피아노소나타는 아름답고 차밍하지만, 솔직히 말해 너무 많이 들어서 질렸다. 바흐의 평균율은 근사한 작품이지만 집중해서 듣기에는 너무 길다. 컨디션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베토벤의 피아노소나타는 가끔 너무 빤한 대목이 거슬린다. 해석도 일단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했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브람스의 피아노곡은 가끔 들으면 멋지지만, 매일 듣다가는 피곤해진다. 가끔은 따분하기도 하다. 드뷔시와 라벨의 피아노곡은 감상하는 시간과 상황을 잘못 고르면 영 와닿지 않는다. 우리가 이의를 제기할 바 없이 훌륭한, 이른바 궁극의 피아노곡으로 선택한 것은 슈베르트의 피아노소나타 몇 곡과 슈만의 피아노 작품이었다. 그중에서도 한 곡만 남긴다면 뭐가 좋을까?” 대목에서 내 마음도 맞장구 물개 손뼉을 쳤다. 슈만의 '사육제'를 들으며 이 단편을 읽으니 더욱 좋았다. 못생긴 여자와 훌륭한 취향의 간극처럼 그녀의 드러난 삶과 드러내지 않았던 삶의 위태한 균형은 슈만의 ‘종잡을 수 없는 몽상적인’ 색채와 잘 어울렸다. 하루키 소설에서 인간 외 생물이 등장하지 않으면 섭섭하다. 「시나가와 원숭이의 고백」은 일본 민간 설화의 현대판 구성이다. 온천마을에 들러 어렵게 숙박하게 된 온천 료칸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원숭이를 만나게 되는데, 그 원숭이는 연모하는 인간 여자들의 이름을 훔치고 다녔다고 고백한다. 흔히 잃어버린 것을 한참 못 찾다가 다시 발견하게 되는 건 정령들의 장난이라는 괴담도 있듯이,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까지 잊어버리는 건망증을 하루키는 이렇게 소설로 풀어놓았다. 「위드 더 비틀스 With the Beatles」에서도 사요코의 오빠가 단기기억 상실증이라는 설정이 있었는데, 이런 소재를 자주 쓰는 건 하루키가 나이가 들어가니 기억 퇴화에 관심이 많아져서 일까. 이 단편집이 60~70년 대 청춘에 대한 회고성 단편이 많은 것도 그렇고 하루키가 나이 들어감에 따라 정리하고픈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그런 이야기들을 읽으며 나도 덩달아 정리를 하게 되고.

 

그러려고 그런 건 아닌데, 이 소설을 읽는 중에 맥주도 많이 마셨고 스파게티도 해먹었다. 하루키 소설을 읽을 때 자동적으로 하게 되는 습관인지 우연인지 나도 이젠 모르겠다. 읽는 내내 달콤 씁쓸했고, 한참 지난 뒤 하루키 수제 크림이 토핑 된 도넛과 커피처럼 이 책을 또 읽으리란 건 안다. 이 반복은 언제나 독자로서의 기쁨이다. 하루키 소설을 접할 때 늘 드는 마음인데, 엄청난 작품이 아니어도 된다. 하루키 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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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2020-12-30 2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엄청난 작품이 아니어도 된다. 하루키면 된다. ^^ 동감입니당! 생각해보니까 저도 이 소설집 읽고 파스타랑 맥주 자주 먹었네여... 저도 신해철 라디오부터 라디오 듣기 시작해서 좋아합니다. (거의 끝물이었지만) 오늘 차를 오래 탈 일이 있어서 민물장어의 꿈 들었는데 되게 좋았어요. 사육제 물개 손뼉넘 귀여워... 아갈마님 리뷰에서 은근히 귀여움이 묻어나와... (죄송)

AgalmA 2020-12-30 21:54   좋아요 1 | URL
하루키 책을 펼치면 늘 정겨워요☺
신해철도 늘 그렇게 좋았죠. 나중엔 멀리서 잘 살겠지 하며 공연도 잘 안 가고 그랬는데 결국 그렇게 허망하게 보낼 줄이야... 있을 때 잘해야!
글의 귀여움 뿜뿜은 하나 님 글이 더 하시기 때문에 저는 순위권 밖에서 흐뭇해 하겠어요🤭🤭🤭
 

배송이 늦는 거야 조금 기다리면 되니까 상관없어요. 문제는 책 상태죠.

* 책 상태 판정에 대한 이의제기
제가 싫어하는 중고책 상태가 있는데요.
책날개를 읽는 표시로 이용하는 사람의 책이에요. 이렇게 책 읽는 분들, 제발 그러지 마세요ㅜㅜ 급할 때 한두 번이야 그럴 수 있지만 읽는 내내 그렇게 읽었으니 이렇게 됐겠죠. 뭐 그런 책도 중고로 팔 수 있는 거니까 그렇다치고, 서점측의 책 상태 판정이 문제죠. 이런 책은 책날개도 변형되고 가장자리도 흉하게 휘어요. 단지 낙서나 얼룩이 없다고 해서 [상]급이 아니라 이런 책도 [중]급이라고 해야 해요. 이렇게 한 번 변형되면 위에 책을 눌러 놓는다고 펴지지 않아요. 서점이 이걸 모릅니까.

* 책의 특성을 파악하지 못하는 처리
코팅이 안 된 책은 조심히 다뤄야 해요. 보풀도 잘 생기고 금방 때가 묻으니까요. 그래서 어떤 매장은 이런 책을 비닐 래핑하고 가격 스티커를 붙이죠.
신촌점에서 온 책은 가격 스티커 떼다가 표지도 같이 찢어져서 안그래도 상한 기분에 급폭발했어요. 최상 상태였던 책이 한순간에.... 이렇게 훼손된 거 반품도 안될 거잖아요.
래핑이 번거롭다면 스티커의 접착력을 책에 맞춰 제작했어야죠. 책을 보호하는 온갖 굿즈 만들면서 서점 현장에서는 이게 뭡니까.

우주점 이용 많이 했지만 이번 신촌점 중고도서엔 정말 화가 많이 났어요. 책을 다루는 서점이 이렇게 미숙하면 어찌합니까.
책을 신격으로 받들자는 게 아니라 쉽게 손상되는 물건이니 조심히 다루고 섬세하게 살피자는 거죠.

알라딘 중고 서점 많이 이용하지만, 읽고 싶은 맘이 싹 달아나는 구매였습니다.
신촌점에서는 다시 구매 안 합니다!









