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써본 사람이라면, 시종일관 맞장구치게 되는 명문이다. 황유원 씨 번역도 참 깔끔.
이렇게 깐깐한 (글을 쓰는) 사람이 카버에게 자기 집필실 열쇠를 줬다니ㅎ!



1.
이 책에 제시된 원칙들을 완벽히 숙지한 작가라면 어조와 스타일의 기묘하리만치 아이러니한 사용법이 내러티브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마는지에 대해 전혀 신경쓸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게 어떤 기술이 됐든 그 몸통을 단단히 붙들라. 그러면 그 기술의 잔가지들을 장악하게 될 테니.
지금 대학에서 유행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비관습적 소설unconventional fiction들에 대해서는 이 책에서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 있음을 덧붙여야겠다. 메타픽션이란 본성상 관습적 소설conventional fiction에 대한 유사–소설적fiction-like 평론이며 소위 해체주의 소설deconstructive fiction은 관습적인 방법들을 따르는 까닭에(로버트 쿠버Robert Coover의 「노아의 형제Noah’s Brother」를 생각해보라), 나는 젊은 작가들이 근본에서 너무 멀어지는 것보다는 관습적 소설의 복잡다단한 특성들을 모두 제대로 이해하는 편이 더 중요하다고 여긴다.

2.
작가 지망생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말하자면, 정통한 수준에 이르기 위해서는 수많은 책들을 탐독해야 하며, 신중하게 글을 쓰되 꾸준히, 자신이 무엇을 쓰고 있는지를 사려 깊게 평가하고 또 평가하면서 써야 한다는 말이다. 콘서트 피아니스트와 마찬가지로, 작가에게는 연습이 곧 문제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따금씩 문학 애호가가 괜찮은 이야기를 써낼 수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진정한 작가란 피아니스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테크닉이 몸에 완전히 배어버린 자다. 보통 이를 위해서는 대학에서 소설과 시 강의를 들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몇몇 중요한 소설가들은 정반대되는 말을 했는데, 가령 헤밍웨이는 소설가가 기술을 익히는 방법은 멀리 떠나서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헤밍웨이가 셔우드 앤더슨Sherwood Anderson과 거트루드 스타인Gertrude Stein이라는 최고의 두 선생에게로 공짜 ‘교습’을 받으러 떠났다가 그들 곁에서 살아버렸다는 사실을 기억해두길.

3.
어떤 작가들은 거의 교육을 받지 않았으며, 잭 런던과 같은 작가들은 거의 스스로의 힘으로 작가가 됐다는 것도 사실이다. 배 위에서, 벌목 캠프나 금광 캠프, 농장이나 공장의 근무교대 시간에 책을 읽는 것으로 교육을 대신한 자들이 있다. 대학 교육이 예술가의 작품에 여러 면으로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사실이다. 화가들은 미학자들이나 미술사 교수들에 대해 딱히 좋은 말을 하지 않는다. 또한 아무리 진지하고 ‘학구적인’ 작가들이라 할지언정 ‘영문학 교수’를 애정 어린 존경의 눈초리로 쳐다보는 일은 드물다. 게다가 대학에서의 삶이 정말 좋은 소설을 위한 소재를 만들어낸 적은 거의 단 한 번도 없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곳에서의 삶은 사소한 일들과 평범한 일들, 연속극 같은 일들로 넘쳐난다. 하지만 한번 생각해보라.
무식쟁이들ignoramuses—교육을 계속 멀리해온 작가—이 위대한 예술을 탄생시킨 적은 없다. 읽을 만한 책을 단 한 권도 읽어보지 못했다는 것의 큰 문제는 그가 자신의 주장과 반대되는 주장을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 자신의 주장이 낡았다는 걸 깨닫지 못한다는 점(사실 모든 주장은 낡은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적으로 내몬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절대 깨닫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존 스타인벡이 『분노의 포도』에서 저지른 잘못을 보라. 이 책은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책들의 반열에 오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스타인벡은 오클라호마의 촌뜨기들과 그들이 일을 찾아 캘리포니아로 이주하면서 느꼈던 끝없는 서러움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없었던 반면, 그들을 고용하고 착취했던 캘리포니아의 농장주들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것이 없었다. 그는 농장주들이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그 이유를 알지 못했으며 딱히 관심도 없었다. 그리하여 스타인벡은 결과적으로 위대하고 빈틈없는 소설을 쓰는 대신 한 무리의 선이 지독하고도 믿기 어려운 악에 대항하는 실망스러운 멜로드라마를 쓰고 만 것이다. 객관성, 공정함, 그리고 정당한 평가에 대한 체계적인 추구는 대학 생활의 가장 큰 장점들로 내세워지는 것들이다.

4.
단지 공정한 논쟁을 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무식쟁이들이 나쁜 작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위대한 글은, 어떤 의미에서 위대한 글을 흉내낸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소설가는 소설을 쓰면서—그 소설이 얼마나 혁신적이든지 간에—하나의 명확하고도 거대한 효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데, 이 효과란 우리가 좋은 소설들에서 흔히 얻곤 하는 그런 효과와 다른 것이 아니다. 테크닉이 얼마나 기괴하든, 소설의 방식이 어떻든 간에 우린 소설을 다 읽었을 때 "바로 이런 게 소설이지!" 하고 말한다.
(중략)
인간이란 침팬지와 마찬가지로 본보기가 없으면 별로 할 줄 아는 게 없는 존재다. 누군가가 혼자서 셰익스피어를 읽고서 그를 사랑하게 될 수는 있겠지만—무식쟁이는 심지어 이런 일을 할 리도 없을 것이다—반 강제로 『오셀로』 『햄릿』 『리어 왕』을 한 줄 한 줄 지도받는 일을 대체할 수 있는 건 이 세상에 없다. 이것이 대학에서 셰익스피어 강의가 하는 일이다. 그리고 심지어 강사가 머리가 좀 안 좋고 감성이 떨어진다 할지라도 대학에서는 분명 도움이 될 비평서와 논문, 살아남은 책과 신간 들 중 가장 좋은 책을 발견할 수가 있다. 대학에서의 선별적인 과정이 없다면 우리는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결국 셰익스피어가 실은 무신론자였다는 둥, 혹은 공산주의자였다는 둥, 아니면 그건 그저 프랜시스 베이컨이 사용했던 필명에 불과한 것이었다는 둥 떠들어대는 괴상한 책들이나 읽게 될 뿐이다. 대학 밖에서 호메로스나 베르길리우스, 초서Chaucer나 단테와 같은 위대한 대가들—제대로 이해하기만 하면 우리 문명이 이룩한 것들 중 최고의 본보기가 되어줄 이들—을 이해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지닌 작가라도 문학에서 가능한 최고의 효과들에 익숙하지 않으면 사실상 그는 그보다 덜한 수준의 효과들을 찾게 되기 마련이다.

5.
견습 작가가 기본 원칙들을 마스터했다고 치자. 그는 어떻게 소설을 시작해야 할까? 그는 무엇에 관해 써야 하며, 자신이 잘 썼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는 걸까?
이에 대한 흔한 대답, 그리고 대개 유감스러운 대답은 "당신이 아는 것에 대해 쓰라"는 것이다. 자신의 고향, 성공회 교도 어머니, 몸이 불편한 여동생에 대해 쓰려고 애쓰는 것보다 더 상상력에 제한을 가하는 것, 정신의 검열 장치와 왜곡 체계를 재빨리 작동시키는 것은 없다. 어떤 작가들에게는 이 조언이 먹힐 것이다. 하지만 그럴 경우, 보통 그것은 특이한 우연의 소산에 불과하다. 그가 자신이 아는 것에 대해 잘 쓰는 건 단지 그가 그런 종류의 소설만을 주로 읽어왔기 때문이다. 『뉴요커New Yorker』나 『월간 애틀랜틱Atlantic Monthly』, 『하퍼즈Harper’s』에 나오는 리얼리즘 소설들 말이다. 다시 말해, 그는 인생에 대한 자신의 지식을 보여준다기보다는 특정 문학 장르에 대한 자신의 지식을 보여주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비록 이상적인 대답은 아니겠지만 이게 더 나은 대답이다. "당신이 알고 가장 좋아하는 종류의 이야기—유령 이야기, SF 작품, 당신의 유년기를 있는 그대로 다루는 이야기 같은 것들—를 쓰라."
비록 늘 한 번에 명확히 알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우리가 시간을 들여 예술 작품을 아주 자세히 들여다볼 때 알게 되는 것은 기본적으로 예술가가 사고하는 최소 단위—그가 작품의 디테일들을 선별하고 체계화하는 주된 의식적, 무의식적 바탕—가 바로 장르란 사실이다.

6.
참신함은 주로 장르 간의 기발한 크로스오버나 친숙한 소재들의 격상에서 생겨난다. 그러한 크로스오버의 한 예로 포크너의 「얼룩무늬 말들Spotted Horses」의 세 버전들 중 가장 훌륭한 버전("저 플렘That Flem"으로 시작하는 버전)을 떠올려보라. 이 작품에서 포크너는 설화체 문학yarn의 테크닉—주로 화법과 우스꽝스러운 과장, 그리고 잔인한 유머—과 상징적 리얼리즘 단편소설realistic-symbolic short story에서 사용되는 테크닉을 결합하였다. 이런저런 종류의 장르 간 크로스오버는 영문학 전통에서 대부분의 위대한 문학 작품들이 해왔던 것들이다. 초서는 계속해서 하나의 형식을 다른 형식과 겨루게 하는데, 이를테면 『캔터베리 이야기Canterbury Tales』의 「기사 이야기Knight’s Tale」에서 그는 서사시epic와 중세 기사 이야기romance 형식에다 보다 덜 알려진 형식들을 뒤섞고 있다. 가장 위대한 중세 두운체alliterative 시인 『가웨인 경과 녹색의 기사Sir Gawain and the Green Knight』는 (유혹의 장면에서) 초기 우화시fabliau와 중세 기사 이야기적 요소를 함께 사용한다. 셰익스피어의 가장 강력한 테크닉들은 모두 장르 간 크로스오버의 결과물들이다. 극의 정서적 범위를 확장하기 위한 산문과 운문의 결합, 영국 민속극folk play과 떠들썩한 중세 기적극mystery play (또는 길드의 연극) 등에서 차용한 전통과 최신 로망Roman 전통과의 결합, 그리고 ‘어두운 희극’을 위한 비극 전통과 희극 전통과의 결합 등이 모두 그러한 것들이다.