고객생애가치란 한 고객이 생애에 걸쳐, 즉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간 동안 기업에 가져다주는 가치의 총 합계를 뜻하며 보통 수익의 합계로 나타낸다. 고객생애가치를 높이기 위해 기업은 소비자가 서비스에 접속해 있는 동안 어떠한 일이 발생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는 2023년에는 제품 판매 기업 중 75%가 구독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스트리밍 라이프의 핵심 키워드는 결국 ‘개인의 취향을 얼마나 만족시켰는가’라는 소비자 맞춤형 경험이 될 것이다. 『스트리밍 이후의 플랫폼』의 저자 노창희 미디어미래연구소 실장은 구독형 서비스 사업자들에게 이용자의 피드백은 무시할 수 없는 핵심 자원이며, 미디어 생태계를 이용자가 주도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을 설정하는 전략도 기존 렌탈 시장의 잔존가치 계산법이나, 제품 가격에 배달 금액을 더한 배송산업처럼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소비자가 기꺼이 내고자 하는 금액, 소비자가 이 서비스의 가치라고 판단하는 금액이 되어야 한다. 저성장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취향의 수준이 높은 밀레니얼 세대는 낮은 가격만을 우선시하지 않는다. 구매 후 얻을 수 있는 혜택과 만족감이 크다면 가격은 첫 번째 고려 요소가 아니다. 소유하지 않으면(빌리면) 가격이 싸야 한다고 생각하는 기성세대와는 전혀 다른 관점이다.
스트리밍 라이프에서 소비자는 스쳐 지나가는 뜨내기손님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야 하는 동반자에 가깝다. 끊임없이 고객을 파악하고,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변신하고, 고객이 마음에 들 만한 신제품을 찾아 나서야 한다. 구매가 아닌 구독의 시대, 고객과의 접속은 더 쉽고 빨라졌지만 관계를 맺고 소통을 이어가기는 더 어려워졌다.

피보팅은 계획보다는 실험에 초점을 둔다는 점에서 앞서 설명한 연속적·불연속적 혁신과 다르다. 피보팅은 미리 철저하게 계획하고 실행하는 혁신 방식이 아니라 오히려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소비자 니즈에 대응하고자 ‘가설 설정-실행(테스트)-수정-실행’을 끊임없이 반복하며 전략 방향을 수시로 수정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디커플링』의 저자 탈레스 테이셰이라Thales S. Teixeira 교수에 따르면 기업이 실패하는 주된 이유는 혁신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많은 기업들은 혁신 기술을 보유한 경쟁사 때문에 자신들이 흔들린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상 이들이 뒤처지는 이유는 소비자의 바뀌는 행동 양식에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장 파괴의 주범은 ‘기술 혁신’이 아니라 ‘소비자의 선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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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2020-12-19 22: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흙 넘 속상한 상황 2연타... 책 상태 판정은 정말 신경써줬으면 좋겠어요. 일부러 돈 더 주고 상태 좋은 책 산 건데.. 전체적인 컨디션도 고려해줬으면. 그리고 진짜 코팅 안 된 책에 스티커 바로 붙이지 말자... 아껴주자!!

AgalmA 2020-12-19 22:07   좋아요 2 | URL
알라딘은 개인 판매자보다 대개 가격이 더 높잖아요. 관리 기타 등등 비용 생각해서 그러려니 하며 사는 건데, 이런 식이면...휴ㅠㅠ

scott 2020-12-19 22: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런, 이런,
저는 최상으로 믿고 구입했는데 첫장부터 형광펜으로 밑줄 쫘악쫘악,,,,
우주점 온라인으로 구입 가능한건 구매자 입장에서 편한데 매장도 그다지 책상태 고려 안하고 때려넣고 보내는것 같아요.
몇번 구입해보니,,,,,
중 부터는 구입을 가능한 안하고 너무 너무 초라한 상태에 책들을 보내줘서

중고 구입은 정말 정말 필요한 책 아니면 가능한 안하고 타서점에서 포인트 쿠폰 쓰면 알라딘에서 파는 중고 최상 보다 싸게 구입할수 있거든요.

알라딘은 새책도 중고상태가 되도록 포장을 허술하게 보내줘서 흠,
항의를 해도 고쳐지질 않아요

AgalmA 2020-12-19 22:27   좋아요 4 | URL
커버가 없는 걸 상이라고 보낸 것도 화가 났고, 구판을 개정판 표지로 팔았던 건 바로 반품해버렸죠.
개정판 나온 뒤 구판 중고 판매자가 없으면 구판 정보를 싹 지워버리던데 그러니 이런 이상한
경우가 생기죠.
인쇄가 중간에 없는 책도 상이라고 팔고😂
알라딘 중고책 구입에 관한 책이라도 쓸 분량의 얘기 많습니다😔;;

소장을 염두에 두니까 어지간하면 매장에서 직접 보고 사는데 배송비 아끼려고 여러 책을 함께 샀더니 이 사달이 나고야 말았어요.

scott 2020-12-19 22:41   좋아요 5 | URL
알라딘이 중고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들어서 승승장구 잘나갈때 미국 엘에이 지점부터 지방 소도시곳곳에 문열고 서울은 번화가 중심으로 알라딘 매장이 들어서면서 관리(품질-배송)가 전보다 더 허술해졌어요

제가 일본 원서를 자주 구입하는데 알라딘이 거래하는 곳이 여러곳이라서 희귀본을 잘도 구해줘요.
일본 거래처에서 품절일때 알라딘 외서팀이 주문한 책 출간한 출판사까지 오더를 넣어서 구해줄떄가 있는데 일본 원서 배송은 항상, 한결 같이 깔끔하게 비닐 소포장(책크기에 맞춰서) 와서 장마철이나 눈이 많이 내릴떄도 책상태가 온전하게 오는데 알라딘은 이런 절차에 전혀 관리 안하고 일본쪽에서 보내주는데로 보내줘요 ㅋㅋ


*중고로 알라딘 인터넷 서점중에 급속도로 매출 올리고 매장 확장하니 구입자 입장에서 불만 상황 대무짝 만하게 포스팅해야 합니다.
저는 예전에 매장 판매 할때 문제 있었던거 낱낱이 기록하고 포스팅하고 계속 항의 넣어서 고쳐진적 있었어요

AgalmA 2020-12-19 23:04   좋아요 1 | URL
그래서 저도 오늘 미워하등가 말등가! 하고 불만제기를! 아, 평화롭고 아늑한 연말을 바랐건만ㅜㅜ

2020-12-20 0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20-12-29 13: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본의아니게 뜨끔하게 만들어서 죄송합니다^^;
책을 사면 자기 책이다 생각하고 읽으니까 밑줄도 긋고 책 귀퉁이도 접고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죠. 다만 그런 책을 팔 땐 그만큼의 손해 감수도 해야겠죠. 이런저런 거 따지면서 중고책을 왜 사냐, 차라리 새 책을 사라! 할 수도 있지만, 서점의 상태 책정과 분류를 믿고 다소 저렴하게 책을 사려는 사람에게 이런 식으로 신뢰를 잃으면 장기적으로는 서점이 손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책을 자주 사는 사람들은 신간, 중고 두 방향 모두 많이 사는 사람들이니까요.
알라딘 영업의 문제점에 대해 성토하는 글을 종종 봐요. 요즘 같이 빠르게 전파되는 시대에 알라딘은 더 나은 변화를 해야 할 겁니다. 굿즈로 유혹하는 판매는 단타성일 뿐이니까요.

2020-12-29 1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29 1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 X-MAS 굿즈 주간

 

월초에 모비 딕 스톰 글라스가 갖고 싶어 책을 사려 했으나 금세 동나 뭐야! 뭐야! 안 사! 하고 삐져버렸다.

 

 

 

하나둘 갖고 싶던 굿즈가 사라지는 걸 바라보면서 다음 굿즈 타자 등장까지 길었던가 짧았던가. 언제나처럼 알라딘이 그럼 이건 어때요? 를 시전. 그래, 뭔지나 보자 하고 15일 웹 뚜껑을 열어 보았다. 아니, 이거슨😳🌟

그리하여....

엄청난 크기의 박스와 함께 줄줄이 박스는 민음북클럽 패밀리데이 때도 아닌데 실로 오랜만이었다.

얏호, 주섬주섬 꺼내기 시작.

 

 

 

 

현재 알라딘 구매 혜택에서 가장 탐나는 굿즈를 받을 수 있는 분야는 에세이다. 그렇다고 아무 에세이나 살 순 없죠. 올초 한 에세이 때문에 악플러라는 욕을 들으며 얼마나 고초를 겪었던지(_ _)... 지금도 트라우마. 그 책은 중고로 나온 책이 넘쳐나서 알라딘 중고서점도 매입 불가😑 열심히 사라고 할 땐 언제고...

 

 

 

에세이 두 권 사면 받을 수 있는 무릎 담요.

6가지 선택 품목이 있는데, 노견일기 4 이미지가 예뻐서 이걸로 골랐다. 피너츠 에어팟 케이스 & 키링도 받을 수 있다.

 

 

 

선물하고 내 건 언제 살까 했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 『소로의 일기 : 전성기 편』. 이 책을 사면 '안네의 일기' 북커버나 베이직 에코백 둘 중 하날 받을 수 있는데, 나는 에코백을 골랐다. 알라딘 에코백 초창기 모델로 알라딘 에코백 중 가장 크지 싶다. 아주 컸던 책모양 에코백보다 큰 것 같았는데, 역시 컸다.

 

김영하 작가가 강력 추천했다고 덥석 산 건 아니고

모드 쥘리앵 『완벽한 아이』는 소설보다 더 강력한 이야기 같아 구매. 요즘은 정말이지 픽션이 논픽션의 다양한 서사 경쟁에서 이길 수 있겠나 싶음. 이 책에 굿즈가 상당히 많은데, 본투리드 책 읽는 고양이 배지와 모비딕 휴대폰 거치대도 겟~

 

 

 

 

 

이번 구매에서 또 나의 강렬 관심 굿즈는!

빈센트 반 고흐 '해바라기' 무릎 담요!

무릎 담요가 너무너무 많아 미칠 것 같아도 머리에 얹고 있더라도 이건 사야 돼😭😭😭😭😭

 

 

 

소파 커버로 덮으니 더 멋짐!

이 무릎 담요 받으려고 고르고 고른 책이

최혜진 『북유럽 그림이 건네는 말』

미술책 많이 사고 읽었지만, 북유럽권은 유명 화가만 알고 있어 도움이 될까 싶어서 삼. 심란한 연말을 북유럽의 담담한 그림들로 다소나마 편안히 보내고 싶었다.

 

 

 

 

마종기 선생님 시집 만나는 거 아주 오랜만인데, 『천사의 탄식』은 크리스마스 머그가 너무너무 갖고 싶어서😂😂😂 책을 읽고 싶습니까? 굿즈를 사세요. 그럼 책이 옵니다🤭🤭

현재 이 머그는 품절... '더 많은 책쟁이들을 잡을 수 있었는데!' 하는 굿즈 악마의 탄식이 들려 오는 듯.

문학과 지성사 마스크 스트랩도 하나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신상 굿즈 몇 가지...

어린 왕자 스탠드 펜꽂이가 저렴하길래(3,500원) 하나 사봤다. 일반적인 책 높이인데 좀 작은가 싶다가도 자리 많이 안 차지해서 이것도 괜찮지 않을까 함. 다른 색상으로 더 사든가.

알라딘에 친환경 브랜드 '동구밭'이 입점해서 천연 비누 한 개 사봤다. 향부터 커피를 이길 기세!

 

 

 

 

 

 

 

 

이젠!

이 달 내 책 구매의 최고 스타, 어린 왕자 메리고라운드 캔들홀더 램프 나오세요~~~~~~ 이름도 화려하다, 화려해🤣🤣🤣😆

 

 

 

led 램프가 내장되어 있어 바로 켜 볼 수 있었다.

오오😍🥰🤩

밤새 돌리고 있음ㅋㅡ);; 자동 회전을 위해 풍력을 담당할 미니 캔들 사야겠음.

조립은 간단한데, 요령 없이 끼우다가 스크래치 만들까 봐 당부드리면, 프로펠러를 세워서 캐릭터 고리를 끼우면 쉽게 들어가요. 아래 사진처럼.

 

또 네 권이 오고 있는 중인데... 한 번 사기 시작하면 넘 피곤타😞😖😣😢

새 책과 굿즈를 보며 기뻐하는 것도 잠시. 읽는 게 문제... 이번 구매는 복잡한 내용들이 아니니 좀 나을까. 휘유우.

 

 

 

 

 

♡ 우리는 사랑할 때 빛나는 존재 - 루카 구아다니노 《We Are Who We Are》

 

 

 

올해의 ost.

음악이 흐를 때마다 녹아내릴 듯 좋았다.

《TENET》이 스펙터클해서 그렇지 영상미도 《We Are Who We Are》가 더 좋았다고 말하고 싶다. 8화나 되니 양적으로는 《We Are Who We Are》가 더 많았지.

사춘기의 정체성 혼란, 감정의 격동을 정말 잘 표현했다. 쉽게 싫어지고 좋아지고 상처받으며, 세상이 엿 같은 기분.

성장했다고 우리가 어른일까. 아니, 그저 어른인 척할 뿐.

록스타가 되고 싶었으나 군인이 되고,

대의와 애국주의를 내세우며 사람들을 전쟁에 내몰고,

명예와 책임의식이 있는 듯 굴지만 군 물자를 빼돌려 팔며 의붓자식을 홀대하는 이중적인 인간이 되고,

부부 서약을 했지만 바람을 피우는,

어른이란 족속은 일정 부분 다 속물이다. 그래서 또 우리는 인간이다. 자신과 타인의 욕망과 허점과 잘못을 마주하면서 매일 모든 것과 씨름해야 하는.

타인은 서로를 비추는 빛이자 거울이 되어주기도 하고 재앙이 되기도 한다.