7.
어떤 소설 작품에서건 작가의 첫번째 임무는 독자로 하여금 자신이 이야기하는 사건이 (우주의 법칙들의 사소한 변화를 가정하여) 실제 일어났거나 일어났을 수도 있겠다고 믿게 만드는 것이다. 혹은 명백히 터무니없는 거짓말에 독자가 빠져들게 만드는 것이다. 리얼리즘 작가가 사건들을 설득력 있게 만드는 방법은 바로 핍진성verisimilitude을 통해서다. 작가는 유령, 변신하는 존재, 혹은 절대 잠을 자지 않는 캐릭터를 만들어낼 때 각기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한다. 그럴듯한 발언을 함으로써, 그리고 비판적 지성을 흐트러뜨리는 각종 장치들을 사용함으로써 그는 콜리지Samuel Taylor Coleridge가 "시적 신념을 야기하는, 순간적이고도 자발적인 불신의 유예the willing suspension of disbelief for the moment, which constitutes poetic faith"—문학사상 가장 꼴사나우면서도 가장 유명한 문장들 가운데 하나—라고 부른 효과를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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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사고 싶은 종이책을 거의 다 사서 살 게 없는 와중에 또! 신상 굿즈가 제 맘을 설레게 했습니다ㅜㅜ!

소띠 해라고 소 굿즈들 잔뜩 나오지만 전혀 관심이 안 생겼고(예쁜 소 굿즈 하나도 발견 못함. 스타벅스마저도), "~ 하소" 말놀이도 별로예요;

지난달에 어린 왕자 메리고라운드 캔들 홀더에 이어 이달엔 어린 왕자 도자기 머그 + 트레이 때문에 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블랙이냐 초록이냐 엄청 갈등하다 초록 머그 하나쯤은 있어야지! 되지도 않는 핑계를 대고 초록으로 구매ㅎㅎ 어쩐지 이 초록, 스타벅스 느낌인데 노린 거 아닐까 싶고🤔🤓 암튼 좋아요☺😍

다른 색상도 가지고 싶었는데, 너무 일찍 품절되어서 속이 쓰립니다! 좀 넉넉히 만들지!

 

 

 

 

 

 

굿즈가 탐나더라도 관심도 없는 엉뚱한 책을 살 수는 없죠.

J. D. 샐린저 『아홉 가지 이야기』를 이번에 샀으니 이제 남은 건 『목수들아, 대들보를 높이 올려라』🥸

 

 

 

 

 

 

 

 

 

 

 

 

테오도르 아도르노 책 중 가장 얇은 팸플릿 스타일의 『신극우주의의 양상』.

『부정변증법』은 금방 찾았는데 『계몽의 변증법』은 어딨는지 못 찾았어요;

새해엔 쌓기만 하지 말고 정리 좀 해야겠어요😭😭😭

 

 

 

 

 

 

 

김유림 『양방향』 시집 좋았으니 『세 개 이상의 모형』도 읽어보기로. 보통 민음에서 첫 시집 내면 다음은 문지에서 내는 거 같은데 무슨 업계 수순이 있나요ㅎ?

덕분에 문지에서 두 권 사고 예쁜 피크닉 백과 2021 어린 왕자 달력 겟~

매해 문지 달력은 꼭 장만하네요^^

문지에서 어린 왕자 탁상 달력 줘서 어린 왕자 홀릭의 끝이 보이지 않네요;;

 

 

 

 

 

 

집 붙박이 생활이 계속되니 이런저런 취미 거리에 관심이 가서 책값이 싸길래 『프랑스 자수 스티치』 책도 사봤어요. 예쁜 걸 만들면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바느질이라... 1일 1그림도 귀찮아서 게으름 피우면서 잘 할 수 있을지🤔💦

갖고 싶던 도리언 그레이 수면 양말도 획득~

 

 

 

e book 사은품 보틀은 아직 미배송이에요. 19일에 온다는 통보를 받았어요. 아직도 받을 굿즈가 남았다니🤭 씐나요!

11월 모비딕 스톰 글라스 때도 그렇고, 요즘 굿즈를 주문 제작하시나요?_?) 2주 이상 기다리는 사태가 자주 발생하네요.