프레이저와 케이티가 지금은 솔메이트로 서로를 지탱해 주지만 영원할 수 없을 거라고 예단하며 씁쓸해 할 필요는 없다. 누구든 내일 죽을 수 있으니까. 어떤 끝은 영원이 된다.

상대가 누군지 몰라서 사랑을 부정할 때가 있다. 정작 사랑은 잘 모르기 때문에 가능하다. 사랑하는 순간에 우리는 사랑을 모른다. 그런 걸 생각할 필요도 없으니까. 그저 마음이 향하고 흐르는 걸 느낄 뿐. 속속들이 안다고 생각하고 감정의 타성에 빠져들 때야말로 애정이 끝나는 지점이다. 계산하고 평가와 비교에 빠져들 때 우리는 사랑도 청춘도 잃는다.

프레이저가 남자를 사랑하든 말든, 케이티가 남자가 되고 싶어 하든 말든 둘에겐 문제 되지 않는다. '너는 이래야 돼!'가 없는 관계 속에서 서로가 곁에 있는 것에 안심하고 지지하며 돕는다. 이런 전적인 호의 속에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우리는 자신을 제대로 안 적이 없으므로. 유연하지 않은 사고방식과 젠더성은 고착되고 썩기 마련이며 그래서 세상이 이 꼴이다. 이 드라마의 설정 '미군 주둔 기지'는 사랑이 가장 희박한 공간이자 극도의 억압을 보여준다. 모든 기지의 마켓 물건이 똑같이 배치되어 있듯, 누구든 명령에 따라 이동해야 하듯, 이 시스템에서는 무엇도 자유롭지도 자연스럽지도 않다. 각자의 개성을 군복 속에 밀어 넣는 즉시 상하 관계가 되고, 나와 너(민간인과 군인)를 가르고, 우리와 타인(자국민과 외국인)을 구별하면서 명령과 통제와 억압으로 모든 사람들을 거미줄처럼 옭아맨다. 결국 아프가니스탄으로 파병된 가장 어린 장병부터 희생된다. 비난은 너무 쉽다.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지 않는 노력에 우리는 더 열심일 수는 없는가. 법과 무력이 아니라.

음악이 계속 흐르면 좋겠다.

둘이 blood orange 「Time will Tell」 립싱크하며 춤출 때 얼마나 귀여웠는지ㅎㅎ

🎶 시간이 흐르면 알게 될 거야 이걸 헤쳐나갈 수 있을지

🎶 어차피 기다리는 사람은 없어 너무 부담 갖지 마

🎶 계속 마음에 담아둔 일이라 할지라도

🎶 다 그런 거지

사랑할 때 우리는 진정 살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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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소녀 2020-12-18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무슨 책인지 궁금하네요. 얼마나 책이 별로면 중고가 넘쳐나다니요.

AgalmA 2020-12-18 22:15   좋아요 1 | URL
음..그 책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하고 싶지도 않아요^^;;

하나 2020-12-18 22: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상대가 누군지 몰라서 사랑을 부정할 때가 있다. 정작 사랑은 잘 모르기 때문에 가능하다. 사랑하는 순간에 우리는 사랑을 모른다.˝ 넘 좋네요. 아갈마님 굿즈 귀여워하시는 거 지켜보면 넘 귀여워요 (죄송) ㅋㅋㅋㅋㅋ 어린 왕자도 디테일 좋네요. 빙글빙글 돌아가는 거 보면 기분 좋을 거 같아요. 저는 12월이라 다이어리를 몇권 쟁였는데 흐뭇하네요. 덕분에 신간 잔뜩 사서 숨막히게 읽고 있어여... ㅋㅋㅋㅋㅋ 아, 그리구 책에 대한 의견 말할 때 넘 조심스러워지는 지점 있는데, 모두의 의견에 좀 관대한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네요.. ^^ 저 완벽한 아이 살까말까 망설이던 중인데 아갈마님도 추천하시니 저도 장바구니에 추가합니당~

AgalmA 2020-12-18 22:17   좋아요 3 | URL
숨막히게 사서 숨막히게 안 읽고 있는 저는 반성합니다ㅜㅜ...
작년 다이어리 엄청 많았는데 제대로 쓴 건 고작 하나라 이젠 다이어리 욕심 안 부리려고요-,,-);;;;;;
노트도 엄청 정리해버렸어요. 연말 이것저것 정리하느라 바쁜 중에 알라딘굿즈와의 대결이 정말 힘겹네요ㅋㅠ);;

scott 2020-12-18 23:11   좋아요 1 | URL
맞아요 알마님 다이어리 노트처럼 쳐박템 됐으어요 ㅋㅋ
에세이에 좋은 굿즈 준다는 정보 처음 알았네요. ^ㅎ^

AgalmA 2020-12-19 18:08   좋아요 1 | URL
하나 님이 <완벽한 아이> 궁금해 하시길래 급히 읽기 시작!
하나 님이 <어린이라는 세계>를 읽으신 거 봤는데요. 제가 그 책 살까 모드 쥘리앵 <완벽한 아이>를 살까 고민하다 쥘리앵 쪽을 택한 건 모드라는 아이의 절박함이 제 마음을 더 끌었기 때문이었어요.
하나 님이 <어린이라는 세계>를 읽게 된 게 ‘잘 기능하는 어른의 글 읽을 기분이 아니야‘였다고 말하셨듯이 지금의 저도 딱 그렇거든요.
김영하 작가가 <완벽한 아이> 책 서문에서 ˝그 어떤 출구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철저히 혼자가 되어 갇혀 있다고 느끼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고 했듯이 모드가 그 감옥을 이겨내며 탈출하는 과정을 같이 경험해보고 싶었어요.
<어린이라는 세계>를 읽은 하나 님은 <완벽한 아이>도 무척 공감하며 읽으시리라 싶어요. 초반엔 동물들과 어린 모드의 처지와 행동이 슬프면서 감동스러운데요. <플란다스의 개>의 더 슬픈 버전 같다는ㅠㅠ. 자라면서 도스토옙스키 같은 문학 읽을 땐 또 어떤 걸 보여주려나 넘 기대하며 읽고 있어요!
소설보다 더 재밌다고 말하면 이 불행을 겪은 저자에게 무척 실례겠지만 이 책 만나서 좋아요!

하나 2020-12-19 09:25   좋아요 2 | URL
앗 제가 궁금해해서 급히 읽기 시작하셨다니 감동적이네요 ㅠㅠ 저도 그 두 책을 놓고 고민하다가 어린이라는 세계를 집었는데, 아갈마님께서 더 강인한 선택을 하셨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치만 모.. 저는 제가 완벽한 아이도 읽을 것을 압니다... 아갈마님께서 이 책 만나서 좋다고 하시니... ㅠㅠ ㅋㅋㅋㅋㅋㅋ 푹 주무시고, 아갈마님께서 제 마음을 정확하게 짚어주시는 댓글 남겨주셔서 일어나자마자 좋았어요 ^^ 오늘 하루도 평안하세요!

scott 2020-12-19 15:43   좋아요 2 | URL
안돼요 ㅜ.ㅜ
플란다스개 보다 더슬픈 버전이라니

파트라슈 ㅠ.ㅠ

AgalmA 2020-12-19 21:51   좋아요 1 | URL
하나 님이 평안을 기원해주신 보람도 없이 어제는 알라딘 때문에 웃고 오늘은 알라딘 때문에 울어요ㅜㅜ...아아, 또 맘 상해서 책 안 사고 싶어졌지만... 그럴 리는 없을 거고...

scott 2020-12-18 23: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마님 스톰 글라스 받으셨어요??
진짜 얼음땡 처럼 변하는지 궁금한데 ㅋㅋㅋ
[‘너는 이래야 돼!‘가 없는 관계 속에서 서로가 곁에 있는 것에 안심하고 지지하며 돕는다. 이런 전적인 호의 속에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우리는 자신을 제대로 안 적이 없으므로. 유연하지 않은 사고방식과 젠더성은 고착되고 썩기 마련이며 그래서 세상이 이 꼴이다]
맞아요 그래서 세상이 이꼴이에요 ㅎㅎ

아무튼 올 한해 알라딘 굿즈를 이렇게 실물샷으로 올린 알라딘은
털안빠지는 패딩을 알마님에게 줘야 합니다.

(˘∀˘)

AgalmA 2020-12-18 23:13   좋아요 1 | URL
ㅍ.ㅍ)
눈사람 스톰글라스는 싫고 모비딕 스톰글라스 갖고 싶은데 결국 못 구해서 똑땅해요😭😭😭
나중에 굿즈샵에 올라오면 사야할 거 같은데 모비딕 실리콘 램프처럼 2만 원 대 넘어가게 내놓을까 봐 걱정이에요ㅜㅜ

패딩ㅋㅋ 기대도 안합니다.

페크(pek0501) 2020-12-19 18: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진 구경, 멋진 음악. 감상 잘하고 갑니다. 아기자기한 다양한 재미...^^

AgalmA 2020-12-29 13:09   좋아요 0 | URL
이래저래 연말 분위기 안 나는 세월이 꽤 된 거 같은데, 올해는 코로나로 밖에 나가는 것도 엄두가 안 나게 만드니 이거야 원^^;
이제 2020년도 며칠 안 남았네요. 마무리 잘 되시길 바랍니다. 페크님/

2020-12-20 0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29 1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cott 2020-12-24 0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마님, 내일은 크리스마스 이브
스톰글라스는 못받으셨지만 크리스마스 트리 한그루 심어드려요 ㅋㅋ


┼..:..:..:..:..:..:..:..:..:..:..:..:..:..:..:..:..:..┼
│*** Merry ☆ Christmas! ** ★
│       ..:+ +:..        ☆
│     ..:+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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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 +:....:+ +:....:+ +:....:+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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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I         ☆
│ *** Merry ..:+ +:.. Christma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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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고 행복한 메리메리 크리스마스 ^.~

AgalmA 2020-12-29 13:17   좋아요 1 | URL
scott님, 서재마다 이모티콘 메리 크리스마스를 돌리시느라 힘드셨겠다는 생각이 먼저...들고, 두번 째로 님 넘 다정하신 거 아녜요. 이거 온라인용 페르소나입니꽈? ㅎㅎ
아, 좋아요! 하트 뿅뿅으로 그냥 답 좀 하지.. 그러지 못하는 제 수세미 같은 맘은 고와질 기미가 안 보이네요ㅎ,,ㅎ;
 
고양이를 버리다 -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가오 옌 그림, 김난주 옮김 / 비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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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작품에서 내가 봐온 '아버지' 캐릭터들의 이미지는, 성실하지만 그 시스템밖에 모르는 NHK 수금원이나 병상에 누워 죽어가는 남성들이었다. 하루키의 아버지뿐 아니라 주위를 돌아봐도 전쟁 세대들은 원하는 대로 살기는커녕 생계가 아니라 생사를 고민해야 했고 그 고됨과 상처들을 삭이느라 과묵해지고 가족과도 잘 소통하지 못했던 거 같다. 하루키는 아버지와의 세대차로 연을 끊다시피 하며, 혈연의 관계 개선보다 창작과 자신의 가정에 더 노력했다. 그런 영향 때문인지 하루키 작품에서 부모의 자리는 매우 적다. 그러나 하루키도 아버지와의 관계에 대해 내내 고민했을 것이다. 『1Q84』에서 덴고가 요양원에 있던 아버지를 향해 독백하던 장면도 소설을 통한 일종의 살풀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친아들이 아닌데도 자신을 키워줬지만 그 양육이 결코 행복하지 않았던 덴고는 아버지를 마냥 미워할 수도 사랑할 수도 없었다. 그는 적어도 아버지를 이해하고 싶었다. 이 실마리가 풀려야 자신의 삶도 이해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고양이를 버리다』는 하루키와 아버지 두 사람만 공유하는 추억이 두 가지 나온다. 가장 애틋한 기억 하나와 잊을 수 없는 강력한 폭력에 대한 얘기 하나다.

아버지는 고양이 식구가 늘자 암고양이 한 마리를 버리기로 하고 하루키와 함께 그 고양이를 버리고 집에 돌아오는데, 암고양이는 이미 집에 돌아와 있었다. 낯선 길에서 자전거보다 빠르게 고양이가 돌아온 것도 놀라웠지만, 이 사건은 아버지가 어렸을 때 절에 동자승으로 보내졌다가 집으로 돌아온 기억을 환기시켰다. 버려지는 상처를 알면서도 그는 똑같은 행동을 했다. 고양이가 돌아오지 않았다면 아버지는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고양이가 돌아왔기 때문에 삶은 같은 듯 달라진다. 아니 전혀 다른 궤도이다. 아버지가 절에서 집으로 돌아왔기에 살게 된 삶처럼. 스님이 되었다면 겪지 않았을 전쟁의 소용돌이, 동사무소 직원의 실수로 강제 동원되어 타국까지 가야 했던 고된 여정과 각종 전쟁 트라우마, 전쟁에서 연인이 사망해 하루키의 아버지와 결혼하게 된 어머니, 하루키의 탄생 등 모든 것이 달라졌다.

하루키와 아버지는 많은 부분에서 달랐지만, 자신을 위무하고 표현하는 데 글을 쓰는 건 같았다. 아버지는 하이쿠로, 하루키는 소설로. 아버지가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쳤듯 전쟁에 대한 참회도 그와 유사했다. 아침마다 조그만 불상 앞에서 전쟁에서 죽은 이들을 추모하는 행위는 그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하루키가 작가로 쓴 소설이 결코 자기 충족만의 결과물이 아니듯. 전쟁에 대해서 일절 함구하던 아버지가 하루키에게 들려준 유일한 이야기였던 중국인 처형은 ‘역사’로 전달된다. 