그리고 구매 충족 조건을 임의로 자꾸 바꾸시는데, 좀 아니지 않나요? 2만 5천 원 이상 사면 주던 굿즈를 잘 팔린다 싶으면 며칠 지나 3만 원 이상 조건으로 바꾸고, 소설 구매에 주던 굿즈를 갑자기 메인 굿즈로 옮기고, 장삿속이 너무 보입니다. 요즘 책 장사가 굿즈 장사처럼 되어 버렸지만, 이렇게 큰 판매처에서 그러는 거 보기 좋지 않습니다. 무슨 장사든 신뢰가 바탕이잖아요.

 

 

추적단 불꽃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 : N번방 추적기와 우리의 이야기』 읽고 싶었는데, 혹시나 밀리의 서재에 올라오지 않을까 기다리다가 올라올 기미가 안 보여 이번에 사버렸어요. 사고 나니 알라딘 전자도서관에 있...😭

​예상대로 읽는 내내 괴롭습니다ㅜㅜ 그래도 읽어봐야 할 책이니까.

 

 

 

 

 

굿즈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옆집 서점 얘기도 해보죠. 예스24 굿즈 에코백도 좋아합니다.

이번엔 헤링본 백이 예뻐서 구매했어요. 굿즈쟁이라면 전방위죠ㅜㅜ; 책을 읽으라고 했지 굿즈를 사라고 했냐!

코듀로이 자수 에코백도 갖고 싶었지만 헤링본 백보다 더 작은 거 같아서 포기했어요. 끈이 얇아 맸을 때 좀 부실하게 느껴지는데 가방 자체는 예뻐요🙂 아이패드 에어4 세로 길이와 딱 맞는 예스24 가방은 매번 왜 이 크기인지 모르겠어요; 크기가 작아서 잘 안 쓰게 될 때가 많아요. 책쟁이들을 위해 좀 더 크게 만들어 달라! 알라딘 에코백도 점점 작아지는 거 같아 불만이에요.

 

 

 

 

 

 

 

 

 

 

 

 

 

레이먼드 카버의 1등 스승 존 가드너의 책을 읽어보고 싶어 『소설의 기술』도 사고,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책 중 안 가지고 있는 책도 샀어요. 결국 유르스나르 국내 번역은 다 샀어요.

『동양 이야기』(2017. 6. 지만지 소설선집)

『알렉시/은총의 일격』(2017. 3.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51)

『히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2008. 1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95~196)

2008년 출간이면, 민음사가 유르스나르를 꽤 일찍 알아보고 세계 문학전집에 넣은 것 같아요🤔

유르스나르 좋아해서 같은 작가를 좋아한 아쓰코의 에세이도 읽어보고 싶어서 얼른 샀죠.

스가 아쓰코 『유르스나르의 구두』(2020. 12. 한뼘책방)

 

 

 

 

 

 

 

 

 

질러도 질러도 끝이 안 나는 책 지름😂 굿즈 지름? ㅎㅎ

에코백 많이 정리했는데 또 느네요;;

 

 

 

 

 

 

굿즈를 샀으면 즐겨야죠?

어린 왕자 도자기 머그 + 트레이가 생겨서 더 열심히 커피를 마시고 있어요ㅜㅋㅜ)

녹색 머그로 커피를 마시며, 올해는 녹색 도서 많이 읽어야지 다짐도 하면서.

 

 

 

 

 

 

 

 

 

 

 

 

 

 

 

 

 

 

 

 

 

 

 

 

 

 

 

 

 

 

12월에 알라딘 굿즈로 생긴 반 고흐 <해바라기> 무릎담요 덮고 있다가 오늘은 패브릭 커튼처럼 걸어봤어요. 정말 잘 샀단 말이죠😚🥰

노랑이라고 노란 책으로만 데코하니 좀 웃겨서

(지금 잠옷도 노랑🤭💛)

읽고 싶은 책이 포진해 있는 회색 존으로 다시 엎었어요.

팬톤 유행색 상관없이 저는 책 따라 결정.

저는 식물 집사이기도 해서 요즘 집안에 들여놓은 화분 때문에 책상 여기저기를 점령당해 정리가 안 되고 있어요😔

며칠 전 받은 알라딘 21주년 단권 포장팩 삐삐롱스타킹 넘 이뻐요😍

알라딘아, 평소에도 팔아 달라공!

 

 

 

 

 

 

 

 

 

 

 

 

 

 

 

 

 

 

 

 

 

 

 

 

 

 

 

 

 

 

 

 

 

 

 

이상, 별거 아니지만 재미는 있을? AgalmA 굿즈 통신이었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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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0 2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21-01-10 22:35   좋아요 1 | URL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비슷한 거 아니겠어요ㅎ;; 이왕 샀으니 마음껏 활용해 보마! 뭐 그런^^;
책 때문에 집콕 생활자가 됐는데, 코로나로 더 갇혀 있으니 뭘 하며 놀까 할 때마다 책상 놀이죠ㅎㅎ 운동도 되고 기분 전환도 되어 유익하니 님께도 권합니다ㅋ

scott 2021-01-10 22: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갈마님 포스팅 굿즈 통신 기다렸던 1人
1.어린 왕자 도자기 머그 + 트레이
녹색빛깔이 고급져보여요.
따스한 커피 온기도 보온이 잘될것 같은
2.옆동네 응24 헤링본 백 생각보다 작지만 너무 커도 불편했을것 같네요
아쉬움은 아갈마님 말씀처럼 끈 폭이 좁지만
니트 가디건과 모자와 색 조합이 좋아서 선택 굿!
(왠지 코듀로이는 헤링본 보다 작을것 같음)
3.고흐 <해바라기> 무릎담요
생각보다 엄청 크네요. 노랑이 ㅋㅋ

4.아갈마님이 셀렉트 한 굿즈만 보다가
구입하신 책들이 카버 부터 유르스나르 까지 !!
5.알라딘 21주년 단권 포장팩 삐삐롱스타킹이 엄청 이쁜가봐요
17일 이후 해외구입한 서적이 배송될예정인데 2021년 첫배송된 포장팩 기대하게 되네요.

*굿즈랑 식물들이랑도 잘어울려요
노랑노랑이라서 더욱 그런것 같음(2021년 팬톤 컬러가 illuminating 옐로우(생생한 노랑)와 ultimate gray(평온한 회색)인데 아갈마님에 굿즈 선택과 일치!

AgalmA 2021-01-11 06:36   좋아요 1 | URL
scott님은 굿즈 획득 작전 잘 되셨나요^.^)?
1. 녹색은 처음엔 국방색 같아서 좀 그랬는데요. 트레이에 있는 어린 왕자 그림도 좀 웃기게 프린트된 거 같아 뜯어볼수록 불만이다가 어린 왕자 머그가 전량 품절되니 이거라도 어디냐! 막 애정이 솟고ㅋㅋ 잔이 작아서 커피는 금방 식어요ㅜㅜ 그래서 텀블러로 조금씩 따라서 마시는 번잡함이 좀 있어요ㅎ

2. 코듀로이는 딱 봐도 작아 보이더라고요. 사이즈 표시 보니 헤링본이 더 크길래 이쪽으로. 다이어리, 파우치, 패드나 노트북까지 들고다녀서 작은 에코백은 보조가방이 되기 십상이에요^^; 그렇다고 가방을 매일 2개씩 들고 다닐 수도 없고;

3. 고흐 무릎담요는 제가 받은 무릎 담요 중 가장 큰데 그래서 정말 좋아요. 어중간한 무릎담요는 그야말로 무릎만 덮어서 발이 시릴 때 많거든요. 집에서 쓸 때는 발까지 덮어줘야 하는데!

4. 책 구입이야 알라디너들 다 자기 취향 있으니 제가 뭘 사라 할 주제는 아니죠^^...

5. 21주년 단권 포장팩으로 삐삐 말고 A5 크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보라색도 있는데 그것도 예뻐요. 알라딘은 빨간머리 앤 녹색 포장팩만 파는데 선택 사항 좀 만들어 달라 해도 재고가 많아서 그런가 당최 바꿔주질 않네요ㅎㅎ;

* 잔잔한 회색에 쨍한 컬러 포인트가 다 잘 어울리잖아요. 요즘은 워낙 우울한 시즌이니 노랑 포인트가 따뜻하고 활기도 줘서 좋은 거 같아요. 팬톤이 생각 잘 했네요ㅎㅎ

 
담배와 영화 말들의 흐름 2
금정연 지음 / 시간의흐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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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자기 글에 등장시키지 않으면 못 견디는 겁니까. 내가 누구 글을 읽고 있는지 헷갈리게 만드는 금정연과 정지돈. 2권과 3권으로 책도 붙어 있어서 도플갱어 같다고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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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와 영화 말들의 흐름 2
금정연 지음 / 시간의흐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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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IR!

 

 

자기 암시를 성공 비결로 과대 포장하는 자기 계발서들은 요리조리 끼워 맞추면 뭐라도 하나 맞출 수 있는 오늘의 운세 같다. 그렇다면 서평을 쓰면서 서평을 안 쓴다고 말하는 서평가이고, 실패라고 하면서 계속 글을 발표하고, 문학과 영화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그의 글 또한 그게 아니라고 말할 수 없는 금정연의 포즈는 뭘까. 그는 ‘현실로 현실을 수선하기’(로베르 브레송 『시네마토그래프에 대한 단상』)가 픽션이고, “픽션은 언제나 하나의 현실이고 그것은 현실을 수선”한다고 말한다. 즉 그의 포즈는 픽션이면서 현실이다.