 

 “아버지의 그 회상은, 군도로 인간을 내려치는 잔인한 광경은, 말할 필요도 없이 내 어린 마음에 강렬하게 각인되었다. 하나의 정경으로, 더 나아가 하나의 의사 체험으로. 달리 말하면, 아버지 마음을 오래 짓누르고 있던 것을—현대 용어로 하면 트라우마를— 아들인 내가 부분적으로 계승한 셈이 되리라. 사람의 마음은 그렇게 이어지는 것이고, 또 역사라는 것도 그렇다. 본질은 ‘계승’이라는 행위 또는 의식儀式 속에 있다. 그 내용이 아무리 불쾌하고 외면하고 싶은 것이라 해도, 사람은 그것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역사의 의미가 어디에 있겠는가?

아버지는 전쟁터에서의 체험에 관해 거의 얘기하지 않았다. 당신 자신이 직접 손을 댄 일이든 또는 그저 목격한 일이든, 아마 기억도 하고 싶지 않고 말도 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만큼은, 가령 서로의 마음에 상처로 남는다 해도, 피를 나눈 아들인 내게 말해서 전하고 어떤 형태로 남겨야만 한다고 느꼈던 것이 아닐까. 물론 이는 나의 추측에 지나지 않지만,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든다.”

 

 

 이야기는 『태엽 감는 새 연대기』에서 재구성되었다. 하루키는 아버지가 난징대학살에 직접 참여한 군인이 아니었을지 내내 의구심을 가졌다. 진실을 감당하기 두려웠던 걸까, 아버지의 과거에 관여하고 싶지 않았던 걸까. 하루키는 아버지가 2008년 사망하는 순간까지 아무것도 묻지 못했다. 말하고 싶은데도 어떤 것은 말이 되어 나오기까지 긴긴 시간이 걸린다. 나도 당신도.

마지막에 하루키는 마당에 있던 소나무 위로 올라간 어린 고양이의 실종에 대해 이야기한다. ‘결과가 원인을 꿀꺽 삼켜 무력화’하는 그런 일이었다. 하루키는 어린 고양이가 소나무 위로 올라가는 걸 무심히 봤고 고양이가 구조 요청의 울음을 울 때 아버지의 도움을 청하기도 했으나 고양이를 찾지 못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어린 고양이의 호기심 탓을 해야 할까. 어린 고양이를 막지 못한 어린 하루키 탓을 해야 할까. 어린 고양이를 더 열심히 찾지 못한 하루키 부자를 탓해야 할까. 삶은 원인과 결과로 모든 걸 설명할 수 없을뿐더러 무엇보다 우리가 아는 것은 거의 없다. 그렇다고 달라질 수 없었다고 자조하며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 하루키는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나는 한 평범한 인간의, 한 평범한 아들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 그것은 아주 당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차분하게 그 사실을 파헤쳐 가면 갈수록 실은 그것이 하나의 우연한 사실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 점차 명확해진다. 우리는 결국, 어쩌다 우연으로 생겨난 하나의 사실을 유일무이한 사실로 간주하며 살아있을 뿐이 아닐까.

바꿔 말하면 우리는 광활한 대지를 향해 내리는 방대한 빗방울의, 이름 없는 한 방울에 지나지 않는다. 고유하기는 하지만, 교환 가능한 한 방울이다. 그러나 그 한 방울의 빗물에는 한 방울의 빗물 나름의 생각이 있다. 빗물 한 방울의 역사가 있고, 그걸 계승해간다는 한 방울로서의 책무가 있다. 우리는 그걸 잊어서는 안 되리라. 가령 그 한 방울이 어딘가에 흔적도 없이 빨려 들어가, 개체로서의 윤곽을 잃고 집합적인 무언가로 환치되어 사라져간다 해도. 아니, 오히려 이렇게 말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집합적인 무언가로 환치되어가기 때문에 더욱이.” 

 

 

하루키 소설을 몇 번 접해본 사람이라면 그의 소설에 ‘실종’ 이 잦다는 걸 안다. 그게 단순히 재밌는 작품을 위한 작법의 기능이 아니라 작가의 풀 수 없는 갈증에서 나오는 것 같다고 자주 느꼈다. 소나무 한 그루로 인해 영문을 모르게 된 고양이, 전쟁 때문에 삶과 정신이 깊게 바뀌어 버린 평범했던 한 시민, 이 우주의 우연 속에서 그들은 다르지 않다. 교환 가능한 것이라 해도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라 해도 한 빗방울의 궤적은 유일무이하다. 우리가 그런 것을 살피지 않으면서 나라는 존재의 자리는 가능할까. 하루키가 아버지를 생각하며 풀어놓은 이 글은 아주 개인적이면서 근본적인 거대한 이야기, 버려지고 상처받았으며 무거운 체험을 충분히 얘기하지도 치유하지도 못한 채 살다가 죽어가는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나도 내 부모의 삶과 이야기를 이해하고 듣고 싶었던 입장이어서 하루키 부자 이야기를 매우 공감하며 읽었다. 나는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나는 어떻게 한 방울을 기억하고 기록할 수 있을까. 당신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위) 책에 수록된 가오 옌의 일러스트

(아래) 이 책의 내용이 처음 실린 <문예춘추> 2019. 6월 호에서의 하루키 부자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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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2020-12-18 22: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 책 읽으면서 ˝버려지는 경험˝에 대한 생각들이 하루키 소설의 중요한 특징이 됐구나 생각했었어요. 태엽감는 새와도 연관이 있다고 말씀해주시니까 그 책도 다시 읽어야 할 것 같아요. 요즘 하루키 풍년이라 좋았어요. 이 책은 약간 하루키의 다른 글과는 무게나 질감이 다른 것 같았고요. 저도 아갈마님처럼 내 이야기는, 내 부모님의 이야기는 어떻게 풀어놓을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던 책입니다.

AgalmA 2020-12-19 12:04   좋아요 3 | URL
이번에 나온 <일인칭 단수>도 사라지는 사람들, 관계들 잔뜩 출현이더군요ㅎㅎ;
살아갈수록 사실 그렇죠. 그렇게나 애틋한 관계, 감정이었는데도 어느 순간엔 소식도 모르게 되고.
그런 의미에서 부모 자식 간 관계는 천륜이라는 게 수긍돼요. 지지고 볶아도 반드시 돌아보게 되는...