 

 

“픽션은 ‘사실이 아닌 것untruth’과 동일하지 않습니다. 사실이 아닌 이야기지만 픽션이 아닌 것들이 무수히 많고, 사실에 근거한 명제로만 이루어진 글쓰기도 여전히 픽션이라고 불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픽션은 언어의 인식론적인 위상보다는 독자가 그 언어와 어떻게 관계를 맺는가와 더 상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픽션은 근본적으로 ‘믿어주기make believe’의 문제이며, 우리는 동화 이야기를 ‘믿어주기’ 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실에 근거한 텍스트를 ‘믿어주기’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허구적인 텍스트를 사실적인 목적으로 인용할 수 있는 것처럼, 사실에 근거한 텍스트를 허구적인 목적에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ㅡ 「89」, 원문은 테리 이글턴 「‘2020 석학과 함께하는 인문강좌 3기 해외석학강좌 제2강 문학의 내면’ 강연자료집」, 25~26쪽

 

 

저자는 사실에 근거한 텍스트를 허구적으로 사용하고, 독자인 우리는 허구적인 텍스트를 사실처럼 믿어준다. 금정연 텍스트는 장점이 많지만, 그의 문체가 주는 재미의 주요 기반은 바로 그것이다. 픽션의 무대가 넓어질수록 글 쓰는 이는 보다 자유로울 수 있고, 상상의 폭이 넓어지면 독자도 즐겁다. 사실 중심의 보고서 같은 글은 한정된 정보는 차치하더라도 (더럽게) 재미가 없다. “웰즈는 말한다. …… 리얼리티라고요? 그건 집에서 당신을 기다리는 물컵에 담긴 칫솔 같은 거죠. 버스표나 월급 그리고 무덤 같은 거요.”(「90」) 모든 일이 그렇듯 픽션이 늘 성공적인 건 아니라서 금정연이 시나리오 작업을 한 <나랏말싸미>(2018)의 흥행 참패는 그에게 큰 트라우마를 남겼다. 그는 이 에세이에서 반복해 오열했다. 영화의 상영 및 해외보급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픽션 같은 파장이었다.

 

 

비평가 데이비 히키는 ‘비평은 글을 가지고 하는 에어기타’라고 했다. 작가가 되지 못한 자들의 직업=비평가라는 평은 조롱 외엔 아무것도 아니다. 비평가가 비평 대상에 대한 기억 속에서 공허하고 공감의 제스처가 난무하며 조용한 발광을 하는 에어기타 연주자이기만 할까. 작가나 영화감독처럼 비평가도 무엇을 보고 어디에 배치할지에 대한 고민은 동일하다. 그들은 왜 이것과 저것을 연결하고, 그 속에서 자기만의 α를 말하는가. 튀어 보이려고?(물론 그런 사람도 없지 않다) ‘모든 비평은 일종의 자서전’(데이비드 실즈)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기 때문이다. “낡은 시네필리아는 보수적이고 향수적인 구석이 있고, 시네필적 경험(특히 어린 시절이나 청년 시절의 경험)은 소중히 간직되면서 신성시되고, 한 사람의 생애를 걸쳐 고정된다”(기리쉬 샴부, 「새로운 시네필리아를 위하여」, 영화 평론가 한창욱의 네이버 블로그 인용을 금정연이 인용)라고 하듯이, 우리의 글은 살아오면서 겪은 직간접 경험과 상상과 사유의 배수로를 통과해서 나온다. 비평가는 확대경이 될 수도, 현미경이 될 수도 있고, 그저 관심종자가 될 수도 있다. 비평이 단순히 ‘배설’이나 ‘자기충족’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영화평론가 유운성이 픽션을 정의하듯 ‘크로노스(물리적 시간)를 카이로스(의미화된 시간)로 전환시키는 기술’이 필요하다. 현실의 시간을 견디기 위해 픽션(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지나간 날들을 기억하는 남자가 과거를 돌아보는 픽션)을 만들어내는 <화양연화>와 이미 만들어진 픽션이 현실의 경계를 넘어 현실과 겹치는 이야기(잊고 있던 기억을 누군가 도용해(적어도 본인은 그렇다고 주장하는)를 만들어낸 픽션을 보게 된 남자의 이야기)인 <극장전>을 연결하며 금정연은 ‘담배’가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이런 걸 꼬집을 때 비평가는 얼마나 신나는가. 시간을 공간으로 표현하는 것이 영화의 본질인데, <화양연화>에서 클로즈업된 시계와 담배를 피우는 양조위의 모습이 반복해서 제시되는 것은 영화의 수많은 신들과 조각난 시간들을 한 편의 영화로 매끄럽게 이어주는 비밀이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현실과 현실(혹은 픽션과 픽션)을 연결하는 비평은 꾸러기 같은 재미를 준다.