하루키 글은 겉은 모던해도 솔직한 낭만이 있어서 읽을 때 편하고 정감이 가요. 그게 찐매력.

scott 2020-12-18 2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번에 하루키 새 단편집 자신이 그동안 즐겨 듣던 음악들에 붙이는 주석같은 ‘side note‘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루키 글은 읽고나면 뭔가 취미를 공유 하고 싶고 즐기고 싶어서 이것저것 찾아보게 만드는것 같아 매번 비슷하다고 해도 다음작품이 기다려 지네요.
저도 이에세이 읽으면서 ‘태엽 감는새~‘
떠올렸는데 요즘 이작품 다시 읽으면서 하루키에 모든 작품세계가 이책속에 들어 있는것 같더군요
아버지에 어린시절-청춘-장년 그리고 노년 시절을 아들이 이렇게 한권에 연대기 처럼 남겨서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향한 묘비명 같다고 느껴졌어요.

AgalmA 2020-12-18 23:31   좋아요 2 | URL
네, 저도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하루키 음악 단편 같은ㅎ?

그쵸. 나도 그런 거 있는데! 하면서 미주알 고주알 수다 떨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어요.

이 에세이 읽고 하루키 작품 연보를 다시 살펴 봤어요. <태엽감는 새 연대기>가 상당히 예전에 쓴 소설이었다는 게 좀 놀라웠어요. 1994년 발표인데...아버지 사망은 2008년이니. 그래서 하루키 작품 속 아버지들에 대해 곰곰이 생각 많이 했는데, <1Q84>(2009) 덴고 아버지와 <기사단장 죽이기>(2017)에서의 노인 화가 설정이 하루키가 아버지에게 못다한 말을 많이 담았던 게 아닌가 싶더군요.
 
그러나 아름다운 - 2014년 전면 개정판
제프 다이어 지음, 한유주 옮김 / 사흘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프리 재즈란 용어는 있지만 프리 클래식이란 용어는 없다. 흑인의 저항과 역사를 대변하는 재즈와 백인의 역사라 할 클래식을 굳이 대결 구도로 만들 필요는 없을 것이다. 지금의 재즈도 더 이상 게토의 삶을 대변하거나 반항적인 모습이 아니고, 그 역시 재즈의 전통에 사로잡혀 있긴 마찬가지다. 용어가 비평가들이 만드는 구분일 뿐이지만, 두 음악의 특징 면면을 생각해보면 그 정형성과 대비는 흥미롭다. 어떻게 표출하든 예술에서 대전제는 동일하다. “예술에 대한 최고의 독법은 예술”(조지 스타이너 『그리스도의 실재』)이고, 훌륭한 음악은 예술의 본질에 대한 물음과 답변을 내놓는다. 예술가가 아닌 사람이 그것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난관이지만, 우리가 전혀 감지할 수 없었다면 지금의 많은 예술 작품들은 전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앞선 시대의 누구의 영향을 받아 이런 연주를 하게 되었는지 모르는 채 후대 재즈에서 거슬러 올라가면 앞선 시대 연주자들의 특별함을 깨닫기 어려울 것이므로 제프 다이어는 재즈는 반드시 연대기적으로 감상해야 한다고 당부했지만, 재즈의 즉흥성처럼 그의 글 특징처럼 이 책은 전통적인 방식을 따르지 않았다. 재즈 하면 자동적으로 떠오르게 되는 거장 루이 암스트롱이나 존 콜트레인, 마일스 데이비스 같은 거장들을 거론하며 계보를 좇지 않는다. 제프 다이어는 1940년대에서 1950년대 재즈를 이끌었던 대표 뮤지션들에 집중했다. 모든 흑인 뮤지션들은 인종차별과 모욕을 피할 수 없어 쉽사리 경찰에게 두들겨 맞았다. 약과 술에 취해 병원에서 허물어지던 뮤지션이 부지기수였는데, “뉴욕 벨뷰 병원은 현대 재즈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버드랜드와 거의 동등한 위치”라고 할 정도였다. 레스터 영(1909~1959), 텔로니어스 멍크(1917~1982), 버드 파월(1924~1966), 찰스 밍거스(1922~1979), 벤 웹스터(1909~1973), 쳇 베이커(1929~1988), 아트 페퍼(1925~1982)의 이야기가 이어지며, 공연을 위해 이동하는 길 위에서의 시간이 많았던 듀크 엘링턴(1899~1974)과 해리 카나(1910~1974)의 여정이 막간처럼 툭툭 끼어든다. 이 구성 때문에 짐 자무시 《커피와 담배》 같은 영화를 보고 있는 기분도 든다.

음악계든 문학계든 천재 예술가들의 불운과 요절 소식은 역사적으로 자주 있었지만 재즈 뮤지션만큼 혹독하게 겪은 예술가도 없다. 색소폰 연주자 레스트 영은 군대 징집으로 엉망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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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 결과 그는 매독을 앓고 있었다. 그는 늘 술에 절어 있었고, 약에 취해 있었다. 암페타민 중독이었던 까닭에 그의 심장은 시계처럼 째깍거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신체검사를 통과했다. 그들은 레스터를 군대에 집어넣기 위해서라면 그런 것쯤은 무시하기로 한 것처럼 보였다.

자신만의 소리를 낼 수 있는가, 다른 사람과 다르게 연주하는 방식을 찾아낼 수 있는가, 이틀 밤 동안 결코 똑같은 연주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는가, 이것이 바로 재즈란 무엇인가에 결부된 질문들이었다. 그러나 군대는 모든 사람들이 서로 같기를, 동일하기를, 식별 불가능하기를, 닮아 보이기를, 같은 생각을 하기를, 내일도 모든 것들이 오늘과 똑같이 남아 있기를, 아무것도 변하지 않기를 원했다. 모든 것들은 정확한 각도를 형성해야 했고, 예리한 날을 세워야 했다. 그의 침대 시트는 사물함의 금속 모서리처럼 정확하고 반듯하게 접혀 있었다. 그들은 나무토막을 대패질하는 목수처럼 그의 머리를 박박 밀어버렸다. 마치 머리통을 정사각형으로 만들려는 듯. 군복조차도 신체를 사각형으로 개조하려는 목적을 위하여 재단되었다. 곡선도 부드러움도, 색도, 침묵도 없었다. 군대는 마치 한 사람이 2주 만에 완전히 다른 세계에 속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공간처럼 보였다.

(중략)

훈련하다 부상을 입어 찾게 된 병원에서 그는 신경심리학과 과장에게 몇 가지 질문을 받았다. 의사인 동시에 군인이기도 했던 그는 전장에서 못 볼 것들을 너무나 많이 본 나머지 정신이 나간 사내들을 주로 담당했다. 영의 문제가 전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그의 동정심도 한순간에 날아가버렸다. 영이 무의미하고 터무니없는 답변을 할 때마다 퉁명스럽게 반응하던 의사는 그가 동성애자라고 확신했지만, 진단서에는 보다 복잡하게 썼다. ”약물 중독(마리화나, 바비튜레이트), 만성 알코올중독, 떠돌이 생활로 인해 야기된 종합적인 정신병적 상태……. 전적으로 규율 부족 문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그는 위의 기록들을 요약하기라도 하듯, 한 단어를 부가했다. “재즈.”▦



영은 삶이 군대 전과 후로 나뉘어버렸고,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했다. 그들에게 감옥과 정신병원과 군대는 언제라도 서로 제 역할을 바꿀 수 있는 곳이었다. 다른 이들이 보기에 재즈 연주자들은 ‘재즈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게 태양은 구리 심벌즈로 보였을 것이다. 평소에도 불안정한 재즈 피아니스트 버드 파월이 감옥을 견디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텔로니어스 멍크는 약물 소지죄를 대신 뒤집어쓰고 감옥에 가기도 했다. 결국 마약 소지 죄로 감옥에 갔던 파월은 감옥에서 정신 발작을 일으켰는데, 재즈계에 복귀하고서도 그리 긴 음악 생활을 하지 못하고 생을 마쳤다. 제프 다이어는 신경 쇠약과 약물 중독에 빠졌었던 버드 파월의 당시를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펼쳐 놓았다.

큰 덩치에 쉽사리 분노에 휩싸였던 벤 웹스터와 찰스 밍거스의 이야기는 funk(Jazz, R&B, Soul 음악이 혼합된 리드미컬하고 춤추기 좋은 음악)처럼 진행됐다면, 백인 재즈 연주자 쳇 베이커와 아트 페퍼 이야기는 무드 발라드처럼 펼쳐진다. 쳇 베이커 음악에 대한 제프 다이어의 해석은 100% 동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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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뮤지션들은 옛 곡의 선율이나 악구를 직접 해석하고 변형하거나, 그 곡에 완전히 자신을 흡수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쳇의 경우, 곡이 온전히 이런 역할을 수행했다. 쳇이 한 일이라곤 그저 곡들에 담겨 있는 상처 입은 부드러움을 끄집어내는 것뿐이었다.

이런 이유로 그는 결코 블루스를 연주하지 않았다. 그가 블루스를 연주한다고 하더라도, 진짜 블루스라고는 할 수 없었다. 블루스에 함축된 유대감과 믿음에서 그는 멀리 있었기 때문이다. 블루스는 그가 결코 지킬 수 없는 약속이었다.

그는 트럼펫을 침대에 남겨두고 화장실로 향했다. 문이 달각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녀는 이 사소한 순간에조차 슬픔이 서린다는 것에 놀랐다. 그의 등 뒤로 문이 닫히는 순간들은 다가올 이별의 순간을 예고하는 것처럼 여겨졌다. 그가 연주하는 곡의 모든 음이, 마지막 순간의 전조처럼 들리는 것처럼.

그는 항상 떠나고 있는 사림처럼 보였다. 당신은 그와 약속을 잡을 수도 있겠지만, 그는 서너 시간쯤 늦게 오거나, 아예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고, 전화번호도 남기지 않거나 최소한의 설명도 없이, 며칠이고 및 주고 훌쩍 사라져버릴 수도 있었다. 이런 사내를 이토록 쉽게, 중독적으로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가. 그에게 버림받았다는 기분은 다른 이들에게 동지애마저 느끼게 했다. 그는 누구나 지니고 있는 외로움을, 반쯤 빈 전철에서 만난 낯선 이의 애절한 얼굴에서 흘긋 엿볼 수 있는 외로움을 가져다줬다. 사랑을 나누고, 그가 그녀에게서 빠져나간 뒤, 몇 분 지나지도 않아 그녀는 그를 잃고 있다는 기분을 느꼈다. 누군가와 사랑을 나눈 뒤 여인의 몸에는 자궁 속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와 같은 열정의 각인이 남는다. 그가 곁에 없어도 여인은 그로, 그의 사랑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쳇은 그에 대한 갈망뿐인 공허함을 남긴다. 다시 한번 그대를, 다시 한번 그대를, 하는 바람만을 남긴다. 그 순간 여인은 그는 결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줄 수 없고, 자신이 원하는 것은 오직 그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녀는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언젠가 쳇의 한 친구가 그녀에게 그의 연주에 대해 했던 말을 기억해 냈다. 그가 음을 다루는 방식은 여자가 울기 직전의 순간을, 그녀의 얼굴이 유리잔에 가득 담긴 물처럼 아슬아슬한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순간을, 그래서 그녀를 다치게 하면 안 된다는 일념으로 무슨 일이든 하게 되는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는 말을. 그녀의 얼굴은 너무나 고요하고, 너무나 완벽해서 이러한 아름다움이 지속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 순간만큼은, 영원할 그 무언가를 가진 듯 보인다. 그녀의 두 눈에는 남자와 여자가 서로에게 해온 모든 말들의 역사가 담겨 있다. 이제 그녀에게 "울지 마, 울지 마"라고 말하지만, 바로 이런 말들이,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그녀를 울게 한다…….▦



제프 다이어는 후기에 재즈 역사와 의미에 대한 훌륭한 비평을 덧붙였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해당 재즈 뮤지션들의 음악도 찾아 들으며 도움이 아주 많이 됐다. 이를테면 듀크 엘링턴이 어머니가 사망했을 때 열차 속에서 작곡한 「템포 속의 회고 Reminiscing in tempo」에 대한 제프 다이어의 곡 해석은 적확했다. “이 곡은 남부를 달려가는 기차의 모든 리듬과 움직임이 담겨 있었다. 기차의 재잘거림과 휘파람은 꾸준히 그의 음악을 파고들었다. 특히 루이지애나에서 소방관들이 휘파람 같은 엔진 소리에 맞추어 연주한 블루스는 여자들이 밤에 부르는 노랫소리처럼 그를 홀렸다. 철로는 그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동시에 미국 흑인들의 역사를 관통했다. 흑인들은 철로를 건설했고, 철로에서 일했고, 철로를 따라 여행했고, 그는 철로를 따라가며 작곡했다. 기찻길은 그가 상속받은 전통이었다.”





이 책은 재즈 음악 전문가에게도 입문자에게도 전혀 문외한에게도 충만한 경험을 줄 책이다. 품절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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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풍오장원 2020-11-30 16: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간내서 읽어야겠어요^^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AgalmA 2020-12-18 21:40   좋아요 0 | URL
도움이 되셨다면 다행이고요^^ 연말 재즈와 함께 훈훈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서니데이 2020-12-10 20: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Agalma님, 올해의 서재의 달인과 북플마니아 축하드립니다.
따뜻하고 좋은 연말 보내시고,
항상 행복과 행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AgalmA 2020-12-18 21:41   좋아요 2 | URL
그렇게 되었더군요. 감사드려요. 서니데이님도 축하드리고요. 이 시즌 되면 늘 이렇게 덕담 주거니 받거니 하는 거 같아요^^
날이 많이 춥더군요. 건강 또 건강하세요.

2020-12-10 2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18 2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18 2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