 

 

우리는 내일 당연히 살아있을 것처럼 예상하고 살아간다. 잠에 빠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이게 픽션이 아니면 뭔가. 진실과 허구를 명확히 가를 수 없는 픽션처럼 담배도 많은 해석을 양산한다. 애초에 흡연은 태우는 행위인가 피우는 행위인가(두 표현은 엄밀히 다르다). 2018년 4월, 아내의 임신 소식에 금정연은 담배를 끊었지만, 이 책을 쓰는 동안 담배 한 갑(하필 담배 이름이 HOPE!)을 펴서 금(정이 사라진)연의 세계에서 즉시 제명된다. 다시 담배를 피기 시작했으니 흡연자가 되고, 다시 담배를 안 피우면 비흡연자가 되는 게 아니다. 흡연과 금연 사이에는 보완해야 할 많은 결손, 언제든 변할 수 있든 가변성이 상주한다. 중독과 상술로만 말할 수 없듯이 흡연과 금연의 잣대로 담배가 존재하는 세상을 평가할 수도 없다. 다른 어디에서보다 담배는 영화에서 빛을 발하는 카메오 출연자였다. 담배는 즉시 시선을 잡아끈다. 금정연은 <시네마천국>에 나오는 키스신 모음처럼 흡연 장면만 모았다.

 

 

“또 다른 기억들: 담배를 피우는 험프리 보가트의 얼굴에 담배 연기를 뿜으며 등장해 담배 연기를 뱉으며 죽는 장 폴 벨몽도(<네 멋대로 해라>). 턱을 괸 채 훗날 헵번 파이프라고 불리게 될 기다란 담배 홀더를 들고 카메라를 바라보는 오드리 헵번(<티파니에서 아침을>), 정장을 빼입고 침대에 누워 긴 담배 연기를 내뿜는 알랭 들롱 (<고독>), 복제인간 여부를 가리는 테스트를 받으며 불안을 감추기 위해 두꺼운 궐련을 피우는 숀 영(<블레이드 러너>), 100달러짜리 위조지폐로 담배에 불을 붙이는 주윤발(<영웅본색>). 하얀 러닝셔츠에 브리프 차림으로 담배를 피우며 날개 없는 새에 대한 독백을 하다가 뜬금없이 탱고를 추던 장국영(<아비정전>).야구모자를 거꾸로 쓴 채 택시를 몰며 연신 줄담배를 피우는 위노나 라이더(<지상의 밤>). 1966년 포드 썬더버드를 타고 달리며 담배를 피우는 수잔 서랜든과 지나 데이비스(<델마와 루이스>), 담배를 입에 물고 대화를 나누던 개 같은 남자들(<저수지의 개들>), 사람들 가득한 극장 관객석에 앉아 시가를 피우며 큰소리로 웃는 로버트 드니로(<케이프 피어>). 침대에 엎드려 정면을 바라보며 담배 연기를 내뿜던 우마 서먼(<펄프 픽션>). 살인 업무를 앞두고 금색 가발에 선글라스를 쓰고 어두운 복도에 기대어 앉아 긴 담배를 짧게 피우는 임청하(<중경삼림>). 이어폰을 꽂고 오토바이에 기대 눈을 감고 말보로 레드를 피우는 정우성(<비트>),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따로 또 같이 담배를 피우는 장국영과 양조위(<해피 투게더>), 연신 담배를 피우던 양조위와 딱 한 번 담배를 입에 문 장만옥(<화양연화>), 60년대의 클린트 이스트우드(제목이 기억나지 않는 스파게티웨스턴)와 70년대의 잭 니콜슨(코에 반창고를 붙인 채 담배를 피우며 무섭게 웃는 <차이나 타운>), 80년대의 알 파치노(특히 <스카페이스>)와 90년대의 브루스 윌리스(물론 <다이하드> 시리즈). 함께 출연한 프랜시스 맥도먼드에 따르면 영화에서 한 일이라곤 담배를 피우는 것밖에 없었다던 빌리 밥 손튼(<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정신병동에서 함께 담배를 피우는 위노나 라이더와 안젤리나 졸리(<처음 만나는 자유>), 담배를 피울 때마다 헵번 파이프를 잊지 않던 1940년대풍의 스칼렛 요한슨(<블랙 달리아>), 해변을 바라보며 데킬라와 함께 마지막 담배를 피우는 뇌종양에 걸린 틸 슈바이거(〈노킹온 헤븐스 도어>). 자신이 흘린 피에 마지막 담배를 비벼 끄던 폐암 말기의 키아누 리브스(<콘스탄틴>). 파리의 카페에 앉아 조각난 기억을 더듬으며 담배를 피우는 안더스 다니엘슨 리(<리프라이즈>) 혹은 공원 벤치에 앉아 친구의 충고를 따라 인생을 먼발치에서 돌아보며 담배를 피우는 안더스 다니엘슨 리(<오슬로, 8월 31일>) 담배를 피우며 흑인 가정부들의 이야기를 받아쓰는 엠마 스톤(<헬프>). 침대에 누운 채 한 손으로 지포 라이터를 켜 불을 붙이는 라이언 고슬링과 그의 손에서 담배를 빼앗아 피우는 엠마 스톤(<갱스터 스쿼드>), 2000년대의 공효진(<품행 제로>와 <행복>), 2010년대의 고아성(<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ㅡ 「19」

 

 

 

위 문장은 언어로 된 영화 액자를 감상하는 기분이다. 담배의 효과가 그렇듯 라쿠나(Lacuna, 잃어버린 조각들이라는 뜻의 라틴어)를 떠올리게 만든다. 저 이미지들은 우리 기억 속에 있지만 불러내지 않으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언어처럼 영화가 제시하는 이미지들도 라쿠나를 살리는 마술이다. 감독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FAKE가 가미되겠지만 말이다.

 

 

“인간의 상상력은 이야기를 만들어나감으로써 실존적 공허함에 억지로 질서를 부여하는데, 궁극적으로 무의미할 뿐인 인간의 이야기는 시작, 중간부, 결말을 산뜻하게 지닌 질서 있는 유기체를 기만적으로 엮어낸다. 이렇듯 예술은 형식이 지닌 위안적 힘을 활용한다. 허구의 연금술은 사소한 일상사를 문학 속의 모험으로 변모시키지만, 그 결과 발생하는 이야기는 결코 진실이 아니다. 모든 내러티브는 기표들의 시간적 연속체를 상상된 사건들의 연속체와 동일시함으로써 스콜라 철학자들이 post hoc ergo propter hoc('이 이후에 있는, 따라서 이 때문에)이라고 부른 논리적 오류를 범한다고 롤랑 바르트는 말하기도 하였다. 단순히 연결된 것을 실제 결과로 혼동함으로써 내러티브는 단순한 반복으로 특징지어지는 세계에 대해 인과법칙을 강제로 부여한다. 따라서, 모더니즘적인 예술의 '탈인간화에는 리얼리즘 내러티브의 소망성 - 심지어는 가능성 - 에 대한 단호한 부정이 함축되어 있다. 허구에 대한 세르반테스의 비판을 과격화시켰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모더니스트들은 모든 이야기가 거짓말이라고까지 제안한다.

*더욱이 모든 이야기가 거짓말일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들은 거짓말쟁이이기도 한데, 결국 모든 인간은 이야기꾼이기 때문이다.(*로버트 스템, 『자기 반영의 영화와 문학』)”

 

ㅡ 「70」

 

 

 

위작 예술의 거장이었던 엘미르 드 호리를 예술가가 아니라고 말할 수 없고, 명작을 만들었지만 장 뤽 고다르의 잔인한 인성과 로만 폴란스키의 아동 성범죄가 그것을 덮어줄 면피는 되지 못한다. 우리는 많은 걸 뭉텅 그려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소문난 골초였던 프로이트는 의사들의 엄중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금연을 거부하다 그로 인해 구강암으로 사망했다. 인간 내면을 깊이 탐구했지만 프로이트는 자신을 충실히 돌봤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프로이트의 한 실패담일까. 한 사람의 삶은 이렇듯 많은 이율배반, 이해하기 어려운 불협들도 이뤄진다. 금정연이 절필하고 싶다! 책을 태워버리고 싶다! 노래를 하면서 글을 쓰듯이. 피우고 끊기를 반복하는 담배처럼, 평생 영화를 보지 않을 수 없듯이, 금정연의 실패 담론은 불가능의 다른 말이다. 그에게 글쓰기는 공간이 필요한 담배 같으니까. 연기와 꽁초와 냄새는 나중 문제고 기어코, 쓰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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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2021-01-08 21: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이 양반도 진짜 책 좋아해요. 지긋지긋, 그래도 쓴다! “연기와 꽁초와 냄새는 나중 문제고 기어코, 쓰고 만다.” 담배 나오는 장면 어떻게 저렇게까지 모았지...금(정)연이 그랬구나.. 사랑이네여! 소설 쓰시는 중이라는 건 어디선가 들었는데 시나리오도 하셨구나. 그게 망하면 또 그걸로 글을 쓰는구나ㅋㅋㅋ

AgalmA 2021-01-10 21:56   좋아요 1 | URL
이렇게 책을 좋아하고 즐겨 읽는 사람이 입과 손이 근질거려 어떻게 참는다고 참나ㅋㅋ
자긴 자면서 요즘 불면 때문에 도통 잠을 못 잔다고 말하는 격이죠ㅎㅎ 한국에 이런 작가도 있어서 좋아요^^
 
영화와 시 말들의 흐름 3
정지돈 지음 / 시간의흐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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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좋아할 혹은 놀라게 하기 위해 글을 쓰는 건 아니잖아요? 너무 괘념치 마시고 열심히 창작해주시길요. 저는 재밌다 쪽으로 한 손 올립니니다/
얼개가 더 조밀하면 좋겠는데 독자들에게 싫은 소릴 더 들을라나-,-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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